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영국의 모 신문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에 대한 공모를 냈다. 이슬이 맺혀 있는 수선화 눈 내리는 날의 템즈강변이라는 대답이 많이 나왔다. 그 외에 안개비 내린 호숫가 등 가지가지 의견이 쏟아졌으나 그 중 한 청년이 내 놓은'엄마의 눈물'이 1등을 차지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청년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실명을 했다. 앞을 볼 수 없게 되자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안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하지만 아들은 한 쪽 눈만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눈을 뜬다 해도 애꾸눈이 될 거라면서 또 한 번 절망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에게 한 눈이나마 볼 수 있으면 불편은 없을 거라고 설득했다. 얼마 후 무사히 수술을 마친 아들, 마침내 붕대를 풀고 눈을 뜨는 순간 한 눈 없는 어머니가 자기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익명으로 안구를 기증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어머니였다. 말도 못하고 놀라는 아들에게 그 어머니는 "얘야,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네게 짐이 될까 봐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 주고 싶어도 아들이 힘들어질까 봐 한 눈만 줄 수밖에 없었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물의 배경. 는개가 뿌
[충북일보] 겨울 가뭄이 해를 넘겨 봄·여름 가뭄에 이어 가을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계절 가뭄으로 영농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도 긴 폭염에다 가뭄까지 겹쳤다. 저수지 물은 말라가고, 밭작물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과수에는 일소현상이 나타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채소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충북지역의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달 말 몇 차례 비가 내렸지만 가뭄 해갈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지난 달 30일 발표한 강수율과 저수율 중 충북지역은 평균 강수량 819㎜보다도 27㎜ 적은 792㎜를 기록했다. 평균 저수율도 47.0%로 평년 75.9%보다 무려 28.9%p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의 심각성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가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평년 저수율이 81.8%였지만 저수율 기준에서 무려 26.1%p나 떨어졌다. 충북지역 내 백곡저수지의 저수율도 42.1%에 그치고 있다. 백곡저수지 평년 저수율은 68.5%지만 26.4%p 까지 저수율이 떨어졌다. 이 같은 가뭄은 내년 봄까지 이어져 영농에 큰 타격을 준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가 선제적
[충북일보] 최근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던 환자 3명이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충주지역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이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대부분 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충주시민들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위한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병원에 질병 치료를 받으러간 환자 3명이 원치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병 고치러 갔다가 되레 병을 얻은 꼴이 돼 황당해 하고 있다. 이 병원은 대학병원답지 않게 초기 대응에 안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7월초 2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거의 한 달이 지난 뒤 3번째 환자가 발생하자 당국에 신고했다. 허술한 진료보다 더 황당하고 화가 나는 일이다. 참으로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병원 내 감염 우려에도 내부 보고조차 제대로 안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에는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73명 있었다. 그중 3명은 C형 간염 감염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8월 1일 3번째 추가 감염자가 확인될 때까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병원 내 감
