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묻지마 범죄, 그리고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비단, 서울·경기 수도권의 얘기만이 아닌 것이 지난 몇 달간 청주권에서도 묻지마 범죄가 발생한 바있다. 묻지마 범죄는 전혀 일면식이 없는 모르는 사람에게 갑작스러운 범죄를 당하게 되는것인데, 이런 사건을 당한 피해자는 신체적인 피해뿐 아니라, 평생 낯선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다는 것이다. 묻지마 범죄의 피해자들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이들이 겪는 첫 번째 트라우마는 바로 "사람이 무섭다"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평소에는 아무렇지않게 지나치던 수많은 낯선 행인들이 이제는 쳐다보기만해도 자신을 해칠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대인기피증세가 나타나고, 심지어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의 유족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낯선사람에게 흉기에 찔려 살인미수를 당한 그 남편의 아내는 분노에 잠이 오지 않고,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는 것이 두렵다고 한다. 남편의 피해가 고스란히 그 가족에게도 전이된 것이다. 이런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는 천재지변이나 일반적인 트라우마보다 더욱 후유증이 심해 반드시 심리상담을 통한 치료
'수탉 두 마리가 암탉들을 놓고 싸움을 벌였는데, 마침내 한쪽이 이겨 패배한 수탉은 수풀 속으로 달아났다. 싸움에서 이긴 수탉은 높은 담 꼭대기로 날아올라 승리의 목청을 한껏 높였다. 그때 독수리가 날아와 수탉을 덮쳐 채 가고 말았다. 숨어 있던 수탉은 마침내 암탉들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이솝우화의 '수탉과 독수리'입니다. '갈대와 올리브나무가 서로 자기가 힘이 세다고 다투었다. 올리브나무는 갈대가 바람만 불면 굽실댄다고 비웃었다. 갈대는 그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얼마 후 바람이 몹시 부는 날, 갈대는 몸을 흔들어 강풍을 피할 수 있었지만, 바람과 맞선 올리브나무는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 이솝우화의 '갈대와 올리브나무'입니다. '큰 나무가 풀을 굽어보며 자기가 풀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뽐냈다. "난 딱딱하고 강해서 사람들은 나를 이용해 집도 짓고 배도 만들지." 풀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후에 큰 폭풍이 왔다. 강한 바람이 불고 비가 억수같이 내리자 큰 나무는 우지끈 부러져 풀 위로 고꾸라졌다. "내가 작을지는 몰라도 난 바람이 불 때 어떻게 유언하게 몸을 굽혀야 하는지는 알지." 나무가 죽어가며 누워 있을 때 풀이 그렇게
"박사장, 나 이제 개고기 끊었네. 개고기를 반대합니다. 아빠는 멍멍이 안 먹지? 애견, 육견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애견이 도살장에 있다면 심정이 어떨까요?" 열혈 동물 보호단체가 인천 국제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에 부착한 개고기 식용 반대광고 문구다. 공항 리무진 버스 10대와 서울 시내버스 8대의 옆면에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도배를 했다. 보양식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굳이 옛날식으로 복달임할 필요가 있겠냐며 개식용 반대 광고에 공감을 표하는 층도 있지만, 저리 요란하게 광고판까지 붙여야 하나 마뜩찮은 여론이 상당수다. 나라의 관문인 공항을 오가는 버스에 자랑도 아니고 'AGAINST DOG MEAT'라 대문짝만한 영어 광고를 붙인 점이 특히 거슬린다. 한국에 발을 디딘 외국인들이 저 문구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얼굴이 화끈하다. 삼시세끼 개고기만 먹어대는 민족으로 오해할까봐서다. 개가 반려동물로 가족 이상의 대접의 받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보신탕은 복날 대목 특수를 더 이상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보신탕집의 문전성시도 어제 이야기가 됐다. 음식문화가 이처럼 바뀌고 있지만 동물보호단체의 반대 운동은 날이 갈수록 적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차량 2천만대를 돌파했으며, 1.7명당 1명이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이동수단으로 보편화됐다. 하지만 운전인구의 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증가와 함께 신호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보행자 보호위반, 그리고 음주운전에 이르기까지 교통법규 위반에 의한 피해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교통법규 위반사범 현황은 2009년 1천407만7천393명, 2010년 1천371만6천841명, 2011년 1천125만9천254명, 2012년 1천152만2천767명, 2013년 1천258만9천191명으로 전반적 감소추세에 있다. 이러한 교통법규 위반행동은 일반적으로 '도로교통법'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해서 처벌하지만, 사건에 따라서'형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되기도 한다. '도로교통법'의 경우에는 형벌 외에 범칙금 및 과태료를 규정하고, 그 외 법률은 범칙금과 과태료를 제외한 형벌만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 이동이 증가되면서 여러 유형의 교통사고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사실 교통사고로 인한 시민의 인명피해는 범죄사건으로
