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온 국민의 명절인 추석이 이제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 추석은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장의 휴일로 10일간의 민족 대이동이 예상된다. 가족들과 친척, 그리고 고향사람들과 만나는 추석은 언제나 그렇듯 민심이 오가는 대화의 한마당이다. 특히 추석 때에는 10대에서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3대가 연령을 초월하여 많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평소에 한 상에 모이기 힘들던 대식구들이 차례를 지내고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집안 대소사로 시작된 세대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명인들의 얘기와 다양한 현안들이 대화의 소재가 된다. 매년 추석 때마다 정치계, 정부는 추석 민심을 파악하고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민생경제 현안 파악이라던지 정치적 해법 등을 제시하며 민심에 러브콜을 보낸다. 언제부터인가 추석 민심의 향방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정치사회적 일정이 되어 버렸다. 지난 몇 년간의 추석민심의 향방과 주요 사건들을 살펴 보면 한국사회에 있어 추석이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006년 추석연휴 이후 조사에서 당시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이래 최고치인 3
[충북일보]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사람은 일 자체보다 의미를 추구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에 가치를 찾지 못하면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해도 행복하기 어렵다. 삶의 질 성숙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최근 충북의 일자리 정책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질 개선보단 양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근로자 행복지수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이다. 충북의 고용률은 분명하게 높아졌다. 하지만 근로시간과 급여수준은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8월 충북지역 고용률은 70.1%로 전국 2위다. 실업률은 2.1%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청년실업률도 6.0%로 전국 평균 9.4%를 훨씬 밑돈다. 취업자 수도 1만5천 명 늘어난 68만1천 명을 기록했다. 각종 고용 지표만 놓고 볼 땐 분명 가시적인 성과가 느껴진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한 마디로 '속 빈 강정'이다. 일자리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 근로시간이 지나치게 많다 보니 2년 연속 전국 1위다. 청주상공회의소가 집계한 지난해 5인 이상 도내 사업체의 월 평균 상용근로시간은 185.6시간이다.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서울(168시간)에 비해선 20시간 가까이 차이가 났다. 월 평균 상용초과 근로시
대학구조개혁은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라는 요인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되고, 고령사회 및 평생학습사회의 도래 등과 같은 보다 복합적인 생태적 차원의 교육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입학정원 감축 등 양적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질적 구조개혁 모델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거시적인 교육 환경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대학구조개혁 목표와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 입각하여 학령인구 감소라는 요인과 함께 고령사회 및 평생학습사회의 도래와 같은 보다 복합적인 생태적 차원의 교육환경 변화를 고려한 종합적인 대학구조개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새로운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대학구조개혁에서는 융·복합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학사구조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와는 무관하게 수 십 년 동안 관성적으로 견지해온 학사구조를 다양한 융·복합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학사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요구된다. 더 이상 학생들이 단일 전공에 머무르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학사구조의…
[충북일보] 일요일 저녁 방송되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마지막 코너 '봉숭아 학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송준근이 피날레를 방식한다. 영부인 역의 이수지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나오는 그는 희끗희끗한 가발에다 강하게 새는 'ㅅ' 발음까지 거의 완벽하게 문 대통령을 패러디하며 너스레를 떤다. "사람이 먼저다. 19대 교장 문교장입니다." '사람이 먼저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당선된 문 대통령이 나라 살림을 맡은 지 4개월이 지났다. 불명예 퇴임한 전임자에 대한 지나친 실망 때문이었을까. 새 대통령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무척 컸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취임 4주차인 6월 첫 주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율은 84%, 부정 평가율은 7%였다. 하지만 9월 2주에는 긍정 평가율은 15%p 떨어진 69%인 반면 부정 평가율은 16%p 오른 23%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긍정 평가하는 주된 이유로 국민 소통(18%), 복지 확대(15%), 최선을 다함(12%), 적폐 청산(7%)을 들었다. 부정 평가하는 주된 이유로는 안보(22%), 인사(18%), 과도한 복지(9%), 독단적 정책(7%)