[충북일보]관객들이 점점 열에 달뜬다. 음악 소리가 빗속 무대를 뚫고 나간다. 자꾸만 커지더니 관객들의 심장으로 직통한다. 곧바로 가르쳐주고 정확하게 깨닫도록 한다. '직지 아리랑'이 멀리 멀리 퍼진다. ***소리로 직지를 전달한다 2016년 9월4일 오후 7시10분. 청주고인쇄박물관 앞 광장에 비가 내린다. '직지 아리랑'이 그대로 언어가 된다. 소통의 언어로 모자람이 없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가 천재음악가를 만났다. 임동창과 인연을 맺고 '직지 아리랑'으로 거듭났다. 덕산 큰스님(혜은사 주지)이 직지의 우수성과 가르침을 노랫말로 담아냈다. 그 위에 임동창이란 음악가가 선율을 얹었다. '직지아리랑'은 이날 비로소 빗속에서 완성됐다. 청주시민들의 열띤 호응으로 하나가 됐다. 아름다운 음악에 교직된 직지의 가치가 멀리 퍼져나갔다. 빗속을 뚫고 청주를 넘어섰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만방에 전해졌다. '직지 아리랑'은 직지가 담고 있는 정신을 언어로 담아낸 소리다. 불교에 국한하기보다 인간에게 해당하는 보편적인 가치로 접근했다. 누구나 친근하게 흥얼거릴 수 있도록 했다. 직지의 정신과 가치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책을 묻는 질문을 받는다면 망설임 없이 무협지라 대답하겠다. 무협지를 읽다가 중간에서 내려놓을 수 있는 이가 있을까. 무림고수를 능가하는 놀라운 자제력에 깊은 존경을 표하겠지만 아직 주위엔 그런 사람이 없었다. 뼈를 깎는 인고의 수련과 단련을 거친 무협지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영과 육이 결합된 내공을 갖추고 있다. 탄탄한 내공을 갖춘 무술인에게 신묘한 병기가 주어진다. 범에게 돋은 날개처럼 현란한 외공의 힘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영웅은 뛰어난 무공으로 악을 처단한다. 영화산업이 발전하면서 무술이 출중한 무협지의 협객은 무협영화의 주인공으로 탈태한다. 서양의 활극은 뜬금없이 출연한 영웅 활약이 주된 설정이지만 동양의 무협은 피눈물 어린수련의 결과물이다. 서양인들이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최고의 판타지인 전설의 무협영화 중 '돌아온 외팔이'시리즈가 있었다. 무림을 떠나 평범한 농부로 살고 있는 방강(왕우)에게 악의 조직인 '패왕채'의 부하들이 찾아와 패왕채에서 열리는 무술대회 참가를 권유한다. 무림의 대표문파수장들을 패왕채에서 열리는 무술대회에 참가시켜 각 문파의 수장들을 처단한 후 강호를 접수하려는 것이 패왕채의 계략이었
모두가 잘 아는 대로 요즘 공무원 사회에는 많은 별칭이 붙었습니다. '구라청', '3시간30분', '고등어', '우대수', '복지부동' 등 다양합니다. 한결같이 유쾌한 느낌을 주는 단어가 아닙니다. '구라청'은 장마기간과 폭염기간을 제대로 예보하지 못하고 그날그날 눈에 나타나는 날씨를 가지고 대충 얼버무리는 기상청을 두고 시민들이 붙인 별칭입니다.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이 날씨이기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오보로 도배를 하다 보니 오명을 얻었지요. '3시간30분'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 탓에 국민들이 전기세를 걱정하다보니 누진세의 완화방안을 요구하게 된 것인데 그것의 해결책으로 산업통산자원부에서 내놓았다는 의견이 하루에 에어컨을 그만큼만 사용하라는 것이어서 얻게 되었지요. 정부는 OECD 평균 운운하며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유난히 높은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예로 든 미국과 일본은 훨씬 낮은 누진비율로 전기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국민들은 '3시간30분' 발언이 나오자 "정말로 큰 부담이 안 된다면 장관 집무실부터 3시간30분 동안만 에어컨을 사용하라"며 분노했습니다. '고등어'는 미세먼지와…
'한국은 하드웨어는 강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약하다'라고 종종 이야기 하곤 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프트웨어는 아주 다양하게 논하는 주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드웨어는 빨리 따라 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쉽게 따라 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 보다,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분야에 실력을 키우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어떠한 건물을 지었을 때 멋진 외관과 형체가 하드웨어라면, 햇빛과 공기 유통을 포함한 인간다운 삶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소프트웨어 일 것이다. 지난 호에 거론하였듯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센서,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기술 등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을 자세히 보면, 결국 소프트웨어어 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식과 지식의 융합은 결국 소프트웨어이다. 융합 이전에 각 분야별 최고의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함은 당연지사 이지만, 전문지식간에 융합은 세상을 변화시킬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다. 빅데이터와 유전자 기술 결합으로 인한 신약개발, 센서와 배터리, 컴퓨터 기술을 포함한 정밀화학 기술이 만들어내는 로봇 및 드론, 무인 자율주행 차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것이 청탁금지법의 도입배경이 된 것이다. 