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안에서 야구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담장 밖에서는 야구를 보기 위해 세 사람이 서 있다. 담장 높이는 160㎝. 키 170㎝로 셋 중 제일 큰 한 남자는 야구 경기를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을 느끼지 않는다. 셋 중 하나인 여자는 키가 160㎝. 까치발을 해야만 경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까치발을 하고 있기에는 힘이 부치다. 나머지 한 사람은 초등학생 여자 아이로 키가 150㎝로 담장 넘어 야구 경기 관람은 도무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들의 야구 경기 관람 편의를 위해 10㎝ 높이의 발판 한 개씩을 똑같이 나눠줬다. 하지만 남자는 발판이 있건 없건 별반 불편을 못 느낀다. 여자는 발판이 주어지니 까치발을 할 필요가 없어서 한결 좋아졌다. 초등학생 여자 아이는 발판이 소용없다. 발판을 밟고 올라선들 키가 모자라 담장 안 야구경기를 볼 수 없어서다. 이번에는 발판 제공방법을 달리했다. 남자 발판을 회수해 대신 초등학생 여자에게 발판을 하나 더 얹어줬다. 그랬더니 누구나 편하게 야구를 관람할 수 있었다. 바로 다른 조건에서 다르게 대우했더니 형식적 평등이 아닌 실질적 평등, 그러니까 정의롭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성별에 따른 사회문화적·
국향 그윽한 가을이 깊어갑니다. 지난여름이 워낙 무더워서인지 조석으로 서늘하게 닿는 바람도 알싸한 향취로 느껴질 만큼 반갑습니다. 근래 지구상에 폭염과 혹한이 반복되는 이상기후라지만 아직은 계절이 어김없이 순환되고 있는 것이 고맙기도 합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아내가 과일을 내어옵니다. 알알이 맺힌 포도 한 알을 입안에 넣으니 단맛과 햇빛의 향기가 가득 피어나며 저절로 이육사의 시 '청포도'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이육사는 포도 한 알에 이런 혜안을 담았지요. "먼 데 하늘이 알알이 꿈꾸며 들어와 박혀" 그러고 보면 이 포도 한 알에 하늘의 맑은 꿈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귀하고 고마운 포도 한 알입니다. 자연이 베풀어준 성찬을 힘들이지 않고 입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합니다. 맛있는 포도를 먹다보니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떠오릅니다. 인민군 장교가 동막골 촌장에게 물어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죠?" 촌장은 무덤덤하게 대답합니다. "뭘 좀 잘 멕이면 되는 기라." 듣고 보니 참 단순하면서도 명쾌합니다. 사람에게 먹고 사는 문제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생
가족은 혈연에 의해 맺어지고 생활을 함께 하는 공동체이며 자신이 속한 사회의 행동양식과 문화 규범을 사회화 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집단이다. 가족이 흔들리면 사회 전체가 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명백한 일이고, 그러한 연유로 기본이 튼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가족의 존재가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가장 큰 아픔을 주기도 한다. 자식 걱정으로 하는 부모님의 잔소리와 간섭은 자녀에게는 짜증스럽게 느껴진다. 그 마음을 알지만 제 마음 또한 몰라주는 부모의 잔소리가 야속하게 생각된다. 자식들 또한 온갖 불평불만이 부모에게 향한다. 하지만 부모이기에 만사를 감당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자식 걱정에 입이 마르고 삭신이 쑤실 정도로 통증을 느끼는 부모는 날이 갈수록 얼굴에 주름이 늘고 한숨이 는다. 사랑하는 가족이라지만 일방적인 표현으로 서로 어긋나기 시작하면 궤도수정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전생의 원수가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표현을 하나보다. 경찰청 전산망에 기록된 2003년부터 10년 간 발생한 존속살인 381건에 대한 연구발표가 눈에 띄었다. 존속살해의 가해자는 아들일 경우가 79.5%였고 가장 큰 동기는
김치는 무·배추·오이 등과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고추·파·마늘·생강 등 여러 가지 양념을 버무려 담근 채소의 염장 발효식품을 말한다. 사람은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의 섭취가 필요한데 채소는 곡물과 달라서 저장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장·초·향신료 등과 섞어서 새로운 맛과 향기를 생성시키면서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우리 고유의 식품이 바로 김치이다.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의 가장 큰 특성은 김치에다 고추를 섞는 것이라고 하겠다. 고추는 비타민 C가 매우 많아서 사과의 50배, 밀감의 2배에 이른다. 또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과 고추에 많이 함유돼 있는 비타민 E는 비타민 C의 산화를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우리 겨레는 긴 겨울 동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C를 이 김치를 통하여 섭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어릴적 마당 한쪽을 가득 채운 배추가 커다란 고무다라에 밤새 절여지고 다음날 동네아주머니 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던 풍경과 김장 후 먹는 보쌈김치의 맛은 김장문화 그 자체로 기억에 남겨져 있다. 김장은 엄동(嚴冬) 3~4개월간을 위한 채
