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인 교실, 벌이 들어왔다.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창문을 연 다음 창밖으로 유인해 날려 보냈다. 이때다 싶어 "모든 생명은 소중한 거예요. 벌레라고 함부로 죽이면 안 돼요."라며 생명 존중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며칠 후 점심시간, 급식실로 들어가려는 벌레를 발견했다. 급식실 안으로 벌레가 들어갔을 때 일어날 일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고 재빨리 벌레를 발로 밟아 죽였다. 엄청난 혼란을 내가 막았다는 뿌듯함마저 느꼈다. 점심 시간이 끝난 후, 한 아이가 나에게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뭐 했는지 다 봤어요." 한다. 내 비밀을 알고 있으니 어서 실토하라는 표정이다. "급식실의 평화를 지켰지, 선생님이!" 하니 아이가 이상하다는 듯 다시 묻는다. "우리에게는 생명은 소중하니까 벌레라도 함부로 죽이면 안 된다고 말해 놓고는 선생님은 왜 벌레를 함부로 죽이세요?" 아차! 싶은 마음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그걸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만약 그렇다면 어른들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였을까. 생명은 소중하니 함부로 죽이지 말라고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명을 죽이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신뢰할
지독히 더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태양은 이글거리며 세상을 달구고 여기저기 산불을 질렀다. 종일 태양은 눈 동그랗게 뜨고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 이방인의 뫼르소가 태양 때문에 살인했다는 말이 이해되기도 하였다. 숨 막힐 것 같은 이 여름이 얼른 가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이 입추가 되고는 새벽 공기부터 달라졌다. 살만하다는 생각에 산책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무심천의 억새가 짙푸르다. 내 키를 훌쩍 넘게 자라서 하상도로를 지날 때면 깊은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화 한 통에 따라나서 주는 좋은 사람들과 가을 여행을 떠나고 싶다. 파도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모두 떠난 한적한 바닷가 모랫길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녹음 짙은 산골짜기 물에 손을 적셔보고 싶기도 하다. 가을이라는 멋진 단어는 이유도 없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한다. 칠월 팔월은 철썩철썩 팔딱팔딱 조금 거칠고 생동감이 있는 단어라면 구월은 발음부터가 부드럽다. 조용해지고 순해지는 가을의 입구이다. 중년의 계절이고 계절의 중년이다. 절박하고 애절하게 울어대던 매미의 음량이 많이 줄었다. 여름은 사라지면서 매미의 울음소리를 데리고 간다. 대신 화단 구석
소아 응급실에 근무하다 보면 경련을 했다고 방문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열이 있나요·' 이다. '네, 열이 39'C예요' 하는 말을 들으면 일단 '아아~ 열성 경련이겠구나' 하며 일단 안심하고 본다. 어쩌면 놀라서 달려온 보호자에 비해 의사의 반응이 심드렁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패혈증이나 뇌수막염, 뇌염, 헤르페스뇌염 같은 급성 감염증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아주 양호한 예후를 가지기 때문에 세심한 감별이 필요하겠지만 단순한 열과 동반된 10분 이내의 경련이라면 의사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열성 경련의 빈도는 전체 소아의 3~5%에 달한다. 소아에서 가장 흔한 발작질환인 열성 경련은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게 중추신경계통의 감염증이나 대사질환 없이 열과 동반되어 발생하는 경련 질환을 말한다. 환아 부모나 형제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신경학적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에게 단순열성경련을 보일 경우 뇌전증으로 이행할 확률은 약 1%로 매우 적다. '열이 나는지 몰랐는데 경련을 하고 나서 열을 재보니 39'C였어요', '집에서는 열이 없다가 병원에 오니 열이 40'C예요' 라고 하는 보호
