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정치 1번지'에 깃발 꽂을 주인공 누구

충북 총선 공약 돋보기 - 청주 상당 선거구

2024.03.28 17:53:04

편집자주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선거구의 후보자들이 저마다의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가 공약이 실종된 거대정당들의 자리싸움에 불과하다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우린 이 대목에서 국회의원이란 직업은 우리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중앙 정치에 피력할 수 있는 일꾼이란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일례로 과거 일부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수많은 약속을 해놓고도 충북지역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비중을 두기보단 정파싸움에서 머릿 수를 채워주기에 급급한 거수기에 불과했다. 이 지점이 이번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이에따라 본보는 앞으로 4년간 충북도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세웠고, 그 공약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민의를 제대로 담은 것인지 이념성향과 관계없이 오로지 유권자의 입장에서 공약 점검을 했다. 청주 상당선거구에는 모두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무소속 우근헌 후보는 공개적인 공약 발표가 없어 3명의 후보에 대한 공약 검증을 진행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주시 상당구에 출마한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 법 개정으로 지역 부흥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는 법 개정에 무게를 뒀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상당구를 상당하게' 등 공약을 크게 2개 파트로 분류했다.

첫 번째 부분인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공약에선 △판·검사 등 국가 공무원과 변호사를 분리 선발하는 시스템 마련 △검찰청의 기소청 전환 △검사의 특활비 축소 △저출생 정책 수립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주로 사법시스템 개혁 방점을 찍었다.

대체로 현행 법을 개정해 잘못된 국가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공약 중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SK하이닉스 지원 등 미래 산업 육성이다.

청주 지역경제의 한 축인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공정(M15, M17) 증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약이다.

'상당구를 상당하게' 부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교육 등의 공약이 담겼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와 상업지역 공동주차구역 관리제를 도입하는 공약과 근로자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상조휴가법' 신설 등이 눈에 띈다.

또 △아동수당으로 월 20만원을 지급 △기업 대상 청년인력 유지지원금 혜택 부여 △다함께 돌봄센터 설치 △어르신 건강 주치의 제도 도입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 책무 강화 △먹거리 안전을 위한 수입 농수산물 관리 강화 △공공기관 전기차 충전 요금 50% 인하 △지역발전을 위한 여·야 초당적 협력과 상생정치 구역 등의 공약도 있다.

대체로 법을 개정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공약이 주를 이뤘다.

문제는 대부분의 공약이 두루뭉술하거나 상당구민들을 위한 공약이라기 보단 전 국민을 위한 공약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친환경적 도시개발을 통한 주민 휴식공간 확보 공약이나 버스공영제 강화 등은 이미 청주시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고, 도지사와 국회의원, 시장이 함께하는 지역발전협의체 구성도 이미 이같은 네트워크가 여러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어 필요성은 크게 없어 보인다.

실질적으로 상당구민들에게 직접 적용될 수 있는 공약은 권역별 활성화 방안이다.

중앙역사공원과 북문로 일대를 전통도심지구로 정하고 상당산성과 명암저수지 일원을 한데 묶어 가족놀이코스로 개발하겠다는 계획, 미원·낭성지구를 건강힐링 체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 가덕·남일·문의지구를 순환형 관광 코스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부족한 생활체육 인프라 구축이나 하수도정비 등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공약들도 주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어 보인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주시 상당구에 출마한 기호 2번 국민의힘 서승우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국민의힘 서승우 후보, 교통 혁신에 방점

이 후보가 법 개정에 무게를 뒀다면 국민의힘 서승우 후보는 상당선거구의 주요 공약으로 교통 혁신을 제시했다.

서 후보가 이번 선거에 △청주도심통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조기 착공 △충청권광역철도 2호선 추진 △상당복합터미널 조성 △AI스마트 교차로 조성 △스마트 주차빌딩 조성 등 교통관련 공약에 힘을 실었다.

