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큰 일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빚이 1천743조6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무려 60조2천억 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는 -12조 원에 달했다. 지난 2015년 -2천억 원에서 4년 만에 무려 60배나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17조6천억 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 수치다. 태어나자마자 빚쟁이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이도 1천409만원의 빚을 감당해야 한다. 최근 인구감소 추세를 반영하면 1인당 부채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구잡이식 재정확대가 반영될 내년 이맘때쯤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볼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2011년 400조원, 2014년 500조원, 2016년 600조원, 2019년 700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국가예산 500조원과 비교할 때 국가와 국민 모두가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갚을 수 없는 규모다. 4인 가족 기준 빚이 5천600만 원 정도다. 가구당 4천만~5천만 원의 연봉을 받아도 빚을 청산할 수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자꾸만 빚을 늘려나가고 있다. 소위 소득주도성장과 최근의 재난지원금, 그리고 4·15 총선에
[충북일보] 바이러스가 참 많은 걸 바꿔 놓고 있다. 인간의 먹을거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 쌀 수출·입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먼저 식량 수입국들을 큰 혼란에 빠트렸다. 궁극적으로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확산으로 국경 폐쇄도 확대되고 있다. 자국의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는 나라도 생겼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폭 규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는 곡물 비축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이미 지난달 24일부터 쌀 수출을 금지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5일부터다. 러시아는 열흘 동안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밀가루와 메밀·설탕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은 쌀 수매를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식량안보를 위해서다. 물론 식량 수출국들의 이 같은 조치를 탓하기는 어렵다. 수입국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곡물 수입을 늘리고 있다.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서다. 거의 모든 곡류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정부는 전략적 주요 물품 비축량 증대를 명령했다. 필리핀도 쌀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수입확대에 나
요즘처럼 소확행을 느끼는 때가 있을까 싶다. 그동안 행복한 삶을 산다고, 성공적인 삶을 산다고 얼마나 바쁘게 달려왔던 우리인가. 저녁에는 주변 사람들과의 약속으로 사람을 만나 술자리에 참석하면서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이 오리라 기대하며 얼마나 열심히 살았던가. 그러던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공포를 맞이하면서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람과 사람 간 만남 사회적 친화력(social closeness)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유에서도, 비즈니스를 위해서라도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두라고 한다. 만나지 말고 떨어지라는 말이다. 재택근무로 직장도 안 가고, 출근을 해도 사무실에 콕 박혀 있고, 대중교통 이용도 기피하고, 시장이나 마트를 갈 수도, 카페나 식당을 갈 수도 없다. 비대면 온라인 거래만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바쁘던 우리네 삶이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이 손바닥만 한 마스크 한 장에 우리의 삶을 의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게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게는 몇 달 아니 해를 넘길 수
[충북일보] 2020년 4월7일, 64회 신문의 날이다. 정말 아쉽다. 신문 독점의 뉴스 시대는 이미 가고 없다. 신문은 각성하고 다시 태어날 일만 남았다. 저널리즘의 회복 없이 신문의 미래는 없다. *** 언론의 맹수성 되찾아야 신문의 위기를 떠올린다. 신문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역신문의 추락은 훨씬 더 비극적이다. 지역신문의 존재의 이유를 생각한다. 지역신문의 생존법을 고민한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지역신문의 슬픈 둔주곡(遁走曲)은 계속되고 있다. 지역에서 신문의 날 기념행사가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다. 그 사이 신문의 날 의미도 점점 퇴색했다. 이름만 남아 있는 기념일로 전락했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날이다. 물론 신문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신문의 날이라고 하루 쉬는 곳도 있다. 올해는 4·15총선과 코로나19 사태 등과 맞물려 대부분 쉬지 못한다. 되레 신문의 날이니 더 열심히 하자는 곳도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신문의 날이 찾아왔다. 올곧은 저널리즘 실현을 생각한다. 신문 종사자들의 수고를 위무한다. 일주일 전쯤 발표된 올해 신문의 날 표어를 떠올린다. 지역신문인들을 생각한다.
