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어느덧 입춘이 지나고 있습니다. 햇살이 머무는 곳에는 새순이 돋아 겨우내 빨갛게 매달려있던 산수유 열매들이 후드득 집니다. 해묵은 겨울의 먼지만큼이나 덕지덕지 묻은 내 안의 게으름도 딱지 되어 떨어집니다. 이렇듯 한편에선 벌써 봄이 왔건만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바이러스로 시끄럽습니다. 우한으로부터 온 신종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우리는 손조차 잡기를 꺼리며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거리마다 하얗고 검은 마스크의 행렬이 바쁜 걸음을 재촉합니다. 멀리서 들리는 기침 소리에조차 불안한 눈빛들은 서로를 외면한 채 진저리를 칩니다. 대한민국은 다시 깊은 겨울로 들어섰습니다. 얼마 전 중국 우한에 사는 우리 교민들이 창궐하는 바이러스를 피해 한국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귀환은 절대 순탄치 않았습니다. 길을 막아선 플래카드에서는 증오와 혐오의 문구들이 가득했습니다. 언론은 갈등을 부추겼고 정치권은 그들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간 대한민국이 나라의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국민이 느끼는 불안은 어쩌면 당연하였습니다. 혐오와 배제의 바이러스가 신종
설 쇠러온 손녀가 사촌끼리 놀다 제 뜻대로 되지 않자 불같이 화를 내며 떼쓰고 우는 거다. 제 나름 설명을 하는데 그 설명이란 것이 어른 시각에서는 아무 일도 아니지만 제 입장에선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우리 내외는 우는 것조차 귀여워서 구경을 하는데 며늘애는 심각한 표정으로 아이를 데리고 훈육을 한다. 성깔이 이래서 유치원에서는 어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지 걱정이라며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제 할미를 닮았다고 불쑥 말하는 게 아닌가. 제 아빠는 어려서부터 순해빠졌었다. 셋방살이도 서러운데 제 또래 안집 손자에게 툭하면 맞고 우는 거다.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한번은 남편이 말했다. "00이가 때리면 주먹을 날리는 거야 이렇게, 알았지?" 하고 주먹질연습을 시켰다. 그랬더니 "주먹으로 때리면 00이가 아프잖아, 그러니까 손바닥으로 때릴 거야" 하고 말하는 거다. 그날도 아들은 주먹을 쥐었다 펴는 순간 먼저 들어온 펀치에 맞고 울었다. 그렇게 순해 빠졌으니 제 아비도 아니고, 밝고 좀체 화를 안 낸다는 제 어미도 아니고, 여유 있고 느린 제 할아버지도 아니라면 저 성깔은 정말 나를 닮았을까. 그러고 보니 나도 어
입춘(立春)이 지나 봄인가싶더니 한파가 몰려왔다. 이 추위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추위보다 더 힘들고 두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태가 이런데도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온적인 대처로 빈축을 사고 있다. WHO는 전 세계적 대유행(Pendemic)으로 번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묵살하였다. 그러나 여러 나라는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중국인에 한해서만 입국을 금지시켜 불안한 국민들은 전면적인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을 하고 있다. 중국 내 확산이 이렇게 커진 것은 발생초기 사람간의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는다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더구나 당국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런데 2003년 사스 때도 이와 같이 미숙하게 대처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었다. 역사적으로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근래에 사스, 메르스까지 더해져 전염병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은 커졌다. 여기에 각종 자연재해와 인간이 만든 재앙인 방사능, 환경오염, 전쟁 등으로 인류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나의 어린 시절 콜레라가 번지면 물을
함박눈 달샘 김영희 충북시인협회 겨울은 나무들의 보릿고개 눈 내리면 허기진 나무들이 하얀 쌀밥을 먹는다 하늘이 내린 고봉밥 추위에 떨다가 허겁지겁 먹으면 혹시라도 체할까 햇살은 숭늉을 만들어 준다
[충북일보] 한국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하 신종 코로나) 사태에 휘둘리고 있다. 내수는 물론이고 제조업 등 실물경제 전반에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충북에 미치는 후폭풍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식당 등 다중이 많이 찾는 곳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지속된 불경기에다 바이러스 감염·전파에 대한 걱정으로 손님들이 발길을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을 중심으로 내수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식당가의 충격이 가장 크다. 충북도내 식당가도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신종 코로나 사태 전 예약됐던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대학들 대부분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을 취소했다. 그 바람에 대학 인근 식당가에서 이뤄지던 뒤풀이도 물 건너갔다. 물론 배달시장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우한 교민들을 격리 수용하고 있는 진천군 덕산읍 혁신도시 상황은 처참하다. 상가마다 사람 보기가 힘들 정도로 인적이 끊겼다. 당분간 휴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악화 가능성은 훨씬 더 크다. 물론 진천군이 사태 진정에 나서고는 있다. 유입인구 감소와 농산물 판매
