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무상급식을 지금처럼 유지해야 할까. 아니면 조정이 필요한 단계인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 등 학교복지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충북에서도 무상급식 확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선심행정 논란까지 일고 있다. 보은군이 가장 먼저 고등학생까지 무상급식 확대를 선언했다. 올해 6억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관내 고교 무상급식에 들어간다. 고교 무상급식과 함께 유치원생 무상급식까지 추진하는 자치단체도 등장했다. 옥천군은 올해 1회 추경에 순수 군비로 유치원과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12억 7천여만 원을 세웠다. 상반기 중 무상급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정책은 정말 바람직하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좋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실현되는 정책이어서 의심을 받는다. 게다가 교육공무직 인건비 상승에 따른 학교 급식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의심의 눈길이 더 많다. 현재 충북도내 고등학교에선 무상급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양사와 조리원 인건비의 경우 학부모가 낸 급식비에서 충당해야 한다. 때문에 인건비 인상분을 맞춰주기 위해서는 학부모 부담인 급식비를 인상해야 한다. 청주지역 고등학교의 경우 인건
맹자(孟子)의 진심(盡心)편은 인간의 심(心) ·성(性) ·천명(天命)등의 형이상학적인 인간문제를 깊이 파고 들어간 가르침이라 한다. 성선설(性善說)의 이해와 교육 문제라든지 천명에 대한 깊은 고찰은 추공(鄒公,시호)의 중후한 노후의 학설이 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로써 고지성왕 요순(堯舜)을 덕치의 연원으로 해서 맹자까지의 유가(儒家)의 도통(道統)을 성립시킴으로써 유학에 대한 추공의 공헌이 실로 큰 바를 알게 한다. 필자가 여기에서 얘기하려는 '사양지심'은 지금의 시대상과는 조금은 거리가 먼 얘기일 줄 모르겠으나 유가의 학문적 가르침으로써 인의예지(仁義禮智), 곧 사단(四端)중에 하나이며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인데 그 발로에 따라 행동을 하면서 그것이 바로 귀중한 본성이라는 것을 살필 줄 모르고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전쟁에 나간 군인이 자기가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맹자는 사람을 사람답게 여기게 만드는 선한 심성이 사단(四端) 즉, 인의예지라고 했다. 인(仁)에서 우러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남의 곤경과 불행을 함께 슬퍼하며 가엽게 여기는 마음이고, 의(義)에서…
퇴근 후 전화를 했다. 전화 받는 목소리가 밝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을 통해 그들의 소중한 일자리였던 청주시상권활성화재단이 해산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기 때문이다. 담담한 목소리로 "국장님,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되었네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그리고 한참 후 "국장님, 사실 오늘 해고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짐을 정리하기 위해 사무실에 있습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난 할 말을 잊었다. 지난 8월이었다. 폭우피해로 청주가 시끄러웠고 우리 단체는 침수피해를 입은 농가를 찾아 복구 작업을 돕기 위해 분주했다. 대충 폭우피해가 갈무리 될 무렵 사무실로 두 분이 방문했다. 당신들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일어난 일을 제보하기 위해서라고 찾아온 목적을 밝혔다. 준비한 자료를 건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그간에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들이 들려준 녹취 파일에는 쌍욕이 오가고, 책상을 밀치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들이 겪었던 인권침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항변했다.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퇴사 종용, 업무배제 등으로 한 분은 모욕감과 자살충동, 불면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