[충북일보] 9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한바탕 예산전쟁을 치르게 됐다. 특히 충북 정치권은 더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내년 국가예산을 향한 갈증을 어느 때보다 크게 드러내고 있다. 어느 정도 계획대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충북도가 2022년 정부 예산안 7조 원 시대를 천명했다. 정부 예산안에는 강호축 구축의 핵심사업인 충북선 철도 고속화와 충청내륙화고속도로 조기 개통 등이 들어가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메가시티) 실현을 위한 SOC 예산이 대거 반영돼 있다. 충북도는 내년 정부 예산으로 7조4천346억 원을 확보했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확보한 정부 예산안 6조6천335억 원보다 12.1% 증가했다. 2021년 최종 확보액 6조8천202억 원과 비교해도 9.0% 증가했다. 분야별 확보액은 △복지·여성 2조1천241억 원(28.6%) △사회간접자본(SOC) 1조6천380억 원(22.0%) △산업·경제 1조4천453억 원(19.4%) △농업·산림 9천388억 원(12.6%) △환경 6천20억 원(8.1%) △소방·안전 2천161억 원(2.9%) △문화·관광 1천667억 원(2.3%)
여름의 틈새 박영대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총장 바람에 말아먹는 저녁참 중이다 하늘을 묻힌 구름이 생솔가지 먹성을 키운다 꼿꼿한 들판에 보란 듯이 땀 흘린 땡볕이 자고 나면 새로운 허물을 저만큼 불리고 있다 풀벌레 왕왕거리는 날개를 알겠다 출출하던 저녁 호박잎이 크게 벌린 허기 간장독 별빛 떠와 상추쌈 떠들고 오므려 노곤을 지낸 긴 오후의 빈속을 다독인다 그늘을 찾아 더위 틈으로 별자리 잇던 흔들다리 삼년 전 그때 틈으로 쇠기 전에 클 옥수수 무릎마디 끼워 넣고 상처까지 쉬 아무는 습습한 연습벌레들 지금은 엉성해도 덩굴처럼 한창 몸집 불릴 때 먹성도 엉성도 품어 키우는 초록의 치마폭 소식 그치고 참아가는 왕래도 몸에 베어가는 한 자리에서 작심만 키운 식물성 시간 때우기 덥네덥네 해도 먹을 건 다 찾아 멕이고 짧네짧네 해도 치마가 짧은 여름밤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래동화에 '우산 장사', '소금 장사'라는 이야기가 있다 날씨가 좋아도 걱정, 안 좋아도 걱정되는 전래동화 속의 그 어머니 마음같이 비가 너무 많이 와도 걱정, 너무 뜨겁거나, 추워도 늘 걱정되는 부서가 있다. 바로 충북도의 에너지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지원하고, 관리하는 신성장산업국 에너지과이다. 에너지과에서는 전력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매년 폭염이 시작되어 냉방부하가 급증하는 여름철과, 게릴라성 집중 호우 기간, 겨울한파가 지속돼 난방 부하가 급증하는 동절기에는 도내 시군과 한국전력공사 등 유관기관과 항시 비상연락 체계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특히 폭염과 한파는 전기사용의 급증으로 이어져 자칫 전력대란(대규모정전)이 이어질 수 있기에 기상특보(폭염, 한파, 폭우, 태풍)에 항상 민감할 수밖에 없고 이 시기에는 안전점검반, 상황대응반을 편성해 '월화수목금금금' 비상근무의 연속으로 전력수급의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충북의 장마는 1973년 관측이래 역대 3번째로 짧았다. 뒤이어 연일 이어지는 폭염속에 전력수요 급증으로 산업부에서는 7~8월 최대 피크시기의 예비력이 4GW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 놓았고 많은
어린 여자아이가 양손에 사과를 들고 있었다. 아이의 엄마가 "네게 사과 2개가 있으니 하나는 엄마 줄래?"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왼쪽에 든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엄마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오른쪽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엄마는 깜짝 놀랐다. 아이가 이렇게 욕심 많은 아이인지 미처 몰랐다. 그런데 아이는 잠시 뒤 왼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엄마, 이거 드세요. 이게 더 달아요." 이 아이는 진정으로 사랑이 많은 아이였던 것이다. 만약, 엄마가 양쪽 사과를 베어 무는 아이에게 곧바로 "이 못된 것, 너는 왜 이렇게 이기적이니?"라고 화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섣부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면, 아픔은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조금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 토마스, 기다려주는 사람 아들이 건강검진을 받은 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했다. 중학교 때 수술받았던 곳에 음영이 보이니 병원을 내방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한다는 내용이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응급실에서 발견한 뇌종양을 수술한 지 21년이나 되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이 그 마음만으로