가장 먼저 청주도심통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조기 착공 공약의 경우 현재 공사 시작 예상시점이 2029년으로 계획돼있고 완공이 2034년으로 설정됐는데 이 착공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서 후보의 약속이다.

착공시기를 앞당겨서 공사를 일찌감치 마쳐 상당구민들에게 보다 빨리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철도는 대전에서 세종을 거쳐 청주도심을 통과한 뒤 청주공항으로 이어지는데 상당역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서 후보는 충청권광역철도 2호선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앞서 말한 청주도심통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에 T자 형태로 또하나의 철도노선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노선은 신탄진에서 분평동, 금천동, 내덕동, 오창으로 이어진다.

총 길이는 24.4km에 달하고 사업비는 1조4천58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2호선을 통해 서 후보는 분평역, 용암역, 금천역, 내덕역, 율량 성모병원역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또 특기할 만한 점은 청원선거구에서 주창하던 공약을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점이다.

서 후보는 청주국제공항 인근 글로벌 항공물류 거점지구 조성 신경제생활권 조성, 민간전용활주로 신설 예타면제 등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밖에도 △청년디지털센터 구축 △상당복합형 교육발전특구 조성 △산림환경특구 조성 △행정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소상공인 지원 확대 △농촌재구조화 특화지구 조성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지역구 이동 때문에 서 후보가 공약을 준비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짧았다는 데 있다.

애견공원 공간 조성이나 무심천 수변구역 수변 미디어콘텐츠, 무심천~상당산성 로드길 조성 등 이미 청주시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남일면 도시가스 확대보급이나 문의면 위락숙박단지 조성, 미원면 도농복합센터 조성 등의 면단위 지역의 공약까지 챙긴 점에서는 가점을 얻을 수 있어 보인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주시 상당구에 출마한 기호 5번 녹색정의당 송상호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 '짧고 굵게' 녹색정의당 송상호 후보, 3대 공약에 힘 줘

녹색정의당 송상호 후보는 3가지 공약에 힘을 줬다.

송 후보는 △오송참사책임자 처벌 △시·군·구 공공통합돌봄센터 설립 △공군사관학교 비행장 이전이 그것이다.

지난해 7월 발생했던 오송 2궁평지하차도 참사 이후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고 책임자인 지자체장이 참사의 책임을 지고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국무총리 직속 상시적 통합지휘체계를 구축하고 이 체계에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후재난통합대응센터 구축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군·구 공공통합돌봄센터 설립 공약은 돌봄과 복지, 주거, 의료가 연결되는 돌봄서비스를 말하는데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아동과 노인, 장애인, 여성이 서로 돌볼 수 있는 상호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송 후보의 공약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청주 공군사관학교 비행장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해 있는 공군사관학교 인근에 소음공해가 심각하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최소한 훈련기의 비행노선을 변경하거나 비행장 자체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것이 송 후보의 약속이다.

공군사관학교 비행장과 협의 후 이전이 가능 할 것으로 송 후보는 전망했다.

이밖에도 송 후보는 공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순차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임금삭감 없는 주 4일제 추진 △아동·청소년·청년·노인 월 50만원 △지역 공공의대·공공간호대·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농민 월30만원 기본소득 지급 △공익형 직불제 확대 개편 등을 공약했다.

이처럼 송 후보의 공약은 국민의힘 서 후보나 민주당 이 후보와 비교해 심플하다.

반대로 말하면 공군사관학교 비행장 이전을 제외한 나머지 공약은 상당 선거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기 보단 중앙 정치판에서나 회자될 공약들이다.

게다가 주 4일제 시행 공약이나 현금 지원성 공약들의 경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라 넘어야 할 벽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송 후보의 공약이 과연 상당선거구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점이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노동조합법 개정이나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임금보장, 사회보험 적용 등은 수년간 우리 사회 전반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기 때문에 특정 지지층에서의 표심도 기대해볼만 하다.

/ 총선특별취재팀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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