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할머니 말씀이 오래 살다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지만 올 해 날씨만큼 황당한 적도 별로 없었다고 하신다. 정말 이틀 사이에 계절이 이렇게 바뀔 수 도 있구나 하는 요즘의 날씨이다. 이젠 기록적인 폭염도 끝났으니 결실을 위한 농부들의 마지막 정성과 하늘이 도와 수확의 기쁨을 기대할 때이다. 요즘 우리 지역 괴산에서는 지난 해 성공적으로 치룬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괴산아시아유기농대회와 알고아(ALGOA) 정상회의, 유기농 페스티벌 준비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행사들은 충북도가 공표한 6대 신성장 동력산업인 유기농산업의 집중 육성과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성과를 계승하는 것이다. '유기농 3.0 괴산 선언'으로 아시아 지역으로 중심이 확대되고 있는 국내외 유기농 시장을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지난해 유기농산업엑스포 이 후 국내에서 괴산의 유기농 브랜드 확산은 방문한 108만명의 관람객이 확인 해 준 것은 물론이며,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엑스포를 전후하여 일본, 중국, 이탈리아, 인도, 부탄, 캄보디아 등 6개국 8개 지역에서 괴산군과 유기농 국제교류를 희망
일본 교토대에서 하천생태방제의 세계적 권위자 야스히로 다케몬 교수, 어류분류학 전문가인 아키히사 이와타교수와 나카타 교토대연구원, 토시후미 다가 (재)일본낚시진흥회 교토부지부 부지부장이 지난 17~19일 청주와 미호천을 방문했다. 벌써 3년째 진행되고 있는 한·일 하천교류프로그램 일환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카모가와, 키즈가와가 미호천과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1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청주와 교토의 상이한 역사성이 한몫을 했다.(가와는 일본말로 하천을 뜻한다.) 1960~1970년대 급속한 성장을 한 일본은 산업화로 파괴된 하천을 살리기 위해 현재 민·관 협치를 통한 유역협의체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교토의 강 은혜 살리기 모임'을 통해 카모가와에 은어를 회귀시켜 먹거리 자원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은어가 돌아 올 수 있도록 바다와 합류하는 요도가와의 수문을 열고 하천의 수중보를 철거하고 있다. 최상류부터 오염원을 차단하고 모래톱이 형성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청정하천으로의 복원에 성공을 했다. 직접 방문해 확인한 카모가와, 키즈가와의 수질은 우리의 설악산 수질과 상이해 도심의 하천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다.
얼마 전 집권당 대표를 지낸 사람이 부당 노동행위와 위장폐업, 흑자 정리해고와 맞선 노동자들을 향해 "저들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고 발언했다가 법원의 판결에 의해 노동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 사과가 있던 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앞에서는 벌써 여러 날 째 예술 강사들의 데모가 있었다. 이 예술 강사 제도는 2000년 초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본격화 된 예술인들의 일거리 창출사업이었다. 현재는 8개 분야 예술 강사 사업으로 전국의 초중고에서의 예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초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예술 강사를 파견하겠다고 호언 했지만 집권이후 이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더불어 진흥원은 예술 강사들의 노무와 처우문제를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지역재단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물론 문화예술교육 초창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술 강사 제도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였다. 예술 전문가로서 전인적이고 자율적 창의학습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사라는 자격증을 주어 학교의 학습도우미 취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모습이냐는 것이었다. 또한 이것이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보다는 예술대학 교수들이 자기제자들
살면서 대수롭지 않게 '거짓말'을 종종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탈무드는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주고 어떠한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거짓말' 이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나 피해를 줄수 있다는 점이다. 112 긴급신고제도는 경찰의 도움이 절박한 그 누군가에게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7월초 오전 청주시 청원구 00동에서 "아는 여자가 납치되어 끌려가고 있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되었다. 이에 최인접 지구대, 형사 등 출동한 경찰관만 20여명이 넘었고 동원된 차량만 10여대가 넘었다. 제2의 피해 예방과 신속한 범인검거를 위해 많은 경찰력이 동원되어 예상 도주로 차단조치 등 긴급수배를 하였다 하지만 조사결과 허위 장난신고였으며 그는 6월 한달간 74회 거짓신고한 상습 전력자였다. 물론 신고자는 즉결심판에 회부 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아직까지도 허위 장난신고 사례는 무수히 많으며 허위신고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6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고 상습 허위신고자는 형법에 의해 처벌 받을수 있다. 청주청원경찰서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7월말까
