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 우리 마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 집에 놀러 가면 양지 바른 툇마루에 앉아서 반갑게 우리를 반겨 주셨고 주머니 속에 숨겨 두셨던 사탕을 주시곤 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내 기억은 이렇게 시작한다. 세월이 흘러 태어나고 자랐던 이 곳 증평에 서장으로 부임하여 화재 발생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해 보았다. 크고 깨끗한 시설에 한 번 놀랐고 내 부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명감을 갖고 정성을 다해 모시는 관계자에 감동했다. 노인요양시설은 연세가 많으시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계셔서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많은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소방서에서는 다른 시설에 비하여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시설이다. 그래서 예방에 초점을 맞춘 소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점검 이외에도 소방서에서도 전문인력을 동원하여 특별소방점검도 실시하고 있으며, 소방훈련도 소방서와 합동으로 실시하는 등 특별한 대책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는 야간의 관리인력 부족이다. 주간에 비해 야간은 약간 명의 관
[충북일보] 전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이 3년간의 길었던 수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험생들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수험생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란다. 그러나 올해도 수험생들의 탈선과 비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능 직후 일순간의 긴장 해소와 해방감, 여가 시간 증가는 수험생들의 이탈 요인이 되곤 했다. 한 순간의 실수가 인생을 그르치게 하기도 했다. 매년 이맘때면 대한민국 사회는 '수능앓이'를 한다. 고3 학생들은 공교육 체제에서 12년 동안 오직 대학입학을 위한 시험공부에 몰두했다. 23일 비로소 지긋지긋한 시험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해방감에 젖어 있을 시간도 별로 없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이리저리 따져봐야 한다.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지원서를 내야 할지도 헤아려 봐야 한다. 이래저래 시간이 많지 않다. 현실은 조금 다르다. 학교에서 나온 이후부턴 공황상태다. 이른 하교로 대낮부터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기 일쑤다. 그러다가 밤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찾는 곳이 유흥업소 등이다. 각종 일탈행위는 대개 거기서 이뤄지곤 한다. 수험생들의 유흥업소 출입은 이맘때…
미국에서 대학은 전통적으로 정부의 관여 밖에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누려 왔으며,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대학의 독립성을 부분적으로 제약하면서 대학의 질을 확보하는 제도로서 대학평가가 발전하여 왔다. 대학평가는 정부가 관장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설립된 자율적 민간기구가 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분권화된 교육체제에서 목적과 의미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대학교육의 수월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본 취지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학은 설립과 운영에 고도의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 상대적 우열을 결정하는 것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질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미국에서 평가인증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민간의 비영리 조직에 의해 이루어진다. 많은 나라에서 평가인증과 교육의 질 보증 활동이 정부에 의해 이루지는 것과는 비교된다. 민간 비영리 평가인증 기관은 CHEA(Council for Higher Education Accreditation)와 교육부(USDE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Education)로부터 정기적으로 평가인증기구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하여 승인(recognition)을 받아야 한다. 최종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항상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서 살고 있다. 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래 결심했어' 를 외치며 결정된 상황에서의 여러 일들을 보여주고 또 다른 결심을 했을때의 상반되는 스토리 또한 보여주었던 꽤나 인기가 많았던 아주 오래전 TV 프로그램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항상 늘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강박속에서 살고 있고 인생은 항상 이것 아니면 저것의 선택을 강요한다. 지난일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인생을 송두리체 바꿀만한 결정적인 순간들이 몇 번쯤은 다들 있었을 듯 싶다. 그 결정적이었던 순간들에 했던 선택들로 인해 지금 나는 원하던 모습의 삶을 살고 있는가· 혹시· 만약 반대의 선택을 하였다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했던 선택, 그것은 바로 도서관학이란 전공을 선택한 것이었고 그때의 선택으로 나는 지금 사서란 직업으로 도서관에 있다. 도서관은 각종의 지식과 정보가 모이는 곳으로 정보의 보고로서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과 가장 밀접한 생활 중심권에 자리하고 지역중심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인 동시에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해 서비스 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현재