최근 기상이변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기상이변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6도 상승했을 정도로 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 지역도 최근 기상이변으로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6월 말까지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에서 관리하는 도내 184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6%로 평년 저수율 68%의 절반정도로 매우 심각한 가뭄이었다. 끝이 안보이던 가뭄의 고통은 7월 16일 청주시를 중심으로 일일 290㎜ 이상의 기록적인 집중 폭우로 인해 수해의 아픔으로 바뀌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업생산에 필요한 수리시설과 수자원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으로서 이러한 기후변화에 장기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오래되고 기능이 저하된 저수지를 보수해 안정성을 강화하고 둑을 더 높여 쌓음으로써 저수용량을 늘리는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전국 110개 저수지의 둑 높이기 사업을 통해 총 저수용량 2억7천㎥의 추가용수를 확보했다. 충북은 저수지 14개소에서 약 3천400만㎥의 용수를 확보했으며 이는 대형유조선 110
인구 3만 단양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도전장을 던진다. 다소 황당무계 하면서도 호기스러운 일이 이웃나라 일본에서 벌어졌다. 일본에서도 '깡촌'이라고 불리는 변두리의 상공업도시 도쿠시마가 "도쿄 한판 붙자"라는 선전포고의 광고를 모 일간지에 실었다. 일본 시코쿠(四國) 동부에 위치한 인구 76만 명 도쿠시마가 'VS도쿄'라는 도발적인 구호를 앞세워 1천337만 명 도쿄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76만 대 1천337만, 성서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떠올리게 하는 도쿠시마의 도전장에는 우리가 주목해야할 어떤 내용이 있을까· 아이즈미 가몬 지사 등 도쿠시마 현 사람들은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와는 다른 차별성에서 그들과 소위 맞짱을 붙을 수 있는 경쟁력을 찾았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의 인터넷 트래픽 과부하다. 도쿠시마는 광통신망 왕국을 목표로 한 도쿠시마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도심은 물론 산속에서도 원활하게 연결되는 와이파이 환경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깡촌 도쿠시마에 새로운 기회와 변화를 가져다 줘 70∼80대 노인들까지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면서 일을 하는 새로운 풍속도
북한이 영변 핵폐기를 들고 나왔다. 북한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 남북정상이 평양에서 만나서 나온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종전선언과 영변 핵 폐기의 빅딜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변 핵 시설은 북한 핵의 역사이다. 8천 개의 핵 연료봉으로 이루어진 5MW 원자로에서 최소 33㎏~53㎏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영변 핵시설이 폐쇄된다면 상징적 의미가 있다.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의지를 천명하는 구체적 방식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런 핵시설을 북한이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다면 당연 주요의제에 올려 질 수밖에 없다. 이미 2008년 6월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한 적이 있다. 당시 국제사회는 북한 핵 불능화의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아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북한이 다음 해에 다시 핵실험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지난달 중순, 평양에서 열린 9월 평양공동선언 기념으로 북측에서 송이버섯 2t을 보내와 화제를 모았다. 고령자순으로 4천 명의 이산가족들에게 1인당 500g씩 추석 선물로 전달됐다. 