우리는 흔히 도시의 골격을 형성할 때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로망이 어떻게 오밀조밀하게 상호연결 되느냐에 따라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도시,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한다. 계획도시 세종시의 사례에서와 같이 이상적인 도시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도시를 향한 고민과 철학이 반영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의 과정을 거쳐 가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야기되는 교육과학원 교차로의 문제 또한 이상적인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당연한 변화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상적인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대처방식과 피드백과정이 간과된다면 오롯이 시민들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부당함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통이란 시민들의 삶속에서 매우 중요하고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과학원 교차로 통행방법의 문제는 개통이후 수개월째 방치(?) 되고 있어 더욱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법적으로 도로는 위계를 갖고 있다. 국가의 주요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 지는 고속도로, 철도 등 국가기간망이 최상위 위계를 형성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국가기간망체계와 지역 간 도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
더위가 계속되면 잠 맛에 입맛까지 달아난다. 매일 먹는 밥도 그렇고 즐겨먹던 음식도 시들해진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게 결혼 전 친정에서 먹던 음식이다. 입맛이 변하나 보다. 배부른 소리인지 몰라도 요즈음은 맛 나는 게 없다. 어쩌다 먹게 되는 성찬 앞에서도 다른 반찬 다 놔두고 어릴 적 먹던 나물이니 야채류, 장아찌 등에 손이 더 간다. 어느 땐 나만 그런가 둘러보면 비슷한 연배 분들도 젓가락의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단순히 우연인지는 모르겠다. 내남없이 어려웠던 시절, 어릴 적 밥상에 오른 반찬은 소박하고 단순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장아찌. 김치. 깍두기, 깻잎. 고추장, 된장, 콩자반, 단무지 등 거의 저장 식품이다. 건강 상식으로는 몸에 좋지 않다는 짠맛이 배어 있는 식품이지만 어머니의 노고와 사랑이 있었다. 그저 감사하게 먹었고 지금까지 질리지 않을 뿐 더러 되레 자주 찾는다. 그 중에서도 장아찌는 늙어가면서 고향처럼 찾게 되는 그리움의 음식이다. 해마다 친정어머니는 장아찌가 될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그늘에 말리셨다. 어찌 보면 펄펄 살아있는 생활세포를 사멸하는 작업이라고 할까 그런 과정이다. 주로 초여름엔 오이, 마늘쫑 가을엔 무를 소
사람들마다 기호가 다르듯이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견해가 다르다는 건 어찌 보면 지극히 인간적이며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우리 국민적 공동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국가가 하는 일까지 국민들이 불신과 반목이라면 더 이상 미래는 없게 되잖겠나 싶은 마음에 자못 걱정이 크다. 그 요인이 혹시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라면 차라리 그런 민주주의는 서둘러 버려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조차 들게 되면서 현실이 안타깝고 그로말미아마 서로가 반목하고 불신만 초래케 된다면 그런 제도는 하루빨리 바꿔야 하지 않을까· 어찌 현명한 인간이 득보다 실이 큰 제도를 무턱 대놓고 따라간다니, 그러고도 만물의 영장이란 말을 입에 담을 수 있겠나? 대한민국이 총체적으로 위기에 처한 현실이다. 근간 가장 큰 국민적 관심사라면 당연 '사드' 배치라 생각된다. '사드'는 분명 북한괴뢰들의 핵폭탄 위협에 대응할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아직까지도 알지 못하는 국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다가 대한민국 수호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 나서서 대국민 호소를 하기에 이르렀는가· 대통령의 단호한 대국민 발표는 천명과도 다르지 않다고 우리 국민들은 믿고 수용해야 옳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의 총리
