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아파트 관리비 횡령이나 공사·용역 등을 둘러싼 비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청주에서도 아파트 관리비 횡령 사례가 확인됐다. 청주시는 최근 A아파트에 대한 관리업무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관리비를 무단인출, 과다인출, 과소입금하는 등의 수법으로 1억9천300여만 원을 횡령한 정황을 확인했다. 시는 관리소장 및 회계 담당자의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 부적정 등 10여 가지의 관리 부실 사례도 적발했다. 관련자 9명을 사직 당국에 수사 의뢰했다. 관리소장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격취소 또는 정지 등의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련 비리로 입건된 상당수는 입주자대표와 관리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 유형은 대개 관리비 회계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거나 공금을 빼돌리는 사례다. 공사 용역을 주면서 돈을 받는 사례도 있다. 아파트 관리비 감독은 오랫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행정기관이 사적 자치영역이라며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는 사이 비리의 온상이 됐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연간 관리비는 12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견제장치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물론 정부가 2013년 주택법을 개정하는 등 공동주택 관
[충북일보=청주] 청주국제공항이 허술한 보안과 잇따른 보고 누락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청주공항에서는 지난 4월 민간인 승용차 활주로 진입 사건이 있었다. 이어 실탄을 소지한 민간인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사실이 확인됐다. 잇따른 보안 허점 등으로 청주지사장이 교체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활주로에 떨어진 휴대전화기가 3시간 넘게 방치됐다. 이륙 경비행기에서 떨어진 전화기가 아무런 조처 없이 활주로에 방치됐다. 공항공사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수색작업을 벌여 회수했다. 자칫 작은 것에 대한 소홀함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떤 물체라도 활주로에 놓여 있으면 안 된다. 이·착륙 항공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는 공항관리에서 보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휴대전화기가 방치되는 동안 모두 11대의 민간 항공기가 이·착륙했다. 이론상으로만 보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가장 큰 위험은 비행기 엔진에 이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경우다. 이럴 경우 큰 폭발사고 등으로 이어져 대형 인명피해를 낼 수도 있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청주공항 보안콘트롤타워 강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올해 청주공항
장마가 성급히 지나간 뒤 매미가 벌써부터 아우성이니 올 여름도 무척 더울 것 같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충주경찰은 '안전한 충주, 행복한 시민'이란 슬로건으로 모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치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필자는 충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과장으로서 현 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4대 사회악 업무 중 특히 성폭력 범죄와 관련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우선 성범죄의 여름철 발생 현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에는 특히 성범죄가 두드러지게 빈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충북 도내 성폭력 범죄는 지난 해 총 700여건 이상으로 이 중 3/4분기 발생건수가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같은 성범죄가 매년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몰카 범죄의 경우 그 증가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충주시의 경우 성폭력 범죄는 지난 해 총 94건이 발생했으나 올 해 6월말까지 발생건수는 총 32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중 52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여 뚜렷한 감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장 경찰관의 순찰활동과 성범죄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예방·홍보 활동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 신고 등으
