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이원면 원동리 영동으로 가는 국도변에 묘소 한 기가 있다. 앞에는 그리 크지 않은 고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유모헌비지묘(乳母獻菲之墓)'라고 각자되어 있다. 유모 헌비는 누구이고 어떤 내력을 담고 있을까. 비석을 확인하니 더 많은 각자가 보인다. '贈 領議政 睡翁 宋公...' 영의정을 증직 받은 수옹 송공이다. 이 비석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 우암송시열이 제주도로 귀양 가기 전, 부친 수옹(睡翁) 송갑조를 키운 유모 노비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송갑조는 젖먹이 시절 어머니를 잃었다. 마침 헌비도 아이를 출산 했는데 그녀의 젖을 먹고 자라게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부터 아이는 유모가 너무 힘들게 농사일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은 좋은 옷을 입고 있었으나 유모는 다 헤진 옷을 걸치고 있었다. 소년은 자라면서 그녀가 집안의 노비인 것을 알게 된다. 소년은 그것이 가슴이 아팠다. 소년은 장성하여 헌비를 노적(奴籍)에서 풀어주고 따로 살게 했다. 자신을 키워준 유모에 대한 보은이었다. 그리고 간혹 헌비의 집을 찾았다. 헌비가 차려주는 음식이 먹고 싶었던 것이다. 헌비는 찾아 온 송공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인터넷 검색창에 '청년'을 검색하면 '일자리', '취업'등과 관련된 정보들이 잔뜩 쏟아진다. 청년에 대한 이야기는 곧 청년 일자리에 대한 걱정으로 귀결되고, 청년들을 향한 걱정 어린 시선과 관심은 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정책과 사업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걱정은 매우 감사 할 일이지만, 이러한 관심과 걱정에서 비롯된 청년들을 위한 그 많은 정책들이 유독 걱정의 당사자인 청년들에게 깊숙이 와 닿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기업은 글로벌 저성장의 늪에 빠져 점점 그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고,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정부로서는 청년 취업의 대안으로 청년 창업을 제안하였다. 더 이상 기업에게 청년들의 일자리를 부탁할 수만은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청년 창업이라는 대안은 꽤나 솔깃해 보이지만 정부가 그동안 내 놓은 청년 창업을 위한 정책과 쏟아 부은 돈을 생각하면 정부의 청년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간 정부의 창업 정책은 시장 선택에 의해 창업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아닌,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에게 정책 자금 공급의 역할 정도만…
시청률만으로 보자면 성공한 토론이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일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도 토론 중계에 밀렸다. 그런데 따분함의 상징인 토론방송이 예능방송을 능가한 이유가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을까. 그보다는 노는 꼴들이 하도 신기해서 채널을 고정했지 않았나 싶다. 작금의 토론행태를 두고 예능보다 재밌고 개그보다 웃긴다는 평을 한다. 이 말을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면 '놀고 있네'가 되겠다. 노는 유형 몇 가지를 추려본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고는 답변을 하는 중에 말을 끊고 빈정거리며 답변을 타박한다. 받은 질문에 대답이 막히면 역으로 질문을 하거나 동문서답을 한다. 잘못을 집어내면 천진한 얼굴로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발뺌한다. 코너에 몰리면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인다. 말이 막히면 고개를 흔들고 한숨을 쉬며 동동거린다. 예능방송이라 해도 삼가야 할 비속어를 거침없이 날린다. 의도치 않게 큰 재미를 준 대선 후보들의 TV토론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이에 대한 패러디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직설적인 지적이나 욕보다 무서운 풍자 열풍이다. 4차 토론을 마친 다음 날,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응답 패러디가 카톡 메시지로
[충북일보] 충북도교육청의 교육전문직(장학관·장학사 등) 특별채용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장학관의 경우 사실상 특혜채용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전문분야 장학사 채용 역시 교육감 측근의 승진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라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6일 '2017년 유초중등 교육전문직원 선발 공개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교장급 장학관 교육연구관 2명, 교감급 장학사 교육연구사 37명을 특별채용하게 된다. 이 중 장학사·교육연구사는 유초중등 교과분야(국어 영어 수학 등)에서 24명, 전문분야(문화예술 다문화 교권보호 등 11개 분야)에서 13명이 각각 선발된다. 잡음은 주로 전문분야 장학사 채용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11개 선발분야 가운데 4개 분야 전문가 선발기준에 의문이 든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지적이다. 특히 행복교육지구의 경우 사실상 올해 처음 시작해 전문성을 따지거나 붙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 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의혹은 도교육청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도교육청은 선발분야를 그 때 그 때 수시로 바꿨다. 예고 없이 선발분야를 새롭게 만들거나 폐지하기도 했다. 그