처음 김영란법을 도입한 것은 여성 최초로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교수에 의해서다. 그녀가 30여 년간 판사 생활을 하며 느낀 끊임없는 청탁요구와 거대한 인맥이 그물처럼 엮이어 있는 곳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공직사회가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처음 김영란법이 발의된 이후 이해당사자로부터 수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 7월27일 헌법재판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시행을 앞두게 된 것이다. 이 법률에 따르면 공직자등은 직무와 관련 없는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되며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배 이하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직무와 관련이 있을
[충북일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후 1년이 넘었다. 그런데 여전히 감염병이 줄지 않고 있다. 15년 만에 등장한 콜레라부터 C형간염, 일본뇌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사상 초유의 폭염 탓에 감염병이 확산했다고 변명하고 있다. 이해가 못 하는 바 아니지만 결국은 대응능력 부재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에도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하고 정확한 확산 원인을 신속히 밝혀내지 못했다. 감염병 발생빈도나 발생환자 수는 그 나라의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수준을 반영한다. 국제관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세계 각국이 거의 공통적으로 감염병 관리를 위한 법을 제정·운영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콜레라 환자의 경우 15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경남 거제에서 3번째 콜레라 감염환자가 나왔다. 며칠 뒤 네 번째 환자가 나왔다. 바이러스가 혈액 내 침입하면서 감염되는 C형 간염 환자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은 환자 3명이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문제 장비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충북일보] 사회 전반엔 '갑질' 횡포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관공서에서 건설업·유통업체까지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청과상인의 눈물엔 대형유통업체의 횡포가 도사리고 있다. 건설업 하청업체의 볼멘소리엔 원청업체의 무리한 요구가 숨어 있다. 공무원들의 고자세는 민원인들을 불편하게 한다. 이렇듯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힘의 남용이 비일비재하다. 충북경찰이 이런 갑질 관련 불법행위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권력형 비리, 납품·입찰 관련 비리, 직장 내 폭력 또는 성폭력, 블랙 컨슈머(악성 소비자)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불법행위를 100일간 특별단속 하고 있다. 갑질은 경제적 피해를 넘어 인격적 모욕에 이르는 심각한 범죄다. 따라서 충북경찰의 이번 특별단속은 정말 특별해야 한다. 이벤트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갈망하는 도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갑'의 지위를 이용해 '을'을 구박하고 피해를 주는 행태가 계속돼선 안 된다. 이런 사회구조가 계속되는 한 선순환은 어렵다. 갑과 을은 수시로 변한다. 갑이 을을 무시하는 구조에서는 현재의 갑도 을이 되는 순간 핍박받기 쉽다. 갑질 척결에 대한…
금년은 충북의 균형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민선 4기 말에 도내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틀은 만드는 연구를 시작한 이래 민선 5기와 민선 6기를 거쳐 5년 단위의 균형발전 2단계 사업이 금년 종료되는 해이자 3단계 균형발전사업의 개발컨셉과 사업을 확정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민선 5기 균형정책은 청주권에 집중되었던 개발의 효과를 북부권과 남부권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생명과 태양의 땅'이라는 슬로건 아래 추진된 충북비전은 미래발전의 기회요인들을 분야별로 착실히 발전시켜 충북 미래 100년의 번영을 담보하는 융성시기를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북비전 및 전략과 함께 추진되어 왔던 1단계 균형발전사업에 이어 2012년부터 2단계 지역균형발전사업(2012~2016)을 시행하여, 매년 300억원씩 5년간 약 1천500억원의 도비를 집중 투자함으로서 청주권 중심의 도정정책에 대한 우려를 일정부분 해소하였다는 긍정적인 평가 속에 금년 2단계 균형발전사업이 마무리 되고 3단계 균형발전을 준비하는 시기인 것이다. 민선 4기부터 시작된 균형발전사업은 2007년에 전국 최초로 '지역균형발전지원조례' 제정과 이를…
