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13일 드디어 모두가 궁금해 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공개됐습니다. 수많은 문학계 후보들을 제치고 뜻밖의 인물이 이 영광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라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바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Bob Dylan). 스웨덴 한림원은 문학상 수상의 이유로 "위대한 미국 노래의 전통 속에서 참신한 시적 표현을 만들어냈다"라고 밝혔습니다. 평화와 반전, 철학이 담긴 노랫말로 전 세계 사람들과 대중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쳤던 밥 딜런. 그의 노래가 한편의 시와 소설 이상의 인간 고귀함과 행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일 것입니다. 한번 그 노래의 가사를 음미해 봅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 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요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 봐야 백사장에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요 전쟁의 포탄이 얼마나 많이 날라가야 세상에 영원한 평화가 찾아 올까요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요 그건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높은 산이 씻겨 내려 바다로 흘러 갈까요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를 얻을
올해 리우 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양궁에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면서 금메달을 휩쓸어오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우리의 양궁 실력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옛날부터 활쏘기를 생활화해온 조상들의 덕분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나라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무선 통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통신기술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 바탕이 바로 역·원·봉수와 같은 교통 통신 분야에서 고대로부터 축적된 기술과 제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임을 또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로 역이나 원의 터는 그 위치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고, 봉수터는 높은 산꼭대기에 있어 위치는 확인하기 어렵지 않으나 거의 파괴되고 변형되어 원형을 잃었다. 그렇지만 그 흔적들이 언어로나마 지명에 남아 있는 곳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급속한 개발로 지형이 변형되어 조상들의 숨결이 남아있는 옛 지명이 사라지고 있으므로 더 늦기 전에 지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사하고 연구하고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나라 역원제(驛院制)는 고려 성종 때 12목이 설치된 이후 지방제도가 본격적으로 정비되면
인간은 물 없이 살수 없다. 물은 우리에게 생명과도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다. 산소의 75%를 바다가 생산하고 이산화탄소의 50%를 바다가 정화한다. 생명체의 90%가 바다에 산다. 이와 같이 물은 모든 생물이 존재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생명 요소이다. 그래서 일까? 철학에서 물(水)만큼 많이 활용된 소재도 많지 않을 듯하다. '논어'의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에서부터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까지. 우리 속담에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에서부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까지 참으로 많은 속담에 물이 등장 한다. 다소 부정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태도가 분명하지 않을 때 우리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이라고 한다. 남에게 속거나 허탕을 칠 때는 '물 먹었다'라고 하고, 일의 상황이 끝나 어떠한 조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물 건너갔다'고 표현한다. 한때는 과단성이 없고, 나약한 지도자라는 뜻을 가진 대통령을 뜻하는 별명으로 '물○○'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노자 '도덕경' 제8장에 상선
