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겔만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이 수행했던 유명한 줄다리기 실험에서 유래된 이론이지요. 링겔만은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줄다리기를 시켰는데, 그 줄에 참가자들 각자가 얼마나 열심히 줄을 당기는지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고는 집단 전체가 줄을 당길 때의 힘과 개인이 혼자 줄을 당길 때의 힘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즉, 개인이 당길 수 있는 힘의 크기를 100으로 보았을 때, 2명·3명·8명으로 이루어진 각 그룹은 200·300·800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험 결과는 당초의 기대와 달리, 2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잠재적인 기대치의 93%, 3명의 그룹은 85%, 그리고 8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겨우 49%의 힘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는 혼자서 일할 때보다 집단이 함께 일할 때 노력을 덜 기울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학교나 군대에서 집단으로 모여 교가나 군가를 부를 때 입만 벙긋거리는 현상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활동이…
결국 세상이 바뀌고 말았다.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으니 이젠 정상을 되찾아야 한다.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국정에 협조할 것이란 기대를 하기엔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이 너무 심했다. 이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새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정권을 잡은 것이니 개혁은 당연하다. 문제는 지금 우리가 성급한 개혁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냐는 점이다. 새 대통령의 개혁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게 아니다. 수술과 같은 방법으로 하자는 것이다. 수술은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시기나 강도를 조절해야하는 치료법이다. 환자가 고령이거나 허약한데도 무리하게 수술하다가는 병을 악화시키거나 죽게 만들 수도 있다. 지금 국내외 상황은 수술이라도 해야할 만큼 위중하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렇지만 배를 가르고 뼈를 자르는 수술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건강한 상태는 아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안보가 불안하다.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민생은 안보보다 다급하다. 주변 국가와의 관계라도 정상이어야 급할 때 도움이라도 청할 수 있다. 미국과는 언제 무역전쟁을 해야할지 예측할 수 없다. 중국과는 이미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6년 12월 말 현재 2천200만 대에 육박한다. 1997년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1천만 대를 돌파한 이후 2014년 2천만 대를 돌파했으며 2년 만에 다시 200만 대가 증가한 것이다. 자동차의 대중화는 우리의 생활과 문화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 그러나 2013년 기준 자동차 1만 대 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93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2.2건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편이다. 삶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성숙한 교통문화 수준은 높아지지 못했다. 경제는 발전했지만 시민의식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16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주시의 교통문화의식은 전국 하위권에 속해 있다. 이를 증명하듯 우리 주변에서 교통법규 위반 사례는 너무 쉽게 발견된다. 무단 횡단, 불법 주정차, 신호 위반, 정지선 위반, 음주운전 등 무심코 행한 행위들이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간 청주시와 경찰에서는 교통사고 예방과 법규위반 근절을 위해 다양한 교통시책을 실시해 왔다. 교통사고 잦은 곳, 어린이보호구역, 교차로, 교통 혼잡지역 등을
