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새 정부가 출범하면 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축 문제가 제기된다. 이른바 세출 구조조정이다. 시대적 추세를 보면 SOC를 줄여 복지를 확대하는 것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예산 감축의 잣대는 늘 문제가 된다. 지역별 획일적 잣대는 곤란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줄곧 영·호남 패권주의에 시달렸다. 영남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하면 호남 홀대론이 불거졌고, 호남 출신이 되면 영남 홀대론이 나타났다. 충청권은 늘 2중대였다. 영남의 2중대, 그리고 호남의 2중대. 이명박 정부 시절, 그 유명한 '형님 예산'을 잊을 수 없다. 시급한 사업이 아닌데도 뚝딱하면서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을 보고, 타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특정지역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때 결정권자들은 늘 최대 반발지역을 염려하게 된다. 그래서 영·호남 패권세력은 그동안 SOC 예산 투입 과정에서 서로 1~2등을 나눠 먹었다. 간혹 특별한 사례는 있었다. 예를 들면 충청권에 세종시 건설에 필요한 예산,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강원권 예산 등이 그렇다. 이를 제외하면 늘 영·호남에 SOC 예산이 집중됐다. SOC 예산
[충북일보] 민방위 대피시설은 전쟁 상황을 감안해 마련된 시설이다. 그런데 이런 시설이 무용지물이다. 대부분 공무원만 아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지난 21일 시작됐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실시됐다. 북한은 이런 UFG를 도발의 빌미로 삼고 있다. 지난해엔 UFG 시작 이틀 만에 SLBM을 시험 발사했다. 9월9일 정권수립기념일에 맞춰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의 정당화를 주장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도발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성 14형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위기설이 언제 어떻게 현실로 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아직도 북한의 위험에 불감증인 듯하다. 전쟁 상황을 감안해 지역에 만든 대피시설만 살펴봐도 한심하다. 전쟁 시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민방위 대피시설'이 공무원만 알고 있는 수준이다. 민방위 대피시설은 적의 공습으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다. 청주시가 관리하는 민방위 대피시설은 모두 254개소다. 그런데 민방위 대피시설의 위치를 아는 시민이 극소수다.…
"행복한 근로자가 많을수록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시간선택제 정책은 이 명제가 진실임을 입증하기 위한 '흥미로운 실험'이다. 2013년 '고용률 70% 로드맵'을 계기로 신규 채용형 시간선택제 일반직 공무원 제도가 처음 도입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시간선택제의 장점은 먼저 근로자(육아와 일을 함께하고자 하는 여성,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자 하는 청년, 퇴직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자 하는 장년층)에게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게 하고, 기업에게는 일과 가정, 일과 퇴직 준비, 일과 학습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겸직의 허용이 전일제 공무원 보다 적용 범위가 넓어 안정적인 직업도 갖고 자신이 원하면 대학교 강사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도입 후 4년이 지난 지금 단점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보수와 수당, 공무원연금 미적용과 승진 등의 차별이 있고,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오전 근무를 한 후 퇴근하게 되면 나머지 근무 시간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 대신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같이 일하는 동료가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한 맡은 업무 성격에 따라서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요즘 지역사회가 서울 길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주사람들이 서울 가는 가는 길은 대략 두 가지다.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경부는 외곽에 위치한데 비해 중부는 시내권이라 편리하다. 문제는 중부고속도로는 정체현상이 극심하다는 점이다. 동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갑자기 도로가 좁아지는 곳이 있다. 왕복 8차선이 갑자기 4차선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호법이다. 