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정 - 청주시 강서1동 주민센터 주무관 이연정 나는 올해 3월 발령을 받아 강서1동 주민센터에서 7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공직사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청렴에 대해 청렴하지 않은 것은 나쁜 것이라고만 인식하고 있었을 뿐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지금은 청렴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듣고 청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됐고, 청렴은 공무원의 의무 중 하나인 만큼 공무원이라는 직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외국에서 시행하는 청렴 정책을 소개하면 어떨까 생각을 하던 중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올해 2월에도 2017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국가 순위는 180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51위를 기록했다. 반면 뉴질랜드의 경우 89점으로 1위, 덴마크가 88점으로 2위, 핀란드·노르웨이·스위스가 85점으로 3위를 기록했는데 부패인식지수는 100점 만점에 70점대는 '사회적으로 투명한 상태', 50점대
[충북일보] 지방자치의 날(10월 29일)을 맞아 경북 경주에서 지방자치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풀뿌리 주민자치를 확산하기 위한 주요 정책과 우수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다. 지방 4대 협의체장들이 지역주권과 주민주권 실현을 위한 '자치분권 경주선언'도 발표했다. 충북도 참여해 중앙과 지방 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게 중앙에 집중돼 있는 현실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지방자치의 날'이라는 법정기념일까지 만들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정부의 소극적 실천 의지가 한계를 만든 셈이다. 지방자치의 목적은 지방자치법에 규정돼 있다. 지역의 균형발전과 국가의 민주발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방자치의 날 제정 목적 역시 다르지 않다.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1952년 처음 시행됐다. 하지만 1961년 중단됐다. 2012년 다시 제정됐다. 1991년 부활한 지방자치제 성과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현 정부의 자치분권 계획은 다소 희망적이다. 정부는 최근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내놨다. 자치분권에 대한 구
[충북일보] 충청권이 KTX 세종역 신설 이슈로 시끄럽다. 어떤 정치인은 말을 바꾸며 신뢰를 잃고 있다. 어떤 정치인은 엉뚱한 논리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을 떠올린다. *** 말엔 반드시 책임 따라야 세종역 신설 발언을 한 정치인들에게 고(告)한다. 충청권 상생 약속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최근 일련의 세종역 관련 발언을 살피면 정치신뢰가 과연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믿음이 없으니 설 수가 없다. 갈수록 깜깜해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발언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KTX 세종역 신설 이슈만큼이나 폭발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9월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 충북지역 비전창조릴레이(합동연설회)'장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오송역 유치 직접 당사자로 등장했다. 이 대표는 당시 연설문에서 "제가 총리로 있을 때 오송역 분기점을 과감히 결정했다. 그래서 호남선도, 경부선도 연결돼 청주가 교통 중심이 됐다. 이제 세종시가 착공했다. 오송역에서 10분이면 세종시까지 간다. 청주에서 오송역까지도 10분이면 간다. 참여정부 들어서 진짜로 충북을 우리나라의 중심에 갖다 놨다"며 지지를 호소
올해 초부터 등장한 증산돌격운동을 북한은 최근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운동은 북한체제 성립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다. 어쩌면 북한의 역사는 대중운동의 역사라고 불릴 정도로 끊임없이 진행해 왔다. 김정은시대에 들어 와서도 70일 전투, 200일 전투라는 대중운동이 진행한 적이 있다. 특히 2017년도에 시작한 만리마운동은 북한은 야심차게 진행했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운동이었다. 만리마속도전, 강원도정신 등 경제성장을 위한 각종 구호와 독려가 이어졌지만 별로 성과가 없었다. 만리마선구자대회 개최를 공언했지만 당시 열지 못했다. 사회주의국가들은 경제성장과 내부적 결집을 위해 종종 대중운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처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된 사례들은 찾기 힘들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중운동은 천리마운동이다. 1957년부터 시작된 인민경제5개년계획(1957~1961)에서 시작된 천리마운동은 당의 지도와 인민대중의 열의가 결합돼 북한 사회주의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천리마운동은 공업, 농업,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사상혁명, 문화혁명, 기술혁명을 일으키게 했고 생산력 발