시대가 변할수록 우리의 문명을 발달해 왔고 그에 해당하는 편의와 복지를 누릴 수 있기에 과거 우리 부모님의 시대 보다 더욱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여가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처럼 다양성 표출하는 에너지 뒤에는 메말라 가는 감정들이 사회 곳곳에 들어나기 시작했다. 전국에 터져 나오고 있는 학교폭력, 도가 지나치는 가해자의 폭력은 학생들의 서투른 표현으로 일어난 폭력으로 치부하기에는 가히 성인이 봐도 끔직한 상태다. 이와 같은 학교폭력은 점점 진화했고 극악무도하게 잔인해졌고 더욱이 나이도 점점 어려졌으며 가해자들은 반성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듯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보복성 폭력을 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의 폭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 속 '갑질문화'와 매우 흡사하다. 어른들의 사회에서 자본과 권력이 높은 강자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그보다 낮아 보이는 약자를 만나면 자신의 힘을 괄시하듯 약자가 복종하고 굴복할 때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 잡는 문화가 현재 학교폭력과 비슷하지 않는가. 특히 한 사람만의 갑질이나 약자에 대한 폭력이 아닌 단체가 한 사람을 핍박하는 행태는 피해를 입는 당사자에게 육체적
[충북일보] 청주에서 지방분권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가 성공적인 개헌을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겠다는 취지로 여는 전국순회 토론회다. 부산, 광주, 대구, 전주, 대전, 춘천에 이어 일곱 번째다. 지방분권은 현 정부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민심을 얻기 위한 지방분권은 적절치 않다. 지역별·지자체별 환경에 맞는 복합적이고 균형적인 분권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자체의 중앙정부 예속화는 재정에서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재정분권은 지방분권의 핵심적인 요소다.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예산 때문이다.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는 지자체 사업을 펼치기 힘들 정도다. 지자체의 재정분권 수준은 아주 낮다. 지방분권만큼이나 낮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8대 2 다. 의존재원 비중도 높아 대부분 50%를 넘는다.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방분권 철학이 눈길을 끈다. 김 장관은 우선 지방세와 국세의 비율을 2대 8에서 3대 7로 조정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실천방안으로 지방소비세율과 지방소득세율 상향을…
음식에는 남녀노소 등 신분차별이 없고 맛과 모양에서도 차이가 없다. 다만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상황, 그리고 음식을 만든 사람의 정성과 재료 등에 따라 그 품격이 달라질 뿐이다. 대장경에서 가장 좋은 음식으로 평가받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제호(醍醐)이다. 일명 '천상의 음식'으로까지 불린다. 제호상미(醍醐上味)의 준말인 제호는 불교에서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이라 표현하고 최상, 열반, 부처가 될 성품(佛性) 등으로 비유하여 가장 숭고한 깨달음의 경지를 가리키는 의미로 쓰인다.《묘법연화경》과《열반경》두 경전에서는 이를 가리켜 '제호유경(醍醐喩經)'라 이름하여 경전과 같이 성스럽게 여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제호를 본질, 정수를 뜻하는 만다(manda)로 부른다. 에는 수행과 관련한 내용으로 제호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증일아함경》등법품에는 제호의 정제과정까지 기록하였는데, "마치 우유에서 낙(酪)이 생기고 낙에서 수(酥)가 생기며 다시 수(酥)에서 제호가 생기면 제호가 제일이어서 어느 것도 이를 따르지 못한다"고 비유하여 수행을 잘하는 사람이 제
다시 가을입니다. 한낮의 더위로 여름의 잔영이 남아 있다 해도 대기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가을입니다. 계절은 물처럼 순환하여 가을의 중심에 들어서 있죠.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어김없이 오르막 내리막길을 만나게 됩니다. 올라간 만큼 내려오고, 내려 간 만큼 반드시 올라갑니다. 언제 올라가고 내려오느냐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장충단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데 노래 한 줄 어디선가 흘러나옵니다. 박인희의 노래 '세월이 가면'입니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이 가사가 주는 절묘한 경계에 가만히 걸음을 멈춥니다. 사랑이 가면 그 자리에 무언가가 남겠죠. 그 음률에 따라 옛 기억들이 떠올랐으니까요. 사랑이 진 자리에 남은 아련한 그리움들이 까닭 없이 몰려옵니다. 감정에도 균형이 있기 때문일까요. 비우면 무언가 채워지는 순리를 귀로 듣고 마음으로 봅니다. 서늘해진 바람결에 판화가 이철수의 시(詩) 한 줄이 바람에 실려 옵니다. '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작은 선물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그 선물은 향기로운 열매지요. 꽃 진 자리에 열매 맺힘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건만 시인의 눈을 통해 보니 유달리 아름답습