유명한 발명가들은 사소한 것을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들이다.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들에 대하여 특별한 눈길을 주었다. 그리고 존재이유를 찾기 위해 다각도로 의심의 눈길을 던진다. 그러다 무엇인가 원리를 찾아내 더 큰 연구의 손길로 다듬어진다. 이렇게 훈련된 사람들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논리들을 개발하게 된다. 서서히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무언가를 찾았던 사람들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들 일상에도 수 없이 마주치게 된다. 직원들의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고안된 훈련 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8시45분에 구내방송을 통해 안내방송이 나온다. '추억의 국민체조'에 직원들이 참여하라는 안내방송이 곁들어진다. 오래전 정부에서 건강한 국민들을 만들기 위해서 국민체조를 개발하였다. 직장·학교 할 것 없이 국민체조는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다. 운동장에 학생들을 집합시켜서 국민체조를 집단으로 하였다. 이때는 정부정책을 국민들이 잘 따라갈 때의 풍경이었다. 어쩌면 권위주의적 국가시스템 아래에서 이루어졌던 일이다. 국민들 건강을 위해서지만 보이지 않는 정치적 목적도 있었을 거다. 어찌되었든 한동안 볼
[충북일보] '新귀거래사' 가 이 시대 우리 사회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함께 귀농·귀촌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귀농·귀촌 상생대책추진단 출범 단연 충북은 귀농·귀촌의 1번지로 꼽힌다. 지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충북에 둥지를 튼 도시민만 무려 6만1천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귀촌인 개념이 확대되면서 귀농·귀촌 인구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귀농·귀촌인이 3만1천45명에 달했다. 정부도 귀농귀촌인이 농촌에서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여성과 고령자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6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제시됐다. 귀농귀촌의 증가는 농촌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노인만 생활하던 농촌에 젊은이들이 들어오고 기존 노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은퇴자들도 시골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농업 형태의 다양화, 인터넷을 이용한 농산물 새 판로의 개척 등 이제 시작이지만 농촌의 변모와 진화를 부축하고 있다. 아직 귀농귀촌 정책이 성공적이라 평가하긴 힘들다. 준비
[충북일보] 청주대학교 적립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마디로 적립금을 교육여건 개선에 사용하라는 주문이다. 청주대 교수회는 청주대가 학사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부실대학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다한 적립금을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획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적립금 투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대는 2014년에 이어 올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됐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 자칫 퇴출위기 상황을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상당액의 적립금을 곳간에 쌓아 둔 채 어려움만 호소하고 있다. 비판여론이 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청주대는 2014년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서 적립금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 지난해 135억 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130억 원을 또 다시 적립했다. 2016년 현재 2천917억 원으로 전국 대학 중 6위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지정해왔다. 올해도 16개 대학을 D등급, 12개 대학을 E등급으로 지정했다. 사실상 '부실 대학' 지정이다. 부실 대학이 정부 재정지원으로 연명하는 것을 방지하
[충북일보] 충북도가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1천102명의 명단을 도보와 도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지방세기본법에 따라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은 1년이 지난 체납액이 1천만 원 이상인 개인과 법인이다. 올해부터 명단 공개 대상이 3천만 원에서 1천만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전체 체납액은 365억 원이다. 고액·상습 체납자는 개인 812명, 법인 290명이다. 체납액은 각각 219억 원과 146억 원이다. 청주시가 606명 213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음성군 140명 48억 원, 충주시 131명 36억 원, 제천시 65명 22억 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고액체납자 신상공개제도는 체납자의 사회적 신용과 명예에 영향을 미치도록 해 자진납부를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이 제도 자체의 한계가 분명한 데다 상습적인 세금체납의 해소수단으로 기능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고액체납보다 더 나쁜 상습체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간접적인 효과에 그치는 인적사항 공개에 직접적인 제재를 더하는 방식으로 상습체납에 대한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 납세는 국민의 가장 중요한 의무 가운데 하나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듯 납세의 의무도 철저히 이행해야