1997년 11월에 밀어닥친 IMF 경제위기는 그해 4월28일 개항한 청주공항에 큰 타격을 줬다. 운항 중이던 국제선 노선이 모두 사라지고 이용객도 큰 폭으로 줄기 시작했다. 개항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히며 중부권 허브공항으로서의 위상 정립은 요원해져 갔다. 2000년대 들어서도 어려움이 지속되자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한 지역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충북도는 해외노선 개척과 이용객 확충, 관광자원 개발 등 공항 활성화를 추진할 전담 조직의 신설에 착수했다. 그리고 2005년 2월 충북도 관광과에 공항활성화팀이 생기면서 청주공항 활성화에 일대 전기가 마련된다. 그리고 개항 10주년을 맞은 2007년 7월 충북도는 외래 관광객 유치만으로는 공항활성화가 어렵다고 판단, 대중교통 연계를 위해 공항업무를 교통물류과로 이관했다. 수도권 지하철 및 시내버스 광고, 지역별 전광판 홍보, 충청권 지자체 공조 등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면서 그해 청주공항은 이용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하지만 공항시설에 비해 이용객은 여전히 미흡했다. 2008년 8월 충북도는 관광과를 관광항공과로 변경하고 공항지원팀을 다시 관광항공과로 옮겨, 항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1967년)'는 순수함에서 나오는 강한 열정과 의지에 찬 어조로 읽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그리고 그 열정과 순수함이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에 기반하기 때문에 세상사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으며, 환자읠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도 마찬가지이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4.19 혁명을 자신들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게 일침을 날리며, 순수한 학생과 국민의 열망 이외의 껍데기들이 걷어지기를 바라는 시인의 소망, 동학농민혁명에 식솔과 자신의 모든 생명을 바치며 탐과오리와 외세가 걷어지기를 바라는 노비와 백성들의 소망, 그리하여 새로운 세대가 혼례를 통하여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며 새 시대를 열기를 축복하며, 조선 반도에 평화만…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이 개항 20년을 맞았다. 잠깐이지만 연간 이용객 300만 명 돌파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면서 사면초가다. 국제선의 노선 다변화를 꾀하지 못한 탓이다. 그래도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아 다행이다. 충북도는 저비용항공(LCC) 모(母)기지화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K에어항공이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K에어항공은 이달 중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면허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미 16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450억 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항공기를 운항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자본금 150억 원 이상, 항공기 3대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국토부는 사업 초기 재정적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자본력과 노선 수요 확보 등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게 된다. K에어는 일본 노선을 시작으로 대만, 중국, 동남아 시장 등을 겨냥하고 있다. 국제노선을 집중적으로 취항한다는 구상이다. 항공기도 청주공항에 등록하는 등 청주를 모기지로 해 다양한 국제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긴장된 분위기가 더 살벌해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터질지도 모를 폭탄 파편에 맞지 않으려고 서로 눈치를 보며 몸을 사렸다. 길을 가다 마주쳐도 고개만 숙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했다. 무슨 말이든 섞다가는 어떤 꼬투리를 잡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사자들을 한 묶음으로 묶어놓은 듯 했다. 나도 가능한 그 누구와도 마주치거나 엮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더구나 그 사건 이후 틈만 나면 나를 따라다니던 동방도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통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내 담당구역이 고령자가 많은 시골지역이라 감사해야겠어. 이 나이에 그들처럼 남의 몫이나 훔치다 잡히는 꼴을 상상만 하는데도 이렇게 끔찍한데……." 혼잣말로 신세한탄을 하며 앉아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내 어깨를 껴안았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동방이 생글거리며 반가워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자님. 지금, 누구하고 애기 하시는 거예요· "휴우. 자네 장난에 놀랐네." "헤. 놀라시라고 한걸요. 그동안 저 없어서 심심하셨죠· 그죠· 아녜요· 아니라고 말 못하시죠·" 동방은 그동안 하고 싶은 말들을 뱃속에 담아두었던
