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연 박별 충북시인협회 삶에서 묻혀지고 잊어진다 해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 남아 바람결에라도 보고픈 파아란 씨앗입니다 실개천 황토빛 사연 이루어 따가운 태양도 견디어 낸 우리 사이 단단한 씨앗입니다 고향 언덕에 드리워질 햇살 샛강 허리춤 초록으로 지키며 세상 가장 낮은 곳 비추옵니다 만남은 언제나 시작입니다 한 번도 소홀히 한 만남은 아니옵기에 그 인연 차마 접힐세라 늘 처음처럼 꿈을 꿉니다
[충북일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꼭 한 달이다. 그동안 다소 주춤하며 안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주 확산 속도가 가팔랐다. 충북에서도 증평 1명에 이어 청주에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는 23일 현재 602명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지난 18일 31번 환자가 처음 발생한 뒤 며칠 새 엄청나게 늘었다. 코로나19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 종교집단 신천지 집회에서 슈퍼 전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대상이 워낙 많은데다 2차, 3차로 확산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 신천지교회를 비롯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구·경북을 빼고도 감염 경로 확인이 어려운 사례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은 지역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에 비해 노인과 만성질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지역 확산 대응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여기 있
바이러스 습격으로 계속되는 밤샘 근무 때문에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영덕 친정집에 맡겨놓고 영상통화로 그리움을 달래는 엄마 연구사가 있다. 서툰 글씨로 '엄마 사랑해'라고 적은 메모지가 보건환경연구원 코로나19검사 담당자 컴퓨터 스크린 밑에 붙어있다. JTBC에서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바이러스 추적자라는 멘트로 연구원 24시간을 취재한 영상을 보도했다. 연구원에 검체가 접수되고 바이러스 검사하는데 총 6시간 걸리는데 검사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연구사들에게 물었다. 검사하는 동안 온통 제발 음성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연구사와 결과가 나오기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릴 환자 마음을 알기에 몇 시가 됐든 언제나 즉시 검사해서 즉시 결과를 통보할 수밖에 없다는 연구사도 있고 또 보다 빨리 결과를 내서 지역감염을 막겠다는 생각뿐이라는 연구사도 있었다. 언제 검체가 접수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연구실 한켠에 간이침대로 쪽잠을 자는 전시 상황이라고 했다. 전국 보건환경연구원 모두 같은 상황이다. 난중일기를 써도 될 듯한 사연들이 많다. 이런 상황들이 우리나라만 그렇겠는가? 중국 셰허병원 간호사 31명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진이 공개되는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머리를 자른
과학자들이 '제노푸스 라에비스(Xenopus laevis)'라는 아프리카 개구리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고 치료하는 로봇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생명체에게 과학자들은 '제노봇 (Xenobot)'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제노봇은 체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영양분의 공급이 없이 10일 정도 활동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생명체의 성장은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까. 생명과학과 의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수명은 빠른 속도로 길어지고 있으며, 이제 많은 사람이 성형으로 얼굴을 바꾼다. 치료목적이 아닌 맹목적인 미를 추구하는 문화가 상식이 된 사회다. 올해 나는 201살매장을 누비며 나를 쇼핑하는 것은언제나 두근거리는 일내 몸 각 부위의 만료일을 확인하고기한이 다 된 부위부터 쇼핑을 한다 1구역에선시력 7.0짜리 노란 안구와 8.7짜리 파란 안구를 산다얇은 눈빛은 두꺼운 과거의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몸을 갈아입으면 고여 있는 삶이 출렁일까. 2구역으로 향한다교차하며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지난해 중고로 판 내 얼굴이 누군가의 몸 위에 달려무표정하게 나를 스치며 내려간다. 입구에 발을 딛자 팔과 다리가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묶음 판매대에서는 팔