문화는 한시대의 집단이 공유하는 모든 삶의 양식을 말한다. culture는 라틴어인 '경작하다'는 단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자연을 직접 습득이 아닌 인위적으로 배양하거나 인위성이 가미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원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는 배양과 숙성 시간동안 기다리고 그것을 조작하여 새로운 것을 스스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보다 세밀한 의미의 문화는 경제, 정치와 구분한 문화, 예술로써의 기능을 이야기한다. 국가나 지역 단위의 문화정책은 주로 문화, 예술에 대한 정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충북의 문화정책을 이야기 할 때는 당연히 지역 중심시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논의를 풀어가야 한다. 지역 문화에 대한 논의 역시 배양과 숙성 시간이 필요하며 문화의 꽃이 피어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풍족한 지역문화를 만드는 기본 토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 2017년 5월부터 시작되었다. 문화, 예술계에서는 이전 문화정책과 다른,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사법부와 언론 등을 통해 문화관련 부조리를 알리고 있었다. 이를 문화, 예술계에서는 과거 문화예술 관련 부패세력들을 적폐라는 단어로 규정하고, 문화적폐에 대한 논의가 유행처럼 퍼져나갔
그날 나는, 천년고도 경주앞바다 해변을 걷고 있었다. 바람은 쌀쌀하고, 하얀 이빨 드러내며 몰려오는 파도가 모래톱을 어루만지곤 뒷걸음질 치며 쓸려가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 수면위에 일제히 정렬하고 있는, 저 하얀 군단은 도무지 무언가…. 마음의 소원을 담아 곱게 접어서 띄운, 수천수만 개의 하얀 종이배 무리가 물살에 떠밀려 와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차곡차곡 붙어있는 작고 하얀 요정들로 인하여 가슴이 탄다. 나는 가까이 더 가까이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갈매기 떼다. 파란 물을 방석삼아 날개 접고 앉아 일정한 간격으로 일렁이는 파도의 리듬을 타며 오수라도 즐기는가보다. 무슨 꿈을 꾸는 겐가. 미동도 않는 것이 죽은 듯하구나. 어디하나 모나거나 날카로운 곳이 없이 다닥다닥 붙어서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 느슨함이 주는 영험…. 평화롭다. 파랑과 하양, 태양마저 뒤로 물러나 엷은 오렌지 빛 하나도 끼어들지 않은, 완벽한 파랑과 하양의 어울림이다. 마법에라도 걸렸는가. 파랑과 하양, 극치의 황금 비율에 매료되어 온 몸의 촉이 일어서며 현실세계를 덮는다. 갈매기야! 파도의 노래에 장단 맞추며 너희에게 마음을 기울여보면, 봄 햇
[충북일보] 개헌 정국 속에서 '세종시=행정수도' 문제가 점차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6·13지방선거와 맞물려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문제는 2004년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한차례 발목을 잡혔다. 그러다가 개헌 논의가 구체화 되면서 다시 주목 대상이 됐다. 14년 만에 정상 궤도 길목에 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를 주장하는 국민적 요구도 거세다. 반대나 중립의견을 압도하고 있다. 행정수도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개헌정국 분위기에 비례하고 있다. 여당은 이미 개헌안에 '세종시=행정수도'를 담는 안을 확정했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정하는 데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개설한 관련 홈페이지에도 반대보다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설 연휴 밥상머리에도 이 문제가 주요 대화 소재로 올랐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 방책이다. 궁극적으로 미래성장 동력 확보 대책이다. 국민헌법자문특위가 행정수도 개헌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수도(首都) 규정 명시 여부' 의견을 묻는 이유도 여기 있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개
[충북일보] 올해 설 연휴 비수도권 주택가에서는 예년 설 때보다 주차난이 유달리 심했다. 기자가 15일부터 1박 2일을 지낸 경북 경산시는 대다수 아파트는 물론 상가도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왕복 2차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시내버스가 빠져 나가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새벽에 목욕탕에 갔다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결국 문 닫은 상가 앞에 차를 댄 기자는 차를 빼라며 욕을 하는 주민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휴 중 15~17일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1%나 많은 1천429만대였다. 작년과 달리 통행료가 면제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 작년 추석 이후 두 번째로 이행된 결과다. 예년 설 때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수도권 지역 장거리 귀향객들이 올해는 대부분 승용차를 탔다. 그 바람에 고속도로 체증은 더 심해졌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부산 최장 소요시간이 작년 설 때보다 40분 늘어난 8시간 5분에 달했다. 남청주~경산 구간(왕복 1만8천800 원)을 면제받은 기자도 당장은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체증이나 주차난 때문에 개개인이 받은 스트레스, 국가적으로…
