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이 푸릇푸릇 돋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 4월이다. 나는 해마다 마른나무 가지에 물이 오르는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몸살을 앓는다. 가슴앓이다. 올해는 4·19학생혁명이 일어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은 부정부패로 병들고 썩어빠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1960년 3월 15일 헌법을 무시하고 정부통령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4·19학생혁명은 바로 이 시점에서 발생했다.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이 3월 15일을 전후해 이승만 정권을 타도하고,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시위에 나섰다. 시발점은 마산 상고 김주열 학생의 주검이 마산 앞바다에 떠오르면서다.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을 본 시민과 학생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4·19혁명은 정의와 의협심에 불타는 불굴의 정신으로 이뤄낸 성공한 학생민주혁명이다. 오늘날 민주화운동을 촉발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이승만 정권은 4월 26일 마침내 무너졌다. 3·15 부정선거를 기화로 들불처럼 번져 나간 학생 시위는 마산에서 시작돼 부산, 청주로 이어졌다. 청주의 4·19학생혁명은 청주공고에서 시작됐다. 당시 청주공고 2학년이었던 나는 3·15부정선거 소
지난 편(맹장수술 하는 김에 담낭절제도 같이 하는 의사)에 이어서 한국에 흔한 돌팔이를 조금 더 살펴보자. 한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전국에 유행한 '최신 레이저를 이용한 혈관청소'가 있다. 긴 플라스틱 바늘과 같이 생긴 관의 끝에 레이저빔이 나오는 기구를 정맥에 꽂고 레이저를 쏘면 혈관에 돌아다니는 노폐물이 오뉴월에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같은 레이저침으로 어혈을 녹인다는 한의원도 있다. '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라는 가수 송창식의 노랫말이 절로 떠오른다. 얼마나 대단한 첨단 기계란 말인가! 레이저를 혈관에 쏘면 혈관에 돌아다니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혈장, 각종 비타민과 세포들은 모두 그냥 두고, 오로지 어혈과 노폐물만 레이저가 뿅뿅 쏘아 없앤다니…….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훨씬 뛰어넘는 과학기술의 성과가 아니겠는가! 얼마나 대단한 인공지능 컴퓨터가 있기에, 레이저의 목표물과 출력을 조절하기에 깨끗한 담수도 아닌 흙탕물보다 더 진한 검붉은 혈액 안의 노폐물을 선별적으로 레이저가 쏘아 없앤다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까지 읽고도 저런 레이저와 인공지능이 현재 인류에게 있다고 믿는 독자가 있다면, 그만 제 글을 읽으시고
우주공간에 존재하는것 중 어느 하나도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런 변화를 거역할 수도 변화하지 않을 수도 없다. 때문에 정면으로 받아드려 창조적으로 도전하고 통제해야 한다. 사람들은 고통이 수반되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바뀌기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변화에 소극적인 사람에게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통과 위험을 감수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더불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미국인 실업가 석유 왕 록펠러는 '기업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서 그 결과를 감수할 수도 있다. 혹은 기업은 변화를 창조적으로 통제하고 반대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변화를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않느냐?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록펠러는 두 번의 큰 변화로 인생에 대전환을 경험했다. 록펠러의 아버지는 행상을 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석유가 발견됐을 때 주변사람들 대부분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때 록펠러는 변화를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했다. 그 결과 사업을 크게 성장시켜 세계적인 석유 왕이 됐다. 그는 변화에 적극 도전했기에 대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변화를 거역했
폭설에 쌓이고 인적이 끊겨 길 잃은 바람만 제 멋대로 할퀴고 가는 곳이라고 해도 모든 것이 생을 놓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마른 잎을 버석이며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기던 것들이 희미한 생명의 실마리를 이어간다.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무르익어 연초록의 구름을 온 산에 둘렀다. 무심천 벚꽃도 만개하여 꽃구름 터널을 만들었다. 촘촘히 서서 사람들의 발길을 막아서는 공무원들의 눈을 피해 잽싸게 사진 한 장 찍고는 도둑질 한 것처럼 도망을 쳤다. 엄마는 연신 참 곱다는 말씀만 하신다. 당신도 저만큼 고운 여인이었다는 것을 전혀 모르신다. 지난 사진을 펼쳐 놓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어여쁜 여인이 아버지와 손을 잡고 꽃나무 밑에서 다정히 웃고 있다. 걸음을 걷지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지금의 모습을 남들은 늙은 노파라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 형제들에게는 여전히 꽃 같은 여인이다. 얼마나 더 엄마랑 무심천의 벚꽃을 볼 수 있을까. 앞으로 열 번은 더 꼭 꽃구경하자고 엄마의 굽은 손가락에 내 손가락을 걸어본다. 그러자고 고개를 주억이는 엄마의 표정이 오늘은 한없이 밝다. 모처럼의 나들이라서 좀 더 멀리 드라이브를 했다. 목련공원이 이름값을 하느라고…