요양원에 1년 동안 입원해 계시던 어머님께서 안 좋으시다는 연락을 받은 곳은 팔공산 갓 바위에서 108배를 마치고 인증 샷을 찍고 있을 때였다. 매년 정초가 되면 갓 바위를 찾아 소원을 비는데 올해는 보름 날 친구 내외와 함께 갔다. 서둘러서 계단을 따라 내려와서 점심을 먹었다. 어머님 상태를 전화로 확인한 아내는 오늘은 넘기실 것 같다는 말에 인근에 있는 은해사를 잠깐 둘러보고 걱정이 되어 휴게소에 한번 쉬고 달려왔다. 충주에 도착하여 다시 확인 전화를 해본 아내가 내일 가뵈어도 될 것 같다는 말에 쉬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요양원으로 간 아내한테서 급한 전화가 왔다. 옷 깨끗이 갈아입고 빨리 오라는 것이었다. '아, 이제 어머니와 이별하는가?'라는 생각을 안고 서둘러 조금 과속을 하면서 달려갔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사절이라 문도 막아 놓았다. 직원이 문을 열어주어 올라갔더니 5분전에 운명하셨다고 한다. 아들과 딸은 오고 있는 중이라 임종을 못하고 큰 며느리만 임종을 하였다. 요양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신니면 화석리에서 태어나신 어머님은 열일곱 어린나이에 일본 색시공출을 피하기 위해 이모님이 계시던 박달산 아래 산골마을로 시집을 오셨다고 한다. 76년을
덩그러니 놓인 커피 한 잔에게 물어본다. "너는 누구냐(Who are you)?" "내 고향은 하와이 빅아일랜드, 그 중에서도 서쪽 태평양에 접한 코나(Kona)라는 곳이야. 경사를 따라 가로 3.2km, 세로 32km에 걸쳐 비옥한 땅이 펼쳐져 있는데, 여기서 자라기만 하면 품종을 따지지도 않고 '코나 커피'로 불리지. 미세기후와 토질, 강수량이 커피 재배에 탁월하게 좋기 때문이야. 오죽하면 마크 트웨인이 세계 최고의 커피라고 찬사를 보냈겠어." 출처를 알 수 없는 커피는 향미를 논할 자격이 없다. 향미는 성품처럼 자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스페셜티 커피에게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덕목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답변으로는 윤곽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질문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코나 커피에 대한 이야기이고, 너만의 이야기를 해 줄 수 없을까" "나의 혈통은 티피카(Typica)인데, 조상들은 먼 옛날 에오피아에서 출발해 예멘, 프랑스, 카리브해, 기아나, 브라질을 거쳐 19세기 초 코나에 도착하셨지. 내 몸에는 원종의 피가 흐른단 말야. 여기서 코나의 첨단기술을 만나 워시드(Washed) 가공방식을 통해 보다 산미가…
무명초의 노래 정남 충북시인협회 그대는 어디에서 온 별인가요 첫눈에 반했다는 말 그리쉽게 놓아두고 가는걸 보면 참 보기드문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 순수한 그 마음이 가슴을 설레게하고 미소짓게 합니다 그대 내게 눈에 밟히도록 귀한 사람입니다 바람앞에 수없이 쓰러져 절망 할때마다 용기내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은 오직 이름도 없는 내게 당신께서 보내준 따뜻한 마음 덕분입니다 그 마음 실망없길 바램으로 다짐한 까닭입니다 굴곡 많은 삶 따뜻한 손 내밀어 일으켜주는 그대는 어디에서 어디에서 온 별인가요
[충북일보] 코로나19가 장기화 터널로 들어갔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섰다. 지난달부터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효율성이 별로다. 아직 지원 내용과 절차를 잘 몰라 헛걸음하는 이들도 있다. 신청 과정이 길고 복잡해 긴급 자금이 긴급하게 쓰이지 못하고 있다. 아예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부는 수요자가 누군지를 분명히 알고 정책을 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관련 금융지원 수요자는 소상공인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지금까지도 혼란을 겪고 있다. 초기엔 소상공인지원센터-보증기관(지역신보 등)-금융기관(시중은행) 등을 오가야 했다. 제출서류를 미리 준비하지 못하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1000만원 긴급대출' 때 적용된 '홀짝제'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뀐 탓이다. 궁극적으로 코로나19라는 긴급 상황에 맞지 않게 정책을 펴 생긴 일이다. 코로나19 지원방안은 2월13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지금까지 50여 일 동안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은 7~8차례 크고 작은 수정·보완이 이뤄졌다. 2월13일 처
조약돌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수정 조약돌 되고 싶어 밤늦도록 지쳐 누워 별 헤아리며 혹 그날 올 것만 같아 무한한 창공에 내 마음 띄워본다 솟구친 마음 솜털 구름으로 촉촉히 젖어 들면 무지개빛에 깜짝 놀란 이슬 풀잎 뒤로 숨는다 파도에 몇 번이고 몇 만번이고 스치고 일렁이며 구르고 굴러 매끄러운 조약돌 되어 바다와 막역한 친구도 된다 붙들 수도 없는 옥빛 아픔 안고 하얀 몸부림으로 바다를 울리고 산산이 부서져 너에게로 간다
