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명절연휴 후에 출근하니 화분 한 개가 말랐다. 물을 많이 먹는 화초라 그 며칠을 견디지 못했나보다. 미안한 마음에 물을 흠뻑 주었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뽑아버려야 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 망설이는데 몇 해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바쁜 사무실에 오는 영전 축하화분 속 꽃은 참 불쌍하다. 짧게는 한 달도 못가거나 몇 달 버티더라도 싱싱하게 피어 제 역할을 하는 것은 거의 없다. 축하화분 중에는 난(蘭)이 특히 많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오래 살아서인가· 난의 운명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마르고 말라가다가 누렇게 뜬 잎이 보이면 한 개씩 뜯어내고 결국은 두세 이파리 엉성하게 남았다가 건물 뒤편 구석에 버려지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진 문화지만 정기 인사철이라 한 꽃집에서 많게는 열 개도 넘는 화분을 내려놓았다. 알록달록 화려한 꽃, 아련한 미소를 짓게 하는 작은 꽃, 잎이 무성한 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다. 와아! 예쁘네요. 사람들이 관심을 갖자 화분 주인은 한두 개씩 나누어주었다. 그러나 각자 책상 위에 옮겨진 화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생기를 잃기 시작했다. 가끔씩 꽃에 눈이 갈 때가 있다. 기운 없어 보이는 화초들을 보면…
음성군 음성읍 읍내리에 '역말'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조선시대에 연원도찰방(連原道察訪)에 딸린 감원역(坎原驛)이 있었던 곳이라 하여 생겨난 이름이다. 괴산읍 동부리에 있는 '역말' 또한 연원도찰방(連原道察訪)에 딸린 인산역(仁山驛)이 있었다 하여 인산이라고도 부르고 주변에 역고개, 역말다리 등의 지명이 파생되었으며, 영동군 영동읍 부용리의 '역말'도 역이 있었던 지역임에 다름이 없다. 이와같이 역이 있었다하여 역말이라는 지명을 가지게 된 곳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동과 은평구 역촌동의 역말을 비롯하여 세종특별자치시 소정면 대곡리,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충남 아산시 송악면 역촌리,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충남 아산시 신창면 창암리, 충남 아산시 영인면 역리, 충남 예산군 오가면 역탑리, 경북 상주시 낙양동 등 전국적으로 많이 있다. 오늘날 교통기관의 발달로 철로가 설치되면서 각지에 기차역이 생겨나고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는 버스역이 생겨나 먼 길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역이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이 되면서 주택을 구입할 때도 역세권의 주택을 선호하게 되어 가격도 비싸게 호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교통이 발달하지…
보은군의 인구 3만3천680명 중 31%인 1만499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군은 2019년 농림축산분야에 793억 원을 투자하는 등 최근 5년간 꾸준히 농업예산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는 군과 농업은 뗄 수 없는 분야이며 농업발전은 희망찬 농촌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기 때문이다. '농업 발전을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가장 먼저 고품질 농작물을 대량 생산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온도·습도·토양 등 농작물의 생육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4차 산업기술이 확대되며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농업에 활용한 것이 '스마트 팜'이다. 시설의 온도·습도·토양환경 등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제어장치를 구동해 최상의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사물인터넷은 고품질 농작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군은 새싹인삼, 쌈채소 스마트팜 온실과 ICT 융·복합 스마트팜 시범농장을 2020년까지 조성해 앞서가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일부 농촌지역은 고령화로 인해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충북일보] 기자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교통대란'이다. 서울 생활이 싫어 9년전 세종시민이 된 뒤 크게 줄어들던 고생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설 연휴 사흘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자 다시 늘었다. 수도권과 영·호남을 오가는 장거리 운행 차량이 크게 늘면서 기자처럼 어중간한 거리를 통행한 사람은 애꿎게 피해를 봤다. 이번 설날 승용차로 경북 경산에서 대구·대전을 거쳐 세종까지 오는 데 5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렇다고 남해안에서 수도권까지 10시간 이상 차에 갇혀 고생한 사람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자위하고 싶지는 않다. 국가나 개인적으로 손실이 큰 명절 교통대란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대표적 '적폐(積弊)'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인은 특정 지역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사는 데 있다. 수도권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11.8%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종시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2년 6월 49.3%이던 인구 비중은 6년 7개월만인 올해 1월말에는 49.8%로 높아졌다. 반면 영·호남 인구는 계속 수도권으로 유입되면서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통행료 면제 정책이 계속되는 한 명