얼마만인가? 마당을 쓰는 대빗자루 소리를 들어본지가…. "쓱~싸악~, 쓱~싸악~" 해가 뜰 무렵 어스름한 공원 산책길에서 이 소리를 들었을 때 잠시 딴 세상을 걷고 있는 것 같았다. 분명 기다란 빗자루로 무언가를 힘차게 쓸어내고 있는 소리였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면서 아마도 요즘 흔한 플라스틱 빗자루일터인데도 그 소리가 자못 정겹고 맑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시간에 무엇을 저렇게 열심히 쓸고 있을까· 다가가는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속없이 불어대던 봄바람에 어지러이 흩어진 것은 수북했던 지난해 가을 낙엽뿐만이 아니었다. 이제 지기 시작한 꽃잎들과 꽃봉오리를 감싸고 있던 꽃받침 같은 봄의 흔적들도 꽤 있었다. 벌써 봄이 쓸려나고 있는가· 비질은 무언가를 한쪽으로 모으는 행위이다. 쓸모없는 것이라면 버리기 위한 비질일 터이고, 알곡과 같이 소중한 것이라면 갈무리하기 위한 비질이다. 행위의 목적이 다르므로 비질을 할 때의 느낌 또한 전혀 다를 것 같지만 실제 비질을 해본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등과 이마에 땀이 살짝 나도록 비질을 한 후 뒤돌아서서 빈 마당을 바라보면 비움을 향한 것이건 채움을 향한 것이건 비질이 주는 뿌듯함은 서로
홀씨 안춘화 충북시인협회 민들레 하얀 홀씨 날리던 다섯 살 지안이 여섯 살 지후 '와아 할머니머리 민들레다' 지안이 말에 '어 진짜네' 놀라는 지후 더 이상 염색하지 않는 내 짧은 파마머리 품에 안겨 후후 입김 불어대며 깔깔거리는 아이들 언제쯤 알게 될까요 저희가 내 홀씨라는 걸
[충북일보] 20대 국회는 '동·식물 국회'를 일컫는 대표적 일반명사였다. '아수라장'은 20대 국회를 가장 잘 표현하는 수사였다. '답답' '참담' '울분'은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소감이었다. 한 마디로 20대 국회는 참 한심했다. 21대 국회는 달라야 한다. 새 국회를 열 300명의 선량들이 뽑혔다. 새 당선자들은 간절해야 한다. 국민 소망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편안한 안정보다 불안한 변화가 더 나을 때가 있다. 당선자들에게 주문한다. 화두를 먼저 던져 놓고 푸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그런 다음 화두를 풀고 실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고민이나 반성 없이 각비(覺非·잘못을 깨달음)를 경험할 순 없다. 국민 소망을 실현할 수 없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간절히 참구(參究) 해야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다. 간화선(看話禪)의 정치를 요구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시장의 충격이 심각하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20~30대 청년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절망하고 있다. 문 닫는 기업이 늘어나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40~50대 가장들은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 60대 이상 고령
냉이꽃 안애정 충주문향회 땅속 깊이 뿌리 내려 살 오른 냉이에 된장 한 숟가락 넣고 시원한 냉잇국 한소끔 끓였습니다 뜨끈한 쌀밥 넣어 말아 먹으면 야야 니가 시방 봄을 먹고 있다이 아롱지는 김 사이로 말갛게 웃으셨습니다 꽃으로 피었으나 나물로 살아가는 냉이처럼 이승을 살다 간 어머니 평생, 어머니는 내게 걸어온 냉이꽃이었습니다
요즈음, 아침과 저녁뉴스의 절반 이상을 코로나19가 차지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국민들의 일상을 블랙홀처럼 빨아 들인지 삼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확실한 대처법은 없는 듯하다. 이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옮겨 간 여세는 세계 곳곳에서 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있다. 감염의 공포로 외출을 삼가고 있은 지도 꽤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다. 처음 방역관리 차원에서 국내 입국하는 교민들의 임시 격리 생활을 했던 곳 J읍에 응원군단 중의 한사람이 눈에 띄었다. 액션스타, 마초적인 이미지가 강한 일명 의리의 사나이로 알려진 영화배우'김 보 성'이다. 광고, 스포츠계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쥔 모습으로 '으-리'라고 하면 정말 상 남자처럼 보였다. '의리'란, 사람의 관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라고 한다. '김송' 그녀의 직업은 가수였다. 남편은 인기곡 '꿍다리 샤바라'의 '강 원 래'. 그녀는 나에게 용어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 그녀가 말하기 전까지 '의리'라는 단어를 남자들이나 혹은 어떤 조직이나 집단 사회에서만 사용하는 말인 줄 알았다. 강원래는 히트메이커, 국민가수 여름의 사나이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다니고 각방송사의 많은