35년 전 공직을 처음 시작했던 시절은 '박봉'이란 말이 척 들어맞는 월급이었다. 식품비나 공과금 내기도 빠듯해 관광이나 취미 생활은커녕 저축조차 하지 못하고 살았다. 공직생활 여건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전화기는 부서에 한두 대가 전부였고, 문서도 전부 손으로 작성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의례히 그렇게 업무처리를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에 와서 그런 식으로 업무 처리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지금은 사무기기의 편리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만은 오히려 지금보다 그 때가 더 편안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비단 나 혼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세상은 물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다. 지난 27년간 한국인의 소득수준은 4배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겉보기에 우리 삶의 수준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지만, 그만큼 우리 내면의 불안감도 같이 커진 셈이다. 고학력자는 많아졌지만 인격 있는 학력자는 부족하고, 주택 면적은 더 넓어졌지만 가족 수는 적어졌다. 교통·통신·사무기기는 발달했는데 시간은 점점…
지난 2월 초에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증상이 있건 없건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보기 힘들 정도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일부에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스크의 주된 용도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닌, 본인으로부터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면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을 나설 때 마다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결과를 확인한 후 집을 나서는 게 아니라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질병이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건강한지 무증상 감염 상태인건지 구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건강하게 느껴지더라도 지금 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모두가 쓰는 것이 좋다. 고로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상황은 아주 좋은 대처이며 바로 이러한 점이 다른 몇 가지 요소들과 더불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다른 많은 국가들과의 차이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마스크를 쓰긴 쓰는데 제대로 착용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매스컴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이것을 잘못 착용하고 있는 경우가 왕왕 눈에 띈다. 홍보적 측면에서라도
금과 은만 반짝이는 게 아니다. 인생에도 있다. 그걸 색으로 말한다면 은색일 게다. 은색은 다른 색과 달리 반짝인다. 반짝이니 쉽게 다가서기가 어렵다. 그러니 다른 색과 함께 있을 때면 돋보이는 게 은색의 특별함이다. 아무리 봐도 평범하지 않다. 평범하지 않다는 건 무언가. 그만이 지니고 있는 자존적 빛깔을 지니고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그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 매력을 지니고 있었던 걸까. 은(銀)으로 만든 사물을 처음 본 것은 외가댁에서였다. 놋수저를 사용하던 다른 식구와는 달리 외할아버지께서는 은(銀)수저로 드셨다. 그때 어린 눈에 비친 은은 특별함 자체였던 것 같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위엄을 불러 일으켰던 반짝임 그러나 닦지 않으면 추하게 변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가끔 은이 귀금속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문득 문득 하게 된다. 은(銀)은 광물인데도 이상하게 상상 속 낡은 미신과 엮인 이야기가 많다. 은색은 시원하고 밝으면서도 부드럽게 완화된 색조로 인하여 달과 호수나 바다의 물 위에 투명되는 달빛을 연상시키며 밤하늘의 별빛도 생각나게 한다. 은색은 물 위에 비치는 빛의 광택으로서 태양과 흰색 구름을…
먼 산꼭대기에 잔솔나무가 한껏 푸르다. 첩첩 늘어선 바위가 철옹성같이 완고한데 그 틈에서 참 대견하게 자랐다. 울퉁불퉁 자갈밭에서 가지는 빈약해도 균형 잡힌 모습이 어엿하다. 조금만 비켜갔어도 물 빠짐이 좋고 아늑해 보이는데 참으로 힘들게 크는 성 싶다. 하기야 그래서 분재 소나무처럼 앙바틈한 모습이었을까. 악조건 때문에 오히려 그렇게 자란다는 건 알았겠지만 세월이 훨씬 지난 후였을 거다. 불현듯 바람이 지나간다. 상쾌한 느낌에 절벽을 바라보니 더욱 세차게 부는 듯하다. 높은 가지가 바람을 타듯 아득히 벼랑인 걸 보면 유난히 바람을 타는 자리다. 흙 한 모숨도 귀한 벼랑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거친 바위와 뜨거운 볕 때문에 허구한 날 갈증에 시달렸겠다. 어지간한 나무 같으면 뿌리박기도 힘들었건만 그래서 더 어기차다. 뿌리박은 자리가 최상의 여건임을 알 때까지 오랜 날 눈비에 시달려 왔을 것이다. 생각하면 옷깃이 절로 여미어진다. 언젠가 식물원에서 본 분재 소나무가 떠오른다. 20년 묵었다는데 키가 1m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그 정도 연륜이면 그늘에서 볕을 피할 수도 있겠지 싶어 기분이 묘하다. 하늘 향해 마음껏 자라지는 못했어도 틀어진 가지는…