해마다 겨울철이 시작되는 11월이면 초등학생들이 불조심을 강조하는 글짓기와 포스터등 불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이벤트를 한다. 그런데 관심을 가져야할 어른들은 관심이 별로인 것 같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한번 주위를 둘러봐야 할 것이다. 날씨가 갑자기 바뀌면서 난방기구 사용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겨울철 화재발생의 가장 큰 요인은 난방기구 사용에 의한 것으로 매년 전체 화재 발생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6일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총 3만5천539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사망 222명 부상 1천372명 피해액이 3천396억7천900만 원 이었다. 2016년부터 월별 통계를 본다면 10월~12월 화재가 9천756건, 1월~3월 화재가 1만4천193건으로 겨울철로 들어서면서 화재건수가 급증하게 된다. 이처럼 하루 평균 160번꼴로 발생하는 겨울철 전기 화재 예방을 위해 어떤 예방대책을 해 나가야 할까? 회사와 가정 등에서 다양한 가전기기 사용으로 멀티탭의 사용이 늘면서 접촉불량·과전류·과부하 등으로 큰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후화된 멀티탭은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개별 스위치가 부착된 제품
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인가에 대해 정치권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갑론을박하고 있다. 적폐청산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지난 겨울 차고 매서운 바람에도 많은 국민들은 지난 정권의 적폐를 처단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촛불로 나타내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민은 문재인 정부를 선택했다. 지난 정권들의 각종 구조적 문제들을 밝혀내고 대안을 제시하고 다시는 이 땅에 적폐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열망하며 그 뜻을 계승해주리라는 희망에서다. 마침 이런 혼돈과 혼란의 상황에서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에 대해 국민들은 어떤 생각인지에 대해 조사한 여론조사가 있어 관심이 간다. 지난 16일 참여연대와 여론조사기관인 우리리서치(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 창'이 공동으로 촛불시민혁명 1주년에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자동전화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불법 행위에 대한 당연한 처벌이다'는 응답이 67.5%로 '과거 정권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다'는 응답은 25.7%로 조사됐다고 한다. 일견 이 결과만을 단순히 본다면 현재의 적폐청산은 당연한 것이며 소위 이전 적
[충북일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사건이다. 지진이란 천재지변으로 시험일이 1주일 연기됐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연기는 한 마디로 초유의 사태였다. '잘 했다 잘못 했다'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고육책이었다. 일단 수험생들이 수능을 잘 치르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은 안정적인 대학전형 일정 진행이다. 수능 연기의 후폭풍은 수능이후 더 크다. 각 대학 수시 논술전형 등 대입 일정 전체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대입 전형에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면접 등 전형날짜가 겹쳐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수험생들은 '멘붕'을 딛고 결전에 나섰다. 수능 후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래도 챙길 건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와 합격자 발표, 정시모집, 추가모집 등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수능 종료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능 가채점이다. 가채점 결과는 수험생에게 수능 이후 입시 일정의 향방을 결정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 남은 일정에 대비하며 진학 결과에 불이익을 당할 확률을 줄여줄 수 있다. 대학별고사 준비도 중요하다.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 이후 집중
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인 11월도 이제는 몇일밖에 남지 않았다. 날로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난방을 시작한지 오래됐고, 그에 따른 주택화재 신고도 간간히 발생하고 있다. 2016년 옥천관내 화재발생건수는 105건으로 그중 38건(37%)이 겨울철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명피해 2명(부상)과 재산피해는 1억2천439만5천원(부동산 5천69만5천원, 동산 7천37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중 주거시설에서 6건(16%)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012년2월5일부터는 신축과 개축 등 건축허가 된 주택은 의무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미 건축이 완료된 기존 주택의 경우도 2017년 2월4일까지는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2016년 관내 초.중학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7.4% 정도가 된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법적으로 의무설치제도가 시행된지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설치건수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소방에서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촉진을 위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상 보급을 추진했고, 화재 없는 안전마을이라는 행사를 통한 보급 사업과 지역 단체 등과의 협약을 통한
