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운다는 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아이를 낳고 실감을 했다. 체력적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많지 않은 수입에 경제적으로도 녹록치가 않다. 처녀 때 귀가 닳도록 들었던 분유값, 기저귀값이 체감이 되면서 아이는 생활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복병이 있으니 그 것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드는 장난감 값이다. 왜 그렇게 '유아'라는 글자만 붙으면 가격이 비싸지는지! 엄청 비싼 가격이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지체 없이 지갑을 열곤 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달 연수동 주민센터에 '희망장난감 도서관과 공동육아나눔터'가 개관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관한 '희망장난감 도서관'은 충주시에 거주하는 영유아를 둔 가정이면 연회비 1만2천원으로 2주간 신체, 역할, 언어 등 다양한 발달을 도모할 수 있는 장난감을 대여해 주고, 장난감 구입에 따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실제로 필자는 이달초에 퇴근후 장난감도서관을 방문했다. 방문 전 미리 회원카드를 만들어 놓으면 평일 기준 2~3일 후 카드가 나온다. 카드를 이용하여 최대 2주간 장난감을 빌리는 시스템이다. 들어가…
[충북일보]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충북과 충남, 세종시의 입장이 아주 다르다. 세종시와 충남은 긍정적이다. 충북은 그렇지 않다. 충북은 그동안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주장했다. 그러다 보니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KTX 오송역의 이용객 감소도 걱정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게 기우일 수 있다. 정부가 충북에서도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기~오송 간 고속도로 지선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의 경우 별도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 병행 방침에 '기대'를 표명했다. 타당성 재조사의 경제성(B/C)이 높게 나오도록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신설과 중부고속도로 확장 건설은 대표적인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사례이기 때문이다. 두 사업은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나머지는 희생되는 상충 관계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의 경우 2008년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됐다. 반면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은
[충북일보] 2015년 11월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향년 88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6년 여 만이다. 이 땅에서 민주화 운동의 역사로 불렸던 '양김'이 역사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끈 두 거목들이 모두 우리 곁을 떠났다. 김 전 대통령이 1979년 당시 신민당 총재이던 시절 의원직에서 제명당하면서 남긴 일성(一聲)은 아직도 국민들의 귀에 쟁쟁하다. "닭의 모가지 비틀어도…" 발언은 서슬 퍼렇던 유신시절에 대한 극렬한 저항이었다. 오랫동안 민주화를 갈망하던 국민들의 뇌리에 뿌리 깊게 박혔다. 김 전 대통령처럼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던 정치인도 드물다. 평생을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유신정권과 신군부 등 독재에 저항하는 공동체였다. 때로는 동지로, 때로는 앙숙으로 '영원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연소 국회의원에 역대 최다선 국회의원이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기록의 인물로 기록된다. 그간의 삶은 걸어온 길 만큼이나 화려하고 이력만큼이나 파란만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32년간의 군정을 끝내고 문민정부를 출범시켰다. 1993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제
이른 아침 요란한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간신히 눈을 뜨고 손을 더듬어 스마트폰을 찾는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게 하루의 시작이 된지 오래다. 우선 알람소리를 끄고 화면에 보이는 시간을 본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숫자들이 또 있다. SNS 상에 올라온 글의 건수를 알리는 숫자다. 왠지 읽어줘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드는 표시이다. 오늘 아침에도 벌써 카카오톡에 두 개, 밴드에 세 개의 글이 올라와 있고 문자는 두 개, 이메일은 네 개가 와 있다. 물론 급한 내용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가 묘한 것이 나중에 봐지지 않는 게 문제다. 얼른 봐야한다. 우선 문자를 열어보니 카드회사와 은행에서 보낸 글이 있다. 이메일에는 거래처에서 보낸 세금계산서와 각종 홍보 글이 도착해 있다. 문자와 메일을 보내는 곳은 대부분 회사나 기관 등이고 주로 업무적인 내용이 많다. 카카오톡과 밴드에는 잘 아는 사람들이 글을 올린다. 주로 공지사항이나 좋은 내용들이 많다. 덕분에 책에 있는 좋은 글이나 좋은 음악, 멋진 영상들을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다. 좋은 글에는 공자, 맹자님 말씀에서부터 속담이나 각종 명언들이 수북하다