살다보니 참 별일도 다 있다. 한낱 청소하는 사람이 나의 롤 모델이 되다니,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청소하는 그 분은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그분은 팔순의 나이에 용역 일을 하는 멋진 분이다.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보다 부지런하고 경우도 밝아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분이시다. 쓰레기를 치우고 화초를 돌보느라 땀범벅이 되었어도 항상 경쾌한 그분을, 우리들은 언제부터인가 반장님이라 부르게 되었고 일이 생기면 먼저 그분을 찾게 되었다. 이제 그분은 박물관에 없어선 안 될 해결사이자 만능 일군으로 자리를 잡으셨다. 오늘도 그분은 공원의 이곳저곳을 살피느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팔십이란 연세에 그러하시니,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돌이켜 생각하니, 초등학교 때부터 내 머릿속에는 늘 존경하는 사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는 교과서나 위인전에 등장하는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하였고 나도 그들처럼 되고자 마음먹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이름난 시인이나 예술가로 존경의 대상이 바뀌었으며 결혼할 무렵에는 사랑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았던 영국의 한 귀족을 무척이나 존경하였다. 어디 그뿐이랴. 독재 앞에 당당하게 맞서던…
"수학이란 물의 흐름과 같은 거야. 수학이란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건 아름다운 풍경 같은 거야."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으면서 주인공 '덴고'가 하는 말이 머리에 쏙쏙 박혔다. 수학은 그냥 그곳에 있는 것이라고, 뭔가로 치환할 필요조차 없는 그것이 수학이라고, 그래서 수학 속에 있으면 자신이 점점 투명해 진다는 문장을 읽는 순간 난 불현듯 어느 한 얼굴을 떠올렸다. '큰 바위 얼굴'로 자연스레 불릴 만큼 참 머리가 큰 친구였다. 볼일이 있어 잠시 사무실을 찾았을 때 난 책상 위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았다. 우리 세대부터 자식세대까지 이 땅의 수많은 고등학생들을 괴롭히던 불후의 명작(?), 홍모씨의 '수학의 정석'이 놓여있는 거였다. "이 수학책은 뭐에 쓰는 물건인고?" "그냥 취미로 수학문제를 풀고 있어요. 허허허 재미있잖아요." "재미삼아 수학문제를 푼단 말이지? 역시 괜히 머리가 큰 게 아니야." 난 껄껄 웃으면서도 진기명기를 본 듯이 신기하고 흥미로워했다. 그 친군 고등학교, 아니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20년이 훨씬 지났고 벌써 머리숱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 터였다. 취미로 방정식과 미분 적분문제를 풀던 그 친구는 그 후 조
[충북일보] '청주 만득이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단순한 실종일까. 계획적 유괴일까.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관심이다. 비극의 진원지이자 출발점이다. ***무관심이 낳은 사회적 폐해 만득이로 불리는 고씨는 지적 장애 2급으로 48살이다. 고향은 청주 오송이다. 강제 노역한 오창 축사에서 불과 18㎞거리다. 자동차로 20여분 거리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무려 19년이 걸렸다.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무관심한 사회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오랜 세월이 걸린 까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조리한 사회적 분위기가 그대로 전이된 듯해 씁쓸하다. 개개인의 무관심이 아쉽기만 하다. 민중의 무관심에 일침을 가하는 책자 하나가 뒤늦게 관심을 끈다. 이탈리아 정치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1.22.~1937.4.27.)가 지은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다. 그람시는 이 책에서 민중의 무관심을 통렬하게 정의한다. 왜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이 파시스트 독재를 더 지지했을까. 자신들의 이익과 전혀 무관한데도 말이다. 그람시는 무관심을 무기력하고 기생적인 것으로…
이제 본격적인 한 여름의 무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 속에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도로 위 몇 가지 안전수칙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최근 들어 폭염이 이어지는 이상 기온 탓에 안전모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운전자들을 교통근무 중 쉽게 볼 수 있다. 이륜차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자동차 교통사고의 치사율 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한번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목숨을 잃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이륜차 단속현황을 살펴보면 안전모 미착용이 전체의 80%로 상당수의 이륜차 운전자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목숨을 건 질주를 하고 있다. 배달업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곡예에 가까운 주행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각 업주들이 책임감을 갖고 각별한 주의를 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무더운 날씨 탓에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운전자들을 많이 단속하게 되는데,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채 운전하다가 충돌할 경우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때 보다 머리를 2배 이상 심하게 다친 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이는 뒷좌석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안전띠 미착용 주행 시 충격량을 보면 6