경기도 파주에서 15년간 동물병원을 하다가 고향인 청주로 내려왔다. 그동안 경기도 수의사회 이사, 파주시 수의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반려동물 정책과 유기동물 복지 문제로 많은 회의에 참석했다. 또 동물보호단체와 '캣맘'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동물복지에 힘써보고자 노력해왔다. 청주에 와서 유기동물에 대해 느낀 점은 담당 공무원,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 그리고 수의사회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시민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주는 6년 전 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동물보호단체의 문제제기로 유기동물 보호를 수의사회에서 맡고 있다. 그때 문제제기를 하고 수의사회와 함께 유기동물보호 사업에 도움을 준 단체가 바로 지금은 전국구 단체로 거듭난 '행동하는 동물사랑'이다. 이에 파주시는 현재 유기동물의 안락사는 심각한 질병으로 인한 회복불능 외에는 없는 수준이다. 유기동물 보호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민원이다. 파주시는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변화를 주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수의사회와 적극 협조했다. 또 동물단체는 민원인들의 요구를 시와 수의사회에 합리적으로 전달을 해 사업
설 이틀 전, 아버지가 향년(享年) 84세를 일기로 영면에 드셨다. 그날은 아버지 생신이기도 했다. 마지막 의식을 놓기 전까지도 본인을 편안하게 간병해준 분에게 수없이 감사인사를 하셨다. 너무나 편안하게, 너무나 유쾌하게,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분이 진심으로 고마웠던 모양이셨다. 남에게 제 아픈 곳을 내보이고 도움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인데, 아버지는 그분의 경험에서 나오는 숙련된 대응으로 오히려 마음 편히 도움을 요청 하셨다고 했다. 그런 간병인을 만나는 것은 환자와 환자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다. 이렇듯 사람을 돌보는 일은 유급과 무급을 떠나 매우 중요한 일이고 서비스 품질이 중요한 직종이다. 병원 환자는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핵가족화 등에 의한 사회 환경은 유료 간병인에게 의존 할 수밖에 없다. 공공영역은 사회복지제도와 연계된 서비스 제공 형태이고 민간영역은 사회복지의 대상에서 벗어난 계층들이 사적인 영역에서 구매하는 서비스로 압축될 수 있다. 결국 사회복지서비스나 그 밖의 돌봄 환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설의 확대나 설치의 문제가 아니라 시설의 질(質)의 문제이다. 복지체감도를 느낄 수 있는 핵심은…
국내의 개신교단의 신학 교육제도를 보면 대체적으로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대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나는 각 교단에서 설립한 총신대, 장신대, 한신대, 서울신대, 성결대, 감신대, 한세대 등이고, 다른 하나는 초교파 일반대학에서 신학과를 설치하여 목회자를 양성하는 연세대, 이화여대, 호서대, 전주대, 평택대, 계명대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교회정치가 노회중심이다 보니, 노회나 일부교회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무인가 '신학'과 '신학원'이 문제가 된다. 설립 주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신학'이란 고졸자를 대상으로 1년에 3~4학기 과정으로 개설하여 2~3년에 학부과정을 마치게 하는 것이고, '신학원'이란 신학을 졸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1년 반 정도에 대학원 과정을 졸업시키는 과정이다. 학비도 정규 신학대학의 대략 1/10 수준이다. 강사진에는 신학석사 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교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학기간 및 수업시간도 짧을뿐더러 교수진의 질적인 문제가 더해져 부실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통신과정이라고 해서 아예 수업에 참가하지 않고 보고서만 제출하고 학점을 부여받는 일도 있고 대학원과정 졸업논문을 쓰는 대신 신앙서적을 읽
어깨를 움츠리고 야외에 있는 세면장으로 달려가 대야에 물을 받으니 그 속에 달님이 먼저 떠오릅니다. 세숫물 속에 들어 있는 달님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요. 달님이 먼저 몸을 푼 적당한 온기의 물로 얼굴과 발을 씻고 나니 하루의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았죠. 100년이 다 된 오래된 고택, 유선관은 커다란 산허리에 자리를 잡고 오랜 세월을 견뎌냈죠. 따뜻한 온돌, 그 위의 두터운 요, 포근한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잠자리에 들자, 머리 위로 찬 기운이 유영을 합니다. 코는 시리고 등은 따뜻했어요. 마치 야외 온천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얼굴만 쏙 내밀면서 느꼈던 그 신선함이 고스란히 밀려듭니다. 다음 날 아침, 깊은 단잠을 깨운 것은 창호지를 투과하며 밀려드는 빛이었어요. 몸을 일으켜 하얀 장지문을 밀었죠. 아, 그 지극한 눈부심이란. 밤새 내린 눈은 천지를 완벽한 순백의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죠.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한동안 겨울풍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박노해 시인의'오래된 것은 아름답다.'라는 시가 가만히 떠올랐지요. 그의 시처럼 해와 달의 손길로 닦여지고 비바람과 눈보라가 쓸어내려준, 순하고 겸손해지고 깊어진…