청렴은 공무원법에 명시된 공직자의 의무 중 하나이고 공무원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청렴'이었다. 사실 청렴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고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왜 교육도 주기적으로 하고 그 외 여러 가지 등으로 청렴을 강조하는지도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고 쉽게 와닿는 단어도 아니었다. 청렴이란 게 대체 무엇이기에, 청렴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생각했다.그러던 중 친구들과 영화 '조커'를 보게 됐는데 영화 속에서 전해주는 메시지를 통해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우울증과 어렸을 때 받은 가정폭력으로 신체적 질환을 앓고 있지만 일상 속에서는 코미디언을 꿈꾸며 광대로 살아간다. 그러다 결국 사람들의 편견과 무례함에 자신이 설자리가 없음을 깨닫고 모든 걸 내려놓으면서 악당이 된다. 영화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으려 노력을 해도 그걸 받아들이는 타인이 편견을 가진 시선으로 바라보고 선을 그어 버린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걸 전해주는 것 같았다. 영화 중 춤을 추며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에…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각국은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우리 국민들은 매우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2월 4일 09시를 기준으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를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환자는 16명이며, 세계적으로는 27개국 발생, 확진환자 2만619명, 사망 426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은 질병으로서의 신체적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피해도 함께 초래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독감과 에이즈바이러스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 혼합제가 증상을 호전시킨 사례가 발표되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개발중에 있다. 또한 우한교민의 국내 격리 수용과 관련해 천안시에서 진천과 아산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갈등을 초래하였다. 경제적으로 세계의 부품생산공장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의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중국산 부품과 소재를 공급받는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 산업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마스크의 매점매석으로 인한 가격폭등과 주문취소 등 국민생활경제에도 피해를 발생
얼마 전 다녀온 터키 여행의 가이드는 장씨 성을 가진 스물일곱의 순박한 청년이었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좀 어설펐지만, 자신의 목표와 가치관은 고객을 오직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하는 말에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옵션 강요도, 쇼핑센터 직전의 물건 홍보도 없었다. 그런데 여행지 설명보다는 긴 시간의 이동으로 피곤했는지 맨 앞자리에서 졸고 있을 때가 더 많았다. 남부 도시 안탈리아에서 파묵칼레로 이동할 때였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와가니 제법 큰 도시가 나타났다. 그때 잠에서 퍼뜩 깬 가이드가 갑자기 설명을 시작했다. 뒷자리에서 슬쩍 넘겨다보니 안내 책자를 읽고 있는 참이었다. "이 도시는 인구 500명이며…." 우리 일행은 순간 의아하여 창밖을 목을 빼고 바라보았다. 청주보다도 제법 큰 도시였다. 500명밖에 안 산다고? 버스에서 내려 우리는 다시 가이드에게 물었다. "한눈에 봐도 인구 50만은 되겠던데요·" 당황한 장가이드는 다른 일행의 나이 지긋한 가이드에게 허겁지겁 다녀오더니 이렇게 정정했다. "죄송합니다. 도시 인구가 5억이랍니다." "네?" 우리는 그의 대답에 더 놀랐다. 일행 중 한 사람이…