[충북일보] '보이스피싱'이라는 단어는 너무 익숙하다. 하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생기고 있다. 기상천외한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모텔 등 숙박업소를 출입하는 차량사진을 이용한 협박 사건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피싱이란 기만행위로 타인의 재산을 편취하는 사기범죄의 하나다. 전기통신수단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를 통해 금융 분야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특수사기범죄다. 예를 들어 보이스피싱이란 목소리를 통해 상대방을 낚아 재산을 편취하는 사기다. 이제 전형적인 보이스피싱보다 스미싱과 파밍이라는 신종 사기가 유행하고 있다. 스미싱(Smishing)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다. '무료쿠폰 제공', '돌잔치 초대장', '모바일 청첩장' 등 문자메시지가 대표적이다. 문자메시지내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설치된다.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나 개인·금융정보 탈취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피해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각종 정보까지 탈취하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파밍(Pharming)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용자PC를 조작해 금융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단순한 피싱에서 한 단계 더 진화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 숨을 돌렸다. '도농복합시'에서 '일반시'로 분류되며 예상됐던 불이익을 사전 차단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일반시 전환으로 예산상 불이익을 받게 된 청주시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리고 '지방분권 및 행정체제개편 특별법' 30조의 통합에 따른 불이익 방지 조항과 '충북도 청주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 등을 근거로 들었다. 청주시는 일단 읍면지역에 대한 불이익 사태를 막았다. 읍·면 지역 주거개선과 정비를 위한 일반농산어촌개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도농복합시의 지위를 회복한 건 아니다. 청주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차단하기 위해 나설 계획이다. 도농복합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관련법 개정 등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는 청주시가 도농복합시로 환원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 청주시는 행자부 지침에 따라 주민 자율로 통합한 첫 사례다. 그런데 일반시 전환으로 되레 불이익을 받게 될 형편이다. 가장 먼저 각종 농산어촌개발 등에 필요한 정부 지원에 차질이 우려됐던 게 사실이다. 행자부 입장에선 별다른 생각 없이 취한 조치였다.…
지난달 초에 필자는 급작스럽게 한통의 비보를 전달 받았다. 연극계에서 종사하던 후배 H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다. 소식을 듣는 순간 필자는 그야말로 쇠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충격적인 소식에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H가 자살한 게 맞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45세의 한창인 나이에 매사 긍정적이고 탁월한 공연 기획력을 가지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자살 소식은 필자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아직까지 할 일이 많은데…. 횡 한 마음에 넋 놓고 있다가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가 궁금했다. H와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니 이유는 돈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연극 제작을 위해 얼마의 돈을 빌려 썼는데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예정된 돈을 회수 할 수 없었고 결국 빚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스스로 삶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다. 도대체 그 빚이 얼마였고 얼마나 그것에 시달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분명 그답지 못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황당하고 허탈했다. 대한민국 공연
