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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18 13:55:51
  • 최종수정2015.11.18 13:55:51

최창영

증평군청 미래전략과장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 내려와 자기 배에 부딪히면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비키라고 소리치거나 욕설이 나오기 마련이다. 화를 내지 않은 것은 빈 배이기 때문이고, 화를 내는 것은 배에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허주(虛舟)이야기다.

갈등은 관계의 문제다. 가족, 친구, 동료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제로 화내는 상대는 애초부터 없을 수 있다. '빈 배'는 결국 자신의 배이고 화를 내는 것은 결국은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허주(虛舟)처럼……

한 마리 까치가 장자를 스쳐 밤나무 숲에 앉았다. 장자가 따라가 활로 쏘려고 보니, 자기가 노리고 있는 그것도 모르고 까치는 사마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마귀는 숨어서 또 매미를 노리고 있지 않은가... 장자는 활을 버리고 돌아섰다. 그런데 장자는 밤나무 숲을 지키던 사람에게 붙잡혀 심한 욕설을 들어야 했다. 까치를 겨누던 장자도 자기 뒤에서 자기를 노린 밤나무 지기가 있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장자에 실려 있는 이야기로 '당랑박선(螳螂搏蟬)' -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하다는 뜻으로 눈앞의 작은 이익을 탐내다가 정작 자신의 위험은 돌아보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사마귀가가 매미를 잡기 위해 정신이 팔려 까치가 자신을 노리고 있음을 알지 못했듯이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지를 간과하고 오직 자기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볼 때 자신 또한 위험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지역과 국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역과 국가의 구성원들이 작은 잇속에 취하고 흐린 물에 집착하여 다툼을 벌이는 것은 결국에는 자신에게 손해 일 수 있다는 지혜를 장자는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작은 것에 집착하는 사이 경쟁 지역과 다른 국가들이 우리에게 화살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장자가 눈앞의 이익만 얻으려고 자기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몰랐다는 깨우침을 얻었듯이 우리도 흐린 물을 보는데 마음을 빼앗기기보다는 맑은 물에 몸을 비춰보고, 앞만 보기 보다는 한번쯤은 옆도 보고, 때로는 뒤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자(莊子)의 깨달음처럼……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크고 작은 갈등 쉼 없이 일어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빈 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배에 사람이 타고 있기에 상대를 향해 화를 내고,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하듯이 상대방만을 노려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허주(虛舟)처럼 각자가 마음을 비우고 장자(莊子)의 깨달음처럼 좀 더 멀리보고 때로는 옆도 보고, 때로는 뒤도 돌아본다면 모든 문제와 갈등은 해소되고.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나만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릴 줄 아는 넓은 눈을 키워 나갔으면 좋겠다. 이채 시인의 마음이 아름다우니 사람이 아름다워라 의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시구(詩句)처럼.

독서의 계절 청명한 이 가을에는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장자」와 같은 책 한권으로 삶의 지혜를 찾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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