시월은 송이의 계절이다. 먹고 안 먹고는 자유이지만 지금쯤 먹지 못하면 또 한해를 기다려한다. 송이에 관한 문헌기록은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앞선다. 고려 전기의 이인로가 1220년에 지은 '파한집'에는 "마침 송이를 바치는 이가 있어, 어젯밤 좋은 음식(食指) 징조가 있더니 오늘 아침 기이한 향기를 맡네. 원래 작은 언덕에서 생기는 것이 아닐진대. 오히려 복령의 향기를 지녔네."라며 송이를 송지(松芝)로 처음 기록했다. 고려의 계관시인 이규보는 송이를 '신선의 음식'으로 비유하며 송균(松菌)으로 적어 예찬했다. 목은 이색은 자신의 시문집에서 '선녀의 하얀 속살'로 비유하며 송이를 노래했다. 중국에서는 남송시대 진인옥의 '균보'에 송심(松蕈)으로 처음 기록됐다. 원나라 때 왕정의 '농상통결'에는 소나무 밑에 생기는 버섯을 송활(松滑)이라 했다. 명나라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송심이 나오는데 소나무 그늘에서 자생한다. 소나무 뿌리에 나는 복령(茯靈)은 복신(伏神),…
한 마리의 토끼를 기르며 새삼 생명의 존엄성을 절감해 보는 이즈막이다. 얼마 전 지인이 자신이 기르던 토끼가 새끼를 낳았다며 한 마리 건네준다. 알록달록 회색 빛 털을 지닌 토끼는 그야말로 눈에 넣어도 안 아프리만치 귀엽고 사랑스럽다. 사육 환경이 아파트라는 사실도 순간 잊은 채 선뜻 그 토끼를 가슴에 안고 집으로 온 나는 얼마 안 돼 난감해 했다. 토끼풀을 뜯을 일이 그렇고, 무엇보다 토끼가 쏟아내는 배설물의 악취가 문제였다. 배설물 중 토끼 오줌 지린내는 유독 악취가 심하다. 미처 토끼장을 마련 못한 나는 큰 플라스틱 바구니에 신문지를 깔고 토끼를 넣었다. 어린 토끼는 환경이 바뀐 탓인지, 아니면 어미젖을 갓 떼어서인지 두 귀만 쫑긋 세운 채 몸을 잔뜩 웅크리고 건네주는 풀도 먹지 않는다. 이 토끼를 어찌 달래주어야 할지 몰라 지인에게 문의 해보니 토끼가 어미 품이 그리워서 먹이도 안 먹고 몸을 웅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토끼 몸을 자주 쓰다듬어 주면 안정을 되찾을 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인의 말대로 보드라운 털을 지닌 토끼의 등을 자주 쓰다듬자 어인 일로 풀을 먹기 시작한다. 토끼를 키우며 사람은 물론 모든 동물들은 스킨십을 좋아한다는
[충북일보] 충북도의회 신청사 건립 문제가 삐걱거릴 것 같다. 과도한 건립비용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릴없는 기다림 끝에 돌아 올 결과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도의회는 당초 최소한의 예산을 들여 옛 중앙초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이 수차례 수정되며 150억 예산이 500억으로 껑충 뛰었다. 결국 정부의 타당성 조사까지 받게 됐다. 타당성 조사는 '경제성'이란 문턱을 넘지 못하면 통과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정부가 준비단계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회 신청사 건립 자문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었다. 도의회와 집행부, 시민단체 등이 요구한 지하 주차장 건설, 도민 공간 확보, 도청 사무실 마련 등의 반영 여부를 검토했다. 그리고 이들이 요구한 사항을 모두 신청사 건립에 반영키로 했다. 지하 1층으로 계획된 주차장은 지하 2층으로 변경됐다. 물론 주차대수도 274대에서 478대로 늘어났다. 회의실이나 전시실, 집행부를 위한 공간 등도 따로 마련된다. 결국 도의회 신청사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6층으로 변경됐다. 애초 계획은 지하 1층, 지상 5층이었다. 사업비는 다시 485억 원에서 500억여 원으로 늘어났다
[충북일보] 청주 운리단길의 카페와 공방이 창의적 공간으로 거듭난다. 흉물 건축물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오래된 흔적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핫 플레이스'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 도시는 사람과 공존하는 공간 정부는 지난 8월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안'을 의결했다. 전국 500곳에 국비와 기금, 공기업 자금 등 5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충북의 4곳도 사업지로 선정됐다. 청주 내덕1동과 충주 문화동, 음성 음성읍, 제천 화산동 등이 그곳이다. 충북에선 그동안 6곳이 도시재생사업과 뉴딜사업지역으로 선정됐다. 올해 4곳이 추가됐다. 대부분 빈집이 대량으로 방치되거나 좁고 어두운 골목길이다. 주민 불편 해소와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한 공간이다. 도시재생은 시대정신의 변화를 반영한다. 정책의 변화와 함께 나온 용어다. 일단 도시정책 용어에서 큰 변화가 생겼다. '개발'의 시대를 접고 '재생'의 시대에 들어섰다. 다시 말해 도시를 대하는 관점과 태도의 변화다. 개발은 산업사회의 대표적 패러다임이다. 빠르게 대량으로 어떤 목적을 달성해야만 했던 시기다, 그런 시대적 조건