태양 빛에 혹하여 강한 집념으로 작품을 창작한 클로드 모네(1840-1926)이다. 그는 '빛은 곧 색채'라는 신념으로 빛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을 면밀히 탐색했다. 태양이 떠올라서 서녘으로 질 때까지 빛에 집착한 그의 의지를 작품 '수련'에서 엿볼 수 있다. 1897년부터 세상을 떠난 1926년까지 그가 매달린 '수련'연작이다. 오로지 이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오십이 넘어서 파리 근교 도시 지베르니로 이사해 정원에 연못을 만들었다. 당시 그는 서양에서는 흔치 않은 정원의 연못을 만들었는데 이는 수련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연못 위에 만든 일본식 아취형의 다리 위에서 그는 연꽃을 감상하며 빛이 비치는 자연의 생동감과 아름다움, 그리고 시시때때 변화하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였다. 이때 모네는 다양한 빛과 색을 관찰하느라 열다섯 개나 되는 캔버스를 정원에 세워놓고 한꺼번에 작업하기도 했다. 그런 모네의 불타는 예술 혼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모네 자신조차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라고 자찬自讚한 '수련'연작을 대할 수 있다. 그는 이 그림을 연작하느라 얼마나 빛에 심취했었는지 말년엔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게 됐다. '수련'연작은 빛을
자작나무와 파랑새 조이안 단양문인협회 그대 곁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어도 어느새 그대 곁에 우뚝이 서 있네 나는 한 그루 하이안 자작나무 되어 이 겨울 눈보라에 맞서며 마지막 잎이 지고 쌓인 눈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서러울테죠 하지만 당신은 나의 앙상한 가지에 앉아 체온을 나누는 파랑새 당신은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날 지켜 줄거죠 그대는 내 자작나무 시린 가지에 앉아 사랑을 노래하는 파랑새
[충북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일명 우한폐렴) 16번째 국내 확진환자가 나왔다. 대학가의 개강 시기가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방학 등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간 중국인 유학생들의 복귀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에는 7만 명이 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캠퍼스 감염 확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번 주가 신종 코로나 확산 여부의 분기점이 될 것 같다. 이번 주부터 중국인 유학생들이 속속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중인 대학마다 개강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까닭은 여기 있다. 충북도내 대학들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해 중국인 학생 관리에 연일 분주하다. 졸업식과 입학식 취소는 물론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입국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충북대학교는 지난 3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했다. 신임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생회장 인성함량리더십연수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20일 예정된 학위수여식과 다음 달 2일 있을 입학식은 교육부 지침과 감염병 전파 수준에 따라 축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국인 유학생들의 주소지도 모두 파악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또 이것이 인간 삶을 변화시킨다. 예로서 농경사회는 주로 노동력 위주로 인간 사회가 돌아갔고 이것이 경제력이었다. 여기서 바야흐로 남성이 여성보다 노동력이 우월하므로 경제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남성 위주의 사회 형성과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약한 장애인들을 차별하게 된 것도 농경사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농경사회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치해 줄 기계 등이 부족한 관계로 1주일 내내 일을 해야만 했다. 그 이후 산업사회가 도래했고 이때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일정 부분 대치해 주는 관계로 하루를 쉴 수 있었고 따라서 6일 근무하는 사회가 됐다. 이때는 지식과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였고 따라서 머리속에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대받는 사회였다. '공부해서 남을 주냐', '아는 것이 힘이다' 등과 같은 말들이 진리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식정보사회로 들어오면서 지식과 정보가 스마트폰에 차고도 넘친다. 따라서 인간이 지식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줄일 수 있었고 그 결과 주 5일 근무가 가능하게 됐다. 이때부터는 창의성을 가진 사람, 끼 있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는 사회로 접어든다. 더 나
