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정감사 때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 바로 '학생 1명 당 시·도 별 교육비'다. 지난해 수도권 지역 조정식 의원(시흥을)이 교육부와 경기교육청에서 받아 언론에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7개 시·도 교육청 별 학생(유치원~고교) 1명 당 연간 평균 교육비는 세종이 최고인 3천717만원인 반면 서울은 꼴찌인 667만원이었다. 세종이 서울의 5.6배나 됐다. 김병욱 의원(성남분당을)이 최근 낸 같은 주제의 2015년판 보도자료를 보면 지난해엔 세종시가 2천49만원,경기도는 645만원이었다. 세종은 여전히 1위였고, 경기는 6만원 차이로 서울을 '따돌리고' 꼴찌를 차지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일부 언론은 "정부가 공무원 자녀가 많은 세종시에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라는 황당한 내용의 보도도 했다. 그런데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큰 데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된다. 최고인 세종은 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평균액이 1년 사이 1천668만원(44.9%)이나 줄었다. 하지만 최하위인 경기의 3.2배, 2위인 전남(1천187만원)의 약 2배나 됐다. 게다가 세종을 제외하고 3위 강원(1천115만원),…
[충북일보] 충북도내 학교마다 우레탄이 큰 문제다. 학교 운동장 트랙뿐만이 아니다. 우레탄 다목적구장도 유해물질 범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8∼9월 우레탄 다목적구장이 설치된 도내 81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81.5%인 66개교에서 각종 중금속이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를 초과했다. 우레탄엔 유해물질을 많이 함유돼 있다. 아이들이 오랜 시간 뛰어놀아 우레탄 구장이 닳거나 해진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미세먼지 형태로 날려 인체에 흡입되면 치명적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해진 우레탄을 피부로 접촉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유해물질 과다 검출은 우레탄을 빨리 굳게 만드는 중금속 함유 경화제와 색깔을 내기 위한 안료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우레탄 다목적구장 유해물질 전수조사 결과를 교육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면적인 개·보수 방향을 세우진 못하고 있다. 그러나 늦출 일이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운동장에서 뛰어놀아야 하는 어린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는 만큼 신속해야 한다. 문제가…
[충북일보] 국비 지원 축소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가 운영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첨복단지 법인인 첨복재단에 인건비를 포함해 연간 전체 운영비의 50%를 지원해 왔다. 그런데 재단이 내년 국비 지원 규모를 100%로 책정해 정부에 반영을 요구했다. 당연히 첨복단지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 생각은 달랐다.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기존대로 요구액의 절반만 승인했다. 기획재정부는 자립 시기가 도래했다며 보조율을 30%로 낮췄다. 국가 주도 사업의 운영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은 여기 있다. 국비 지원이 줄면 첨복단지 막바지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오송첨복재단의 경우 현재 종합계획 대비 인력충원율이 43.2%다. 장비가동률은 39.1% 수준이다. 예산감소에 따라 연구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정부는 수익 창출부터 요구하고 있다. 지금 상태에서 재단의 100% 자립화는 어렵다. 자칫 정부의 지원 축소가 재단 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생각하고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물론 기본계획에 따라 국비를 삭감했다는 정부 얘기가
대학 때 최치원 전에서 지식인으로 난세에 처하는 어려움을 배우고, '시대의 변혁기에 지식인들은 어떻게 처신을 했을까?'로 화두(話頭)가 되어 학위논문을 혜강 최한기의 경장사상으로 잡게 되었다. 실학자들의 책 바다에서 헤엄치다 익사할 뻔 했지만 그래도 공부는 해 봤다. 다산수련원의 공직자 청렴 FUSO연수로 강진 가는 길에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표지판이 보인다. 다산이 피눈물과 탄식으로 걷던 길을 다른 사람들은 웃음으로 걷겠구나. 청자의 비취색으로 표현된다는 강진 앞바다의 쪽빛 물결과 남빛 하늘 대신에 월출산을 글어 안으며 피어오르는 안개와 추심(秋心) 어린 비가 반기는데 이것도 나름 흥취가 있다. 역사는 상상적 이해와 추체험으로 실감할 수 있으니 나도 그렇게 다산의 체취를 느껴 보리라. 정조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신진기예 정약용이 서학쟁이로 유배형을 받게 된다. 왕이 조용히 불러 "너에 대한 주위의 원망이 자심하니 잠시 예봉을 피하려무나." 위로로 적소에 갔거늘 갑자기 붕어하니 망연자실했으리라. 신유박해 이후 천주교인들은 무부무군(無父無君)의 패륜아요 대역죄인일 뿐이다.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강진에서 다행히 주모의 배려로 주막 곁방을 사의재라 명명