정기검진 결과에서 비타민 D가 부족하다고 한다. 비타민 D쯤이야 햇볕을 쬐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줄 알았고, 평소 야외 활동을 많이 한다고 여겼기에 햇볕을 오히려 과다하게 쬐고 있는 것은 아닌 가고 여겼는데 의외이다. 검사 결과를 의사가 전화로 직접 알려주는 시스템인데 친절하게도 앞으로 햇볕을 가능한 한 많이 쬐라 한다. 이 말을 들으며 불현 듯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자타 공인의 운동광인 그 친구는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 의사가 섭생에 유의하여 고기를 절제하고 앞으로 운동을 더 많이 하라는 조언을 했단다. 그러자 그 친구가 '운동을 더 하라구요? 그럼 저 죽어요.'라 했대서 웃었는데 야외 운동으로 까맣게 그을려 사는 나한테 햇볕을 더 쐬란다. 도대체 비타민 D의 역할이 무언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혈중 칼슘과 인의 농도를 조절하며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의 성장을 돕고 튼튼하게 하는 호르몬 역할을 하니 중요한 영양소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 몸이 참 신기하다. 평소에 경험한 것들을 묵묵히 저축했다가 필요할 때꺼내 쓴다. 햇볕을 받아 비타민 D로 활용하고, 어렸을 때의 좋은 경험이 훗날 성인이 되어 어려운 상황에서 버
[충북일보] 4·15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들은 남은 2주 동안 솔선해야 한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적법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실천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한 뒤 표심을 구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남은 기간 동안 후보들의 면면을 잘 살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국민 앞에 겸손하고 소신 있는 후보와 정의로운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국회는 입법권을 쥔 법치주의의 출발 장소다. 그리고 국회의원은 민의의 대변자다. 한 명 한 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걱정되는 게 너무 많다. 우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선거 열기가 없다. 과거처럼 요란한 구호나 거리유세를 아예 보기 어렵다. 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게다가 아직도 자고 일어나면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면접촉 선거운동은 역풍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정책대결과 인물검증, 이슈논쟁까지 실종됐다.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다. 여야를 막론한 추악한 공천 잡음 때문이다. 비례 위성정당의 협잡과 야합은 점입가경이었다. 정치혐오를 부를 정도로 치달았다. 건전한 정책 대결이 사라지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4월 1일 기준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9천887명, 206개 국가 확진자 수는 84만여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대응수준을 심각 단계로 격상했고, 세계보건기구는 3월 11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만 5천여 개 학교가 개학을 연기했다. 재택근무와 휴업 등으로 대중교통 이용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일상이 변화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국민경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고, 주가는 급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멈춰선 느낌이다. 숨 가쁘던 우리 일상이 일시 정지된 듯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60%가 일상이 멈춘 것 같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이다. 필자가 협회장으로 있는 감정평가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0 IVSC·WAVO 국제 감정평가 콘퍼런스가 취소됐다. 약 60여 국가에서 약 120여 감정평가기관이 참석할 예정이었고, 세계 최대 규모의 감정평가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부동산 정책 관련 법안이 코로나19로 인한 국회 일정…