[충북일보] 청주 '만득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마을공동체 붕괴에서 초래됐다. 이웃과 읍·면·동사무소 조직의 '허술 행정'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와 광역·기초단체의 복지시스템은 '만득이 사건'을 막지 못했다. 농촌마을 특성상 통리반장은 행정의 최일선이다. 해당 마을의 대소사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가족 숫자는 물론, 재산현황까지 짐작할 수 있다. 전입과 퇴거 역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만득이 사건'의 실체는 19년간 철저하게 묻혔다. 이웃의 무관심과 묵인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복지시스템의 오류다. 사건이 터진 뒤 하는 전수조사는 '뒷북행정'이다.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조치하는 시스템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읍·면·동사무소의 현장행정을 강화해야 한다. 통리반장과 함께 월 1~2회 정도 모든 세대를 방문·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항을 의무화 하는 법안도 만들어야 한다. 지역공동체 관계망 형성을 위해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의 설치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을은 물리적 범위보다는 공동체적 관계망이 형성되는 범주다. 때문에…
[충북일보]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은 종종 자라 보고도 놀란다. 청주시가 지금 딱 그런 격이다. 지적장애인 2명의 행방이 몇 년 째 묘연하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 4월부터 장애인 전수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청주시에 주소를 둔 장애인은 모두 3만7천900여 명이다. 그런데 장애연금이나 장애수당 지급 대상이 아닌 46명의 거주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이들 가운데 주민등록이 말소된 지적장애인 2명에 대해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나머지에 대해서도 재조사에 나서는 등 지속적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나마 '만득이 사건'이 불러온 관심이다. 청주시는 본보가 청주에서 아동학대로 숨진 안 모 양 사망사건과 관련, 장애인·치매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3월22일자 1면)한 후 지난 4월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장애인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주 장애인 전수조사 발표도 이런 선행적 행정이 이룬 결과다. 하지만 인권유린 등에 대해 제대로 조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지원체계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만득이'도 우연히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만득이 사례는 과거 충북도에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확인
여성은 우리사회에서 항상 사회적 약자, 주변인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즈음만큼 여성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강남 여성 묻지마 살인사건,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비롯,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등 여성을 향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고, 국민들은 과연 우리 사회의 치안 안전망이 올바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달리 우리나라의 치안안전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2015년 세계 치안순위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범죄율 16.90%, 치안율은 83.10%으로 가장 안전한 나라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는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호주, 싱가폴, 뉴질랜드, 일본 등보다 높은 것으로 가히 치안강국 대한민국이라 불리워질만 하다. 이것은 12만 경찰과 그런 경찰을 지지해주는 국민 모두가 노력한 값진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성범죄는 감소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의 2011∼2014년 간 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피해자가 '불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전체 성별이 밝혀진 10만 3196명
[충북일보] 충청권 전역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 충청권 공조 균열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전역~세종시~오송역 간선급행버스(BRT)는 지난 19일부터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권과 세종·대전을 잇는 대중교통망 환승시스템은 없다. 그러다 보니 KTX오송역 이용객들이 청주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세종시를 오가는 청주시민들의 불편도 크다. 그런데 충청권 지자체들은 도통 관심이 없다. 충청권 4개 시·도가 만든 '충청권상생협력기획단'의 역할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공조를 주창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 결국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KTX 세종역 신설문제가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 간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 물론 이렇게 다른 입장으로 인한 공조파기나 균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15년 5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문제로 세종시와 충북도가 한번 부딪혔다. 같은 해 2월에는 KTX서대전역 정차 문제 로 홍역을 치렀다. 그렇다고 충청권 공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행정수도 위헌판결에서 행정도시법 통과까지는 공조가 잘 됐다. 그러나 그 후