설악산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청주문인협회는 지난달 강원도 인제를 찾아 가을맞이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문우 뿐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도 자리를 함께한 뜻깊은 자리였다. 코스모스가 피고 가을걷이가 한창인 인제는 벌써 가을이 선뜻 다가선 느낌이었다. 이번 문학기행의 첫 방문지는 만해 한용운 기념관이 있는 백담사였다. 청주문협이 이곳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백담사를 구경하기 위한 것 보다 '만해 기념관'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었다. 아담하게 꾸며진 만해 기념관은 그의 대표작 '님의 침묵'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문학관이었다. 한용운 선생은 시인이기에 앞서 독립 운동가로, 또 불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백담사 내에 그의 기념관이 들어선 것도 그가 수행을 위해 오랫동안 백담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문학기행의 두번째 행선지는 '한국시집 박물관'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집 문학관이어서 눈길을 끌었으며 특히 국민 애송시 10편이 전시돼 있는데 충북 출신으로 정지용 시인의 향수,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 있어 반가웠다. 이외 김소월의 진달래꽃, 윤동주의 서시, 김춘수의 꽃, 윤동주의 별을
충주는 개천과 관련 있는 지명이나 조상 대대로 전승해온 문화유적이 남아있어 개천절 관련행사가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의 옛 지명은 개천안(開天安·하늘이 열려 편안한 곳)으로 한양에까지 더 잘 알려진 지명이다. 지금도 마을에 들어서는 고개에 '開天安'이란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솟대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2016 개천안 솟대문화제'가 지난 3일 하곡마을 솟대거리에서 열렸다. 나무로 새의 모양을 만들어 하늘과 소통하는 솟대문화가 전해지고 있다. 고대로부터 중원문화의 꽃을 피웠던 곳으로 열두 개천안(開天安)이라 불렸다고 한다. 개천안 인근에는 삼등 산이라 불리는 천등산, 인등산, 지등산이 있는데, 천등산에는 근년에 천제단(天祭壇)을 만들어 새해 초순에 하늘에 제를 올린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혀 마을 수호신으로 믿는 상징물이다. 삼한시대에 신성시한 성역이었던 소도(蘇塗)에 유풍(遺風)으로서 '솟아 있는 대'로 세워졌던 것이 그 기원으로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요를 위해 마을 입구나 중앙에 세워졌다. 솟대는 세우는 목적에 따라 세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마을의 액(厄)막이와 풍농·풍어 등을…
산 좋고 물 맑은 文光面은 괴산군의 중앙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으로는 괴산읍이 인접하고 동쪽으로 칠성면, 서쪽은 청안면과 사리면, 남으로는 청천면에 경계하고 있고 장자봉(585m)과 배미산(546m)이 웅장하게 솟아 있으며 달천강 지류인 성황천과 광덕천이 흐르고 있다. 고구려 장수왕 63년(475)에 잉근내군(仍斤內郡)에 영속된 이후, 신라 경덕왕때 괴양군(槐壤郡)으로, 고려초 괴주군(槐州郡)으로 명칭이 바뀌였다가 조선왕조 태종13년(1413)에 괴산군(槐山郡)으로 개명된 이후 1914년에 문광면 행정구역이 10개리(光德,松坪,文法,大明,柳枰,新基,陽谷,方城,黑石,玉城)로 개편되어 5,657ha의 면적을 갖고 있으며, 文法里와 光德里의 앞 글자를 따서 文光面이라 칭하였다. 경지면적은 941ha(답 380ha, 전 561ha)로 산지가 많고 경지율이 낮다. 주산업이 농업으로 벼 위주의 주곡 작물이 생산되었으나 지금은 고추,대학찰옥수수,감자, 배추,인삼 등의 경제작물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1997년 문광면에서 처음 생산하기 시작한 괴산시골절임배추는 농한기 주 소득원으로 전국적인 절임배추가 되었다. 문광면은 군청 소재지인 괴산읍과 인접하고
[충북일보] 충북을 비롯한 전국의 대학들이 오는 2020년부터는 정원을 채우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변화하는 현실을 대학들은 받아들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대학들은 이를 기회로 대학의 질적 발전을 꾀함과 동시에 구조조정의 원칙을 새롭게 세워 추진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학령인구 감소는 현실이라는 것을 다시 인식해야 하고 대학들은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외부적인 변화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교육의 질적 개선은 외면하고 양적 팽창에 주력해왔다. 대학들에 불어닥친 학령인구 감소를 정원감축이라는 명분으로 대학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난 2008년을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대학의 입학정원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만 보더라도 2008년 대학의 입학정원은 2만5천599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만3천941명으로 1천658명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정원감소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추진한 대학구조조정의 영향이기는 하지만 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데에는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정부가 추진한 대학구조조정은 학생충원, 취업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정원축