[충북일보] 중국 남송시대에 송계아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벼슬에서 물러난 후 새로 집을 샀다. 덕이 높은 학자 여승진의 바로 이웃집이었다. 송계아가 이사 오자 여승진이 송계아에게 얼마를 주고 집을 샀느냐고 물었다. 송계아는 집값으로 1천100만 냥을 주었다고 했다. 여승진은 그 집은 100만 냥 정도면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송계아가 집값을 너무 많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계아는 100만 냥으로 집을 사고, 1천만 냥으로 이웃을 산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웃이란 바로 여승진 자신을 말하는 것이었다. 여승진은 놀라고 반가운 마음에 그를 융숭하게 맞이하였다는 얘기다. 중국의 사서(史書)인 남사(南史)의 여승진전(呂僧珍傳)에 나오는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의 고사다. 마을공동체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중국의 고사다. ***청주 '만득이 사건'이 남긴 과제 우리에게도 예로부터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다. 좋은 동네, 좋은 이웃이 그저 만들어지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사람이 마을을 만들고 마을이 사람을 불러들인다. 작금의 우리 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얼마 전 청주에서 일명 '만득이 사건'
[충북일보] 9월에 들자마자 청주에서 두 가지 국제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그 것이다.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첫 국제대회로 9월 2~8일 청주대학교 일원에서 열린다. 각 나라 대표들의 무예 겨루기 외에 무예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무예 관련 15개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직지코리아'는 오는 9월 1~8일 청주예술의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진다.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전시·공연·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풀어낸다. 올해 첫 국제행사다.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은 모두 국제대회다.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한다. 마침 충북도가 해마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하며 성과를 과대 포장했다는 충북도의회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임헌경 도의원(청주7)은 29일 제35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대집행부 질문에서 "도가 엑스포 수출 계약 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며 "엑스포 이후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난 7월 임시회에 이은 두 번째 지적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귀 기
[충북일보] 청주대학교 총장에 대한 외부 영입론이 나오고 있다. 김윤배·황신모·김병기 총장 등 3대에 걸친 총장 체제에서 대학의 부실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전국 66개 대학을 상대로 얼마 전 2단계 후속과제 이행 현장실사를 마쳤다. 그리고 수시모집이 시작되는 오는 9월 8일 이전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청주대는 김윤배 전 총장이 총장직에 있던 2014년 8월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분류됐다. 그 뒤 황신모 전 총장 때인 2015년 8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두 총장은 결국 이 같은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병기 총장도 같은 처지에 놓였다. 도내 6개 현장실사 대상 대학 가운데 청주대만 다시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돼 부실대학 오명을 벗지 못했다. 재도약을 꿈꾸던 청주대에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김 총장을 비롯한 교무위원 전원이 즉시 사퇴서를 제출했다.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이다. 책임질 일이 생겼으니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나락으로 떨어진 청주대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청주대 사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새로운