최근 학교 알리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충청북도 내 고등학생의 1.6%인 880여 명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군별로는 증평이 6.0%로 가장 높고 단양이 0.4%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군별 통계는 학생의 주소지별 통계와는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별 의미는 없다. 2015학년도 전국의 학업중단 학생수는 4만7천70명이며 고등학생이 2만2천554명으로 전년도보다 10%이상 감소했다고 교육부는 발표했다. 그러나 비공식통계에 의하면 학교 밖 청소년은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는 원인은 개인적인 요인으로 낮은 자존감, 자기 통제력 부족 등 성격적인 요인과 신체 건강 악화나 정신질환 등 건강요인, 가정적 요인으로 부모의 부재,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 학교 사회적 요인으로 입시부담, 성적, 선생님이나 친구와의 갈등, 학교폭력, 물질문화와 학벌중시, 폭력문화 등으로 분석 되고 있다. 학교에서의 문제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는 교과에 대한 흥미 상실이 가장 높고 친구·교사·학교와의 갈등, 가정에 대한 불만, 학교로부터의 압력, 경제적 문제 순으로 연구 되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옥천행복교육지구 마을교사 양성교육 제 1기(마을해설사과정)'에 지역주민 27명이 수료하였다. 각자의 오전 일상을 마치고 서둘러 오후 1시 강의에 임하는 그들의 얼굴을 보며 자발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들의 자발적 배움 원인은 그들이 생물학적 성인이어서가 아니라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게 된 자기결정력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모호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특징으로 하는 미래 사회에는 자기결정력, 자기주도성, 협업력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길러주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획기적인 교육이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 새로운 교육을 추가하기보다 태산처럼 쌓여만 가고 있는 정보, 지식, 기술을 정비하거나 기존의 방법을 다른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교육과 돌봄 결핍 시대에서 교육 과잉과 소외의 시대로 변화된 현재와 미래에는 양적 교육보다 질적 교육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교생이 동일한 교육과정보다 개인별 선택제 수업에서 자기주도성이 생기고, 놀이수업보다 놀이 시간을 주는 것이 창의성을 키우고, 일회적 꿈끼 탐색
최근 청소년들 중에는 비행이나 폭력, 학업부진, 집단따돌림 등 학교에서의 부적응 또는 공교육에 대한 반감 및 과도한 규율 등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둠으로 인해 우려되는 문제는 그들이 사회적 안전망 없이 쉽게 일탈의 유혹에 빠져들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급기야 사회에서 부적응자로 낙오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학교밖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져서 전국 200여 개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충북에서도 시·군에 1개소씩 13개의 센터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 센터에서는 검정고시를 위한 학습지원, 동아리 활동, 대학 탐방, 체육활동, 다양한 여가문화프로그램 등의 특별활동을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 청소년직업역량강화 사업을 시범으로 운영하여 진로와 관련된 기초교육을 진행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군을 선택하여 1달간 전문적인 교육을 듣고, 3개월간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업중단숙려제, 복학프로그램, 상급학교진학, 사회진출연계, 자격증 취득 등의 세부사업 등도 진
fun(펀) '재미(를 주는 것), 장난, 재미있는,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아주 쉬운 단어이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이 'fun'이 인생의 모토일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는 삶에 있어서 수많은 순간순간을 살아간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수없이 슬프고 힘든 일들이 우리의 삶에는 존재한다. 어쩌면 기쁘고 즐거운 일들보다도 슬프고 힘든 일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이 'fun'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즐거울 때는 더욱 즐거울 수 있고, 슬플 때나 힘들 때에는 위안이 되며, 지루할 때에는 이를 해소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강의에 있어서도 항상 이 'fun'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강의를 준비한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전공공부가 그저 전공이라는 이름으로 힘들고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 즐거울 수도 있고, 조금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으며,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른 아침에 출장갈 때, 버스나 지하철을 타보면, 사람들의 얼굴에 밝게 웃음을 띠거나 웃으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가 없다. 오전수업에 들어가서 학생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밝고 웃는 모습이 아닌 먹구름이…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화려했다.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으며 여야대표를 찾아다니며 협조를 부탁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이를 바라보는 마음도 비슷했던 모양인지 지지율이 하늘 높은지 모르고 올라갔다. 겨우 4개월이 지났는데 불안해보일 때가 많다. 