[충북일보]창의 121주년 제천의병제가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제천은 호좌의병항쟁의 발생지이자 한말 의병항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지역이다. 제천시는 이 같은 제천의병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해마다 의병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제천의 역사적 의미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제천 의병제는 제천의병 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던 1995년 시작됐다, 매년 10월 초 제천의병제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다. 길게는 1주일에서 짧게는 이틀 동안 진행된다. 올해는 제천시 의병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 의미를 더했다. 제천시는 7일 창의 121주년 제천의병제 때 개막식을 할 예정이다. 제천의 자전거 동호인들은 제천의병제를 알리기 위해 서울과 경기도 양평을 달린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와 경기도 양평 구간에서 자전거 순례를 펼친다. 제천 의병제를 전국에 알리자는 취지다. 그러나 제천의병제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행사 땐 각 읍·면·동 천막에서 일찍부터 술자리가 시작돼 엄숙해야할 의병제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막식 땐 특정 인사들을 위한 지정 좌석 수십석
[충북일보] 지역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곳곳의 각 요소들이 잘 정리되고 내면화 돼야 한다. 주거, 환경, 교육, 건강, 문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상향이동 하면 가능하다. 충북지역출판·동네서점살리기협의회가 책을 매개로 출판·서점·작가·시민들의 상생 협력관계 만들기에 나섰다. 아주 고무적이다. 지역서점과 독서진흥단체와 연계한 행사여서 더 뜻 깊다. '충BOOK상생협'은 지난 7월부터 청주시내 17개 서점에 '상생충북' 코너를 신설했다. 저자와 만남 등의 행사를 갖는 등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지역출판 작가의 책을 전시·판매하가 위해서다. 한국의 발전은 이미 많은 나라의 본보기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급속하고 지속적인 성장의 원인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학계와 시민사회가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 "충북에, 청주에 역사가 있는가. 이야기가 있는가." 충북도민, 청주시민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받았을 거다. 그러나 충북에, 청주에는 수많은 역사와 이야기가 있다. 다만 제대로 풀어낸 작가가 부족했을 뿐이다.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역의 인물이나 역사는 지역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전에 타던 비행기를 조종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늘 타던 비행기도 수많은 작동절차에서 혹시 실수가 있을까봐 조심스러운데, 과연 날 수 있을까 싶은 고물 비행기로 왜 비행을 하라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 기억을 되살려서 시동을 걸고 이륙을 해야 한다. 이래저래 시도를 하다 보니 마침내 시동이 걸렸다. 하지만 이륙을 앞두고 안전할지 자신이 없다. 어쩌면 명령이 취소되지 않을까 싶어 머뭇머뭇 시간을 계속 끌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개꿈이려니 하였지만 이륙을 앞두고 고민하던 기억이 하도 생생하여 출근하는 기분이 찜찜했다. 비행은 습관화된 절차와 몸에 익혀진 감각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두뇌가 조종이라는 3차원 공간에서의 빠른 상황판단과 반사적인 조작을 제대로 통제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행훈련은 뜨고 내리며 기동하는 전 과정을 몸의 감각에다 새겨 넣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일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서도 심리상태나 몸의 컨디션 유지가 중요한 이유이다. 뒤숭숭한 꿈자리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출근한 후 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묻혀 버렸다. 하지만 감각은 무의식중에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
