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바닥에 앉는 것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의자에 앉는 게 바닥보다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신을 벗고 들어가 고개를 숙이고 몸을 구부려야 앉게 되는 과정에서, 허리와 등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니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어서다. 이젠 집에서도 만남의 장소에서도 필수적 도구가 되었으니 의자는 내게 신체적 한계에 따른 불편을 해소해 주는 고마운 사물 중 하나가 되었다. 의자는 인간에게 숙명적 사물이자 피할 수 없는 필연적 도구라 할 수 있다. 타당한 과학적 이유가 있다. 의자는 포유류 중 유일하게 네발 동물에서 분리되는 방향으로 진화함으로써 반쯤은 '선'채, 허공에 엉덩이를 걸쳐 앉는 인간만의 특성을 직접 반영한 도구이다. 따라서 의자의 본질은 땅으로부터 수직 방향으로 허리를 세우고 있는 인간 신체구조 자체에서 나온 순수 자연주의적 발상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그것은 인간이 무언가를 만들어서 문명의 외향을 갖추는 최초의 기제였을 것이다. 자연주의적 발상에 의한 사물인 만큼 의자는 인간과 함께 있어 왔다. 물론 실용적 목적보다 존엄과 위엄의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일부 남아있다지만 수천 년 오랜 역사를 지
우려했던 대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 사이에서 집단감염사태가 발생했다.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고 당국에서 제대로 홍보, 교육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백신을 접종하자마자 면역이 생긴 줄로 착각하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백신을 접종하고 면역이 생기기까지 통상 2주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그때까지는 백신을 접종 안한 것과 똑같다. 그러니 백신을 접종할 때 해당 사항에 대하여 충분히 주지시키고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개인방역을 철저히 유지하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또 우려했던 대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었다고 한다. 과연 기존의 백신 접종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력을 가질지 의문이었는데 해외에서 기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도 변이 바이러스에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가 접종하고 있는 백신도 변이 바이러스에는 소용이 없을 수 있다. 비록 국내 감염자 중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극소수이지만 이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작년에 전 세계가 목도하였듯 한명의 감염자가 수천만명으로 불어나는 데에 몇 개월도 걸리지 않는다. 일부 언론에서 알려진 것처럼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더 강력하다면
법제처가 있는 세종시의 식당에서는 시민들이 결제할 때 흔히 내미는 카드가 있다. 바로 세종시 지역화폐인 여민전인데, 세종지역 상점에서 사용한 금액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어 많은 세종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세종시뿐만 아니다. 청주시의 청주페이, 괴산군의 괴산사랑카드, 보은군의 결초보은상품권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자의 개성을 담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재난지원금, 출산장려금 등의 재정적 지원도 지역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이렇게 다양한 지역별 정책이 활발해지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중심의 지방자치 구현을 위하여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앞으로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은 하위 법령에서 그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제한하거나 직접 규정할 수 없다.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한 사항에 관하여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정해야 하며, 국가는 이를 존중할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올해 이 규정의 명문화가 주는 의미는 더욱 크다. 지방일괄이양법의 제정·시행으로 지난 1월 1일 개발부담금의 부과
[충북일보]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한다. 고인은 지난 27일 밤 90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대한민국 두 번째 추기경의 삶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삶이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란 사목 표어가 그간의 삶을 웅변한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았다. 2018년엔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다. 앞서 2006년엔 '사후 각막기증' 등 장기기증도 약속했다. 지난달엔 남은 재산 모두 필요한 곳에 기부했다. 고인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공학도를 꿈꾸다 한국전쟁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었다. 그 후 삶의 방향을 틀었다. 사제의 길을 가기로 작심했다. 모든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길을 걷기로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 신학교를 가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나이 제한에 걸려 신학교를 지원할 수가 없게 될 처지였다. 그래서 다니던 서울대를 포기하고 신학교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지는 않았다. 당시 신학교는 외아들을 받아주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