"아, 왜 또 이렇게 쌓였지?" 2주에 한 번씩 드는 의문이다. 주기적으로 재활용품을 모아두는 분리함을 비울 때마다 누가 뜯은 택배 상자인지, 누가 마신 생수병인지 곱씹어 보면 항상 주인공은 나다. 독립해서 혼자 사는데도 가족과 같이 살 때 배출한 쓰레기만큼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를 접한다. 택배 하나를 시켜도 뜻하지 않게 얻게 되는 테이프, 상자, 완충제들, 짜장면 한 그릇을 먹게 되더라도 플라스틱 포장 용기, 나무젓가락 등 수많은 버릴 것들이 생긴다. 뉴스에서 언급되는 1인 쓰레기양이 과장이 아님을 느끼는 요즘이다. 100년 안 되는 기간을 잠깐 살다가는 한 인간이 배출하는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데 전 세계 인구가 총 배출하는 양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여러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까지 떠올린다면 깨끗한 도심에서 살고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느껴진다. 공무원 임용 전 집합 교육에서 청주 푸르미 환경공원에 견학 간 적이 있다. 당시 일정을 준비하셨던 주무관님께서는 장차 시민들의 봉사자가 될 예비 공무원들이 쓰레기 처리 환경을 직접 느껴본 후 올바르게 쓰레기를 처리하고 줄이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이곳에 데려오셨다고 말씀하셨다. 그 주무관
참 좋은 날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프리지아 꽃다발 안고 아장아장 걸어오는 외손자 할미 받어, 한다 말 한마디가 천지사방 꽃이 핀다 참 예쁘다 세상이 온통 환하다
산사를 내려오는데 햇살이 따듯하게 등을 어루만진다. 기다려주라고. 평균수명 100세를 향해 달리는 우리는 언제고 꿈꿀 수 있는 나이라고. 다 잘될 거라고 토닥토닥 나를 쓸어준다. 날이 참 좋다는 말이 입안에서 절로 피어오르는 날이다. 안성 칠장사를 찾았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마음이 편안하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산사에 오면 왠지 푸근해진다.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 지장율사가 창건했고, 그 후 고려 현종 5년(11세기경) 혜소국사가 7인의 악인을 교화하여 현인으로 만들었다는 설화에 따라 산 이름을 7현 산(七賢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칠현인이 오래 머물렀다 하여 절 이름을 칠장사로 불리게 되었단다. 임꺽정과 궁예 그리고 어사 박문수에 관련된 이야깃거리도 함께 갖고 있어 회자되는 절이다. 천왕문을 들어선다. 사천왕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 아래 사탕과 지폐가 보인다. 누군가 그것을 놓고 기복을 했던 듯 제법 많은 양이 놓여 있다. 나도 조용히 손을 모아 본다. 사천왕을 지나 절 마당으로 발을 딛자 대웅전이 눈에 들어온다. 퇴색해 버린 대웅전이 낯설게 다가온다. 보통의 절은 대웅전을 가장 화려하게 해 놓는데, 이곳은 단청이고
전세계적으로, 전국적으로 확산 일로인 코로나19의 감염과 전파가 걱정스럽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확진 검사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들쑥날쑥이다. 반복해서 연장되고 있는 학교의 휴업을 생각해본다. 휴업에 따른 학사 일정의 불투명함과 학습 공백 등이 우려스럽다. 전국의 유·초·중·고·대학의 법정 수업 일수는, 방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취약계층 학생들의 식사는, 교육공무직 종사자들의 생계는, 맞벌이 부부의 어린이 케어는, 학생들의 수행평가는 등등 근심과 불안감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또한 어쩔 수 없이 개학했을 경우 우려되는, 학생과 교직원과 가족들에게 이어질 수 있는 연쇄 감염의 여파에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일까.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 예단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더욱 혼란스럽다. 더구나 감염에 취약한 밀집 형태의 학습환경과 급식환경이기에 더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학교가 새로운 전파 통로의 걷잡을 수 없는 매개가 될 수 있기에 치밀하고 철저한 대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 우암산(牛岩山) 기슭에 '주성중(舟城中)'이 위치해 있었다. 1951년에 개교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
[충북일보]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빼들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내린 결단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그만큼 엄중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 상황은 좀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해외 유입 확진자도 늘고 있다. 지역 내 집단감염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개학은 확진자 양산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학을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세 차례나 미뤄져 학사일정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개학은 방역과 교육 사이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온라인 개학은 예행연습도 없이 가는 초·중·고 교육역사상 처음이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교육당국 모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게다가 학교마다 디지털 교육을 제공할 시스템을 채 갖추지 못했다. 교육현장의 차질과 혼선은 당연하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게 시급하다. 충북교육계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도교육청은 정부의 신학기 온라인 개학 발표