사방에 진한 미세먼지가 뿌옇게 날아다닌다. 올 봄 유독 심하다. 그러나 이렇게 숨쉬기조차 힘든 세상에도 꽃들은 무더기로 피어난다. 참 신기하고 고맙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들었던 촛불이 꽃들로 피어난다. 봄은 그렇게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진정 이 봄, 우리의 선택이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바란다. 모두가 행복하고 차별이 없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의 힘이 제대로 실현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세상은 문화로 하나 되는 그런 문화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문화는 이 꽃들처럼 세상을 밝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여야 한다. 문화는 근본적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생각하고 행동하게끔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문화를 통해 서로가 닫힌 마음을 열고 서로 다른 상대를 배려하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창조적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한 사회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생산해 내어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게 한다. 그러기에 문화는 인간이 갖는 창의적 행위로서 먼저 이해되고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정권에서의 문화융성은 그 구호의 거창함에 비
아파트 관리조직은 규모는 작지만 의결과 집행의 조직체계는 지방자치단체와 비슷하다. 의결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와 집행기구인 관리사무소장이 견제와 균형 속에 운영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의결기구인 지방의회와 집행기구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조직체계다. 임기 4년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직접선출하고, 지방의회 의원은 일정한 선거구별로 주민이 선출한다. 지방의회 의원격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동별 대표자의 임기는 2년이다. 지방의회 의장격인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의 임기는 아파트별로 관리규약에 따라 정하지만 통상 2년이다. 공동주택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을 공동주택단지 전체 입주자 및 사용자가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통하여 민주적으로 선출한다. 동별 대표자는 해당 선거구별로 입주자 및 사용자들이 직접 선출한다. 이처럼 선출 모습만 보면, 마치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선출하는 모습과 흡사하고, 동별 대표자는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이를 두고 혹자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운영하는 모습이 최소 단위의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기도 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의결기구이고 관리사무소
1979년 정부는 당시 포화상태였던 김포국제공항이 지리적인 여건상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해 수도권 신공항 건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내 13개 후보지를 놓고 공역의 원활성, 서울로의 접근성, 기상, 주변 소음, 경제성, 향후 확장성 및 토지이용도 등 여러 인자들이 고려됐다. 1983년 말 이제 막 완공된 청남대(당시에는 영춘제)를 방문한 대통령에게 충북의 한 국회의원이 청주에도 공항이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하게 된다. 그리고 1984년 4월20일, 정부는 '행정수도 대전 이전 및 중부권 집중 개발계획'을 고려해 청주 신공항 건설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후 1985년부터 1992년까지 1단계로 국고 3천89억 원을 들여 청주의 군 시설을 충주로 이전하고 활주로 3천600m, 계류장 50만㎡, 여객터미널 10만㎡ 규모의 청주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됐다. 청주공항 건설 계획은 중부고속도로 건설에도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중부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1983년 12월, 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정안에 반영됐다. 당시 반월공단~온양~아산공업기지 주변을 지나는 서해안노선과 광주~이천~청주국제공항을 지나는 중부내륙선 등 2