반영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겨울나무들 눈 부릅뜨고 줄지어 선 시내 아래 자식 다 키우고 손자 돌보는 할아버지인양 부드럽게 흐르는 저 물 속 나무의 군상들 촉촉한 물기 머금고 역지사지의 물구나무로 누워있네 바람결따라 물 속 비늘 반짝이며 하늘하늘 오롯이 춤추고 있네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내겐 참담이었다. 뉴스가 전해주는 역주행 사고 현장의 모습은 언제나 놀라운 비극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단어는 카오스의 세계로 나를 빠뜨리고 있다. 흘러간 시간을 쫓아 잊었던 사람을 찾아내고 그리운 지난날을 불러낸다. 그리고 모두가 열광한다. 그러한 현상을 역주행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에게 소리치고 환호하는 노년층의 모습이 TV 화면을 채우고 있다. 팬클럽은 젊은이들의 상징이라 여겼던 내게는 신선함이다. 똑같은 색상의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는 가수의 이름을 쓴 머리띠를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 천진난만한 꿈 많은 청년의 모습 그 자체이다. 고생스럽던 젊은 시절, 누리지 못했던 인생을 즐기는 여유로움으로 다가온다. 반면에 젊은이들은 꿈을 찾아가기보다는 취업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열심히 사투하고 있는 모습으로 클로즈업된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그려내는 모습이다. 노년층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평생교육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은 방법을 몰라서, 기회를 놓쳐서 몸을 움츠렸지만.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칠십 평생, 글을 몰라 답답해했던 분들이 고등학교에
권력은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 한여름 밤에 켜놓은 불빛과도 같은 것이다. 불나비는 불빛만 보면 사정없이 달려든다. 제가 타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돌진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가의 주변엔 365일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권력이 떨어지면 찬바람만 분다. 왜 그런 걸까· 만사형통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권력가에게 부탁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장사를 잘하는 일만큼 관계요로에 인맥을 형성하는 일에도 부심한다. 충북에서 웬만한 기업을 하나 운영하자면 경찰 몇 명은 필히 사귀어 놓아야 한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무서 직원 한두 명쯤 알아 둬야 하는 것도 상식이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세금이라고 말한다. 세금을 많이 내면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성공할 수 없다. 적절히 절세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거짓말도. 좀 할 줄 알아야만 돈을 모을 수 있다. 이것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시청 구청 소방서 등에도 아는 사람이 몇 명쯤 있어야만 민원이 생기면 말썽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빼놓은 게 있다. 검찰이다. 지금까지 말
1973년 10월 20일. 미국 대통령 닉슨은 자신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수사하던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 해임을 리처드슨 법무장관에게 요구했으나, 그는 이것을 거부하고 자진 사임했다. 뒤이어 법무차관도 명령을 거부하고 사임했으며 결국 법무차관보가 장관 대리로 콕스 검사를 해임했다.이것이 바로 '토요일 밤의 대학살'인데 닉슨은 이 건 사법방해 혐의를 받다 결국 하야했다.미국,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는 형법으로 사법방해죄를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 재무장관 카를로스 우르수아는 "근거없는 경제정책을 펼치고, 경제지식도 없는 사람을 공무원으로 앉히고, 돈만 퍼주는 극단적 좌파정책을 더 이상 못 참겠다."며 지난해 7월 사임했다. "나라에 정도(正道)가 서 있을 때 녹을 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나라에 정도가 서 있지 않을 때 녹을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한 아쌀한 아메리카 사람들이다. "지난 일을 말하는 것은 사나이답지 못하다. 눈을 떠보니 벚꽃이 졌더라." 1999년 대전 법조비리 파문(변호사로부터 받은 소액의 떡값을 도서상품권으로 바꿔 방호원과 여직원에게 나눠준 사실로 인한)…
[충북일보] 인류의 공존과 번영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자주(自主)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데다, 공존보다 자국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고집하는 중국과 미국의 우월주의에서 비롯됐다. 독감에서 코로나까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독감으로 이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고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조류독감(AI)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발생 주기가 점점 빨라지는 상황에서 백신개발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재앙을 예비하고 있다. 중국 '우한 폐렴'은 사망자가 400명을 넘어섰다. 2002년 11월부터 2003년 8월까지 34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스보다 더 무서운 속도다. 충북에서도 의심환자 14명이 나왔다.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미국 독감은 이번 겨울 1천900만 명의 환자를 양산했다. 이 가운데 이미 1만여 명 이상 사망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10년 내…