[충북일보] 국토균형발전의 중심인 세종에서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민간자본을 포함,100조원 이상이 투입될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다. 이곳 논바닥에 들어선 세종호수공원은 서울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인근 강물을 인공적으로 퍼올려 가동된다. 허허벌판에는 정부청사와 아파트 등 아름다운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필자는 이 호수공원을 거닐 때마다 '인간은 위대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주어진 자연을 최대한 이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리학 용어를 빌자면 '환경결정론(決定論)보다는 '환경가능론(可能論)'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물론 환경보호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지구상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훼손이 불가피하다. 옷을 입고, 음식을 먹고,집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동식물에 피해를 주고 환경을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 '환경 보호'와 '사람 이익'이 충돌될 때에는 후자가 더 우선시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세종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종보 개방과 중앙공원 논란(금개구리 보호와 논 존치)에 대해 우려한다. 세종보는 세종시민
고향 청주로 가는 마음은 항상 즐겁고 편안합니다. 서울역 KTX에 오릅니다. 이번에 탑승할 좌석은 유일하게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중앙 가족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출발역에서는 아무도 자리하지 앉는 가족석에서 호젓하게 여행을 하게 되었죠. 빛처럼 빠르게 달리며 소리 없이 공간을 가르는 열차는 고맙게도 온통 붉고 노랗게 물든 산과 들의 풍경을 계속 안겨줍니다. 적멸 직전의 마지막 가을빛 향연이 어찌 그리도 아름다운지요. 광명역에 들어서자, 한 가족이 빈 좌석을 채웁니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손자가 일행입니다. 맞은 편 창가에 앉은 어린 손자는 창 밖 풍경에 몰입하고, 마주 보고 앉은 아버지와 아들은 간간히 담소를 나눕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그들의 대화 속에 빠져 들었습니다. 요즈음 정치권의 적폐 청산에 관한 이야기였죠. 노인인 아버지는 보수적인 관점을 주장한 반면, 젊은 아들은 현 정부의 적폐 수사를 옹호합니다. "이러다가는 나라가 혼란에 빠져 적폐라는 미명하에 정치보복을 하는 거지 뭐야. 과거 정권에서 잘못된 것들을 다 헤집어내면 그로부터 자유로울 정권이 어디 있어?" "아버지, 사람이 살아가는데 몸속 어딘가에 염증이 도사리고 있다면 언젠가
최근 대기업, 병원, 공공기관 등에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양한 추가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현저해지면서 직장·학교 등에서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 사회문제로 제기되었고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성희롱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함에 따라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성폭력 대책을 발표해 왔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어나 행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 및 예방을 위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아직도 부당한 대우나·처벌을 걱정하여 쉽게 알리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특징은 치료하기 쉽지 않은 심신의 상처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드러내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거나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등 참고 덮을수록 점점 더 그 수위나 방법이 심해지고 뻔뻔해질 뿐만 아니라 악의적인 소문으로 피해자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누구나 첫 번째 대답은 아마 '돈'일 것이다. 돈으로는 못 할 것, 안 되는 것이 없음은 물론이요,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와 자손만대의 번영이 보장된다. 그러나 돈을 지배하는 것이 있으니 그 것은 바로 '권력'이다. 권력 앞에서는 돈이 꼬리를 내린다. 돈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화는 권력으로 얻을 수 있다. 돈과 권력은 서로 상충하지만 돈이 권력이고 권력이 돈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이 두 가지는 꼭 필요 불가결한 것임에 틀림없으나, 이 두 가지로는 부족하고 삶에 의미를 찾기에는 어려운 것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또 필요한 것, 어떻게 어떤 방법과 생각으로 살아갈 것인가?' 라는 문제가 있다. 돈이 있으면 의식주가 모두 해결됨은 물론, 많은 사람을 부리고 세계 어디든 갈 수가 있다. 유명인과 타피를 즐기고 세계의 맛있는 음식을 배달해서 먹을 수도 있다. 돈이 있는 곳에는 예외도 있다. 공부를 못해도 대학에 갈 수 있고, 대학 졸업장도 살 수 있다. 그러나 돈은 잘못 사용하면 엄청난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사고는 결국 '돈의 노예'로 전락하게 되고 돈의 좋은 먹이 감이 되는 것
