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 만득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많은 걸 경고하고 있다. 우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요구한다. 더불어 공동체 회복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 사건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차별 등에서 비롯됐다. 사건의 주범인 농장 주인은 만득이 같은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고 보호하지 않았다. 되레 경제적 목적 등으로 악용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낳은 결과다. 주변의 무관심과 지역 복지 시스템의 구멍도 여실히 드러났다. 만득이는 20년 가까이 축사 에서 비인간적인 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웃 주민이나 관계기관 등 누구 하나 알지 못했다. 개인 이기주의의 확산으로 마을 공동체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본란을 통해 마을공동체 붕괴에 대한 우려를 몇 차례 지적했다. 그리고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공동체 붕괴가 제2, 제3의 만득이를 만들고 방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는 실천이 중요하다.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부랴부랴 대책만 만들어선 곤란하다. 그리고 약속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건전한 법치국가는 사회적 약자를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 보호는…
[충북일보] 투자 대비 수익이 현저하게 나은 지역축제가 별로 없다. 충북에선 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끝난 '2016 충주호수축제'도 마찬가지다. 연일 몰려드는 인파로 성황을 이루긴 했다. 하지만 수익은 별로 없다. 한 마디로 2% 부족한 축제였다. 혈세 8억 원 투입에 비해 수익이 없다. 후원업체 돈벌이만 해준 셈이다. 전국에서 한 해 동안 열리는 지역축제는 2천개 이상이다. 충북에도 연중 50개가 넘는다. 대개 지역적인 특색과 역사·문화적 자원을 최대로 활용한다.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축제로 인정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대개 그렇지 못하다. 지역축제 대부분이 지자체의 영향 아래 있다. 지자체장들의 단기적 성과 강조 사례가 많다. 일회성 보여주기 행사로 그치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그러다 보니 지역적인 특색이나 문화 등과 거리가 먼 지역축제로 전락하기 일쑤다. 지자체장의 얼굴 알리기 용 선심성 축제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선심성 축제는 곧 실패축제로 전락을 의미한다. 충북의 지역축제만이라도 지역의 전통을 살리는 축제로 전환을 서둘렀으면 한다. 지역축제의 효과는 크게 지역문화의 전승과 보전, 주민화합, 지역 이미지 개선 등을…
[충북일보] 한국경제가 안개속이다. 한마디로 내우외환(內憂外患) 형국이다.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사드(THAAD) 배치 문제까지 악재로 부각된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또한 내수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 자명하다. ***충북도 대응 자세 고무적이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중국이 상용비자 발급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중국을 오가는 한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응해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중국이 과거 외교적 갈등이 불거졌을 때 상대국에게 경제 보복 조치를 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2010년 노벨위원회가 반체제 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했다. 2012년에는 일본이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자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적도 있다. 당분간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는 소원해질 가능성이 높아 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내에서 반한 감
청주시립미술관은 현재 '잃어버린 기억-우리 동네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1970~1990년대 사이에 청주 원도심을 대상으로 촬영된 사진을 공모 중에 있다. 공모는 '도시에 대한 기억'이라는 주제로 가을에 미술관에서 진행될 기획전 연계행사이다. 누구나 집에 있는 낡은 사진첩 속 과거의 사진들을 갖고 있다. 사진을 꺼내어 한번쯤 타인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그것도 미술관 전시장에 멋지게 보여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인터넷에 청주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청주와 관련된 각종 사진들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각종행사와 관광지, 맛집들 소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주 간혹 청주의 옛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런 사진들의 공통점은 아련한 추억과 다양한 감성을 되살려 주는 사진고유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청주의 원도심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공모는 자신이 살았던 집, 건축물, 추억이 깃든 동네의 골목, 거리, 특정장소, 가족, 인물 등 내가 살던, 살고 있는 청주 원도심의 모습과 동네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과 사연들로 구성될 것이며, 청주를 개인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공간으로 새롭게 의미화 하는 작업으로 누구에게나 존재했던 소중한 것들을 되살리는…