아니 살아있었네? 내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놀라움이었다. 풀 속에서 살포시 고개를 내민 건 노란 상사화였다. 꼭 5년 만이 아닌가. 이런 나도 참 무심했다 싶다. 그간 얼마나 쓸쓸했을까. 그 때 그 자태 그대로 솟아 오른 여린 꽃대위에 애련한 듯, 수줍은 듯 외롭게 핀 꽃 한 송이. 시골집을 너무 오래 비워서 살아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다. 미안함과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연약한 몸으로 이파리 하나 걸치지 않고 서 있는 그에게서 한 여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상하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건만 왜 유독 그녀가 떠오르는 걸까. 벌써 30년이 넘었나보다. 안개가 자욱한 밤이었다. 대전에서 청주 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옆자리가 중년의 수녀(修女) 분이었다. 갸름한 얼굴에 눈이 맑았던 그녀는 흐려지는 유리창을 연신 닦으며 밖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밖을 보니 한 남자가 애잔한 눈빛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그녀의 눈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붉게 충혈 돼 있었다. 오사카에서 출생한 두 남녀는 어릴 때부터 마음을 주고받았던 사이였단다. 두 집안은 해방이 되어 귀국하는 바람에 서로 헤어지게 되었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어찌어찌 소식은 알게 되었
모든 민족들에게는 민족 나름의 정서가 있기 마련이다. 그 민족적 정서의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는 우리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빼놓을 수 없지 싶다. 곧 추석명절을 코앞에 두고 가슴 가득 부풀어야 할 향수나 혈족들 간 정 나누기 등등 많은 우리고유정서보다 우리나라 정치권의 대 혼란과 불협화음은 끊일 새 없어 걱정이 크다. 어쩌다가 민초들이 정치권을 걱정하기에 이르렀을까· 민족 대 명절 추석을 코앞에 두고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서 민초들 삶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되레 국민들의 근심걱정은 안중에 없는 꼴이라니 진정 우리 정치권에는 상식이란 것마저 저버린 현실인지 묻고 싶다. 국방보다 우선되어야 할 문제도 없지 않을 성싶다만 대통령은 국내외로 동분서주하며 애끓는 행보를 다하는 참에 여야가 진정 국가보다 더한 것이 무엇인지 오직 정적 쌈박 질에만 매몰돼 이전투구에 가까운 행보만 보이고 있는 것은 민초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 든다. 이 역시 상식이 무너진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팽배해 진다. 지역이기주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가는 무너져도 지역이기주의에만 매달리면 어느 특정지역은 국가가 없어져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정말 이렇게 정치적 이전투구만 해대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북한으로부터 국지전 및 (사이버)테러의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최근 IS에 의한 테러의 증가로 인한 국제치안 및 안보정세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나라의 치안수요 및 범죄문제 해결을 위한 경찰활동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의 경우 CIA와 FBI가 사전에 테러발생의 징후 포착 및 정보수집, 분석의 실패로 인해서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였다는 점은 경찰을 포함한 형사사법기관의 범죄관련 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국가안보 및 범죄통제 활동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미국의 범죄 및 형사사법정책 연구 및 정책개발의 주요한 연구기관인 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의 수장을 역임한 저명한 범죄학자인 메릴랜드대학교 범죄학 및 형사사법학과의 James Lynch(2014) 교수는 범죄 및 사법행정과 관련해 일상적으로 수집된 통계자료는 첫째, 범죄문제에 대응하는 법률과 정책을 개발하고, 둘째, 형사사법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의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하면서 범죄통계자료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이는 제한된 국가 및…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목의 순위를 매기자면 잠시라도 없어서는 안 될 자동차는 상위권을 차지할것이다. 1970~1980년에는 자동차가 경제적인 능력을 평가받거나 사치품으로 인식되어 부러움의 대상이 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각 가정에 2~3대씩 소유하거나 자동차를 이용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늘어나면서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자동차의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큰 폭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3년 1천940만864대, 2014년 2천11만7천955대, 2015년 2천98만9천885대로 2천만대를 돌파하였으며, 금년 6월말 현재 2천146만4천224대가 등록되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4만3천대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증가폭이 커지면서 교통사고 발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13년 21만5천354건, 2014년 22만3천552건, 2015년 23만2천35건으로 연간 26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이에 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소요되고, 보험료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발생하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교통사고 관련자들