아동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 만들기는 우리 모두의 꿈이고, 아동이 행복한 세상은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모든 사람의 인권은 소중하지만, 연령이 낮은 아동은 장유유서를 미풍양속으로 여겨 연령차별이 관습화된 사회에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어른에게 의견을 말하고 싶지만 말대꾸라고 여겨 함부로 말할 수 없고, 아동에게 어떤 일이 발생될 의견 진술의 기회도 주지 않고 무시한 경우가 많다. 아동도 성인처럼 권리가 있는 인격체라는 사실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동의 권리가 국제협약으로 제정된 것은 1989년이고, 아동의 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1924년)과 아동의 권리 선언(1959년)을 통해 아동의 권리라고 하는 것, 아동의 권리가 강화된 것이다. 이 협약은 무차별의 원칙, 아동의 최선이익우선과 함께,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과 참여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존의 권리는, 아동이 살아가기 위해서 기본조건인 적절한 생활수준, 주거, 영양, 보건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발달의 권리는, 아동이 가진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조건들로 교육을 받을 권리, 여가를
[충북일보] 5월9일 19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날이다. 대선 주자들의 마음 상태는 어떨까. 준비는 여기까지다. 이제 기다림만 남았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모든 선거에서 당락은 오롯이 유권자에게 달렸다. 후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후보는 그저 선택의 조건을 제공할 뿐이다.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다. 심판은 유권자만이 한다. 19대 대통령 선거의 치열한 유세전이 마무리됐다. 충북에서도 주요 후보들이 마지막까지 열전을 벌였다. 후보들의 격렬한 토론도 끝났다. 그런데 유권자들의 태도는 여전히 모호하다. 어떤 기준으로 최종 결정을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의 선택 방식은 모두 다르다. 평가 방법도 다양하다. 살아온 삶의 양식에 따라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본능이나 욕구에 충실하다. 어떤 이는 양심과 도덕에 따른다. 그리고 이상과 상황,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는 이도 있다. 이번 대선에선 특히 많은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유권자들 역시 이런 여러 요소들을 감안해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선택에 대한 책임까지 생각한다. 오늘의 결정이 앞으로 오랜 기간 각자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충북일보] 마침내 19대 대통령 선거 날이 도래했다. 각 후보들은 과거 어느 대통령선거 때보다 치열하게 싸웠다. '굵고 짧게'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주요 후보들은 선거 하루 전이자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까지 "자기가 이긴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제각기 판세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승리를 장담했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사태로 치러지는 선거다. 게다가 새 대통령에겐 취임 준비 기간도 없다. 오는 10일 오전부터 대통령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현재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하루라도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기간은 아주 짧았다. 상대적으로 정확한 검증이 어려웠다. 그런데 새 대통령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4·5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 투표율이 26.06%로 사전투표제 도입이후 최고치다. 충북지역 사전투표율은 25.4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12.85%), 2014년 지방선거(13.71%, 거소 포함) 투표율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괴산군 투표율이 30.81%로 가장 높았다. 투표율이
4, 5월이 되면 각 급 학교의 동문체육대회 현수막이 거리에 가장 많이 나붙는다. 학창시절 꿈을 키우며 함께 공부하던 동창과 같은 학교를 다닌 인연으로 맺어진 동문들을 만나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방방곡곡으로 흩어져 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아가다가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고 변해있을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다. 모교의 교정에서 운동경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문회모임은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학생이 남들이 부러워 할 만큼 성공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관심을 받던 우등생이 존재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보면 공부 잘했던 우등생들이 안정된 직업에 종사하며 잘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평가도 있다.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발령을 받고 첫 졸업을 시킨 제자들이 동문체육대회를 주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은 폐교가 되어 농산물 체험장으로 활용되는 모교를 찾았다. 동문이자 후배인 제자들을 만나니 매년 만나는 우리 동창생보다 더 반가웠다. 첫 제자들이라서인지
