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에 부산에서 종합병원 신경외과 과장을 하는 친구와 저녁을 같이 먹을때였다. 나에게 충청도에 있는 어느 병원의 척추수술로 유명한 과장을 아냐고 물어보았다. 다행히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 후배의 이야기는 '그 동네에 가서 등을 보이면 큰일 난다.'라는 것이 자기네 업계(?)에서 유명하게 회자되는 말이라고 하였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 과장님에게 허리가 아프다고 가면 무조건 허리수술을 받는다는 것인데, 작은 수술도 아니고 척추뼈 3개를 붙여버리는 큰 수술을 20대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다는 것이었다. 20대 초반에 이렇게 척추뼈 3개를 융합시켜버리면 허리를 굽히지 못하고, 군대도 면제가 되는 수술법이었다. 아니 어떻게 전국적으로 유명한지 내가 물었더니, 그 과장님이 학회나 세미나에 와서 이렇게 자기가 수술한 사례를 자랑하고 다녀서 유명해졌다는 것이었다. 신경외과나 정형외과의 척추수술하는 의사들 내에서 그 분은 수술을 잘하는 손재주는 있지만, 과연 수술이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하는 양심은 의심이 든다고 하였다. 몇 년뒤 다른 정형외과 친구도 같은 말을 하였다. 술자리에서는 정말 좋은 선배의사지만, 약간의 디스크라 몇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이다. 끝날 듯 말 듯 계속되고 있다. 그 사이 대학 등록금 반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대학들이 원격강의를 진행한지 두 달째다. 어느덧 종강을 한 달여 앞두고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제대로 수업도 받지 못하는데 왜 등록금을 다 내야 하느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들은 학생들의 요구에 시종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상황 또한 코로나19가 몰고 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다. 대학생들이 가장 억울해 하는 일이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내 대학들도 1학기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에 대한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설 운영·관리비 감소치보다 방역이나 온라인수업 시스템 준비로 인한 비용 증가치가 더 크다는 호소다. 12년 간 등록금 동결 상황도 덧붙이고 있다. 학생들이 대학 측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등록금 책정 당시 대학이 약속했던 수업의 질을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험, 실습,
인간의 일생을 두고 봄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눈다면 봄은 유년기와 소년기, 여름은 청년기요, 가을 장년기, 겨울은 노년기다. 자연의 봄여름 가을 겨울은 365일을 일 년을 두고 오고 간다. 하지만 인간에겐 봄여름 가을 겨울이 단 한번 뿐이다. 2020년 1월의 겨울은 그 어느 때 보다 추웠다. 사람들 너나없이 날씨가 춥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경기가 좋지 못해 먹고살기가 어려워 마음이 그리 춥다고들 했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지난 가을 감나무에 붉게 물든 탐스러운 감을 사람들이 몽땅 따버리고 잎마저 찬바람이 쓸어 가버린 앙상한 나무를 보며 그래그래도 감나무 너는 봄이 오면 또 다시 새순을 돋고 잎을 달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면 풍성한 감을 대롱대롱 달고 사람들을 불러들이겠지만 인간에겐 그런 봄여름 가을 겨울이 오직 한번 뿐이니 너희들이 부럽구나· 한 번뿐인 희망과 절망 그 틀 속에 갇힌 인생의 삶을 새삼스럽게 떠올려 본다. 봄여름 가을 겨울 한해를 보내는 감나무 그 모습이 어쩌면 인간의 한 생애 삶을 단편으로 보여주는 것 같구나. 어쩌면 겨울의 중턱에서 거센 비바
인도의 보도블록 틈새에 홀씨를 다 날려 보낸 민들레가 용케도 잘 버티고 있다. 봄이 시작 되면서 아파트 뒷산으로 민들레를 캐기 위해 쏘다니던 생각이 난다. 길을 가다가 보도블록 틈사위에 솟아난 민들레는 눈에 잘 띄고 알아보기도 쉽지만 풀이 잔뜩 있는 벌판에서 민들레를 찾는 일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민들레가 알레르기나 아토피에 좋다는 말을 들은 듯해서 봄이면 심한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나와 아들을 위해 사용해 보고 싶었는데 포기하고 말았다. 낮은 산을 뒤지다 잔뜩 손발이 얼어서 그냥 내려와서는 쉽게 양약을 사먹기로 했다. 민들레는 아주 납작하게 자리를 틀고 앉는다. 동의보감에 '므온드레' 또는 '안즌방이'로 기록이 되어 있다고 한다. '안즌방이'라는 말이 정겹게 다가왔다. 납작하게 땅에 붙어서 피는 모양을 잘 나타내준 것 같다. 이문재 시인은 민들레 압정이라는 표현을 했을 정도이고 보면 아주 낮게 피는 식물이다. 민들레를 볼 때마다 사람들은 요즘 보이는 민들레는 다 서양민들레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 민들레는 어떻게 생겼는지가 궁금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얀 민들레가 우리 토종이고 노란 민들레가 서양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닌
