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Gay)들은 호모(Homo)로 불리는 것을 질색한다고 들었다. 호모라는 단어가 19세기 후반 정신분석학자들이 동성애자를 '호모섹슈얼리티', 즉 성적 흥분과 만족을 얻기 위해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는 성도착행위로 설명한 것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란다. 일반적인 이성애자들은 동성애를 큰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게이들을 바바리맨 같은 비정상 성욕자보다 한층 더 심각한 변태로 질시하기도 한다. 동성애자들이 들어내 놓고 사용하는 퀴어(Queer) 역시 일반적으로 경멸이 깔린 단어다. 그런데 이상한, 색다른, 기묘한, 괴상하단 뜻의 형용사 퀴어가 슬그머니 이상성애자를 포괄하는 단어로 굳어졌다. 그야말로 퀴어스런 변화다. 퀴어는 성소수자인 동성애자에 대한 개념으로 사용되다가 동성애자 인권 운동이 시작되며 성 소수자 전반을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게 됐다.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을 퀴어로 당당히 내세우고 있지만 어쩐지 자신들이 남과 다른 기묘한 존재라는 자조적 외침으로 느껴진다. 퀴어문화축제(KQCF, Korea Queer Culture Festival)란 이름의 성 소수자 축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열리고…
청주로 오기 전에 미국 선교사이신 파 주교님(제임스 파디)은 먼저 제천 남천동성당으로 어머니를 파견하셨다. 어머니는 와 요한 신부님과 한 요한 신부님 등 미국신부님들을 도와 전교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예비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쳤고, 한편으로는 당시 남천동 본당안에 있던 천애원에 살던 전쟁고아들 80여명의 아동들을 치료하는 일도 겸하게 돼 많은 피부병 환자들을 돌보게 됐다. 우리 두 아들들은 이때 남천동 성당에서 첫영성체도 하고 복사단 활동도 했고, 노기남 대주교님으로부터 견진성사도 받았다. 할머니 김영룡은 본래 이북 걍계에서부터 개신교 신자로서 독실한 신앙인으로 사셨고 권사직분까지 맡으셨었으나, 어머니로부터 감명을 받아 천주교로 개종해 제천 남천동 본당에서 모니카라는 세례명으로 세례성사를 받으셨다.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어머니는 제천에서 효부상을 받으셨다. 1958년 6월 24일에 김영룡 모니카 할머니께서 고 요한 신부님께로부터 종부성사를 받으신 후 선종하셔서 제천 고명리 천주교회 묘지에 묻히셨다. 그 후 어머니를 따라 우리는 그해 9월에 청주로 이사 와서 북문로 예수성심 성당으로 옮겨오게 됐다. 동생과 나는 청주 주성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청주중학교에 입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통쾌한 장면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4년 전인 2012년 5월이었습니다. 한 방송의 '심야토론'에서 평소 직언을 일삼기에 '쇠직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원책 변호사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면 김정일 김정은을 개새끼라고 호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하여 한동안 세간이 떠들썩했습니다. 발언을 옹호하는 우파 쪽은 그동안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표현할 수 없었던 비속어를 지상파를 이용해 탁 까놓고 발설하여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었고, 좌파 쪽은 지식인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 낮은 용어를 사용했다며 입을 비죽거렸습니다. 그 중 애견인들의 반응이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전원책 변호사가 사랑스러운 개를 모욕했다'며 발끈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귀여운 강아지의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해도 그 따위 것들과 비교를 하시는 건 너무하다"며 애교 있는 항의를 했습니다. 칼럼리스트인 조갑제 씨에 의하면 북의 지도자들을 '개'에 비유한 유명 인사는 이전에도 여럿 있었습니다. 조갑제 씨 자신도 김정일을 '개자식'이라고 호칭한 적이 있었지만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개에 비유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시민의 생명, 신체, 그리고 재산의 보호를 주된 임무로 하여 사회의 범죄문제해결을 위한 최일선의 형사사법기관이다. 특히 경찰의 법집행은 공권력과 강제력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명령과 강제, 그리고 봉사를 포함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해나가기 때문에 다른 일반 공무원과 비교해서 직업적 사명감이 더욱 요구된다. 경찰조직은 치안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치안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조직적 측면에서 사이버범죄 대응역량강화, 순찰전략의 변화, 범죄피해자보호 강화 등 지속적으로 혁신과 노력을 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 개개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업무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복지행정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도 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경찰 인력의 증강을 통한 업무의 과중화 해소, 경찰의 업무분석과 복지적 차원을 고려한 직급 조정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찰조직의 복지행정 향상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공무원의 사기저하와 업무 동기유발 저해요인 감소에 있어서 아직 부족함이 있다고 평가된다. 사실 경찰학 및 경찰행정학, 그리고 형사사법학 관련 국내외 선행연구들에서도 경찰공무원의 직무향상을 위한 경찰인사관리와 관련된 연구는 대부분 경찰스트레스, 직무만족과 관