농업을 영어로 쓰면 agriculture이다. 토양이나 밭, 농사를 뜻하는 agri와 문화를 의미하는 culture의 합성어로서 농업 그 자체가 문화를 함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문화의 상징인 의식주(衣食住)도 농업에서 파생되었다. 잠사(蠶絲)와 목화 등으로 옷을 짓고, 쌀과 밀, 보리, 감자를 주식으로 하며, 흙과 짚, 나무로 쌓고 엮은 집에서 거주하는 등 모두 농경문화의 산물이다. 그 중심에서 농민들은 토속적인 향토음식과 짚풀공예, 한지공예, 황토방과 같은 위대한 작품을 낳은 예술가이자 문화 창작자였다. 인류는 농업 활동을 통해 역사와 전통, 가족과 마을 공동체, 그리고 정주지역과 소속감 등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다. 한해 농사의 주기에 따라 풍년기원, 추수감사, 병해충 방제 등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의례가 전승되어 왔다. 이와 같이 해마다 같은 시기에 반복되는 세시풍속이나 축제, 농사의 풍년과 지역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가 농업문화이다. 지금은 대부분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농촌의 품앗이, 대동계 등과 같이 수 세대를 이어 온 공동체 활동과 조직이 독특한 지역문화를 형성하고 유지 발전되어 왔다. 이렇듯 문화유산으로서…
동생네가 전화를 하여 저녁을 같이 하기로 하였다. 옛날 선비들이 먹었다나? 명륜동 뭐라 하는 고기 집인데 양념 돼지 갈비가 무한 리필 되는 데다 내가 좋아하는 가래떡이랑 야채도 실컷 가져가 먹을 수 있는 푸짐한 곳이다. 식당은 입추의 여지없는 만석이요,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연기가 자욱하여 차후에 이런 고기 집에 올 경우에는 냄새가 배지 않게 옷 단도리를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양껏 먹고 나오며 기만원 하겠다 여긴 식비가 인당 1만3천원밖에 안 된단다. 그럼에도 나름 1인당 3만 원 정도의 가격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심리적 가격이다. 심리적 가격이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심리적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책정하는 가격을 말한다. 주로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1만원보다는 9천900원에서 소비자는 할인받는 느낌이 들도록 하든지, 또는 소비자가 가격 변동에 의하여 수요 증감이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범위를 찾아서 결정하는 가격은 모두 심리적 가격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얼핏 예상 가격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나의 개인적 판단에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보면 되겠다. 회비 4만원 내고 참석하는 등산모임에서 평소 갈…
한 임금에게 옷감 장수가 찾아왔다. 아주 예쁜 옷을 짤 수 있다면서 거짓말쟁이 눈에는 띄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금은 신기한 옷을 입게 되었다고 쾌히 수락했다. 하루는 얼마나 짰는지 궁금해서 찾아갔더니 아무것도 없는 빈 베틀이다. 속으로는 뜨끔했으나 천연스럽게 칭찬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찝찝한 마음에 측근을 시켜 다녀오도록 했다, 그도 역시 놀랐으나 똑같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 옷이 완성되었다는 전갈을 받고 임금은 행차를 하게 되었다. 시중드는 사람들은 옷도 아닌 옷을 입히는 체했다. 구경나온 사람들도 훌륭한 옷이라고 입을 모았다. 얼마 후 구경 나온 어린이 하나가 임금님은 벌거벗었다고 외쳤다. 소문은 금방 퍼졌으나 임금은 못 들은 체했다. 보이지 않는 옷을 보이는 체 받들고 가는 행렬도 그대로 이어졌다. 어릴 때 참 재미있게 읽은 동화다. 우연한 기회에 다시 보니 거짓부렁 옷을 입고 가는 거짓말 행차가 선하다. 말만 하면 본색이 드러날 판인데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얼마나 우매한지 알면 자기 위선에서 벗어날 텐데 쉽지는 않다. 임금은 얼마나 약이 올랐을까. 벌을 주자니 녀석들은 행차가 시작되자마자 줄행