앙상한 나무는 바람의 화살받이였을까.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바람의 과녁을 자처하며 산 게 무려 9천년인데 키는 4m 남짓이다. 600년을 주기로 묵은 가지가 죽고 싹을 틔운다던가. 9천년 묵은 뿌리에 비해 줄기는 600년마다 나오는 노르웨이 가문비나무. 나무가 발견된 곳은 스웨덴의 바닷가 지방이다. 보이는 건 수평선 물결뿐이었으나 바람이 불 때마다 자기만의 음률을 새겼다. 부대끼면서 몸 속의 음률을 토해내다 보니 운명까지 사랑하게 되었다. 영혼만 볼 수 있는 하늘 밑에서 꿈을 키우고 바람 속에서 음률을 쏟아내는 신비의 존재. 나뭇가지 옆에서는 바람도 눈물을 머금는다. 워낙 건조한 탓인지 하얗게 바랜 깃발 같다. 명징한 소리가 음표로 바뀔 때마다 속으로 울었다. 바람이 불면 악기가 되었겠지. 바람의 태형을 맞으면서도 묵묵 견디고 고독을 천형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미완의 꿈도 있었지만 연거푸 태어나면서 죽어도 죽지 않는 무한의 영역을 구축했다. 600년마다 새로운 줄기를 내밀었다. 장장 열다섯 번이다. 오래도 살았지만 많이도 태어났다. 그래서 복제나무라지만 그럴 때마다 알을 깨는 고통이 수반되었다. 바닷가의 숲과 하늘도 함께 진통을 겪었다. 하늘 멀리 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다. 지난 7월 17일 초복을 시작으로 8월 16일 말복까지 한 달간이 복중이다. 계곡이나 강, 바다등 유원지에는 벌써부터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휴가를 즐기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즐거워야할 휴가가 자칫 잘못된 생각으로 평생의 아픔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여름철 수난 사고다. 자살하기 위해서 물속으로 뛰어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술과 자만심'에 의한 익사사고인데 필자가 30년이 넘도록 소방관으로 현장 활동을 하며 경험한 결과다. 지난 7월 18일 제천시 봉양읍 삼탄강 상류에서 다슬기를 잡던 70대 후반의 노인분이 실종되었다. 신고를 받은 충주와 제천의 소방관들이 공조를 이루어 4일 동안 연 250여명이 동원되어 수색한 결과 익수지점에서 18km 떨어진 명서리에서 발견하였다. 이 노인분도 술을 드신 후 다슬기를 잡다 물살에 휩쓸려 익사한 것이다. 십여 년 전 단양군 영춘면 북벽 남한강 상류에서 일어났던 사고도 스님과 신도들이 야유회를 나왔다가 음주를 하고 자만심에 빠진 스님이 강건너기를 했는데 30m도 못가서 익사하였고, 단양역 앞 남한강에서 뱃놀이를 하던 4명이 한꺼번에…
[충북일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반도가 뜨겁다.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때 아닌 고통을 주고 있다. 정말 해법이 없는 걸까. ***대안 제시 없는 비판은 위험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단 가능성은 별로 없다. 대한민국이 방어용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건 당연하다. 군사적으로 매우 합당한 이치다. 문제는 이런 군사적 조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사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다. 그런데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 감시 명목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네 미사일 감시망으로 한반도를 샅샅이 훑어보면서도 말이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중국의 주장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웃기는 논리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사랑'이란 억지와 다르지 않다. 북한의 한반도 핵공격 위협은 상존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도발할지 모른다. 중국도 이 점을 너무도 잘 안다. 북한은 핵미사일 보유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근본 원인은 여기 있다. 사드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순수한 방어용 무기다. 공격용 무기가 아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하
[충북일보] 지역 출신 인물에 대한 예우나 기념비적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대개 관계기관이나 문중, 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게 통례고 현실이다. 국가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탄생일이나 특정 행사 등에서만 반짝 거론되고 만다. 고귀한 생애와 업적마저 특별한 의미부여 없이 묻히기 일쑤다. 그런데 요즘 진천군이 아주 색다른 범 군민 운동을 벌여 주목된다.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은 진천 출신으로 독립운동가다. 근대 수학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런 역사적 인물 숭모사업에 진천군이 적극 나섰다. 그리고 자부담 경비 일부를 범 군민 모금운동 성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이상설 기념관은 지난해 국가보훈처로부터 현충시설 건립지원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모든 예산이 확충된 상황이다. 사업 추진에 별 걱정이 없다. 물론 17억 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선생의 기념 사업회와 종중 후원회 등과 연계하면 특별히 무리가 따를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왜 굳이 군민 성금모금 형식을 취하는 걸까. 거기에 숨은 뜻이 정성스럽다. 단지 지역출신 인물이라는데 중점을 둔 형식적 사업추진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다. 전 군민이 참