6·13 지방선거가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 됐다. 유권자들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3번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대선과 총선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로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국가대표 선수, 혹은 지역대표 선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혹은 충북을 대표해 여의도나 해외에서 대한민국과 충북의 이익을 위해 주어진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 반면에 이번 선거에서 뽑게 되는 도지사, 도의원, 교육감은 충북을 대표해 선출되지만, 그들은 충북이라는 축구장 내에서만 경기를 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내외 원정경기에 임기를 거의 보낸다고 본다면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임기 내 충북지역을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 당연히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게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스타이다. 그들에게는 화려한 언변과 주장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대중은 요구하고 필요로 한다. 이번 6·13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말 그대로 진정한 지역일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번 충북일보 창간 14주년 특집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의 이러한 선택기준을 알…
[충북일보] 충북일보가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충북도민의 눈과 귀, 입이 되려 노력했다. 충북의 1등 언론으로서 소명을 다하려 했다. 그 덕에 충북의 대표신문으로 우뚝 성장했다. 충북일보는 '충북인의 신문, 충북일보'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그만큼 충북인의 자긍심 고취와 이익 대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충북애향에 대한 강조를 지면에 반영하고 있다. 15년 동안 변함없이 그렇게 해왔다. 도내엔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이 여러 개 난립하고 있다. 그 중 너무 상업화로 흐르는 매체도 있다. 때론 사실 확인과 전달이라는 언론의 기본사명마저 소홀히 하고 있다. 그래도 충북일보는 묵묵히 언론의 사명 완수에 힘써왔다. 무엇보다 의식을 깨우는 '정론직필(正論直筆)'로 독자와 약속을 지키려 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했다. 충북권역으로 제한하는 제호로 인한 불이익도 감수했다. 인근 지자체에서 제공되는 광고 등 경제적인 보상도 물리쳤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점차 긍정적으로 변했다. 충북일보야말로 진정한 충북의 신문이란 인식이 확산됐다. 충북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할 줄 아는 언론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는…
충북도가 지난 1월 31일 '충북미래비전 2040'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선포된 '충북미래비전 2040'은 도민 모두가 스스로의 힘으로 충북의 미래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확연하게 차별성을 가진다. 우리는 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최근 충북경제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 증가율 전국 1위, 실질경제성장률 2위, 연평균 수출증가율 전국 1위, 전국대비 충북경제 비중 3.54%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미래에도 이어갈 뿐 아니라 더욱 확대시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이다. 최근 대내외 환경은 불확실성과 더불어 변화의 속도가 놀랍도록 빨라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간의 성장과실을 모두 잃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침체시기로 회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충북은 적은 인구와 첨단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 등으로 국내 상황과 글로벌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대내외 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충북미래비전 2040'에서 제시하는 비전은 풍요·공존·개방이라는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더불어 행
