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경찰의 피의자 수사과정에서 남용되는 긴급체포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충북경찰의 긴급체포 관행에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 긴급체포 뒤 영장 신청 없이 석방되는 경우도 많다. 비율로만 보면 전국 상위권에 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선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지적도 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경기 광주갑)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북경찰의 긴급체포 후 석방률은 아주 높다. 올해도 182명의 피의자가 긴급체포 됐다. 하지만 50%에 해당하는 91명이 석방됐다. 긴급체포는 검사나 사법경찰이 사형이나 무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을 근거가 충분하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제도다.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면 즉시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체포 뒤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석방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검사의 승인 및 보고만으로 영장신청 없이 석방하는 관행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충북에서 발생한 긴급체포 사례를 보면 30% 넘는
모든 사람은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 행복한 삶에 직결되는 것이 바로 삶의 질인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개발이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개발로 인해서 항상 뒤따라오는 것이 환경문제인데 이러한 환경문제가 비단 대규모 개발 사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소규모 건축현장은 물론 도시외곽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규모 공사들로 인해 알게 모르게 발생되는 오염, 경관 파괴 등도 모두 환경문제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사실 환경문제는 개발이 어느 수준 이상 진행된 후 일어나는 것이 보편적이다. 과거에 먹고 살기 어려울 때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고 삶의 질을 논할 단계가 되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비로소 인식을 한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폐수ㆍ소음ㆍ대기오염 등의 문제가 왜 문제가 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사회적인 관심사로 등장하는 빈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분위기가 흘러 우리 사회는 '환경은 무조건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인식 속에 한번 파괴된 환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배해져가고 있다. 이런 견해
올해는 추석연휴가 사상 가장 긴 10일이나 되다 보니 외국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았다. "승용차가 줄어들거나 분산되니 올해는 느긋하게 고향을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세상 물정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기자도 내심 이렇게 기대했다. 하지만 '혹시나'는 금세 '역시나'로 바뀌었다. 교통대란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국민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 평소 차고지에 박혀있던 차량들까지 로마군단처럼 '남하(南下)'한 뒤 '북상(北上)'했다. 여기엔 '3일간 고속도로 통행료 공짜' 정책도 한몫했다. 그 바람에 '교통난리판' 서울이 싫어 지방으로 '피난' 온 기자같은 사람도 애꿎게 피해를 봤다. 대한민국의 모든 길은 서울로 올라간다. 그래서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걸 '상경(上京)'이라고 부르나 보다. 반대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건 "내려간다"고 한다. 해발고도가 100m도 안 되는 서울에서 200m의 추풍령으로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방 사람으로서, 참 듣기 거북한 표현이다. 이번 추석날 경북 경산에서 세종으로 오는 길에 모교인 영동군 추풍령초등학교와 계룡분교를 들렀다. 40여 년전 허름했던 학교 건물은 번듯하게 바뀌어 있었다. 한꺼번