분주하게 준비했던 미술관의 첫 전시는 끝났다. 아쉽기도, 공허하기도 하지만 비어있는 미술관 공간은 금세 새로운 작품들로 채워지고, 어떤 전시일까, 무슨 작품이 있을까 궁금해 하는 관람객들로 가득찰 것이다. 전시가 끝난 이후 미술관 공간은 잠시 동안 자신의 알몸을 들어내고 짧은 휴식을 갖는다. 미술관의 전시장은 수많은 전시의 시작과 끝을 반복하며, 다양한 작가들과 작품을 받아들인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품처럼 다양한 작품을 위해 존재한다. 미술 장르 중 설치미술이라는 형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시장 벽면에 구성되는 이미 만들어진 회화나 조각이 아닌 각종 오브제와 장치를 이용해 전시형태의 변형이 가능하고 장소와 공간속에서 작품이 만들어내는 체험과 소통이 가능한 현대미술 전시형식이다. 설치미술은 작품과 공간을 잇고 공간에 흐르는 결을 읽어낼 힘이 설치될 작품과 그것을 구성하는 작가와 상호작용 할 때 작품이 설치된 공간 전체를 관람이 아닌 체험으로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술관의 전시는 미술관 중심으로 작품을 서술하듯 구성하는데 이는 개별 작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별된 작품들을 나열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대부분 미
노란 창호지 같은 깻잎이 바람에 팔랑인다. 멀리서 보면 금빛 나비가 떼로 앉은 것 같다. 가을이 물드는 억새밭 들머리에서 한나절은 행복했었다. 가을이면 누가 그렇게 황금물을 흩어 뿌리는지 밟기만 해도 금물이 묻어날 것 같다. 처음에는 묽은 황금물이었을 텐데 결이 삭고 물들면서 이슬이 촉촉 내렸을 테지. 하나씩 따서 덧놓을 때는 투명한 날개가 닿는 듯 했다. 가을이 구워낸 이파리에 볕이 통과하면 햇살이 이듬으로 굽는 것 같고 너른 들은 일약 금싸라기 밭으로 바뀌곤 했다. 어떤 것은 옷깃에 닿으면서 나풀나풀 떨어지기도 했다. 얇은 창호지 하나 걸쳐 놓으면 그대로 묻어날 것 같지만 언젠가 서리가 일찍 내리던 그 해의 깻잎은 예쁘지 않았다. 가을 태풍이 잦아 그런지 바람에 팔랑대거나 옷깃만 스쳐도 떨어지는 느낌은 없이 투박하기만 했다. 여느 때 같으면 물기를 털어내면서 노랗게 결삭을 텐데 지분대는 가랑비에 그리 되었다 보다. 두툼한 깻잎도 마땅찮거늘 하물며 점박이다. 어른들은 고상한 말로 황이 내렸다고 하지만 투박하게 백인 이물질은 흉했다. 샛노란 들깻잎을 생각하면 의외였으나 소금에 삭힐 때는 훨씬 더 흉하다. 예쁘게 담은 깻잎 김치가 바닥나면 소금물에 삭힌…
사람이 가장 누리고 싶은 것 중의 하나는 행복일 것이다. 행복은 가정에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삶 속에서 항상함께 하며 같은 내용의 즐거움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힘든 시련을 겪고 헤쳐 나왔을 때, 고생하며 도전했던 학교 또는 직장에 합격했을 때, 결혼하여 2세가 태어났을 때, 문제가 되었던 건강이 회복되었을 때와 같이 수많은 사연 속에서 기쁨을 느낀다. 이 기쁨이 하나의 행복이라 생각하며, 이는 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에게도 행복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자랑도 행복을 만드는 밑거름으로 자신의 자랑부터 가족 자랑, 친구 자랑, 직장 자랑, 고향 자랑 등 주변의 자랑거리가 수없이 많다. 힘들었던 과거도, 잘못을 뉘우치는 것도,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좋은 일, 좋은 분위기도 자랑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먼저 필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필자의 신상과 관련되어 한때는 불행에서 최고의 행복을 찾기도 한 적이 있었다. 업무추진 중에 발생했던 일로 공직생활 33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면사무소 산업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9년 6월, 취약계층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긴급하게 정
안젤리나 졸리라 하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나 친숙한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걸리지도 않은 유방암 예방을 위하여 두 쪽의 유방을 모두 절제한 사람이라고 하면 좀 의아해 하지 않을까 싶다. 안젤리나 졸리는 본인의 유전적 정보를 분석하여 87%의 발생 확률인 유방암을 5%로 줄였다고 한다. 서울시는 야간에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지역에 심야버스를 증차함으로서 많은 시민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다. 위의 두 사례는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현재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을 예시로 들었다. 빅데이터(Big Data)란 말 그대로 데이터가 많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단지 량만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이를 분석하여 수많은 데이터 속에 숨어있는 정보 또는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어 현상을 분석, 예측하는 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본인과는 관련 없고 정부나 큰 기업에서나 필요로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쉬운 단어이다. 하지만 위 두 사례를 통하여 빅데이터는 내 개인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생산자는 자동차, TV, 냉장고 등의 인터넷과 연결 가능한 수많은 사물(IoT)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포함한