10월이 되었다. 그렇게 2016년도 3개월 밖에 안남았고, 4분기에 들어섰다. 연초 계획에는 1년을 반기, 분기, 월별로 나누고 각 기간마다 해야할 일을 세운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계산한다. 그런데. 9월까지 1년의 75%를 소화한 지금, 지난 3분기까지 계획대로 잘 실천했는지, 나머지 4분기도 원래의 목표대로, 잘 할 수 있을까? 삶은 하루가 모여 만들어진다. 오늘의 연속이다. 그래서 '오늘을 산다' 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 오늘도 1년의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다. 다만 중장기 계획보다 처리해야 할 숙제 같은 오늘이 너무 많은 상황 속에서 하루를 살고 있다.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 - 대부분 갑자기 생기는 상황, 지시, 긴급 사태 등 - 때문에 긴 '오늘들'이 많이 묻혀져 있다. 그래서 연간, 중장기 계획이 때론 무색하기도 하다. 연초 계획을 돌아봤다. 넘겨진 달력만큼 2016년 세운 계획들이 평균 진도율이 75%가 되어야 했겠다. 물론, 넘은 것도 있고 중간에 접은 것도 있고, 연초 계획에는 없지만 새롭게 시작한 것들이 있어서 어쨌든 플러스, 마이너스를 감안하여 75% 선에는 있어야 한다. 점검해보니 'A'는
문화란 무엇인지 다들 논의를 많이 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문화의 적은 누구 혹은 무엇일까. 문화를, 예술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포함시켜서 도시의 정체성을 밝히거나 홍보 등에 활용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식상한 지역 마케팅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 동안에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실제로는 문화는 들러리로 내세우기만 하거나 세우는 척 한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경향 각지에는 1천500개가 넘는 축제와 예술의 전당류의 시설들이 있다고 하는데 문화적 풍모를 느꼈다던가 예술의 향기를 느꼈다던가, 예술가들이 시장, 군수님처럼 대우받는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음은 왜 일까. 내가 과문한 탓도 있을 터이고 한편으로는 문화 혹은 예술을 빙자한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비문화적이어서는 아닐까. 문화라는 단어는 사회 속에서 사용되는바 타인을 전제로 한(설사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타인이 지옥이라고 하더라도)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러한 전제는 배려 혹은 존중이라는 덕목을 포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배려나 존중은 상대방이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들이지 내가 타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들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화행사 역
현재 우리나라는 만혼과 저 출산 고령화로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련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선 상태이다.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동물에 대한 개념이 크게 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펨펫족(family+Pet)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해마다 10만 마리에 가까운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1~2015년)간 유기된 반려동물은 46만여 마리에 달했고 개가 30만(65%)마리로 가장 많고 고양이가 15만(34%)마리나 됐다. 이중 새 주인을 찾아 분양된 반려동물은 28.8%인데 반해 안락사·자연사 등 죽음에 이르는 반려동물의 비중은 46%로로 1.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반려동물의 유기는 시기적으로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을 막상 키우다보니 싫증나거나 병들었다는 이유로 유기되는 경우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동물을 버려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과 누군가 대신 키워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맞물려 휴가철 반려동물 유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공장제품 찍어내듯 무차별
[충북일보] 청주대가 개교 69년을 지내면서 '부실대학' 오명을 쓰며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주대는 그동안 김윤배 전 총장이 물러나고 몇 차례 총장을 바꾸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다시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김병기 전 총장과 교무위원 전원이 사퇴했다. 이어 정성봉 총장이 취임했다. 이때까진 그래도 별 일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재단이사의 명예교수 임명으로 아주 시끄럽다. "구성원 누구에게도 공지되지 않았다"며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청주대신문 주간교수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결국 청주대 학보인 '청대신문'의 발행은 무기한 중단됐다. 대학 측의 의도적인 술수라는 의혹과 학내 언론탄압 논란이란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청주대 사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으로 악화되고 있다. 한 가지가 해결되면 다시 한 가지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끝이 보이는가 싶으면 다시 다른 변수가 생겨나고 있다. 빛이 드나 싶으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근본 처방이 아닌 미봉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금의 청주대 사태를 한 마