동백섬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푸른 물 안고 웅크리고 앉은 너에게 설핏 나온 차가운 빛이 귀에 대고 잠시 두런거린다 네 등위로 빽빽한 동백나무들 나지막한 목소리로 흥얼거리며 빨간 입술 칠하고는 외출준비 중이다 뭍에서 온다는 예고도 없었는데 기다리는 마음 부푼 설렘에 이미 가슴 풀어헤치고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다 섬 뒤에 숨었던 봄, 여름, 가을 이야기 뿔고둥 나팔 소리와 파도 소리에 어우러져 커다란 함성이 되어 울린다 첫사랑 품은 도톰한 동백나무 겨울 바람 뚫고 초록 치마 나풀거리며 제 장단에 빨간 입술 내밀고 일렁거린다
소나무 박혜진 충북시인협회 늘 푸르른 한결같이 변함없는 사시사철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으로 소나무 열매를 맺는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본연의 소나무다움으로 소나무 향기로 세상을 살아가는 소나무의 강인함. 세상 바람 속의 소나무 가지가 부러져도 소나무는 바위를 뚫고 자신만의 노래로 세상 속에 우뚝 선다.
[충북일보] 바야흐로 온라인 시대다. 수많은 언론매체가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 경쟁을 하고 있다. 그 덕에 뉴스는 점점 더 많아지고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의 정보생활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인터넷상에 빠르게 올라온 기사들이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뉴스 공간이 지면에서 인터넷으로 바뀐 지도 오래다. 언론매체들의 속도 경쟁은 엄청나다. 기자들의 업무환경도 변했다. 실시간으로 대량의 기사를 생산해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 속도 경쟁에 빠져 보도 자료 전달만으로도 벅차다. 어떤 기자는 다른 기자가 생산한 기사를 베껴 쓰기도 한다. 남의 기사를 잘라 내거나 붙여 넣어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대개 출입처 홍보자료나 통신사 뉴스가 원문이 되곤 한다. 기사 베껴 쓰기는 바쁜 기자들이 홍보자료나 통신 뉴스에 의존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여러 기사를 처리해야 하고 마감에 쫓기는 상황에서 생기는 일이다. 과중한 업무환경이 만든 부작용이다. 하지만 그 부작용의 폐해가 너무 크다. 우선 보도자료에 오류가 있을 경우 심각하다. 잘못된 정보가 그대로 퍼져나가 각종 오해를 만들 수 있다. 편향적인 정보가 기자의 취재에 의해 작성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론 기자들
코로나19 가짜뉴스를 유포한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방송과 신문의 사회면 헤드라인을 종종 장식하는 어처구니없고 심히 우려되는 문장이다. 가짜뉴스(Fake News)는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 사실이 아닌 거짓된 뉴스로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조작되거나 거짓 정보를 유포한다는 특징이 있다. 비단 언론미디어를 통해서만 가짜뉴스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구전, 일반인이 공급자인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다채로운 미디어를 통해서도 생산되고 전해진다. 단순히 관심을 받거나 경제·정치 등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진 가짜뉴스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국민들에게 불안감과 불편함을 안겨주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각종 미디어와 소문들을 통해 끝이 없는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있다. 비단 코로나19가 아니래도 재난과 재해, 사고 뒤엔 실체적 진실과는 별개로 가짜뉴스는 그림자처럼 늘 따라 다닌다. 전국적인 문제점이라 여겼던 가짜뉴스가 지역적인 문제로 최근 실감한 사례도 있다. 코로나 검사를 위해 천막이 설치되자 코로나 감염 의심자가 발생했다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말이 돌고 돌아 그 천막 인근에 근무하는 그 사실에 무지한…