'교토삼굴(狡·三窟)',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말로 완벽한 준비 뒤에는 뜻하지 않는 불행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근 충청북도 자치연수원에서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2018년~2022년 중기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했다. 주민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도정에 대한 주민 참여가 확대되는 등 행정환경 변화를 반영해 지난 3월 분야별 계획수립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후 타 시도 벤치마킹, 전문가 자문회의, 비전 및 전략목표 확정을 위한 TF팀 회의 등 6개월 동안의 긴 작업 끝에 최종 계획서를 완료했다. 중기발전계획에는 ①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양성, ②언제 어디서나 학습 가능한 연수체계 구축, ③새로운 미래가치를 선도하는 도민의 능력 개발, ④거버넌스·세계화 네트워크 구축, ⑤수요자 중심의 교육환경 조성 등 5개의 중점 전략과 20개 중점 추진과제가 담겨 있다. 이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앞으로 자치연수원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공무원 교육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역량강화 교육으로 진행된다.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공직 가치관을 함양하고 직무 전문성도 강화된다. 외국어 능력 제고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사
우리들은 점심이나 요깃거리로 먹을 것이 만만치 않을 때, '국수나 먹지'라고 한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국수란 말만 들어도 신물부터 올라오던 시절도 있었다. 그야말로 가난의 상징과도 같은 음식이다. 국수는 원래 그리 녹녹한 음식이 아니다. 밀 재배가 어렵던 옛날에는 쌀보다 밀가루가 더 귀하고 비쌌기에 성인, 결혼식 등에서나 먹을 수 있던 고급음식이었다. 밀 대신 메밀을 키워 녹두전분 등과 섞어 면으로 뽑아 먹었다. 이것이 막국수, 평양과 함흥냉면 등이다. 개화기 때 국수는 일본에서 제분기술이 유입되고 값싼 밀가루의 대량 반입으로부터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쉽게 여기는 국수는 "밀가루(白麵)는 백 년 동안 배워야 한다"고 할 정도로 면 요리의 본고장 중국에서조차 종류만 수백 가지가 넘는다. 밀가루 등을 반죽하고 얇게 밀어 가늘게 썰거나 틀에 눌러 길게 뽑아낸 면을 다시 삶아 찬물에 헹구어 움켜 올린 것을 국수라 하는데, 중국과 달리 쌀로 만든 떡을 병(餠), 국수를 면(麵)이라 한다. 정약용이 쓴 '아언각비'에서 밀가루(麵屑)는 곡물가루 중에서 가장 좋다는 의미로 진말(眞末), 메일가루는 목말(木末)로 구분했다.…
나관중의 소설 에서 유비는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와룡강으로 갑니다. 와룡강 숲에 접어들던 유비 일행은 공명의 친구 최주평 선생을 만나 차를 한 잔 나눕니다. "치세와 난세는 늘 공존합니다. 치세가 지속되면 좋겠지만, 언젠가 다시 난세가 찾아옵니다. 가뭄이 있으면 홍수가 찾아오는 것이 하늘의 이치입니다." 최주평 선생은 자연의 이치에 깃든 균형의 의미를 설파하고 있는 것이죠. 어딘가 조금 기운다 싶으면 자연은 이내 균형을 잡고 맙니다. 지난여름, 청주는 물난리로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겪게 되었지요. 고향 청주의 홍수 피해에 가슴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홍수가 나기 얼마 전, 전국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지요. 하늘을 향해 기우제라도 올려야 되지 않을까 다들 노심초사했던 적이 있었잖아요. 지나고 보면, 분명 비가 내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을요.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늘 화창한 날만 연일 계속 이어진다면, 그것은 가뭄이 드는 황량한 사막이겠지요.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한 마광수 교수의 소식은 또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도 없고 단순하지만 어쩐지 묘한 울림이 있는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나는 천당 가기 싫어 / 천당은 너무 밝대…
[충북일보]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 제도의 근본 개혁을 내걸고 출범했다. 지난 2009년 개원해 올해로 9년째다. 그동안 로스쿨을 통해 배출된 법조인만 수천 명이 넘는다. 그러나 모든 게 긍정적인 건 아니다. 최근 들어 되레 부정적 모습이 부각되고 있다. '돈스쿨'이란 오명도 쓰고 있다. 로스쿨 진학 준비부터 졸업 때까지 연평균 2천만 원 이상이 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되기까지 평균 5년 정도 걸린다. 이 기간 소요되는 비용을 환산하면 1억 원 이상 드는 셈이다. 기존의 사법시험 준비에서 합격까지 드는 비용의 두 배정도라고 한다. '로스쿨=돈스쿨'이란 등식은 이렇게 성립된다. 충북대 로스쿨 상황도 별로 좋지 않다. 우선 로스쿨 졸업생 취업률과 도내 출신 학생들의 입학률이 너무 저조하다. 그러다 보니 설립 취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도내 학생 입학률을 높여 도내 정주 변호사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충북대 로스쿨도 양질의 법조인 양성을 위해 지난 2009년 개원했다. 지역 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민에게 양질의 법조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타 시·도 로스쿨보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수도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집단을 형성하여 살게 되고 생활양식이나 지식, 행위, 가치 등에 따라 사회화가 진행되어 유산계급과 무산계급,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등으로 구분하게 되었다. 