어떤 선비 하나가 절의 뜰을 걷다가 불상의 머리 위에 참새 똥이 떨어진 것을 보고 곁에 서 있던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참새에게는 불성(佛性)이 없는 모양이지요" 스님은 참새에게도 물론 불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참새에게 불성이 있다면 어떻게 부처의 머리 위에 똥을 쌀 수 있느냐고 선비가 다시 묻자 스님이 말했습니다. "부처가 자비로워서 살생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새가 솔개 머리에 똥을 싸는 것을 보셨습니까" 송(宋)나라 때의 승려였던 도원(道源)이라는 사람이 지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신성(神聖)한 부처의 머리에 새 똥이 묻는 것처럼 착한 사람이 수모(受侮)를 당하거나 깨끗한 것에 오물이 묻는 것을 이르는 '불두착분(佛頭着糞)'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자비로운 부처는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운 솔개만 두려워하는 '참새' 같은 것들 때문에 생기는 일이지요. 주변에 그런 '새'들이 적지 않은데 착하고 깨끗한 사람이 그것들과 어울려 살려면 '불두착분'은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로도 새겨집니다. 정당 또는 관료나 기업조직 심지어 학교에서조차도 줄서고 윗사람 눈치만 보려는 참새들이 많습니다. 젊은 시절 가
오녀산성(졸본성)에서 박찬승 충주문인협회 만주벌판 말 발굽 소리 천년을 세운 삼족오 깃발 더 드높이 펄럭였으리 추모왕의 호령이 홀승골성을 치렁이고 비류수 맑은 물에 새 천지의 맹세를 녹였을 땅 구백계 돌게단 올라 삼백자 벼랑 천자 내린터에 궁터 잡고 물터를 파니 황궁지 천지라 산마루 위에서 내려보니 비류수 내리는 물길이 태극 팔괘 중심이라 추모왕(주몽)이 뜻을 펴서 천자에 아뢰는諾天祭를 올린 후에 卒本城을 開國都잡고 새 하늘을 세우니 그 이름 빛나는 高句麗 盛國이라 이천년 잊혔던 나그네 눈 길 드는 자리마다 성곽 돌조각 풀 한포기 모두 눈 설지 않고 情 간다 * 오녀산성 : 중국 요령성 본계시 환인현 오녀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녀산성 홀승골성 흘본성 졸본성이라고 하며 고구려의 개국도성이다.
[충북일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예정대로 20일 등교했다.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도 교문을 열었다. 등교수업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 각각 등교한다. 그런데 등교 첫날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걱정이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에서 등교한 고교는 특수학교를 포함해 총 94곳, 569개 학급이다. 학교별로는 일반고(특목고 포함) 58곳 385학급, 특성화고 26곳 163학급, 특수학교 10곳 21학급이다.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 15곳(초 13곳·중 2곳)도 고3 학생들처럼 등교수업을 진행했다. 지역별로 초등학교는 청주 1곳, 충주 3곳, 제천 2곳, 보은 1곳, 단양 6곳 등 13곳이다. 중학교는 제천 청풍중과 옥천 청산중 등 2곳이다. 등교 수업을 계속 막을 수는 없다. 학생 등교는 당연히 반길 일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 우려가 크다. 이태원 발 4차 감염이 발생하는 등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등교를 연기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인원이 22만 명을 넘어선 것도 이런 이유다. 가장 걱정
5월엔 박 별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땅과 하늘 맘껏 둘러 보아라 누가 꽃인가 그대도 나도 꽃이고 싶다 5월엔 앉으나 서나 모두 꽃이다 해님도 가장 큰 해바라기 꽃으로 하얀 모란꽃이던 어머니도 지금 함박꽃 되어 사랑스럽다 조팝나무 나폴나폴 지더니 거리의 이팝 하늘 가득 피었다. 우리 설레는 연분홍 가슴조각 인냥 꽃이 되고 싶어 그대와 나 5월을 기다려왔다.