이러다가 잘못되는 게 아닌가 하는 노파심을 느낄 때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참담한 실패로 끝났는데 문 정부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라가 망한다는 뜻이다. 문 정부는 왜 불안해 보이는 걸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꽉 막혔던 남북관계가 확 트일 줄 알았다. 개성공단도 재가동 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될 것 같았다. 물론 북핵도 쉽게 해결될 줄 알았다. 많은 사람이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유였다. 막상 문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는커녕 6·25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문제인 정부가 불안해 보이는 두 번째 이유는 경제가 심각한 데도 경제를 살리는 정책보다는 어렵게 만드는 일만 골라서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허리띠부터 졸라매는 게 상식이다. 임금을 덜 받는 대신 일은 더 많이 하는 식으로 노사가 기업 살리기 운동을 하면 정부는 세금을 깎아주고…
[충북일보]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국가발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X축 고속철도망의 완성을 위한 기본 과제이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진작부터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원과 호남을 잇는 '강호축(강원·충청·호남)' 개발을 위한 노력이다. 궁극적으로 기존 경부축 중심의 국토 불균형 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은 충북선 철도와 중앙선 철도를 연계해 국가 X축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기존의 시속 120㎞를 230㎞로 고속화하는 사업이다. 1단계는 청주공항~제천 봉양 구간 52.7㎞다. 2단계는 충주~제천 구간 32㎞다. 지난해 6월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 반영돼 지난 1월부터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연말이면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타를 통과하면 기본계획 수립 가능성이 커져 예산 반영도 가능해진다. 충북선과 강호선의 만남은 국가X축 고속철도망 완성을 의미한다. 경부축에 집중됐던 인구·경제 등 주요 인프라와 성장거점이 강호축으로 확산된다는 의미다. 국토의 발전축이 종에서 횡으로 바뀐다는 의미를 갖는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의 완
[충북일보] 박근혜 정부 시절 가장 심각했던 문제가 인사다. 어디서 저런 사람을 추천받았는지 궁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인수위 시절부터 낙마자가 속출했다. 박 정부가 몰락한 배경을 보면 인사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달라질 것으로 희망했다. 그런데 전·현 정부가 똑 같다. 인사시스템도 그렇고, 심지어 변명마저 판박이다. 역대 정권 인사실패 사례 노무현 정부에서 청문 대상이 됐던 고위공직자 81명 중 78명이 정상적으로 임명됐고 3명이 낙마했다. 낙마율은 3.7%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낙마율이 2배 이상 높아졌다. 청문대상 113명 중 10명이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 4년 간 총 99명 중 10명이 낙마했다. 비율은 10.1%로 노무현 정부보다 6.4%, 이명박 정부보다 1.3% 높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낙마자는 모두 7명이다.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초기 낙마자는 모두 7명씩이다. 그런데 문재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초 인구가 많아지는 시기가 됐다. 벌초는 친척들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를 정리하는 뜻 깊은 풍속이자,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만나 즐거움을 나누는 장(場)이다. 하지만 예취기 안전사고나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 등 안타까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은 여름 폭염으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벌의 개체 수와 활동량이 많아져 벌에 의한 사고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벌초 전 산소 주위에 벌집이 있는지 미리 확인을 하고, 벌을 자극하는 향수나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과일, 청량음료 등 단맛이 있는 음식을 주변에 꺼내놓지 않는 것도 좋다. 만약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벌침을 밀어서 제거한 뒤 그늘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진드기 감염병도 유의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쓰스가무시병, 라임병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라남도에서는 SFTS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벌초 시에는 진드기에 많이 노출될 수 있으므