또 경제력, 수입, 직업, 교육정도, 문화에 따라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려 사회 계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회 계급은 점차 제도화되어 인도의 카스트제도, 중세 신분제, 조선시대의 양반제도가 만들어졌고, 사회 계층은 상위, 중위, 하위사회 등 계층을 형성하였다. 근대에 들어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모든 사람의 법 앞에 평등 이념과 기회균등의 사회 구조 개편으로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계층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사회이동은 한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사회적 위치로부터 다른 사회적 위치로 이동하는 것으로 지위, 수입, 소득의 변화뿐 아니라 의식의 변화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회이동의 개인적 요소로는 특기, 사회성 등이 있고 가정적 요인으로는 부모의 재력이나 사회적 위치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정도나 직업, 수입 등이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부를 기준으로 세계 상위1%는 5천만 명에 육박하고 대부분은 미국, 일본, 프랑스사람들이며, 스위스는
[충북일보] 충북도내 환자들의 지역 의료 불신이 커지고 있다. 동네 병·의원들의 잇단 오진 사례와 공공의료기관의 서비스 질 저하로 환자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지역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1차 의료기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불신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감기에 걸려도 대학병원을 찾는 형국이다. 수도권 원정 진료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상당수 지역 환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 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있다. 지역 내 병·의원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수도권 병원의 의료서비스 질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도내 환자들의 역외유출은 심각하다. 지난해 30만8천817명의 환자가 수도권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건보공단에서 지급된 진료비도 2천802억4천만 원에 달했다. 비급여 항목까지 더한다면 환자들의 의료비 지출 규모는 더욱 커진다. 지역 환자들의 원정 진료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대개 지역의료기관에 대한 불신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구체적으로 의료진과 의료장비 등에 대한 불신이다. 더 정확하고 확실한 치료를 통해 인식 전환을 이끌어 내야 한다
[충북일보] 무려 14년 전의 일이다. 충주 주재기자 시절, 한 여교사의 제보는 충격적이었다. 아픈 아이를 차에 태워 병원 앞에 도착했다. 아이를 차량에 두고 병원 접수를 마친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후미진 장소에 개 짖는 소리까지 도로변에 정차한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물론, 차량 뒷좌석에 있던 아이도 보이지 않았다. 임시 정차했던 장소 주변에 '견인 통보서'만 남아 있을 뿐 이었다. 당시 충주시청 교통관련 부서는 도로변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 차량을 견인했다. 견인된 차량은 충주시내 외곽 지역의 공터로 이동했다. 몸이 아파 뒷좌석에 누워 있었던 아이는 앞좌석 뒤 좁은 공간에 떨어져 울고 있었다. 후미진 공터에서는 사람만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른들도 무서워할 수 있을 정도의 공포였다. 여교사는 시청을 상대로 싸웠다. 시장의 사과도 요구했다. 지방지에 이어 중앙지까지 이 문제를 다뤘고, 급기야 여성가족부의 조사도 이뤄졌다. 언론은 충주시청의 과오만 부각시켰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이를 차량에 두고 내린 여교사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정
이번 추석은 유례없이 긴 소히 말하는 황금연휴였다. 한국남자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일'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젊을 때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서 가족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슬픈 존재가 남성이라는 기사였다. 한국남자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내용을 주로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한국의 남성들에게 이번 연휴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 즉 진정한 황금(?)연휴였다는 생각이 든다. 연휴가 시작하기 전 모든 수업의 학생들에게 '이번 연휴에는 부모님을 관찰하라'는 미션을 내렸다. 거창한 어떤 의미보다는 조금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였다. 필자는 긴 연휴 중 일정시간을 해외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이번 연휴의 인천공항은 정말 터져나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번 해외여행에서 부모님과 함께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해외에서도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가족과 함께 한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해도 추석이나 설처럼 연휴가 되면 가족끼리 둘러앉아서 송편도 만들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담소