[충북일보] 대한민국 사회에서 술 없이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술이 빚어내는 일은 부정적일 때가 더 많다. 최근 제천에서 발생한 사례는 아주 대표적이다. 제천의 두 지도층 인물들이 술을 마시다말고 주먹다짐을 벌였다. 시청 간부공무원과 시의원으로 둘 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다. 결국 두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술이 '웬수'가 된 셈이다. 애주가에게 술은 미화와 윤색(潤色)의 대상이다. 술이 빚어낸 일화도 많다. 물론 이태백처럼 술을 마시고 주선이 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술만 마시면 개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신 게 아니라 술에 먹히기 때문이다. 술의 부정성은 충북 교육계에도 적나라하다. 충북 교육계가 술독에 빠졌다고 진단될 정도다. 법적으로 음주가 허가된 성인인 교직원뿐만이 아니다. 학생들마저도 무분별한 음주로 잇따라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2016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충북 지역 청소년 음주율(최근 30일간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청소년 비율)은 19.6%(남학생 22.4%, 여학생16.6%)다. 5명 중 1명은 최근 한 달 내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는 얘기다. 교직원들의 음주추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3
9월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각계계층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일부 중소기업이나 실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서비스업 등은 이번 추석 명절부터 급격한 매출의 하락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무언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쾌재를 부르며 소리나지 않는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하기에 김영란법을 대다수는 응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건전하고 투명했다면 김영란법은 제정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그렇지 않았다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믿고 있습니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자 들의 횡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청탁이라고까지 믿었다면 너무 비약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언가 비뚤어진 잘못된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취업을 앞둔 자녀가 있으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사회적으로 힘 있는 이들을 떠 올리게 됩니다. 특히 유권자의 표를 먹고사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시대
기원전 604년 한 아이가 태어났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62년 동안 임신해 있던 상태였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했다. 주위의 자두나무를 가리키며 "나는 이 나무를 따서 성(姓)을 짓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두나무(李)에다 자신의 큰 귀(耳)를 상징하여 스스로 이름을 이이(李耳)라 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하얀 머리카락을 가졌다. 사람들은 늙을 노(老)를 써 그를 '노자(老子)'라고 불렀다. 한자(漢字)의 늙을 노(老)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허리가 굽어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늙은이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라고 한다. 1990년 유엔은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이날이 '국군의 날'과 겹쳐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했고, 199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이날은 1년을 12살로 친다면 노인에 해당하는 10살쯤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이 82.4세이니, 나이로 환산하면 62세에 해당된다. 62세는 헤밍웨이가 세상을 떠난 나이이기도하다. 산티아고는 쿠바의 어부였다.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로 고기잡이하는 노인이다. 그는 84일 동안 바다에 나갔지만 아무 고기도 잡지 못했다. 8