시냇물 소리 지연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어머니 제상을 물린 언니가 주섬주섬 봉지를 만든다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복제한 손끝으로 나물이며 부침개 호박 고구마 골고루 챙기더니 큼지막한 조기찜 한 마리 조심스럽게 담는다 주고 주고도 더 주고픈 저 가슴 속엔 종달새의 노래 부르는 맑은 시냇물이 흐른다 마음을 준다는 건 무엇일까 가슴을 열어 손 데일 듯 뜨거운 입김 하나씩 건네주는 일 가을 밭 땅속 깊이 영근 감자알처럼 주렁주렁 열려있다 이른 아침 풀숲 잎새 위에 맺힌 이슬 같은 사랑 건네는 거룩한 침묵 앞에 나는 또 한방울의 눈물이다
사진이 도착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짙푸른 초록의 밀밭이다. 멀리 안개 속으로 희미한 마을이 보인다. 한참을 넋을 잃고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오렌지를 반으로 잘라 직접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장면의 사진도 있다. 히잡과 또삐(남자들이 쓰는 모자)를 쓴 어린 가족들도 즐겨 마신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여러 장의 사진을 더 보내왔다. 남아시아 파키스탄 사르코다에서 제자가 보내 온 사진이다. 그 사진 속에는 파키스탄의 생활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은 국민의 97% 이상이 무슬림이다. 한국에서 5년 정도 일을 한 제자는 사업을 계획하고 올 2월에 고향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그는 한국어가 비교적 유창하고 성실하여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일했고 인기도 많았다. 하루 5차례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이었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을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 그의 능력을 인정해주며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허용해 줬다는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로 불편한 점이 없진 않았겠지만 지혜롭게 생활하면서 적응했다. 그가 파키스탄으로 돌아가기 전, 커피숍에서 만났다. 파키스탄에서는 주로 짜이를 자주 마시는데 그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도 늘 짜이를 직접
"엄마 아빠 우리 집에 화재경보기 사주세요" 고단했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유치원에 다니던 막내딸이 나를 반기며 말을 걸어왔다. 늘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고 떼만 쓰던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웠다며 자랑스럽게 한 말에 나도 모르게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펼치며 이제 겨우 숫자를 알아가던 아이가 화재경보기를 알고 있단 대견함과,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같은 기능이 있는 소방시설이 이미 있는데 과연 사야 될까? 나의 고민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고민의 해결책은 우리 집이 아닌 딸에게 선물로 주는 것 이였다. 아직은 어린 나이기에 주택용 화재경보기의 자세한 설명 대신 "우리 집에 불이 났을 때 빨리 도망가라고 알려주는 거야"라고 얘기해 주었다. 점검 버튼을 눌러 화재 경보음이 나올 때 마다 "불이야! 불이야! 불나면 도망가야지"라고 외치며 온 방안을 뛰어 다녔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비록 지금 어린 딸에게는 마치 장난감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가 커서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분명 커다란 경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럼 지금부터 어린 딸에게는
본격적인 봄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아침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힘겨루기를 하듯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향긋한 봄 내음과 알록달록 빛깔을 뽐내는 꽃은 이제 봄의 한 가운데 있음을 알린다. 봄을 시점으로 한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우리의 삶은 사계절과 농사일을 닮았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유년기는 봄. 청춘은 여름. 가정을 이뤄나가는 시기는 가을. 노년기는 겨울과 유사하다. 학문에 임하거나 직장에서의 한 해는 논갈이, 모내기, 벼 베기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수확의 기쁨을 만들어가는 농사의 과정과도 비슷하다. 그 해 농사의 성패는 봄철 영농준비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밭을 잘 갈아놓지 않으면 그 해 수확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부지런히 땀방울을 쏟고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면 풍작을 거둘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인생의 농사를 지어갈 때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때와 기본이다. 이에 더해 세태를 읽을 수 있는 눈도 필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모내기를 해도 수확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농가에서 봄이 되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밭갈이에 정성을 들이듯 우리 인생도 한 해를 잘 보내려면 때를 맞춰 기본을…