앞으로 15일 후면 10·26을 맞는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정부장에게 저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38년이 흐른 지금 우린 많은 것을 얻었지만 많은 것을 잃은 측면도 없지 않다. 대통령이 저격당하는 정변으로 인해서 대통령 직선제 등 민주화를 이룬 반면 북한과의 핵 경쟁에서 완패함으로써 핵 인질로 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경제의 고도성장 체제도 약화되어 중국으로부터는 추월 위기에, 일본과는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특히 10·26이 박정희 정권의 핵개발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박정희의 심복 김재규가 박정희를 시해한 것은 미국이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 김재규를 활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적잖다. 김재규가 얼간이가 아닌 이상 박정희를 저격하고 중정 본부가 있는 남산을 옆에 두고 육군본부로 갔겠느냐는 데서부터 의문은 시작된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핵 개발을 저지하던 미국이 차지철과의 권력싸움에서 밀리던 김재규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설마 미국이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했겠느냐는 반론도 있지만 요즘 미국이 북핵을 막기 위해 총력전
긴 명절연휴를 보내면서 이런저런 책을 읽다가 오래된 책장에서 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펼쳐보았다. 책의 첫 장에 책을 산 동기를 적어놓는 버릇이 있어서 넘겨보니 '오랜만에 책을 구입했다.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하여.... 잠시 느리게 가보자!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할지라도, 아주 잠시 느리게 인간답게 생각해 보자! 한걸음….한걸음…. 2006. 5. 2' 이라고 적혀있었다. 대체 2006년 나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느리게 인간답게 생각한다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의 나는 인간답게 가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의문과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어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책의 서문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내던져진 삶이라는 전쟁터. 그 안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오직 이기기만을 위해 아옹다옹하는 낯선 내 모습을 발견할 때 떠오르는 생각.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나의 진짜 모습은 이게 아닌데….'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걸어보는 주문, "다시 한 번 고쳐 살아야지. 느리게 그리고 인간답게!" 서문을 읽고, 가만히 나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나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충북일보] 북핵 해결에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정책'과 '더 나쁜 정책'만 있다. 북한에 대한 예방적 군사공격은 쉽지 않다. 핵보유 용인은 더 어렵다. 한반도에 긴장감만 고조된다. *** 준비 부족은 비극을 부른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며 놀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탁월한 연기 때문이 아니다. 조선의 임금이 당한 능욕 때문도 아니다. 남한산성에 날아든 대포의 위력 때문이다. 영화에서 청의 홍타이지는 남한산성 내 행궁이 내려 보이는 곳에서 홍이포를 발사했다. 성벽이 파괴되고 임금의 처소까지 부서졌다. 인조는 결국 닷새 후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의 예'를 취했다. 남한산성은 천혜의 요새다. 성곽에 서면 한양 도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준비만 제대로 하면 어느 누구도 무너트리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데 제대로 된 방어 준비를 하지 못했다. 황급하다 보니 모든 면에서 소홀했다. 무엇보다 충분한 군사와 군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대 45일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당시 남한산성 내 조선군은 1만2천에서 1만8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시간은 점점 흘러 조선군은 혹독한 추위에 지쳐갔다. 사기는 최악이었다. 이즈음 청군의 홍이포가 성