[충북일보] 예정대로라면 오는 9월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김영란법 시행이 코앞인데, 아직까지 정치권과 사회 각 분야에서 찬반 논리가 뜨겁다. 여러 독소조항이 있어 신중해야한다는 목소리와 시행도 해보지 않고 걱정부터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필자는 오늘 김영란법의 옳고 그름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명절선물이나 경조사비, 한끼 식사비까지 법으로 정해 놓고 살아야하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고 화가 나기 때문이다. 30~40년 전과 비교할 때 적어도 우리는 권력에 대항하지 못하고 덜 성숙된 사회·경제적 구조 속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모든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고, 교육수준도 높아졌다. 그러나 청렴 수준은 어떠한가. 재물을 탐하고, 권력을 좇는 자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치밀해지고 지능화됐다. 몇몇 미꾸라지들로 인해 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현상도 그대로다. 현직 검사장이 백억대 재산을 불리기까지 자행해 온 온갖 불법적인 행위가 최근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일부터 국민을 개, 돼지로 비
[충북일보] 충북이 중단됐던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사회보장위원회(위원장 황교안 총리) 의결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정비하도록 지시해 중단됐다. 그러나 일부 기초 지자체들이 필요성을 감안해 존치 결정했다. 충북도내 몇몇 기초 지자체가 선도하고 나섰다. 충주시는 내년 예산 반영을 계획하고 있다. 음성군은 올해 2회 추경예산에 반영해 8월부터 지원키로 했다. 두 지자체가 이처럼 지원을 결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정부가 사업주체인 지자체 여건이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정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정부의 정책 실패 양상이 드러난 셈이다. 다시 한 번 더 밝히지만 이유는 한 가지다. 저소득층의 보험료 장·단기 체납이 심해져 의료 이용이 제한되는 문제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저소득층에 의료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얘기다. 사회보장위원회가 지역의 복지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증명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양극화가 심화돼 빈부의 격차가 뚜렷하다. 이로 인한 사회갈등은 자꾸 심해지고 있다. 그나마 건보료 지원 사업이 저소득층의 의료소외를 막아줬다. 무조건 없애려고…
동방과 헤어지고 나서 그녀를 처음 보았던 개울둑을 터벅터벅 걸었다. 나는 아직 이달의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처럼 불안하거나 초조하지 않았다. '그래, 늘 쫓기듯 사느니 소멸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게야.' 내 혼이 소멸되기 전에 인간세상의 풍광이나 실컷 보려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버들잎이 땡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몸서리를 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공연히 내 가슴이 아릿해왔다. 문득 이런 땡볕을 받을 때의 느낌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우주 기운을 직접 받던 때가 있었지. 그때는 그런 것에 고마워할 줄 몰랐겠지만…." "헤헤.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거죠?" 등 뒤에서 동방이 내 옆구리를 톡톡 두드리며 웃고 있었다. "아니, 언제부터 따라왔나?" "처음부터요.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느라 불러도 못 들으십니까?" 동방이 입을 비죽 내밀며 툴툴거렸다. 금방이라도 응석이 튀어나올 듯이 그의 볼이 볼록거렸다. "허허. 자네는 저승사자 직이 안 어울리네. 그리 말랑해서야 어디 원…." "피, 사자님도 마찬가지면서. 그리 마음이 여려서 인간들이 무서워하겠습니까?" 우리는 서로를 보고 웃었다. "하하. 듣고 보니 그