두 개의 얼굴인 봄바람이다. 꽃샘추위와 훈풍을 지녔다. 온갖 꽃이 만개할 무렵이면 봄바람은 우리네 품속을 송곳처럼 파고들어 심신을 움츠러들게 한다. 봄바람에 혹하여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을 했다가는 감기 들기 십상이다. 자연의 순리인 봄바람에 대한 속성을 쉽사리 해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봄바람이 안겨주는 냉랭함은 겨울의 혹한과는 사뭇 다른 기류다. 그럼에도 봄바람은 왠지 밉상이 아니다. 만물을 생성시키기 때문이다. 개나리, 벚꽃, 산수유, 목련이 한창 꽃 잔치를 벌일 무렵이면, 불어오는 봄바람은 전깃줄에서 미끄럼을 타며 한껏 비명을 내지른다. 급기야는 한바탕 꽃나무들을 흔들고 지나간다. 그 바람에 아파트 정원의 벚나무에선 꽃잎들이 무수히 허공에 흩날렸다. 꽃비가 되어 떨어지는 수많은 꽃잎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노라니 그 모습이 마치 흰 나비 떼 같은 착각마저 든다. 떨어지는 벚꽃 잎을 넋 잃고 바라보다가 문득 바람엔 우주 만물을 때론 심하게 뒤흔드는 특성이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거대한 나무도 뿌리째 뽑고, 웅장한 건물도 넘어뜨리는 힘을 지닌 태풍 아닌가. 이런 바람은 우리네 인생이라고 비켜가진 않는 듯하다. 나 역시 그동안 인생을 사노라 숱
지난 3월, 'Korea, Wonderland? 참 이상한 나라'란 제목의 4분 10초짜리 영상이 전 세계를 감동시킨 일이 있었다.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올린 이 영상은 "취미가 국난극복인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역사적 위기에서 저력을 보여주는 국민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여지없이 발휘돼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참 이상한 나라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는 또 다른 숨은 영웅들이 있다. 바로 국민운동단체(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운동중앙회,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이다. 이들 회원은 재해·재난 발생이나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금모으기 운동'과 '경제살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으며, 2007년 태안기름유출 사고 때는 해안가 및 백사장 기름띠 제거작업을 통해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최근에는 2019년 강원도 산불이 발생했을 때 피해지역 복구와 이재민 구호에 앞장서는 등 큰 재난에는 항상 국민운동단체 회원의 자원봉사가 있었다.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도, 지난 1월 20일 국
[충북일보] 4·15총선 투표일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모두 끝났다. 각 정당과 후보자 모두 안간힘을 쏟아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전에 나섰던 정당과 후보자들에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시간이다. 유권자에겐 심판자의 시간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국회의원 300명이 21대 국회를 구성한다. 경제난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만큼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있다. 그러나 선거에 나선 각 정당이나 후보 공약엔 누란의 나라를 구할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국난 극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 기업들은 무너지고 직장인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그런데도 두 거대 정당마저 국가의 미래상을 제시하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반면 국민들은 달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디고 있다. 상대를 인정하며 나만 옳다고 하지 않았다. 어려움 속에서도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여야 정치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선거 때면 나타나는 고질병을 고치지 못했다.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으로 상대를 헐뜯었다. 막말을 쏟아내며 네거티브에 집중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폭로나 고소·고발전도 서슴지 않았다. 때론 승리에 취
[충북일보] 1592년 4월 14일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이때부터 1598년까지 2차에 걸친 왜군의 침략은 우리 강토를 피로 물들였다. 이순신 장군은 '일휘소탕 혈염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검(劍)을 들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3전 23승을 기록하며 난세의 영웅으로 등장했다. 15~20대 총선 기록 428년이 지난 2020년 4월 우리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21대 총선 투표일이다. 충청은 그동안 영·호남으로 갈라진 분열의 정치를 제3지대에서 흡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충청에서 이기는 세력이 정국 주도권을 갖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충청은 그렇게 영호남 패권주의 틈바구니에서 4년마다 다른 선택을 보여줬다. 1996년 4월 11일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충북(8석)은 자유민주연합 5석과 신한국당 2석, 무소속 1석의 결과를 만들었다. 그해 신한국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2000년 4월 16대 총선(7석)에서도 신한국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이 3석을 차지했고, 새천년민주당과 자유민주연합은 각각 2석이었다. 이어 2004년 17대 총선(8석)은 그야말로 1당 싹쓸이였다. 바로…
