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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2.23 16:05:27
  • 최종수정2020.02.23 16:05:27

김종숙

충북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부장·이학박사

바이러스 습격으로 계속되는 밤샘 근무 때문에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영덕 친정집에 맡겨놓고 영상통화로 그리움을 달래는 엄마 연구사가 있다. 서툰 글씨로 '엄마 사랑해'라고 적은 메모지가 보건환경연구원 코로나19검사 담당자 컴퓨터 스크린 밑에 붙어있다.

JTBC에서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바이러스 추적자라는 멘트로 연구원 24시간을 취재한 영상을 보도했다. 연구원에 검체가 접수되고 바이러스 검사하는데 총 6시간 걸리는데 검사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연구사들에게 물었다. 검사하는 동안 온통 제발 음성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연구사와 결과가 나오기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릴 환자 마음을 알기에 몇 시가 됐든 언제나 즉시 검사해서 즉시 결과를 통보할 수밖에 없다는 연구사도 있고 또 보다 빨리 결과를 내서 지역감염을 막겠다는 생각뿐이라는 연구사도 있었다. 언제 검체가 접수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연구실 한켠에 간이침대로 쪽잠을 자는 전시 상황이라고 했다. 전국 보건환경연구원 모두 같은 상황이다. 난중일기를 써도 될 듯한 사연들이 많다.

이런 상황들이 우리나라만 그렇겠는가? 중국 셰허병원 간호사 31명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진이 공개되는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머리를 자른 여성 의료진 소식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중국 각지의 의료진 수천 명이 이미 우한으로 향했고 베이징 연합의대병원 수간호사 리치는 집중치료실에서 일하면서 전염병 등으로 상태가 위중한 환자를 돌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우한으로 가서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해 186명의 환자 중 38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중동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가 됐다. 그래서 정부는 신종 감염병이 국민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고 사회와 경제활동을 해치는 국가안보의 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메르스 사태로 전문적인 보건시스템 보강 필요성과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병은 한 사람의 실수로 순식간에 넓은 지역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슈퍼전파자가 될수 있어 전파속도가 무서운 것을 넘어 공포스럽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COVID-19)에 대해 '메르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처절한 전투 중에 있다. 충북 환자 1명 확진 발표한 21일 낮에도 밤에도 검사 의뢰 전화가 빗발친다. 오늘 또 밤샘이다! 어떻게든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전투력이 하늘을 찌르는 것과는 달리 후배들의 표정은 점점 백지가 되는 것을 보면서 그들 건강이 걱정이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기찬 도시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그 무서웠던 신종인플루엔자가 지금은 계절 독감으로 취급하듯, 코로나19도 우리 몸이 스스로 기억해서 이젠 처음 보는 악마가 아닌 일상의 작은 감기로 인식 될날이 올 것이다. 전 국민의 공중보건 의식은 성숙해져서 다소 불편하고 억압된 상황이라도 잘 견뎌내고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고 반복되는 건 의료진과 공무원의 희생만 강요하는 시스템이다. 이젠 좀 더 보건 시스템을 보강해 이 사태가 위기관리의 좋은 백신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밤 12시, 두렵게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를 위해 우리 연구사들은 쉬지 않고 바이러스 핵산을 추출해서 유전자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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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