가을의 숲속은 여기저기 피어나는 버섯들로 잔치마당이다. 한해의 결실을 맺기 위한 버섯들의 향연이 숲속 대지에서 펼쳐진다. 지구상에 1만4천 종류의 버섯들 중에 100가지 정도가 식용할 수 있다. 식물종으로 보면 의외로 많이 먹을 수 있다. 버섯은 시대에 따라 사람 입맛이 제각이고 또 나라와 민족에 따라 최고로 여기는 것이 모두 다르다. 버섯에 대해 사람들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대지의 음식물', '요정들의 화신'으로 여겼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버섯을 '신들의 음식'으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버섯은 신의 아들임과 동시에 번갯불과 천둥과 함께 지상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영지버섯을 최고의 불로초라 여겼는데 사마천의 '사기'에 처음 기록됐다. 고대 그리스에도 야생버섯을 채취해 먹었는데 버섯이름이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로마제국의 네로황제는 달걀버섯을 받치는 사람에게 "버섯 무게만큼의 황금을 줬다"고 해 황금버섯으로 불렀다. 기원전 5천300년대 신농씨가 지은 것으로 동한시대에 편찬된 '신농본초경'에는 "여러 버섯들은 교지(베트남북부)에서 나온다"며 영지버섯을 상중하품으로 나누고, 그 중에 상품은 '생명을
한 때는 누구나 어느 분야에 능력만 갖추면 별다른 스펙 없이도 쉽사리 취직이 보장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남다른 학력, 스펙을 갖추고도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할 직장을 구하기란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즈막, 대학 졸업 후 직장 구하기에 안간힘 쓰는 젊은이들이 왠지 안쓰럽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기피하던 중소기업마저도 전과 달리 이젠 취업문이 현저히 좁아졌다고 한다. 지인 딸은 대학 졸업 후, 수 십여 군데 이력서를 냈으나 단 한군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젊은이들의 극심한 취업난을 겪노라니 언젠가 모 미술관에서 관람한 지석철 화가의 '부재의 서사(ANarrative of Absence)'라는 개인전에서 본 그림이 떠올랐다. 그의 그림은 전람회 제목처럼 '부재의 서사(ANarrative of Absence)' 다웠다. 인간 존재의 은유라는 점에서 더욱 그 그림들이 심금에 와 닿는다. 특히 도심지 한복판 빌딩 꼭대기 허공 위에 덩그렇게 놓인 의자 그림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재( Absence)'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다. 그림 속 의자는 인간 내면을
[충북일보] 성공적인 지방자치는 지방정부의 자치역량과 비례한다. 하지만 아직도 행정과 재정 권한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돼 있다. 여전히 국가사무에 대한 중앙정부의 권한 비중이 매우 크다. 대략 80% 대 20%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과도하게 집중된 중앙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 그래야 수요자 중심의 행정서비스를 바르게 구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주민생활 편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지방이양일괄법'의 국무회의 통과 의미는 아주 크다. 지방의 삶을 바꾸고 자치분권의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이양일괄법은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 일괄 이양을 위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 66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뜻한다. 이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19개 부처 소관 법률의 571개 사무가 지방에 이양된다. 신속한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단 분권으로 가는 큰 걸음을 뗀 셈이다. 지방이양일괄법은 분권으로 가는 첫발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실질적인 첫 조치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문제는 차질 없는 진행이다. 행정안전부 입법예고를 거쳐 연내 법 제정을 마쳐야 한다. 하지
이른 아침 초인종이 울렸다. 깜짝 놀라 통화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보니 같은 라인에 이사 온 직장 동료다. 웬일인가 싶어 현관문을 여는 내게 쇼핑백을 안겨줬다. 의아해 하는 내 모습을 보며 호박범벅을 좋아할지 모르지만 먹어보란다. 고맙다는 말만하고 염치불구하고 덥석 받아 들었다. 집안으로 들어 와 펼쳐보니 호박범벅과 찰밥이다. 우선 호박범벅부터 끌어 당겼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그 맛에 뿅 갔다. 팥과 울타리 콩을 넣어 씹히는 고소함과 호박의 달달한 맛이 내 입맛에 딱 맞아 먹고 또 먹었다. 김치국과 함께 먹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호박범벅을 무척 좋아하기에 언제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몇 해 전 잇몸 수술을 하고 난 후 호박범벅을 해 먹었을 때는 이 맛이 아니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해도 사람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랬을까 모르겠다. 아마도 음식 솜씨가 뛰어난 동료가 해 준 음식이라 더 맛난 모양이다. 그러한 동료가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어린 시절엔 시골집 담장위로 기어 올라가는 무성한 호박덩굴을 제쳐가며 찬거리를 장만했다. 늘 집 안팎의 담장 밑을 기웃거리며 애호박과 호박잎을 따서…
