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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0.25 17:40:40
  • 최종수정2018.10.25 17:40:40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옥천 청산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대추타령'에는 농민들의 애환이 묻어있다. 옛날에도 보은, 청산 지역은 대추 주산지로서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었던 모양이다. 대추가 풍년 들면 과년한 딸자식을 출가시켜 근심을 덜었던 것인가.

 -비야 비야 오지 마라, 대추꽃이 떨어지면 청산, 보은 시악시 시집 못가 눈물 난다

 대추는 신랑신부가 맞절하는 혼례상과 폐백 음식으로 등장한다. 사설이 긴 충남 서산 대추타령 속에는 부부금실과 다산(多産) 신앙을 담고 있다.

 -대추드렁사려 대추대추대추 / 충청간 대추 꿀맛이구려 / 자 신부신랑 잔치상에 이대추를 올랐으면 / 옥동자가 한쌍이요 금동자가 한쌍이요 / 장가들면 돈 잘 벌고 / 백년회로 언제든지 만만하게 살 것이니 / 있을 적에 다들사소아 / 대추대추장사려

 지금처럼 흔한 사탕이 없던 시대, 대추는 달콤한 대용 식품이었다. 갓 시집을 온 새댁들은 시부모 몰래 서방님이 건네주는 대추를 입에 넣고 행복해 했다. 전라남도 진도 지방 대추 민요는 그윽한 정을 담고 있다.

 -꼬방꼬방 산꼬방에 대추 닷말 묻었드니 / 우리 동서 며느리가 서방 손부 문에 걸고 / 그 대추를 받아먹네

 우리민족이 대추를 재배한 역사는 매우 오래 된 것 같다. 삼국유사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설화에는 '신선들이 먹는 과일'로 등장하고 있다.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은 배를 타고 항해해 가야국에 닿아 수로왕을 만난다. 그녀는 '옥황상제로부터 명을 받고 대추와 복숭아를 얻어 배필을 만나러 왔다고 사연을 말했다.

 -(전략) '너는 이 자리에서 곧 부모와 작별하고 그곳 가락국을 향해 떠나거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를 타고 멀리 나가 신선이 먹는 대추(蒸棗)를 구하고, 하늘로 가서 선계의 복숭아(蟠桃)를 얻은 후 마침내 이곳으로 달려와 용안을 뵙게 된 것입니다. (하략)

 대추나무는 신통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대추나무를 기르던 주인이 죽으면 그 해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한다.

 대추는 색이 붉다해 홍조(紅棗)라고 불린다. 찬 이슬을 맞고 가을 햇볕에 건조한 것이라야 양질이다. 한방에서는 효능이 좋아 기력부족, 통증, 불면증, 근육경련, 약물중독 등에 쓴다. 내장기능을 활성화 시켜 노화를 막아준다는 학설도 있다.

 고대 중국 전설에 태원왕(太原王)의 고사가 재미있다. 그가 젊었을 때 전쟁터에서 이틀간이나 굶고 헤매다 쓰러졌는데 어린 동자가 현몽해 대추를 먹으라고 일러주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마른 대추 한 봉지가 옆에 있었다. 왕이 대추를 먹었더니 기운이 생겨 살아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설화 영향인지 중국인들은 대추가 기력부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일로 여겨 무척 선호한다.

 전국축제로 자리 잡은 보은 대추축제가 올 해도 큰 성공을 거뒀다. 보은에는 올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법주사와 유서 깊은 신라 고성 삼년산성이 있다. 대추축제에 참석한 관광객들은 여러 유적을 관광하며 역사의 향에 젖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지난 주에 백제 계백장군과 5천결사대가 산화한 연산면에서 대추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연산 대추축제는 17년의 역사를 가진 충남의 대표적인 축제다.

 그런데 올 연산대추축제의 핫 이슈는 계백의 처절한 구국혼이 어린 '황산성(黃山城)'의 복원이었다고 한다. 국가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주민들이 성금을 거둬 성을 복원하자고 1천만 원을 시에 기탁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대추축제가 주민화합을 선도하고 고장의 역사를 발굴 선양하는 계기로 승화되고 있어 적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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