입춘 유정 立春有情 박찬승 충주문인협회 오는 봄은 우사 속의 소떼들 콧김 속으로 숨어들어 왔는가 작년 열매도 여의지 못한 후박 꽃눈이 어느새 돌쟁이 주먹만큼 부풀었다 바람 매운 산 도랑가 버들가지는 눈 외투 쓴 버들강아지 달고 바람에 내 맡겨 흔들리고 살 어름 속 도랑물소리 졸졸졸 귓전 치는 곳으로 꽃봉오리 키우는 생강나무 가지엔 굴뚝새들 무리지어 반상회 연다 봄 당겨 줍다 온 산 아래 촌가에 상큼한 새 묵향 풍기는 입춘첩이 반기다 대문엔 龍 龜 자 위엄하고 나들문에 立春大吉 建陽多慶 기둥엔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埽地黃金出口 開門萬福來
[충북일보] 충북의 숙원 하나가 8년 만에 풀렸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은 말 그대로 주행 속도를 높이는 일이다. 시속 120㎞에 불과한 청주공항~제천 구간(87.8㎞)의 열차 속도를 230㎞까지 높이는 사업이다. 충북도가 2011년부터 추진했지만 번번이 예타에서 발목을 잡혔다. 이제부터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충북도는 신속하게 정부에 로드맵을 내놓도록 종용해야 한다. 실질적인 로드맵과 예산이 없으면 용두사미로 끝날 수도 있다. 하루빨리 사업이 이뤄지도록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을 요구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명료한 청사진까지 제시해야 한다. 충북선의 비전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일단 나섰다. 지난 11일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설도 지나고 이제 남은 것은 충북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역량 결집을 당부했다. "충북에 필요한 것들이 정부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 추진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역교통망 구축 외에도 지역전략산업 육성 등 전국 공통사업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한 마디로 철저한…
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오는 3월 13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전국 1천340여 곳의 농·수협과 산림조합에서 조합장을 선출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농협을 기준으로 조합장선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전하고 싶다. 사실 동시조합장선거 위법행위 예방·단속활동을 보조하는 공정선거지원단으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농협을 막연히 농민을 상대로 하는 은행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공정선거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농협이 일반적인 은행들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공직선거를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합장 선거를 위탁받아 관리한다는 점이 특별했다. 이것은 농협이 농촌과 농업, 농민 경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거관리도 그만큼 엄정·중립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협 홈페이지에서도 농협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교육지원 부문, 경제 부문, 금융 부문으로 나누어 '농협이 하는 일'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 교육지원 부문에서는 농업인의 복지증진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농촌과 도시의 지속적인 교류, 농업인 복지사업, 사회공헌활동, 농업인 권익대변에 앞장서고 △ 경제 부문에서는 농업인이 영농활동에 안정적으로 전념할 수 있도록 생산, 유통
경찰 하면 떠오르는 게 정복 입은 모습이다. 모든 경찰이 정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은 공권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정복을 입지 않는 경찰도 있다. 그게 바로 정보경찰이다. 정보경찰은 호칭도 다르다. 모든 경찰을 경위 경감 등 계급으로 부르거나 서장 과장 등 직책으로 호칭하지만 정보경찰만은 그렇지 않다. 직장에 가는 것을 회사 간다고 하고, 직원들끼리 사장이나 부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 그런 걸까· 정보활동은 신분을 감춰야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훔치러 온다는 사실을 알면 누군들 좋아하겠는가· 그런데도 경찰은 위험지역을 순찰하듯 각급 기관‧단체나 문제 인물을 사찰해왔던 게 관행이었다.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무슨 일이 없느냐고 물었다. 심지어 언제까지 이런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것을 정보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정보를 수색하는 것이고 압수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게 통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했기 때문이다. 국민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한 것이다. 이런 식의 정보활동은 민주화가 될수록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맨 먼저 수난