시인 이원은 전자사막을 떠도는 고독한 유목민사유를 가지고 '야후!의 강물'에 무려 '천 개'나 되는 '달'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띄웠다. 달을 이미지화 하여 千江에서 하나인 자신을 들여다봤던 것이다. 꺼짐인 0과 켜지는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는 하나인 달이 千江에 뜨는 것이 아니라 천개의 달이 웹 브라우저인 야후강에 뜨게 하고 있다. 컴퓨터 키보드 조작과 클릭만으로 나에 대한 이미지를 "천 개" 쯤은 간단히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몸 속에 웹 브라우저를 내장하게 되었어. 야금야금 제 속을 파먹어 들어가는 달. 신이 몸 속에 살게 되었어. 신은 이제 몸 속에서 키울 수 있는 존재야. 몸 속에는 사철나무. 산. 목이 잘린 불상. 금칠이 벗겨진 십자가. 당신이 보낸 천년에 한 번 우는 새. 당신이 내게 올 때 걸었던 최초의 오른발과 왼발. 기어이 제 살을 다 파먹은 달. 그물로 된 달. 그물에 걸린 신들의 꼼지락거리는 손가락들과 발가락들을 생각해봐. (……) 사막을 건너 아버지가 찾아와. 내 몸이 신전이니 죽은 아버지가 새벽마다 기도해. 몸 속은 무덤이 아니야. 방금 네가 날 검색했잖니? 서른 닢의 은전도 받지 않고. 새벽은 아직 멀었는데. 쉬지 않고
[충북일보] 충북이 뜬금없는 역사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오는 6월 10일부터 시행되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시발점이다. 지원 대상인 6개 역사문화권에서 충북을 중심으로 한 중원역사문화권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중원역사문화권을 이번 특별법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충북도와 충북문화재연구원은 오는 30일 충주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중원역사문화권의 위상정립과 미래비전 설정' 학술대회를 연다. 충북과 강원, 경북, 경기로 이어지는 중원역사문화권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서다. 중원역사문화권과 관련된 많은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원역사문화권 설정의 당위성과 성격, 의미 등에 대한 주제 발표도 있다. 고고 자료를 통한 조사와 연구현황, 활용방안 등의 분야별 전문가 토론도 이어진다. 중원역사문화권은 충북을 중심으로 고구려·백제·신라 시대 유적·유물이 분포된 지역이다. 특별법안에 담긴 역사문화권은 당초 7개(중원,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영산강, 강화)로 구분됐다.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6개(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구역으로 변경됐다. 이 법은 고구려, 백제, 신라
줄다리기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어느 틈에 들어왔을까 치우고 치워도 끊임없이 내려앉는 이름 모를 형체들 기고만장한 채 버젓이 행차한다 몸을 구부린 채 낚아채어 야멸차게 치우고 묻은 걸레도 사정없이 흐르는 물에 쓸어버렸다 해가 뜨고 세월 가도 걸러지지 않는 미련 떠날 엄두조차 잊고 또다시 주변으로 몰려든다 해가 지고 세월 가면 미운 정도 정일까 나를 잊고 너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는지도 모른다 아주 아주 오랜 시간 흘러도 사람 사람이 그리워 바람 길 찾아 또 내 주변으로 몰려든다.
오는 7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되는 자치경찰제를 놓고 많은 갈등과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사전적 의미로 지방분권 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유지·운영에 관한 책임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제도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알고 있는 자치경찰제 조직의 모습은 국가경찰과 자치단체에 근거를 둔 자치경찰의 이원화 형태일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 자치경찰의 조직이 이원화가 아닌 일원화로 경찰법(약칭)이 개정이 되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경찰법의 개정안에는 자치경찰의 신분은 국가경찰이면서 사무는 지방자치단체 경찰위원회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서로의 입장이 다른 충북도와 충북경찰청이 갈등을 빚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충북도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의 조직·운영 등에 관한 조례' 제정과 관련한 두 기관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다. 제일 논란이 됐던 것은 조례 제2조제2항에 자치경찰사무의 업무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 경찰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경찰측의 주장과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충북도의 의견이 상충됐던 일이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오늘을 기록하며,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간다.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억의 기록은 곧 역사와 문화의 바탕이 된다. 과거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수많은 중사(重事)들은 단지 야사(野史)에 머무르거나 아예 잊힐 것이다. 이렇듯 기록은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을 상징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기억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기록이 왕실이나 양반 계층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들은 신분 등의 이유로 기록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기록을 생산·활용·보존할 수 있게 됐고, 어느덧 시민은 기록을 제일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계층으로 성장했다. 