거기서부터 남이분기점까지 78,5km는 고속도로라고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정체현상이 극심한데다 포장상태도 불량하다. 110km까지 달릴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7,80km도 못 달리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시외버스 기사들이 북진천에서 청주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로 다니겠는가. 고속도로가 국도만큼도 달릴 수가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정체구간을 확장하는 게 상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인데도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다. 이 문제로 요즘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사실 이런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면 대통령 공약이 아니더라도 진작 어떤 대책이 나왔어야 했다. 문제는 서
얼마 전 개최한 국제청소년 무술문화교류대회는 어느덧 24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행사의 목적은 한.중.일 청소년들이 무술. 문화 교류를 통해 건강하고 건전한 정신을 함양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으면서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당당하고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자 하는 것에 있다. 특히 이번에 행사를 주관한 우한시는 청주시와 자매도시로써 자매도시간의 무술과 문화를 교류하는 계기를 만들고 양 도시 간의 우의를 연결시켜주는 민간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며, 전통 무예와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행사는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중국과 일본의 청소년들이 한국에 와서 무술문화교류대회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중국에서 개최하여 한국의 청소년들도 교류대회에 참석하고,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시간과 더불어 청소년들은 2박3일의 홈스테이를 통해 중국가정의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홈스테이를 가기 전에는 두려움반 걱정반으로 얼굴이 어두웠던 청소년들이 홈스테이가 끝난 후에는 중국의 부모님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대
얼마 전 일이다. 유투브동영상에 자살시도를 하려고 고층 창문에 걸터앉아 있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윗층에서 밧줄을 타고 조심스레 내려간 소방관이 여성을 창문안으로 밀어넣기 위해 두발로 차는 동영상이 이슈가 되었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댓글에 '여성이 죽었겠다.', '여성이 불쌍하다.', '소방관이 너무 심했다.' 등의 글들이 무수히 올라왔고, 결국 소방관은 방송에서 사과해야 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해외사례에서도 자살하거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소방관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는 답글을 볼 때 참 안타까웠다. 또한 얼마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마스터스 챔피언십 남자 200m 평영 경기에서 한 선수가 최근 스페인에서 벌어진 연쇄테러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1분 묵념을 하고 뒤늦게 출발했다. 경기에 앞서 이 선수가 국제수영연맹(FINA)에 테러 사상자를 위해 이 같은 묵념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나 홀로 묵념'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선수는 4레인으로 예선의 기록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메달보다 값진 추모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 기사의 댓글에도 '시위하는 거네.', '지…
[충북일보] 새 정부 출범 후 100일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 한국당이 혁명해야 가능하다 문 대통령의 지방분권 의지는 강하다.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 등 4대 지방자치권 보장이 골자다. 다시 말해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제 실현이다.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018년 6월 13일 실시된다. 10개월도 남지 않았다. 개헌 투표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개헌은 30년간 지속돼온 권력구조의 개편을 의미한다. 7회 지방선거가 7공화국의 길목인 셈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대략 3가지다. 하나는 권력교체의 지방권력까지 확대 여부다. 다시 말해 개헌이다. 다른 하나는 붕괴 직전인 보수 세력의 부활 여부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영향력 지속 여부를 하나 더 보탤 수 있다. 오늘 여기서는 보수의 부활 여부만을 따져보려 한다. 보수의 부활이 가능한 토양인지 만져보려 한다. 보수가 부활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다시 갖춰져야 한다. 우선 기존 보수의 프레임을 넘을 새로운 미래가치가 필요하다. 기존