[충북일보] 세금 체납과 탈세는 영원한 숙제처럼 보인다. 수많은 노력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청주에서는 최근 '공무원 세금 미꾸라지'가 호되게 욕을 먹고 있다. 청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부동산 취득세와 등록세를 내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세법의 허점을 이용하려다 발각이 된 셈이다. 몇 년 전 일이지만 최근 밝혀져 공분을 사고 있다. 대다수 성실한 납세자들은 군말 없이 꼬박꼬박 세금을 낸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정상적인 국민의 행동이다. 그런데 간혹 세법의 허점을 악용해 세금을 줄이거나 아예 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혹자는 이를 '법 미꾸라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세법을 더 촘촘히 만들어 법 악용을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경제현상은 워낙 복잡하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상황을 세법에 담기는 어렵다. '법 미꾸라지'들은 주로 이런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 변호사나 세무사 등 세무 조력인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탈세를 조장하는 건 막아야 한다. 돈 있다고 죄 짓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사회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진 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이야기라며 과거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한다"고 발언했다. 중국이 그동안 한국을 어떻게 보아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발언이 알려진 후 한국에서 반발이 거세지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다. 또 미국은 뒤늦게 "우리는 한국이 수천 년간 독립적인 국가였던 것을 잘 알고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같은 변명과 해명만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처난 마음을 달랠 수는 없다. 미국 측은 "정상 간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 핑 주석 간에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자세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표현이었던 시 주석이 한국에 대해 과거 중국의 일부였다는 내용으로 설명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던 말을 지어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동북공정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동북공정은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비롯해 한국의 고대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하려는 작업이다. 중국이 백두산과 간도를…
얼마 전 어떤 지인으로부터 '행복은 향수다' 라는 메시지를 접하고 그 분이 무슨 뜻으로 행복의 의미를 향수에 비유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기 까지 향수를 뿌려 본 게 손가락 안에 들지만 그 향수가 오늘은 무척 그리워진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행복한 사람으로 첫째 할 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세 번째로 희망이 있는 사람으로 꼽았다. 내일 아침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참으로 감사하다.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의 가장 큰 이슈도 일자리 창출이지 아니한가! 청년 실업율이 사상 유례없이 높아진 지금 행복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인 일자리는 누가 만들어 주는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일이란 자신이 하면서 즐거우면 되는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일자리의 귀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자세의 귀천이 있는 것이다. 행복을 향수라고 한 것은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소중한 의미이다. 자신에게 뿌린 향수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행복해진다. 사랑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상대