-조선 중종 대를 산 탈속의 여인 황진이(黃眞伊), 모셨습니다. "기억하고 불러주시니 고맙습니다." -시대를 넘어 유명인이신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이 온통 빛나는 걸 보여 줄 수 없어 아쉽습니다. "진부한 말 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역시 강하시네요. 선생과 서화담, 박연폭포를 송도삼절이라 부른다죠? 그 유래를 아시나요? "그렇게 들었을 뿐, 유래 같은 건 생각 못했네요. 누구나 별 의심 없이 그렇게 불렀어요. 박연폭포야 늘 그곳에 있었으니, 유한한 건 화담선생과 난데 왜, 누가 부르기 시작했는지 나도 궁금하네요." -생몰연대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 "나도 잘 몰라요. 꽤 세월이 흘렀어요. 그 시절 함께 어울렸던 이들만 기억나요. 화담, 지족선사, 벽계수, 소세양, 이사종 같은 이들이지요. 뭐 생몰연대가중요한가? 그걸로 달라질 거 없어요." -시·서(詩書)와 춤 소리 미모로 유명한데 그 얘기 좀 해 주시죠. "내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타고 나는 거지요, 노력한 이들 많아요. 용모만해도 가꾼다고 되나요. 모든 게 행운이며 불운이고 복이며 저주지." -선생을 다룬 소설과 영화, 드라마가 많아 이 시대에 함께 사는 분 같
지인이 어느 날 모바일로 아름다움 가곡을 보내줬다.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명곡 '내 마음속에 울리는 노래 (In mir klingt ein Lied)'였다. 오스트리아 미모의 소프라노 가수 미루시아의 미성으로 부른 이 노래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이 곡을 저장했다가 가끔 들으며 때로는 친구, 지인들과 공유도 한다. 가사가 아름다워 가슴을 울린다. 나의 깊은 마음 / 그대에게 바치려 하는 / 이 내 마음을 받으소서 / 내 마음 속에 울려 퍼지는 노래가 있네 / 당신만을 위한 수줍은 사랑의 꿈이 / 피어나는 아주 작은 노래 / 이 노래를 그대에게 오직 그대에게 / 이것을 원하는 내 마음 / 행복한 꿈을 꿉니다 / 그대가 없어 슬프네요. 한동안 잊고 살았던 클래식을 접하게 된 것도 모바일 덕이다. 극장가기가 어렵고 연주회가 열리지 않아 관현악을 직접들은 것이 언제인가 가물가물하다. 또 TV에서 떠나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더 그렇다. 최근에는 우리 소리를 좋아하여 모바일로 명창들의 소리를 자주 듣는다. 마음먹은 대로 곡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먼 옛 날의 소리꾼 목소리도 듣는다. 과거에 듣지 못했던 유명한 명창들의 소리도 감상 할 수 있다.
[충북일보] 방역 최일선에서 일하는 간호 인력들이 파업을 선언했다. 사명감과 희생정신만으로는 더 버틸 수 없다는 게 이유다. 기존 방역의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범위한 일상 감염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30일 오후 민노총 보건의료노조 충북지부 조합원들이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간호사들은 "공공의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강조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공의료현장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가감 없이 전했다. 코로나19 관련 의료진의 극한 업무 강도는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일어날 때마다 의료진의 호소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추가 간호 인력이 파견되긴 했다. 하지만 숙련도가 떨어지는 임시직이 대부분이었다. 땜질식 처방이란 지적이 잇따른 이유는 여기 있다. 올 여름엔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휴가철이 시작되며 이동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하루 새 환자가 2천 명 넘게 쏟아져 나왔다. 의료진 업무 강도는 더 높아졌다. 결국 보건의료노조원들의 90%에 가까운 찬성률로 파업이 결정됐다. 노조는 K-방역의 성공을 위해 인력 증원이 필수
죽비가 걸려 있는 풍경 김남곤 전북시인협회 고문 금산사 아래 묵은 민속품상점 앞으로 생피를 흘리며 걸어 나온 죽비(竹篦)가 젖은 뼈를 바싹 태우고 있다 보아하니 절밥이 그립다는 말도 한마디 목 꺼지게 꺼내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매물(賣物)이 된 명줄을 탓하며 허심한 척 그러나 울상을 짓고 있다 제가 무엇으로 태어난 형상인지 비바람 눈서리 박힌 아픈 공이를 다시 집합시켜 세상 떠나온 대밭 그늘로 되돌아가고 싶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 언짢은 풍경과 오래 몇 년도 아닌 더 오래 골방에 들여 친하게 지내고 있는 중이다.