[충북일보] 우리는 그동안 수 많은 외침 속에서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부침(浮沈)을 반복하고 있다. 모든 국가는 기본적으로 자주(自主)를 지향해야 한다.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원군과 명성황후 조선 말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는 극단적 갈등 관계였다. 정치 노선이나 철학 모두 180도 달랐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은 쇄국정책(鎖國政策)을 고집했다.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지 않고 문호를 굳게 닫아 서로 통상하지 않았다. 근대 구미 자본주의 국가들은 일찍부터 면업을 기축으로 산업혁명을 완료했다. 1820년대 과잉 생산으로 최초의 공황을 맞으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게 됐다. 이들 국가들은 아시아 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원료 공급지를 확보하고 판매시장을 획득하기 위해서였다. 중국과 일본은 개항을 선택했다. 동북아에서 오직 우리나라만 세계 시장에 편입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세기 초 우리나라 해안지방에 영국·프랑스·미국·러시아의 침범이 잦았다. 쇄국정책의 상징 대원군은 외세의 침략을 저지하려 했다. 대원군은 집권 첫 시기부터 청나라와의 사대적 외교를 제외한 모든…
청계천에서 이명박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발상을 전환한 용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하천의 변천사는 대략 서너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하천은 지저분한 곳이라는 인식이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하천을 시멘트로 복개하면 더러운 곳을 감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 혁신적인 효과 때문에 전국각지로 확산했던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시멘트의 삭막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싹텄을 것이다. 시멘트를 걷어내고 자연상태로 복원하고 싶었지만·실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해낸 게 바로·이명박이었다. 결국 청계천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청계천을 걷다가 보면 무심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청계천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의 개발가치가 높다는 생각에서다. 청주를 남북으로 관통하고, 동서 양축을 포용할 수 있는 중심에 무심천이 흐르고 있다. 그 땅값을 시가로 환산한다면 줄잡아도 평당 수백만 원은 충분할 것이다. 그 넓은 땅값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일 것이다. 만약 그런 엄청난 재산을 개인이 갖고 있다
가을 햇살이 눈부신 점심나절 가족 채팅방에 남편이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작고 가냘픈 몸에 똘망똘망한 눈을 갖고 있는 귀여운 모습이었다. 사진 속에는 "우리 아이 잘 키워주세요."라는 편지도 보였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 앞에 두고 갔단다. 평소,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노래하던 아들 얼굴이 떠올랐다. 이심전심 이라 했던가! 그 사진을 보았는지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구구절절 그 사연을 전달하는 아들의 목소리는 벌써 그 깜찍한 모습에 푹 빠졌음을 알리는 듯 들떠있다. '누가 버렸을까·'하며, 버려진 녀석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걷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몇 해 전, 십여 년 함께했던 강아지가 갑작스럽게 죽었던 일이 생각난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주던 모습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으니 너무도 허전했었다. 애지중지 여기던 자식을 잃은 것처럼 상심은 컸었다. 나도 그러한데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아들은 오죽했을까.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부모보다도 더 많은 정을 나누었을 텐데. 강아지의 죽음은 아들에게 큰 상처였다. 늘 밝은 얼굴이었던 아들은 말수도 적어졌다. 자신이 잘 돌보지 못해서
며칠 전 친분이 있는 어느 여인의 전화를 받고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눈물로 하소연을 해오는 바람에 적잖이 놀라웠다. 평소 명랑하고 온순한 성품의 그녀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녀의 하소연인즉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이즈막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을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떨어뜨리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는 사소한 일로 트집 잡고 골탕까지 먹인다는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듣자 인간관계만큼 힘든 게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무척 친분이 두터웠던 두 사람이다. 그녀가 있는 곳엔 항상 그녀의 친구도 그림자처럼 함께 했었다. 그런 두 사람이 갑자기 무슨 일로 관계에 금이 갔을까 싶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랬더니 그녀는 종전보다 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까지 더듬으며 그동안의 마음 고초를 털어놓는다. 그녀의 친구는 걸핏하면 자신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곤 했다고 한다. 어려서 화재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그녀 친구는 몇 번의 성형 수술을 감행했지만 화인(火印)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항상 얼굴 한 쪽을 긴 머리로 가리고 다니는 처지였다. 이런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