[충북일보] 적십자사 직원들의 기강 해이가 여전하다. 충북적십자 직원들이 자체봉사회 운영비 수 천 만원을 횡령하는 등 비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충북적십자사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2월부터 한 달 간 충북적십자를 특정 감사했다. 그 결과 상당수 직원들의 각종 비위행위가 적발됐다. 사회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보듬어야 할 기관에서 생긴 일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A씨의 경우 2012년부터 3년 8개월간 지역 자체봉사회 운영비로 사용할 3천7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B씨는 평가서류를 멋대로 조작했다. 비위행위 연루 직원은 전·현직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충북적십자사는 비위 정도가 심한 직원 A씨를 해직하고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적발된 나머지 직원들은 자체 규정에 따라 징계했다. 물론 자체 특별감사를 통해 확인하고 처리된 사안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적십자사의 금품·향응수수 및 공직기강 해이는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중앙이나 지방이나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자정능력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평소 관리·감독만 철저히 하면 일어나지 않을 사안이다. 우리는 이 기회에 전국의…
[충북일보] 청주시가 제2쓰레기매립장 입지를 최종 확정했다. 이번 오창읍 후기리 후보지 확정은 주민공모 후 1년5개월이 걸렸다. 타당성 평가결과 우선순위 후보지를 '오창읍 후기리'로 선정한지 5개월 만이다. 우선순위 후보지 선정 후 천안시와 협의는 최대 난제였다. 그 바람에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좀 늦었지만 입지가 결정돼 정말 다행이다. 향후 청주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안정적 처리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주시는 우선 기존 쓰레기매립장의 혐오시설 이미지 탈피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변영향권 마을 주민들과도 충분한 교류를 거쳐 친환경매립장으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기본계획이 완료되면 구체적인 매립장의 사업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다. 쓰레기 처리방법에는 재활용, 소각, 매립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소각의 경우 쓰레기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소각 과정에서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로 인한 대기오염 우려가 있다. 매립은 가장 흔한 방법이다. 땅에 묻어 겉으로 보면 완벽한 처리 방법이다. 하지만 쓰레기 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침전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악취를 불러오기도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쓰
[충북일보] 삶이 부유해지고 웰빙 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건강한 음식을 찾아다니는 맛집 기행과 최근 인기 방영 중인 TV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을 누구나 한번쯤 시청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는 미덕과 정문화의 오랜 전통으로 세계적인 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계승 발전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가장 근절되어야 하는 4가지(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량식품 근절을 위해 경찰과 관계기관 협업으로 지속적인 단속과 국민들의 자정노력으로 상당부분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불량식품이 잔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식당의 경우 손님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주인은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식재료를 아무 곳에나 방치하거나 온전치 못한 조리과정을 통해 손님의 상으로 내보낸다면 손님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우리의 어머님들은 가족이 먹을 음식에 최선을 다하고 가장 깨끗한 재료로 조리를 하신다. 모든 식품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런 마음을 가진다면 불량식품이라는 단어는 쓸모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4대악의 하나인 불량식품이라고 할까. 불량식품이란 식품의 제조, 가공, 유통 등의 과정에서 식품