123년 전 1898년 9월 1일, 서울의 북촌(현 서울시 중구 삼각동 신한은행 백년관 위치)에서는 이소사(召史) 김소사(召史) 두 여성과 함께 이름 모를 300여 명의 양반여성들이 모여 뜨거운 함성과 외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을 발표한 여권통문의 날이다. 그 당시 '소사(召史)'란 나이든 기혼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그 때 간절했던 외침의 여권통문은 여성도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교육권과 직업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직업권, 문명개화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참정권이 주요 내용으로 담겨져 있다. 그 당시 여권통문은 선언에만 그치지 않고 국내 최초의 여성단체인 '찬양회'를 설립하고 지원금을 내서 최초의 민간사립 여학교인 '순성여학교'를 설립하면서 교육권을 실천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순성여학교(현 초등학교)가 한국여성들에 의해 최초로 설립됐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찬양회 조직을 주도한 여성들은 주로 북촌에 사는 양반층 부인이었으나 회원 자격은 그들이 설립하는 순성여학교를 후원하며 회비를 내는 모든 신분계층의 부인들에게 개방됐다 한다. 그 당시 우리들의 대선배였던 그들이 여성인권에 대한 선언문에서 토해낸 그…
음식물 쓰레기통 갓난아기의 소식, 잔소리한다고 친할머니를 살해한 손자의 이야기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뉴스가 쏟아지는 하루하루.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무엇이 문제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다 답답함을 풀어보려고 동네 한 바퀴를 걷는다. 가을을 재촉하는 듯 끊이지 않는 풀벌레 소리가 여유롭지 못한 마음을 달래준다. 어디에 숨어 있을까. 조용히 다가가 봐도 소리만 들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풀벌레 소리에도 마음은 고요해지는데 무엇이 이토록 가슴을 답답하게 할까. 여기저기서 보이는 거리두기란 단어가 언젠가부터 가슴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너무도 오랜 시간 인간의 자유로움을 통제하고 있다. 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해오던 행사들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이지 않는 아주 무서운 존재가 인간을 나약하게 한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그 속에서 변화하는 자연의 소리가 마음을 위로해준다. 에어컨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던 한 여름의 무더위도 어느새 서늘함에 이불을 덮어야만 잠이 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9월의 시작을 알리는 첫날은 비가 많이 내린단다. 그 비에 우리를 힘들게 하는 온갖 것들이 쓸려 내려갔으면…
올림픽이 끝나고 메달리스트들이 담담히 전하는 뒷이야기는 시상식 장면 못지않게 뭉클한 감동을 준다. 2018년 아시안 게임에서 심판의 오판으로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을 목에 건 채, 서럽게 울었던 유도선수가 3년 만에 돌아온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걸고 활짝 웃으며 후회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식당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함께 밥을 먹던 친구가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이제 우리가 금메달이래, 돌아온 금메달!" 그도 나도 아들만 둘을 키우고 있다. 꽤 오래전 유행하던 우스갯소리로 딸 둘을 낳은 엄마를 금메달이라 추켜 주던 시절이 있었다. 은메달은 아들과 딸을 골고루 둔 사람이고, 아들 둘을 낳은 엄마는 동메달도 아닌 목메달이라는 말들이 떠돌았었다. 뿌리 깊은 아들 선호사상에 설움 받던 어머니들의 한스럽던 푸념이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닌데. 딸을 둔 엄마들의 금메달이 돌고 돌아 아들만 둘을 둔 엄마들에게 다시 왔단다. 목메달리스트들이 금메달을 되찾은 원인은 다름 아닌, 손자의 육아에서 후 순위에 있기 때문이란다. 경제적인 이유로 맞벌이가 당연해지기고 육아에서는 아내의 할 일이 남편보다 더 많다. 쉽지 않은 육아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한국병원 앞을 지날 때마다 눈에 띄는 게 있다. 국회의원 정정순 사무실이란 간판이다. 천신만고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는 한국병원 건물을 압도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회계책임자의 고발로 구속된 후에는 한국병원의 위세에 눌려 판잣집처럼 초라해 보였다. 