꼬박 5시간 걸려 '바보 빅터' 완독을 했다. 학창시절 뚜르게네프의 ' 첫사랑' 이후 두 번째로 빠져든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고 용기가 불끈 솟아 올랐다. 어제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시간 버스 속에서 울던 나를 일으킨 훌륭한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는 심리상담사이다. 139페이지에 " 누구나 일이 안 풀릴 때가 있단다. 그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하지만 모두 변명이야. 포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야." 맞는 말이다. 포기하는 것보다 쉬운 것은 없다. 밥도 안 먹으면 편하고 여행도 안가면 힘들지 않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참으로 가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로라는 이루지 못한 꿈이 짐과 같아서 항상 마음 어딘가가 불편 했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동감을 했다. 후회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수없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것은 내 인생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었다. 딸을 사랑하면서도 중고자동차에 시동을 걸 듯 신경 긁는 소리를 많이 하는 로라의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그런 면이 많았다는 반성을 했다. 바로 후회하면서 내뱉는 욕과 부정적인 말
[충북일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이번 주 본격 가동된다. 충북 현안사업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집중력 있는 도움이 필요하다. 충북도 현안사업 예산은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회간접자본) 중심으로 짜여졌다.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속에 포함된 사업들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중부고속도로(남이~호법) 확장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일자리 창출에 모든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SOC의 감축 기조가 뚜렷하다. 충북의 현안사업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큰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당위성을 갖지만 상황 논리에 밀릴 수 있다. 정부가 충북을 위해 SOC 예산을 극적으로 편성해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예산 편성은 어렵다.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직접 예산을 편성해 통과시키는 방법이 오히려 쉽다. 마침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된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해에도 정부부처를 돌며 충북 현안사업에 협조를 구했다. 올해도 투트랙 작전으로 지역현안 문제 풀기에 나서
평소에 TV를 자주 볼 수 없어서인지 주말에 즐겨보는 건전하고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가족드라마 한편과 불륜과 복수, 복잡한 가족관계로 얽힌 드라마 한편은 경험하지 못한 서로 다른 세계를 왔다 갔다 하는 기대감과 설레임이 있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몰입해서 보는 편은 아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문을 뒤적이기도 하고 주변정리를 하면서 시청하는데 무심코 귀에 들어오는 TV드라마 대사가 있었다. '낄끼빠빠 할 줄 아셔야죠' 얼핏 듣기에 가볍고 경박하게 들리기 까지 한 이 생소한 단어는 뭐지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드라마 대사에 나올 정도면 이미 대중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말인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의 줄임말로 분위기 파악을 하고 융통성 있게 행동하라는 뜻의 신조어란다. 최근 SNS와 카카오톡 등으로 인해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매년 수 백개의 신조어가 쏟아져 나오고 이로 인해 서로의 언어로 끼리끼리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세대 간 대화 단절로 이어지는 부작용과 함께 우리말의 경시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한다. 사실 신조어를 일부러 알려고 하진 않지만 이렇게 모르는 말이 나오면 시대에 뒤쳐져 있는…
