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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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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 콘솔박스에는 올드 팝송 음원 몇 장이 있다. keep on running을 비롯하여 특유의 엉덩이춤으로 우리를 웃겨 주었던, 지금은 작고한 코미디언의 트레이드마크 suzie Q등. 하루의 시작, 빠르고 경쾌한 음악을 장착하고 잠자던 신체리듬을 깨워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소리를 조금 높여도 창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안도감으로 리듬에 맞춰 동작을 하다보면, 어느 사이에 가라앉았던 기분은 날아가고 전신에 기운이 살아난다.

오래 전 일이다. 도로 교통공단 충북지부에서 여성운전자를 위한 교육이 있었다. 자동차에 관한 부품이나 위급 시에 대처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꼭 필요한 교육이라 생각하고 다음 회 차에 수강하려고 했는데 왠지 강좌가 없어졌다. 삼십오 년 전, 뒷좌석 창에 남편이 그려준 노랑병아리가 걸음마를 하는 그림을 붙이고 초보 운전자임을 알리고 다녔다. 그 표식을 떼고, 차를 몇 번 바꾸면서까지 아직도 잘하지 못하는 운전 실력이다. 자동차의 기능이나 부속품의 이름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돌발 상황에서 아무런 응급조치를 할 수 없는 초보 신세. 그래서 좁은 길을 가다 되돌아 나오지 못했거나 겨울철 빙판 위를 가야할 때, 또는 갑자기 차에 문제가 생기면 커다란 무기를 갖고 다닌다는 두려움이 있기도 하다. 차량 소지자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설명이라도 들어야겠다고 몇 번 벼르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폭설이 내린 어느 겨울날 아침, 일찍 출근하려고 했는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때의 난감함이란...

결국 서비스 기사가 오고 점프스타트를 하여 위기를 모면 했다. 운전자 교육의 절박함이 느껴지고 느껴지던 순간 이었다.

때로 사람에게도 자동차의 배터리가 방전되듯이 느슨해진 얼레의 처진 실처럼 될 적이 있다. 일상의 방향키를 놓아버리고 무기력함에 빠져 들면 점프스타트를 하듯이 누구인가 '반짝' 새 기운을 넣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럴 때, 나는 스스로 발열을 위해 발바닥의 용천혈을 누르거나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며 또는 몸의 열기를 얻기 위하여 대중목욕탕을 찾기도 한다. 온탕에서 물에 푹 전신을 담그고 있으면 꽉 조였던 머릿속과 온몸으로 따듯한 열기가 전해온다. 체온에 따라 면역력이 증감한다더니 한결 정신은 맑아지고 몸은 개운 해 진다. '아드레날린'이란 호르몬의 작용이어서 일까. 척추동물에게 분비되는 염기성 물질이라는 이 호르몬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혈당량을 증가 시킨다고 한다. 열기를 받아 공중으로 떠오르는 풍등처럼 삶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진다. 마치 인체를 발열시킨 점프스타트처럼.

정보의 바다. 넓게는 세계 가깝게는 이웃, 아침마다 새로운 뉴스 속에 사회 여러 분야에서 선행을 하였거나 남다른 노력의 결실로 칭찬과 포상을 받는 이들이 환한 얼굴로 웃고 있다. 주목을 받거나 누군가를 응원 해주고 보아주는 이가 있다는 거는 사람을 키우는 밑불이다. 박수소리에 당겨진 불꽃은 넓은 세상을 향하여 더 높이 떠오른다.

혹, 바라보아 주는 이가 없어도 스스로의 행동이 잘했다고 느껴질 때 마음 깊은 곳에서 뿌듯함이 올라오는 것 또한 발열의 기운이 아닐까. 타인의 불씨가 될 수 있고 불씨가 불꽃이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무릇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자기발열을 잘했다는 거다. 예전에 지인의 사진전에서 보았던 기억에 남는 사진이 하나 있다. 90세이신 할머니가 수영을 배우는 모습이었다. 물 위에 뜨기 위하여 두발에 힘을 모아 번갈아 물을 차내는 발끝에서 나는 또 다른 점프 스타트를 보았다. 그리고 그 발끝은 나에게 물었다. '저물녘 강가에서 노을을 보았느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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