"언니, 얼른 텔레비전 켜봐. 지금 채널A에서 큰언니와 엄마가 텔레비전에 나오고 있거든." 부산 사는 여동생이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TV를 보라고 야단이다. "선예야, 네 언니랑 엄마가 지금 TV에 나오고 있어. 넌 줄 알았는데 이름보고 언니란 걸 알았어. 얼른 봐." 이번엔 서울 사는 친구가 소식을 알려왔다. 어디 그뿐이랴. 쉴 새 없이 전화와 카톡이 울어대었다. 그 프로를 시청한 친구들과 지인들의 전화였다. "우리 오빠도 대장암이야. 네 언니가 완치된 방법 좀 자세히 알려줘." "언니가 밥에 넣어 먹는다는 그 잡곡은 어디서 구입할 수 있어?" 우리 집에서는 채널 A를 시청할 수 없어 그 내용을 모르는데 자꾸 전화가 오니 참 난감하였다. 언니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잦은 병치레 때문에 일 년에 한 두 번은 꼭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밥보다는 약의 힘으로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 언니가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자, 가족들은 절망하였다. 이번에는 진짜 죽는구나 생각하였다. 서둘러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시작하였다. 언니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차라리 죽여 달라고 애걸하였다. 항암 치료의 후유증은 언니를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친구는 그때 수동성당으로 달려갔다. 뛰어간다고 해도 30분은 족히 걸리리라. 하숙집 좁은 마당의 수돗가에서 한참이나 구토를 하다가 거친 숨소리를 남기며 뛰쳐나간 거였다. 분노의 고독이 밤새 우리를 깨어있게 했다. 나는 창백한 형광등 불빛만 비추는 방안에서 구역질을 참아내고만 있었다. 저녁부터 개나리 담배 한 갑씩을 줄곧 빨아대었으니 몸이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새벽 4시를 갓 지난 좁은 골목은 아직 캄캄한 허공만 가늠될 뿐이었다.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인 그 친구는 더 이상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괴로워했다. 잔뜩 상심의 독이 오른 심장은 그 무엇으로라도 해독해야만 했을 것이다. 난 성당의 마리아가 부드러운 입술과 자애로운 혀로 그 친구 심장에 가득 고인 독들을 핥아 주기를, 저 햇살이 비치는 아침 속을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걸어오게 해 달라고 간절히 바랐다. 한참 만에 돌아온 친구는 슬프고 지쳐보였고 무엇보다 외로워보였다. 그 당시 우린 마구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이 청춘이 싫었다. 답답하게 끈적이는 감정의 분비가 지겨웠고 이 자본의 시대, 억압의 시대, 폭력의 시대에 갇혀 있다는 것이 견딜 수 없었다. 모든 상황이 닫혀있는 세상은 우리
대한민국이 광복된 지 71년, 6.25전쟁 발발 66년이 지나, 대부분의 호국영웅들은 고령으로 인한 노인성 질환으로 어렵게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에 충북남부보훈지청(지청장: 김종술)은 청주시, 진천군, 보은군, 영동군, 옥천군 5개 시·군의 1만 6천명의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지원을 하고 있다. 국민들이 국가보훈대상자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그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고귀한 삶의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보훈문화 확산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분들에 대한 재가복지서비스는 65세 이상 고령의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안락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2006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보훈섬김이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가사, 간병 및 노인의료용품 지급 등의 종합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가복지서비스의 대상자는 고령의 호국영웅으로서 퇴행성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거동이 곤란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호국영웅의 가정을 보훈섬김이가 방문하여 개인별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안락한 노후생활 보장과 함께 위로와 감사를 전하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복권위원회의 복권