"젊은이! 성씨가 어떻게 되시나?" 거개 사람들은 자기 성에 씨자를 붙여서 답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젊거나 어린사람만이 아닐 경우가 잦다.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상대방이 물어올 땐 자기 성에 '씨'자가 아니라 '가'자를 붙여서 답하는 게 올바른 예의요, 우리 정서다. 굳이 다시 말해본다면 누가 필자에게 성씨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면 상대방의 나이를 불문하고 "정가요"라 답하는 게 우리 정서적 옳은 답변이다. 물론 상대방이 나보다 나이가 위일 경우엔 "저는 정가입니다"라 해야 하고 묻는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일 경우엔 "나는 정가일세"라 답해도 결례이거나 잘못된 답변은 아니다. '씨'자에 대해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씨'란 말에 곡식의 종자를 가리켜서도 '씨', '씨앗'으로 말하는데, 사실상 우리의 과거 농경사회에서 씨앗보다 소중한 것도 그리 많지 않았을 법하다. 때로 종족을 일컬을 때도 '씨는 못 속인다.'고도 하는데 이는 곧 혈통(피)은 어떤 공통점 내지는 인성, 인품과도 관련을 보이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는 나이가 많은 입장에서 어떤 점포에 들렀을 때나 음식점 등에서 소녀가 안내할 경우 그를 부를 때 '
숲이 산을 이루어 짙푸른 구름처럼 부풀어 있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온 6월의 남한산성(南漢山城) 길이다. 역사의 흔적들이 푸른 숲처럼 다가오고 돌 하나, 흙 한줌 예사로 느껴지지 않는다. 긴 성곽 길을 따라 북문과 서문을 지나 수어장대(守禦將臺) 무망루(無忘樓) 앞에 섰다. 그런데 왠지 무망(無忘)이란 소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 마음속으로 내려간다. 1636년 겨울, 조선은 유난히도 춥고 고독했다. 삶과 죽음의 등치 앞에서 위정자들은 한없이 무력했고 말과 말이 갈라졌으며 고뇌했고 고통스러웠다. 고립무원의 산성(山城)에서 성(城)을 벗어나지 못한 왕은 차디찬 바닥에서 굴복했다. 그리고 뼈아픈 역사를 써야만 했다. 얼마나 통탄스러웠으면 무망(無忘)이란 글자를 편액으로 남겨 놓았겠는가. 어찌 보면 성(城)은 인간에게 생존이고 자존이며 미래를 뜻하기도 한다. 기원전 3세기 무렵 중국은 거대한 만리장성을 축조했다. 비슷한 시기 로마에서도 토목공사에 힘을 쏟았다. 둘 다 대규모 토목공사였고 안보용이었다.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는 공통점도 있다. 모두 수직공사였고 수평을 지향했다. 외양이 판이하지만 위로 쌓으면 장성(長城)이고 아래로 쌓으면 도로다. 로마는 땅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돈이 많아 쇼핑을 원 없이 할 수 있어 행복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저 돈은 없어도 가족들이 건강하고 화목해도 행복할 것이고, 이에 더해 자식들이 속 석이지 않고 공부도 잘한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이다. 갑자기 '왠 일로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 걸까. 얼마 전 휴일에 군에 있는 친구의 초대를 받아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카운터에서 동행한 일행에게 기본으로 군인과 함께할 경우 할인이 되고, 세종시민은 추가로 더 할인을 해 준단다. "왜 청주시민은 할인을 안 해 줄까요?" 하고 물으니 권역상 청주시민은 해당되지 않는단다. 별일 아닌 것 같았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비단 가까운 계룡시에서 만의 경험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청주시민이 받아야 할 아니 누려야 할 많은 혜택을 못 받는 걸까, 아니면 당연히 청주가 아니기 때문에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생각이 깊어진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었다. 얼마 전 제천에 있는 유명한 리조트에 물놀이 시설이 좋다고 하여 어머님을 모시고 간적이 있었다. 요금을 보니 만만찮은 금액이었다, 내가 놀란 것은 금액이 아니라 제천시민의…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의 보안체계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렸다. 청주공항 보안검문검색 과정에서 적발되지 않은 실탄 한 발이 제주공항에서 적발됐다. 지난 2월의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아찔한 일이다. 청주공항의 허술한 보안체계는 지난 4월 초에도 드러났다. 민간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장시간 난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만약 테러범의 행동이었다면 끔찍한 일이다. 허술한 보안 검색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청주공항 이용객은 2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공항 보안검색대는 국제선 2대, 국내선 2대 뿐이다. 보안전문 업체가 파견한 검색요원 28명이 6명씩 4개조로 나눠 근무를 하고 있다. 나머지 4명은 상시 근무 중이다. 출국 시 탑승권 확인 등 경비보안과 검색은 보안요원들이 담당한다. 해당 업무에 대한 감독권은 경찰에게 있다. 보안검색대 통과 후 여권 심사대는 법무부 출입국관리소가 관할한다. 대합실이나 식당, 화장실 등 터미널 내외의 평상시 보안은 보안요원들이 전적으로 맡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공항보안 강화대책을 내놓았다. 현장의 협업을 통해 보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충북일보] 최근 발생한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여파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허술한 관사 보안이 쟁점이 되자 농어촌 지역 교육청들은 교직원 관사의 안전관리 실태파악에 나섰다. 