늘 즐겁고 평화로울 것만 같았던 인터넷 세상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바로 사이버 학교폭력의 이야기다. 단순 신체폭력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이버 학교폭력이라는 악재가 찾아왔다.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최근 4년간 전체 학교폭력이 2012년 2만4천709건에서 2015년 1만9천968건으로 감소한 반면, 사이버 학교폭력은 2012년 900건에서 2015년 1천462건으로 상승폭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적 이슈화는커녕 오히려 사이버 학교폭력은 더 다양화되고 음지화 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을 사이버 학교폭력의 정의와 종류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이버 학교폭력을 흔히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이라고 칭하는데 PC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인터넷, SNS와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집단으로 따돌리거나 온갖 욕설과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상대방에게 지속적인 심리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이다. 세부 유형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의 핫스팟 기능과 무선공유기를 악용하여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착취하여 사용하는 '와이파이 셔틀'과 원하는 물건이 있을 시 메신저의 선
지팡이를 짚은 꼬부랑 할머니가 한 병원의 진찰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진료를 끝내고 나오는 할머니의 등이 정상인처럼 곧게 펴져 있었습니다. 대기하던 사람들 모두가 깜짝 놀라 물었지요. "아니, 의사 선생님이 어떻게 하셨기에 그렇게 허리가 곧게 펴졌지요?" 할머니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응, 의사 선생님이 긴 지팡이를 하나 주시더라고." 할머니가 평소 짚고 다닌 지팡이가 문제였던 것입니다. 짧은 지팡이 때문에 허리를 굽히게 되어 꼬부랑 할머니처럼 보였던 것이지요. 의사 선생님의 발상의 전환이 꼬부랑 할머니의 허리를 펴준 것입니다. 브라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콜롬비아로 가는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오토바이 뒤에 항상 자루를 싣고 다녔는데, 이를 수상히 여긴 세관원이 몇 번이고 검문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자루에서는 언제나 특이할 것 없는 모래만 발견되었을 뿐입니다. 여전히 자루에 대한 의혹을 내려놓지 못한 세관원이 콜롬비아로 향하는 할아버지에게 하소연하듯 물었지요. "영감님, 체포하지 않을 테니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밀수하는 게 있지요? 그게 대체 뭡니까?" 할아버지는 웃으며 말했습니
밥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은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이다. 밥 딜런의 음악에 심취했으나 그를 시인이라 생각해보진 않아서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밥딜런의 작품을 '귀를 위한 시'로 표현했다. 상당히 애를 쓴 티가 나는 문학적 표현이긴 하나 왠지 작위적인 변명처럼 여겨진다. 아무튼 유명가수가 그 어렵다는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셈이다. 의식 있는 저항가수로 유명한 그는 팝의 레전드가 된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g in the wind)'등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20세기의 우상이 된 사람이다. 블로잉 인 더 윈드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으로 번안되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그의 노래가 20세기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중가수에게 꼭 노벨문학상을 안겨야 했나 라는 점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밥딜런의 문학상 수상은 전력이 있다. 2004년 자서전 '크로니클스(Chronicles)'를 펴냈는데 그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내셔널북어워드를 수상했다. 2008년에는 "특별한 시적 힘을 가진 작사로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