[충북일보] 아시아나항공이 청주국제공항 MRO 사업을 포기했다. MRO 사업을 대체할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 이시종 지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청주공항 MRO 사업 포기 사실을 밝히면서 향후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종합하면 사업범위를 항공물류, 항공서비스, 항공부품제조업 등 항공 관련 사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구상이다. 청주공항에어로폴리스 지구에 항공관련 복합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국가 지원 특별 지방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계획으로만 보면 나쁠 게 없다. 그러나 과거 예로 볼 때 실천 가능성이 별로 없어 위기 돌파용 응급대책으로 보인다. 실행할 수 있는 대안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다간 또 다시 우를 범하기 십상이다. 우리는 그동안 본란과 긴급진단, 집중취재 보도 등을 통해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을 수없이 요구하고 대안도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청주공항 MRO 사업 포기 사실이 확인된 뒤에도 즉각적인 대안 제시에 나섰다. 청주공항은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전국 유일의 경부·호남 KTX 분기역과 청주공항이 연결돼 있다. 중부권 관문공항을 역할을 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춘…
[충북일보] '2016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은 청주직지축제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통합해 올해 처음 국제행사로 승격됐다.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전시, 강연, 체험, 국제학술,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첫 국제 행사인 만큼 세계 인쇄인과 기록인들의 국제 협력을 위한 교류의 장도 마련된다. 2일엔 직지상2.0 라운드 테이블이, 3일엔 세계인쇄박물관협회 창립총회가 진행된다. 직지상2.0 라운드테이블에는 역대 직지상 수상기관이 모여 지속적인 소통을 모색한다. 세계인쇄박물관협회 창립총회는 세계 박물관 관계자가 모여 인쇄 박물관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직지는 비교적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정보전파에 혁신을 불러왔다. 세계 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은 까닭도 여기 있다. 직지 인쇄술은 상류사회에만 존재했던 지식을 모두에게 전파하는 계기가 됐다. 서민들의 교육뿐 아니라 사회의 혁신적, 역사적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 점에서 직지 인쇄술은 혁명적이다. 직지는 청주의, 대한민국의, 세계의 중요한 문화자산이다. '직
[충북일보] 충북을 비롯한 전국 대학의 이공계 학생들과 전문계 고교학생들에게 시행되던 병역특례를 없앤다는 말이 나돌면서 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병역특례를 없애는 이유에 대해 국방부는 출산율 감소로 입대 예정의 젊은이들이 감소해 오는 2018년부터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병역특례 요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최종 2023년에는 폐지키로 했다. 이같은 병역특례제도 폐지에 대해 농어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도 인력부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농어업 분야의 병역특례는 후계농업경영인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농어업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병력특례제도 폐지는 농촌인력 고령화 및 농촌인구의 감소와 FTA 등 시장개방 확대로 인한 농촌의 어려운 현실에서 젊고 유능한 농업 인력을 확보하는 데 막대한 장애가 초래될 것이고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의 60% 정도가 병역특례제도가 폐지되면 인력난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병역특례제도를 활용 중인 중소기업과 연구소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59.0%는 제도가 폐지되면 인력이 부족(매우 부족 13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싱크홀(지반 함몰, 지반 침하)은 지질학적 요인 또는 인공적 요인으로 인해 땅이 꺼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질학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은 강원도, 제주도 등 석회암 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석회암이 지하수에 녹아내리면 지하에 거미줄같이 복잡한 형태의 동굴이 생긴다. 