마음을 모아 손끝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 빚는다는 말은 몸으로 하는 일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더하는 말이다. 도자기 빚기에 정성을 더하고, 술을 빚고, 송편을 빚는 일에 사랑을 더한다. 빚는다는 말은 만드는 것 너머의 어떤 것을 품고 있다. 올해도 형제들은 만두를 만들어 먹기 위해 모였다. 어머니가 살던 집에서 지난 늦가을 김장 때 땅속에 묻어 두었던 김치를 파내어 뚝딱뚝딱 다져 만두를 빚는다. 한쪽에선 밀가루 반죽으로 만두피를 밀고, 만두소를 가득 채운 큰 함지에 둘러앉아 각양각색으로 만두를 빚는다. 가스 불 위 찜통에선 김이 폭폭 올라오며 연신 만두가 익어가고, 다른 한쪽에서 갓 쪄내 채반에 수북이 담긴 김치만두를 먹는다. 뜨끈뜨끈한 만두를 한입 베어 물고 뜨거운 입을 벌려 하얀 김을 내뿜으며 먹는 일은 떠들썩한 축제이자 우리 형제들이 어릴 적 추억을 복기하는 방식이다. 형제들의 기억 속에서 무한 반복 재생되는 사건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즐거움은 배가되고, 아픔은 물론 힘들던 기억조차 사라진다. 하지만 올해에는 반복될수록 빛나는 추억들 속에서 언뜻언뜻 반 박자쯤 늦어지는 호흡이 있음을 느낀다. 만날 때마다 수없이 이야기하던 이야기들 사이에…
설 명절이 다가오면 어린이집에서는 예절 교육을 의뢰해 온다. 설날의 의미와 유래, 풍습 등에 기본을 두고 식사예절, 인사예절, 특히 절하는 법을 가르친다. 꼬까 한복을 차려입고 고사리손을 모아 공수하고 서 있는 모습이 얼마나 앙증맞고 사랑스러운지 꼭 깨물어 주고 싶다. 가르쳐준 대로 살포시 절을 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엉덩이를 쳐들고 머리만 땅에 대는 녀석, 아예 배를 깔고 길게 엎드리는 녀석 등 진풍경이 벌어진다. 연습이 끝나면 교사들은 둘씩 짝지어 내게 세배를 시키며 장면 장면을 카메라에 담느라고 바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튀어나온다. 어떤 녀석은 "동화 선생님 사랑해요."라고도 한다. 원에서 준비한 천원 세뱃돈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녀석들이 꼬마요정으로 보인다. 어느 어린이집에서 예절교육을 마치고 나오는데 원장님이 봉투 하나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내게 "애교로 보아주세요. 천 원짜리 신권 조금 넣었어요. 세뱃돈으로 쓰세요. 재미있을 거예요" 하며 가방에 밀어 넣는다. 천 원짜리 세뱃돈이라! 돌아오는 내내 생각이 많았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세뱃돈의 크기도 많이 커졌다. 요즈음엔 아이들도 천원 오천 원을 세뱃돈
[충북일보] 1592년 임진왜란과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장군. 이순신이 경흥부 소속 조산보 만호로 봉직했던 선조 20년(1587년) 녹둔도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조선군 11명이 죽고 160여 명이 포로로 잡혀가면서 이순신은 패장이 됐다. 이순신은 이 일로 백의종군(白衣從軍)의 길을 걸었다. 4개월 뒤인 선조 21년(1588년) 1월 일명 '시전부락 전투'로 불리는 여진족 토벌작전에서 추장을 생포하는 공을 세우고 백의종군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북·러의 경계 녹둔도 녹둔도는 함경북도 선봉군 조산리에서 약 4㎞ 거리에 있는 섬이었다. 조선 초기 4군6진 정책의 일환으로 1437년(세종) 김종서가 개척했다. 고려말 이성계의 동북면보다 훨씬 더 북쪽으로 넓혀진 우리의 영토였다. 둘레 8㎞의 녹둔도는 1800년대 이후 두만강 상류의 모래가 유속에 밀려 내려와 퇴적해 육지와 연결된 곳으로 알려진다. 1990년 무렵 100세대가 거주하면서 벼·조·옥수수·보리 등을 재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녹둔도는 철종 11년(1860년) 청나라와 러시아의 베이징조약(北京條約) 체결로 러시아 영토가 됐다. 이후 고종 26년(1889년) 청나라 측에…
돌 강복영 충북시인협회 울음이었다 태초에서부터 지니고 온 생성의 비밀 속으로 속으로 응집시킨 눈물이었다 영겁을 구르며 찍히고 깨어지고 깎이어 우주를 품고 대기를 호흡하며 고요하게 머물러 앉아 침묵하는 저것은 새며 꽃이며 나무며 하늘이었다 언젠가는 스스로를 깨뜨려 토해 놓을 울음인 너는 활화산 같은 불덩어리였다
실내 식물을 건강하고 윤이 나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습도조절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대부분 식물은 실내습도 범위에서 잘 적응하지만 약간의 관리를 더 한다면 식물이 아주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선인장과 다육식물처럼 다육식물과의 식물은 건조한 환경(물을 주고 빠르게 마를 수 있는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반면 대부분의 열대-아열대 산 식물은 높은 습도를 선호합니다. 실내습도와 관련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냉난방 기구에 의한 습도 변화일 것입니다. 냉난방기를 통해 온도를 조절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습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대부분 식물에 좋지 않습니다. 약 80~90%의 습도는 열대기후에서 볼 수 있는 습도로 온난한 기후에서는 보기 어려움. 우리나라에서는 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습도로 잎이 풍성하고 꽃이 큰 열대식물 들이 잘 자라는 습도입니다. 현실적으로 맞추기 쉽지 않은 습도입니다. 60~80%의 습도 역시 실내에서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습도이지만 특정식물(틸란드시아)와 같은 높은 습도를 요구로 하는 식물에는 필수적인 수준입니다. 40~60%의 습도는 장마철이나 여름철의 일반적인 실내의 습도이며…