거꾸로 자라는 새 김나비 충북시인협회 처마 밑 날개 없이 매달린 서늘한 새 소리 없는 소리로 퍼덕이는 고드름 네 몸속 어디쯤에서 세상은 얼어있나 햇볕을 받으면서 거꾸로 키 세울 때 날 수 없는 시린 새는 조금씩 자라나고 지붕엔 검은 소문이 차갑게 흘러든다 얼어가는 네 칼날은 바람 편에 있는 걸까 맑은 독 마시면서 시간을 가둘 때 풍경은 처마 밑에서 온몸을 두들긴다 솟구친 찬 겨울이 뜨겁게 녹아갈 때 온몸을 날리면서 폭발하는 투명한 새 애끓는 흔적 말리며 흔적 없이 날아간 너
[충북일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에 완전한 믿음을 갖기 어렵다. 우선 부처 간에 손발이 잘 안 맞지 않아 불안하다. 잦은 말 바꾸기는 혼란과 공포,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중국 전역 여행경보를 '철수권고'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검토'로 급변경 했다. "중국 전역의 여행경보를 현재 여행자제 단계에서 철수권고로 상향 발령하며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은 금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다 4시간 뒤 언론에 보낸 '보도참고자료 수정 재배포' 문자를 통해 "중국 여행경보를 지역에 따라 현재 여행자제에서 철수권고로 조정하는 방안과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도 금지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태도 변화가 되레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과 억측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여행경보와 관련된 핵심제도는 현지에서 이동하는 국민 안전뿐 아니라 보건, 경제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변경 발표 몇 시간 만에 내용을 바꾸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관광목적 단기비자 발급 중단도 '검토
겨울 당근이 한창이다. 제주도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데, 총 물량의 약 40%를 제주 구좌읍에서 생산한다. 1907년부터 시작된 제주도의 당근 재배는 월동 재배ㆍ출하가 가능하고, 뿌리내리기에 적합한 흑색 화산회토의 사질토양에서 자란다. 한겨울의 지표 온도는 차갑지만, 땅속 기온이 따스하여 추위에 잎으로 갈 영양분이 뿌리식물인 당근에 몰리면서 색상ㆍ당도ㆍ향 등 품질이 우수하다. 흔히 당연한 말 또는 긍정의 표현으로 "당근이지"라고 하는데, 당연함의 근본이지의 줄임말로 식물 당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겨울철 얼굴이 빨개질 때 "당근처럼 되었다"라고 말하지 않고, "홍당무가 되었다"라고 하는 것은 서민들이 늘 식탁에서 접하는 당근을 말로써 이미지화한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없어서 먹고, 말의 밥으로나 주는 채소쯤으로 여겼다. 요즘에는 샐러드, 수프, 카레, 볶음밥, 김치, 후식 등에 많이 사용된다. 말이나 소, 토끼 등 동물도 잘 먹는데, 토끼는 뿌리 부분보다 잎 쪽을 더 좋아한다.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의 히말라야, 힌두쿠시 산록지방이 원산지인 당근은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에 재배됐다. 서양과 동양종으로 나뉘는 당근은 기원
"저기, 아빠, 이거." 바쁘게 출근을 준비하는 아빠 앞에 7살짜리 딸아이가 다가오더니 주춤거립니다. 아빠는 사랑스런 눈길을 딸에게 줍니다. "왜?" 잠시 부끄러운 몸짓으로 망설이던 아이는 등 뒤로 감추었던 것을 조심스럽게 아빠 앞에 내밉니다. 앙증맞은 두 손에 예쁜 꽃그림이 그려진 편지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아빠에게 주는 편지? 엄마가 죽은 다음부터는 말이 없어진 딸아이이기에 의외입니다. "그래, 고맙다. 잘 읽을게." 아이의 이마에 입맞춤을 해준 뒤 출근길에 오릅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마침 월요일이어서 회의 준비 등으로 바빠 허둥지둥하느라 딸아이가 준 편지는 까맣게 잊고 지냅니다. 그러다 퇴근 무렵에 이르러서야 딸아이의 편지가 생각나 급히 꺼냅니다. 봉투 안에는 작은 메모지와 함께 5천원이 들어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돌아가셔서 힘들지? 어제 보니 아빠의 양말에 구멍이 나 있었어요. 그런데 나는 엄마처럼 아빠의 양말을 꿰맬 수가 없어서 미안해요. 대신 5천원을 줄 테니 양말 사 신어요. 아빠의 양말에 구멍이 나면 내가 창피해. 앞으로는 내가 엄마 노릇 잘할 테니 울지 말고…. 아빠, 사랑해. 양말 꼭 사 신어!'…