어느 날 하늘이 늑대와 개가 동물들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앞으로 나쁜 짓을 안 하겠다면 황금 한 냥 씩을 주겠다." 늑대와 개는 웃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자 늑대와 개 앞으로 황금 한 냥씩 떨어졌다. 늑대와 개가 말했다. "한 냥 더 달래 볼까?" 늑대와 개는 거짓으로 황금 한 냥을 더 얻어갔다. 하지만 늑대와 개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속에서 동물들의 물건을 빼앗고 때렸다. 그때 하늘이 말했다. "이 놈들, 감히 날 놀리는 거냐?" 늑대가 대답했다. "그러지 말고 한 냥만 더 주시면 정말로 다신 나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늘이 말했다. "그럼, 맹세 할 수 있느냐?" 늑대와 개가 대답했다. "네, 맹세하겠습니다." 하늘이 말했다. "맹세를 어긴다면 벌을 받을 것이고, 착한 일을 한다면 황금 한 냥씩 주겠다." 그러자 황금 한 냥이 또 떨어졌다. 개가 말했다. "황금 세 냥이면 한동안 놀고먹을 수 있어" 늑대가 대답했다. "황금 여섯 냥이면 부자인데" 그날 밤 늑대와 개는 서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늑대가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잠들겠지" 개가 중얼거렸다. "설마 내 것을 훔쳐 가겠어?"…
한국경제의 장기 불황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올해 3% 성장은 물 건너갔다. 일자리 시장의 갈증은 증폭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의 청년들은 이미 9포 세대(취업·주택·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희망·외모·건강 포기)의 포로가 된 지 오래다. 이제는 '헬 조선(대한민국은 지옥(hell))이란 말도 유행이다. '흙 수저'란 단어도 낯설지 않다. 고학력의 청년들이 건설현장의 잡부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 직장도 없이 빚 독촉에 시달리는 청년들 이야기는 넘쳐난다. 부초(浮草) 같은 청춘의 모습이 안쓰럽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니 참 혼란스럽다. 현재 청년 실업자들의 의식주 해결책은 절박하다. 허니 돈 되는 일이라면 무작정 돌진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여유가 없다. 그들의 도전은 다양하다. 대부분은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기업이나 관공서 취업을 겨냥하는 부류다. 도전자가 많다 보니 취업 3수는 기본이다. 그중에는 역발상의 청년들이 있다. 바로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는 20~30대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일찍 농촌에서 일자리를 발견했다. 어쩌면 흙에 일찍 눈을 뜬 셈이다. 새로운 사회 추세(trend)이다. 원인은 간단하다
사우나에서 모두들 옷을 갈아입느라 정신이 없는데 휴대폰의 벨이 울렸습니다. 옆에 있던 한 남자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들었습니다. 휴대폰의 성능이 워낙 좋아 옆에서도 상대방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통화 내용이 모두 들렸습니다. 휴대폰 저쪽에서 소년으로 보이는 목소리가 말했습니다. "아빠, 나 게임기 사도 돼·" 휴대폰을 든 남자가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 그래." "아빠, 나, 신형으로 골라도 되는 거지·" "그럼!" "아빠, 아빠, 이참에 나 새로 나온 컴퓨터까지 사도 돼· 게임을 하려면 속도가 너무 늦단 말이야." 옆에서 듣기에도 컴퓨터까지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자는 명쾌하게 허락을 했습니다. "너 사고 싶은 것 다 사." "야, 신난다. 인터넷으로 지금 주문한다·" "알았어." 아이의 부탁을 모두 들어준 뒤 전화를 끊은 남자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외쳤습니다. "이 휴대폰의 주인, 누구세요·" 다음 이야기. 어떤 남자가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삿짐의 정리가 다 끝나기도 전에 정전이 되었습니다. 그가 양초와 성냥을 겨우 찾았을 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열어보니 한 아이가 서 있었습니