시정 기록은 공공기관이 무슨 일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으나 시의 다양한 변천과 관련된 전반적 기억까지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개개인 삶의 기록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시민의 기억과 기록까지 함께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공공 기록에서 민간 기록의 수집·보존으로 활동 반경을 점점 확장해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는 지난 2017년 '청주시 기록관' 개관을 통해 기록
평소 대통령들의 개인적 감정이 못내 궁금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이런 호기심이 다소 해소됐다. 외국의 경우이긴 하다. 미 의회 도서관 역사연구가인 제럴드 가월트(Gawalt)가 역대 대통령들이 자신의 부인에게 보냈던 편지를 모아 펴낸, '내 사랑 대통령'이라는 책에 의해서다. 이 책 속 " 당신을 만져야 겠소. 아니면 난 터져버릴 것이오."라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편지 내용이 있다. 이것을 읽을 땐 온몸이 간지럽다 못해 전신이 심히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반면 나 역시 여인이어서일까? 이런 남편을 둔 낸시 여사가 갑자기 부러웠다. 이 편지 내용에선 레이건 대통령의 아내를 향한 참사랑을 가히 짐작 할 수 있어서다. 어디 이뿐인가. 린든 존슨 대통령은 레이디 버드 영부인에게 "오늘 아침 나는 야망과 자신감, 정열에 가득 차 있고,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하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텍사스 주의 젊은 하원 의원이 된 직후 보낸 편지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결혼 닷새 전 자신의 신부에게, "나는 당신을 숭배한 나머지, 당신을 만지는 것이 거의 신성모독처럼 느껴집니다."라는 내용의 그야말로 닭살 돋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로보아 대통령도 사랑이란 감정 앞엔 한낱…
-기원전 20~19세기,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110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사신 요셉님 모셨습니다. 외국 노예 출신, 젊은 총리로서 이집트를 7년 기근에서 구하고 본인 부족을 살렸습니다. "평가해주어 고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유년시절은 어땠나요, 순탄하지만은 않았죠? "저의 집이 12남 1녀였는데 제가 아들로 11번째예요. 부친의 사랑이 제게 쏠리니 그걸 형들이 시샘했지요. 제가 철없이 굴기도 했고요. 힘들었어요." -청소년기에 형들에게 몹쓸 일을 당하셨지요? "그땐 형들도 욱해서 그랬을 거예요. 20여 년 동안 속이 까맣게 탔을 거예요. 제 고생은 말할 수 없었고요." -이집트에선 친위대장 집에 노예로 팔렸어요, 그땐 어땠나요? "한 순간에 물건이 됐지요. 제가 통제할 수 없으니 운명에 맡겼어요. 그래도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으니, 마음을 다잡았지요." -그 집에서 친위대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어요, 비결이 있었나요? "제 삶의 자세가 달랐겠지요. 신앙이 있었으니까요. 처음에는 기선제압, 텃세 그런 것 때문에 어려웠어요. 세월이 흘러 동료들이 인정하고 맡은 일의 결과가 좋아 눈에 띄었지요. 혼자 잘났느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바이오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북은 다른 때보다 더 K-바이오 선봉 역할을 내세우고 있다. 충북도가 그동안 진행해온 오송을 거점으로 한 '바이오클러스터 광역화' 전략이다. 곧 있을 K-바이오랩센트럴 공모사업에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조만간 K-바이오랩센트럴 조성사업 입지 선정을 위한 공모에 들어간다. 현재 계획된 바이오랩센트럴 조성사업 규모는 2천억 원이다. 세계적 바이오 창업지원 기관 모델인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을 한국형 모델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공모 발표가 나기 전부터 전국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기 위한 경쟁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 오송에는 바이오밸리,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대 국책기관이 입주해 있다. 바이오메디컬시설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바이오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 이런 인프라가 갖은 힘은 엄청나다. 우선 주변에 입주한 바이오기업과 연구기관들의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전 단계인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를 중점 지원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중엔 오송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 융합 연구병원 용역도 완료된다. 충북도는 용역이 끝나는대로…
꽃살문에 소식 전하다 박선애 전북시인협회 내밀한 사랑이 얼핏 자리 빌린 곳 변산 바람꽃 아래에는 듣는 귀들이 참 많습니다 휘휘친친 동여맨 부동의 자세로 어김없이 귀 하나 열어두고 검불 뒤척이다 제소리에 숨죽이는 사이 세상이 열렸다지요 나른한 날갯짓으로 팔랑거리며 일주문 지나 벼락 맞은 몸 내어주는 등걸에도 앉아보고 늘상 푸르기에도 지친 전나무가 뾰죽 입 내밀고 들썩이며 분주한 곳을 지나 눈여겨보지 않은 그늘을 만납니다. 쉬어가는 그곳 빛바랜 꽃살문에 내려앉아 -꽃이 피었답니다. 드는 바람에 속살거려도 바람에 얹혀오는 독경 소리 아, 먹먹한 봄입니다