21세기는 '초고속 인터넷 세상'이다. 정보통신의 발달이 가져온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변화가 바로 '속도'다. 인터넷의 등장은 초고속, 초스피드시대를 열었다. 이젠 지구 건너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으며, 교통수단도 '소리의 속도'를 넘어서 '빛의 속도'를 넘보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세상' 확실히 발전이다. 그것도 혁신적인 발전이다. 발전이란 '더 나아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들 삶도 그러한가. 우리들 인생도, 우리들 영혼도 분명 더 나아졌는가? 불행하게도 확신할 수 없다. 심지어는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 한 번쯤 우리 자신에게 되묻고 싶다. "초스피드 시대, 우리는 정말 행복한가." 스피드 시대에 기업에서는 빨리 상품을 만들어 내야하고, 식당에서는 빨리 음식이 나와야 되고, 학생들은 빨리 성적이 올라야 되는 조급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족집게 과외, 족집게 도사가 생기는 업적주의, 성과주의, 제일주의, 한탕주의를 원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쉽게 '번아웃(Burn-out)'이 되는 경향이다. '번아웃'은 '타버리다, 소진하다'라는 뜻으로, '번아웃 증후군(Burn-out…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가. 바다가 거꾸로 매달리어 지구로 엎어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비의 굵기나 형태에 따라 보슬보슬 이니 가랑가랑 이니 다양한 이름들을 붙여서 부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내릴 때 표현하는 말이다. 며칠 전 승용차 안에서 한참 구경한 비는 보슬보슬 가랑가랑은 비슷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주룩주룩 좍좍 쏴아! 란 말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저 폭포수처럼 직수로 쏟고 쏟아 붓는 이 빗소리를 무슨 언어로 표현할까. 소리를 자각하는 달팽이관이 감각을 잃었는지 빗소리가 하도 커서인지 그 소리를 표현할 언어를 찾을 순 없었다. 그저 적요할 뿐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했건만 도저히 내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꼼짝없이 차안에 갇혀 비 구경을 했다. 몇 날을 벼르더니만 당당하게도 쳐들어와 물줄기를 수직으로 내리꽂는 비, 큰비는 모두 데려간다. 바람도 데려가고 한참 쏟을 때는 구름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그 흔한 새한마리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구죽주한 습도마저 데려가 상쾌하기까지 하다. 물처럼 유(柔)하게 살라 했던가. 그러나 성난 물결은 거친 수마(水魔)로 변하기도 한다. 물을 가리켜 부드럽고 유하다 말하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둑을 넘어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지난 금요일 저녁, 전남 나주로 직장따라 이사갔던 친한 친구 녀석이 약 5개월만에 서울에 올라왔기에 오랜만에 몇 사람이 조촐한 저녁모임을 가졌다. 분위기가 고조될 무렵, 이 친구가 난데없이 하는 말, "조만간 퇴직하면 고향가서 살려고 했는데, 이제 그것도 어려울 것 같아…." 이 친구의 이야기는 객지에서 오랜 직장생활에 지쳐서 퇴직하면 부모님이 물려주신 자갈논이 있는 성주(星州)에 내려가 살 요량이었는데, 마침 고향 인근에 미군의 사드(THAAD)가 배치되서 생활환경도 나빠지고 땅값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퇴직 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사드(THAAD)는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단계의 적 탄도미사일을 고도(高度) 40~150㎞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 한국 배치여부에 관한 한·미간 논의는 약 2년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정부가 중국의 반발 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루다가 금년 초 북한의 핵과 미사일발사 실험 이후에 합의에 이르게 됐다. 성주에는 미사일 48발이 장착되는 1개 포대(砲隊)가 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친구 걱정도 되고 해서 갖고 있던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마침 국무총리가 사드(THAAD) 배치지역으로 발표된 경북 성주
[충북일보] 청주시가 행정구역 자율 통합 이후 되레 불이익을 받는 형국이다. 도농복합시에서 일반시로 분류되며 각종 농산어촌개발 등에 필요한 정부 지원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급기야 청주시가 행자부에 "도농복합도시 돌려 달라"고 건의했다. 지난 주 행자부에 공문을 전달했다. 통합 청주시 출범을 위해 제정된 특별법에 도농복합도시란 점을 명문화하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도농복합시 또는 도농통합시란 도시(동) 지역과 농촌(읍, 면) 지역이 통합된 형태의 시를 말한다. 1995년 지방자치제의 시행으로 시와 주변 군이 통합하면서 많은 도농복합시가 탄생했다. 군이 시로 승격하는 경우 군에서 도시화된 읍의 리가 동으로 바뀐다. 일반적으로 시내 동 지역이 시청 소재지가 되며, 시의 도심 역할을 한다. 1995년 1월 1일 32개의 도농복합시가 탄생했다. 이후 2013년 9월 23일 여주시, 2014년 7월 1일 통합 청주시가 출범하면서 56개의 도농복합시가 탄생했다. 그러나 행자부는 올해 청주시를 도농복합시에서 일반시로 분류했다. 그리고 변경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마디로 황당한 상황이다. 추정컨대 겉으로 드러난 대도시의 모습만 보