[충북일보]충북도내 일선 학교가 예산부족을 하소연하고 있다. 예년에는 풍족했던 학교 예산이 지금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15일에는 충북도교육청의 예금 잔고가 5억원까지 내려가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 도교육청의 이같은 자금 부족은 올해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매년 자금난은 있어왔다. 올해만 특별히 어려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년도에는 자금 부족이 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자금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교육부로부터 충북도교육청에 내려오는 지방교육재정 보통교부금 때문이다. 지방채를 합해 약 370억원이라는 자금이 적게 내려왔다. 보통교부금 중 학교교육환경개선비와 교원명예퇴직수당은 내년부터 수요액을 만영하고 다음연도에 정산하도록 돼 있어 재정의 경직성이 더욱 심화 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올해 부담해야할 학교교육 환경개선비는 612억원, 교원명퇴수당은 110억원에 이른다. 내년도 세입예산규모도 올 추경대비 1천797억원이 감소했다. 정부이전수입 636억원이 감소했고, 지방자치단체이전수입도 242억원, 자체수입 20억원, 차입금 709억원이 감소하는 등 대체적으로 자금유입
대부분의 노인들은 노후를 자녀들에게 의지하지만 독거노인의 경우 이러한 버팀목이 없다. 정부에서 의료보장을 해주기는 하지만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어서 이들에게 삶은 끊임없는 시련이 된다. 일정 연령대에게만 자유로운 우리 사회에서 독거노인들은 사회활동이나 경제활동이 쉽지 않다. 40대 50대만 넘어서도 일자리의 폭이 대폭 줄어드는 마당에 누가 봐도 백발의 연약해 보이는 노인들에게는 일자리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경제적 여력이 안 되고 힘도 딸리니 나가서 누군가와의 소통을 하고자 함은 사치가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노인들은 하루 종일 TV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자연스럽게 이웃이나 커뮤니티와도 닫고 사는 이들은 스스로의 위기에도 적절한 대처를 하기 힘들고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때문에 이들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노인들의 자살률은 이러한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은 많지만 이들의 사정을 알아서 챙겨줄 사회복지 공무원의 인력도 적고 넘치는 복지수요를 감당해낼 재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스스로 자신을 감당하고 있고 감당을 하지 못하고 아사하거나 동사하는…
도시는 어떻게 발달되어 왔을까· 고대 로마시대의 로마군인들이 영국을 침공한 이후 템즈강 주변을 전략적 요충지로 알아차리고 그 지역에 진을 쳤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로마군은 영국의 어디가 전략적 요충지인지 판단하였다. 지금의 런던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발달하게 되는 시초가 되었다. 이후 1666년 런던에서는 대화재가 발생하였고 이를 계기로 런던재건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제대로 실행되지는 않았다. 산업혁명이후 급격한 도시화 과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도시에 가면 돈도 벌수 있고 농사도 짓지 않아도 되는 그저 막연한 꿈을 안고 너도나도 도시로 모였다. 이때부터 도시난민이 생겼고 비참한 도시생활이 시작되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민중봉기가 하루가 멀게 일어나고, 식민지 쟁탈전이 이루어졌다. 또한 많은 도시들은 계획 없이 무질서하게 급격히 확장되었고, 히포다무스(Hippodamus)가 주장한 도시의 건강한 확장은 힘을 쓰지 못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세기 초반 오웬과 푸리에는 도시의 노동자를 위한 공동체건설을 주장하였으며 이것이 지금의 기숙사 또는 대표적인 공동주택인 아파트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후 르네상스시대로 넘어오면서 간선도로가 생
지난해 청주복지재단 읍면동민관복지협의체 활성화 아이디어 공모사업에서 강서1동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중심에 모유정복지협의체가 있다는 것은 지난 4월에 강서1동으로 전입오고 나서야 알게 됐다. 지역적 특색을 살리기 위해 부모산 정상에 있는 모유정(母乳井)을 명칭에 포함시킨 강서1동 복지협의체는 365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 찾아간다. 특히 복지협의체 위원장과는 전화번호를 외울 정도로 자주 전화통화를 했다. "위원장님. 이러이러한 집이 있는데요. 오늘 오후에 시간 되시면 같이 나가볼까요?"라고 전화하면 "그래, 3시 반까지 갈께"하고 정말 흔쾌히 발 벗고 나서준다. '보여 주기식', '행사를 위한 행사', '사진 찍기 위한 사업'을 지양하는 것이 우리 협의체 위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래서 정말 '리얼 버라이어티'한 일들이 지난 6개월간 무척 많이 일어났다. 한창 무더운 8월 마지막 날에는 전남 광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고, 집수리 3가구, 반찬 나눔 행사, 정기회의 및 임시회의 개최, 등유지원, 홍보용 물품으로 볼펜제작 등 수많은 기억들이 LTE속도로 스쳐 지나간다. 올여름