충북도교육청도 허겁지겁 여교사와 여성 일반직 공무원을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그래서 내놓은 게 오지학교 관사 실태 파악 후 대책마련이다. 제대로 된 실태점검과 함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 기준 도내 초·중·고교 교원 1만4천347명(휴직·기간제 포함) 중 여성 비율은 62%다. 도내 10개 시·군에 200여개의 관사용 단독주택이 있다. 이 가운데 97곳(2015년 9월 1일 기준)이 '미입주' 상태거나 용도를 바꿔 쓰고 있다. 게다가 25곳은 아주 낡아 '철거' 대상이다. 상당수 단독주택형 관사는 교직원들이 기피하는 시설이다. 1970년~1980년대 지은 낡은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도 좋지 않다. 아무리 방범창을 달고 CCTV를 설치해도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교직원 여러 명이 생활하는 공동주택 관사와 아파트 관사의 사정은 좀 다르다.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 초에 지
[충북일보] 부모와 함께 살다 분가하는 자식은 집 마련하랴, 살림 장만하랴, 할 일이 많다. 우리나라 '막내 광역자치단체'인 세종시 형편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멋진 집(청사)은 마련해 줬지만, 효율적 살림살이를 위해 필요한 조직이 부족한 게 많다. 특히 이 도시는 국내 최초로 탄생한 특별자치시다. 행정 낭비 요인을 없애기 위해 기초와 광역 지자체를 합친 구조로 만들었다. 게다가 신도시 건설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주민들의 욕구가 다양한 반면 광역시 행정 노하우는 거의 축적된 게 없다. 먼저 출범한 특별자치도인 제주는 행정 여건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세종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못 된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특별자치시 살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씽크탱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행정 현장을 30여년간 취재하고 연구도 해온 필자는, 세종시 출범 초기에 시가 독자적 연구원을 설립하려는 데 대해서는 반대해 왔다. 먼저 설립된 연구원들이 이른바 '밥값'을 거의 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 중 통합 운영하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나머지 14곳이 대부분 그렇다는 얘기다. 다행히 세종
며칠 전 영화 곡성을 보았다. 곡성이라는 영화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열린 결말이라 그런지 이후에 관람객들의 분석과 관련 평들을 찾아보느라 시간을 꽤 많이 쓰며,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필자가 이해하기에, 영화 곡성은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의심과 믿음'을 얘기하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굴 의심하고 혹은 믿어야 하는 것일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무속인으로 나오는 황정민과 여자 귀신으로 나오는 천우희라는 배우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나약한 인간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의심과 믿음의 실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복잡한 감정이 오갔다. 곡성이라는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영화가 던지는 주제가 현대 사회를 살면서 많은 사람들이 겪고, 갈등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능력하고, 외부의 힘에 맹목적으로 흔들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나 자신의 약한 모습을 투영하게 되었다. 가끔 겁 많은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헛웃음을 짓게 되는 건 그 모습이 웃기기보다는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지극히 공감됐기 때문이었다. 또한 흉흉한 범죄와 사건들에
손으로 쓴 엽서 한 통이 배달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우편물은 대개가 잡지이거나 세금 고지서이기 때문에 볼펜으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편지를 구경하는 것은 보물찾기보다 더 힘들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메일로 서신을 주고받거나 핸드폰이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묵향 가득하고 필체 유려하며 종이의 결을 느낄 수 있는 편지는 박물관이나 문학관에 가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그날 내가 받은 엽서는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였다. 청주에서 40여 년을 교육자로, 시인으로 활동하신 김효동 선생님이 보냈는데 짧지만 명료한 메시지가 내 가슴을 진하게 울렸다. 내용인즉 얼마 전에 국립한국문학관 청주 유치 기원 문학콘서트의 방청객으로 함께 했는데 "80평생을 살아오면서 이처럼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문학이야기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좋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청주가 문화로 행복하고 예술로 하나 되는 미래를 위해 힘써 달라"는 간곡한 주문도 담겨 있었다. 엽서 한 장이 그 날의 풍경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학술회의나 세미나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 빠져나가면서 행사가 끝날 즈음이면 관계자만