[충북일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취임 한 달을 넘겼다. 별 탈 없이 나름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일성을 실천하고 있다. 나름의 장점을 발휘하며 실세 비서실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 대통령은 통합의 상징이어야 노 실장은 정치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꺾였다. 정치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잘 극복했다. 지금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국회의원 노영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노 실장은 겨울의 찬바람과 여름의 뙤약볕을 잘 견뎠다. 그리고 지금 막 다시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며 향기는 더 깊어졌다. 노 실장의 정치인생은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노 실장은 지난 1월9일 취임했다. 취임과 동시에 '성과'와 '소통'을 강조했다. 400여 명의 청와대 비서진을 직접 찾아다녔다.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성과와 소통을 말했다. 절제와 규율의 중요성도 밝혔다. 청와대 비서실장의 역할은 아주 많다. 그중 가장 큰 역할은 참모 역할이다. 비서실장은 청와대 보좌진을 총괄한다. 모든 현안을 꼼꼼히 챙겨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도
[충북일보]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는 7개의 마을로 형성된 동량면 중심의 소재지 지역이다. 충주댐과 면사무소, 학교, 파출소, 동량역, 농협 등 각종 관공서 및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명품 사과인 충주사과의 본 고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에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환경에 따른 주민 건강 및 기후에 따른 각종 영농피해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그간의 피해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지만 참고 인내하면서 지내왔다. 그런데 댐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이 지역에 1998년 수자원공사에서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충주댐 광역 취수장을, 주민 동의나 공청회도 없이 설치했다. 타 시군에 생활용수 및 공장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강을 가로막아 취수보 및 취수장을 완공해 운영하면서 많은 수익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에 각종 규제와 피해를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 수도법에 따라 상수원보호구역이 취수장에서부터 상류인 충주댐 구간 남한강 수면 4.2㎞가 지정됐다. 당시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 보호구역이 동량면 조동리 지역 전체가 지정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2년에 걸쳐 관계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고, 상수원 보호구역을 최소화하는 방안
육거리 종합시장을 향해서 영운 천(川)을 따라 걷는다. 흐르는 물소리가 청아하다. 마른 풀 섶에서는 새들이 숨바꼭질하는 듯 연신 드나든다. 조금 있으면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봄까치'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풀꽃이 연보라색으로 수를 놓을 것이다. 아직도 얼굴에 닿는 바람은 차갑지만 내 마음은 이미 봄 마중을 나가 있다. 시장을 보는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다. 목표달성을 하려면 시장 입구에 형성된 난전이 제격이다. 그곳은 주로 할머니들이 한 평도 못 되는 장소에서 곡물이나 채소를 펴놓고 파신다. 가끔 젊은 농업인이 직접 지은 농산물을 가져와서 싸게 팔기도 하는데 그날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이다. 싱싱하고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 좋고 덤은 보너스다. 오늘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난전이 한산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활기찬 모습을 기대했던 나는 조금 실망했지만, 시장 안에는 평소 그대로여서 기분이 좋았다. 매대 위에는 싱싱한 수산물과 과일, 채소가 풍성하게 차려져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하여 외치는 상인의 목소리가 듣기에 좋고 오랜만에 눈이 호강을 한다. 시장통 중간을 가르며 혼