[충북일보] 충북대가 직선제 총장 선출을 채택했다. 충북대 교수회는 조만간 학칙 및 규정 개정 관련 TF팀을 구성키로 했다. 충북대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국립대학 총장 임용제도 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개선방안에서 대학의 자율권 보장을 위해 총장 선정방식과 재정지원사업의 연계 정책을 폐지키로 했다. 충북대 교수회는 지난 13일 18회 교수평의회를 열었다. 그리고 차기 21대 총장을 교수 포함 교직원 직접투표 방식으로 선출키로 했다. 2014년 간선제로 치러진 지 4년 만에 직선제로 변경됐다. 그러나 선거 참여 비율을 놓고 아직 결정된 게 없다. TF팀에서 할 일이지만 교수와 학생, 교직원 간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부에선 벌써 민주적 총장 선출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구성원 간 특별한 불협화음 기미는 없다. 교직원들은 총장 직선제 부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진작 이렇게 됐어야 했다고 전하고 있다. 교수사회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신뢰도가 당락의 가장 큰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마를 저울질 하는 교수들도 늘고 있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국립대 총장은 해당 대학
여섯 살 짜리 어린 아이가 엄마 흉내를 낸다. 급하게 머리끈을 찾는데 용케도 끈 꾸러미를 찾아온다. 변화를 주기 위해 그네 밀기를 앞에서 해주었다. 좀 힘들긴 했지만 까르르 웃는 아기의 웃음 소리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 재미있게 그네를 타다가 내 표정을 읽었는지 다급하게 줄을 잡고 내려온다. 어린 아이의 행동은 모두가 동화처럼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나는 세상이 되길 빌어본다. 공공기관에 키즈 룸을 설치했다. 엄마가 두 자녀 손을 잡고 출근하여 근무할 수 있었다. 동화책과 장난감 그리고 업무용 책상과 컴퓨터 전화기 등이 모두 설치되어 있었다. 자녀를 돌보며 업무 처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안정감을 찾았고 엄마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일명 '자녀동반근무제'를 실시한 것이다. 이런 복지는 권장할만한 제도이다. 어릴 때 엄마는 털옷 짜는 일을 하셨다. 나는 그 옆에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었다. 내 기억으로 엄마가 자주 나를 보시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공간에 있다는 것 때문에 나는 크게 보채지 않았다. 내가 집중력이 있는 것은 어린 시절 장시간 엄마의 보호 아래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충북일보] 청주시 2쓰레기매립장 예산이 부활의 물꼬를 텄다. 청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에서 전액 삭감됐던 예산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무소속 의원의 1표가 생사를 갈랐다. '1석의 반전'이었다. *** 스스로 빛나는 항성이 돼야 청주시의회 예결위는 지난 15일 집행부가 제출한 올해 2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했다. 그리고 사흘 전 도시건설위가 삭감한 2매립장 관련 예산 64억여 원을 모두 되살렸다. 생각 못한 초유의 반전이었다. 예결위원들은 이날 3시간 가까이 심사를 진행했다. 집행부를 상대로 매립장 조성 방식 변경 이유를 따져 물었다.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바뀐 배경을 집중 질의했다. 침출수와 악취 발생 우려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결위는 집행부가 제출한 매립장 예산을 원안 의결했다. 전체 예결위원 15명 중 8명이 예산 부활에 찬성했다. 19일 열리는 본회의 최종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여기만 통과하면 첫 삽을 뜰 수 있다. 청주시는 2매립장 예산이 본회의를 통과하길 기대하고 있다. 통과를 가정해 오는 11월부터 매립장 조성 계획도 세웠다. 서두르면 2020년 말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계획보다 1년 6개
높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선선한 바람이 가을의 소리를 느끼게 한다. 다음 주가 지나면 예년보다 유난히 긴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하지 못했던 여행, 휴식, 자기계발 등 다양한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긴 명절만큼 즐거움도 크지만 명절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명절증후군'이 주목 받기도 한다. 명절 증후군은 공식 병명은 아니지만 명절 때 받는 정신적 또는 육체적 스트레스로 증상을 말하는데 장시간의 귀향 과정, 가사노동 등의 신체적 피로와 성 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피로, 우울, 호흡곤란 등의 정신적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 했었다. 이렇게 과거에는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주부들에게 한정되어 쓰이던 말이었는데 최근에는 미혼남녀, 취업준비생과 시험을 앞둔 청소년까지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고 한다. 물론 명절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을 모시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들을 만나 서로의 일상과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서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강원도 강릉,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10대 집단 폭행 사건'의 보도를 보면서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토록 잔인한 집단폭행 사건에 쉽게 노출되었나 싶다. 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세계적으로 안전한 치안 끝판왕, 치안 1위 국가가 아닌가. 청소년 문제는 어제오늘의 갑자기 일어난 상황이 아닌 세계역사와 사회가 지속하는 한 계속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사건으로 관계 장관 회의의 소집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대책을 논의 하기에 이르렀다. 여러 가지 대책 중 필자의 눈에 띈것은 소년법 폐지와 연령의 하향 조정 등의 검토문제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향후 법률의 개정과 관련된 토의와 검토는 장시간을 두고 추진 되어야 할 것이다.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수사하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이러한 가슴 아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의 분석, 효과적인 예방체계를 수립하는 것도 물론이다. 여론과 분위기에 편승해,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만 한다는,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이 주어져야 정의가 바로 선다는 논리와 정답을 구하는 방식