교통신호를 받고 서 있을 때마다 정정순을 사지로 몰고 있는 회계책임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충북도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정정순을 돕기 위해 2018년에 퇴직했다고 하니 부지사를 할 때부터 알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정순이 민주당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돌았으니까. 그만큼 주민에게 잘했지만 중앙 정계에 인맥이 약해서 민주당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적게 본 것이다. 이런 시기에 정정순을 돕기 위해 공직을 사퇴했다는 것은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각오였을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니 보상을 바라는 것도 당연했을 것이다. 그것도 피를 말리는 승부 끝에 당선됐으니 얼마나 고생했겠는가. 당연히 1등 공신 대우를 받을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멀쩡한 직장을 사직하고 나왔으니 그보다 좋은 자리를 욕심내는 것도 당
[충북일보]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보건의료노조가 다음 달 2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더는 못 버티겠다"며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조합원의 82%가 투표한 결과 찬성이 90%였다. 충북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소속 7개 지부 중 쟁의 조정을 신청한 4개 지부(청주의료원, 충주의료원, 적십자 충북혈액원, 혈장분획센터)가 파업에 참여한다. 이들 4개 지부에 속한 조합원은 800여 명이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다수 조합원이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환자 병동을 제외한 코로나19 치료 병동 종사자들도 파업에 참여한다. 이럴 경우 코로나19 환자 치료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참여하는 청주와 충주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환자 162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핵심요구사항은 감염병 전문병원 조속한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과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의 시설·장비·인력 인프라 구축과 공익적 적자 해소,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 등이다. 정부와 보건의료노조는 추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구름의 속삭임 김기남 충북대 명예교수 충북시인협회 점심을 맛있게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 두둥실 떠 있는 뭉게구름 갑자기 보고 싶어지는 딸과 외손자 그런데 어떻게 하지?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 갈 수가 없네 그 때 손짓하며 부르는 뭉게구름의 속삭임 "저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가세요" 그렇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구름아 고마워! 구름도 나를 보고 방긋 웃었다
비가 많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물이 잘 빠지게 해주는 빗물받이의 막힘 문제다. 실제로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린 날, 근무하는 행정복지센터에 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있어서 불편하다는 민원이 접수된 적이 있다. 담당자는 장대비를 맞으며 빗물받이 점검에 나섰고 비가 그친 후 담배꽁초나 쓰레기로 가득 차서 막혀있는 빗물받이 청소를 진행했다. 지난 정책위원회 연구발표회에서 한 환경공학부 교수가 발표한 '담배꽁초가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서울시에 설치된 58만 개가량 빗물받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폐기물 가운데 70%는 담배꽁초라는 것이다. 또한 국립재난안전 연구원 관계자는 "토사나 나뭇가지와 달리 꽁초나 비닐 등 인공 쓰레기는 빗물 배수를 현저하게 방해한다"라고 지적했다. 빗물받이는 물이 흐르면 이렇게 하수도로 연결되는 관이 있어서 물이 빠져나가야만 한다. 그런데 많은 빗물받이들을 보면 낙엽, 담배꽁초, 쓰레기, 흙더미들이 모두 뭉쳐서 하수도로 빠져나가는 구멍 자체가 꽉 막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집중호우나 장마철에 빗물이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제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배수가 되지 않으면 길거리가 물바다가…