[충북일보]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가 청주에서 곧 열린다. 다음 달 개막하는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바로 그 대회다. 이 대회는 오는 9월 2~8일 청주에서 열린다. 역대 국제무예대회 중 최대 규모다. 물론 최종 엔트리 윤곽은 오는 15일 나올 예정이다. 검도와 우슈 등 주요 종목의 참가 신청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조직위원회는 국가대항 무예 종합 경기인 이 대회에 17개 종목 80여 개국, 2천200여명의 선수가 참가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발표대로라면 국제 무예대회 중 종목이나 참가인원 모두 역대 최대수준이다. 검도 종목은 아직 미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참가 신청이 없는 유일한 종목이다. 우슈 역시 종주국인 중국의 참여가 아직 불투명하다. 일본은 이번 대회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도와 검도 종목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주짓수 종목의 경우도 상황이 비슷하다. 주짓수는 현재 '유럽 주짓수'와 '브라질 주짓수' 등 양대 스타일로 나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까지 유럽과 중남미권에서 신청이 전무한 상태다. 우리는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세계무예 고수들이 최강자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
장마가 끝이 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휴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산과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들뜬 마음으로 콧노래를 부르면서 여행길에 오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휴가만을 생각한 나머지 휴가지에서 발생될 수 있는 범죄에 대하여 쉽게 간과 하는게 현실이다. 또한 휴가지에서는 약간의 탈선과 약간의 불법이 용인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런 생각이 범죄에 노출되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이러한 모습 중에서도 대표적인 범죄유형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피서지에서의 성범죄다. 휴가지를 찾은 여성들의 모습을 알지 못하는 눈들이 계속해서 주시하면서, 호시탐탐 범죄대상으로 삼으려고 물색한다.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여성의 신체부위를 촬영을 하거나, 심지어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런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학생이거나 일반인들인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서 대두되고 있다. 피해자가 모르는 범죄를 발생시켜 범죄 후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런 범죄를 일으킨 범죄자 대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어느 책 제목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 정부, 국가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내용이다. 피자가 생각나는 사람에게 대형 피자회사는 적시적때에 피자 배달 광고를 보낸다. 자동차 소모품 교체를 생각하고 있는 운전자에게 자동차 회사는 부품교체 안내 메시지를 친절하게 보낸다. 인터넷을 펼치면 아예 내가 즐겨 검색하는 단어와 내가 좋아 할만한 광고로 도배되어 있다. 이 모두가 우리 일상이다. 반대로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떤 고객이 피자를 먹고 싶어 하는지, 이미 판매해서 스스로 굴러다니는 자동차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고 하던지, 누구나 똑 같은 화면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검색 서비스 회사라 던지 하는 회사들이 앞으로 생존 할 수 있는지는 자명한 일이다. 결과에 차이는 어마아마한 빈부에 격차를 낳고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세계 주요국의 정상, 국제기구의 수장, 주요 정책담당자, 세계적 기업가, 학자, 언론인 등이 모여 글로벌 이슈 및 미래에 대한 주제를 논의한다. 2016년 이 다보스 포럼은 스위스 알프스스키 리조트에서 열렸으며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다. 증기와 전기에
사람의 발길이 드문 호젓하고 한적한 산꼭대기 외딴 농장의 오두막집에서 아내와 함께 단둘이 점심식사를 하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봄부터 정성들여 가꿔온 각종 쌈채소에다 노릇노릇한 삼겹살을 얹어 봉긋하게 오므려 한 입에 털어 넣으면 쫄깃한 육감과 향긋한 채소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답니다. 소주 한잔을 살짝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입니다. 쌈채소의 으뜸은 상추입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성질이 차가운 상추는 화를 진정시키는데 큰 효능을 지녔습니다. 머리를 맑게 해 주는 것은 물론 불면증의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철분이 많아 혈액을 증가시키고 피를 맑게 해 몸속의 독소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진정시킬 뿐 아니라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 동맥경화증과 고혈압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독성까지 지니고 있어 뱀이 상추와 접촉하면 눈이 멀 정도라고 하니 그 효능을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7월로 접어들면 상추는 종족 보존을 위해 꽃망울을 터뜨리며 내년을 기약합니다. 아쉽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어 다른 것에서 재미를 찾아야 합니다. 이때가 되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들깻잎입니다. 초가을까지 상추 대