[충북일보] 올해도 어김없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충북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북 고창 고병원성 AI가 지난겨울 충북을 휩쓸었던 H5N6형 AI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밤 12시부터 21일 밤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류 농장과 도축장 등에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했다. AI 위기대응단계도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충북도내에는 가금류 농장(700개)을 비롯해 축산등록차량(3천206대), 부화장(12개), 종계장(38개), 자가 가든형 식당(34개), 전통시장(48개), 가금유통상가(20명), 사료공장 (5개), 도축장(7개) 등이 이동중지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겨울 전국 10개 시·도 50개 시·군의 383개 농가에서 AI가 발생했다. 충북에선 고병원성 AI특별방역활동이 끝나자마자 AI가 발생했다. 충북도가 긴장하는 이유는 고창AI가 지난겨울 발생한 유형과 같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지난겨울 AI피해는 심했다. 946개 농가의 닭과 오리 3천787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피해액이 무려 1조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보상금은 2천980억 원에…
[충북일보] 21일 홍종학 장관이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1기 조각(組閣)이 출범 196일 만에 완료됐다. 기본적으로 장관 임명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홍 장관 임명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청문회 도입 취지 살려야 인사청문회법은 16대 국회(2000년 6월)에서 도입됐다. 정부가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20일 이내에 본회의 표결에 회부·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임명동의안에 임명동의 요청사유서 또는 의장의 추천서와 함께 학력·경력사항, 병역 신고사항, 재산신고 사항, 최근 3년간의 소득세·재산세 및 종합토지세의 납부실적에 관한 사항, 범죄경력에 관한 사항을 첨부해야 한다. 이 법은 지난 2003년 1월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이어 지난 2005년 7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인사청문회 대상을 모든 국무위원(장관)으로 확대했다. 또한 국회에서 선출하지 않는 헌법재판소 재판관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대해서도 소관 상임위에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도록 했다. 정부는 국무위원 내정자를 발표한 후 국회에 인사 청문을 요청하고, 국회는 해당 상임위에서…
우리나라는 지적과 등기의 일원화 당위성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부처 간의 이기주의 등 여러 가지 사유로 현재까지 40여 년이나 이원화체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대장과 등기부가 이원화됨으로써 권리자의 권리행사에 지장을 줄 뿐 만 아니라 담당 공무원의 업무도 이중으로 처리하고 있어 나쁜 제도의 한 선례가 되고 있다. 정보 면에서도 부동산에 관련된 여러 공적장부들의 동일 정보가 행정부와 사법부라는 별개의 기관에서 업무를 양립 처리함으로써 지적공부와 등기부 등재사항이 상호간 불일치함에 따라 부동산공시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각종 민원을 야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민원인들은 부동산 관련 정보의 통합관리를 위해 접수창구의 일원화와 등본 등의 발급창구를 일원화 할 수 있는 기관의 통합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2014년 1월부터 민원인이 부동산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구청과 등기소 등 여러 기관의 부서를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한 번의 신청으로 부동산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료구축을 완료해 토지대장·지적도·건축물대장 등 11종의 부동산 관련 공부를 1종의 공부로 통합해 발급하고 있다. 2016년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한 힘은 무엇일까? 바로 촛불시위라고 할 수 있다. 맨 처음 국정농단에 항의하는 촛불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렇게 엄청난 일을 해내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고,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적폐청산을 한다고 했을 때 간혹 촛불혁명이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촛불시위를 혁명이라고 말해도 되는 것이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박근혜 청와대가 초토화 되더니 국정원이 갈기갈기 찢기고 있다. 3명의 전 원장에게 모조리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것을 보면서 촛불혁명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군사 쿠데타를 방불하는 개혁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혁명이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하기까지의 모든 절차는 헌정질서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래서 촛불혁명이라고 말하기를 꺼렸던 것이다. 요즘 청와대 국정원 등 각 부처에서 일사불란하게 벌어지는 적폐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혁명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총칼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지는 않았지만 적폐청산이 향하는 목표는 혁명과 달라 보
지난 10일 충북아동청소년포럼에서도 아동청소년분야의 의견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청소년지도자 처우개선비 인상 및 대상자 확대 둘째, 충북형 지역아동센터 지원방안마련 셋째, 청소년수련시설 운영비 증액 및 수련시설 프로그램 운영비 증액 넷째, 청소년육성전담공무원 배치 및 청소년담당부서명에 '청소년' 명기이다. 2017년에는 민선6기 공약사업이기도 하면서, 청소년지도자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청소년지도자 처우개선비'가 청소년지도자 200명에게 지원을 시작했다. 시작이 중요해서 매우 의미있고, 기쁜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좀 더 많은 청소년지도자들에게 확대하고, 시군 매칭을 통해 지원금액 인상을 희망하고 있었다. 세 번째 의견인 '청소년수련시설 운영비 증액 및 수련시설 프로그램 운영비 확대지원'을 살펴보면, 청소년시설.기관의 운영비 보조는 시.군에 따라 차이가 크고, 많은 부분을 수익금에서 충당하다보니 운영의 어려움이 많고, 프로그램비 지원도 소액에 머물고 있어서 청소년들의 욕구에 맞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보여주듯 2015년 청소년 수련시설 종합 안전점검 및 종합평가에서 충청권 41곳 가운데