우리집에는 아침마다 도깨비가 나타난다. 일어나 몸을 씻고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두드리고 귀를 당기고 눈을 가지껏 뜨고 턱을 당기며 입을 아래로 크게 벌리다 보면 콧구멍은 따라서 벌어진다. 영락없는 상당산성 공남문의 도깨비다. 팔순의 여배우 강부자씨가 알려준 주름 방지 팁이다. "백수 손톱은 염치도 모르나 왜 이렇게 빨리 자라는 거지?" "그건 당신이 아직 젊다는 증거예요." 하긴 백세시대에 육십 대면 한창이다. 어삼이(어쩌다 삼식이)도 아니고 늘삼이(늘상 삼식이) 처지가 되었다 하여, 어공들이 설치는 마당에 가마솥에 데친 봄나물처럼 풀이 죽어있을 필요는 없다. 뒷방 창밖에 여남은 그루의 벚꽃이 폭죽 터지듯 피었다. 최불암의 "파~"하는 웃음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돋는다. 나는 이 집이 좋다. 엎어지면 코 닿을 데 공공도서관이 있고 지척에 우암산, 상당산, 것대산, 고령산, 낙가산, 산성, 산림공원, 국립박물관, 동물원, 명암지가 있어 나서기만 하면 더없는 산책길이다. 아내가 새집에서 한번 살고 싶다고 청할 때마다 사택망처(徙宅忘妻:이사 가면서 아내를 데리고 가는 것을 잊다)를 핑계대며 미안한 웃음을 짓곤 했다. 5층 사이드 아파트인 우리집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변종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 노멀 시대의 여파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 것 같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아탑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사이버 공간에서 사제 간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의 비대면 학습이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많은 대학이 지난해부터 모든 행정력과 인력을 동원해서 온라인 학습을 위한 자체 플랫폼 개발과 이러닝 학습 환경 개선을 통해 최고의 비대면 교육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강의실 교육에 비해 온라인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은 이미 선진 외국에서도 또 다른 교육 방법의 하나로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는 새로운 교육 트렌드이다. 2015년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K-MOOC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MOOC 시스템이다. MOOC는 선진 외국에서 개발된 새로운 학습법으로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서 수강인원에 제한 없이(Mas
4월 20일, 카메라 앞에 선 유은혜 장관이 현재의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배경과 추진 방향이 담긴 원고를 읽어나갔다. 유 장관이 낭독한 문장들은 다수의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 뒷바라지에 바쁜 학부모라면 분명 바꾸어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일단 수긍을 하더라도, 변화되는 교육 향방에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연설 영상을 몇 번이나 뒤로 돌려보는 현직 교사도 왜 또 바꾸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IMF시절 6차 교육과정이 완전히 도입되었고 이제까지 여섯 번의 교육과정 변화를 겪었다. 5, 6년마다 바뀐 셈이다. 우리 동네 보도블럭보다 더 자주 갈았다. 보도블럭은 느닷없이 갈아치워지고 그냥 그대로 있어도 불편함이 없지만, 교육과정을 제때 바꾸지 않으면 한국 사회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유 장관의 목소리에도 깔려 있다. 5.16쿠데타 정부도 그랬다. 1954년 제1차 교육과정이 만들어진 이후 거의 10년 만에 2차 교육과정을 개정하면서, 60년 뒤 미래에도 미친 듯이 회자될 명언을 한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교육과정은 운영에 있어서도 단편적인 지식 주입에 편중한 나머지 인격의 도야에 소홀하였고, 학
지금 우리 사회는 일명 'LH발 국토농단'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며 그 화살은 고스란히 공직자들을 겨냥해 날아오고 있다. 이같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탐욕으로 얼룩진 부패의 일그러진 그림자는 도대체 어디로부터 기인하는 것인지 스스로 진단해 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에 '청렴'과 '탐욕'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얼핏 보기에 이 두 단어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이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것'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곧 청렴과 탐욕은 함께 할 수 없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탐욕스러움을 가지고 있다면 청렴함은 지닐 수 없다. 청렴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탐욕'이라는 존재를 마음에서 없애 버려야 한다. 적어도 현대 사회보다는 옛날 선조들은 의식주의 해결만으로도 만족과 행복함을 느끼며 자연이 주는 소박함과 순수함을 마음에 담아 생활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경쟁에 치이고 허덕이며 물질만능주의의 세월을 지나오며 사람들의 마음에는 아무리 채우고 또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탐욕의 '밑 빠진 독