[충북일보] 특혜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인가. 청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의 재위촉과 관련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시가 정상 근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해촉했던 인물을 근무 방식까지 바꿔가며 재위촉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 9월21일 자로 충북대 A교수를 시청 산하 도시재생센터의 센터장에 위촉했다. 근무 형태는 상근이 아닌 무보수 비상근이다. 임기는 2020년 12월30일까지다. A교수는 2015년 12월부터 3년간 이 센터의 센터장을 맡아왔다. 올해 2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3개월 뒤인 지난 5월 센터장에서 물러났다. 청주시는 A교수가 상근 조건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해촉했다고 밝혔다. A교수는 공무원 겸직허가 규정을 적용받는 신분이다. 상근을 하려면 대학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지난 3월 대학 측에 상근 센터장 겸직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내부 세부기준에 저촉돼 불허 통보를 받았다. 근무 형태상 부적격 인물이 된 셈이다. 그런데 청주시는 이런 A교수를 다시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센터장의 근무형태를 비상근 방식으로 전환해 재위촉했다. 특혜 의혹을 받기 십상인 대목이다. 게다가 청주에 다른 도시재생 전문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온 몸의 기가 다 빠져나간 여름날의 가마솥더위였다.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맥을 못 추었다. 열대야가 무려 25여 일이나 넘어 잠을 설친날이 그 얼마나 많았던지 모른다. 모든 생명체들이 이렇게 더운 여름날씨는 110여 년 만에 처음이란다. 높은 온도의 찜통더위에 허덕이며 시달리고 힘든 고통의 여름날을 보냈다. 이렇게 사람도 힘들어하는 더운 날씨에 내 집 베란다에 놓여 있는 화분의 꽃들이 수난을 겪었다. 집을 비운 주인 때문에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긴 여름날을 보냈다.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관엽식물은 말라 죽었고 난분들만 살아 있어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갈증 상태에 있는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 또 주었다. 며칠 후 난 화분에 이상 징후가 보였다. 궁금한 마음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느다랗게 꽃대가 올라왔다. 꽃봉오리가 맺힌 꽃대를 신기하게 생각되어 시시때때로 들여다보며 어떤 꽃이 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동양란은 한겨울부터 초봄에만 피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지라 여름의 끝자락에 피어날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다섯 개의 꽃봉오리 중에 한 송이의 하얀 꽃이 피는 것을 보고 흥분이 되
줄친 고비 사막으로 가는 길이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갑자기 굵어진다. 낙타들은 고스란히 비를 맞고 있다. 피할 곳도 피할 생각도 없는 듯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묵묵히 비를 맞으며 서 있는 낙타의 행렬에 잠시 눈을 떼어 준다.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타닥이던 비는 어느새 차의 몸통 위에서 난타를 벌이고 있다. 사막에 이리 비가 내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가이드도 의아해 한다. 한참을 달리는데 아뿔싸 길이 끊겼다. 갑자기 물바다가 된다. 같이 간 일행 중 한명이 말한다. 책으로만 보던 포상홍수라고. 길에 경찰이 나오고 우리의 진입을 막는다. 우리는 길을 돌아 새로운 길을 만들어 접어든다. 그곳도 비가 오긴 마찬가지였으나 어찌되었든 캠프로 가서 밤을 나야하기 때문에 무리를 한다. 바퀴가 다 물에 잠기고 차체도 기우뚱거린다. 어쩌면 가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이러다 사막에서 홍수로 변을 당했다는 해괴한 뉴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먹구름처럼 몰려든다. 한 시간여를 쩔쩔 맨 끝에 물바다를 통과한다. 우리는 손에 땀을 쥔 채 곡예운전을 한 몽골인 기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참을 가고 있는데 또 낙타가 나타난다
매년 하반기는 지방세의 계절(Season)이다. 6월·12월은 정기분 자동차세, 7월·9월은 정기분 재산세, 8월은 정기분 주민세, 그리고 미납자에 대한 독촉장과 체납안내문까지 각 구청 세무과는 매년 하반기에 매월 수만 건의 고지서를 발송하고 있다. 수많은 고지서가 발송되지만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납세자는 여전히 많으며 납세자의 세금납부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도로, 안보, 복지, 공공시설 등 시정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에 과세관청은 체납세금 징수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회유책이다. 세금에서의 회유책은 성실납세자 제도이다. 청주시는 '성실납세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성실납세자를 선정해 여러 가지 지원과 혜택을 주고 있다. 법인은 세무조사 2년간 유예 혜택을 주며 개인은 공영주차장 면제, 지방세 제증명 수수료 면제, 온누리 상품권 지급 등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둘째는 강경책이다. 이때 처음으로 하는 행정절차는 독촉장 발송이다. 예를 들어 7월 재산세 고지서를 내지 않은 납세자는 9월에 독촉장이 발송되며, 독촉장 내에 독촉기간이 경과한…