무산소 발효커피(Anaerobic Fermentation Coffee)에서 시나몬 향이 난다고 할 때 이젠 마냥 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음식에 양념을 치듯 시나몬을 첨가한 커피들이 나돈다는 '시나몬게이트(Cinnamongate)'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커피 본연의 향미를 즐기며 '자연을 마신다'는 가치를 추구해 온 커피애호가들로서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처럼 거대한 비리 의혹에나 붙는 게이트라는 용어를 봐도 이번 상황을 커피업계가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다. 인공 착향물질을 집어 넣지 않고 자연산 시나몬을 섞거나 가향 한다면 커피의 한 장르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향을 부여했음에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자연스런 무산소 발효커피인양 내다파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는 비난을 면키 힘들다. 항간에는 "무산소 발효커피에서는 시나몬의 향이 난다"는 말이 마치 공식처럼 퍼지고 있다. 나아가 시나몬 향이 나지 않으면 질이 떨어지거나 가짜 무산소 발효커피라는 신념까지 생긴 터이다. 무산소 발효커피는 대체로 과일의 향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부각된다. 시나몬 향
[충북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우한(武漢) 발 우환(憂患)이 걱정스럽다. 감염 속도가 재앙 수준이다. 중국을 넘어 전 세계 국경을 넘고 있다. ***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 감염병이 전 세계에 창궐(猖獗)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점점 세력을 키우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우선 오늘(4일)부터는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 중국에서 한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도 제한할 예정이다. 관광목적의 단기비자 발급은 아예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 전역의 여행경보도 '여행 자제'에서 '철수 권고' 단계로 상향키로 했다.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은 아예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한다. 물론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하지만 대개 감염병과 같은 재앙과 궤를 같이 한다. 신종코로나 역시 다르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점점 더 피해를 키우고 있다. 바이러스의 경고는 언제나 가혹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그랬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국내에도 많은 피해를 입혔다. 우한폐렴으
얼마 전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가 지난해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18년도 국가별 CP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7점, 180개국 중 45위에 올랐으며 전년 대비 평가 점수는 3점 상승했고, 국가 순위는 6단계 상승했다. CPI 점수로는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더욱 열심히 1위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이 순위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나라가 있었는데 34위인 보츠와나이다. 생소한 국가라서 찾아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아프리카 남부의 작고 척박한 나라로 19세기 영국 식민지였다가 2차 대전 후 독립한 국가로, '길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황무지'라는 평가까지 받던 나라였다. 이런 보츠와나가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은 국가 순위에 있는 것이다. 청렴을 실천해 신뢰할 만한 정부를 만든 것인데, 대통령의 의지와 성실히 수행한 공무원들, 그리고 함께 동참한 국민들이 일군 성과였던 것이다. 이 나라 모든 관공서에는 '이곳에서는 뇌물 한 푼도 허용하지 않고 부패를 저지를 경우 예외 없이 엄격한 법으로 다스린다'라는 글이 붙어 있다는데, 이는 청렴을 위한 노력과 실천을
[충북일보]우한폐렴의 공포가 온 세계에 엄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빠른 환자 발생 속도가 우려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확진자 11명이 잇따라 확인됐다. 사람 간 전파를 통한 2차, 3차 감염까지 발생했다. 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모두 15명이다. 사람 간 감염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지역사회로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의 그물을 더욱 촘촘하게 짜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충북 방역은 더 꼼꼼해야 한다. 지금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엔 1,2차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우한교민 167명이 수용돼 있다. 물론 현재까지 이상 증세를 보인 교민은 없다. 귀국 당시 의심증세를 보였던 11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교민들은 이곳에서 2주 동안 머물게 된다. 주민들은 당초 진입로를 막는 등 우한교민 수용반대 시위를 펼쳤다. 하지만 교민들의 국내 도착 소식을 접하고 회의를 열어 수용반대를 철회했다. 진천 주민들의 우한교민 수용 결정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뤄졌다. 다시 한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