[충북일보] 일선 교육현장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교육의 최일선에서 자행된 꼼수와 편법이 그대로 확인됐다.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 도내 일선학교서 운영 전반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도를 넘어선 경우도 많았다. 학교안정공제회의 보상기준도 불투명했다. 일부 학교의 경우 방과후학교의 방만 운영을 지적받았다. 특히 일부 학교 교장들의 편법 출장은 압권이었다.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다. 휴일 교장들이 직원들의 경조사에 참석한 것도 출장으로 처리한 사례가 많았다. 가뜩이나 부족한 교육예산이 엉뚱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 '학교장 타시·도 출장내역'에 따르면 특정 교육청 관내 학교장들이 휴일에 교직원들의 경조사에 참석하려고 출장 처리한 사례가 50~60건에 이르고 있다. 출장 처리할 경우 일비와 교통비, 식비를 받게 된다.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예규'와 충북도교육청 '지방공무원 복무업무처리 지침'에 '평일에 한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출장처리를 완성하려면 출장목적이 명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너무 잦은 출장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학교장들의 편법
[충북일보] 충븍도의회가 개원 이후 하루도 빤한 날이 없다. 지난 7월부터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 문제로 시끄럽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시한 예결위 '복귀 조건'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새정연의 요구 조건 중 예결위 내 계수조정 소위원회의 여·야 동수 구성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파행 운영의 지속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여기 있다. 예산 파행은 자칫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도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절대 파행이 있어선 안 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리고 예산 편성은 반드시 여야의 의견이 필요하다. 소수 의견이라고 무시돼선 올바른 예산을 짜기 어렵다. 충북도의회에 예산 심시권을 부여한 목적은 단 한 가지다. 지역의 선심성 예산을 챙기라는 게 아니다. 충북도의 씀씀이를 심사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막으라는 도민의 명령이다. 그 일조차 못한다면 도의회의 존재이유는 없다. 충북도의회는 개원이후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얼마나 한심하면 이런 평가가 나오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마지막 예산심의조차 못하고 있다. 예결
필자가 대학 다닐 때 전공과목 첫 강의에 교수님께서 데이터(data)와 정보(information)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셨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같은 뜻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 녀석 하나가 데이터는 자료이고 정보는 그 자료에서 필요한 사실을 얻어낸 것이라는 답변을 하였다. 즉, 학생들 중간고사 점수는 데이터이지만 여기에 평균과 편차 등을 구해 학생들 수준을 파악하고 강의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 등을 결정하게 하는 것은 정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끄집어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인데 요즘은 정보란 비교적 간략한 낱개로서의 정보를 의미하는 반면, 데이터는 집합체로서의 정보란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제 정보기술(IT)을 넘어 데이터 기술(DT)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 예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IoT)은 세상의 모든 것을 데이터로 만들어 기록하고 이를 연결한다. 한 순간에도 엄청난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다. SNS를 통해 60초간 페이스 북은 350기가바이트가 만들어지고, 유튜브는 72시간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초점은 이렇게 엄청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여 어떤 수익을 창출해 낼 것
[충북일보] 군부대 관련이 민원이 생기면 처리에 애를 먹는 게 일반적이다. 일반 민원과 달리 군부대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군부대 민원 협의에 대한 처리기한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 고 있다. 음성군은 최근 유기한 민원처리 경고시스템 운영 등 민원처리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민원처리기간에 제한이 없는 군부대의 비협조로 인근 기업 등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군부대엔 자치단체의 유기한 민원처리 경고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 군부대엔 자치단체와 달리 민원처리 기한이 없기 때문이다. 군부대로 민원협의 공문을 보내면 '함흥차사'란 얘기가 나오는 까닭도 여기 있다. 우리는 인·허가와 관련된 민원서류의 경우 군부대 협의의 신속한 처리 등을 위한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규제 완화 및 민원서류 군부대 협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다각적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자치단체와 군부대가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부터 마련했으면 한다. 현재 음성군은 군부대 인근 시설과 관련해 12건의 협의 공문을 군부대에 보냈다. 그러나 12건 모두 한 달째 협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군부대…