[충북일보] 충북도의회가 여전히 시끄럽다. 여야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서로 '내 소리'만 내고 있다. '남 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 벌써 몇 날 며칠 째인지 짜증이 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자 새누리당 김양희 의장 불신임안이 다시 반려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은 지난 7일 김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도의회는 열흘 지난 어제 반려를 결정했다. 벌써 두 번째 불신임안 제출이고 반려다. 왜 불신임안이 제출됐는지, 반려됐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언론지상에 너무 많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당리당략에 따른 상호 갈등이다. 지방의회 의장 불신임안은 지방자치법 55조에 따른다. 재적 의원 4분의 1의 발의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장을 해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해임 요구 대상자인 의장에게 불신임안 등 안건 상정권을 부여하고 있다. '병 주고 약 주고'인 셈이다. 도의회는 지금 한 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아니 죽기 아니면 살기의 '치킨 게임'을 벌이는 것 같다. 두 차례에 걸친 의장 불신임안 발의와 반려가 증거이자 증명이다. 그런데 여전히 해결 기미가 없
[충북일보] 제97회 전국체전이 지난주 충남 아산에서 막을 내렸다. 1년 뒤엔 충주에서 제98회 전국체전이 열린다. 충주시민을 비롯한 충북도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충주시는 지난 7월 이미 전국체전추진단을 구성했다. 5급 사무관을 단장으로 정하고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주경기장인 충주종합스포츠타운의 건설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른 주요 경기장에 대해서도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충주종합스포츠타운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충주시민들의 건강과 여가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중요한 숙박시설의 해결을 위해 연수원 시설 등과 협의를 마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전국체전은 전 국민의 체육축제로 승화돼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다. 그런데 실제로 대회가 시작되면 관람석이 썰렁한 경기장이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선수와 체육단체, 자치단체 관계자들만의 행사가 되기 일쑤다. 충주시는 내년 전국체전 기간 동안 전국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를 만족하게 제공하기 위해 준비할 계획이다. 우선 전국 6대 문화제의 하나인 제47회 우륵문화제와 우리고유의 무예를…
[충북일보] 청주의 시내버스 노선이 확 바뀐다. 청주시가 10년 만에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노선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시내버스 운행 효율성 배가로 요약된다. 청주시는 내년 4월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내버스 노선 개편 중간보고회'에서 초안을 공개했다. 현재 간선·시외지선·시내지선·지원지선 등 128개 노선이 58개로 대폭 축소된다. 상당로와 사직로 중심의 노선 체계 개편이 핵심이다. 기존 92개 노선이 쏠린 상당로 노선은 23개 노선으로 준다. 65개 노선이 운행하는 사직로 노선 역시 16개 노선으로 집중도를 완화한다. 운행횟수도 상당로는 10%, 사직로는 22% 각각 축소된다. 노선이 개편되면 평균 배차 간격이 64.6분에서 24분으로 단축된다. 전체 버스 운행횟수는 하루 2천417회에서 2천87회로 줄어든다. 버스 기사들의 노동 강도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선개편 용역을 맡은 ㈜드림이엔지의 분석 결과다. 청주시는 지금 옛 청원군과 통합으로 도시지도가 바뀌었다. 게다가 폐쇄 노선에 대한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주
[충북일보] 충북은 '귀농·귀촌 1번지'다. 그러나 '성공 충북'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원주민과의 갈등 등 귀농·귀촌에 따른 부작용이 많기 때문이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향하는 도시민들은 지금도 많다. 여유로운 삶을 기대하며 귀농이나 귀촌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준비 부족과 원주민과 갈등 등으로 다시 농촌을 떠나는 사례도 빈번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민이 귀농·귀촌해 한 곳에 머문 기간은 평균 2.11년이다. 첫 적응에 실패에 다시 도시로 돌아오거나 다른 농촌으로 재이주하기까지 걸린 기간이 2년 남짓이란 얘기다. 조사대로라면 절반 가까운 46.7%가 1년 안에 첫 거주지를 떠났다. 가장 큰 원인은 영농 준비부족과 농촌생활 부적응이다. 물론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귀농·귀촌인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정착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귀농·귀촌인에게 농수산물 생산·가공·판매 지원 등 경제적인 지원에 치중했다. 생활공동체의 가치나 인간적인 유대감과 관련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원주민들과 어울리지 못해 불협화음을 내곤했다. 충북도의 정책도 비슷하다. '도시민…