실패를 이용해 공을 이루는 계기(契機)로 삼다. 실패를 바꾸어 공이 되게 한다. 충북도정 사상 최초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가 출범한다. 정식 명칭은 '충북 경제현안 실태조사를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약칭 충북경제조사특위)'이다. 행정사무 조사 특별위원회는 대 집행부 견제를 본연의 소임으로 하는 도의회가 꺼내 들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강제적 수단이다. 유사한 제도로 행정사무 감사도 있으나 불과 1년 중 불과 14일의 기간 동안 도정 전반을 대상으로 운용된다. 반면 행정사무 조사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의결로써 정한 기간 동안 특정 사안에 대해서 실시한다. 이번 충북경제조사특위의 존속 기간은 6개월이며 필요시 연장도 가능하다. 말 그대로 특정 사안에 대해 끝장 감사에 돌입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아마 많은 도민들이 굳이 행정사무 조사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만큼 충북도의 경제현안 실태가 심각한지에 대한 우려와 의문을 가질 수가 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애석하게도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충북도는 민선 6기를 전후해 각종 대규모 경제 공약·현안 사업들을 추진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제자유구역이다. 충북도는 경제자유구
언제부터 시작이었는지 모르겠다. 굳이 떠올려보자면 지난 제20대 총선에서부터 였을까. 당시 새누리당 이름을 가지고 있던 나는 공천 파동의 여파로 선거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박근혜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라 읍소하며 큰절까지 했다. 아무리 못해도 원내 과반인 150석은 확보할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는 제1당의 위치를 잃어버렸고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계파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몇몇 국회의원의 총선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해 사과했고, 탈당했던 무소속 당선자들을 복당시키며 당을 화합하고자 했다. 게다가 북한에서는 4~5차 핵실험을 진행했던 터라 보수정당으로서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내도록 이끌었다. "안보문제에서 국론 분열은 위험하다. 사드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다!"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정치가 문제였다. 전당대회나 원내대표선거에서 어김없이 계파 싸움이 일어났다. 또다시 '친박'과 '비박'의 권력 대결이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낳은 자식과도 같은
영우(가명)는 키가 아주 컸다. 중학교 3학년인데 키가 180이 넘어 제 또래들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큰 편이었다. 거기다 몸은 말라서 걸을 때면 가느다랗고 길쑴한 나무가 위태롭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영우는 기술 선생님을 따라 리어카에 거름을 싣고 화단을 가꾸거나, 앞개울에서 혼자 낚시를 하곤 했다. 선생님들도 영우가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 자연 속에서 일하거나 노는 것을 더 즐거워하므로 굳이 교실 의자에 매어둘 마음이 없었다. 지적 장애를 가진 영우는, 평소 온순하다가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갑자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따라서 본인은 물론 친구들이나 선생님들도 영우가 학교 안팎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훨씬 마음 편했다. 시골 작은 학교였으므로 텃밭도 있어 영우는 시키지 않아도 그곳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피곤하다 싶으면 교실에 들어와 앉아 있곤 했다. 어느 봄볕 좋은 날, 국어 시간에 영우는 딱히 할 일이 없었던지 교실에 들어와 앉아 있었다. 아이들은 그때 알퐁스 도데의 을 함께 공부하고 있었는데, 남녀 합반으로 한창 이성에 관심 많은 열여섯