[충북일보] 40대 지적장애인이 19년 동안 무임금으로 농장 일을 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일명 '청주 만득이 사건'이다. 청주청원경찰서는 청원구 오창읍의 한 농장 주인 A(69)씨 부부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일단 지적장애 2급의 '만득이(가명·48)'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해 만득이에 대한 조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지적장애인 관련 노예사건은 심심찮게 터지고 있다. 청주에선 지난 2010년에도 노예할아버지 사건이 있었다. 60대로 추정되는 지적장애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72)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360시간 형을 선고받았다. 지적장애인들은 대개 인신매매와 같은 방법으로 업주들에게 넘겨지고 있다. '청주 만득이 사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애인의 취약성을 노골적으로 이용한 전형적인 사례다. 여기저기서 비난이 터져 나오는 까닭도 여기 있다. 장애인들의 약점을 역이용하는 건 비도덕적이다. 비난은 너무나 당연하다. 경찰은 20년 가까이 만득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그런 다음 만득이의 무임금 노동에 대한 환수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축사를 빠져나온 만득이
장학사 시절 사회과 교사들에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변화무쌍한 사회 현상을 수업에 즉시 투영할 수 있도록 사회과 답사를 기획하였고, 참신한 이론을 접할 기회를 드리고자 사회과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이론과 실제의 습합 기회로 좋다 여겼기 때문이다. 2002년 가을에 '내 고장 바로 알기'라는 제목으로 11개 시·군의 지역 공부 자료를 만들고자 팀을 조직했고, 경주 양동 마을로 이동하면서 버스 안에서 책 구성 내용을 질의응답으로 발표하며 당일로 답사하였다. 그것이 금년까지 13회 차로 이어지는 사회과 답사의 시작이 되었다. 매년 6월 둘째 주 토요일은 답사일로 지정하였으며, 세미나는 예산 부족으로 종료되었으나 답사는 그래도 잘 진행되고 있으니 나름 흐뭇하다. 금년은 진도 일원 관찰이었는데 울돌목 한 켠에 서 있는 '고뇌하는 이순신'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제국주의 시대 이후 제작된 동상들은 모두 거대한 모습이거나 말 위에 올라 칼을 빼어든 모습이 대부분이건만 장군은 오히려 실제 크기로 왼손에는 지도를 들고 바다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 풍전등화같은 조선의 운명을 걱정하려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외로웠을까. 이러한 모습을 의원들과 정부 관료들이 가
어제가 삼복더위의 시작인 초복(初伏)이다. 올해는 가족끼리 모여서 즐기는 피서가 한 달이나 앞당겨졌다. 유월 말에는 필자의 생일을 문경 관문입구 근처에 있는 펜션에 모여서 1박하고 다음날은 송계계곡에서 족구와 물놀이를 한 뒤 닭볶음탕과 매운탕을 먹으며 한가롭게 휴가를 보냈다. 삼복은 십간(十干)의 경일(庚日)에 드는데, 하지를 지난 후 세 번째 경일이 초복이고, 10일 후인 네 번째 경일이 중복(中伏)이다. 다시 열흘 뒤인 20일 만에 말복이 오면 매복(每伏)이라 한다. 그러나 말복은 입추 후에 오는 경일에 들기 때문에 올해는 8월16일이 말복이라 넘을 월(越)자를 써서 월복(越伏)이라 한다. 복(伏)자는 사람인 부수에 개견 자를 쓰는데 가을의 서늘한 금(金)기운이 무더운 여름의 화(火)기운에 세 번 엎드린다 하여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삼복(三伏)이라 한다. 더위에 지친 몸을 삼계탕이나 개장국 등을 먹으며 복달임을 하는 풍속이 오늘 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칠월 첫 주말에는 처가의 가족과 함께 용평으로 2박 3일 숲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하고 왔다. 인간이 살기에 쾌적한 고도가 약 600m 전후라 하는데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선수촌을 짓고…
지난 6월1일, 주문된 치킨과 맥주를 중심으로 티비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축구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이번 평가전은 유로2016의 우승후보국 스페인과의 경기로, 그동안 대표팀이 쌓아온 조직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언론과 팬들의 기대 속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전에서는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나름 탄탄한 수비와 빠른 공격전개로 좋은 흐름 속에 경기가 진행되었으나, 스페인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준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수비수와 골키퍼의 수비불안을 노출하며 연속 실점하며 결국 1-6 참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스페인과의 평가전 전까지 20경기동안 단 1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유럽과도 이제 해볼 만하지 않겠냐는 자신감과 기대는 한순간의 물거품이 되었다.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지난 2014년 7월 청주와 청원의 만남으로 통합청주시가 출범하여 충청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더 커진 규모만큼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그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각종 시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무심천 정비사업과 청주체육관 보수사업 및 청주시를 상징할 수 있는 사