연인이 사랑을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 봄이라면 여름은 사랑이 무르익는 계절 같다. 사랑이 무르익으면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결혼도 한다. 자라온 배경과 문화가 다른 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서로 다른 상대의 어떤 무언가에 당황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어느 가정마다 그렇듯이 부부는 서로 맞추어가며 살아간다. 안타깝게도 모든 부부가 처음에 다짐했던 백년해로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이혼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 상황이란 성격차이 일수도 있고 경제적 문제일수도 있고 배우자의 부정일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상대에 대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미움'이라는 감정에 자리를 내주어 더 이상 같이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부부는 이혼을 한다. 이혼으로 결론짓기까지 수많은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그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미혼남녀들은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면 상실감과 공허함 때문인지 곧 새로운 연인을 만나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기도 한다. 실제로 '10년 만난 남친 혹은 여친과 헤어졌는데 다른 사람이랑 소개팅을 해서 잘되었다더라, 새로 만난 사람과 곧 결혼한다더라' 이야기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국치일(國恥日)이 지났다. 8월29일은 106년 전 나라를 잃은 날이다. 죽도록 기억하기 싫은 날이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역사다. 한 나라가 왜 망했는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 한반도 사드 배치는 당연하다 국치일은 많은 걸 시사한다. 우선 지피지기(知彼知己)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중요성을 주입한다. 나라가 왜 망하고 어떻게 되찾아야 하느냐를 가르친다. 망해선 안 되는 이유도 알려준다. 한반도 역사는 반만년을 흐른다. 자랑스러운 역사가 많다. 수치스러운 역사도 그만큼 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수치스러운 역사도 있다. "역사에 눈감은 자, 미래를 볼 수 없다."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매년 8월29일은 국치일이다. 그런데 자주 잊고 지낸다. 책임과 반성마저 버리고 산다. 100년 후 후손들은 지금의 우리를 고마워할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부끄러운 역사라고 눈을 감으면 안 된다. 기억의 외면과 책임의 방기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한다. 일상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가 우선이다. 백전백승보다 최소한 위험에…
[충북일보] 아시아나항공이 청주공항 MRO(항공기정비산업) 투자를 포기했다. 동시에 연간 수천억 원의 파급효과가 발생, 황금알을 낳는 충북의 차세대 먹을거리가 될 거란 기대도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충북도의 무능'을 비난하고 있다. 며칠 뒤 열릴 세계무예마스터십에만 열중하다 일을 그르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물론 '충북도의 무능' 지적도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을 인식하는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의 낙관적 태도다. 우선 충북경자청은 이런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고 최소 본전을 기대하고 있다. 세제·행정적 인센티브를 기대하는 MRO 관련 업체들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경자청의 낙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이 MRO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에 진행에 차질이 생길 건 불을 보듯 훤하다. 자칫 입주 기업이 몇 안 돼 썰렁한 애물단지로 남을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여기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협약 체결 1년여가 넘도록 국토교통부에 사업계획서 제출을 미뤄왔다. 한 마디로 이상 징후였다. 그런데도 충북도와 충북 경자청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저 무턱대고 아시아나항
[충북일보] 진천군 지능형·방범용 폐쇄회로(CCTV통합관제 센터)가 범인 검거에 기여하는 등 지역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국 최초' 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지역의 범죄 사각지대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감시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의 쓰레기 불법 무단 투기도 잡아내 쾌적한 환경조성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귀달린 CCTV로 진화하는 지능형 관제서비스'다. 2014년 제19회 지방정보통신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013년 행정자치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이 시스템은 사람의 고함과 비명소리, 유리창 깨지는 소리, 자동차 급정거 등 범죄 개연성이 높은 소리에 스스로 반응토록 설계됐다. 그동안 음주뺑소니, 자해공갈단 현장 검거 등 20여건의 해결에 도움을 줬다. 지금은 국내 각 지자체는 물론 군부대, 경찰 등 많은 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5월엔 중국 중앙방송 CCTV가 이상음원을 이용한 지능형 CCTV 관제서비스와 CCTV 설치 장소 등을 촬영해 방송하는 등 국제적 관심도 끌었다. 물론 CCTV 설치 당시 개인 신상정보 유출, 인권 침해 등의 논란도