지상 건물이나 차량 또는 지반 자체 하중에 의해 동굴 어느 한 군데 혹은 몇 군데에서 붕괴가 일어나면 토사가 한쪽으로 쓸려가게 돼 지상에서 봤을 때 둥근 모양으로 원통 혹은 원뿔형 공간이 지하에 생기며 큰 것은 폭 수십 m에서 깊이가 수백 m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석회암 지대가 많지 않아 지질학적인 발생 빈도는 적다고 할 수 있으나 지하 토양이나 암반 분포에 대한 DB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도심의 싱크홀은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이나 굴착 공사로 지하수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상·하수도관의 파손으로 물이 원래의 관로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주변의 토사도 같이 이동하고 흘러간 토사 부피만큼 지하에 공동이 생기면 지표가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도심의 땅 밑은 빌딩 등의 건축물 기초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상·하수도관 등 많은 시설물이 복잡하게
동방의 밑에 깔렸던 남자가 일어나면서 여자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야! 너, 늦게 다니려면 그 공장인가 뭔가 당장 때려치워! 에이, 재수 없는 년." 여자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남자에게 엉거주춤 다가와서 남자의 바지를 털어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어, 어. 괜, 괜찮아요?"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여자가 두 팔로 작은 머리를 감싸며 남자의 손을 피해 주저앉는 바람에 남자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면서 노인의 가래침이 욕설과 함께 튀어나왔다. "애비야! 저 화상이 돈 번다는 핑계로 살림은 뒷전이구먼. 배고파 죽겄는디…. 어딜 싸댕기다 이제 기어 들어오는지. 원." "조, 조금만 기다리세요. 얼른 밥 할게요." 여자는 남자를 피해 서둘러 부엌 쪽으로 발을 옮겼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뒷덜미를 잡아채며 욕지거리를 해댔다. "이 또라이년이 아직 내 말 안 끝났는데 어딜 도망가!" 여자는 남자의 억센 손에 질질 끌려나왔다. 남자가 손에 힘을 주고 바닥에 패대기를 쳤다. 여자의 몸이 붕 뜨는 순간 동방이 여자를 받으려고 몸을 날렸지만 이미 늦었다. 쿵, 소리와 함께 여자가 배를 부여잡고 뒹굴었다.…
필자가 좋아하는 글 중 존 던(John Donne)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기도문 형식의 산문이 있다.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이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의 땅은 그만큼 작아지며, 만일 갑(岬)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며 만일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의 영지(領地)가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전체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서 울리는 것이니! 이 글에서 존 던은 인간은 섬과 같이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말해준다. 2000년 가을,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하던 중 이 글을 읽고 앞으로 나의 진로와 관계에 대해서 한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 내 삶에서 타인들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느꼈으며, 심지어 관계맺음 자체가 내게는 자율성을 빼앗는 통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만큼 '지키고 자신만의…
도시의 골목길은 남루하다. 사람의 발길은 뜸하고 햇살조차 궁핍하며 어둠이 일찍 밀려온다. 전봇대 등불은 희미하고 담장너머 꽃들이 사위어 가며 노인의 구릿빛 목젖이 지난날의 아픔을 노래하니 찬바람이 어깨를 스치기만 해도 마음이 쓸쓸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나 둘 짐을 쌌다. 편하고 안락한 아파트로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거나 더 큰 집을 찾아 떠났다. 누구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며 야반도주했다는 풍문이 온 동네를 떠돌기도 했다. 사람의 일은 이처럼 정처없고 가볍다. 여기가 내 삶의 최전선이라며 신발끈 단단히 묶고 꿈을 담금질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피와 땀과 눈물을 허락했고 때로는 가슴 시리고 아픈 사랑도 했다. 모든 것을 이루고 보니 남루했던 이곳이 헛헛할 뿐이다. 그래서 하나 둘 떠나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악동들의 소꿉장난도 여인들의 우물가도 노인들의 느티나무 정자 풍경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신비롭게도 사람들이 떠난 골목길 풍경은 세월이 지날수록 무르익고 있었다. 공간은 역사를 낳고 사랑을 낳는다고 했던가. 남루한 그곳에 세월의 잔상과 대지의 신비와 공간의 내밀함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사람들 가슴속에서 잊혀져 가고 사라져 갈 때도…