우리가 태어나서 나이를 먹어가며 생로병사를 겪게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사(死), 죽음일 것이다. 일생에 단 한번만 겪게되며, 그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고통도 무서우며, 무엇보다도 죽음이후에 대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클 것이다, 요즘 들어 자신의 죽음을 자신의 손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즉 연명의료중단을 선택하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름다운 이별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연명의료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며, 자녀들에게도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존재로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연명치료 등으로 고쳐서 일어났다 하더라도 사람구실을 못하고 살 바에는 고통 덜 받고 편안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한다. 이전에는 가족대리인이나 증인 등이 동반한 경우에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었으나 자기결정권이 강화되면서 본인 의사로 작성이 가능하게 되면서 이른바 '존엄사'를 계획하는 이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생 시절 사회복지와 행정학을 복수전공하게 되었는데,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봉사를…
[충북일보]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 14개월을 맞고 있다. 농축수산인들의 개정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마침내 이낙연 국무총리가 음식물과 선물, 경조사비 상한액 개정을 시사했다. 늦어도 내년 설 대목에는 농축수산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개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떻게 개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16일 이 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식사비 상한선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고 선물비는 농축수산물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당·정·청 공식 협의를 거쳐 이르면 28일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안이 확정되면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초 발효된다. 하지만 개정 범위를 두고 아직 이견이 많다. 최종안 확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종안 확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로 당·청이 서로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비 인상안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국화의원들은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 각계에선 '3·5·10' 개정에 앞서 국회의원 예외조항 삭제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
[충북일보] 내년 6월13일은 지방선거일이다. 지방정치인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결전 일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그래도 예비후보들의 마음은 급하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 정치는 여전히 불신 대상 정치인들의 이미지는 누가 만들까. 두말 할 것도 없이 언론이다. 좋든 싫든 언론에 의해 결정된다. 언론에 의해 살고 죽는다 해도 그렇게 틀린 말이 아니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언론은 정당이나 정치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들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와 언론은 모두 국민을 상대로 한다. 서로 분리가 불가능한 불가분의 관계다. 이 점만 분명히 알면 된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언론 활용에 필사적이다. 이용이란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언론 또한 질 좋은 기사 생산을 위해 정치권과 유대를 강화한다. 정치권과 유권자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보도한다. 이때까지는 서로 상생의 관계다. 문제는 언론이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할 때다. 냉정한 관찰자의 역할을 하지 못할 때다. 적확한 해석 능력이 없을 때다. 이런 때 생산된 기사는 자칫 정치 선전이 되기 쉽다. 편파성 때문에 그렇다.…
채소 쌈의 대장격인 상추는 '날로 먹는 것'의 생채에서 그 어원이 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와거, 와채, 생치, 부루, 부로 등으로 불렀다. 1748년 조선 사역원에서 편찬한《동문유해》에 생채를 '상추'라 표기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기원전 4,500년경부터 식탁에 오른 상추는 7세기 이후 페르시아와 중동에서 둔황을 거쳐 중국에 전래되었다. 중국 당대인 713년 맹선의《식료본초》에 상추가 '백거(白·)'란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다. 북송 때의 도곡이 964년에 쓴《청이록》에는 "상추(··)는 와국(·國)에서 건너온 풀"로 기록하고, 11세기 송나라 팽승이 쓴《묵객휘서》에서 "상추(·菜)는 와국(·國)에서 전해온 것이기에 그렇게 이름한다." 또 "상추는 독이 있어 온갖 벌레가 감히 근접하지 않는다. 뱀이 상추에 눈을 닿으면 눈이 멀게 되어 보지 못하게 된다."고 기록한 것을 1578년 명나라의 이시진이 완성한《본초강목》에 적었는데 그 후 여러 책에 다시 인용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이미 전래되었다. 1236년에 출간된《향약구급방》에서 상추를 이두문자로 '자부두(紫夫豆)' 또는 '자부두채(菜)'로 기록한 것이 가장 오래되었다. 18