청주시 오창읍의 원리(院里)는 '원골, 원동'이라 불리어 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명으로 '원리(院里)'라 표기가 되었다. 본래 청주군 북강외일면의 지역으로서, 조선조 때 행인의 편의를 봐주는 원집이 있었으므로 원골 또는 원동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다른 지역에도 '원동, 원골'이 많이 나타나는데 오창읍의 '원리'처럼 옛날에 역원이 있었던 지역이 많으나 역원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지역도 있어서 모두 역원과 연관짓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원골, 원동'이라는 지명은 예전에 역원이 있었다는 연고로 인하여 지명에 '원'이 포함된 지명과, 역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다른 고유어가 음운 변이를 거쳐 '원골, 원동'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먼저 '역원'에 연고를 두고 생겨난 '원-'계 지명을 찾아보자. 우리나라 역원제(驛院制)의 기원은 고려 성종 때 12목이 설치된 이후 지방제도가 본격적으로 정비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개경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역로망을 형성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이 제도를 이어받아 활용한 것이다. 충북향토문화연구소에서 편찬한 '충북의 역원과 봉수'에 의하면 "역이란 중앙 관아의 공문을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SNS(Social Network Services)라고 한다. 이러한 SNS를 활용하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많은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NS상에 악성루머가 게시되면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빠른 속도로 불특정 다수에게 퍼지는 현상 역시 발생하여 악성루머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은 그 배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은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폭력 예방교실을 실시한다. 실제로 예방교실을 하면서 학생들을 만나 SNS를 하는 학생들을 확인해 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든다. SNS상 사이버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었고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자 이를 막기 위한 법이 제정되고 많은 교육과 캠페인이 실시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얼굴을 볼 수 없고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등 사이버 폭력이 학생을 대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폭행 등과 같은 물리적인 학교폭력과 달리 사이버 폭력은 시간이 지난 경우에 발견되는 경우가
[충북일보]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했다. 20대 국회 첫 국감이기도 하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이후 이어진 국회 파행 사태가 일단락됐다. 여야, 여전히 걱정스럽다 새누리당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진행한 국정감사 보이콧을 중단하고 국감에 복귀하기로 했다. 이정현 대표도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등을 촉구하며 벌여온 단식을 일주일 만에 중단했다. 20대 국회는 출범이후 파행이 거듭됐다. 국민들을 실망케 하기에 충분했다. 지금이라도 국감이 정상화된 것은 다행이다. 국회는 4일부터 애초 계획에 따라 모두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국정감사 일정을 진행한다. 당초 국감은 15일 종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 일주일 동안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함에 따라 나흘간 일정을 추가했다. 그래서 인지 피감기관마다 자료준비와 제출에 아우성이다. 충북도는 올해 피감기관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요청 자료제출에 분주하다. 이번 국감에서도 여러 사안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는 산업은행 등을 상대로, 지난달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의 연장선상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실화 문제에 대한 국책은행의 책임관리 소홀 문제가 재