1968년 11월 2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언론 앞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주민등록증을 공개하였다. 주민등록증에 기재된 주민등록번호는 110101-100001번, 당시의 주민등록번호는 12자리로 앞에는 지역별 번호 여섯자리, 뒤는 성별과 일련번호의 여섯자리로 되어있었다. 박 대통령은 110101지역(종로구 청운동)에서 남자 중 첫 번째로 등록한 주민임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과는 달리 당시에는 대통령에게 가장 쉬운 번호를 부여하고 모든 신문에 공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민등록번호는 국민이 그 지자체의 주민임을 구분하는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후, 1975년 주민등록번호가 13자리로 개편되면서 생년월일, 성별, 지역번호, 일련번호 순으로 바뀌었고 지역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부여규칙은 비공개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13자리 주민등록번호로 개편 당시 모든 민원서류에 생년월일, 성별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서류 작성 편의를 위해 주민등록번호에 이를 포함시켰고 주민등록번호 개편 이후 운전면허증,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각종 민원서류에 생년월일과 성별을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만 표시되는 방향으로…
공룡이 날씬한 몸매였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런 공룡이 우연히 나무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의 기어 다니는 먹이를 발견하곤 뛰어내려 그 먹이를 잡아먹는데 성공했을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공룡은 땅 위를 뛰어다니는 것보다, 공중에서 뛰어내려 먹이를 잡는 게 훨씬 수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혁신적인 공룡의 먹이 사냥 법은 그때부터 그들이 보다 멀리 뛰어내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터이다. 이 때 활공에 적합한 깃털과 날개는 물론 빈 파이프 같은 가벼운 뼈도 자연 갖추었으리라. 이렇듯 동물들은 먹잇감을 사냥하고 생존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를 끊임없이 거듭했다. 지금으로부터 일억 삼천 만 년 전에는 공룡은 이빨 대신 딱딱한 부리를 갖게 되고 하늘을 훨훨 날아오를 가벼운 날개를 갖춘 본격적인 새로 탈바꿈한 게 이를 증명한다. 그 후 공룡이 지구상에서 멸종되었다. 새의 다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파충류의 흔적인 비늘로 뒤덮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공룡이 새의 조상이라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이렇듯 한낱 미물인 조류들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건만 인간은 온갖 질병을 일으키는 병균이나 바이러스 공격엔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오
사회 초년생으로 설렘과 긴장을 안고 공직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지 3개월이 지났다. 첫 발령지가 서원구청 건축과이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돌아보면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 시간이며 공직생활을 시작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생소한 현장 민원업무를 맡게 돼 업무 매뉴얼과 법규 등을 틈틈이 공부하면서 업무를 처리해 가던 어느 날 집 앞에 적치된 물건을 치우지 않는다며 다짜고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시는 민원인을 만났다. 전화 상이라 무척 당황스럽고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몰라 마음이 혼란스러웠던 경험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로 인해 민원 처리 과정에서 불친절한 말씨나 응대는 없었는지 또는 민원인의 의향이나 요구 사항을 잘 모르고 불필요한 시간을 소비해 민원인에게 불편을 드리진 않았는지 등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 공무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규 교육 과정과 연속되는 민원 업무처리, 또 각종 행사에 따른 단속 업무와 전 세계를 엄습한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예방 업무를 겪으면서 느낀 것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책임감과 무게가 밖에서 생각한 것보다 훨