가을이 문득 다가왔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이불 속을 파고드는 서늘한 냉기가 몸 구석구석 들어와 온몸이 욱신거립니다. 햇살이 따갑게 온 대지를 비추지만 서늘한 바람이 살갑게 느껴집니다. 살며 무슨 일들이 그리 많던지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도 전화 한 통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고단한 내 몸만 핑계삼았습니다. 이제 내 삶의 결실을 맺어야 할 시기입니다.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내놓을 것이 없습니다. 올가을 다른 해에 비해 더 무겁고 힘든 것이 나만은 아닐 듯싶습니다. 모두들 명절 잘 쇠셨는지요. 저도 이번 추석에 부모님이 계신 묘소에 가서 절도하고 투정도 부리고 왔습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인데 자주 찾아뵙지 못한 채 명절이 돼서야 찾아갔습니다. 명절이지만 어릴 적 가슴 뛰게 돌아다니던 그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듯합니다. 올해도 그렇게 큰댁에 가서 동기간 사는 얘기 몇 마디 건네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사는 게 박수칠 일보다 걱정되는 것들이 많다보니 명절이라도 그리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모두가 넉넉해야할 명절이지만 점점 얕아지는 주머니와 마음들이 돌아오는 차바퀴에 무참히 깔립니다. 진정 울고 싶어도 울 수 있는 공간
현재 우리나라의 농촌사회는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보은군은 2018년 7월 말 기준 전체인구 3만3천815명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만550명으로 3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이 같은 초고령사회로의 빠른 진입에 따라 전형적인 농업군인 보은군은 농촌일손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고령 농업인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작업이 기계화 돼가는 농업 현실에서 이들은 농기계 조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적기 영농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농촌의 영농 현장을 지키기 위해 보은군은 2016년부터 고령농업인을 위해 맞춤형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보은군이 운영하는 농작업 대행서비스센터는 고령농업인 뿐만 아니라 여성농업인, 장애인, 영세농, 병원 입원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보은군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소에 사무소를 두고 농작업 대행기사 3명이 현장에 직접 찾아가 적기 영농을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경운, 정지, 써래, 이앙, 수확(땅속작물포함) 작업 등 다양한 농작업을 대행하고 있어 농촌의 어려운
매주 우리는 언론을 통해 정기(정례)조사라는 이름의 주간여론조사, 주중여론조사 등 여러 조사회사들의 목적을 알 수 없는 조사결과 발표를 접하게 된다. 조사내용은 주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정당지지도, 정치현안, 경제현안 등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특히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나 정당 지지도는 매주 시계열적으로 부침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언론의 관행이 자리잡았으며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 마저도 이제는 한국 정치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이러한 정기, 정례 여론조사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역대 선거과정에서 쏟아진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과연 여론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 조사했음에도 여론조사 기관마다 결과는 들쭉날쭉했다.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라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해 매번 선거때마다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법적, 기술적 테두리내에서는 현재의 여론조사방법이 유일한 방법이라 '여론왜곡', '여론조작'이라는 비판과 오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현재의 여론조사가 가지는 조사방법의 한계와