한참 전에 회자되던 퀴즈가 있다. "기자, 경찰, 세무공무원, 학교 선생이 모여서 술을 먹으면 술값은 누가 낼까?" 질문 받은 사람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답이 나오지만 '술집 마담'이 정답이다. 하나같이 대접받는 데만 익숙한 사람들인지라 아무도 지갑을 열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다리다 속이 터진 마담이 욕을 하며 계산을 한다는 유머에 웃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재미보다 정곡을 찌르는 통쾌함에 터진 웃음이었다. 퀴즈 2탄은 '이들 네 사람 중 세 사람에게 대접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였는데, 답은 제 자식의 선생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이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오는 9월 28일부터 전격 시행 예고되면서, 법적용 대상자와 식사 시 계산을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문제가 사회적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법의 취지는 모여서 먹은 밥값을 각자 계산하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용돈을 타 쓰는 학생이나 주부도 아닌 멀쩡한 성인 몇 명이, 먹은 밥값을 서로 각출해 지불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사회정서로는 가당치 않은 일이었다. 카운터에서 서로 계산을 하겠다며 거의 다투듯 언성을 높이는 광경 또한…
[충북일보] 대청호에 조류경보가 내려졌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녹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황토를 뿌릴 정도로 심각한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보은군 회남대교 인근 수역은 완전히 초록빛이다. 대청호 녹조는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올해는 장마와 함께 지난달 초 집중강우로 상류에서 다량의 영양염류(인, 질소 등)가 유입되면서 남조류가 증가했다. 이후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온이 상승한 게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다. 대청호의 녹조 확산은 올해도 심각하다. 언제까지 날씨 탓만 하며 하늘만 쳐다볼 수는 없다. 대청호 녹조를 막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리고 즉각 실행해야 한다. 대청호 녹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청호 유역에선 현재 350만 마리의 가축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오는 가축 분뇨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하루 발생량의 3%정도만 공공시설에서 처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청호 녹조발생을 막는 건 어불성설이다. 기존의 하·폐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소규모 축산농가에 대한 가축분뇨 배출을 막을 대책도 마련해야…
[충북일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농수축산업계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비유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명분에만 치중한 법이라는 반발이다. 오는 9월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전국의 농수축산업 종사자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물론 일부 국회의원들이 개정안을 논의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수축산인들의 근심과 우려는 커져만 간다. 농수축산업계는 이 법이 시행되면 WTO 협상과 FTA 체결 보다 더 큰 충격으로 생존권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어렵게 쌓아온 농수축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농수축산물 판매의 50% 이상이 설과 추석에 집중돼 있다. 이 법이 보완·개정 없이 그대로 시행되면 농수축산물 생산농가는 물론 유통업체에 명절 특수는 사라지게 된다. 더 이상 명절에 서로 주고받는 선물의 기쁨을 누리기 어렵게 된다. 각종 명절 선물 가격은 법이 정하는 5만 원 이하로 맞춰야 한다. 그러다 보면 누구든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쇠고기나 수입 과일 등을…
최근들어 아동학대, 가정폭력, 학교폭력, 데이트 폭력 등 각종 폭력범죄가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가정이나 학교, 직장, 데이트와 관련된 폭력이 급증하는 추세이고 그 내용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위험한 수준으로 밝혀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으로 가득차야 할 가정과 학교에서 훈육이라는 명목하에 가해지는 과도한 체벌,'나만 아니면 된다. 괜히 나서고 싶지 않다'는 개인주의적 사고가 만들어낸 방관자적 학교폭력 등 가족, 연인, 사제지간 발생한다. 또는 교우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치부한 폭력들이 곪고 곪아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사적 공간의 폭력은 장기간 지속될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학습해야 할 대상으로부터 폭력을 당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대인관계에 필요한 심리적 기능에 손상을 입거나 평생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피해자가 가해자로 폭력을 재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폭력은 엄연한 범죄행위이며 정신적인 살인행위로 간주하고 가해자에게는 엄정한 법에 의한
청주 청원초에서 1학년 학생 173명을 대상으로 '젓가락 바로쓰기 왕' 선발대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올바른 젓가락 사용을 습관화해 바른 인성의 기초를 다지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젓가락 질은 IQ 개발과 손재주를 극대화 하는데 기여한다는 보고가 있다. 머리와 손의 속응성으로 IQ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한·중·일의 평균 지능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IQ는 106으로 홍콩의 107에 이어 세계 2위다. 홍콩은 국가가 아닌 도시인만큼 국가를 대상으로한 지능지수는 세계 1위라 할 수 있다. 두 개의 젓가락을 통해 집고, 누르고, 펴고, 젓는 것 등이 대뇌, 팔, 손가락 등의 협동 작업을 유도하고 이것이 지능을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음식이나 물건을 집을 때 사용하는 기구가 바로 젓가락이다. 나무나 쇠붙이로 만들며 단위는 벌 또는 매라고 부른다. 우리 민족은 젓가락 없이 식사하기 어렵다. 양식에서 쓰는 포크는 단순하여 쓰기는 편하지만 젓가락 처럼 다양한 움직임이 없다. 콩 처럼 작은 음식을 집어 먹는 것을 보고 외국 사람들은 감탄한다. 