도라지꽃 김민정 충북시인협회 텃밭에 핀 도라지꽃 내 가슴 멍처럼 푸르구나 씨앗부터 꽃 봉우리 시린 열매 속까지 세상놀음으로 멍든 꽃 모르는 사람들 때깔 곱다 때깔 고와 겉 다르고 속 다른 인생사 아무것도 모르고 님 그리워 멍이 터져 갈라진 보랏빛 연서 가시 바람타고 온 푸른 하늘 멍하니 텃밭에 서있다
행정안전부는 2016년부터 2018년 동안 17개 시·도별로 1개 시·군·구를 선정하여 매년 150억 원을 지원하는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모델사업'을 실시하였다. 이 사업은 지역안전지수 분야 중에서 교통사고, 화재, 자살, 감염병, 범죄분야 등 5대 분야에 집중하여 안전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사업에서 범죄분야는 공폐가 정리 및 출입방지 시설 설치, CCTV, 보안등, 방법벨, 안심거울 설치, 특수형광물질 도포, 방범순찰 강화 등 범죄예방을 위한 시설물 설치와 활동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2018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의 안전 분야 결과를 살펴보면,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낀 사람은 조사대상자 중의 1/5 수준인 20.5%로, 나머지 약 4/5에 해당하는 사람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범죄로서 조사대상자의 20.6%가 응답하였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충북은 범죄분야에 대한 등급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청주시, 진천군, 음성군, 단양군 등이 4등급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충북도민의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일상생활
'낭랑 18세'에서 낭랑(朗朗)은 '밝을 낭, 명랑할 랑'의 똑같은 한자로, 쉽게 풀어 말하면 발랄한 18살의 청춘이라는 뜻이다. 사람의 일생에서 한창 때라는 의미이지만, 왠지 어리고 미숙하다는 느낌도 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민법 제4조(성년)는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18세는 더 이상 어리다고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18세가 되면 취업·운전·군 입대가 가능하고 부모님의 동의를 얻으면 결혼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1월 14일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선거권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18세 이상이라면 국가와 공동체의 대표자를 뽑고 중요한 의사를 결정하는 판단능력을 가진다고 인정하는 것이며, 선거권 연령을 낮추어 참정권을 확대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성숙에 기여하리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제 새내기 유권자들에게 선거의 4대 원칙이나 선거제도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민주사회의 주인임을 자각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합리적인 유권자로서의 의식·태도·역량을 갖추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야, 앞뒤 오랜만이다!"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 대뜸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건다. 고개를 돌려보니 웬 낯선 얼굴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누구지?'하며 머릿속을 한참 뒤적이고 있는데 그가 다시 한 번 호탕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야, 짱구! 박 짱구라고…" 짱구라고 하니, 어둔 방안에 스위치를 켠 것처럼 초등학교시절 기억의 램프에 불이 밝혀졌다. 주름지고, 흰 머리가 듬성듬성 보였지만 어린 시절 가깝게 지냈던, 짱구였다. 한참 만에 이름이 생각났지만, 기억을 먼저 소환해낸 일등공신은 별명 '짱구'였다. 그가 반갑게 부른 나의 학창시절 별명은'앞뒤'였다. 성(姓)과 이름의 끝자리가 같은 '윤'이니, 앞으로 불러도 뒤로 불러도 같은 이름이라 붙여진 별명이었다. 이름은 부모님에게 받지만, 별명은 친구들에게서 받는다. 별명을 붙일 때는 대개 그 사람의 특징이나, 성품, 어떤 사건을 계기로 붙여지게 된다. 그런 이유로 학창시절에 붙여지는 별명은 자신의 모습이 반영된 또 다른 이름인 셈이다. 대개는 짓궂은 명칭으로 생성되지만, 인위적인 아닌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참 모습일 것이다. 어린 시절의 별명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