[충북일보] 인간관계는 상대적이다.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접할 수 있다. 진심으로 대해야 고마워한다. 그렇게 행한 공덕은 차곡차곡 쌓여 복이 된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평화롭다. *** 진천군민의 선택은 감동이다 진천군민들의 마음이 참 아름답다. 아프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낯선 이들을 들여 온정을 베풀고 있다. 일반국민들은 국격을 높인 군민들에게 보답하고 있다. 농특산물 구매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진천에 들어온 아프간인들은 현지에서 한국을 도운 조력자들이다. 2001년 이후 아프간 한국 대사관·병원·직업훈련원 등에서 일했다. 대부분 통역사·의사·간호사·기술자들이다. 나머지는 신생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이다. 한민국 정부는 아프간에 두 차례 군대를 파견했다. 동의부대(2002년)와 다산부대(2003년)를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급파했다. 2010~2014년엔 지방재건팀(PRT)을 보냈다.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숱한 위험이 있었다. 심지어 국군 한 명이 테러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프간인들이 도와줬다. 이들이 없었다면 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했을 게다. 이제 결초보은의 시간이다.…
칠팔월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더위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저마다 숨가쁜 여름을 보냈다. 잊을만하면 아기들에 관한 슬픈 소식 또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고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하곤 했다. 근래에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생아 소식까지 있어 너무도 엽기적이고 끔찍한 일들이 평범한 일상들을 헤집어 놓곤 한다. 오늘도 20개월 된 아기가 폭력으로 사망을 했던 사건과 그 중심에 선 양부에 대한 뉴스가 또다시 공분을 사고 있다. 유난히 어린 아기들에 관한 사건과 사고 관련 뉴스가 끊이질 않아 많은 사람들을 더 우울감에 빠뜨리고 삶의 의욕도 저하시키고 있다. 그나마 무더운 여름, 잠시라도 숨통이 트일 수 있었던 것을 애써 찾아보니 도쿄올림픽이다.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이어진 도쿄올림픽과 지금 진행되고 있는 도쿄 패럴림픽이다. 도쿄 패럴림픽은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메달 소식도 메달 소식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들이 우리들에게 즐겁고 행복하고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반갑고 기쁜 소식들이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패럴림픽에서 전해지는 선수들의 뭉클한 이야기들이 갈
소크라테스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을 때의 일입니다. 놀란 제자들이 찾아와 통곡하며 말했습니다. "스승님, 이게 웬일입니까? 아무런 죄도 짓지 않으셨는데 이렇게 감옥에 갇히시다니요. 이런 원통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소크라테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제자들을 달랬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내가 꼭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와야 속이 시원하겠느냐?" 또 이런 일화도 전해집니다. 하루는 소크라테스의 친구가 찾아와 다급하게 소리쳤습니다. "여보게, 소크라테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방금 내가 밖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나? 아마 자네도 들으면 깜짝 놀랄 거야. 그게 말일세…." 이때 소크라테스가 친구의 말을 막으며 말했습니다. "잠깐 기다리게. 자네가 지금 전하려는 그 소식을 체로 세 번 걸렀는가?" "체로 세 번 걸렀냐고? 대체 무슨 체를 말하는 건가?" "첫 번째 체는 진실이네. 자네가 지금 전하려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아니, 뭐. 난 그냥 거리에서 주워들었네." "그럼, 두 번째 체로 걸러야겠군. 자네가 전하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선의에서 나온 말인가?" 친구는 우물쭈물하며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국회의원의 당선 무효형이 확정됐다. 본인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의원직을 잃을 처지다.