[충북일보] 청남대가 권위주의 상징에서 전국적인 관광지로 바뀐 지 오래다. 충북을 널리 알린 효자 관광 상품이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엔 동상 관련 구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청남대는 2003년 4월 충북도로 소유권이 넘어왔다. 대통령 별장에서 연간 8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국민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관람객은 2004년 100만6천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뒤 줄어들기 시작해 2009년 50만380명으로 뚝 떨어졌다. 그래도 현재까지 80만 명 선이 유지되고 있다. 2016년 83만9천 명, 2017년 84만7천 명, 2018년 82만6천 명, 2019년 80만2천600 명이 입장했다. 수입은 2016년 25억6천700만 원, 2017년 26억6천800만 원, 2018년 23억7천700만 원, 2019년 24억315만 원 등이다. 주차료 수입도 해마다 평균 2억5천만 원 정도다. 청남대의 한 해 수입(입장·주차료)은 대략 25억~26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운영비가 40억 원이나 돼 턱없이 부족한 수입구조다. 청남대가 주민 품으로 돌아온 뒤 주민들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각종 규제가 주변 시설 증설 자체를 어렵게…
최백수는 재난 지원금 30만 원을 받고도 기쁘지가 않다. 빚을 내서 산 차를 타고 다니는 기분이다. 가족은 굶기면서 혼자 양주를 마시는 기분이기도 하다. 최백수는 금방 받은 돈이 무슨 돈인가를 따져본다. 긴급 재난지원금이다. 너무 거창하다. 내가 무슨 재난을 당했느냐고 자문해 본다. 재난은 무슨 뜻일까? 최백수는 인터넷을 뒤진다. 뜻하지 않게 불행한 사고나 변고를 당한 것이라고 되어있다. 사지가 멀쩡하다, 근근이 밥은 먹고살지만 특별한 사고는 없다. 아무런 재난도 당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 최백수는 거리를 다니면서 큰일 났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자주 본다. 손님이 줄을 서던 식당이 파리만 날리고 있는 것도 보았다. 직장이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실업자가 되었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이 재난을 당한 게 아닐까? 그들에게 급히 돈을 지원해 주지 않으면 먹고 살길이 막막해질 것이다. 자칫 낙담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줘야하는 게 바로 긴급재난 지원금일 것이다. 최백수는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본다. 만약 재난지원금 대상을 반으로 줄이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00만 원
청춘의 5월, 신록의 오월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민태원 )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 하나 씻어 낸다.' (이양하 ) 오월에는 청춘들만 가슴 뛰는 것이 아니다. 푸르름과 새로움을 이고 진 오월은 노소와 빈부를 가리지 않고 우리네 가슴으로 사정없이 파고 든다. 산에는 연두와 청록과 담녹이 들어찼고, 문을 열면 장미와 라일락과 아카시아의 꽃내음이 코를 찌른다. 그리운 사람으로부터 연락이라도 오지 않을까 괜히 기다려진다. 노천명이 그녀의 시 에서 '계절의 여왕'이라 노래했듯이 오월은 사랑과 감사의 달이다. 지구촌에 있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별 가정(家庭)을 품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과 함께 스승의 날까지 안고있다. 1923년, '새싹이 돋아난다'는 의미에서 5월 1일로 정했던 어린이날은 일제시대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어린이 운동가들의 구호는 "욕하지 말고, 때리지 말고, 부리지 말자"였고, 아이들의 간절한 희망사항 10가지 중에는, '이발이나 목욕을 때맞춰 해주세요', '
나의 차 콘솔박스에는 올드 팝송 음원 몇 장이 있다. keep on running을 비롯하여 특유의 엉덩이춤으로 우리를 웃겨 주었던, 지금은 작고한 코미디언의 트레이드마크 suzie Q등. 하루의 시작, 빠르고 경쾌한 음악을 장착하고 잠자던 신체리듬을 깨워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소리를 조금 높여도 창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안도감으로 리듬에 맞춰 동작을 하다보면, 어느 사이에 가라앉았던 기분은 날아가고 전신에 기운이 살아난다. 오래 전 일이다. 도로 교통공단 충북지부에서 여성운전자를 위한 교육이 있었다. 자동차에 관한 부품이나 위급 시에 대처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꼭 필요한 교육이라 생각하고 다음 회 차에 수강하려고 했는데 왠지 강좌가 없어졌다. 삼십오 년 전, 뒷좌석 창에 남편이 그려준 노랑병아리가 걸음마를 하는 그림을 붙이고 초보 운전자임을 알리고 다녔다. 그 표식을 떼고, 차를 몇 번 바꾸면서까지 아직도 잘하지 못하는 운전 실력이다. 자동차의 기능이나 부속품의 이름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돌발 상황에서 아무런 응급조치를 할 수 없는 초보 신세. 그래서 좁은 길을 가다 되돌아 나오지 못했거나 겨울철 빙판 위를 가야할 때, 또는 갑자기 차에 문
최근 우리 일상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스마트폰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는 인터넷 화면에는 전일 코로나19 확진자 소식과 관련된 이야기로 도배돼 있다. 스마트폰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우리는 더욱 다양한 목소리와 마주한다. SNS를 비롯한 인터넷 공간이 발달했어도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신문고는 바로 집회시위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점차 확산되면서 각 지자체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에 따라 집회시위 등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부과했다. 당시에는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돼 집회시위 개최가 조심스러운 분위기였으나 5월 6일부터 일상생활과 방역을 병행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집회시위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다시 한번 전국적으로 확산될지 모르는 위기에 봉착했다. 클럽과 같은 유흥시설과 비교해 집회시위도 불특정 다수인원이 한 장소에 밀집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매우 취약할 수 있다. 경찰은 집회 주최 측에 마스크 착용과 참가자간의 일정 간격