말(言)의 힘은 매우 크다. 말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고 그 사회를 반영한다. 누군가는 현실을 빗대거나 과장하려고 일부러 말을 지어낸다. 그런 말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마침내 현실을 왜곡한다. 요즘 갑(甲)질 논란이 거세다. 이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약자에게 불공정하거나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갑의 횡포는 만연하다. 최근 이 문제가 불거진 것도 현실과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미국에 이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균형으로 계층간 위화감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일부 지도층은 도덕 불감증에 빠져 약자에게 불법행위마저 저지르곤 한다. 갑의 횡포로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가운데 갑질 논란은 빠르게 파고들었다. 마침내 우리 사회는 '갑을' 관계만 남아 있는 것 같다. 사회 지도층이 높은 도덕성을 갖고 그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그런데 이 같은 논란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국민 분열과 계층 갈등을 가져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를 봉합하기 위해 또 엄청난 사회 비용이 들 것이다. 그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사과를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 하루는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흠집이 있는 것만 고르더란다. 그럴 때는 대부분 좋은 것부터 고르게 된다. 의아한 생각이 든 사과 장수 할머니가 좋은 걸 가져가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맛없는 것을 먹게 되지 않느냐면서 여전히 언짢은 것만 골라 가더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교회에 다니는 분이었다. 예의 자연스럽게 종교 문제가 나왔고 사과 장수 할머니는 그런 아저씨가 다니는 교회라면 볼 것도 없을 거라면서 기독교인이 되었다. 돈을 내고 사면서도 언짢은 사과만 고른 것은 전도가 목적일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그 할머니가 예의 비양심적인 장사꾼이라면 아저씨가 남겨 둔 좋은 사과 속에 언짢은 것을 넣어 다시 팔 수 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결과는 어쨌든 사과를 사 가는 여타 사람들이 더 좋은 것을 먹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고 그런 의중으로 흠집 난 사과를 집어갔을 것이다. 그 아저씨 말고 모든 사람이 그런 식이라면 내가 살 때도 좋은 게 남는다. 게다가 또 전도가 목적이라 해도 막상 이해문제가 닥치면 나부터 좋은 걸 먹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 나온다. 종교적이라면 남이 더 좋은 것을 먹도록 하는 게
[충북일보] 충북도가 올해 충북도민대상 후보자 선정계획을 세웠다. 후보자 접수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대상은 공고일 현재 도내 거주자나 직장 근무자, 본인 또는 직계존속의 등록기준지가 충북인 사람이다. 충북발전에 뚜렷한 공로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추천 가능하다. 추천서는 관할 시·군청에 제출하면 된다. 도민대상의 추천권자는 시장·군수, 각급 기관·사회단체의 장이다. 각 분야에서 충북도민대상은 충북의 발전과 위상을 드높인 자랑스러운 도민들에게 주는 상이다. 추천분야는 지역사회, 문화체육, 산업경제, 선행봉사 등 총 4개 부문이다. 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함께하는 충북 구현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졌다. 수상자는 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오는 11월 선정된다. 충북도민대상은 도내 상(賞)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물론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06년 시상을 마지막으로 2011년까지 시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2012년 조례개정을 통해 부활됐다. 주요 개정내용은 수상대상자의 자격을 5년 이상 도내거주 또는 직장근무자에서 타 시도 거주 충북출신 인사까지로 확대했다. 수상대상자의 폭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수상부문도 11개 부문
[충북일보] 충북도내 일부 학교들이 계약제 교원과 강사 등을 허술하게 채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계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와 방과후학교 강사, 전일제 강사, 통학버스 기사 등 계약직 교직원을 채용할 때 성범죄 경력 조회나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 조회, 공무원 결격사유 조회 등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충북도교육청은 최근 15개 유·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계약직 공무원을 임용하기 전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거나 결격사유조차 조회하지 않은 3개 학교가 적발됐다. 지난 4월엔 임용 2년 차인 모 초등학교 교사가 임용 전 저지른 성범죄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 법정 구속됐다. 물론 교육 당국은 사전에 해당 교사의 신원조회를 했다. 하지만 법원 확정 판결 전이어서 신원조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계약직 임용과정에서 부적정 행위가 있어도 일선 학교에 경고나 주의 처분으로 그치는 교육행정 관행이다. 과태료 부과 등 엄한 처벌 조항이 있는데도 대부분 솜방망이로 끝나고 있다. 우리는 교육당국의 허술한 행정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위협요인이라고 판단한다. 교육당국 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