남자 작가님들이 아직도 먼 저녁 시간을 손꼽으며 기다리신다. 남자들도 이렇게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미스트로트가 한바탕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하더니 이제는 미스터 트로트가 다시 전국을 흔들고 있다. 뽕짝이라고 속되게 불리기도 하는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도 많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사촌 중에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언니가 있었다. 외모가 곱지 않아서 가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가수가 되었다면 한 획을 그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언니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춤추기도 좋아했다. 아마도 가슴 속에 내재되어 있는 끼가 자주 요동을 치는 모양이다. 끼라는 것은 언니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공통된 감성일지 모른다. 어려서부터 역사시간에 우리민족은 가무를 즐기는 민족이라고 배웠다. 그때는 그 말에 동의하기가 좀 어려웠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은 참말로 노래 부르기를 즐긴다는 것을 알았다. 반주나 악기가 없어도 손바닥 장단으로 장소를 불문하고 흥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이 우리민족이다. 오늘 저녁에는 어떤 사람이 본선에 올라가고 어떤 사람이 아깝게 탈락을 할는지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어린
사람은 누구나 때로는 칭찬받을 일도 야단맞을 짓도 한다. 보통사람들은 칭찬과 야단 그 둘 중 칭찬은 좋은 것인 반면 야단은 좋지 못한 짓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칭찬을 하면 고래도 춤을 춘다고 하는 말도 있다. 칭찬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칭찬의 본질이다. 그래서 칭찬을 한다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다. 잘 못 칭찬을 하면 겉치레에 불과한 말 또는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고 따르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칭찬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링컨은 '인간은 누구나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했다. 링컨의 말과 같이 인간은 칭찬받기를 좋아하면서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그게 인간의 심리이자 태도다. 그것이 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칭찬을 악용하는 것이다. 칭찬하지 않을 것까지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칭찬한다. 악용되는 칭찬 때문에 진정으로 자기행동거지가 칭찬받을 만큼 잘한 것으로 착각을 한다. 착각 때문에 개선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칭찬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 능사가 아니다. 그래서 칭찬할 땐 진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때와 장소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칭찬과는 달리 책망 야단도 있다. 야단
20여 년 전 어느 겨울 늦은 밤,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의대 졸업 동기들과 혹한기 휴가를 술로 달래던 날이었다. 청주보다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충청도 사투리와 다른 억양을 사용하는 어느 면. 이곳에 가면 온 동네 사람들이 배꼽에서 우측으로 5cm 정도 옆에 세로로 20cm 가량의 긴 수술에 의한 흉터(반흔)를 발견할 수 있다는 그 고을의 공중보건의의 놀라운 발견을 듣는 밤이었다. 아니 어떻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10대 남학생도 30대의 처자도 70대의 할머니도 같은 모양의 수술 흔적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궁금했다. 혹시 그 전설에 나오는 구미호? 배의 오른쪽이나 딱 간이 있는 위치. '놀라운 이야기 서프라이즈'에 제보를 해야 하는 것일까?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외과 전문의인 그 친구의 다음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오는 환자들에게 다 물어봤지. 그런데 받은 수술이 제각각이라 처음부터 미스터리였어. 어떤 할아버지는 10년 전에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거야. 그런데 너희도 알다시피, 맹장염으로 수술했으면 배의 오른쪽 아래쪽에 가로로 흉터가 있어야하잖아? 그리고 또 어떤 아주머니는 5년 전
겨울밤의 반란 갈빛 김명자 제천문인협회장 늦은 저녁임에도 하늘이 눈을 감지 못해 끙끙 앓는 소리 낮은 베란다 창문을 흔든다 은하수가 안타까운지 하늘을 둘둘말아 품어보려하지만 꽁꽁 언 하늘은 쩍쩍 갈라지며 비명을 지르고 비명 소리에 놀란 별들이 자지러지게 소리를 내며 깜빡거린다 지구가 변심을 했다는 소식 내일 아침뉴스에 화두로 뜨겠다 "예년에 비해서… ".