[충북일보] 새누리당이 전국 17곳의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충북에선 차기 충북도당위원장으로 송태영 원외 당협위원장(청주 흥덕)이 선출됐다. 그런데 뒷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이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역 의원 모두가 위원장 맡기를 고사했기 때문이다. 충북 8개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은 5명이다. 하지만 모두 차기 도당위원장을 맡으려 하지 않았다. 이번 말고 내년 12월 대선과 후년 6월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도당위원장을 맡으려 했다. 차차기 도당위원장은 향후 선거에서 같은 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선거 승리를 견인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논공행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다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웃지 못 할 일도 생겼다. 현역 의원 간 서로 양보 아닌 양보를 하는 꼴이 연출됐다. 정치권에선 충북의 이런 상황을 두고 말들이 많다. '양지만 좇는 새누리당 현역'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도민들의 실망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의회 의장과 시·군 의장단 감투싸움보다 더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이런 기피는 심각한 문제다. 내년…
[충북일보] 요즘 증평군의회를 보면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선거 때는 일 잘하겠다고 표를 달라더니 이제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다. 민생은 이미 뒷전으로 밀렸다. 갈등의 단초는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비롯됐다.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내 조율을 못하고 소수당인 더민주당 의원에게 의장자리를 넘겨주면서 일을 키웠다. 그 사이 당내 갈등은 심화됐다. 증평군의회는 지금도 임시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개회도 못한 채 허송세월 하고 있다. 군정 전반에 대한 설명 및 보고를 준비했던 공무원들은 벌써 며칠째 허탕치고 있다. 유권자와 군민들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현의장이 임시의장을 맡아 선거전반을 주관했다. 당시 의장에 당선된 의원이 의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하면서 결국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나왔다. 공교롭게도 임시 의장을 맡았던 현의장이 당선됐다. 일부 의원들은 재투표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현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의장 당선인이 의장 포기의사를 밝혔을 때 임시의장이 의원 회의를 거쳐 사표를 받은 뒤 재투표를 해야 하는 의회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무슨…
[충북일보] 업무 상 스트레스 때문에 가끔 담배를 피운다. 즐겨 찾는 종류는 'PARLIAMENT'다. 다행히 대학가에 위치한 집 근처 편의점에서는 '팔러먼트 푸른색'이라고 말하면, 알바 대학생들이 "아, 팔리아멘트요"라고 잘못된 정정을 하며 즉시 찾아준다. 하지만 고령자 등이 근무하는 대다수 일반 가게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레종,에쎄,메비우스,캐멀…. 어려운 '꼬부랑 글자' 중에서 제대로 찾아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손가락으로 가리켜도 소용없다. 결국 '답답한 놈'이 우물 판다고, 매장에 들어가 담배를 집어든다. 머쓱해하는 점원에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최근 인터넷에는 '편의점 알바 담배 이름 종류 외우기'란 글도 올랐다. 지역 특성 상 아파트 관련 기사를 많이 쓴다. 그런데 보도자료를 받다 보면 어려운 외국어나 외래어가 갈수록 많아진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영어 좀 한다는 카투사 출신인 기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용어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웨어러블 원패스 시스템'과 집안의 조명과 가스밸브, 난방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마트홈 앱 2.0'…현관에 설치되는 '스마트 인포 디스플레이 2