[충북일보] 지방대학의 문제는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이미 지역사회의 문제다. 지방대학들은 이미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의 존폐는 대부분 지역 상권과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 대학캠퍼스 이전이 지자체 간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제천지역에서 세명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저지하려는 까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비수도권 대학의 수도권 진입 봉쇄는 물 건거 갈 것 같다. 제천 세명대 등 전국 13개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봉쇄하기 위한 노력도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공여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이 자동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비수도권의 교육인프라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캠퍼스가 이전하면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 전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곳곳에서 깊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테면 자취·하숙촌, 식당가, 학습교재, 지역일자리 등 경제 각 분야에서 심각한 타격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인구 감소도 불가피하다. 대부분 학생들이 재산권 보호(확정일자)를 위해 아예 주소지를 옮기기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 시책은 헌법적
한·중·일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우리 측에서 일본 측에 '금년 말까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일본 측에서는 정상회담을 할 때는 수긍하는 척하다가 다시 본색을 드러냈다. 일본 측의 미지근한 태도에 대해서 다시 재촉구하는 강도를 높였다. 박대통령의 '위안부 결단 재 요구'에 일본·중국 등이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한·일 정부사이에 전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법적으로는 해결됐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지만 군위안부 문제가 현실의 문제로서 일·한관계의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기사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군위안부 관련 협상 가속화에 합의한 한·일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조기에 타결할 수 있도록 협의를 가속화 하겠다."며 "그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중국외교부는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의 적절한 처리를 촉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홍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입장자료에서 "중국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역사문제를 적절하
청주시 내수읍의 묵방리는 본래 청주군 산외일면(山外一面)의 지역으로서 묵뱅이, 또는 먹뱅이라는 이름으로 구전되고 있다. 먹을 만드는 먹방이 있었으므로 묵방(墨坊)이라고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이는 묵뱅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묵'은 먹을 연상하였고 '뱅이'는 그 의미를 알기가 어려우므로 비슷한 발음과 함께 먹과 관련된 의미를 더하여 자연스럽게 묵방리(墨坊里)라 표기하게 된 것이다. 땅의 이름은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알기 쉽고 여러 사람들에게 그 위치를 전달하는데 효율적이므로 지형의 특징들을 가지고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다. '뱅이'라는 말은 땅이름에서 '배미'라는 말이 음운변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배미'라는 것은 '논 농사를 짓는 한덩어리의 땅'을 뜻하는 말로 농업을 주업으로 하던 옛날에는 농민들이 아주 빈번히 쓰던 용어였으며, 높은 배미, 낮은 배미, 큰배미, 작은 배미, 긴배미 등이 지명으로 쓰인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세종시 부용면의 '진배미들'은 땅 모양이 길게 생긴 논 한 덩어리를 일컫는 말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충청북도 도청이 있는 자리에 예전에 큰 논이 있었는데 옆에 개울이 있어서 물을 대기가 좋아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 내려와 자기 배에 부딪히면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비키라고 소리치거나 욕설이 나오기 마련이다. 