하나의 조직이라면 구성원 모두가 대표자의 입장에서 민원인을 대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시민들은 생활관련 부서인 시청에 자연스럽게 문의할 사안도 있기 마련이고 더러는 건의도 하게 되는 게 일상이다. 약 2년 여 전으로 기억되는데 생활쓰레기 수거에 관해 질의를 하게 된 일이 있다. 전화를 하면 수신자는 거개가 담당자를 찾거나 부재중일 경우엔 나중에 다시 하라거나 혹자들은 전화를 돌려주는 일이 태반인 편이다. 전화번호 안내 책자들이 중구난방인 게 현상이다. 전화번호 안내 책자를 발간한 업체에 따라 부정확한 일이 많다보니 잘못 걸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터다. 필자가 전화를 걸던 날 역시 담당부서가 아닌 터였는데 수화자는 친절하게 담당자에게 전해준다며 자신이 담당자인 양 친절은 물론 믿음이 가게 자세하게 반문까지 하면서 응대해 주었다. 고맙다는 인사치례까지 하면서 성함이 누구시냐고 알아두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의 성명을 지인에게 알아보니 뜻밖에 초보자였다. 초심을 잃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근간 우리나라가 대 혼란을 겪고 있다. 탄핵 충격에 쓰러져 입원한 분까지 있었단다. 필자는 팔십대 두 분과 좌담 끝에 의원사무실을 찾아…
해발 453미터의 박달재는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 사이에 있는 고개로 온 국민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정겨운 이름이 되었다. 치악산(해발 1282m)의 맥이 뻗어내려 백운산(해발 1086m)이 되고 그 줄기가 다시 남으로 달려 구학산(해발 982.9m), 시랑산(해발 691m)을 이루는데 구학산과 시랑산을 연결하는 산줄기의 낮은 능선을 넘는 박달재는 동서로 봉양과 백운을 잇고 멀리는 제천과 충주를 잇는다. 제천에서 충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교통의 요지여서 외적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역사적인 장소였으며. 최근에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주변의 역사성 때문에 교통로가 아닌 관광 자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노랫말에는 '천둥산 박달재'라 하여 마치 천등산을 넘는 고개인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 박달재는 구학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시랑산 자락에 위치하므로 시랑산 박달재라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충주에서 제천을 가려면 천등산 자락의 다릿재를 넘어 박달재를 넘게 되고, 제천에서 충주 쪽으로 가려면 박달재와 다릿재를 차례로 넘어가야 했기 때문에 이 같은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천등산의 다릿재, 시랑산의 박달재라고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피싱'사기 중 가장 대표적인 전자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은 목소리를 통해 상대방을 낚아 개인정보를 탈취하여 재산을 편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범죄자들은 해외에 콜센터를 설치하고 불법수집한 개인 정보를 이용하여 복잡한 경로로 대상자에게 접근할 뿐만 아니라, 송금 과정에서도 이른바 대포통장을 이용한다. 이처럼 나날이 발전해 가는 정교한 수법으로 더 이상 보이스피싱의 표적은 노인만이 아니기에 부모님들은 물론 20~30대 젊은 층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수사기관·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의 피해건수는 2천152건으로 전체 피해건수의 74%를 차지했다. 또한 이들의 피해금액은 175억원으로 전체 피해금액(247억원)의 71%로 동년 남성(19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다.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 같아요"라는 다급한 목소리의 112신고를 받을 때면 경찰관의 마음도 애가 탄다. 실제로 며칠 전 피해민원인은 29살 여성으로 3년간 일을 하면서 모아온 결혼자금 7천만원을 사기꾼과의 통화로 3시간 만에 꿈과 함께 날려 버렸다. 주말이
[충북일보] '적폐(積弊)'의 사전적 의미는 오랫동안 쌓인 폐단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선거 프레임이 바로 적폐 청산이다. 적폐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잘못 설정된 '적폐 프레임' 문 후보의 대세론이 거침없다. 당내 경쟁에서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대선 후보가 되더니, 이제는 대선을 10여 일 앞둔 현재까지 탄탄한 지지기반이 확인되고 있다. 그동안 '샤이 보수'들이 차선책으로 안희정과 안철수를 돌아가면서 지지했던 것도 큰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반문 세력들은 '문재인 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폭언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그에게 '종북 프레임'은 단골 메뉴다. 모두가 부질없는 주장이다. 국민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국민들의 혜안(慧眼)은 언제나 정확했다. 그래서 선두권 후보를 향해 퍼붓는 공격 대부분은 네거티브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 후보에게서 이해할 수 없는 논리는 남아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바로 '적폐' 대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해서, 안