햇살이 노곤하다. 산자락 과수원에 두드러기마냥 번진 꽃노을. 싱그러운 풀내음 속에 얼핏 거름을 져 나르는 사람들이 보였다. 구수한 흙냄새와 함께 어릴 적 두엄자리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르던 거름냄새. 냇물 소리까지 지줄지줄 어우러지니 괜히 어깨가 들썩이고 발걸음이 가볍다. 봄 한 자락을 즈려밟는 것 같은 그 기분, 바닥에는 수많은 풀꽃이 어우러지고 개울가 언덕에는 조팝나무가 하얗게 웃고 있으니 흥이 날 수밖에 없고 문득 아리랑이 떠오른 배경이다. 아리랑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고샅길을 갈 동안도 그리 흥겨워지니 이래서 지역마다 특유의 민요가 나온 성 싶다. 오래 전 이 마을에 살았을 한 사람 나무꾼이 떠오른 것이다. 언젠가 나무를 해 지고 내려오다가 봄꽃에 취해 얼핏 지게장단을 맞추었겠지. 나무를 할 때도 그럴진대 논밭에서 일할 때는 더 할 나위가 없었겠지. 나무꾼이며 농사꾼 모두 일하는 틈틈 혹은 새참을 먹을 때 자작곡으로 부르던 것이 지방마다 특유의 민요로 전해져 오지 않았을까. 언문도 모를 텐데 무슨 가락을 알까마는 그리고 신명 좋은 사람 또한 어쩌다 한 둘이겠지만 소절소절 이어부르며 전해졌을 아리랑, 직역하면 我利郞 즉'나는 순리대로 가는 남자'
금년에는 5월 가정의 달 행사로 '사랑하는 부모님의 자서전 쓰기'를 개최한다. 부모와 평소 못한 속 깊은 대화 기회를 주고자 함이요, 부모에 대하여 더욱 소상히 알도록 도와주려는 뜻이다. 반응이 염려되어 학부모회 임원들과의 자리에서 미리 물어보니 모두들 좋은 프로그램이란다. 더하여 부모가 어떻게 만나 결혼까지 이르렀는가도 물어 달라니 추진에 탄력을 준다. 필자는 출근하여 먼저 시골 계시는 어머님께 드리는 문안인사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어언 십 수 년이 된다. 요즈음은 자서전 쓰기 행사와 연관하여 시골 살 처음 결심이라든지 아버님과 맞선 본 소감과 연애 시절 일을 자세히 물으니 어머님은 '얘는 뭐 하러 그런 걸 묻니·'하면서도 답이 즐거우시다. 우리 어머님은 홍씨요 본관은 남양이시다. 남양에는 집안 어른도 있어 환갑잔치에도 다녀오신 적이 있었다. 지난해에 형제들과 어머님의 봄꽃 나들이 겸 추억 되짚기로 남양시를 모시고 갔다. 상전벽해라더니 어머님이 10여 년 전에 가봤다는 마을조차 가보니 너무나도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천상 남양 성지에 가서 미사만 드리고 오면서 다음에 그 지방을 잘 아는 외종질과 다시 오리라 마음먹었다.
[충북일보] 9일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그런데 많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여전히 정해지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부유하는 부동층이다. 예전 어느 선거에서도 볼 수 없던 풍경이다. 투표일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부동층이 줄어드는 게 정상이다. 그리고 투표 하루 전이면 어느 정도 표심이 정해지게 마련이다. 그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른 것 같다. 부동층의 규모가 역대 어느 대선보다 많다는 느낌이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기간이라 더 알기 어렵게 됐다. 속이 타는 후보들은 막판 굳히기 또는 뒤집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동층을 잡아야 최후에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 기간 이전에 조사·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30%에 달했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충북에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지지 후보를 바꿀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부동충은 지지 후보를 바꿀 의사가 있거나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말한다. 부동층 30%은 선거의 당락까지 좌우하는 수치다. 궁극적으로 이번 선거에선 부동층이 막판변수가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5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매년 5월5일 어린이날이면 울려 퍼지는 동요이다. 이 날만이라도 우리 어린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해본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이자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새싹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어린이의 모습은 다소 안타깝다.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영어, 수학 등의 공부를 시작하고 초등학생이 되면 다른 집 아이보다 하나라도 더 배우게 하려고 엄마들은 공부에 열을 올린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엄마는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데, 아이는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가난하고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아도 학교에 갔다 오면 동네에서 제일 큰 느티나무 아래에서 술래잡기, 달리기, 말타기 등을 하면서 배고픈 줄 모르고 친구들과 해가 질 때까지 놀았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노는 대신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와서는 학교와 학원에서 낸 숙제를 하느라 바쁘다. 놀이터를 가도 함께 놀 친구가 없어 학원