[충북일보] 진정한 자치분권은 재정자립이 완성돼야 가능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합리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도 진정한 재정분권은 요원한 상태다. 충북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성공적인 자치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정자립도 높이기다. 다시 말해 자주재원(自主財源) 확충이다. 자주재원은 지자체 스스로 거둬들이는 재원을 말한다. 지자체의 일반회계 세입은 지방세와 지방세외수입, 지방교부세, 지방양여금, 국고보조금. 지방채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지방세와 지방세외수입을 자주재원이라고 한다. 교부세와 지방양여금, 국고보조금은 의존재원으로 불린다. 자주재원은 지자체가 직접 징수하는 수입이다. 의존재원은 국가가 지자체에 이전하는 수입이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25년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수도권 일부 지자체를 제외한 전국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열악하다. 지자체마다 자주재원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충북도의 경우 올해 기준 28.2%에 머물고 있다. 자체사업 비중도 2015년 25.3%, 2016년 24.8%, 2017년 25.3%, 2018년 27.2%, 2019년 25.0%로 2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저 하늘에 별과 같이 반짝이며, 지구의 대기 상태와 변화를 연속적으로 탐지하는 인공물체가 있다. 바로, 우리의 최첨단 기상위성인 '천리안'이다. 천리안위성은 우리의 생활 터전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관측하기 힘든 산이나 바다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천리안위성을 감시, 예보, 기후 등 모든 기상 분야의 핵심 위치로 올려놓았다. 기상청은 지난 10년간, '천리안위성 1호'를 통해 태풍이나 집중호우와 같은 위험기상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었다. 구름의 이동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산출했으며, 슈퍼컴퓨터와 수치예보모델을 이용한 수치예보에 위성자료를 활용해 왔다. 지난 2018년 12월 천리안위성 1호를 대체할 '천리안위성 2A호'가 우주를 향해 쏘아 올려졌고, 2019년 7월, '천리안위성 2A호'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마침내 본격적인 차세대 기상위성 시대를 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천리안위성 2A호 기상센서는 성능면에서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지구를 관측하는 주기와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어 전 지구는 10분마다, 우리나라와 주변 영역은 2분마다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향상된 공간해상도와…
주민등록증을 보면 고등학생 때 처음 발급받고 어른이 된 느낌에 설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난 2015년 1월부터는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도 국내에 입국하면 재외국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있다. 재외국민들은 해외로 출국할 때 주민등록증을 갖고 나가면서 한국인이라는 소속감을 다시 한 번 새긴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만 사용되는 주민등록증이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도 자주 있다. 우리나라 국민은 누구나 17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민등록증은 우리나라 국민임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신분증으로 통용되고 있다. 현재의 주민등록증은 지난 1999년 종이 주민등록증을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으로 변경하여 발급한 이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1998년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의무가 폐지되고 최근에는 은행이나 공공기관에서 국민편의를 위해 운전면허증, 여권 등 다른 신분확인수단도 인정하고 있어서 주민등록증을 휴대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사용 중인 주민등록증은 4천220만 매에 이르며, 지난해에만 새로 271만 매가 발급되었다
어린 날 외할머니의 밥상머리 교육을 잊을 수 없다. 평소 그분의 격대 교육은 매우 지엄했다. 밥상 앞에서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엔 먼저 들지 말며, 음식을 씹을 때 소리 내지 말 것과 자신이 먹은 그릇들은 스스로 설거지를 하라는 기본적인 것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껏 나의 의식을 지배하는 가르침은, "남이 안 봐도 보는 것처럼 행동하라"였다. 즉 이 말씀은 언행에 주의하라는 의미기도 했다. 어렸을 땐 할머니의 언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할머니의 그 가르침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일이다. 아파트를 청소하는 아주머니 몇 분이 그곳 동 대표한테 호되게 질책을 받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 베란다 창문을 열었을 때 일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동 쓰레기장 앞에 서,너 명의 아주머니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있고 그 앞엔 아파트 동 대표 남자가 크게 호통을 치는 모습이 보였다. 청소부 아주머니들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연신 두 손을 모은 채 안절부절 하는 표정이다. 귀담아 들어보니, 청소를 소홀히 했다는 동대표의 말이었다. 그 말 중엔 이번 실수가 한번만 더 눈에 띠면 전원 해고를 시키겠다는 으름장도 들렸다.