필자에게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누구를 꼽겠느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야샤 하이페츠(Jascha Hiefetz 1901~1987)라 하겠다. 그 이유는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함 속에 가슴 깊이 숨어 있는 따스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텅 빈 야외의 한 광장에서 어느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를 하고 있다. 관객이라고는 멀리 우산을 쓴 병사 한 명이 전부였지만 바이올린 주자는 최선을 다해서 연주를 하고 있다. 이 연주자가 바로 하이페츠였다. 그 날 연주회는 전장의 군인들을 위한 위문공연이었다. 그것도 비가 쏟아져 진창이 되어버린 야외에서의 연주였다. 주변에서 이런 날씨에는 관객이 오지 않을 터이니 연주회를 취소하자고 하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죽을 만큼 아프지 않은 이상 연주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리고 그는 한 사람의 병사를 놓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최선을 다해 연주를 하였다. 그리고 먼 훗날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껏 했던 연주들 중 단연 최고의 연주였다"라고 말했다. 19세기가 파가니니의 시대였다면 20세기는 누가 뭐라 해도 하이페츠의 시대였다. 하이페츠 보다 한발 앞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바이올린의…
내 일생에 있는 남자, 내가 사랑하는 남자, 이름은 '기윤(基允)'이요, 내 아들이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진실하게 터 잡고 살라고 터 '기' 자와 진실로 '윤' 자를 썼다.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우린 혼과 몸이 일치했다. 아들은 나를 제일 좋아하여 내 품만 파고들었다. 눈도 뜨지 못하면서도 나의 냄새는 어찌 그리 잘 아는지 고개를 흔들면서 나만 찾아댔고, 나는 잠시라도 아들과 떨어져 있을라치면 안절부절 했다. 나를 제일 좋아한다고 표현했지만, 생각해 보면 내가 더 많이 사랑한 것이 분명하다. 자라면서 우리는 더욱 친밀해졌다. 외모는 제 아빠를 빼닮았으나 성품은 나를 더 많이 닮아 나와 죽이 더 잘 맞았다. "엄마, 저기 구름이 내 팔뚝처럼 생겼다. 그치?" 말문이 트이면서 정서가 풍부하여 하늘의 몽실 구름만 봐도 이렇게 표현했다. "이건 뭐야? 그럼 이건 뭐야?" 궁금한 것이 많아 쉴 새 없이 묻곤 했다. 두뇌가 명석하나 남에게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고 부모 말에 순종하며 사랑스럽게 자라갔다. 아들에 관하여는 몸으로 먼저 신호가 오곤 했다. 언젠가 젖먹이를 옆집 아주머니에게 맡기고 병원이 갔던 적이 있다. 치료가 더디어지자 마음이 타며 가슴이 뻐근해
[충북일보] 장애인을 노예처럼 부리는 반인륜적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후약방문 양태도 변치 않고 있다. 얼마 전 일명 '청주 만득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제2의 청주 축사노예 사건이었다.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은 장애인 생활 실태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강화 등도 외쳤다. 충북도가 먼저 나섰다. 도내 11개 시·군을 통해 장애인 전수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 사례를 추가 확인했다. 모두 12건의 장애인 인권 관련 제보를 접수했다. 이 중 4건을 수사의뢰 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도 국민 관심과 협조 없이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제도 개선에 앞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장애인이 동등한 사회 구성원임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장애인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부터 고쳐야 한다. 주변의 편견이 계속되면 제2, 제3의 만득이와 염전 노예와 같은 장애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정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충북도가 전수조사를 마친 뒤 대책 마련에도 나섰으면 한다. 이번 첫 장애인 전수조사 의미는 아주 크다.…
[충북일보] 청주대학교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다시 떨어졌다. 청주대가 3년 연속 부실대학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주 그동안 진행한 대학구조개혁과 관련된 각 대학별 이행평가 결과를 개별적으로 통보했다. 부실대학으로 묶였던 대부분의 도내 대학들이 재정제한 대학에서 해제·부분해제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청주대는 예외였다.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였다. 청주대에 대한 이번 평가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향후 특단의 개선이 없으면 사실상 퇴출 수순이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기회는 있다. 내년 하반기 또 한 번 부실대학에서 벗어날 기회가 남아있다. 하지만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부실대학 퇴출 시나리오는 오는 2018년부터 시작된다. 자칫 여기에 휘말리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청주대는 이번 평가에서 D등급보다 더 낮은 D등급과 E등급 사이로 추락했다. 청주대의 적립금 수준은 전국 최고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청주대가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스스로 몸가짐을 잘 해야 한다. 무거우면 줄이고 가벼우면 늘려야 한다. 청주대의 부실대학 지정은 이번에 세 번째다. 한수이남…