[충북일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저마다 "모든 국민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1948년 이후 70년째, 이 땅에서는 모두 11명의 국가 최고 지도자가 나왔다. 그런데 자세히 계산해 보니 50대 후반인 기자는 이들 모두가 통치하던 시대에 이 나라 국민이었다. 초대 이승만과 기자의 인연은, 불행하게도 독재에 따른 장기집권의 결과였다. 기자가 기저귀를 차고 있던 1960년 3월 15일 치러진 4대 대통령 선거에는 이승만과 조병옥이 출마했다. 하지만 조병옥이 선거를 앞두고 심장마비로 급사,단독후보로 치러진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 결국 그 해 일어난 4·19혁명으로 이승만은 중도하차했다. 내각책임제 아래 같은 해 8월 국회에서 4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보선은 이듬해 발생한 5·16 군사쿠데타로 쫓겨났다. 쿠데타 주역인 박정희는 기자가 세상에 눈을 뜬 초등학생 시절부터 대학 1학년 때까지 4대에 걸쳐 20년 가까이 장기집권했다. 하지만 그는 부하가 쏜 총탄에 맞아 죽었다. 기자에게 투표권이 처음 주어진 것은 대학 2학년때인 1980년이었다. 그러나 박정희에 이은 최규하·전두환을 대통령으로 뽑은 주체는 박정희가 만든…
제천시 봉양면 원박리에서 시작하여 'S'자 형의 길을 현기증이 날 정도로 돌아 오르길 수십 번, 충북 내륙에서 가장 높은 고개라고 하는 박달재는 해발 560m로서 예전에는 고개가 너무 높고 험했지만, 이제는 고개도 많이 낮아졌고 길도 꽤 넓어졌다. 지금은 천등산을 꿰뚫는 터널이 뚫려 박달재 고갯길은 역사의 뒤안길이 되어 관심이 있는 길손이 향수에 젖어 고갯길을 넘나들 정도다. 그러나 지금도 '울고넘는 박달재'라는 노래는 대중들 사이에 널리 애창되고 있으며 2012년 10월에는 KBS 2의 1박2일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촬영하기도 하였다. 유난히 외침이 많았던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이곳 박달재는 교통의 요지였으므로 역사상 전쟁 기록에 자주 등장하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1216년(고종 3년)에 거란 왕자가 대요수국 왕이라 자칭함에 따라 몽고군에게 쫓기게 된 거란대군 10만 명이 내침을 하였다. 고려를 침범한 거란군이 파죽지세로 남진하여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던 것이다. 1217년(고종 4년) 7월에 3만 명의 거란군이 남하하여 제천, 충주 근처에 이르렀는데 김취려(金就礪) 장군이 이끄는 고려군이 박달재의 협곡과 고갯마루의 지형을 이용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홀로 맹자를 교육함에 있어 세 번 이사를 하였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처음에는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맹자는 매일 곡을 하는 등 장례 흉내를 내었다. 이어 이사한 곳은 시장이었는데 장사꾼의 물건 파는 소리, 흥정 하는 소리를 흉내 내었다. 이윽고 서당 근처로 이사를 하였는데 맹자는 글 읽는 소리를 흉내 내고 예절을 배우고 독서를 하였다고 한다. 이로 하여 맹자는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고 하니, 자식교육에 대한 맹자 어머니의 정성이 대단했다고 생각된다. 옛날에 우리 부모님들은 '제가 먹을 밥은 제가 타고 난다'고 했다. 아이를 많이 낳고 초등학교를 졸업시키면 농사일을 시키거나, 서울로 식모살이를 모냈다. 살림살이가 좋은 집에서는 도시로 유학을 보내서 전답을 팔아서라도 대학까지 가르쳤다. 자식들은 부모의 뜻을 받들어 대학을 나온 형님은 교장으로 퇴임하였고, 광장시장 포목점으로 취직한 동생은 백화점 사장이 되었다. 식모살이 갔던 친구는 부잣집 사모님이 되어 떵떵 거리며 잘 산다. 요즘 부모들은 맹자어머니의 세 번 이사는 이도 안 났다. 태아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해서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충북일보] 19대 대통령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에 3일과 5일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징검다리 연휴로 끼어 있다. 자칫 유권자 관심이 시들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선거와 연휴가 겹칠 경우 유권자들의 갈등은 심하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미래를 결정할 참정권 행사냐' '여행을 통한 행복추구권 실현이냐'를 놓고 길항작용을 반복하고 있다. 5월이 주는 계절적 특성의 영향도 크다. 이번 연휴는 최장 11일에 달한다. 속칭 '황금연휴'와 '징검다리 휴일'로 불린다. 대선일이 그 끝이다. 올해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당이나 후보들에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층 표심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긴 연휴엔 '밥상민심'도 변수다. 명절 기간 지방 민심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전파되는 양상과 같다. 이번 연휴에도 명절 못지않게 많은 인구가 이동한다. 