'쩝쩝거리다'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어떤 대상이나 일이 못마땅할 때 몹시 씁쓰레하게 입맛을 다시는 소리를 자꾸 내다. 2.어떤 음식의 맛을 보거나 감칠맛이 있어서 크게 입맛을 다시는 소리를 자꾸 내다. 3.음식을 아무렇게나 마구 먹는 소리를 자꾸 내다. 2번의 경우에는 별 상관이 없지만 문제는 1번과 3번이다. 먼저 3번의 경우이다. 쩝쩝은 만국공통의 금기다. 일반적인 예절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자제해야 하는 것으로, 옛날 어르신들은 '거지가 밥먹는 소리'라며 천박한 행동으로 여겼다. 쩝쩝거리는 습관은 여성이 비호감으로 꼽는 식사습관 중 1위에 올라있는데, 국어사전 예문에는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로, 영어사전 예문에는 'Eating noises drive me up the wall(쩝쩝거리며 먹는 소리는 날 미치게 만들어)'로 나와있다. 쩝쩝, 후루룩은 서양 테이블 매너의 금기 중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국수를 먹을 때 만큼은 주방장에 대한 예의로 맛있다는 의미의 후루룩 소리를 내기도 한다. 얼마 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분가를 간절히 바라는 러시아 며느리 사연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분가를 원하는 첫번째 이유가 시
드디어 투표일이다.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나라가 잘 살 수 있을까? 만약 여당이 압승한다면 지금과 같은 정책기조가 지속될 것이다. 반대로 야당이 승리하면 세상은 변할 것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던 주요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다. 여야 간에 극한 대결이 심화되어 국정이 표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을까? 맨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정파보다는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파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초월할 순 없다. 모든 국회의원은 공천을 받고 당선되기 때문에 당명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 충성심을 의심받으면 정치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의원이 당명을 거역하다가 정치적인 미아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조국을 수호하던 시기에 혼자서 비판에 앞장섰던 금태섭 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경선에서 친문 지원을 받은 신인에게 패하여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소신 있는 정치를 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지만 그런 의원을 필요로 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정파보다는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한다는
벌금자리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겨울 가뭄으로 쩍 갈라진 밭두렁 사이로 아기 벌금자리 살며시 손을 내민다 대지의 산후통으로 젖 한 모금 못 빨고 멀건 암죽 한 숟가락 얻어먹고도 힘이 나는지 온 힘 다해 앞으로 기고 또 긴다 봉긋한 젖무덤 둑을 만나면 백설의 배냇저고리 사이로 연두색 손과 발을 휘젓으며 긴 띠를 남긴 채 둑을 넘는다
우리는 지금 예외 없는 코로나19라는 사태로 전 국민 아닌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고 있다. 뉴스에서는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와 사망자의 수를 발표하고, 아이들은 사상 최초로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으로 외출, 모임, 공연, 종교 활동 등 모든 것이 중지된 상태이다. 공공 부문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앞장서기 위해 원격근무, 시차 출퇴근제, 출장 업무 금지 등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코로나19 예방에 공무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야말로 보이지 않은 전쟁터와도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아침 국무총리 주재로 이뤄지는 비대면 회의 방식인 원격 영상회의를 시작으로 공무원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모든 업무가 비대면으로 처리가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정보통신공사 사용 전 검사 및 통신판매업은 법적 사무로 민원인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직접 대면해야 하고 현장을 나가서 관계자들과 업무를 함께 해야 한다. 사용 전 검사는 건축물 준공 후 사용승인을 위해 기술기준에 적합하게 시공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검사가 늦어질 경우 건축 인·허가 차질, 공사 대금 지연 지급으로 인한 어려움 등이 생길…