[충북일보] 충북일보가 21일 창간 15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사연과 곡절도 많았다. 사람도 바뀌고 사옥도 바뀌었다. 신문은 그 사이 무명(無名)에서 유명(有名)이 됐다. *** 건강한 지역저널리즘 위해 많은 걸 생각한다. 진짜 언론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지역신문의 위기를 떠올린다. 불신의 저널리즘이 오버랩된다. 왜~, 왜 이래야만 할까. 언론이 점차 길들여진 맹수가 되고 있다. 던져주는 먹이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사이 시나브로 야생성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사냥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지경이 됐다. 사냥 못하는 맹수의 슬픈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충북언론 상황도 다르지 않다. 다른 지역에 비해 나을 게 없다. 되레 더 열악하다. 내부적으론 6개의 지역 일간지가 힘겨운 생존 경쟁을 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넘어온 일간지까지 합하면 10개를 넘는다.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독자는 줄어드는데 신문사는 그대로다. 아니 더 늘어나고 있다. 경영이 한없이 열악한 신문사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지면 판매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그 사이 독자 신뢰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 충성 독자마저 하나 둘 등을 돌리고 있다. 지역언론에 대한…
[충북일보] 박물관 여행은 교과서 밖으로 떠나는 산보다. 태초로의 시간여행이다. 때론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도 있다. 때론 자긍심을 느낄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역사에 역사를 더하는 일이다. 국립충주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가 20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다. 국립충주박물관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충주시민들의 박물관 유치는 수년전부터 추진돼 왔다. 이번엔 더 적극적이다. 주장과 논리도 더 분명해졌다. 역사적으로 충주엔 중원문화권이 형성돼 있다. 그만큼 출토되는 유물과 유적도 많다. 하지만 국립박물관이 없어 지역에서 출토된 중원문화와 관련된 많은 유물을 보존·전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립충주박물관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 있다. 이종배 국회의원실이 파악한 중원문화권역 출토유물 현황에 따르면 출토 유물 수는 5만2천229점이다. 충주는 중원문화권 중심지란 증명이다. 하지만 충주의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소장 유물은 9.4%인 4천934점에 불과하다. 국보 102호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실상탑'은 100년 넘게 충주를 떠나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일본인들이 당시 조선총독부(경복궁)로 옮겨 관리했다. 그 후 지난 2005년 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 광해군 때로 추정된다. 15세기 신대륙에서 발견되어 유럽을 통해 인도양을 건너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남령초(南靈草), 망우초(忘憂草), 심심초 등으로 불렸다. 한번 빠지면 잊을 수 없다하여 상사초(相思草)라고도 하였다. 처음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섯 살부터 칠십 세 노인까지 모두 피웠다. 소화도잘 되고 두통에도 좋다고 하여, 마음을 조이고 사는 안방마님들이 즐겨 피웠다. 심지어는 배가 아픈 아이에게 담배를 물리기도 했다. '통죽(通竹)이라 하여 아이와 어른이 같이 피웠다. 서당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같이 피웠다. 서열이 강화되고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윗사람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했다. 상놈들은 양반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담뱃대의 길이도 양반들은 천민과 구분하기 위하여 길게 사용하였다. 양반들은 보통 2-3m의 장죽을 사용하였다. 기생들도 1m가 넘는 담뱃대를 사용하였다. 양반이나 마님들이 담배를 피울 때마다 종들이 담배통에 담뱃잎을 넣고 불을 붙이곤 하였다. 담뱃대를 쇠 화로에 '탕탕'치면서 큰기침을 함으로써 양반의 권