화를 내지 않은 것은 빈 배이기 때문이고, 화를 내는 것은 배에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허주(虛舟)이야기다. 갈등은 관계의 문제다. 가족, 친구, 동료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제로 화내는 상대는 애초부터 없을 수 있다. '빈 배'는 결국 자신의 배이고 화를 내는 것은 결국은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허주(虛舟)처럼…… 한 마리 까치가 장자를 스쳐 밤나무 숲에 앉았다. 장자가 따라가 활로 쏘려고 보니, 자기가 노리고 있는 그것도 모르고 까치는 사마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마귀는 숨어서 또 매미를 노리고 있지 않은가... 장자는 활을 버리고 돌아섰다. 그런데 장자는 밤나무 숲을 지키던 사람에게 붙잡혀 심한 욕설을 들어야 했다. 까치를 겨누던 장자도 자기 뒤에서 자기를 노린 밤나무 지기가 있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장자에 실려 있는 이야기로 '당랑박선(螳螂搏蟬)' -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하다는 뜻으로 눈앞의 작은 이익을 탐내다가 정작 자신의 위험은 돌아
올해로 115회째를 맞는 노벨상은 수상자 개인의 영예는 물론 국가의 위상까지 높이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풍성한 화제를 낳았던 올 노벨상은 지난 10월 12일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올해 수상자 가운데 눈여겨 볼만한 사람이 있다. 개똥쑥 추출물로 치료제를 만들어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 중의학과학원 연구원인 투유유(여·85) 교수가 바로 그다. 투 교수는 지난 2013년에도 수상 후보로 올랐으나 최종심에서 탈락했으나 이번에 중국 최초의 과학분야 및 여성 노벨상 수상이라는 두 가지 영예를 얻었다. 개똥쑥은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흔한 약용식물이다. 이 개똥쑥에서 뽑아낸 말라리아 특효약인 '아르테미시닌'은 개발을 완료한 1990년대 이후 전 세계,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했다. 이 약 덕분에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평가를 받는 만큼 그녀의 수상은 오랜 시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로써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그런데 투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1천600년 전 고대 의학서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아르테미시닌은 현대 과학과 전통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마주한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나의 모든 시름을 잊어 본 기억이 있다. 이것이 내가 여행을 즐기지 않는 이유다. 내 방의 창문을 열면 바로 그 창문 앞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지는데 구태여 먼 거리를 이동하는 여행이란 행사가 내겐 필요하지 않다. 노점상의 성실한 모습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껴 본 적이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대사 한 구절에 마구 눈물을 쏟아 본 경험도 있다. 어느 날 내가 본 영화 속 장면이 나에게 진한 각인으로 남아서 내 영혼과 내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그리고 당신이 경험한 아우라다. 아우라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쓴 에게 저녁노을은 단지 노을이 아니었다. 그를 지탱해준 아우라였다. 빅터 프랭클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던 의미치료라 불리는 로고 테라피 또한 이성에서 만들어진 가치나 의미가 사람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며 그 의미가 모든 고통과 불행을 이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가 삶의 공간에서 찾아내는 작은 의미야말로 가장 강력한 아우라의 모체가 아닐까· 아우라의 핵심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감동이다. 사람의 일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마천의 에 보면, 초나라 사람 계포는 의협심이 강하고 한번 좋다고 약속하면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한다. 계포는 항우의 낭장으로 유방을 괴롭히다가 항우가 죽은 후에는 천금의 현상금이 걸린 수배범이었으나 오히려 유방에게 천거되어 사면과 동시에 낭중이 되었다가 다음 혜제 때에는 중랑장에까지 올랐으니 당시 무척 존경받던 인물이다. 