금년 여름은 연일 폭염으로 고생을 제법 했다. 창문을 다 열어 젖혀도 염천에 달궈진 지붕 때문에 열기가 푹푹 찌니 낮은 물론이고 밤에도 잠을 청하기 어려웠다. 이럴 때 바람목 시원한 나무 그늘에 자리 깔고 낮잠이라도 자면 왕후장상도 부럽지 않으련만. 그래도 마음뿐이라 이목이 번다한데 어디서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예의와 염치는 물론 인간생활을 위한 배려라 한다. 그럼에도 군자는 누구도 보지 않은 곳에서도 자신을 경계하며 삼가고 그 누구도 듣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하고 염려하며 자신을 경계하였다. 숨은 곳에서보다 자신의 모습이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은미한 데에서 보다 자신이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자는 그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 (중용) '君子必愼其獨也' 혼자 있을 때 자신을 삼가기란 정말 쉽지 않다. 조선 시대 계곡 장유라는 분은 '깊숙한 방 안, 아무 소리 없는 곳. 듣고 보는 이 없어도 신(神)이 너에게 임하고 있다. 나태함을 경계하고 사심을 품지 마라. 처음에 막지 못하면 하늘까지 넘실대리니. 하늘 아래 땅 위에 누가 나를 알겠냐고…
노무현 전 대통령,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최진실 인기 탤런트, 조성민 프로야구 선수.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인들이다. 이들의 자살은 전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해 자살률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통계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은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탤런트 최진실씨는 우울증으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자살한 뒤 그의 동생 최진영씨가 자살했고 전 남편이었던 조성민씨 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살 도미노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2011년 5월에는 한달간 축구 선수 윤기원씨, 아나운서 송지선씨,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씨가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10만명 당 자살자가 27명으로 12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연간 1만여명에 달하는 수치다. 그리스는 10만명 당 2.8명에 불과,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럼 왜 우리나라는 자살자가 많을까. 우선 치열한 사회 경쟁 구조와 경제난, 자살에 대한 예방 교육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유치원에…
비지스(The Bee Gees)의 노래인 '스테잉 어라이브(Staying Alive)'가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디스코 열풍에 빨아들인 적이 있었다. 당시 갓 중학생이었던 나는 이 노래가 1978년 우리나라에 개봉된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라는 영화의 OST인 것도 모른 채 그 흥겨운 리듬에 빠져 혼자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고 엉덩이를 씰룩거렸던 기억이 난다. 어제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던 중 귀에 익은 그 노래가 들려 거의 본능적으로 채널을 고정해 보니 그 '토요일 밤의 열기'가 방영되고 있었다. 요즘이야 2004년 도입된 주5일 근무제로 금요일 저녁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밤)으로 불리우지만 그 이전에는 토요일 오전까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날 업무부담이 없는 토요일 밤이 직장인들에게는 가장 여유가 있었으니 당시의 '토요일 밤의 열기'를 요즘으로 비유하자면 그야말로 '불금'인 셈 아닐까? 아무튼 나로서는 이 영화의 감독인 존 바담(John Badham)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페인트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토니가 실업연금을 받고 있는 아버지에게 "그래도 주급이 4달러나 올랐어