동방과 그 여인이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대화를 진지하게 나누던 그날 밤에 그 여인의 시모는 드디어 끈질기게 거부하던 저승안내를 수락했다. 동방이 그 여인의 입을 통해 노모의 아들은 객지에서 혼을 갈취당해 아직 저승으로 갈 때가 안 됐지만 갈 수밖에 없었노라고, 그러니 이제 아들이 돌아올 때를 기다려봤자 소용없다고, 여기서 돌아오지 않을 아들을 기다리느니 얼른 저승으로 가서 만나는 게 훨씬 빠른 길이라고 설명하자 그 노인은 쾌히 그러겠노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아들과 함께 있고 싶어 가지만 혼자 남겨진 며느리를 부탁했다고 한다. "이보시오. 젊은 양반. 저 아이는 망나니 내 아들이 사십이 넘어 바다 건너 먼 나라에 가서 데려온 색시라오. 그때 나이가 겨우 열아홉 이였다오. 내 자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내가 참으로 못 할 짓을 했지. 그 어리고 어여쁜 것을. 그러니 어쩌겠어. 인연이 그리 된걸." 노인은 그때 일을 회상하며 그 여인을 안쓰럽게 바라보았다고 했다. "어찌나 이쁘고 착한지. 하늘나라 선녀도 그보다는 못할 거요. 젊은 양반이 보기에도 그렇지·" "네. 네. 그렇고말고요. 저도 저렇게 맑고…
많은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청주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 발명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부터 640년 전 고려 금속활자 인쇄술이 독일의 쿠덴베르그 보다 78년 앞서 발명되어 직지심체요절이란 경전을 출간한 사실에 감탄한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을 칭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흘려 넘기기에는 아픈 평가가 따른다. 금속활자를 발명은 했으나 후속조치가 미흡하여 독일처럼 발전하지 못한 실패담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수한 기술을 발명만 하면 무엇 하는가. 뛰어난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이 평가는 우리에게 뼈아픈 충고가 아닐 수 없다. 고려의 우수한 기술이 조선시대에 이르러 더욱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책을 다량으로 찍어내어 배포 할 수 있는 인쇄기의 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조상들은 독일처럼 이를 응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를 찾지 못한 것이다. 일반에서는 금속활자 보다는 목판이나 목활자에 의존하는 편의주의가 만연하여 비싸고 힘든 금속활자주조를 하지 못했다. 기술과 과학을 우대하지 못한 시대사조가 만든 결과이기도 하다. 직지가 태어난 고려 사찰 흥덕사도 조선시대에는 황폐화했던 것 같다. 조선이 개국하면서 억불
[충북일보] 한반도 평화무드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평화시대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의 중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도 남북철도 연결 연장선상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강호축'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경제발전 구상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강원, 충청, 호남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국토 균형발전계획이다. 충북선철도 고속화가 핵심이다. 현재의 구불구불한 선로를 직선형으로 개량하는 게 골자다. 2027년까지 총 사업비 1조7천270억 원이 예상된다. 충북선철도를 고속화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 많다. 우선 충북선은 국토 중심을 연결하는 철도다. 국토의 중심에서 남북 동-서해선 철도를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사전 절차에 발목이 잡혀 예산 투입이 불투명하다. 지난해 1월부터 2년 가까이 진행된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한 탓이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용객이 많지 않은 게 최대