[충북일보] 충청권 행정협의회가 2014년 이후 3년 만에 청주 오송에서 열렸다. 충청권 공동 현안에 대한 논의로 진행됐다. 하지만 세종역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지난주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8개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중부권 시대', '새 수도권 시대'를 앞장서 이끌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충청권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충청권 행정협의회는 지난 1995년 '지방자치법 제152조'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와 관련된 사무의 일부를 공동으로 처리해 충청권역의 균형발전과 광역행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12년 세종시 출범에 따라 현재 4개 광역지자체가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완화에 공동대응하고 행복중심복합도시 건설과 청주공항 활성화 등 충청권 공동현안에 대한 협의 창구 기능을 해왔다. 행복중심복합도시 건설과 청주공항 활성화 등 충청권 공동현안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KTX 세종역 건설 등 지자체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는 등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퇴근 후 근로자들에게 각종 통신수단을 사용하여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이 근로자의 '쉴'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관련 내용을 조사 한 결과, 직장인 85%가 퇴근 후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퇴근 후 쉬어야 하는 근로자들이 이러한 업무지시 때문에 '쉴'권리를 박탈 당하고 있는 것이다. 메신저로 주어지는 업무들 때문에 많은 근로자들은 직장과 가정의 구분이 모호해 지고, 하루 종일 메신저에 신경 써야 하는, 퇴근을 했음에도 진정한 의미의 퇴근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업무처리에 있어 메신저의 활용은 효율성을 높여주는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원거리 사람들과 직접 대면 할 필요 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하기도 하고, 급히 공유해야 하는 문서들을 출력해서 나눠 줄 필요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공유할 수 있으니,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매우 좋은 도구이다. 그러나 이렇게 편리한 도구가 퇴근을 하면 근로자들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족쇄'가 되어 버린다. 가족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있는 사이 메신저 알림음이 울리면 득달같이 핸드폰을 집어 들고 메신저를 확인해야 한다. 별거
대마도는 과연 어떤 섬인가. 부산에서 배를 타면 1시간 10분, 일본 나가사키현에 속해 있으며 부산까지 49.5㎞다. 일본 본토보다 한반도가 훨씬 가까운 섬이다. 맑은 날이면 대마도에서 부산의 야경이 그림처럼 보인다. 일본에서 쓰시마라고 부르는 대마도, 그 역사는 언제 부터이며 또 우리와는 어떤 연을 지니고 있을까. 한국 역사에서 대마도는 왜구(倭寇)로 기록 된다. 이들은 신라 때부터 한반도 해안에 상륙하여 노략질을 하고 부녀자들을 납치했으며 식량을 빼앗아 갔다. 그런데 왜구들은 고려 말부터 조공을 바치고 대신 곡식을 답례로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원종 때 두 차례에 걸친 일본원정 때는 려.몽연합군이 대마도에 상륙하기도 했다. 고려 말 왜구들의 해안 침공은 규모가 커졌다. 당시 왜구들은 남해안과 서해안 여러 마을을 습격하여 많은 피해를 입혔다. 조선 조정은 왜구들의 회유책으로 벼슬을 내리기도 했다. 대마도 번주(蕃主)들이 임명될 때 마다 교지(敎旨)를 내린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 시기는 조선의 속령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세종 때에는 이종무(李從茂)가 군선을 이끌고 대마도 원정에 나선 바 있다. 그런데 조선이 방치하자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 신발장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곳에 오래된 구두 한 켤레가 있다. 납작한 신발들은 구두코가 안쪽을 향하여 나란히 있지만 오래된 굽 높은 구두 오직 한 켤레만 구두코가 바깥쪽을 향하여 언제라도 뚜벅뚜벅 걸어 나올 자세로 준비되어 있다. 오래된 구두지만 결코 낡거나 더럽지 않고 새 것처럼 반짝반짝 정갈하고 품위 있고 아름답고 우아하기까지 하다. 나의 작은 키는 늘 콤플렉스였다. 꼭 한 뼘만 컸으면 하는 소망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기에 나의 이상형은 훤칠한 키를 가진 사람 이였다. 그러나 그 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키가 고만고만한 사람과 결혼했다. 모든 것이 서투르고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어려워서 허둥대던 결혼 생활은 키 작은 나의 콤플렉스를 잊게 해 주었다. 아이들 키가 내 키보다 더 커져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을 무렵 우연히 결혼 후 소식이 끊긴 친구를 보았다. 내가 올려다보아야 할 만큼 큰 키에 굽 높은 신발을 신은 그는 우아하고 아름다웠으면 당당해 보였다. 반가웠지만 감히 내가 너의 친구라고 나설 수가 없었다. 초라한 내 모습에 얼른 자리를 피해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가 신은 굽 높은 구두가 자꾸 눈에 아른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