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은 회계책임자가 최종적으로 항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선거법 상 국회의원 당선자의 회계 책임자가 벌금 3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그 후보자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 정 의원은 헌법소원과 함께 당선무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 시간벌기용일 뿐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 결국 청주 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가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에 맞춰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재선거는 선거의 목적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치러진다. 해당 선거구에서 다시 당선자를 뽑는 선거다. 해당 선거구의 후보자나 당선자가 없을 때 치른다. 선거의 전부 무효 판결이나 결정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선자가 임기개시 전 사퇴 혹은 사망했을 때도 시행된다. 정 의원의 경우 선거 전부 무효 등의 사유에 해당된다. 국회의원 임기가 개시되기 전 사유로 다시 치르는 선거다. 애초의 선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임기 개시 후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치르는 보궐선거와는 좀 다르다. 물론 공석을 메운다는 점에선 똑 같다. 예
무궁화꽃 송학 박찬승 충북시인협회이사 대문 앞 중심자리 마당 안 화단의 한가운데는 설자리 아니라고 겸손히 빗켜나 두엄자리 모퉁이나 행랑채 울타리를 지키는 천덕꾸러기로 버텨온 세월 반만년 그래도 설움받던 민족의 아품을 같이 울고 조국 위해 붉은 피 쏱던 그 산하에 자리 지켜 면면히 자랑스러웠던 긴 날을 함께해 와 흰 명주 저고리 고름 야무지게 매무시 한 모습 닮은 흰꽃으로 피고 발그레 한 속이 비칠 듯이 엷붉은 꽃으로도 피어나 뭇꽃들의 시샘을 받아온 우리 꽃 꼭 그 모습이 시집 갈 날 받아 놓은 새 색시가 그 날짜을 기다려 헤아리다 들킨 홍조된 두볼 같이 핀 무궁화 무리가 가을 하늘 밑 마실 나온 고추잠자리 날개짓 아래 곱다
요즘 흔히 거론되는 화두 중에 '4차산업혁명'이란 말이 있다. 이는 쏟아지는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공간에 크게 제한받지 않아 경계가 허물어진 기술적 융합의 시대를 의미한다.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는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급속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우리 충북농업은 이 시대에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지난 2019년 우리 충북은 제천시의 약용작물과 연계한 바이오산업과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첨단시설농업을 융합시킬 목적으로 '바이오첨단농업복합단지'를 구상했다. 그 꿈을 담아 만들어진 예비계획서는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그리고 국회 설득의 열쇠가 되어 대규모 국가예산 확보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는 국가 주도 스마트팜 혁신밸리(전국 4개소)와는 차별되는 충북만의 한방(약용작물) 기반 바이오 특성화 첨단농업단지로서 총 472억 원(국비 266, 도비 98, 시비 108)이 투자된다. 총 17.5㏊의 부지 위에 기능성작물·복합수경·다단형의 3개 테마 재배단지 등 3.15㏊와 청년농업인 대상 임대형 스마트온실 2.2㏊를 건설하는 충북농정 사상 최대의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사업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기 위해 주민의견 청취, 전문가
운동량이 부족해질 때는 몸에 굴곡이 없어진다. 어느 날 갑자기 군살이 붙고 어깨까지 비대해질 때가 있다. 모처럼 작년에 사 두었던 여름옷을 꺼냈다. 1년 새 작아져서 입기가 불편하다. 처음 입을 때는 멀쩡하게 잘 맞았던 옷이었는데 걱정이다. 옷맵시는 물론이고 일단은 건강에 무리가 온다. 친구도 체중이 자꾸 늘어난다고 걱정이다. 애당초 호리호리했던 사람인데 수술을 받으면서 믿기지 않을 만치 몸이 불었다. 허리선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고 배까지 나와서 보는 것도 불편할 지경이다. 그 위에 건강까지 악화된다니 비만을 병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손발이 차가워지는 건 물론 호흡이 가빠지면서 사흘돌이로 병원 출입이라니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굴곡이 없어지는 것은 건강의 적신호를 예고하는 것일까. 살집이 별로 없는데도 체중이 늘 때마다 걱정인 걸 보면 허구한 날 비만에 시달리는 친구는 얼마나 심란할지 상상이 간다. 살다 보면 굴곡이 있게 마련이고 얼마만한 축복인지를 느끼곤 한다. 굴곡이 없어지면서 적신호가 오듯 매일 매일 단조로운 일상에 문제가 생긴다. 좋은 일에 마가 낀다. 좋은 일이 생길 때 조심하라는 뜻도 있지만 물결이 치면서 정화되듯 어려움과 우여곡절 속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