경이롭다는 말까지 듣는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은 일제의 강압에서 헤어나면서부터 세상에 절대적이나 되는 양 민주주의만 앞세우면 만사형통이란 세상이 됐었다. 물론 일제의 탄압에 시달림을 받던 우리국민들은 자유를 누릴 수 있음에 민주란 말보다 더 좋은 건 없다는 맹신적인 삶에 어느 새 완전히 매몰된 상황은 아닌지? 민주주의를 가타부타 논하려는 건 전혀 아니다. 다만 우리국민들도 민주주의를 겪어볼 만큼 충분한 세월을 살아보았다. 이제 우리나라에 걸맞을 참신하고 우리화 되어 우리 국민들에게 적절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도록 모두의 생각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제언을 하고자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분명 선거다. 선거비용도 만만찮은데 민주주의를 한다는 명목 하에 선출직들을 뽑느라 선거 때문에 더욱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을 정도다. 수많은 선거 중에 하나로 교육감선거를 직전제로 시행 중인데 그에 대한 다각적인 견해도 많은 편이다. 과거 교육감은 관선제였다. 즉 교육부에서 해당 도의 몇 배수를 추천받아 다시 장관이 2배수로 검토 선임 후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교육감으로 임무를 수행해왔다. 교육계에서 볼 때 소위 관선 제에 무슨 문제가 크게 대두된 것도 아닌데 어느 날 정치권에 의해…
지난 일주일 동안 한반도를 에워싼 폭염의 기세는 어느 해보다도 무섭게 느껴진다. 날씨가 무더우니 불쾌지수(不快指數) 또한 자연히 올라가는지라 변덕스러운 자연현상에 대한 예측의 어려움을 알고 있으면서도 '온다던 비는 오지도 않고 왜 이렇게 햇볕만 뜨거운 거야?' 하며 기상청의 날씨예보를 탓하는 것도 속 좁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이렇듯 우리는 기상예보 등 자연현상에 대한 예측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 못지않게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경제 등 사회현상에 대한 예측에 대해서는 주의를 게을리 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사회현상에 대한 예측은 기상예보처럼 하루 또는 며칠 뒤의 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몇 년 후를 예측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둔감해질 뿐만 아니라 예측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망각하기 쉽기 때문이리라. 수년 전부터 국내외 여러 경제연구소 등에서는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노동투입증가율의 둔화, 기업의 투자 위축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제의 활력이 저하될 것을 경고한 바 있었고, 최근 유력한 경제연구소에서는 앞으로 잠재성장률이 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자료
옛말에 '문즉병(聞則病) 불문약(不聞藥)'이란 말이 있다. 뜻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들으면 병이요, 못 들으면 약이라'는 말이다. 풀이하면 자기에게 걱정거리가 될 말은 그것을 들으면 근심하기 때문에 병이 되고, 그런 말을 듣지 않으면 근심도 하지 않게 되어 약으로 된다는 뜻이다. 마음에 걸리는 말은 처음부터 듣지 않는 편이 낫다는 말이다. 첨단 IT로 무장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말을 되새겨야 한다. 부동산은 돈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패가망신을 당할 수 있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지역의 부동산은 사실 수도권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참 부동산 열풍이 불기 시작한 2년전만 해도 부동산 투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승률을 자랑했다.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소시민들이 막차를 타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지역에서도 부동산 투자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초저금리시대를 살면서 돈을 잃고 목숨까지 버리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유용하지 못한 정보에 귀를 기울이다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지역
"여기 지금 우암동 00빌라인 데요. 지금 강도와 격투 중에 있습니다"하고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 온다. 112접수 요원은 "신속하게 출동 하겠습니다"하고 답변을 한 후 코드 (0)로 신고 접수 후 112종합상황실에서는 112총력 대응에 맞게 바로 관할 지구대 순찰차와 형사기동대, 교통순찰차, 기동순찰대등 가용경력을 총 출동 시켜 현장으로 달려 나간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 하자마자 허위신고로 밝혀지면서 많은 경찰력과 시간을 허비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이는 실제로 지난 2월에 있었던 상황이었으며 상대방을 즉결심판에 회부한 사건이었다. 허위신고를 함으로써 중요하고 긴급한 112신고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으며 바로 우리 가족과 이웃이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애타게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112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에서는 2014년도 9월부터 112총력 대응 체제를 시행 하여 오고 있다. 이는 긴급한 신고가 걸려 오면 코드(0, 1)으로 분류하여 다른 신고에 우선하여 출동 할 수 있도록 관할지역 순찰차, 형사, 교통순찰차, 기동순찰대등 모든 출동요소를 총력 대응하여 신고사건을 처리 하는 시스템이며…