최근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페이버릿 차일드', '번아웃 차일드'라는 두 책을 읽게 되었다. 두 책 모두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한 책으로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공감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페이버릿 차일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상담에서 만나는 일부 성인 내담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우월성과 과시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였다. 페이버릿 차일드라는 책은 부모의 무비판적인 관심과 허용, 가족의 자랑으로 성장한 한 개인이 성인이 되었을 때 보일 수 있는 도덕적인 무책임성, 자기중심성 등을 가족의 역동과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중심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도덕적인 무책임성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성공한 성인들의 언행을 설명해 주는 중요한 특성이라 느껴졌다.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이 없을 때, 수직적인 관계 안에서 일방향적으로 요구하고 들어주는 관계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이 저지르는 행동에 대한 비판과 검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어렸을 때 가족으로부터 기인하고, 성장하면서 뛰어난 능력과 빠른 성공으로 뒷받침되었다면 도덕적 무책임성이 더욱…
옛 사람들은 여름철 건강을 물과 차, 그리고 음식으로 다스렸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물의 종류만 해도 30여 가지나 되고 치료와 보양을 위해 온천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태조·정조·태종·세종 등 조선의 왕은 질병치료를 위해 온천을 자주 이용했다. '세종실록'에는 "청주에 맑은 물이 있는데 산초처럼 쏘는듯해 초수(椒水)라 이름지어 여러 질병을 다스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수는 지금의 초정리다. 세종대왕이 한글창제의 과업에 몰두하던 중 안질·당뇨·욕창 등의 여러 질병으로 고생했으며, 치료를 목적으로 이곳에 행궁을 짓고 두 차례에 걸쳐 121일간 머무르며 요양했다. 세종대왕은 초정약수로 눈을 씻고 목욕을 했으며, 약수로 밥을 짓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었을 것이다. 물맛 좋으니 밥맛이 좋았을 것이고, 맑은 물로 김치나 화채를 만들었을 것이니 생기 돋는 기쁨을 즐기지 않았을까. 초정리에서는 단오와 백중일에 남녀노소 모두 모여 약수로 머리를 감고 등목을 했다. 남자들은 씨름과 농악을 즐겼으며, 여자들은 그네놀이를 즐겼다. 동네 청년들은 산속으로 달려가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일종의 탁족(濯足)과 풍즐거풍(風櫛擧風)을 즐긴 것인데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더위를 대비한 시
프랑스 남부 해안에 있는 '앙띠 폴리스'는 세계적인 기업도시이다. 지식 연구기반형 혁신도시로 기업 활동과 정주여건의 조합을 명품화시킨 사례로 유명하다. 가장 큰 특징은 세제지원을 통한 기업입주와 단기 유인정책을 지양하고 입지의 환경적 장점을 극대화한 '관광휴양형 기업도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요즘 '서충주 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기업도시 내 산업용지가 100% 분양되고 6월에는 인근 메가폴리스 조성공사가 준공됨에 따라 활발한 민간 투자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도시화 과정에 들어서는 분위기이다. '서충주 신도시'는 충주기업도시를 중심으로 인근의 첨단산업단지와 메가폴리스 일대를 포괄한다. 그 중 생활 거점지 역할은 기업도시에서 주로 맡게 된다. 즉, 서충주 신도시의 성공은 산업용지에 기업체가 100% 입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도시 내 정주여건의 완성으로 귀결되며, 결국 3만6천여명의 정착 인구를 채우기 위한 방법이 방점이다. 서충주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개발목적과 방법의 유효성, 계획의 지속성과 연계성 등을 종합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서충주 신도시'도 앞서
요즘 언론에서는 계속 공직자들의 문제가 시끄러울 정도로 나오고 있다. 검사장이라는 인물과 교육부 기획관이라는 상당히 고위 공직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 검사장이 얽힌 일은 자꾸 범위가 커져간다는 보도도 나온다. 보고 있자면 한숨이 나와서 TV를 얼른 꺼버리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생겨서 적어도 몇 십 분쯤은 수명이 줄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일이 어찌 한 두 번 이겠는가만, 볼 때 마다 속이 뒤틀리는 것을 보면 성정을 너그럽게 타고 나지 못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든다. 속을 식히려 역사책을 집어 드니 로마 역사가 보인다. 알다시피 고대 로마는 작은 도시국가로 시작했다가 대제국으로까지 발전한 나라이다. 그리고 로마가 주도한 지중해 세계 질서는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라고 불리며, 오늘날까지 그 이름이 전하고 있다. 역사란 워낙 많은 요인들이 얽혀 변화, 발전하는 것이기에, 역사가로서 역사적 변화를 한두 가지의 요인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금기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로마의 발전 요인을 크게 한 가지만 찾아보자면, 로마 귀족들의 절제와 희생정신이라고 하겠다. 로마가 제국이 되기 전 아직 공화정 시기일 때인 기원전 509년에서 기원전 265년