형체 없는 바람이 때를 기다린 듯 내 몸을 빌려 한참을 울고 간다. 홍고린 엘스(Khongoryn Els)에서 만난 바람, 내게 허락도 구하지 않고 내 몸 여기저기로 쏟아져 들어와 자리를 잡더니 점퍼 속에서 머리카락 위에서 마구 통곡을 한다. 망연히 서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지나치기를 기다린다. 잠시 바람이 멈춘 틈을 타서 사막을 오른다. 그러나 또다시 사막에 흩뿌려지는 앙칼진 바람은 온 몸을 난타해 정신을 멍하게 한다. 여기는 고비의 끝없는 사구가 펼쳐진 곳이다. 홍고린 엘스는 '노래하는 언덕'이라 는 뜻이란다. 바람에 몸을 싣고 알타이 산맥을 넘어온 모래 알갱이가 내려앉아 이 거대한 모래 언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높이가 300여 m에 이르며 폭 12㎞, 길이 100㎞로 길게 펼쳐져 있는 이곳은 몽골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장엄한 모래 언덕중 하나라고 한다. 모래 언덕을 오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발이 사구의 몸속으로 푹푹 빠지고 바람은 몸을 때리며 물러설 기세가 없다. 만만하게 봤던 곳이 내 온몸의 힘을 다 앗아간다. 저질체력으로 소문난 나를 보며 일행들은 작은 언덕을 도전하라고 조언을 했다. 그러나 나는 한사코 제일 높은 언덕을 오르겠다고…
덜커덩, 덜커덩, 레일에서 전해져오는 정겨운 이 소리를 들은 지가 10년도 넘은 것 같다. 초가을 냄새가 낮게 깔린 아침, 제천에서 청량리행 무궁화 열차를 타고 레일 위를 달려간다. 우리 일행이 서울구경에 나선 것은 모두가 몇 십 년 만에 찾아가는 궁궐 투어를 위해서다. 지하철을 이용해 창덕궁에 도착하니 한복을 입은 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궁궐과 잘 어울리는 한복은 주로 외국인들이 추억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큰 복을 누리라는 뜻의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임진왜란으로 수난도 많이 겪었지만 정궁으로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필수 여행코스 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북은 경색돼 전쟁위기설까지 나돌았지만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으로 봄의 물꼬를 트면서 6·12 북미정상회담, 9·18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져 평화와 화해무드로 급변하면서 함께 잘 살자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남북 철도를 연결해 끊어진 민족의 대동맥을 이음으로써 한반도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자는 획기적인 프로젝트이다. 더 앞서 나아가 상상을 해보자면 제천역에서 충북선 기차를 타고 조치원을 거쳐 서울
항아리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움직이지도 않고, 서서 한없이 기다리는 삶 더우면 덥다고, 추우면 춥다고 말도 안하고 옹기종기 모여서 베풀어 가는 삶 비워도 늘 배가 부른 초연한 보물단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유전자 다변성 때문에 백신, 치료제 또는 숙주 등 다양한 공격에 대항하여 생존한다. 이런 유전적 다변성은 10~40년 주기로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발생시킨다. 2009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일으킨 돼지 유래 인플루엔자를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로 명명하여 2010년 유행의 종결 시까지 신종 감염병증후군으로 관리했다. 지금은 2009년의 신종플루를 계절인플루엔자로 관리하고 있고, 그 후 더 이상 신종인플루엔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근 계절인플루엔자의 발생변동과 국제적으로 꾸준히 AI(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이 발생하는 등 2009년과 같은 신종플루 대유행 가능성을 염려하는 상황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일반적인 예방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집단생활로 인플루엔자 발생·유행에 취약한 유치원·초등학생의 발병 예방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꼭 필요하다. 국내 인플루엔자 유행이 통상 12월부터 5월까지 발생하고 있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효과가 나타나고 평균 6개월 정도 효력이 유지되는 것을 고려해 가능하면 11월까지 예방접종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또