청주시에 주소를 둔 시민이라면 세대주에 한해 누구나 똑같은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있다. 액수가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라 자칫하면 납기를 놓치기 쉬운 세목이다. 매년 8월이면 균등분주민세를 납부하는 달이다. 주민세는 1973년 4월 1일에 시행돼 올해로 45년째 부과되는 지방세로, 각 시·군·구별로 부과하고 있는 독립 세목이다. 재산세나 자동차세 등은 과세 기준일 기준 소유권 변동에 따라 납세 의무자가 바뀌게 되지만 주민세는 과세 기준일(8. 1)을 기준해 납세의무가 주어진다. 세대별로 납부해야 하는 개인균등분 주민세는 지방세법에 규정한 비과세 대상자를 제외한 모든 세대주는 세대별 소득수준 또는 가족 수와 관계없이 독립적인 세대를 구성하고 있다면 동일한 세액을 균등하게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개인균등분의 세율은 지방자치단체장이 1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지방세법에 규정하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에는 시세 조례에서 세대 당 1만 원으로 정해져 있어 지방교육세를 포함하면 읍·면지역은 세대 당 1만 1천원, 동지역은 1만 2천500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개인사업자로서 과세 기준일 현재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직전…
[충북일보] 충북에서도 '살충제 달걀' 사태가 일파만파다. 음성은 또 초긴장 상태다. 지난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로 초토화된데 이어 살충제 달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음성의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가 들어간 달걀이 적발됐다. 여기서 생산되는 달걀은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미 상당량의 달걀이 다른 지역 소비자들에게도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농장은 무항생제 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장으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 이 농장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다행히 또 다른 살충제 성분으로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은 검출되지 않았다. 해당 농장주는 2개월 전 바퀴벌레와 이가 있어 비펜트린을 사용했다고 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 성분이 검출됐다. 추가 검사 등 잔류물질의 기준치 초과 여부 등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한 상태다. 비펜트린은 기준치 이하로 사용할 수 있는 살충제다. 하지만 친환경 인증 농장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일반 농장도 케이지(닭장)에서 닭을 모두 꺼낸 뒤 빈 축사에 살충제를 살포해야 한다. 그만큼 유해성이 인정되는 살충제다. 전국적인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17일 현재
제갈각은 삼국시대 오나라의 정치인으로 2대 황제 손량의 섭정이었다가 암살된 인물이다. 비상한 두뇌와 식견이 있었던 그는 안하무인인 성품으로 공을 깎아 먹었었나 보다. '정사 삼국지'의 저자 진수는 제갈각에 대해 "재주와 지략은 칭찬받을 만하였으나 교만하고 도량이 좁았다"는 평을 했다. 아버지인 제갈근도 "장차 우리 집안을 말아먹고 일족을 멸하게 만들 놈"이라 걱정했다. 아버지 제갈근과 숙부 제갈량의 우려대로 제갈각은 권력을 잡은 지 1년도 안 돼 손준에게 암살당하고 가문을 망쳤다. 오만한 성품이 화를 자초한 것이다. 약관의 나이에 기도위로 임명되어 손권의 태자 손등을 모셨던 제갈각의 일화 중 달걀에 관한 것이 있다. 한 날 손등은 심사가 틀어져 제갈각에게 심통을 부리며 조롱했다. "제갈은 말똥이나 먹게" 제갈각은 태자의 말을 되받아 쳤다. "그럼 태자께선 달걀을 드시지요" 곁에서 듣고 있던 손권이 제갈각에게 물었다. "태자가 말똥을 먹으라고 한 욕에 대해 경은 왜 달걀을 먹으라고 대꾸했는가·" 제갈각은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나오는 곳이 같아서 입니다" 손권은 제갈각의 재치를 크게 웃어 넘겼다고 한다. 배설물과 알이 같은 부위에서
얼마 전 직장인들 뿐 만 아니라 여러 계층들로부터 크게 화제가 된 드라마 '미생'을 보면, 상사로부터 쉴 세 없이 꾸중과 잔소리를 듣고 있는 힘 없는 어린양(·)인 비정규직 신입 직원이 자주 등장한다. 숨 막히는 직장생활에 찌들어가는 신입직원 자신을,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는 '미생'이란 단어로 표현하는 이들은 오직 정규직이 되는, 즉 '완생'이 되는 날을 꿈꾸며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버텨나간다. 드라마라는 매체의 특성상 과장 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된 이유는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내용이었기 때문 일 것이다. 우리는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를 나눌 때 흔히 대기업인지 아닌지, 알려진 기업인지, 연봉을 많이 주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막상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일이 힘든 회사라도 존경할 만한 상사를 만나면 그럭저럭 견딜만 하지만,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못된 상사를 만나면 출근하기가 두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인의 이직 사유 80%가 회사 내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갈등이라고 하니, 심각한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도대체 상사들은 아랫사람들을 괴롭히는 걸까· 왜