[충북일보] 충북도내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아주 낮다. 앞으로는 더 어렵게 됐다. 재정 건전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자체의 경우 재정진단에 따라 '재정주의단체'로 지정·관리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이런 내용의 '지방재정법'개정안을 지난 19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라 우선 재정 건전성이 미흡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정진단이 실시된다.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되면 지방채 발행, 신규 사업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청주에서 요즘 때 아닌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이야기가 확산되고 있다. 청주 명암타워 수탁자 등이 2년 만에 다시 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명암타워 인근 주민과 학교 관계자,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동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청주시 등 지자체들이 화상경마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방재정 확충 가능성 때문이다. 물론 사행성 조장 논란 때문에 신중하다. 하지만 강원도 강원랜드 성공 사례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세수 확충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화상경마장은 싫든 좋든 '양날의 칼'이 됐다. '사행성산업'과 '경제인프라'를 놓고 설전도 뜨겁다. 충북
청주시립요양병원(옛 노인전문병원)이 다음 달 중순 재개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새 수탁 운영자인 청주병원과 옛 노조원간 고용 관련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옛 노조원들은 전원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병원은 노인병원에 근무했던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우선 채용 방침을 세웠다. 채용 인원은 40명 정도다. 이 중 15~17명은 청주병원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신규 채용은 25명 내외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공개 채용 자체가 옛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조원을 우선 채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조원들의 고용문제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그래도 강경투쟁 일변도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청주시립요양병원은 말 그대로 시립병원이다.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운영돼야 한다. 직원 채용도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맞다. 기존 노조원들도 똑같은 자격으로 지원하면 된다. 청주병원은 서류검토, 면접 등을 거쳐 8월 초 최종 채용을 완료할 계획이다. 노조원도 살고 요양병원도 사는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새 위탁자로 선정된 청주병원과 노조가 원만하게 타협하길 소망한다. 그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귀래리에 녹색 체험마을인 고드미라는 마을이 있다. 본래 청주군 산내이상면(山內二上面)의 지역으로서 광해군 때 신요(申撓)라는 사람이 곧은 말로 상소하여 귀양살이를 하다가 풀리어 돌아와 이곳에 은거하였는데, 인조 반정후 조정에서 여러 번 불러도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마을을 곧으미, 또는 귀래동(歸來洞)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 후 이 마을에는 곧은 정신이 깃든 마을이라 그런지 250여년이 지난 뒤에 바른 기개를 가진 단재 신채호 선생님이 이곳에서 성장하게 되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1880년 12월8일 충남 대덕군 산내면 어남리에서 아버지 신광식씨와 어머니 밀양박씨 사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부친을 여읜 후 8세 때 고드미 마을로 이사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으며 조선 정몽주의 일편단심가를 흠모하여 호를 '단재(丹齋)'라 하였고 민족정신과 독립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여러 역사 논문의 발표를 비롯하여, '독사신론', '조선상고문화사', '조선상고사'를 저술하였고 역사 전기 소설인 '을지문덕', '이순신전', '동국거걸', '최도통전' 등 수 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고드미 마을에 위치한 사당에는 120여 년이 된 모과나무가 있는데
미호천에는 평사마을(平沙里)이 있다. 평사리는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이사리(梨峙里), 통산리(通山里)와 병합해 문백면 평산리에 병합되었다. 평사리는 중국 샤오샹팔경(瀟湘八景)의 하나인 평사낙안(平沙落雁)에 비유하여 붙인 이름이다. 평사리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 약 일곱 개의 마을이 나타난다. 공통점은 마을을 감싸는 천(川)과 모래사장이 마을 농토와 어우러진 풍광을 자랑한다. 진천 문백면 평사마을 또한 마을을 휘감아 도는 미호천과 10km나 이어지는 금빛 모래사장, 그 위로 솟구쳐 오른 청벽이 일품이다. 모래 위 안개가 피어오를 때 기러기가 떼를 지어 앉은 모습을 보고 '평사낙안'을 노래했으니 장관은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이곳에 선촌서당(仙村書堂)이 터를 잡았다. 선촌서당은 선비가 있는 마을의 서당이란 의미로 청학동(淸鶴洞) 훈장으로 알려진 김봉곤(金鳳坤)씨가 터를 잡아 예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김 훈장은 메스미디어를 통해 많이 알려진 인물로 회초리 전도사이기도 하다. 김훈장이 말하는 회초리(回初理)는 돌아올 회(回) 처음 초(初) 다스릴 리(理)로 '인간 본연의 순수하고 맑고 천진난만한 본성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를 지닌다. 회초리에는 무형