이번 추석 연휴는 한글날에 대체 휴일까지 열흘씩이나 되는 휴일이 정말 길었다. 가뜩이나 운동량이 부족한 나에게는 살찌우기 쉬운 타이밍일 것이다. 연휴에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4대2로 러시아에 대한민국이 패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에 거의 하루 동안 실시간 검색어에 김주영 선수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유는 한 경기에 두 번이나 자책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김주영 선수에게는 좋지 않은 타이밍에 머리와 발을 갖다 댔기 때문에 그것도 두 번씩이나 자책골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 타이밍이 좋은 타이밍이어서 수비에 성공을 했었더라면 멋진 활약을 한 타이밍이 되었을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여러 매스컴에서는 기회의 타이밍으로 김주영 선수를 화두 삼아 기사들을 썼고 서로 클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여 무분별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화두에 놓인 김주영 선수의 실력부터 태도까지 그 기사들 밑에는 정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비난의 글들이 쇄도했다.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의 진화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매스컴을 접할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하여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과 비난도 쉽게 할 수 있다. 김주영 선수의 팬은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전기, 가스, 통신망은 이제는 없으면 불편한 중요한 요소들이다. 전기와 통신망이 없다면 모든 업무가 마비될 것이고 가스가 없다면 음식을 만들어 먹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요소들이 대부분 도로에 설치된다. 전기와 통신은 전주를, 가스는 가스관을 설치하는데 도로에 설치하기 위해서 도로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도로점용허가란 도로법 제61조에 따라 공작물·물건·그 밖의 시설을 신설·개축·변경 또는 제거하거나 그 밖의 사유로 도로(도로구역 포함)를 점용하는 것을 말한다. 도로점용허가를 받으면 도로법 제66조에 따라 관리청은 도로점용료를 징수하는데, 점용료는 도로법과 청주시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 등 징수 조례에 따라 전주 1개당 1년에 850원, 관로 1m당 관의 지름에 따라 200원에서 7천250원까지 발생한다. 한국전력의 한 해 매출액이 약 60조 원, 충청에너지서비스 경우 약 4천159억 원, LG유플러스 경우 약 11조 원이며, SK텔레콤은 약 17조 원으로 기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도로점용료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한국전력이나 충청에너지서비스 등은 도로법 시행령 제73조에 의거 전기공급과 가스공급
[충북일보] 길고 긴 추석연휴가 끝났다. 각종 담론도 오갔다. 안보 문제는 온 국민의 관심사였다. 내년 지방선거 관련 이야기도 큰 이슈였다. 정치권의 이합집산, 특히 보수 야당의 재정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국회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오는 12일부터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여당은 여전히 과거 정권의 적폐 청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야3당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꼼꼼히 따져볼 각오다. 여야의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시각은 점점 예민해지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아주 다른 접근법을 쓸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초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큰 소용돌이가 예상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국회는 곧바로 SOC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 규모를 확정짓는다. 충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내년 지역경제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예산 확보에 몰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SOC감축 의지는 분명하다. 내년도 충북지역 SOC사업비가 1천874억 원이나 줄어든 것도 일종의 증거다. 이시종 지사의 민선 6기 공약사업인 중부고속도로(남이~호법) 구간 확장 착공비 500억 원은 전액
제주도를 다녀왔다. 친구와 갔을 때, 가족이랑 갔을 때 , 단체 여행일 때 모두 특징이 있고 느낌이 달랐다. 물론 코스도 누구와 같이 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친구와 갔을 때는 본태 뮤지엄을 갔고 가족과 갔을 때는 미로찾기를 했었다. 이번 단체여행은 주로 걷기를 했다. 끝없이 걸었다. 7번 올래길, 에코랜드 3번째 정거장에서 내려 곶자왈 걷기, 용머리 해안 돌기 등 걷고 또 걸었다. 용머리 해안을 돌며 놀라운 발견을 했다. 30년전 이 곳에 왔을 때 파도에 휩쓸릴 듯 위험하고 무서웠었다. 그런 데 이번에는 넓은 신작로를 걷는 것처럼 편안하고 주변을 볼 수 있었다. 마치 그랜드캐니언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했다. 옆에 있는 분에게 나의 이런 변화를 말했더니 그 분도 색다른 느낌이 와서 놀랍다고 했다. 여행은 여유를 갖고 해야 제대로 된 정서가 우러나오는 것이다. 다랑쉬 오름 정상의 소사나무 군락은 그 곳에 머물러 있고 싶을 만큼 절경이었다. 분재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가 군락으로 숲을 이루었으니 가히 놀랄만한 일이다. 천지연폭포에 들어섰을 때 한여름밤 야외음악당에서 관현악 연주회를 했던 기억이 났다. 숲 사이로 떠오른 달과 어우러진 연주회는 다시 얻기 어