[충북일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2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발전과 지역언론의 역할이 강조된 자리였다. 주제 발표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의 대응'과 '지역혁신과 지역언론 역할과 과제' 두 가지로 나눠졌다. 두 주제 모두 지역언론인들이 계속 붙들어야 할 소중한 화두다. 지역언론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가 지역뉴스 생산이다. 지역뉴스를 통해 지역이슈를 생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슈 생산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의 말처럼 지역언론은 지자체와 주민, 지역과 정부를 연결하는 꿀벌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어렵게 생산된 지역뉴스가 지역독자와 접하지 못할 때가 많다. 지역민들이 지역의 이슈와 여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지역언론의 활성화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요소다. 당연히 지역언론 발전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물론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기금이나 뉴스저작권 같은 수익 증대 방안 외에 다른 생존방법도 있다. 그 중 제도화된 지원방안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 지역언론은…
내년도 사업계획이 공지되고 나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전에는 그래도 슬금슬금 눈치라도 보면서 행동했던 강림처사를 따르던 자들이 이제는 대놓고 어깨를 펴고 다녔다. 더구나 편 어깨에 기세까지 올려놓고 거들먹거렸다. 강림처사의 모습도 처음에 이곳으로 왔을 때보다 많이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금씩 변해서 늘 보던 사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사자들은 볼 때마다 놀라곤 했었다. "아니, 강림처사가 좀 이상해지지 않았나?" "글쎄. 매일 보다보니까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데." "처음엔 스마트하고 지적으로 보였는데…." "하긴 자네야 가끔 보니까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 그가 고개를 끄떡이다가말고 눈을 껌뻑이며 물었다. "변했다고 치자고.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보이나?" "얼굴에 욕심이 붙기 시작했어. 처음엔 눈빛이 변하는가 싶더니 볼이 나오더군. 그리고는 턱이 변했고. 지금은 처음의 모습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그가 다시 고개를 끄떡거렸다.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네. 아, 생각나네. 꽃도령이 왔다고 수군거리곤 했었지. 저승사자도 아름다울 수
후드득 새 한 마리 날갯짓하며 낮게 내려앉은 노을 속으로 날아갑니다. 바람 속에 색진 나뭇잎들이 반짝이며 떨어집니다. 지난 계절 기억의 속살들도 함께 내 가슴에 떨어집니다. 이렇게 떨어지는 것들이 나뭇잎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살아가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가을이 그렇게 가슴을 후벼 팝니다. 애써 기다리던 계절이지만 나에게 가을은 그리 낭만적이거나 멋지지 않습니다. 며칠 전 오랜 지인의 상갓집에서 종일 죽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야만 될 것 같아 이일 저일 다 제치고 반 상주 노릇을 했습니다. 사람 사는 게 그래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나름 이리저리 손을 보탰습니다. 제 마음은 그랬는데 알만한 후배가 웬 오지랖이냐 핀잔을 줍니다. 사람들은 그저 종종걸음으로 봉투하나 던져놓고 바삐 상갓집을 빠져나갑니다. 언제부턴가 서로에 대한 관심이 참 야박해졌습니다. 그렇게 쫓기듯 살아가는 모습들이 허다합니다. 자기는 평생 꺾이지 않을 것처럼 당당한 모습들입니다. 요즘 전화 받기가 겁이 날 때가 많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도처에서 지인들이 바람에 눕고 낙엽 졌다는 소식이 날아옵니다. 어제도 바람에 낙엽 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참 멍하니 정신을…
옥천 청산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대추타령'에는 농민들의 애환이 묻어있다. 옛날에도 보은, 청산 지역은 대추 주산지로서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었던 모양이다. 대추가 풍년 들면 과년한 딸자식을 출가시켜 근심을 덜었던 것인가. -비야 비야 오지 마라, 대추꽃이 떨어지면 청산, 보은 시악시 시집 못가 눈물 난다 대추는 신랑신부가 맞절하는 혼례상과 폐백 음식으로 등장한다. 사설이 긴 충남 서산 대추타령 속에는 부부금실과 다산(多産) 신앙을 담고 있다. -대추드렁사려 대추대추대추 / 충청간 대추 꿀맛이구려 / 자 신부신랑 잔치상에 이대추를 올랐으면 / 옥동자가 한쌍이요 금동자가 한쌍이요 / 장가들면 돈 잘 벌고 / 백년회로 언제든지 만만하게 살 것이니 / 있을 적에 다들사소아 / 대추대추장사려 지금처럼 흔한 사탕이 없던 시대, 대추는 달콤한 대용 식품이었다. 갓 시집을 온 새댁들은 시부모 몰래 서방님이 건네주는 대추를 입에 넣고 행복해 했다. 전라남도 진도 지방 대추 민요는 그윽한 정을 담고 있다. -꼬방꼬방 산꼬방에 대추 닷말 묻었드니 / 우리 동서 며느리가 서방 손부 문에 걸고 / 그 대추를 받아먹네 우리민족이 대추를 재배한 역사는 매우 오
도라지꽃 정여원 청주시인협회 그냥 그리워만 해야 합니다 불러도 안되고 더 더욱 가슴에 담아서도 안 됩니다 다가가서도 안 되고 들켜서도 안 됩니다 먼발치에서 가슴 졸이며 쳐다보는 것 그것만이 허락된 사랑 그래요 딱 한 가지 마음껏 누릴 수 있는건 가만히 이름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부를 수 있다는 것