두 식구가 조용히 살던 아파트에도 설 명절 준비가 시작됨을 아내의 분주함에서 느끼게 된다. 가래떡을 뽑을 쌀을 담가 놓고 식혜 만들 준비, 전 부칠 준비 등 주방과 베란다에 그릇 숫자가 늘어난다. 설 명절에 가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면서 덩달아 마음도 들뜨는 것 같다. 가족과 함께 보낼 화목한 명절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힘든 줄도 모르는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칠순을 바라보는 할머니 인지라 며느리에게 지시나 하며 감독처럼 있을 나이인데도 손수 명절준비를 하니 해가 갈수록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인다. 늦둥이 아들은 아직은 미혼이라서'올 추석에는 며느리가 도와주겠지'하는 희망을 안고 참아내는 것 같다. 온 가족이 맛있게 먹을 음식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대가족이 함께 모여 명절준비를 하면 덜 힘들 것 같은데 핵가족으로 분산되어 살아가니 우리 고유의 전통을 지키던 명절 풍속은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올해는 설날 앞으로 주말이 있어 5일간 연휴로 귀성차량과 차례준비가 여유로웠던 것 같다. 설 전날에 만두도 만들고 전(煎)도 굽느라 너무 바쁘고 힘들어 했는데 만두는 미리 만들고 전만 부치니 힘이 덜 든다고 하였다. 집안청소 외에
[충북일보] 대한민국의 국민건강보험은 세계적 수준이다. 단기간 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돼 전반적인 의료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필수 의료서비스가 지역별로 고르게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 체계는 더 심각하다. 응급·외상·감염·분만 등은 필수 의료서비스에 속한다.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반적인 의료수준은 높아졌지만 서비스는 천차만별이다. 의료체계가 민간 주도로 재편되면서 심화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등 지역 간 의료격차도 심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응급의료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정도다. 응급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서비스다. 하지만 응급의료를 가로막는 규제가 너무 많다. 응급의학 의사들의 고질적인 과로를 막을 인력 수급 대책도 시급하다. 지금 국내 보건의료 공급 상황은 민간 주도로 이뤄져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민간이 책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가 자꾸만 심해지고 있다. 충북과 서울의 차이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의료서비스 편차는 지역별 '부익
빈 의자 이궁목 제천문인협회 긴 세월 짊어지고 주저앉아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 보다 가슴 한 켠을 드려내 놓고 버리고 떠난 정이 무언지도 모른 채 기다리는 마음 하나 못 박아 놓고 비워둔 자리 그대로인데 발밑에 드러누운 하늘만큼 손닿지 않는 하 세월을 아는지 얼굴도 모르는 주인을 기다린다 어쩌다 지나던 바람이 쉬어갈 때면 그리움 절절이 묻어난 누군가 다가와 앉아도 되겠냐고 말 했으면 좋겠다
[충북일보] 청주 미호천과 무심천, 충주 달천이 연내 국가하천으로 승격될 것으로 보인다. 하천 관리에 좋은 징조다. 환영할 일이다. 각종 하천 관련 재해예방에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하천의 재해위험을 예방하고 국가하천 시설에 대한 안전을 더 강화키로 했다.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의한 재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가하천 승격도 다수 포함했다. 현재 국가하천 승격 검토 대상은 모두 15개다. 충북에선 청주 미호천과 무심천, 충주 달천이 포함됐다. 지난 2017년 7월16일 집중호우 피해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토부는 2019년 하천예산 1조6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충북 지방하천에 대한 국가하천 지정 요구는 지난해 10월 충북도 국정감사 때 집중됐다. 당시 자유한국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괴산댐 유역인 달천을 비롯해 청주 무심천, 미호천 등 지방하천들이 여전히 홍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국가하천 필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도 "충북 하천 6개소(달천, 무심천, 미호천, 초강천, 보청천, 제천천)를 국가하천으로 승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기후…