작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점차 인상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해 7월, 2018년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노동자와 사용자, 정당 등은 이에 대하여 첨예한 논쟁을 전개하였다. 노동자와 정부, 여당은 최저임금의 인상에 대해 시의적절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사용자와 야당은 소상공인에 해당되는 자영업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렇듯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긍정적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증대시켜 장기적으로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을 줄 수 없는 불량한 사용자를 청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만연되어 있는 노동자의 착취를 방지해 노동자 인권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부정적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업자나 중소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고용을 감소시키면서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각자
설 명절 연휴를 시댁에서 지내고 집으로 왔다. 현관문을 연 순간 베란다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에서 봄 향기가 물씬 풍겼다. 창문을 열어젖히니 군자란이 꽃망울을 달고 있다. 오랜 시간 추위를 견디며 밀어 올렸을 꽃대가 반갑고 기뻤다. 어쩌면 맏며느리의 책임을 무사히 마친 후의 편안한 마음이어서 더없이 충만했는지도 모른다. 올해는 설을 맞이하는 마음이 여느 때와 달랐다. 작년 12월에 결혼한 큰아들이 결혼함으로써 시어머니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댁에서 맞는 첫 명절을 새아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헤아리게 되었다. 내가 결혼 후 첫 명절을 겪었던 때를 생각하면서 내 며느리만큼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선 곳, 시골인 시할머니댁에서 보내는 명절이니 더욱 부담될 거로 생각했다. 결혼 32년 차 주부인 나도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막상 부딪쳐 일을 하다 보면 그리 힘들 것도 어려울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부담이 되는지 모르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나는 걱정을 달고 산다. 명절 전날 아침, 미리 준비한 제수祭需를 빠뜨릴까 염려가 되어 목록을 적고 하나
우리 민족은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과 같이 "밥심으로 산다" 등 밥을 삶의 원천으로 여긴다. 밥은 쌀, 보리 등의 곡물을 솥에 안친 뒤 물을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우리의 대표적인 주식인 쌀밥은 쌀만으로 지은 밥이다. 한자로 반(飯)이라 쓰는 밥은 어른들이 드실 때는 진지, 왕실에서는 수라, 제사에는 뫼, 멧밥, 젯메라 하고 사찰에서는 공양 또는 마지(摩旨)고라 한다. 밥은 먹는다, 진지는 드신다, 수라는 진어하신다, 공양은 마지 올린다로 먹는 대상에 따라 그 표현도 달리하고 있어 우리 조상들의 의식주 문화의 한 단면을 나타낸다. 우리 민족이 삼국시대부터 밥을 지어 먹었다는 기록은 고구려 안악고분벽화와 신라 고분의 가마솥 출토유물 그리고 《삼국사기》뿐만 아니라 청나라 때의 문헌인 《반유십이합설》등에서 우리나라의 밥 짓는 법까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밥의 문화에 대한 속담으로 "밥 선 것은 사람을 살려도 의원이 선 것은 사람을 죽인다."고 했다. 의술이 서툰 것을 일컫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음식인 밥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조상들은 밥을 '만든다'고 하지 않고 '짓는다'라고 하여…
[충북일보] 설 연휴가 지났다. 지난해 설 밥상의 주인공은 대통령 후보였다. 하지만 올해 설 밥상머리에선 '우리 동네 후보'들이 주인공이었다. 이번 6·13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집권 2년차에 민심이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지사를 비롯한 전국 17곳 광역자치단체장(도지사·광역시장)과 교육감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지난 13일 이미 시작됐다. 국민들은 무엇보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헌 국민투표가 성사되든 불발되든 지방선거나 재보선 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각 당의 명운을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은 연내 개헌과 함께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맞선다. 설 연휴가 지났어도 개헌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입장은 변치 않고 있다. 국회 합의가 힘들어질 경우 정부가 개헌안을 발의하고 국회가 표결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개헌안 가결을 위한 재적 3분의 2 이상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