강의 유리창에 햇빛이 쏟아질 때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꽃을 잃은 것이 아니다 다만 뿌리 깊은 음으로 남아있었을 뿐이다 얼었던 사랑이 불을 지핀다 흐르는 물의 숨결에 꽃잎의 신경이 살아난다 가지에 매달린 애벌레는 하늘을 향한다 나무의 끝이 어디인지 몰라 몸을 부비며, 돋아나는 새잎 사이로 기어간다 지루했던 겨울 일기 속의 애타던 약속 이제는 시간의 그물을 빠져나와 푸른 공기 속으로 날아간다 깨어난 것은 다시 잠들지 않는다 제 꿈에 겨워 출렁이는 강의 유리창에 봄 햇빛이 서걱거리며 쏟아진다
[충북일보] 4·15 총선 막바지다. 여야 막론하고 상대 당이나 후보를 향한 막말과 저질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은 일파만파 퍼졌다. 통합당 내에서도 차 후보의 막말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려했다. 더불어민주당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발언이 문제였다. 자칫 오만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이낙연 선대위원장이 선 긋기에 나섰다. 충북에서도 지난 주말 네거티브 선거전이 펼쳐졌다. 청주 흥덕과 충주, 증평·진천·음성 3곳의 선거구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12일 논평에서 '전대미문의 메뚜기 정치를 통해 흥덕구 정치 후배들에게 비수를 꽂은 정우택 후보' 등의 표현을 썼다. 미래통합당 정 후보는 지난 11일 도종환 후보에게 보낸 공개질의서에서 "정책토론회를 거부하고 투표일만 기다리며 뒤에 숨어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국회의원 자격 박탈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충주 선거구에서는 통합당 이종배 후보 사퇴 촉구 성명이 나왔다. 민주당 도당은 지난 10일 성명에서 "고가의 미술품 절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배 후보가 충주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매우 우려된다"며 사법당
새봄처럼 예쁜 이름의 봄동은 그야말로 봄날에 먹는 배추이다. 지금처럼 비닐하우스 배추가 마구 쏟아지는 마당에, 봄 채소의 무리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그러나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겨우내 묵은지 밥상을 산뜻하게 바꾸는데 일등 공신이었다. 지난해 담그던 김장김치에 배추와 무, 마늘과 고추가 4대 식재료였다면, 봄동(菘萶)은 봄나물과 함께 식탁의 색깔을 바꾸는 선봉장이었다. 쌈은 물론 전과 무침나물, 물김치 그리고 김치 대용의 겉절이까지 다방면의 팔방미인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같은 빛깔의 부침들 속에 봄동 부침개의 등장은 갓 시집온 새댁마냥 싱그러움을 드러냈다. 20세기 초반부터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채소의 하나로 아삭한 식감으로 호평받던 봄동은 비타민C와 칼슘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노화 방지에 효능 있는 채소이다. 옛 중국 속담에는 봄동과 같은 "배추를 반년 동안 먹을 때, 의사들은 하릴없어 놀고 있다"라고 할 만큼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날 김장배추를 걷어낸 자리에 파종하여 이듬해 봄에 수확하는 노지 배추다. 봄동의 제맛을 느끼려면 아무런 양념 없이 그냥 씹어 먹는 방법이 좋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덕분에 일반 배추보
한때 세간에 '인디언식 이름 짓기'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과 이름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이름과 달리, 인디언들은 예로부터 개개인의 두드러지는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 특징을 잘 나타내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인디언식 이름 짓기'는 자신이 태어난 해의 뒷자리와 생월·생일을 이미 정해져 있는 틀에 맞추어 넣으면 완성이 되는 간단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79년 10월 28일 생이라면 그들이 정해 놓은 틀에 의하면 1979년의 뒷자리 년도인 '9'는 '욕심 많은'을 의미하고, 10월은 '돼지'를, 28일은 '∼와(과) 같은 사나이'를 의미하므로 이를 이으면 '욕심 많은 돼지 같은 사나이'가 되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인디언식 이름 짓기'가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 및 제작·주연을 맡은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의 흥행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990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서사영화인데, 자신의 군대를 찾으러 다니는 북군 중위와 인디언과의 거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남북 전쟁과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북군 중위인 존 덴버가 파견 근무지인 서부에서 인디언과 접촉하다 결국은 그들의 일원이…