사람이 태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성(性) 씨와 항(行)렬을 따져 이름을 지어주는데 출생 후 1개월 전에 출생신고로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 후 가족집안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좋건 싫건 자기를 나타내고, 남이 자기를 인식하는 수단이 된다. 최근 개명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개명을 원하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귀화자가 증가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줄이고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하는 경우가 급속히 많아지고 있다. 작명을 잘못해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는 이름이 있다. 예를 들면 '조하자', '김순경', '권태기' 등이 있다. 또 순자, 영자, 숙자, 말자 등 이름이 촌스럽다고 생각해 개명을 많이 하고 있다. 과거에는 개명 허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이름을 쉽게 바꾸는 것은 사회생활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이들이나 아주 특별한 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름을 잘 바꿔주지 않았다. 법원은 "이름이 사회성을 띠고 있는 만큼 개명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해야 한다"라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대
[충북일보] "굿바이 태릉~" '태릉 시대'의 막이 내리고 '진천 시대'가 새로 열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시대가 열렸다. 태릉국가대표선수촌은 반세기 넘게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요한 대회 때마다 스타 선수들을 발굴했다. 이제 진천선수촌이 뒤를 이어 국가대표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중심이 됐다. 진천선수촌이 지난 27일 개촌식을 갖고 진천시대의 막을 올렸다. 지난 2004년 12월 건립 계획 확정 후 13년 만에 완공됐다. 총 부지면적은 159만4천870㎡(건물면적 19만1천118㎡)로 태릉선수촌(31만 696㎡)의 5배 규모다. 태릉선수촌과 비교해 시설, 시스템, 수용인원 규모에서 3배 수준이다. 웨이트트레이닝센터도 300명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볼·야구장, 클레이 사격장, 정식 규격 럭비장, 벨로드롬, 실내 조정·카누훈련장, 스쿼시장 등도 새롭게 건립됐다. 훈련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외부에서 훈련해온 사이클, 럭비, 스쿼시 등의 종목도 훈련 가능하게 됐다. 메디컬센터와 스포츠과학센터고 부대시설로 들어서 선수들의 부상 및 치료,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부인과 검진상 배란장애, 자궁의 기질적 문제(자궁근종, 내막염 등)가 없는데도 임신이 잘 되지 않고 시험관임신 조차도 잘 되지 않는 젊은 여성환자들이 많이 있다. 1980년대생 이후의 여성은 식생활 자체가 완전 서구식인데 이것이 문제가 되며, 80년대생이 아니더라도 육류를 좋아하는 여성에게서 불임이 많다. 산성음식물로 인한 장내독소(엔도톡신, 산성의 질소잔류물)의 발생과 자궁(자궁내막)의 산성화가 불임을 유발한다. 자궁내막은 수정된 난자가 착상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사정을 통해 들어온 정자가 난자를 만나러 가는 과정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장소이다. 이 부위에 자궁근종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거나, 자궁내막증과 같은 혈액의 과도한 공급현상이 존재할 경우 정자가 난자로 이동하는데 장애를 만들고 결과적으로 수정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산성음식물로 분류된 고지방 고단백 육류 패스트후드 정크후드 인스턴트 가공식품 위주의 서구식은 우리몸을 산성을 띄게 만들고, 결국 이런 현상은 자궁내막의 분비조직에 이상을 초래하여 자궁내막을 산성화시킨다. 산성화된 자궁내막은 내막증을 일으킨던가 만성적인 염증증후군인 만성칸디다증을 유발(지속·반복적 자궁의 염증
처음엔 그저 톱스타였던 이효리가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다. 그 많던 열애설을 뒤로 하고 인디음악 매니아층 사이에서나 알려져 있던 일반인들은 금시초문인 뮤지션과 결혼하고 또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다.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톱스타가 서울에서 벗어나 관심으로부터 멀리 떨여져 있는 곳에서 일상을 지내는 모습이 궁금했다. 대한민국 젊은이든 은퇴자든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곳 제주도에서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했다. 그들의 제주도살이는 엿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누구나 꿈꾸던 삶을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한마디로 대박 소재였다. 