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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18 13:55:26
  • 최종수정2015.11.18 13:55:26

차선우

농진청 인삼특작부 약용작물과장

올해로 115회째를 맞는 노벨상은 수상자 개인의 영예는 물론 국가의 위상까지 높이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풍성한 화제를 낳았던 올 노벨상은 지난 10월 12일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올해 수상자 가운데 눈여겨 볼만한 사람이 있다.

개똥쑥 추출물로 치료제를 만들어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 중의학과학원 연구원인 투유유(여·85) 교수가 바로 그다. 투 교수는 지난 2013년에도 수상 후보로 올랐으나 최종심에서 탈락했으나 이번에 중국 최초의 과학분야 및 여성 노벨상 수상이라는 두 가지 영예를 얻었다.

개똥쑥은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흔한 약용식물이다. 이 개똥쑥에서 뽑아낸 말라리아 특효약인 '아르테미시닌'은 개발을 완료한 1990년대 이후 전 세계,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했다. 이 약 덕분에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평가를 받는 만큼 그녀의 수상은 오랜 시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로써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그런데 투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1천600년 전 고대 의학서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아르테미시닌은 현대 과학과 전통 의학이 결합한 성과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전통 의학서를 보유한 나라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이에 못지않은, 아니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는 고대 의학서들이 많다. 그중 <동의보감>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소중한 기록물이자 의학서이다. 편찬된 지 405년이나 된 동의보감에는 수많은 약초에 대한 효능과 처방 비법이 수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따라잡지 못하는 가치를 지닌 기록물인 향약집성방, 향약구급방, 동의수세보원 등의 옛 의서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의서에는 다종다양한 약재의 효능과 질병을 치료하는 비법 등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한방 의학의 효능에 착안하여 D제약회사에서는 개똥쑥과 유사한 황해쑥(애엽)에서 유파틸린이라는 성분을 추출하여 위염, 위궤양 치료제인 스티렌을 만들었다. 이처럼 선조들의 지혜를 활용하고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되어 약효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나라도 가까운 장래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의학을 현대과학의 시선으로 재조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신(新)동의보감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으로 온고지신(溫故知新)에서 더 나아가 기존 전통지식에다 현대 과학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온고창신(溫故創新)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기초과학 분야와 관련한 한국의 척박한 연구환경에 있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투유유 교수의 업적은 수십 년간의 연구 끝에 나온 결과물로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편견 없는 주변의 후원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경우도 지도교수가 못다 이룬 연구를 후배들이 물려받아 진행할 만큼 한 분야에 대해 믿고 맡기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가? 성과 위주의 연구환경으로 인해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속에서 연구를 수행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노벨상 수상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 그리고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R&D와 관련한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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