계포가 여태후가 주재하는 어전회의에서 번쾌의 흉노정벌 제의를 한마디로 저지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초나라의 조구가 계포에게 '황금 백 냥을 얻는 것은 계포의 한마디 승낙을 받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로 계포가 약속을 잘 지키고 신의로웠음을 칭찬한 것이 바로 '계포일낙'의 유래다. 이 약속이야말로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고 인간으로 하늘 아래에 존재할 수 있도록 유지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한다. 약속은 자기의 생활 유지에 도움을 줌은 물론 자기의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운전자의 상호간 약속은 각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동차가 직진을 하면서 좌측 깜빡이를 넣는다면, 우측통행이 시행되는 나라에서 좌측통행으로 운전을 하거나 파란 신호에 출발하지 않고 빨간 신호에 출발한다면 어찌될…
일반적으로 50세가 지나면 모발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누구나 머리가 빠지면서 머리숱이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나타나는 탈모증을 노인성 탈모증이라 부른다. 노인성 탈모환자를 보면 하루 평균 탈모량이 정상적인 성인의 탈모량보다 50개가량 많으며, 모발의 성장속도가 느려 탈모증상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노인성 탈모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방치하기 보다는 탈모 발생 초기부터 꾸준히 관리를 하면 탈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탈모는 방치하면 진행속도가 빨라지므로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올바른 탈모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탈모환자는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빠질까 두려워하는데 두피에 쌓인 노폐물, 비듬, 지방, 박테리아 등을 없애려면 머리를 자주 감아야 한다. 차가운 물은 노폐물이 잘 씻기지 않고 너무 뜨거운 물은 두피와 모발에 자극을 주므로 샴푸 시 물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37도가 적당하다. 머리를 감은지 반나절만 지나도 기름기가 느껴지는 경우에는 매일 감고 건조하면서 푸석한 경우라면 이틀에 한 번 정도 머리를 감는 것이 적당하다. 헹굴 때는 구석구석 남아 있는 샴푸를 완전히 제거하도록 정성껏 헹군다. 특히 가마와 귀 뒷부분에 거품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친구를 생각합니다. 세월 흐르니 잎 떨어지는 가로수의 쓸쓸함도 내 것인 양, 허허로움에 가슴을 쓸어 담습니다. 철부지 어린 시절, 우정이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지만, 친구는 서로를 아껴주는 존재였고, 세상에 나아가 튼실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곱디고운 단풍잎이 다 떨어지기 전, 친구들을 생각하며 옛 시절 그리운 곳으로 나들이를 떠납니다. 들녘에 쑥부쟁이 소담스럽게 피었습니다. 이미 코스모스는 지기에 바쁘고 거리엔 나무에 매달린 잎보다 떨어진 낙엽이 수북합니다. 가을이 지나는 중학교 교문에 총동문회 현수막이 펄럭이고 하늘은 맑기만 한 늦가을입니다. 교문을 들어서니 양옆에 은행나무가 팔 벌려 우릴 맞이합니다. 부지런한 동문들은 일찍부터 와서 준비를 다 마친 모양입니다. 운동장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에는 기수별로 천막이 펼쳐져 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는 흥겨움을 자아냅니다. 예전과 달라진 운동장 한 가운데 서서 잠시 유년시절을 더듬어 봅니다. 흐릿한 기억이 드문드문 떠오르지만 지금도 잊어지지 않는 것은 개울에서 모래를 대야로 퍼 날라 운동장을 다졌던 일입니다. 막 개교한 학교라 운동장은 엉망이었고,
나는 이제 '이타카'를 찾아 먼 길을 떠나지 않는다. 산책길에 대전에서 당진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갑자기 든 생각이다. 새벽녘이나 한낮, 어둠이 내린 저녁이나 칠흑 같은 밤에도 고속도로 위에는 언제나 차들이 질주했다. 오늘도 어디론가 달려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보며 난 그 행렬 속에 몸담고 길 떠나던 시절을 떠올린다. 난 도저히 나와 화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면 새벽기차에 오르거나 밤 버스를 타고 어디로든 떠났다.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불화의 젊은 시절은 무작정 떠난 후에야 겨우 화해한 나를 데리고 돌아올 수 있었다. 재수시절이었다. 그날도 학원 강의실에서 내 답답한 젊음을 견딜 수 없었다. 서울에서 밤늦게 떠난 후 부여에서 갑사행 마지막 완행버스에 몸을 실었을 때 차창으로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 안에는 두어 명의 촌로들과 나 뿐이었다.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덜컹거리는 흔들림에 몸을 맡겼다. 차창으로 드문드문 보이던 불빛이 내 눈동자가 되어 나를 바라보았고, 내 얼굴이 차창의 빗물에 가뭇없이 사라졌다가 이내 나타나곤 했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 어둠에 잠긴 한적하고 쓸쓸했던 버스대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