청주는 단재(丹齋)를 잊을 수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고향은 낭성 산동이며 그는 민족사학가이자 독립운동가로 한국역사의 영원한 불꽃이다. 산동은 우암 송시열선생도 탐을 냈다는 유학의 본향이 아닌가. 이곳은 한말에 이르러 독립운동의 대표적 산실로 부상한다. 필자는 젊은 시절 단재의 글을 읽으며 눈물을 쏟은 적이 있었다. 차디찬 이역 여순 감옥에서 뼈만 앙상히 남은 몸으로 운명을 맞이한 단재. 선생이 당한 고통과 참혹함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 중국의 연호를 쓰고 살던 조선, 한국의 역사를 찾아 제대로 세운 이가 단재였다. 백두산을 여러 차례 오르고 고구려가 웅비하던 만주를 답사하며 민족의 저력과 기상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민족사학(民族史學)이다. 동양의 역사는 물론 제자백가의 유서(儒書)까지 섭렵한 박사 단재는 의연한 충청도 선비였다. 오만하게 비쳐졌던 의연함은 일제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는 불굴의 정신이었던 것이다. 1936년 봄 정주에 있던 오산학교에서 선생의 모습을 본 소설가 춘원 이광수는 잡지 '조광'에 단재의 인상을 이렇게 적고 있다. -대한매일신보 주필이나 되는 단재는 풍채가 초라한 샌님이나 이상한 눈빛을 갖고 있었
울타리를 부여잡고 올라앉아 여름을 홀로 빛나고 있던 능소화의 화려한 모습은 농염하고 도발적인 화려함을 뒤로하고 퇴색되어가고 있다. 이제 여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늘 한결같이 웃고 있던 배롱나무의 화려한 꽃도 탐스럽던 시기는 지나고 있다. 배롱나무를 닮은 여자에게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언제나 화사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은 여자 그를 만난 것은 배롱나무 이름을 처음으로 알았던 해이기도 하다. 사찰이나 고택 그리고 서원에 가면 꼭 있었던 나무 그 나무를 보면서 참으로 멋지게 생겼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나무의 이름은 알 길이 없었다. 목백일홍 또는 배롱나무는 내가 자주 보며 궁금해 했던 나무라는 것을 숲 공부를 하면서이다. 배롱나무는 무욕과 청렴의 상징으로 고찰이나 고택 정자나 향교 사원에 주로 심었다고 한다. 부산에 갈일이 있어 한번 본 적이 있는 부산 동래정씨 시묘 앞에 있는 800년 된 배롱나무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질 정도로 오랜 세월의 아픈 흔적이 나뭇가지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 모습이 애잔하고 아름다웠다. 안동의 병산서원 담양소쇄원 강진 백련사 고창 선운사의 배롱나무도 아름답고 어여쁘다. 어느 해 겨울 강진 백련사의 배롱나무 앞에서 선한마음으로 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생계급여 수급자는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일렬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가구의 소득. 2017년 4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446만 7천380원)의 30%(의료급여는 40%, 주거급여는 43%, 교육급여는 50%) 이하의 수준이어야 하며, 부양의무자가 중위소득 수준 이하로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어야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양의무제도는 생활 유지의 능력이 없는 사람의 보호를 위해 1961년 제정된 생활보호법에서부터 출발한다. 당시의 부양의무는 민법의 규정인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으로 정했고 이후 1998년에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2촌 이내의 혈족'으로,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 이후인 2005년에는 '생계를 같이하는 2촌 이내의 혈족'을 제외했고 2016년부터는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이며 단, 사망한 1촌의 직계혈족의 배우자는 제외'해 범위를 점차 축소해 왔다. 그러나 부양의무의 완화나 폐지는 국민적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일하지 않고 복지혜택을 받으려는 도덕적 해이나 재산을 자식이나 가족에게 증여나 상속 후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양궁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고된 훈련과 경험이 쌓일수록 경기력이 향상돼 36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3관왕의 성적을 거두며 우수선수로 도약할 수 있는 시발점을 맞기도 했다. 이원초·중학교를 졸업하고 충북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훈련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훈련과 열정적인 지도력을 가진 감독님과 코치님들 덕분에 국가대표가 되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그 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양궁 남자 2관왕을 차지하며 김우진이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청주시청팀에 입단하면서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홍승진 감독님께 다시 지도를 받게 됐다. 감독님의 열정적인 지도와 더불어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궁 남자 2관왕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올림픽을 목표로 달려온 저에게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큰 시련이 찾아왔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슬럼프를 맞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팀 선수들의 격려와 홍승진 감독님의 지도로 기나긴 슬럼프를 극복하고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된 95회 전국
