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9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링겔만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이 수행했던 유명한 줄다리기 실험에서 유래된 이론이지요. 링겔만은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줄다리기를 시켰는데, 그 줄에 참가자들 각자가 얼마나 열심히 줄을 당기는지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고는 집단 전체가 줄을 당길 때의 힘과 개인이 혼자 줄을 당길 때의 힘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즉, 개인이 당길 수 있는 힘의 크기를 100으로 보았을 때, 2명·3명·8명으로 이루어진 각 그룹은 200·300·800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험 결과는 당초의 기대와 달리, 2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잠재적인 기대치의 93%, 3명의 그룹은 85%, 그리고 8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겨우 49%의 힘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는 혼자서 일할 때보다 집단이 함께 일할 때 노력을 덜 기울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학교나 군대에서 집단으로 모여 교가나 군가를 부를 때 입만 벙긋거리는 현상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활동이 바로 조직 개발 훈련입니다. 1 더하기 1은 2가 되어야지 1.5나 1이 되어서는 조직력이 거의 없는 집단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다른 이야기입니다.

어느 수도원에 늙은 수도사가 나타났습니다. 늙은 수도사가 문을 두드린 수도원은 여러 가지 종교적인 문제를 일으킨 곳으로 그만큼 기강이 해이했습니다. 늙은 수도사가 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달려 온 젊은 수도사들은 그에게 채근했습니다.

"노 수도사가 오셨구려. 어서 식당에 가서 접시나 닦으시오."

이 수도원에서는 처음 부임한 수도사에게 그런 허드렛일을 시키는 것이 관례였거든요. 노 수도사는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는 곧바로 식당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석 달쯤이 지난 어느 날, 수도원의 감독자가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젊은 수도사들은 책잡힐 일이 혹시나 있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감독자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지요. 감독자는 바로 수도원의 원장을 찾았습니다. 수도사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대답했습니다.

"원장님은 아직 부임하지 않으셨는데요·"

그러자 감독자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린가· 파견한 지 벌써 3개월이나 지났는데."

아뿔싸…. 젊은 수도사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짚이는 것이 있었거든요. 그들은 바로 식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여전히 그곳에서는 늙은 수도사가 태연하게 식기를 닦고 있었지요.

그 후로도 늙은 수도사는 결코 어떤 명령이나 설교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수도원은 가장 모범적인 수도원으로 변모했습니다. 희생과 섬김이 젊은 수도사 모두를 변화시켰던 것이지요. 그 노 수도사가 바로 너무도 유명한 브라더 로렌스입니다.

이 이야기는 성경 속의 이야기와 조금 달라 꾸며졌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링겔만 효과'나 '브라더 로렌스 이야기', 그리고 최순실에 의지하다 촛불처럼 껴져 간 박근혜 전 대통령, 이 모두가 혼돈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자칫하면 얼마나 허망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금과옥조(金科玉條)가 아닐까 싶네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부디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무병장수하시길.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