2주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 익숙한 번호다.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반가움은 서로에게 통했다. 반가운 목소리는 메시지를 주었다. "7월 둘째 주에 시간이 되나요? OB 멤버들 함께 남해 여행을 하려합니다. 함께 하죠." 나의 대답은 간결했다. "오케이, 콜." 긴 설명과 배경이 필요치 않았다. OB 멤버들과 함께 하니. OB 멤버는 15년전 함께 일을 했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다. 그 당시 참 치열하게 살았다. 부딪히고 고민하고 배우며 또한 기쁨과 성과, 아픔과 위로를 함께 나눈 멤버들이다. 전우(戰友)와 다름없다. 우리는 그렇게 모든 것을 함께한 가족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며 저마다의 위치와 갈 곳은 나뉘어 현재 머무르는 곳은 다르지만, 그렇게 한결같이 15년을 함께 했다. 우리는…. 한여름의 늦은 밤에 도착한 남해는 우리를 시원하게 맞았고, 맛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한잔의 기울임 후, 다음 날 새벽을 깨우고 동이 트는 바다를 향해 나갔다. 약속된 장소에 배는 멈추고 우리는 낚시대를 바다 밑으로 내렸다. 우리의 기분을 아는지 뽈락들이 함께 줄지어 바다 밖으로 구경 나왔다. 낚시는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하나
현대인들은 온갖 공해에 시달리면서 산다. 토양과 물이 오염되어 정수기물이나 생수가 아니면 마음 놓고 먹을 수가 없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지만 그 부작용은 공해가 되어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어 사람들의 불안감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양한 공해 중 사람들이 가장 즉각적이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시 소음공해가 아닐까 싶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의 자유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철에는 더욱 그렇다. 아파트 층간 소음이 이웃 간 다툼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살인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심신이 지쳐있을 때는 위층에서 의자 끄는 소리마저도 귀에 거슬리는 법이다. 그러나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 간 다툼을 하는 사람들은 비행장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한 수 배워야 한다. 전투기가 쉴 새 없이 뜨고 내리는 군비행장 주변의 사람들은 매일같이 제트엔진의 폭음을 들어야 한다. TV를 무성영화 보듯 해야 하고 정상적인 대화도 잠시 멈추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민간공항이나 전투비행단이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것 같아 조종사의 한 사람으로서 늘 안타깝고 미안하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 교육부의 잔머리는 놀랍다. 개나 돼지도 아닌 얼굴은 개이고 몸은 돼지라는 신품종 동물을 갑작스럽게 소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려준 사건 당사자를 파면한다고 한다. 어떤 개돼지들은 우민화, 신분제고착화와 같은 극비 정보를 알려준 분이라 공익제보자로 보호해야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을 모르는바 아닌 교육부가 왜 하필 파면이라는 과도한 인사 조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신품종 동물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는 여론을 잠재우고 동시에 금방 망각해버릴 터이니 몇 달, 몇 년 후에 과도한 인사조치였다는 것을 이유로 소송 등 법률적 구호장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피해보상, 복직, 명예훼손 복귀라는 수순을 밟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국민적인 분노를 자아내는 말이라도 합리적인 절차나 제도가 있는데 즉흥성을 담보로 한 저런 조치들은 그야말로 우리를 한번더 개돼지 취급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대개의 사고 친 공직자들이 그러하듯이 사건 당사자 역시 심신미약, 항거불능이라는 만취 상태에서 일부 험악한(?)표정의 여기자가 휘두르는 볼펜과 노트북을 활용한 헐리웃 액션을 처음 대하다…
며칠 전 필자는 두 개의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하나는 교육부 고위직 모 공무원이 기자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망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기사였고, 또다른 하나는 국립기관의 수장이면서 대학교 석좌교수인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서 열린 작은 시상식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어린이를 시상하기 위해 아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상장을 전달하는 사진에 대한 기사였다. 필자가 담당하는 업무가 인권이어서 그럴지는 몰라도 이 두 기사를 접하고 '그래 이게 바로 인권의 양면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은 사전적 의미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뜻한다. 그리고 무척 애석하게도 경찰관과 인권을 연관 짓기 시작하면 국민들은 흔히들 일제강점기 순사부터 민주화 운동 시절 고문 경찰이라든지 경찰 공권력으로부터 인권 침해 당한 인권유린에 대해 먼저 떠올리는 듯 하다. 그러나 경찰은 끊임없이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다. 제도적으로는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등을 만들어 장애인, 청소년, 여성, 노약자, 외국인, 기타 여러 종류의 차별 등으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