[충북일보]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명암~산성 간 도로에서 또 다시 차량 전복사고가 발생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도로는 '죽음의 도로' '마(魔)의 구간' '공포의 도로' 등으로 불린다. 비슷한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몇몇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굴곡이 심하다. 그러다 보니 대형 차량이 뒤집히는 사고가 잦다. 경찰에 따르면 이 도로에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모두 38건의 사고가 나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3일 오후에도 생수를 싣고 달리던 11.5t 화물차량이 전도됐다. 지난 6월30일에도 2.5t크레인 차량이 전도돼 1t 포터와 아반떼 차량을 덮쳤다. 도로 선형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 등이 대책을 내놓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달 15일에도 청주 명암~산성도로 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다.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오늘도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루 빨리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이상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
[충북일보]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마다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품고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국내에서 삶은 열악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한 30대 중국인의 죽음이 애잔하다. 이 중국인은 3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왔다.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삶과 이별했다. 8월의 폭염이 한창이던 청주의 낯선 공원 벤치에서 쓸쓸이 생을 마감했다. 이 중국인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청주 사창동의 한 공원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고 있다. 2021년이면 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체인구 대비 외국인 5.8%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7%를 넘는 수치다.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외국인 관련 제도 정책을 보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외국인 강력 범죄 대책도 세워야 한다. 외국인 범죄로 사회혼란이 초래된다면 이들에 대한 편견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향후 사회통합 과정에도 좋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총과 칼, 가난과 두려움으로 무장한 아이들이 있었다. 희망보다는 절망, 용기보다는 좌절이 그들의 앞날을 암울하게 했다. 그들은 무기대신 악기를 들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희망의 싹이 자랐다. 베네주엘라 빈곤지역에서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 하모니 엘시스테마의 결실이다. 엘시스테마는 지금 지구촌의 청소년 수십만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바이올린, 피아노, 호른 등의 악기를 연주하면서 희망을 꽃피우고 있다. 피아노 건반은 모두 88개다. 88개의 건반에 똑 같은 소리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 악기가 아니라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될 것이고 지금의 위대한 피아니스트와 예술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소리,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환경 등이 모여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문화를 빚으며 예술을 찬미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다른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풍성함을 경험할 수 있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채롭게 느낄 수 있으며,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언제나 새롭고 설렘이 있으며, 긴장과 호기심도 확장되는 것이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꽃과 나무와 빛나는 호수를 통해 삶의 찌꺼기를 토해내며 삶의 활력소를 얻는 것도…
오랜만에 다른 사람이 조종하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임무가 아니라 여행을 가는 비행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나의 오감은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유도로를 거쳐 활주로에 진입하고, 엔진추력을 높이며 이륙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었다. 고도를 상승하면서 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하늘과 땅의 모습도 예전과 다름없다. 문득 길게 뻗은 날개가 눈에 띄었다. 전투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400여 명의 여행객과 수십 톤에 달하는 짐, 그리고 엄청난 연료를 실은 비행기를 공중으로 띄워 올렸다고 생각하니 위대한 날개임이 틀림없다. 내가 조종사임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레 양력(揚力)이란 마법 같은 힘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비행은 조종을 하건 그냥 객석에 앉아서 가건 어렵고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좁은 공간에 갇혀 무지근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나름대로 각오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이리저리 뒤척이기 시작한다. 앞좌석 뒷면에 붙어 있는 작은 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사람이 제일 많다. 간간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고 개인 컴퓨터로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