정년 한지 5년 반이나 지나서 시내 근교에 밭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아파트 생활을 싫어하는 아들이 혼인하여 집을 짓고 살아가게 하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좋은 집터를 찾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는데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 복토까지 하고 올해는 농사를 짓기로 했습니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라서 농사일이 너무 힘들어 보여 농사지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집을 지을 형편도 안 되어 시장에서 여러 가지 모종을 사서 심기 시작했습니다. 토마토, 가지, 고추 모를 심고 고구마 싹도 사서 물을 주어가며 심었습니다. 고구마 싹을 심는 날은 주말이라서 아들도 오고 막내딸 가족도 와서 도와주었습니다. 세 살, 여섯 살 손자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돕는 모습이 귀엽고 앙증맞았습니다. 세 살짜리 명균이는 장난감 삽으로 흙장난을 하며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초보농사꾼들이 많이 하는 들깨를 주로 심었습니다. 노모는 나에게 참깨도 심어보라고 권하셨습니다. 참깨 모를 다섯 판이나 사서 심었습니다. 아주 소담스럽게 잘 자랐습니다. 고추와 토마토는 밭에 갈 때 마다 따다 먹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참깨가 쑥쑥 자라 꽃이 많이 피더니 꼬투리가 소담스럽게 영글었습니다. 초
무더운 날씨에 휴가철을 맞아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는 피서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좋은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음식과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이다. 술은 음식의 맛도 돋궈주고 또한 같이 마시는 사람들과의 친목도 두텁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한잔 두잔 즐겁게 마시던 술이 음주운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큰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음주사고로 600여 명이 사망하는 등 OECD 회원국 중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만 4,337건으로 사망자는 583명, 부상자는 4만여 명에 이른다. 게다가 얼마 전 인천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경찰청에서 6월 14일 밤9시부터 단속을 실시한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미리 음주운전에 대한 전국 일제단속 방침과 시간대를 고지했는데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2시간 만에 음주운전자 534명이 적발되었다. 이 가운데 5명은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차를 몰고 달아나다 현행범으로 잡히기도 하였다. 이처럼 좀처럼 줄지 않는 음주운전 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이 음주운전과의 전쟁을 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특별하다. 생태적 특징을 주고받는 밀접한 관계이기도 하지만 살아가면서 수많은 화두(話頭)를 던지는 관계여서 그렇다. 아버지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삶의 지혜를 전해주려는데 아들은 그것을 무의미한 잔소리로, 또는 불필요한 간섭으로 받아들일 때 화두가 일어난다. 나도 그랬다. 올바른 길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들에 대한 참교육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늘 아들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아들의 눈에는 나의 좋은 점보다 좋지 않은 점이 더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서로에게 수많은 화두를 주고받은 후 비로소 가로 놓인 깊은 골짜기가 조금씩 메워지기 시작했다. 심리학자들은 어머니를 중심으로 아버지와 아들은 경쟁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나는 저렇게 살지 않겠다는 생각이 더 우세하단다. 신경림 시인은 오밤중에 취해서 널브러진 색시를 업고 집으로 들어오고, 노름으로 밤을 새기도 하며, 종종 장바닥에서 광부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자랐다. 그 다음날 아버지에게 아무 말 없이 술국을 끓여내는 어머니가 한없이 애처롭게 보였다. 그래서 가족을 힘들게 하는 짓은 일체 하
다산 정약용의 '소학지언(小學枝言)'에는 "천자(天子)에게는 간쟁하는 신하 7명이 있으면 무도하더라도 천하를 잃지 않고, 제후에게는 간쟁하는 신하 5명이 있으면 나라를 잃지 않으며, 대부(大夫)에게는 간쟁하는 신하 3명이 있으면 무도하더라도 집안을 잃지 않으며, 사(士)에게 간쟁하는 친구가 있으면 아름다운 이름을 잃지 않으며 아버지에게 간쟁하는 자식이 있으면 의롭지 않은 곳에 빠지지 않는다"라는 '효경(孝經)'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박석무 글 참조) 그런데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동체의 질서나 가치를 훼손하는 일들을 보고도 못 본척, 신고를 하지 않음은 물론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 조차 관심이 없는 것일까. 얼마 전 금연구역에서 빰을 맞은 임산부의 문제만 해도 그렇다. 흡연자들은 잘 모르는 진실은 다름 아닌 담배 냄새가 상당히 멀리 가고 아울러 무척 고약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오래전에 담배를 끊었지만 담배에서 전해오는 아련한 느낌 그리고 구수한 냄새의 매력은 알지만, 출근길에 맡게 되는 담배냄새는 심한 말로 시궁창 쓰레기 냄새보다도 불쾌하다고 나는 매번 느낀다. 대개의 경우 흡연자가 무안해 할까봐 혹은 보복을 당할까봐 대놓고 말을 못하고 비겁한 빠른…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