이번 겨울은 참 겨울 답지 않게 포근했던 것 같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된다고 하지만, 추위를 잘 타는 사람으로서 따뜻했던 겨울이 좋았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체질이 바뀌고 여러 가지가 변한 것 같다. 어릴 적 여름이면 물놀이도 좋고, 겨울이면 눈싸움과 포대자루를 눈썰매처럼 모든 곳이 놀이터였다. 미세먼지와 황사, 코로나19 등 어른들이 책임지어야할 여러 가지의 이유로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가 없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참 안타까울 수가 없다. 키즈박람회 '키젝스'를 기획한 의도 또한 그런 이유 중 하나이다. 모든 어린이와 부모들의 마음을 100% 만족시킬 수 없지만 지속적인 노력으로 계속 보완하여 충북에서 전국으로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문화행사가 되기를 감히 희망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휴대폰으로 포털사이트의 뉴스를 찾아보곤 한다. 며칠 전 본 내용 중 '가난과 범죄, 외줄타기하는 장발장들' 이라는 참 안타까운 사연과 뉴스의 내용을 보았다. 아들과 단둘이 사는 40대 여성이 거의 매일 끼니를 라면으로 때울 정도의 생활고로 전전긍긍 하던 중 우연히 체크카드를 주워 쌀과 통조림 등 의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만큼의 약 4만 9천원어치를 결제한 후 약식기소
[충북일보] 4월 총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인재영입' 작업이 막바지다. 하지만 당초 기대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충북의 인재는 아예 끼지도 못해 아쉬움이 크다. 여야 정치권은 지난주 1차 인재 영입을 대략적으로 마무리했다. '젊은 피 수혈'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이다. 민주당 영입 인사 19명의 평균 연령이 45세다. 20대 총선 당시의 50세보다 훨씬 젊어졌다. 미래통합당 출범 전 한국당에 영입된 15명의 평균 연령도 45세다.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성의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법조인 과다 유입, 스토리·이벤트성 인재 영입, 지역인재 배제 등의 지적은 여전하다. 충북의 인재는 아예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장·차관 인사에 이어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 인재 영입에서도 존재감이 없었다. 완전한 '패싱'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영입 인재 중 충북 출신은 최혜영(40) 강동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가 유일하다. 부산 출생이지만 재직 학교 소재지가 음성군 감곡면이어서 충북 출신으로 분류됐다. 미래통합당 사정도 다르지 않다. 통합 전 자유한국당이 영입한 인재 중엔 충북 출신은 없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열악한 인재 풀을 한탄하고 있다.