충주의 산척(山尺)과는 음의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는 지명으로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 척산(尺山)이라는 곳이 있다. 척산리는 옥녀봉 밑의 지형이 가새(가위의 방언)처럼 생겼으므로 가새편, 또는 자처럼 생긴 산이 있으므로 척산이라 하였다고 전해지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입암리와 외천리 일부를 병합하여 오늘날의 척산리가 되었다. 아마도 척산(尺山)이라는 한자 지명이 만들어진 이후에 '尺'자의 모양이 가위와 비슷하여 '가위와 연관 짓거나, '尺'자의 훈인 '자'와 연관지은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렇다면 '척산'이라는 한자 표기가 이루어지기 전의 고유 지명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지역에 나타나는 척산(尺山)이라는 지명을 찾아 유래와 고유 지명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척산(尺山)의 뿌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설악산을 가기 위해 강원도 속초에 가면 유명한 척산온천이 있다. 척산온천은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의 자연부락인 척산(尺山)에 개발된 온천인데 이 지역의 지명에 대한 유래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가 전한다. "농사철에 마을 뒷산의 그림자의 길이를 보고 시간을 재었으므로 그 산을 척산이라 하였으며 마을 뒷(남쪽)산이 마치 곡척(曲尺)이라는 둥근 자와…
[충북일보] 경찰관련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에선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 담당 부서장이 사고를 쳤다.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공직사회 내 무너진 성 도덕·성 윤리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경찰청은 상습 성희롱 경찰관에 대한 중징계 방침 등을 포함한 '복무 기강 확립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그래도 경찰 연루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성추행 혐의로 대기 발령된 간부 경찰관을 중징계할 방침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관이 저지른 성범죄는 2012년 11건, 2013년 21건, 2014년 27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최근 1년간 사건 관계자와 성 접촉을 해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11명이다. 동료 여경을 성추행하거나 희롱한 경찰관은 40명에 달했다. 경찰관련 성범죄는 일반 범죄와 아주 다르다. 시민들은 여성이나 청소년 담당 업무를 맡는 경찰관에게 고도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 경찰관의 성적 일탈은 전체 경찰조직의 신뢰를 무너트리는 행위다. 충북 경찰 간부의 성적 일탈 역시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부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할 간부의 몰지각 행위라는 점
[충북일보] 충북 청주가 최근 터진 메가톤급 이슈 두 가지로 휘청거리고 있다. 청주대학교 3년 연속 부실대학 지정과 청주국제공항 항공기정비(MRO)사업 무산은 청주사회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청주발전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메가톤급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청주대 사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런데 청주권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별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듯하다. 국회 교문위 소속 도종환(청주 흥덕) 의원만 관심을 보이는 정도다. 아시아나항공의 청주공항 MRO 사업 포기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청주공항 MRO 유치 실패는 청주공항 발전을 가로막는 중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어로폴리스 지구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궁극적으로 충북경제자유구역의 유명무실화로 연결된다. 그런데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청주권 4선 의원들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저 보은·옥천·영동·괴산의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국토부와 아시아나항공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사태파악에 나서는 정도다. 우리는 지역에 중대한 현안이 생겼을 경우 지역 국회의원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