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대통령실이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주(駐) 호주대사 임명과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신병 조치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대사 귀국을 촉구한데 이어 수도권 출마자들도 이 대사 귀국과 황 수석 사퇴를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을 한 총선 후보에 대해 발 빠르게 공천 취소를 단행한 당의 모습에 비해 대통령실이 더딘 판단으로 총선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불만이 섞여있다.
부담을 느낀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를 통해 이 대사 관련 야권의 비판과 언론 보도에 대한 상세한 입장문을 밝혔다.
입장문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 대사의 출국금지 여부를 미리 알 수 없었으며, 신분과 출석 의사가 명확한 이 대사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지연과 수사비밀 유출 소지가 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수도권 출마자 9명의 후보들은 대통령실 입장이 나온 뒤인 16일 이 대사 자진귀국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거 때 후보들은 하고 싶은 말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들을 하는 때다. 필요한 말씀일 수도 있다"며 "다만 이 문제는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있는 거고, '도피시켰다'는 건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것을 잘 숙지하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정보사 회칼 테러' 발언에 대해서는 황 수석 본인의 사과 입장문을 냈다.
대통령실에서 특정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황 수석은 지난 14일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과 소통해서 (사과문 발표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 때가 엄중한 때고, 과도하고 잘못된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빨리 사과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에서 말실수 하나만으로도 공천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인데 대통령실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 같다"며 "당지지율을 끌어올리지는 못할망정 (지지율) 갉아먹는 일을 하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 총선특별취재팀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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