[충북일보] 그린(Green)은 녹색, 초록색, 파란색 등을 의미한다.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자연보존이다. 뉴딜(New Deal)은 미국의 32대 대통령 F.D.루스벨트가 대공황(大恐慌) 극복을 위해 1933년 추진했던 정책이다. 녹색성장과 생태뉴딜 그린은 환경, 뉴딜은 성장이다. 두 개념은 양립되기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다. 환경은 기본적인 개발을 하지 않아야 보전될 수 있다. 뉴딜은 개발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책이다. 양립되기 어려운 두 개념이 절충점을 찾기 위해 최초로 제안된 정책은 2007년 프랑스에서 시행된 '생태 뉴딜'이다. 프랑스는 2007년 당시 2020년(올해)까지 4천억 유로를 투자해 5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09년 1월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효율화, 생물 다양성 보호 등 3대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포함한 환경 보호 법안을 입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지시한 '그린 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한다.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를 만들어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직지 김선중 충북시인협회 무심천 굽이쳐 흘러 강으로 바다로 가듯 처음 금속활자로 찍은 책 온 세계로 퍼져 나가 어둠을 사르는 빛이 되었네 흥덕사 백목련같은 한지 오침법으로 엮은 책 아이들 아름다운 직지를 노래 해 어머니 환한 얼굴로 바라 보네 꽃 잎 흩날리는 눈부신 봄날 다듬이돌 두드리는 아가씨 우리 님 저기 오시나 앞 뜰을 바라보네 피어나는 꽃같이 님의 손으로 만든 직지 겨레의 세계유산되었어요 아름다운 맑은 고을아 님과 함께 내일로 가네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서두르고 있다. 6월 초 국회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형 뉴딜 사업까지 포함하면 3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1차 (11조7천억 원), 2차(12조2천억 원), 3차를 합쳐 역대 최대일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8조9천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 같다. 3차 추경 편성도 1969년 이후 처음이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5일 청와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연다. 당·정·청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다. 코로나19 사태 속 중장기 재정정책 추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다. 이번 회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코로나19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 속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확장 재정을 펼치고 있어 회의 결과가 더 주목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초유의 위기 상황이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이미 23조9천억 원 규모의 1, 2차 추경을 편성했다. 3차 추경도 눈앞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영산홍 최종진 전 충주문인협회장 몰래 한 짝사랑에 낮달도 부끄러워 행여나 달뜬 마음 뉘라서 알랴마는… 기어코 떠나보내고 혼자 하는 속앓이
지난해 40대 북한 이탈여성이 자식과 함께 사망했다. 북한 이탈여성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북한 이탈여성의 남한 사회 적응정책은 형식적인 것보다 구체적인 사실 중심으로 이루어질 때 도움이 된다. 최근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남북하나재단, (재)성빈센트 드뽈자비의수녀회 유지재단이 북한이탈 임산부 돌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북한 이탈 임산부는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과 입국 초기 동반가족이 없거나 정착 지원에 대한 정책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고, 임신·출산·자녀 양육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에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이다. 경기도 여성비전센터도 2013년부터 북한 이탈여성의 성공적 정착과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상담치유센터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것은 북한 이탈여성만이 지니는 특수성을 구체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이다. 물론 북한 이탈주민은 누구나가 복합적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어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다. 북한 사회에서부터 익숙해 온 정체성도 있고, 남한 사회에서 새롭게 갖게 된 정체성 복합되어 있는데다 또 남한 사회가 이들에 대해 갖고 있는 정체성 속에 살고 있다. 또 그들은 북한식 사회주의적 가치관