톱스타인 이효리가 본인의 집을 열어 민박을 친다는 프로그램의 소재는 그 흔한 일상 엿보기의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일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더니 요즘 세대들의 감성과 맞닿으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폭발적인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 내며 종영을 했다. 담백하기 이를 데 없는 화면과 대화라고는 속삭이는 정도 말고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와중에도 최고의 예능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지막을 내려왔다. 치열한 야생의 연예계 속에서 누구나 되고 싶고 부러워하던 톱스타의 자리에서 조금
가을이 베란다 창을 타고 슬그머니 들어왔습니다. 가을이란 놈이 내 일상에 불쑥 이렇게 찾아오건만 나는 매번 깜짝 놀라곤 합니다. 여름 내내 나에게 평안을 안겨준 얇은 이불과 이별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가는 놈을 위하여 욕조에 물 받아 물장구치며 서로의 속살을 느꼈습니다. 하얗게 베란다에서 햇살 받는 녀석을 보노라니 떠나보내는 맘이 그리 서운하지만 않습니다. 그렇게 여름은 나의 곁을 떠났습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산다는 게 행복이지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란 많지 않습니다.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는 것이 변화에 대한 우리들의 최선이지요. 사람 사는 게 뭐 있겠어요. 실수투성이로 살면서도 매번 똑 같은 일이 닥치면 다시 같은 실수들을 반복하는 거지요. 그러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거지요. 이제 내 몸도 여름의 뜨겁던 날들이 훠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의 깊은 골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옷깃 여미며 뒤돌아보니 안개만 눈가에 잔뜩 서렸습니다. 살며 뭐했는지 도통 헛웃음만 나옵니다. 그동안 손에 모래를 들고 살았습니다. 주먹 쥔 모래는 잡을수록 더 빠져만 나갔습니다.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번번이 바보같이 살았습니다. 그래도 더러는 꽃피고 더러는 열매 맺어 웃던
처음 종합병원에 가보면 안그래도 불안하고 걱정되어 찾은 병원이 너무 복잡하여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아픈 사람은 왜 이리 많으며 어디가 어디인지 찾아가기도 쉽지 않고, 어렵게 찾아가면 거기가 아니고 다른 곳부터 들러야 하고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병원 입장에서는 한분이라도 더 편하게 찾아오게 만들어야 하겠지만 나름 가장 합리적으로 만들어 둔 구조이며 더 단순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아무 순서 없이 여기저기로 편하게 들어오셔서 기다리면 당장은 모르지만 순서가 더 엉키고 실제 기다리는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종합병원은 대부분 집에서 직접 찾아오시지 않고, 동네의원에서 소개를 받아 방문하게 된다. '진료협력센터'혹은 '진료의뢰/회송센터'같은 곳은 다른 병원과 연락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처음부터 '안내'를 찾아가서 자꾸 물어보시는 것이 가장 좋다. 처음 진료이든 두, 세번째 진료이든 간에 병원에 처음 오시면 '접수'를 해야 하고, 진료협력센터에서 해 드리기도 하지만 주로 원무과가 담당한다. 아주 예전에 응급실에 인턴으로 근무할 때 응급환자가 도착하면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급히 뛰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안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께서도 나를 낳으실 무렵 주변 어른들께 그런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산모의 허약해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이 정성을 쏟는 전통적 산후조리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그러나 가족기능이 약화된 현대사회에서 가족에게 산후조리를 받는 것은 힘들어 졌다. 산후조리서비스업이 성행하는 이유도 이러한 시대변화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17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8월 충북 출생아 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11% 감소했다. 이처럼 신생아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어 인구재앙이 현실화될 우려가 크다.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와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국정 목표가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춰 충북도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을 확대한다. 2006년부터 정부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 사업은 현재 기준중위소득 80% 이하(4명 기준 월소득 357만천 원 이하) 출산가정에 건강관리사를 파견해…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