[충북일보] 급기야 '살충제 달걀'이 밥상을 덮쳤다. 그야말로 먹거리 공포시대다. 소비자들은 무얼 먹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학교 급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양계 농가들은 망연자실 하고 있다. '살충제 달걀공포'는 피프로닐 성분이 국내 계란에서도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피프로닐은 벌레의 중추신경계를 파괴하는 살충제다. 개·고양이의 벼룩이나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쓰인다. 하지만 닭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행히 충북지역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가 생산한 달걀에서는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충북도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도내 78개 산란계 농장의 전수 검사결과 77개 농가가 음성판정을 받았다. 도내 산란계농가는 이제 '식용란 살충제 검사 증명서'를 발급받아 달걀을 정상적으로 유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에서 재검사를 벌인 음성지역 1개의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 검출 돼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적합 농장은 검사증명서 발급 즉시 달걀 출하가 가능하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보유한 달걀과 유통 중인 달걀 전량을 수거·폐기해야 한다. 향후 6개월 간 잔류물질 위
얼마 전 공직에 있는 후배와 저녁을 함께 했다. 한참 취기가 오르자, 그 친구가 화두를 던졌다. '선배, 능력이 없어도 같은 사람인데 인정을 해줘야하는 거 아니야. 왜 능력이 없다고 승진을 안 시키고, 다른 업무로 변경시키고, 난 이런 것이 당연하다는 선배가 너무 비인간적이라고 봐'그래서 나는 '수술을 못하는 의사가 있는데, 네 말 대로면 같은 사람이니 계속 수술을 하게 하고, 승진시켜서 관리자가 되는 것이 경쟁 없는 아름다운 병원일까. 그 환자가 너희 아버지라면 어때'. '의사는 결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니까 능력이 없으면 퇴출되어야하지만, 다른 직종은 그렇지 않지'라고 답하였다. 필자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수 없이 만나 왔는데, 대부분 공무원이나 공기업, 교사나 교수, 정치인과 같은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이다. 전인교육을 하는 초등교사는 아이에게는 하늘이다. 초등학교 교사가 무능하고 학생에게 무관심하면 30년 동안 그 교사를 만나는 수천 명의 어린이의 미래는 어찌해야할까. 수학교수가 미적분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가르치면, 대학을 가기 위해 부잣집 아이는 학원이라도 다니겠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어찌하여야할까. 저수지를 관리하는 공무원이 무
비가 내린다. 그 무덥던 여름의 폭력이 끝나고 있다. 세월의 흐름을 무섭게 느낀다. 가끔씩 외국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달을 때가 많다. 살기 편리한 세상이 갖는 문명의 이기심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쿠바와 멕시코의 여행은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쿠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그것은 위대한 혁명가 체 게바라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음악연주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쿠바에서 원 없이 체 게바라를 만났고 그가 왜 혁명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혁명광장에 있는 그의 박물관에서 가슴 뜨겁게 그를 껴안아 보았다. 비록 영화에서 보는 그런 수준의 연주는 아니었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연주를 보며 쿠바에서의 황홀한 밤을 즐기기도 하였다. 지금의 쿠바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혁명이후 쿠바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생활수준지표를 갖고 있었음에도 미국의 경제봉쇄가 극심해진 1990년대 이후 쿠바는 궁핍 그 자체였다. 폐허화된 거리와 무너