랍비 아키바가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귀와 개가 그와 옆을 동행하고 있었고 그는 작은 램프를 들고 있었습니다. 한적한 어느 마을을 지나다 날이 저물자 그는 마을 입구에 있는 헛간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잠을 자기에는 아직 이른 시각이라 그는 램프를 켜고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등불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는 수 없이 잠을 자기로 했습니다. 그가 잠자는 사이에 여우가 와서 그의 개를 잡아먹어 버렸습니다. 또한 사자가 와서 그의 나귀를 잡아먹어 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키바는 개와 나귀를 모두 맹수들에게 빼앗긴 채 램프만 가지고 다시 여행길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한참을 가다 어느 마을에 이르니 사람들이 한 명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지난밤에 도둑떼가 마을을 급습해 집들을 파괴하고 재산을 강탈해 가면서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지난밤에 자신에게 닥쳤던 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일 램프가 바람에 의해 꺼지지 않았더라면 도둑떼에게 발견되어 죽었을 것입니다. 만일 개가 여우에게 잡혀 죽지 않았다면 개가 짖어대어, 나귀가 사자에게 잡혀 죽지 않았다면 나귀가 소란을 피워 그는 죽
[충북일보] 미래통합당과 관련한 말들이 쏟아진다. 한 외부 인사는 "뇌가 없다"는 소리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당 내부에선 자성의 소리가 없다. 길 잃은 보수정당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잃어버린 뇌' 되찾아야 할 때 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의 활동이 눈에 띈다.·최근 들어 벌이는 행보가 사뭇 비장하다.·진중권 전 교수까지 불러 쓴 소리를 들었다. 미래한국당과 합당 논의도 벌이고 있다. 물론 구체적 합당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보수 재건 대응책과 다짐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 마케팅도 부산하다. 그런데 본질적인 진짜 지도부 구성 의지가 없다. 한번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지도체제를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 그게 훨씬 낫다. 30~40대 수도권 출마자들이 나섰다. '젊은 미래당'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길 잃은 보수 정치를 되살리는 길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반성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 살 수 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초선 중심의 신진 그룹으로 지도부를 구성해보는건 신선한 대안이다. 신진 그룹이 중심이 돼 당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잊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특히 사창동 행정복지센터에 첫발을 내딛던 석 달 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여러 기관에서 공직생활을 이미 경험했음에도 첫 출근은 묘한 긴장과 낯섦, 꼭 그만큼의 설렘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구청 강당에서 긴 대기시간 끝에 임용장을 받았다. 넙죽 엎드려 무릎 꿇고 받아도 응당 감사할 처지였으나 인파에 묻혀 무덤덤했다. 어쩌다 얻어 탄 차 안에 이르러 '어쨌거나'와 '어쩌다가'가 어지럽게 어긋났다. 업무를 시작하면서 국가공무원과는 여러 면에서 달라 적잖이 당황했다. 거의 모든 전산 시스템은 처음 접하는 것이었고 업무방식 또한 세부적으로는 많이 달랐다. 민원인들의 요구는 실로 다양했다. 업무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사연을 털어놓으며 호소하시는 이에서부터 전문지식으로 무장해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헷갈리게 하는 이까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석 달여가 지난 지금은 지방공무원으로서 정체성을 조금씩이나마 찾아가는 듯해 다행이라 여기며 하루하루 행정복지센터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각종 신청에 따른 업무처리 방식을 익혀가는 일은 만만치 않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 가능한 서류는 어림잡아 수 십 가지가 넘는다. 행정복지센터로 발령받고…
立春 무렵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그리운 님 오실 듯이 부끄러운 설산(雪山)에는 지난 가을 뻐꾹새가 둥지를 떠난 후에 눈보라 뼈 속 저리는 홍살문을 세웠다 산수유 절기 틀어 산월(産月)을 맞는 아침 지심(地心) 깊숙한 곳 혼백을 불러모아 하늘과 땅의 합창 소리 봄을 여는 초혼(草魂)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