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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6.09 15:37:31
  • 최종수정2016.06.09 15:37:36

송필헌

영동경찰서 중앙지구대 경장

"경찰양반들. 나 저기까지 좀 데려다 주구랴. 나 칼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서 그래"

한 시간 가까이 헤매셨다는 할머니의 머리칼은 이미 땀으로 푹 젖어 있었습니다.

건너편 골목에 있는 칼국수 집을 찾아가고 싶은데 횡단보도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차량 소통이 적은 곳이 있을까 싶어 저 아래쪽으로도내려갔다 와 보고, 도로 위쪽까지도 다녀와 보셨던 겁니다.

"경찰양반들 안 만났으면 그냥 건너볼까 했지, 그럼 이 할미 보고 차들이 서 줄까 하고" 할머니와 일평생을 함께 했을 것 같아 보이는 낡은 유모차를 잡은 손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위험한 생각이 할머니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해 집니다.

세월 앞에 작아진 할머니 몸은 초등학생 정도로 밖엔 보이지 않았고, 커브길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은 할머니를 운전수의 시야에서 숨겨 주었을 겁니다.

할머니를 무사히 식당까지 모셔다 드리고 주차 차량들까지 모두 정리 한 후에야 그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유난히 가족들과 함께하는 날이 많은 달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인기 있는 장난감 선물을 준비하고, 성년의 날엔 20살을 맞은 젊은이들을 위해 주변에서 갖가지 선물을 하고, 부부의 날에는 서로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어버이날은 어떤가요· 점점 나이가 드니 어렸을 적 학교에서 형식적으로 만들던 카네이션도 없이 돈 봉투 하나로 어버이날을 보낼 때가 많아집니다.

사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고사하고 전화 한 통화 드리지 못하는 사이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그리워하며, 혼자위험하게 길을 나섭니다.

그렇게 우리 부모님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 됩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습니다.

영동군 기준, 2015년 교통사망사고 중 노인 사망사고는 무려 60%를 차지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봐도 40%에 달합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한 원인이 됩니다. 영동군민 5만693명 중 노인 인구는 1만3천621 명입니다.

노인점유가 20%를 넘어가면 초 고령화 사회라 하는데, 영동은 이미 그 수치를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충북 전체로 봐도 이미 노인인구는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시고 위험을 쉽게 감지하지 못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고,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은 노인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1경1노 '찾아가는 문안순찰'을 통해 노인 분들을 일일이 직접 찾아뵈며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인지시켜 드리고, 경로당을 찾아가 시청각 자료를 이용한 교통안전 홍보활동 전개 및 안전지팡이 및 반사지 배부를 통한 실질적인 안전장구 착용 홍보 등을 전개 하고 있습니다.

각 지구대 및 파출소 에서는 매달 자율방범대와 합동 순찰을 통해 관내 치안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4대악 근절, 데이트 폭력 등 각종 범죄 예방과 함께 야간 활동이 늘어나는 요즘 어르신들의 귀갓길을 지켜 드리기도 합니다.

또한 밴드 및 SMS 문자 가입자 총 832명에게 관내 치안상황과 안전홍보 내용을 전파는 등 다각적인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어르신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경찰의 노력뿐 아니라 주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릴적 집을 나설 때 부모님께서 매일 해주시던 말 '차 조심해라'는 말을 이제는 자식들이 부모님께 해드릴 때입니다.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 그리고 주변의 노인 분들께 관심을 갖고 먼저 손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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