[충북일보] 음주운전은 무고한 타인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범죄다. 도로 위에서 저지르는 살인행위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최근 음주운전 사고로 학교에 출근하던 50대 여교사 숨졌다. 30대 남자의 잘못된 선택이 평범했던 50대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경찰조사결과 이 남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55%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매년 2~3만 건이다. 사망자수도 매년 600명 전후라고 한다. 특히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10%이상이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계속된 단속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1천240건, 2012년 1천223건, 2013년 1천156건, 2014년 1천29건, 지난해 1천98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났다. 이중 101명이 숨지고 9천367명이 다쳤다. 최근에는 20대 운전자들의 음주운전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 등이 계속되고 있다.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요즘은 지역 곳곳에서 가을
내 자식 귀하지 않은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 오죽하면 옛날 우리 선현들께서 미운 자식 밥 한술 더 주라고 했나?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학습을 한마디로 말해본다면 지식뿐만이 아니다. 당사자가 알지 못하거나 할 줄 몰랐던 것을 아는 것 모두가 학습이다. 어느 분은 머리 공부와 마음공부로 나누는 사례도 있다. 즉, 지식습득만이 아니라 인간관계는 더더욱 소중한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폭력행위는 무조건 잘못된 일이다. 폭력을 행한 자는 어느 누구일지라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자칫 필자의 견해를 곡해해 마치 폭력 자체를 묵과하자는 말로 받아들이지 말기를 사전에 당부해 둔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 간에 이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항차 성인들도 의견조율을 못 해서 다툼을 넘어 폭력이 동원되고 끝내 법정에까지 가는 사례는 얼마나 많은가? 하물며 아직 정신적 측면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는 사소한 일에도 의견충돌이 성인들에 비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필자는 몇 년 전 이 기고란을 빌어 학교폭력이란 말 자체를 만들어 낸 사람을 질타했었다. 학교폭력은 혹여 사회의 질 나쁜 폭력배들의 마수가 학교 내에 뻗치기라도
조흔색이란 게 있다. 이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과학 상식 책에서였다. 조흔색이란 단어는 얼핏 좋은 색이란 이미지로 읽힌다. 그러나 알고 보면 암석과 관련된 단어다. 풀이하면 암석을 이루는 알갱이를 광물이라 하는데 이 광물이 가진 고유의 색을 조흔색이라 한다. 세상만사 그러하지만 무심히 보이는 돌에도 겉과 속이 있다는 얘기다. 읽을수록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광물의 종류도 4천여종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실 지질, 광물이라는 단어는 학창시절 언뜻 들었지만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 더구나 이 단어를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단어들이 사람세상과 멀리 있느냐 그건 아니다.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에게서 땅의 역사 인류의 역사를 알았고 알아가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한낱 암석, 땅덩이가 아닌 것이다. 그들에게도 겉과 속이 있고 고유한 그들의 색이 있음을, 삶이 있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어떤 것이든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조흔색이란 것도 어쩌면 이미 우리가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단지 그런 기회가 어쩌다였든가 지나쳤을 뿐일 것이다. 일례로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금과 겉으로 봐선 금