"미친놈!" 나는 다시 전부가 들을 수 있도록 좀 더 명료한 어조로 욕을 했다. 강림은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다가 사자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그의 입가에 비웃음이 슬쩍 비췄다. "여러분! 여러분의 눈에도 내가 미친놈으로 보입니까?" 장내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면서 사자들이 내뿜은 입김이 서리로 변할 기세였다. "왜, 대답하는 사자가 하나도 없습니까?" 사자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과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를 피하려고 그러는지, 그의 눈과 마주치게 되면 10%의 목록에 오를까 두려워서 그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사실 나도 그들처럼 두려웠다. 저승세계의 삶이 딱히 행복하다거나 미련이 남아서 아등바등 버티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 존재가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이 상상되지 않을 뿐이다. 더구나 내 의지가 아닌 얍삽하고 비열한 저들에 의해서 소멸된다고 생각하면 인간이었을 때 가지고 있던 불끈한 성정이 되살아날 것만 같았다. 나는 천천히 걸어서 강림이 서 있는 앞으로 나갔다. 의연하게 걷는다고 걷는데 다리가 조금 후들거렸다. 강림의 얼굴에서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어, 어. 뭡니까? 지금?" 나는 눈을 감고 자신에게 주문
"경찰양반들. 나 저기까지 좀 데려다 주구랴. 나 칼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서 그래" 한 시간 가까이 헤매셨다는 할머니의 머리칼은 이미 땀으로 푹 젖어 있었습니다. 건너편 골목에 있는 칼국수 집을 찾아가고 싶은데 횡단보도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차량 소통이 적은 곳이 있을까 싶어 저 아래쪽으로도내려갔다 와 보고, 도로 위쪽까지도 다녀와 보셨던 겁니다. "경찰양반들 안 만났으면 그냥 건너볼까 했지, 그럼 이 할미 보고 차들이 서 줄까 하고" 할머니와 일평생을 함께 했을 것 같아 보이는 낡은 유모차를 잡은 손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위험한 생각이 할머니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해 집니다. 세월 앞에 작아진 할머니 몸은 초등학생 정도로 밖엔 보이지 않았고, 커브길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은 할머니를 운전수의 시야에서 숨겨 주었을 겁니다. 할머니를 무사히 식당까지 모셔다 드리고 주차 차량들까지 모두 정리 한 후에야 그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유난히 가족들과 함께하
[충북일보] 충북도내 일부 병·의원들의 돈벌이 경영에 의료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도내 2, 3차 의료기관들은 너도나도 전문분야를 내세우며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의료서비스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보다는 돈벌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료기관은 불법 의료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의료법법상 의료인에 포함되지 않는 미자격 의료인이 검진 행위를 한 게 문제가 됐다. 물론 이로 인해 해당 병원은 업무 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병원 시설 확충을 나무랄 시민들은 없다. 하지만 시설과 함께 필요한 인력도 확충돼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의료인 없이 시설만 좋다면 그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의료기관이 영리에만 몰두하면 각종 부작용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우선 국민의료비를 오르게 한다. 그렇게 되면 병원 문턱이 높아져 의료접근에 대한 빈부의 격차가 확대된다. 의료기관의 몰지각한 영리행위가 국민 전체에 피해를 주는 셈이다. 의료의 본질도 왜곡되기 쉽다. 종합병원의 의사들은 마치 환자를 유치하는 영업사원이 돼야 한다. 시티(CT), 엠알아이(MRI)가…
[충북일보] 수도권 규제완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원천적 폐지를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수도권 규제완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만 본다면 내년 12월 대선까지 '수도권 규제완화'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전에선 수도권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수도권이 차지하는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수가 전체 253석 중 48.22%인 122석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북 등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논리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비수도권 지역에 비해 수도권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 격차를 더 커지게 할 뿐이다. 이런 결과는 올해 초 충북발전연구원의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지속될 경우 결과는 불을 보듯 훤하다. 