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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민, 우리는 행복하다 ③ 베트남 하이폰 출신 응엔티센씨

알콩달콩‘사랑 열매’열렸네

  • 웹출고시간2008.10.12 12:19: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신동우·응엔티센씨 부부가 맛있게 영글은 대추를 한손 가득히 집어 들고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다. 이해와 배려로 사랑과 행복을 키워가는 이들 부부의 웃음이 마치 잘 익은 대추처럼 싱그럽다.

사랑과 행복은 국경을 뛰어넘고 세대차를 뛰어넘는다는 거창함에 있지 않고 서로를 믿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지켜진다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관에서 서로를 보다듬고 살아가는 신동우(41·보은군 보은읍 어암리)·응엔티센(26·베트남 하이폰) 부부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결혼이주민 가정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삶의 소박하지만 위대한 진실을 가르쳐 준다.

한번의 결혼 실패로 베트남으로 신붓감을 찾아 나선 한 남자와 단순히 인원수를 채워주기 위해 친구 따라 맞선 자리에 나섰던 한 여자는 2006년 3월 30~40명이 마음의 여유도 없이 북적대는 베트남 하노이 한 맞선장소에서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보였고 이를 계기로 3일 만에 번갯불에 콩 볶듯, 결혼을 했다.

신씨는 “부부는 서로 다른 습관과 모양새를 갖고 연을 맺고 살아가는데 경제적 조건 등 너무 외부적인 조건에 흔들리면 서로 감싸주고 살 수가 없다. 3일 만에 결정한 불안한 결혼에서 알콩달콩 서로를 보다듬으며 행복을 찾아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이해하고 감사하며 배려하고 아껴주려고 노력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또 그는 “자신의 국적을 포기하면서 까지 한 남자만을 믿고 머나먼 곳에서 생면부지의 곳으로 온 사람들을 후진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또는 결혼비용을 투자했다는 우월감으로 무시하게 되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없다고 생각된다. 어떠한 모습과 과정을 통해서 만났더라도 자신의 반려자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해야 거기서 사랑과 기쁨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고 밝혔다.

수민(오른쪽)·수빈(왼쪽)이를 품에 안은 신동우·응엔티센씨 부부. 이들 부부가 입은 옷은 응엔티센씨가 직접 만들어 신씨와 딸에게 선물한 것.

이들 부부의 하루는 여느 농가와 다를 게 없다.

보은대추고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 씨가 아침 일찍 밭으로 나가 해가 질 때까지 분주히 일을 하면 응엔티센씨는 두 딸을 돌보고 시어머니와 함께 새참을 지어 나르고 아직 서투른 솜씨이지만 남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 대추농장으로 나가 일손을 돕는다.

신씨는 “수민(2·첫째딸)이 엄마가 3년도 채 안돼서 한국 생활에 적응해줘서 고맙고 두 딸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고, 어려운 농촌생활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남편의 모습을 이해해 줘 고맙다, 수민이 엄마는 내게 정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천사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응엔티센씨도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제가 혹시나 베트남에 두고 온 가족 생각에 슬퍼할까봐 맛난 것도 해주고 틈이 나면 놀러 가기도 하고 항상 자상하게 이야기해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에요, 지난 1월에는 함께 베트남에 가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구요, 좋은 마음을 주고 사랑해주는 남편의 모습 속에서 저도 좀 더 좋은 아내가 돼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다지게 돼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베트남에서 재봉틀사로 6년간 일을 했던 응엔티센씨는 사랑의 마음을 담아 신씨와 딸, 시어머니의 옷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응엔티센씨는 “말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음식 만드는 것도 서툴지만 저를 소중히 여겨주는 가족들이 있어 행복하고 재봉틀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가족들의 옷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데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즐겁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행복의 조건은 평범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마음을 지켜간다는 것이다.

신씨는 “수민(여·2)·수빈(여·60일)이 예쁜 두 딸이 엄마가 돼 주고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며 삶을 일궈내려는 남편의 속을 깊이 이해하며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는 아내를 보면 더욱 열심히 대추농사를 짓게 된다”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깊이 드러냈다.

한편“농촌일이 힘들어도 신랑 사랑으로 행복하다”는 응엔티센씨의 말 속에는‘이해와 배려’로‘사랑과 행복’을 키워가는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마음이 깊이 배어 있었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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