내일보다 저승이 먼저 온다는 말을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이다. 내가 걱정하는 내일이 안 오고 저 세상에 들어갔다는 이 말은 참 씁쓸한 이야기이다. 묘비에 적힌 말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깊고 절절하다. 내가 죽은 후 정말 아까운 사람이 죽었다고 아쉬워하는 삶을 살다 가고 싶다. 버스 속에서 25년전 근무하던 부장님을 만났다. 그 분은 80세가 넘으셨다. 여기저기 아파 부부가 나누어 이 병원 저 병원 다니시는 중이라고 하셨다. 대화중에 두 가지 기억을 해내셨다. 한 가지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두 학생이 키스를 하여 물의를 빚었던 사건 이야기였다. 그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이 쪽지로 신고를 하여 임시협의회를 했던 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 생활지도가 제일 중요한 일이다. 또 한 가지는 아버지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다. 부장님은 상주가 된 나를 또렷이 기억하고 계셨다.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그 만남이 머리 속을 맴맴 돌았다. 우리 인생은 어쩌면 거저 주어진 선물과 같은 것이다. 선물은 대가 없이 받은 것이라서 감사하게 받고 누리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 선물에 험집
[충북일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가피하게 일주일 연기됐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파 때문이다. 1994년 수능 이래 지진 등 자연재해로 시험이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기된 수능 시험일은 오는 23일이다. 그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혼란 줄이는 게 급선무다. 다행히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수능 시험지구 상황실을 찾아 수능연기에 따른 업무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도내 4개 곳에 보관된 수능 문답지의 보안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2명의 경찰 상주인력 보안 경계를 23일 오전 수능 당일까지 유지키로 했다. 이번 수능시험 연기는 불가피했던 것 같다. 수험생 안전과 공평한 시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다소의 불편을 감수한 게 합리적 선택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수시·정시모집과 대학별 논술·면접, 수시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일정을 연기한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수능 연기와 대입전형 일정 조정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을 불가피 하다. 교육부는 이 점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 모두 급박하게 이뤄졌다. 어쩔 수 없다. 그런 만큼 지금이라도 수험생들의 혼란과 불이익 최소화에 온 신경을…
"당신의 소년에게 투표하세요" 올해 초 인기를 끌며 막을 내린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101'에서 나왔던 유행어다. 시청자들은 매회 연습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에게 투표하고, 최종적으로 선출된 11명의 소년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게 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온라인투표와 휴대폰 문자를 통해 참여했고 총 투표자 수는 700만 명에 이르렀다. 만약, 여러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 동 대표를 온라인투표와 휴대폰 문자로 뽑을 수 있다면 어떨까?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집안에서 편하게 투표할 수 있다면 투표를 쉽게 포기하게 되는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동 대표 선거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동 대표 선거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 투표율이 낮은 생활 주변 선거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케이보팅(K-Voting)'이라는 온라인투표서비스가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온라인투표서비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발한 선거시스템으로, 공공성이 높게 요구되는 생활 주변 선거에서 해당 기관이나 단체가 스마트폰을 비롯해 PC·휴대폰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자율적으로 선거관리를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유권자들은…
역사 속의 인물들을 상고해 보면 대개는 강성인 사람들이 손해를 봤다. '강하면 부러 진다'는 속담이 얘기해 주듯 화를 입은 사람들은 대개 타협불허의 강성이었다. 장군 최영이 그랬고, 기묘사화 때 조광조가 그렇다. 정쟁의 와중에서 자신의 의지를 굽힐 줄 모르면 역적으로 몰리거나 모함을 당해 비참한 삶을 살았다. 기득권이나 훈구대신과 척을 졌던 개혁적 젊은 시대정신은 오히려 역공을 당해 파멸하고 말았다. 그런데 후대 역사만큼은 이들을 후하게 평가한다. 백제 멸망당시 좌평 성충, 흥수는 강성파로 왕에게 바른 소리를 하다 귀양을 갔다. 이들은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친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으로 왕에게 나라를 구할 대책을 상소한다. 의자왕은 두 충신의 간언을 외면하고 결국 나라마저 잃었다. 백제 유민들은 왕도 사비성을 잃은 후 3년간 처절한 복국전쟁을 벌였다. 복국군의 주역이었던 귀실복신(鬼室福信)은 본래 왕족 출신으로 일본에 있던 풍왕을 모셔와 왕조를 잇게 하고 주류성(周留城)에서 나라를 다시 세우려했다. 복신도 강성이었으며 전략가로 신라와의 여러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풍왕은 군사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복신이 자신을 제거하고 왕이 될 것이라는 착각에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