수도권은 더 성장하고 비수도권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 수도권에 자원 배분과 경제력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 등이 주도하는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지난해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와 지역균형발전을 촉구하는 1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니 이젠 여름이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신년을 맞이한 것이 어제 같은 데 벌써 절반을 맞이하고, 올 해는 날씨가 좋아 보름 후면 첫 대학찰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탕 섭취의 상한선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정하고, '설탕과의 전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우리가 그 동안 설탕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국민 건강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라도 설탕 섭취를 줄여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의 당류 섭취량은 2007년 13.3%에서 2013년 14.7%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식품의약국(FAD)이 정한 권고량 10%를 초과하고 있는 현실이며, 전 세계적으로 '설탕 덜 먹기'를 권장하는 추세이다. 설탕은 중세 시대까지만 해도 구하기 힘든 사치품이었으나, 초콜릿과 커피, 차 같은 기호 식품이 유행하면서 유럽에서 설탕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설탕은 명절이나 귀한 사람에게 드리는 선물 1호였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우리가…
괴산의 화양동에서 나오다 보면 청안면 부흥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백봉리, 운곡리를 거쳐 청안면 소재지로 넘어가는 험한 고개를 질마재라 부른다. 질마란 '짐을 실으려고 소의 등에 얹는 안장'을 말하는데 고개의 형태가 소의 질마처럼 생겼다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질마재라는 지명은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충청남도 공주시 정안면 장원리 등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충북에도 청주시 문의면 마동리를 비롯하여 괴산군 청안면 문당리, 괴산군 소수면 소암리, 괴산군 청천면 이평리, 진천군 초평면 금곡리,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 보은군 회인면 용촌리, 보은군 회인면 고석리, 보은군 내북면 서지리, 보은군 마로면 임곡리, 보은군 보은읍 중초리, 옥천군 안남면 도농리, 음성군 음성읍 용산리, 음성군 감곡면 문촌리 등에 '질마재'라는 명칭이 두루 쓰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질마재'는 '국화 옆에서'라는 시로 유명한 미당 서정주 시인이 유년기에 고향 사람들과 겪었던 풍속을 산문 양식으로 담은 여섯 번째 시집 『질마재 신화』의 주요 무대로 유
걷는다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다. 걸을 수 있는 행복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 특권은 산업화 이후 여유시간의 빈곤과 차량의 증가, 시멘트 등의 포장길이 생기며 조금씩 사라졌다. 사라진 걷는 길이 지금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회색 도시의 갇힌 공간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들로 산으로 걷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최고의 경관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걷는 길은 수많은 인파로 또 다른 짜증이다. 밀려오는 차량과 사람사이에 꽉 막힌 길은 도시 이상으로 복잡하다. 여유로운 길이 필요하다. 미호천 가산리 중산리 구간이 그러하다. 포장되지 않은 자연 흙길이다. 그 길을 걸으면 자연과 더불어 느끼며 자아를 성찰할 수 있다. 정제된 도시의 편리함을 떨쳐내고 두발로 걸으며 자연 속에 자신을 풍덩 빠트릴 수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살아있음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뻥 뚫린 천 한가운데 미인의 눈썹을 한 모래섬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그 위에 꼬마물떼새가 끼룩거리며 움직인다. 꼬마물떼새는 포란기나 새끼를 보호하고 있을 때 천적이 나타나면 다리를 쩔뚝거리며 반대방향으로 침입자를 유인한다. 침입자는 움직임이 둔해 보이는 먹잇감
지금 우리의 시대는 다양성의 상실에 직면해 있다. 또한, 지금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작은 역사만으로 유구한 삶을 살아온 지구상의 많은 생명들을 경시하고 있다. 단지 자기들만의 잣대로 그들을 폄훼하고 있다. 자기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왜 자연을 닮아가려 하는지,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닌 우리 것이 되어야 하는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의 삶은 자기 혼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기에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이미 먼 조상으로부터의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그 것은 지역과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다양한 삶에 적응하여 살아왔다. 우리의 삶은 결국 협력의 역사이고 채워가는 공동의 삶이기에 수없이 태어나고 죽는 것이 하늘의 별이 뜨고 지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들은 각기 자기 영역 속에서 서로를 돌보며 서로의 아픔을 나눠 갖고 서로 헤아리고 배려해 주는 소통을 해 왔다. 이러한 삶의 근원적 협력은 그들만의 사회를 이루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큰 우주적 철학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이러한 협력의 역사는 우리에게 언제 닥칠지도 모르는 인류의 문제들을 극복해내는 모든 지혜의 경험이기도 하다. 그간 우