지자체 소멸 위험 지수가 언론이나 방송매체에 오르내릴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전국의 군단위 소규모 지자체들은 소멸 위험, 소멸 고위험의 선명한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아기들의 새로운 울음소리는 귀해졌고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늘고 있는 지역의 상황을 보면 이들에게 더 많은 보살핌과 세심한 배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한다. 도시든 시골이든 학부모들의 기대는 비슷하다. 교육은 학교가 책임져 줬으면 좋겠고 더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진학을 교육의 성과라 여긴다. 한편에서는 지식중심, 입시중심 교육이 아이들의 심신을 지치게 하고 현재와 미래사회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힘은 키워주지 못한다는 비판과 그 뒤에 아이들의 조화로운 성장과 삶을 가꿔가는 능력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줄어드는 아이들의 수와 커져가는 관심 사이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하고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다.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은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 생활의 현장에서 탐색하고 호기심을 키우고 의
[충북일보] '서울 강서구 PC방살인사건'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도 흥분 상태다. '심신미약(心神微弱)을 이유로 처벌이 약해져선 안 된다'는 글에 100만 명 넘게 동의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동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20대 청년이 숨졌다. 손님으로 왔던 20대 후반의 김 모 씨가 흉기로 20대 초반의 아르바이트생을 찔러 살해했다. 청년의 응급조치를 맡았던 의사는 당시의 상황을 SNS로 상세히 알렸다. 응급 전문의의 입을 빌려 재현된 당시의 상황은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김 씨는 수사기관에서 우울증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수사기관은 그의 주장을 듣고 형법 10조의 심신미약에 해당하는지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구속된 김 씨는 국립법무병원에서 곧 정신감정을 받게 된다. 물론 김 씨가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만으로 감형을 받기는 어렵다. 현행 형법은 심신 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사람을 처벌하지 않거나 감형토록 하고 있다. 또한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나 심신미약자를 무조건 면책할 수도 없도록 하고 있다. 심신미약자를 정상인과 똑같이 처벌하기도 어렵다. 옥석을 구분하고, 악용
한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자리를 떠난 여자를 쫓아온 남자는 여자를 끌고가서 벽에 밀치고 입을 맞췄다. 잘생기고 부자이기까지한 남자의 애절한 표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남자가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게다가 감미로운 배경음악까지 등장한다. 여자의 손을 낚아채고 거칠게 밀어붙이는 것, 얼굴을 갑자기 상대 얼굴 바로 앞까지 가져다 대 여자를 놀라게 하는 것.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하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행위는 엄연히 데이트폭력이다. 이런 설정은 거의 드라마의 문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표현된다. 시청자들은 이를 보면서 드라마 속 스토리에 빠져 남자 주인공의 이런 행동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 느끼지 못한다. 드라마 속에서 거침없는 행동으로 남자가 여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을 '심쿵'하게 한다고 하는데, 현실에서 이렇게 하면 공포를 초래할 뿐이다.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드라마 속 데이트 폭력이 '낭만적이고' '설레는' 행위로 포장되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현실로 돌아와보자. 지난 3월 부산에서 한 남성이 기절한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는 CCTV 장면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데이트 폭력에 대
보은군 산외면에 백석리(白石里)라는 곳이 있다. 하얀 돌이 많이 있으므로 '흰돌'이라 하던 것이 변해 '흔들'이 되고 한자로 '백석(白石)'이라 표기했다고 전해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장갑리의 일부를 병합해 백석리가 됐다. 흰돌은 밝고 청결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마을 이름으로서 더할 수 없이 좋을 뿐만 아니라 성경에서도 깊은 뜻을 지닌 특별한 말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곳 지명을 처음 만들어 쓴 조상들은 어떤 의미로 이 이름을 지었을까? 이 마을에 흰돌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흔들바위가 있어서인지 정말로 궁금하다. 어떤 것이든 지명이 만들어지는 뿌리가 될 수는 있지만 지명이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변이되기 때문에 현재의 소리가 가진 의미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지명이나 또는 비슷한 음으로 변이된 지명들의 변이 과정을 비교 분석하면 통계적으로 더 타당하고 유의미한 뿌리를 찾아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인근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백현리(栢峴里)라는 마을이 있다. 성산(城山)의 밑이 되므로 잣고개라 했는데 한자로 백현(栢峴)이라 표기했으며 옛날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으로 이곳