[충북일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는 3천500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의 대표적인 도시다. 우리나라 서울시 규모와 비슷한 인구 1천만 명의 대도시다. 중국 중부권 핵심지역으로 경제, 문화, 교육, 과학이 종합적으로 발달했다. 중국의 대표 도시 양쯔강에 위치한 후베이성(湖北省)의 성도(省都)인 우한시는 아열대의 다습한 계절풍 기후이며, 강우량이 풍족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연 평균 기온도 16도로 우리나라의 봄과 가을 날씨 정도의 좋은 기후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한시에는 교육·문화 대학교 35곳과 도서관 10곳, 과학기술연구시설 461곳(과학기술자 22만 명), 기술연구소 700여 곳이 있다. 청동기 문화가 확산된 기원전 1천년쯤 우한시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지의 손견이 사망한 곳으로 유명하다. 한나라 때에는 강하군 소속이었다. 우한시는 무창(우창)현에서 기원한다. 우창은 신해혁명의 진원지로 청나라 만주족 황조의 멸망에 결정타를 날린 곳이기도 하다. 중일전쟁 발발 후 1937년 12월, 수도 난징이 함락되자 국방최고위원회와 여러 주력부대가 우한으로 퇴각하면서 사실상의 수도가 되기도 했다. 1938년 10월 일본군에게
Parasite!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발표 되는 순간, 봉준호 감독은 물론 세계 영화팬들이 환호했다. 한국영화가 세계영화 역사를 새로 쓰며 그는 세계 거장으로 우뚝 섰다. 겸손과 유머가 담긴 재치 있는 수상 소감은 언론과 네티즌들에게 다시 한 번 감동을 주었다. 온, 오프라인의 전파력은 지구촌 곳곳 인종이 다른 문화권까지 '기생충 신드롬' 으로 열광하고 있다. 외국의 어느 영화감독은 자기보다 젊은 감독이지만 존경스럽다고까지 말했다. 우리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고지에 오른 이의 포효 같은 말과 소리가 익숙한데 신세대 젊은이의 기백은 자연스럽고 자신감이 있었다. 삼 개월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공고문이 붙었다. '선거 관리위원을 공모하오니 봉사에 뜻이 있는 주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자격과 결격사유 몇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자는 구비서류를 제출하란다. 아파트 생활의 새로운 환경을 알고 싶은 마음에 서류를 갖추어 냈는데 예상보다 지원자가 많아 추첨방식을 통해 선출되었다. 아침이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쫒기 듯이 하루를 시작하고 별로 한일이 없는데도 저녁이면 물먹은 솜처럼 피곤했던 날들에는 할 수 없던 일이었다. 하던 일에서…
대한민국 면적의 12%도 안 되는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다. 만약 5천100만 명이 전국에 골고루 산다고 하면 수도권의 적정 인구는 610만 명 정도일 것이다. 적정인구의 4배가 넘는 2천600만 명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것이다. 마치 방 3칸짜리 집에 6식구가 살고 있는데 안방에만 4명이 몰려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엄청난 불균형이고 대단한 비효율이다. 안방은 사람이 많아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나머지 두 방은 사람이 없어서 방을 없애야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서울에선 아파트 한 채 값이 20~30억을 호가하지만 지방에선 공짜로 살라고 해도 오지 않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선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사방에 신도시를 짓는다고 난리지만 지방에선 몇 년 후에 닥쳐올 소멸시대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이런 불균형을 방치하면서 어떻게 같은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있나. 이런 비효율을 무시하면서 어떻게 국가경쟁력을 운운할 수 있는가. 역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외쳐왔는데 어떻게 이 지경이 된 것일까?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국가의 균형발전을 중시하기보다는 자기 고장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저는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은 '58년 개띠'입니다. 1958년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80달러로 북한(280달러)의 30%에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6·25가 끝난 1955년부터 1957년까지 80만 명대에 머물렀던 출생 인구가 1958년을 기점으로 90만 명대로 급상승했으며, 그 후부터 출생 인구가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 58년생들은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주류를 이뤘습니다. 58년 개띠들은 국민학교에서부터 반공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무장공비 앞에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쳤다는 반공소년 이승복도 1959년생이었고, 경찰 지서장이셨던 저의 국민학교때 친구 아버님도 공비의 총탄에돌아가셨습니다. 58년생들은 미성년 시절인 10대에는 지역에 따라 중학교는 무시험으로, 고등학교는 평준화를 통해 중등교육을 받았습니다. 사교육비 해소와 입시지옥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명분하에 선택의 자유도 잃은 채 실험실의 모르모트 신세가 되어야 했습니다. 1970년 시작된 '잘살아 보자'는 새마을운동에도 학생의 신분으로 적극 참여하였습니다. 성년이 되어 20대에는 대학이나 군에서 '10·26', '12·12', '5·18'을 겪었고, 30세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