1903년 고종 황제 40주년을 맞아 즉위식인 창경식에 의전용 어차(御車)로 사용하기 위해 미국 공관을 통해 '포드 A형' 1대를 들여온 것이 우리나라에서 운행된 최초의 자동차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산된 자동차는 1955년 미군에서 불하받은 1323㏄ 4기통 지프엔진이 장착된 2도어인 국산 자동차 1호(국산화율 50%)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산되었다고 하여 '시발(始發) 자동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74년 10월 처음으로 985cc 국산 엔진을 장착해 생산 출시한 자동차는 기아 브리사 Kia Brisa(S-1000) 4도어 노치백 세단이었다. 자동차 등록 원년인 1945년 당시에 불과 7천 대에 불과했던 등록대수가 눈부신 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1인당 2만8천338달러, 세계 28위, 2015년말 기준)에 기인하여 71년만에 우리 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올해 6월 말 현재 2천146만 4천대를 기록했으며(인구 2.4명당 1대), 전국적으로 매월 1천500대 이상이 늘어나고, 수입차의 비율도 7%p가 운행되고 있다. 자동차에 언제부터 세금이 부과되었을까? 1906년(광무 10년) 지방세규칙에서 교세(轎稅), 인력거세, 자전거세,…
1930년대 중반의 우리 문단은 목적성이 강조된 프로계열의 시, 반봉건성과 실험성이 강조된 모더니즘계열의 시, 전통적 율격이 강조된 전통시계열의 시들이 뒤섞여 있던 시기다. 이런 혼란한 시대상황 속에서 이용악은 모더니즘의 영향을 일정 부분 받으면서도 사회주의 이념에 경도되어 있었다. 그는 문학이 민족 전체의 이익과 통합을 위한 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일제에 대해 극심한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고, 해방 후의 미군정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감을 드러낸 건 사상적 거부와 저항성 때문이었다. 해방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그는 정치적 물살에 휩쓸리면서 무기로서의 시를 넘어 직접 개혁운동에 뛰어든다. 사회주의 이념으로 무장된 문인들이 대거 월북한 후에도 서울에 남아 남로당의 예술가 활동에 참여한다. 미제와 이승만 정부에 반대하는 문화인 모임에서 활동하다 체포되어 10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다. 이후 6·25전쟁이 터지고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면서 그는 출옥하여 고향이 있는 곳으로 월북한다. 이용악은 함경북도 경성이 고향으로 북방의 정서를 바탕으로 민족주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낸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유년기의 뼈아픈 체험들, 고향에 대한 애절한
여자가 넘어지면서 발목 인대가 늘어났다고 한다. 많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여자를 지켜보던 동방과 나는 동시에 여자에게로 달려갔다. 여자의 몸에서 붉은 핏덩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여자는 모든 걸 포기한 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 어찌 이런 일이…." 동방은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렀다. 나는 차마 여자를 내려다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려버렸다. 우리가 그렇게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이에 응급실 안에서 서성이던 사자가 슬며시 다가와서 태아의 혼을 낚아채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동방과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사자님! 저러면 안 되잖아요. 이 구역 담당 사자가 있을 텐데…." 나는 동방의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혼잣말을 입안에 물고 우물거렸다.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저승세계 종말도 멀지않았군." 동방과 나는 여자를 더 보고 있기가 민망해서 밖으로 나왔다. 저만치 그자가 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사자님. 우리 저이를 쫒아가 볼까요?" "쫒아가서 뭘 하게?" "태아 혼을 훔쳐가서 뭘 하려는지 보려고요." 동방이 내 팔을 붙잡고 끌어서 마지못해 끌려갔다. 그자
진정한 삶은 겪는 것이다. 기쁜 일도 겪고 슬픈 일도 겪고 아픔과 고난과 사랑도 겪고 또 겪는 것이다. 상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치열했다는 것이고 새 살 돋는 성장통을 견뎌냈다는 것이며 또 다른 삶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삶은 내 안에 들꽃의 향기, 소나무의 향기가 끼쳐오는 것이다. 도시의 삶은 고단하고 눅눅하다. 하루하루가 삶의 최전선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 치열함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만들어 가며 새로운 삶을 허락한다. 인간이 위대한 것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삶의 마디와 존재의 가치를 차곡 차곡 쌓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역사라는 이름으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래서 낡은 공간에 들어서면 인간의 온기가 느껴진다. 사람들의 삶과 사랑과 아픔이 그대로 얼룩져 있기에 정감이 넘친다. 공간이 사라지면 역사도 사라지고 사랑도 사라진다. 낡은 공간에 꽃피는 도시의 미학,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며 삶의 여백을 찾게 된다. 지구촌이 도시재생이라는 화두에 몰입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는 오래 전 대농공장에 마지막 남은 건물인…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