표심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정마다 대선이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막판 지역 유세전에 열을 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충북 표심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 정당 충북선대위는 130만 충북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난달 28일 충북도의회는 도정사상 처음으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 범위엔 최근 사업 중단을 결정한 충주에코폴리스 조성사업 뿐만 아니라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업무 전반과 민선 6기 충북의 투자유치 및 산업단지 조성 등 전반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의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조사권의 본질에서 벗어나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과도한 조사가 아니냐는 논란 속에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충주에코폴리스 등 충북경자청의 부진한 사업에 관해서만 조사를 한다면 모를까 충북도의 투자유치 전반을 조사한다니, 오히려 투자유치의 발목을 잡아 지역경제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닌 지 걱정된다.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글로벌 신보호무역주의로 인해 피해 기업은 늘어가고, 갈수록 국내외 경제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도민과 공무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다. 단 하나의 기업이라도 더 유치하는 것이 절실한 시기에 도민을 대표하는 충청북도의회의 행보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한화큐셀코리아 등
[충북일보] 5월9일 19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이다. 선거운동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후보마다 각종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 특성상 후보 스스로 준비 기간이 짧았다. 상대적으로 알릴 기회도 적었다. 그러다 보니 급조되거나 재탕 삼탕 수준의 공약들이 많다. 구호만 요란한 공약 역시 난무하고 있다.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국민 유권자의 책임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분하고 포퓰리즘을 응징해야하기 때문이다. 충북 유권자는 충북 관련 공약 점검에도 집중해야 한다. 충북엔 대선도 치르기 전 좌절된 현안들이 많다. 충북 유권자는 우선 충북의 현안 해결에 누가 더 적극적이고 적합한 지 잘 살펴야 한다. 그게 후보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 공약의 구체적인 실천 계획까지 따져봐야 한다. 더 이상 장밋빛 청사진에 현혹돼선 안 된다.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명언이 있다. 충북의 유권자가 충북을 위한 공약 점검에 더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공약(公約)은 말 그대로 공적인 약속이다. 지켜져야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그러나 검증과 관심보다 더
[충북일보] 청주 쓰레기 대란설이 나오고 있다. 불투명해진 청주시 제2쓰레기매립장 조성 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주시의회마저 청주의 미래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막연한 공포가 스멀스멀 퍼져나간다. *** 시민을 위한 게 뭔지 판단해야 제2쓰레기매립장 관련 예산 103억여 원이 전액 삭감됐다. 청주시의회가 지난주 제26회 임시회를 열고 처리했다. 청주시가 조성 방식을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변경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상황에 따라 논리를 바꾸는 '조변석개형' 정치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과 당적을 달리하는 시의원들의 정략적 반대가 엿보인다. 청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서 찾게 된다. 청주시가 '지붕형' 대신 '노지형' 결정을 밝힌 지는 꽤 됐다. 나름의 타당한 논리도 갖추고 있다. 시간도 적잖게 흘렀다. 하지만 혼란은 점점 더 커져갔다. 해결의 키를 쥔 청주시의회는 그저 수수방관했다. 급기야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현재 청주광역쓰레기매립장은 흥덕구 강내면 학천리 일대에 있다. 오는 2019년 말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제2매립장 조성이 불투명해졌다. 시의회가…