동네 오래된 단골 이발소는 머리가 희끗하신 어르신들이 주로 다니신다. 쉬는 날 오전 일찍 가도 첫 번째로 머리 깎기란 쉽지 않다. 내 차례를 기다리며 어르신들끼리 주고 받는 얘기를 듣곤 한다. 연세가 있으신지라 자식들 얘기보다 주위 친구들 건강 얘기가 가장 화제다. 요즘은 선거철이다 보니 정치 얘기도 자주 나온다. 정치 얘기가 나오다 보면 으레 나오는 말이 있다. '투표한다고 세상이 바뀌어·' '정치 안 변해.' 내 인생 첫 투표는 1997년 대선이었다. 당시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던 나는 사전에 부재자 신고를 하고 선거일에 앞서 지정된 부재자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부재자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간 안에 부재자투표 신고를 해야 했다. 사전 신고 기간을 놓친 학우들은 시험기간 중인 선거일에 고향 투표소에 다녀올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다. 시간이 흘러 당시 국내부재자투표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2013년 1월부터 통합선거인명부를 이용한 사전투표로 대체되었다. 그때와 달리 이제는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 전국에 설치된 어느 투표소에서나 별도 사전 신고 없이 투표가 가능하다. 다만,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북일보] 정치가 권력에 대한 탐욕과 집착에 빠졌다. 탐욕의 정치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 4·15총선 선거전이 많은 걸 시사한다. 21대 국회에 엄청난 재앙을 예고한다. 남은 하루 유권자의 시간이다. *** 꼼수정치 척결해야 나라 산다 무심천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떨어진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눈부시다. 분분히 날리던 꽃잎이 꽃비로 내린다. 그런데도 봄은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에 갇혀 봄을 돌아보기 어렵다. 꽃이 피고 새잎이 돋아도 그저 야속하기만 하다. 코로나 탓만은 아니다. 봄이 주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다. 여느 선거 때와 사뭇 다르다. 실망과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화시기를 살아온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자부심에 상처를 입고 탄식한다. 여야가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묻고 싶다. 왜 선거법을 바꾼 건가. 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나. 다양성과 대의성을 확대하자는 거 아니었나. 민의를 명확하게 반영하자는 거 아니었나. 궁극적으로 대결 정치를 끝내자는 거 아니었나. 근데 이게 뭔가. 이대로 가면 그대로 아닌가. 아니 더 나빠지는 게 아닌가. 개혁과 혁신은커녕 후퇴와 답습이 아닌가. 거대 양당의 의석만 겨냥한 꼼수 아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실업자가 늘면서 실업급여 신청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 3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잠정적으로 15만~16만 명대다. 사실상 실업 상태인 일시 휴직자도 급증하고 있다. 실업대란 경보음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주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4만여 곳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실직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9일 "고용지표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경영상 치명타를 입은 중소기업들과 영세업체들은 이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시작했다. 정부 차원의 중대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방향으로 정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래야 실업대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충북 상황도 좋지 않다.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고용지원과 자금지원 요구가 폭증하고 있다. 특별 자금 지원 창구로 몰려들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올 들어 3월까지 300건 넘게 접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배가량…
직지, 내가 아는 사랑은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내가 아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그리움도, 억울함도 정작, 아니었다. 그리움도 억울함도 하나님이 보낸 사랑 안에 익어간다. 세월의 무게만큼 토실토실했다 소나무가 천둥과 번개, 천년의 세월을 담아 우람하듯이 바다 절벽, 거친 파도에 그을려 아름답듯이 꽃은 비바람을 등에 업고 피어난다. 내가 아는 이별도 이별이 아니었다. 밀물로 왔다 썰물로 스러진 후 다시 밀려오는 바다 꽃잎이 져야 이지러지듯 열매가 고개를 드는 진솔한 사랑 노을빛이 밤새 여물어 아침의 해로 맞이하는 숭고함.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요 죽음은 곧 삶이다. 있는 듯 없는 구름 없는 듯 존재하는 그대, 거룩한 이별은 아픈 사랑이 마지막 주고 간 선물이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