[충북일보] 추석이 지났다. 가을 기운이 점점 더 완연해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가을축제가 때를 맞추고 있다. 테마와 내용도 계절만큼이나 다양하다. 하지만 고유성과 독창성을 갖춘 축제가 별로 없다. 그저 예년에 했던 대로 비슷하게 치러진다. 충북 도내에서도 10월에만 15개의 지역 특색을 담은 다채로운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지역별로 청주 1개, 충주 2개, 제천 1개, 보은 3개, 옥천 1개, 영동 2개, 증평 1개, 진천 1개, 괴산 1개, 음성 1개, 단양 1개 등이다. 하지만 '재미없다'고 평가받는 축제가 여전히 많다. 다는 아니지만 적지 않다. 물론 '재미없음'이라는 말 속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지역축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담고 있다.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라는 엄중한 물음과 항의를 내포 하고 있다. 지역축제는 왜 재미가 없을까. 대부분 공들여 준비하고 내놓는데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쉽게 발견된다. 공급자 중심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가 관급축제란 지적을 피하기 위해 축제준비위원회 등을 구성해도 별로 다르지 않다. 지역축제의 주제와 동떨어진 유명인사나 기관장들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예산 지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리에 '멍어목'이라는 자연 지명이 있다. 글자 그대로 '멍어'는 '멍에'에서 온 말이고 '멍에'는 지형에서 '목'의 의미를 지닌 것이며 '목'의 의미와 중첩되어 쓰인 것으로 추측해 본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멍에미'라는 지명은 산줄기를 잇는 잘록한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 지명으로서 유연성이 매우 높아지고 마소의 멍에도 목에 지는 것이기에 멍에와 목이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해석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멍어목'이라는 하나의 지명을 가지고 '멍에'와 '목'을 연관지은 것은 지나친 추리라고 생각된다. 그냥 단순하게 '멍에'의 의미로 보는 것이 어쩌면 더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여러 지역에 전해지는 '멍어-'계의 자연 지명들이 대부분 멍에와 연관짓고 있고 또한 '멍에'의 어원을 살펴보면 '멍에'의 원래 의미가 지형적 특성을 나타내는 지명과의 유연성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우선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가산리의 멍에미는 마을 뒷산의 지형이 멍에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지며 '머미'라 변이되어 불리다가 한자로 가산(駕山)이라 기록되었다.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의 멍에골은 소 멍에(소의 목 뒤에 걸
굴러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보석상이 우연한 기회에 수석 전시회를 들르게 됩니다. 그는 전시된 수석들을 둘러보다 깜짝 놀랍니다. 15달러라는 가격표를 붙인 채 구석 쪽에 자리한 돌덩이 하나가 자세히 보니 실은 사파이어 원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전시회의 주인에게 다가가 그 돌이 정말로 15달러가 맞느냐고 다시 한 번 확인을 합니다. 주인은 반색하며 꼭 사겠다면 5달러를 깎아주겠다고 답합니다. 보석상은 지체 없이 사파이어 원석을 사 가지고 돌아온 뒤 정성을 다해 원석을 다듬어 목걸이와 팔찌, 반지 등의 장신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팝니다. 원석을 가공해 보석으로 팔아 만든 돈이 무려 228만 달러에 이르게 됩니다. 15달러짜리 평범한 돌덩이 하나가 228만 달러라는 거금으로 변한 것이지요. 다음 이야기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90가지 이야기'에 실린 한 토막입니다. 대형 할인마트에 두 사람이 사원으로 취직을 하게 됩니다. 둘의 이름은 윤성과 동준입니다. 그런데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준이 승진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퇴근 후 우연히 총지배인과 동준이 함께 걸어가는 것을 보게 된 직원들은 입방아를 찧습니다. "둘 사이에 뭔가 있는
엊그제 우리민족의 대 명절 추석을 지냈다. 추석 이삼일 전부터 시내 거리가 북적거린다. 얼핏 전국의 차량이 온통 충주로 몰려든 느낌이었다. 경제가 어렵다느니 그래서 불황이라고 하지만 거리 풍광은 명절 한가위를 몸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대형마트는 물론 도로변 상점,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분위기 또한 풍요로운 가을을 만끽하게 해주고 역시 우리민족의 대 명절 추석의 분위기를 흠씬 느끼고도 남음이 있다고 하겠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기나긴 연휴를 기회로 공항이 해외여행인파로 넘쳐나고 있단다. 경제가 나쁘다는 말과는 우리사회 곳곳의 명절분위기는 영 딴판이라고 할 만큼 몸으로 직접 느낀다. 대체적으로 젊은 층들은 긴 연휴를 기회로 해외로 관광을 나가는 게 이제는 새롭게 느껴지거나 이상한 풍조로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 우리민족 정서로 조상숭배사상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풍습 중, 미풍이라고 이구동성 일컬어 왔는데 이제는 고개가 갸우뚱해 질 정도로 급변한 상황이 되었다. 그 상황에 대해 한 마디로 평하는 보도엔 심지어 긴 연휴를 기회로 일단 관광지로 떠나서 그곳 숙박소에서 조상님 차례를 모신다고 한다. 이미 그런 사람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