영세한 건설업자가 짓는 소형 아파트와 연립주택 및 다세대주택에 하자가 유독 심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해서 발생하는 하자도 다반사다. 장마철에는 부실시공 부위에서 빗물이 새는 하자도 비일비재하다. 새집에 입주할 때는 기분이 한껏 부풀어 있다. 그런데 이 기분은 잠시다. 여기 저기 균열, 들뜸, 탈락 및 결로 등이 발생한다. 하자보수를 신청하면 건축주는 보수는 커녕 답장도 없다. 건축주 사무실은 폐업한 것처럼 문은 잠겨있다. 우편물은 반송되고 전화해도 안 받기 일쑤다. '난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소형 공동주택은 하자보수를 신청하기가 너무도 어렵다고들 한다. 분양할 때는 건축주가 "네네" 하면서 간 쓸개 다 빼 줄 것처럼 친절하더니, 입주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정이 싹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하자보수를 한답시고 세대를 방문해서는 하자가 아니라거나 땜질식으로 보수를 하기도 한다. 하자보수 일정은 무슨 이유를 들어 차일피일 미룬다. 보수비용이 많이 들 때에는 입주자 탓으로 돌린다. 어쩌다 하자를 인정할 때에는 서울보증보험, HUG 또는 건설공제조합 등의 보증기관에서 보증하는 하자보수보증금
경쾌한 음악에 취해 보시라. 생각의 세상은 봄날이 되리니. 꽃들은 형용키 어려운 아리아리한 색깔들로 물들고 마음은 새처럼 창공을 난다. 음악이 흐르면 감정이 출렁거린다. 조용히 음악에 몸을 맡겨보시라. 자신도 모르게 춤이 되리니. 음악에 마음을 얹어보면 어느새 천상을 거닌다. 동창모임에 참석했을 때였다. 술이 거나해진 남자동창 두 명이 싸움판으로 갈 분위기다. 그때 식당주인이 부르스 음악 노래방 기기를 돌리자 둘이 얼싸안더니 눈을 지그시 감고 춤추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거다. 딸이 근무하는 학교에 원어민 교사가 있다.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동안 딸이 도우미를 할 때, 크리스천인 그를 교회에 데리고 온 적이 있다. 발령받고 한국에 막 온 지라 우리말을 전혀 몰라 딸의 통역 없인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런데, 설교 시간엔 우두커니 있던 그가 찬송을 부를 때는 두 손을 높이 들고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부르는 거다. 대부분의 찬송가가 서양 곡들을 번안한 것이 많아 멜로디가 익숙해서이지 싶다. 신과 인간,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 간에도 일정한 음악이 존재한다. 인종은 다르고 말은 안통해도 음악으로 하나가 되니 음악은 소통이고 어울림이다. 구름이 낮게 드리우더니
청주시는 투자유치 20조 원, 본예산 2조 원 시대 개막, 지자체 생산성 대상 시 단위 1위, 한국지방자치경쟁력 지수 전국 1위 등 민선 6기 3년 동안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세부적으로 보면 80만 이상 대도시 중 고용률, 1인당 지역총생산, 문화기반시설, 1인당 복지예산, 합계 출산율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전국 주요 도시보다 삶의 질이 우수한 도시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청렴지표는 전국 최하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는 2016년 국민권위원회에서 평가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015년보다 0.39점 낮은 7.14점을 기록해 4등급을 받아 전국 시 단위 지자체 75곳 중 68위로 최하위권에 점수를 받았다. 공무원들의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 비리문제 등으로 공직자로써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청렴도 평가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100점 만점에 53점을 받아 OECD 34개국 가운데 29위로 하위권을 차지했고 전체 176개국 중 52위다. 부패인식지수가 50점대면 '절대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해석된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사회가 청렴
잠두봉(蠶頭峰)은 누에의 머리를 닮은 봉우리라는 뜻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잠두봉은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예로부터 풍류객들이 산수를 즐기던 곳이다. 양화진(楊花津)을 끼고 있는 명승지로 중국 사신이 오면 이곳에 유람선을 띄웠다고 전해진다. 청주에도 잠두봉이 있다. 마포의 잠두봉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곡동과 분평동을 끼고 있는 이곳은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누에머리 부분과 몸통과는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운치를 더한다. 도심에 흔치 않은 숲속 공원이다. 그런데 청주시는 이곳에 대단위 아파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민간 공원 개발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전체 면적의 70%에는 공원을 조성하여 기부채납 받고 나머지 30%에 아파트와 상가를 지어 일반에 분양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토지에 대해 보상에 들어갔으며 곧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녹지 지역을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겠다고 한다. 잠두봉 개발은 누에머리 부분에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이 공사가 완공되면 사실상 잠두봉이라는 이름 자체가 무색하게 된다. 누에머리가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누에의 몸통만 남고 머리는 없어져 잠두봉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