하늘이 미치도록 푸릅니다. 거리에는 온갖 꽃물결이 흐르고 있습니다. 기절할 것만 같은 눈부신 여름입니다. 도시의 뜨거운 날들에 지쳐 아무런 생각 없이 허공만 바라봅니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햇살처럼 날카롭게 귓전을 울립니다. 매미처럼 그렇게 처절하게 살지 못하면서 괜한 소리만 지르며 살았습니다. 이런 날이면 등 뒤로 흐르는 육즙의 서늘함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뒤돌아보면 미련하게 살았습니다. 산다는 게 어차피 출렁이는 노랫가락에 끝 모를 춤을 추는 것이지만 무엇이 그리 두려웠는지 참으로 바쁘게 종종거리며 살았습니다.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을 애써 끌어안으며 참으로 교만하게 살았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상하게 했습니다. 하루하루 습관과 관습에 얽매여 지쳐 살면서 참으로 덧없게 살았습니다. 입 속에 돋은 검은 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 털로 인해 결국 자신이 상처받는 것도 몰랐습니다. 참으로 아픕니다. 이 여름,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일상의 시간에서 한걸음 비켜서 바라보는 것. 허우적거리는 삶 너머로 설레는 가슴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하루가 기다려집니다. 진정 삶의 진지함을 무너뜨리고 내면의 시간 속에서 세상을
강자와 약자간의 힘의 균형이 유지되는 정의로운 분배의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로 사회생활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과 노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정착돼 보호되는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라 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우리사회는 가부장적 사고와 남아선호 사상으로 인한 남성 우월주의가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 인색하다. 이러한 남성우월주의는 마치 공기처럼 누리는 특권 같아서 여성혐오(misogyny)라는 무시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의도나 동기조차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피해 범죄는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 주체의 지배유지를 위해 여성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도구(방법) 중 하나로 '특별한 의도조차 필요 없는 범죄'라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여성범죄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면 2013년 7천237건, 2014년 6천675건, 지난해 7천692건으로 상승추세며 최근 강남역 살인사건, 수락산·수패산 등산여성 살인사건 등 사회적 약자인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동기 없는 '묻지마 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찰에서는 이런 여성범죄에 적극 대처하고자 여성안전특별치안활동을 추진하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신음하고 있다. 국책사업 논쟁 때문이다. 흔히 정부에서 주도하는 사업을 국책사업이라 말한다. 대규모 공공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재원을 조달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국책사업은 종류나 특성, 기능에 따른 정의가 아닌 사업 규모와 주체를 말한다. 때문에 사회적 통념은 있으나 법적인 개념 정의와 지위는 없다. 부실…구조조정 대상이다 이런 국책사업이 소모적인 논란과 사회적 갈등, 지역 이기주의 악순환,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실 시행에 따른 책임자는 없다.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사업은 혼란만을 야기 시켰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무기한 중단했다. 지방자치단체 간 소모적인 유치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학관 건립과 한국 문학 발전의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전국 24개 지자체가 문학관 유치에 불꽃경쟁을 벌였다. 충북에서는 청주시와 옥천군이 합류했다. 현재 이들 지자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막대한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한 셈이 됐다.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사업도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다. 정부의 구체적 사업 추진 일정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