평생을 교단에 서왔던 필자로서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견해를 자주 생각하는 편이다. 사실상 교육이나 일상생활은 그 뿌리가 하나인데 생활이 다변화 되다 보니 전문적으로 세상사를 세분화 하는 세상이 돼서 때때로 어쩌다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이분법적으로 경계선을 두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에서 각 교과별 담당이 따로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다만 아주 쉽게 생각해서 국어교과 담당자는 영어를 모르거나 해서는 안 되기라도 하는 건 아니잖나? 체육교사는 체육 외에는 다른 지식이나 상식을 몰라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니잖나? 우스갯말로 미술인은 물감만 먹고 사는 건 아니다. 물론 음악교과를 맡은 사람은 콩나물만 먹고 사는 게 아니다. 왜 굳이 이런 우스갯말까지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 사고방식에 지나칠 정도로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기에 그 점을 타개해 보려고 억지의 말까지 한다고 변명부터 해두고자 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다 알만한 내용이지만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다른 게 아니라 전문분야라는 건 다변화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분류됐을 뿐 인간의 삶 자체는 결국 한 뿌리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나는 아내가 아닌 다른 여인을 만나러 갔습니다. 내 아내의 권유에 의해서였습니다. 어느 날, 난데없이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 그녀를 사랑하잖아요. 인생은 짧아요. 당신은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해요." "근데, 여보. 난 당신을 사랑해."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그녀도 사랑하잖아요." 내 아내가 만나라고 한 다른 여자는 실은 내 어머니였습니다. 미망인이 되신 지 벌써 몇 년, 일과 가족을 핑계로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그날 밤, 나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같이 영화도 보고 저녁식사도 하자고 제안했지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혹시 나쁜 일은 아니지?" "그냥 엄마하고 단둘이 저녁도 먹고 영화도 보고 싶어서요. 괜찮겠어요?" 잠시 후, 어머니는 덤덤하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러자꾸나." 다음날 저녁, 일이 끝난 뒤 차를 몰고 어머니를 모시러 갔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첫 데이트를 하기 전에 갖게 되는 두근거림이라고나 할까요. 도착해서 보니 어머니도 다소 들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집 앞에 나와 기다리고 계셨는데, 근사한 옛 코트를 걸치고 머리도 다듬으
옛집 김나비 충북시인협회 성성한 바람이 구멍난 벽을 드나들며 수런거리고 마루 위를 부유하는 삐걱이던 그날이 먼지처럼 떨어지네 허물어져가는 담장 모서리엔 듬성듬성 피어 하늘 거리는 추억 오후의 햇살에 한 켠의 방을 내어준 뜨락엔 게으른 쥐들이 느릿느릿 굴러와 지나간 영상을 널어놓고 야금야금 목구멍 속으로 시린 기억을 밀어 넣는 그 집 이리저리 뜯긴 세월들이 바람에 밀려 감나무 아래 이끼 되어 쌓이고 그 위로 흔들리며 무너지는 비켜간 시간의 옛집
늙는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외모부터 매력을 잃는다. 모든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과 어울리길 좋아한다. 그래서 늙으면 사람이 붙질 않는다. 외롭다는 뜻이다. 아무리 외모가 흉해진다고 해도 힘이 있으면 서럽지 않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힘을 잃는다는 뜻이다. 모든 생명체는 살기 위해서 투쟁하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엄연한 사회에서 힘이 없다는 것은 자신을 지킬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보다 더 서러운 게 있다. 그게 바로 판단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관리할 능력이 없으면 없는 것만도 못하다. 그런 상태로 오래 살다가 보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사람은 짐승과 다르기 때문에 약한 노인을 보호해 주는 제도가 많다. 우선 병원에 가면 진찰료가 1천500원에 불과하다. 일반인이 내는 4천500원에 비하면 특혜를 받는 셈이다. 요즘 같은 가을에 속리산이라도 가면 어김없이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한다. 절 근처도 가지 않는데 왜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하느냐고 언쟁할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다 같은 국민인데 왜 우린 서울노인 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느냐고 따질 문제도 있다. 그게 바로 전철을 공짜로 타는 것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