지난 1월 중순경, 어느 차가운 날, 모 성당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에서 배식봉사를 하게 되었다. 10시 50분경 급식소에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배식은 11시 40분경부터 시작이 되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그날은 더 일찍들 나오신 거 같다. 줄서는 곳이 실내라서 춥지도 않았고, 의자에 앉아서 줄을 설 수도 있으며, 집에 있어도 달리 할 일도 없고, 아침도 굶었거나 시원찮게 드셨으니 굳이 늦게 나올 이유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남자들이다. 옷차림도 초라해 보이는 것이 다들 어렵게 사시는 분들 같다. 급식소 인근에 달동네가 있는데, 거기 사시는 분들 같다. 아마 이분들은 매일같이 여기서 아점이나 점심으로 식사를 하시는 모양이다. 그나마 날씨가 좋아 일거리라도 있는 날이면 일하러 가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은데, 이 추운 겨울엔 일거리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이 오신 거 같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왜 안오실까· 배식을 기다리면서 같이 간 봉사자들과 추론해 본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을 보면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훨씬 더 오래 산다. 그럼 남자노인들 보다 여자노인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 어째 여기 오시는 분들은
지난 1월에 친구들과 하려 별렀던 골프 여행을 하필 엘보우 때문에 아야 소피아 성당을 위시한 터키 서부 지역 여행으로 대체하게 되었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가이드를 미팅하고 공항을 나와 버스로 한참을 걸어가던 중 아뿔사! 비로소 등이 허전한 것을 알았다. 패딩 점퍼가 길가 철조망에 걸려 찢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되돌아 달려 방금 나온 출구로 들어 가렸더니 떡대 좋은 군인 둘이 총대로 막는다. 내 평생 여행 중에 가방을 잃어버린 것도 처음이요, 민주화를 위한 자유 투사처럼 총대를 붙잡고 들여 달라 사정한 것도 처음이라. 하는 수 없이 저 멀리 떨어진 입구로 뛰어가서 정식 보안검색 절차를 거친 뒤에 간신히 가방 있던 자리로 헐떡이며 가보니 아주 잘 있다. 나의 실수보다도 터키의 안전한 치안과 높은 도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고구려 계열인 돌궐과 투르크가 같은 조상이라 역시 형제의 나라이구나. 카파토키아에서는 열기구 타는 프로그램이 있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겁난다는 아내에게 이미 타 본 후배 장교장도 강추하며 전혀 무섭지 않다더라 달래고서야 드디어 일기가 편하기만을 기다렸다. 새벽에 출발 장소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사뭇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안개를
모처럼 친구들과 동해안으로 놀러 갔다. 겨울바다는 을씨년스러웠지만 입춘이 지난 탓인지 그나마 푸근했다. 바닷가를 구경하다 보니 횟집만 늘어선 골목이 보이고 그 중 한 집에 들어가서 대구탕을 주문했다. '눈 본 대구 비 온 청어'라고 했다. 눈이 내릴 때는 대구가 으뜸이고 이슬비 날리는 봄에는 청어가 제격이라는 의미이다. 별미란 특별하게 맛있는 음식을 말하지만 절기에 따라 달라지는 맛의 특징도 있다. 그 중에서도 겨울에 먹는 대구탕은 보약에 버금갈 만치 좋다고 했다. 올해는 눈이 별반 내리지 않았으나 겨울에 한번쯤은 먹어야 될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주문한 식사가 나왔다. 전골냄비에 든 대구탕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고춧가루로 간을 맞춘 국물 위에 뽀얀 생선이 둥둥 떠 있는 게 푸짐하다. 모시조개와 미더덕과 콩나물을 넣어 그런지 국물도 개운하다. 대구탕은 해산물 중에서도 별미에 속한다. 나 어릴 때는 솔직히 먹기도 힘든 생선이었다. 바다 없는 충청도에서 자란 내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은 꽁치와 자반 고등어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무를 넣고 만든 생선 조림을 좋아했는데 최근 바닷가를 오가면서 바다에서 금방 잡은 생선의 진짜배기
얼마 전 서울에서 지하철역 내에서 39세 여성이 검찰청을 사칭 한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수천만원을 건네는 보이스 피싱 사건이 발생했다. 다음날 또다시 현금을 건네려다 경찰의 도움으로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젊은 여성도 사기범에게 속아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 사례는 더 이상 남의일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의하면 보이스피싱 범죄로 매일 116명이 10억 원의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고,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3만7천건에 피해액은 4천5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2015년도부터 100만 원 이상의 돈을 송금 할 때 30분 후부터 인출이 가능하도록 지연이체제도를 도입 하였다. 이 후 피해자의 계좌에 있는 현금을 인출해서 냉장고 속에 넣어두면 경찰을 보내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며 아파트를 찾아가 현금을 직접 받아가는 등 규제를 피한 다양한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은 보이스피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일본 경찰청은 공영방송 NHK와 협력하여 초저녁 시간대 TV 뉴스에서 정기 홍보코너를 진행, 보이스피싱 등 사기수법을 소개하고 매일 피해 정보를
눈 오는 날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까마득한 하늘나라에 사시는 내가 가장 그리운 사람이 나를 향해 그 맘 알아 그립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바다같이 큰 도화지에 써놓고 부칠 수 없어 가슴으로 찢어버린 것이 어느 바람 부는 날 흩날리는 것.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