5월은 1년 중 가장 고마운 달이다. 꽃이 많고 감사의 날도 여러 날 있다. 15일 스승의 날에 동그라미를 치며 고마운 선생님을 떠올려 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변화된 자신의 마음을 문장에 올려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하셨던 문예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블랙박스가 한창 유행일 때 마음의 움직임을 촬영할 수 없는 그 기계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하시면서 우리 내면의 흐름을 잘 포착한 글을 쓰기를 권면하시기도 했다. 4년전 뉴질랜드 farm cove school 로 교류학습을 갔었다. 그 학교에 벤자민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분은 자기 몫 이상을 감당해주는 분이었다. 그 때 나는 그런 교사가 많아야 학교가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체험학습으로 민속촌에 갔었다. 그 곳 가이드는 70세 정도된 할머니였다. 영국인들은 이 뉴질랜드 땅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정착금을 지급했다. 네델란드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에 영국이 이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엄청난 개척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그 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옷차림 전체에서 엄격함이 넘쳐 우리 14명은 꼼짝도 못하고 긴장하며 들었다. 장난감을 만들어 유아교육을 했는데 한 번 만든 그 것은…
나는 1964년에 태어났다. 2045년에는 81세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살아 있을 것 같다. 2016년 남녀 기대수명이 82.3세이며 남성(78.8)세보다 여성(85.5세)이 더 오래 산다고 하니 28년 후 분명(·) 살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복지제도와 의학발전 덕분으로 2030년에 태어나는 한국여성의 기대수명이 91세, 남성 84세로, 세계 최장수국가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2045년, 나는 누구와 살고 있을까· 배우자· 자식· 반려가족· 친구· 실버공동체· 아니면 로봇· 나보다 나이 많은 배우자는 사망할 수 있으며, 자식과는 같이 살지 않을 것이며 알레르기가 있어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식물과 같이 살 수 있겠다. 아니면 친구 동거나 여럿이 함께 사는 실버공동체도 가능할 수 있다. 로봇과 같이 살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글쎄'이다. 이처럼 여러 가능성을 예측 할 수 있지만 통계청의 최근 발표는 내가 1인 가구로 살 확률을 크게 한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 2015~2045년에 따르면, 한국의 총가구수는 2015년보다 2045년 증가하나 평균가구원수는 2.53명에서 2.1명으로 감소한다. 특히…
조기 대선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뜨겁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공약으로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 국민들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산업과 경제 분야로 많은 대선후보들이 4차 산업 혁명을 차기 정부의 중요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이 공식화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체계를 구축, 전체적인 생산과정을 최적화시키는 것으로 기존 인터넷 혁명의 영향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미 경쟁우위에 서기 위한 세계 각국과 기업들의 각축이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의 물결은 공간정보사업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정확한(4A) 고품질의 공간정보와 데이터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형 지능 공간 Virtual Korea 실현'의 비전을 수립, 신뢰성 높은 공간정보 기술력을 확보하고 데이터의 경량화와 표준화를 통해 미래 유망산업지원과 공간정보 지능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하루가 다르게 초록으로 변하는 산과 들은 눈을 들어 바라보는 곳 마다 시원하다. 한 폭의 그림이라기엔 너무도 청량하고 생동감 있어 없었던 기운도 살아나는 기분이다. 이양하 작가의 「신록예찬」에서 "초록에 한하여 나에게는 청탁이 없다. 가장 연한 것에서 가장 짙은 것에 이르기 까지 나는 모든 초록을 사랑한다." 라는 말이 절절히 마음에 와 닿는 계절이다. 봄이 한창 무르익어 마음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산에서 들에서 자꾸 오라고 부르는 것 같은 시간에 때 맞춰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한참 예쁘게 싹이 돋아 나물로 먹기에 딱 좋은 뽕잎이 많은 곳을 알고 있으니 가보자는 말에 두말없이 OK를 외치며 따라 나섰다. 뽕잎은 아직 여리고 작아서 차마 따기가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동행한 지인이 식물이든 사람이든 적당한 스트레스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며 무지막지 하게 따지 말고 한 나무에서 조금씩만 따자는 그럴듯한 설득에 뽕잎을 따기 시작했다. 따다보니 욕심이 앞서고 나무의 스트레스는 까맣게 잊고 마구 따고 있었다. 사람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음을 자책 하면서도 한 봉지 채우고야 산을 내려 올 수 있었다. 저녁에는 뽕잎 나물을 조물조물 무쳐서 맛나게 먹었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