따스한 기운이 시작되면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사전대책이 필요하다. 졸음운전은 그 위험성에 비해 사람들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 교통분야의 숨은 살인자로 볼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많은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피로와 수면부족 등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하는 것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만큼 위험하며 운전자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더큰 피해를 줄 수 있어 위험한 행위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봄철은 겨울철에 비해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가 높다고한다.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사고는 전체사고의 31%를 차지하고 치사율은 두배 이상 차이가나며 졸음운전은 혈중알콜농도0.17%의 주취상태에서 운전하는것과 상응하다는 통계가 있다. 음주운전은 어느 정도 운전자가 운전을 하고 있다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인데 졸음운전은 운전자가 눈을 감고 무의식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음주운전보다도 졸음운전이 더 위험 하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누구나 피로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다거나 식사 후 나른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꺼풀이 무거워
김영란법 시행을 놓고 시끄럽다. 찬반양론이 여전하다. 법 시행을 앞두고 부패 척결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지나친 규제로 인한 부작용 우려에 따른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입법예고 들어간 김영란법 오는 9월 28일부터 소위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이 법 시행령은 지난달 13일부터 의견수렴을 위한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다양한 규제와 엄정한 처벌을 도입하는 법률이다.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과 관계없이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는 구조다. 직무와 무관한 기부·후원·증여를 하고 선물을 받으면 처벌된다. 법 적용 대상자에게 돈을 주면 '부정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김영란법으로 지칭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2015년 3월 재석의원 247명 중 228명의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92%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한 법률이지만 시행도 하기 전에 헌법소원이 청구돼 현재 계류 중이다. 19대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공을 20대 국회로 넘긴 것이다. 김영란법은 명분에 추동되고 여론에 떠밀려 깊은 사려 없이 입법된 흔적이 역력하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 인원은 224만
[충북일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충북대학교병원 임직원의 친인척 51명이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친인척이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직군별로는 '간호·보건'이 가장 많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정복(시흥갑) 의원이 25일 공개한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본·분원 합산) 임직원 친인척 채용 현황'을 보면 충북대병원 임직원 친인척 51명이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이었고 비정규직(계약기간 1년 이상)은 없었다. 직군별로는 △간호·보건 31명 △행정·시설관리 10명 △의사 7명 △의료기술지원 3명으로 간호·보건 직군에서 친인척 채용이 많았다. 충북대병원 임직원 친인척 채용은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해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전국 국립대병원별로 임직원의 친인척 채용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이 5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대병원 344명, 부산대병원 183명, 경상국립대병원 182명, 전북대병원 168명, 제주대병원 87명, 경북대병원 84명, 강원대병원 63명, 충남대병원 53명이 뒤를 이었다. 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