[충북일보]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초안에 청주 도심 통과 노선이 빠졌다. 국토교통부는 배제 이유로 ①충청지역 철도 투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다 ②도심통과를 위해 우회한 철도사례가 없다 ③청주시 발전을 위해서라도 충북선 북청주역 중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④충북(청주)에서 도심철도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등을 꼽았다. 철도 이용자가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좀 더 구체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탁상공론(卓上空論)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첫 번째 이유부터 사실과 다르다. 충청지역 철도는 대부분 산업철도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 충청권은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교통인프라 역시 국토의 중심 역할을 한다. 도로뿐만 아니라 철도도 충청지역을 통과해야지만 남북으로, 동서로 이어질 수 있다. 동서남북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충청지역 철도건설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철도의 컨트롤 타워인 철도청(레츠코레일)이 대전에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TX고속철도도 마찬가지다. 경부·호남 환승 및 분기역이 청주 오송에 있는 이유도 국토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충청권만을 위
4월 26일은 충북 미래 100년을 이끌 성장 동력을 만들고 발전을 선도할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2013년 4월 26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을 출범한 지 8주년이 되는 날이다. 본인은 2000년 이전에 첨단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오창과학산업단지의 단지조성과 진입도로, 공업용수, 폐수종말처리시설 등을 국비로 확충하고, 제천 교리, 괴산, 수옥정, 단양 온달관광지 등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또한, 2008년 7월부터 24시간 운영공항, 신규 국제노선, B747화물기 취항, 북측진입도로 개설, 수도권 전철노선 연장, 항공복합산업단지 조성, 활주로 연장 등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하던 중 충북과 강원에 경제자유구역청이 신설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기뻤다. 충북의 발전동력과 동시에 본인에게 지방시설사무관 승진기회가 부여되었고, 감사하게도 하반기에 승진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개발지원팀장으로 오송 바이오폴리스 진입도로 설계용역, 청주 에어로폴리스 1지구 조성공사 착공, 에어로폴리스 2지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착수한 후 자리를 옮겨야 했다. 8년이 지난 현재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서 시행하는 오송 바이오밸리는
[충북일보] 과수 화상병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대규모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초기 방역의 견고함이 필요하다. 충북은 지난해 심각한 과수 화상병 피해를 입었다. 충주를 중심으로 인근 모든 과수원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생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충북의 손실보상은 1천2억 원, 727농가 422㏊에 해당한다. 과수 화상병은 해외에서 유입된 세균성 전염병이다. 사과 농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2015년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 발생했다. 그 후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발생 속도도 예전보다 빨라지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방역당국과 농민 간 긴밀한 협조가 불가피하다. 우선 제때 예찰과 방제가 필수다. 정부와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과수 농가들의 자가 예찰과 적극적인 신고가 선행돼야 한다. 충주시가 가장 적극적으로 선제적 방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신속한 공적방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과수 화상병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시행한 정밀예찰조사를 기준으로 했다. 음성군은 사과·배 개화 후 적기에 방제약제 살포를 당부하고 있다. 군은 지난달 8천600만 원을 들여 302개 농가 232㏊에 방제
[충북일보] 2022년 지방선거일은 6월1일이다. 1년 조금 더 남았다. 국민적 관심은 별로다. 하지만 차기 시·도 교육감 선거는 다르다. 선거제도 개선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유권자 관심 높이는 게 관건 현행 시·도교육감 선거는 직선제다. 도입 이후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연계 논의가 이어져 왔다. 물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한 논의도 많았다. 때론 심도 있게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충북에서도 차기 교육감선거는 큰 관심사다. 역대 어느 때보다 후보들도 많이 나올 것 같다. 보수진영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 치열한 것 같다. 출마설이 나오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눈에 띄는 후보만 3명이다. 모두 현행 선거제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3선을 노리는 김병우 현 교육감도 다르지 않다. 교육감 선거제도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잘 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문제의식엔 서로 별 차이가 없다. 인식 정도로만 보면 결론은 난거나 다름없다. 당연히 고쳐야 한다. 지금 근본적인 문제 해결 시도를 해야 한다. 더 늦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 의견의 공감대를 형성해 제도 개선에…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