최백수는 충북 오창에 산다. 모처럼 서울 갈 일이 생겼다. 오창에서 서울 가는 길은 대략 서너 가지다. 오창 간이 터미널에서 서울행 시외버스를 타는 방법이 가장 흔한 것이고, 청주에 가서 고속이나 시외버스를 타도 된다. 그 두 가지 방법은 다 불편하다. 우선 오창서 서울 가는 버스는 자주 있질 않다. 어떤 때는 1-2시간씩 기다려야할 경우도 있다. 청주로 가면 차는 자주 있지만 승용차로 30분 정도 가야한다. 요즘 그가 새로 개척한 방법이 있는데, 천안에 가서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창서 천안 가는 시간이 40분 정도면 되니 청주보다 10분 정도 많지만 전철은 공짜로 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다 어차피 서울에선 전철을 이용해야하니까 오히려 편리한 면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최백수는 천안으로 차를 몬다. 천안까지 달리면서 늙기도 서러운데 차별대우까지 받는다는 생각을 한다. 만약 서울에 산다면 굳이 승용차를 사서 운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해본다. 승용차를 운영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차량 구입비, 보헙료, 검사비, 수리비, 유류대 등등…. 이렇게 많은 비용
온 대지 위에 은혜로움이 가득합니다. 파릇파릇 돋는 새싹들이 따사로운 햇빛을 찾아 시선을 모읍니다. 봄바람이 짓궂게 새싹들을 흔들며 지납니다. 그 뒤를 참새 떼가 요란스럽게 따릅니다. 먼 산에도 연둣빛 봄기운이 한창이군요. 도시 변두리의 어느 한적한 공원. 이곳에도 어김없이 봄기운이 새록새록 피어나고 있습니다. 봄볕이 차분하게 내려앉는 벤치 하나에 노신사가 홀로 앉아 해 바라기를 하고 있군요. 나머지 벤치는 어린 아이들과 젊은 엄마들의 차지입니다. 잠시 후, 한 아가씨가 노신사의 옆에 앉습니다. 읽다 남은 책이 옆구리에 끼인 채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군요. 잠시 옷이며 머리의 매무새를 다듬으며 숨을 고른 아가씨는 읽던 책을 무릎 위에 펼친 뒤 나머지를 읽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방금 전에 인근의 가게에서 사온 팝콘을 하나씩 꺼내 먹으며 우아한 자세로…. 둘의 머리 위로 따사로운 봄볕이 소담스럽게 쏟아지는군요. 겨우내 움츠렸던 대지에 숨결을 불어넣는 은혜로운 빛이지요. 잠시 후, 아가씨는 팝콘의 줄어가는 속도가 왠지 빠르다 싶어 곁눈질로 노신사를 살핍니다. 이럴 수가…. 얄밉게도 노신사가 자신의 팝콘을 슬쩍슬쩍 빼먹고 있네요. 은근히 화
[충북일보] 프로골퍼의 선행이 홀인원보다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네거티브 대선 정국에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대선 후보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따끔한 회초리가 됐다. 김해림 프로골퍼와 팬클럽 해바라기 회원들이 지난 24일 청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6대의 차량을 지원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된 차량은 도내 청소년상담센터 5개소와 전북 익산 시온육아원에 지원된다. 액면가로 1억1천200만원에 달한다. 김 프로가 지난해 5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받은 우승상금과 팬클럽 회원들이 김 프로의 버디 기록 때마다 1천 원씩 모은 사랑의 버디기금으로 마련됐다. 김 프로는 평소 충북도내 청소년 관련 기관들이 이동수단 부족으로 청소년 상담에 불편을 겪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차량지원을 결정했다. 전북 아동생활시설의 경우 팬클럽회원들과 직접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알게 됐다. 김 프로는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 10%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2009년부터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지켜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아너소사이어티'(1억원의 기부를 약속한 기부자모임)회원으로 등록했다. 김 프로는 서울에서
어느 날인가부터 내 차의 운전석 쪽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계속 켜졌다. 이 문제로 자동차 제조사 서비스센터에 꽤 여러 번 갔었는데 타이어 표면에 비눗물을 뿌려보고는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구멍이 없어도 가끔 이렇게 미세하게 공기가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더 이상의 원인 찾기를 포기하고 공기압만 보충해 주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더 이상의 원인 파악을 위한 노력을 포기했고 그냥 공기압만 단순 보충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 버렸다. 타이어 교체할 때가 되어 유명 타이어 전문점에 갔더니 이번에는 휠이 좀 이상하다는 듯이 얘기한다. 듣고 보니 혹시나 휠에 이상이 있어서 타이어에서 공기가 빠졌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칭 전문가라는 분이 휠을 교체하면 주행 소음도 줄고 아무래도 여러모로 차량 상태가 좋아질 거라고 했다. 이 기회에 타이어뿐만 아니고 휠까지 교체하면 공기압이 감소하는 문제의 싹을 일거에 없앨 수 있을 듯했다. 유혹을 참지 못하고 결국 100여만원을 들여 모두 교체하고 말았다. 이제는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웬걸! 오산이었다. 같은 증상이 계속 나타났다. 작정
한 민원인이 자동차세 연납 신청을 하러 와서 생겼던 일이다. 이 민원인은 올해 초 연납신청을 해서 자동차세 부과세액의 10%를 감면 받으셨다. 고지서를 드리자 10%나 감면됐는데도 좋아하시기는커녕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셨다. 민원인은 자동차 요일제를 신청할 테니, 10% 감면된 세액에서 또다시 10%를 감면해 달라는 것이었다. 세금은 세법에 정해진 대로 공평하게 과세돼야 하며, 담당자 임의대로 깎을 수 없는 사항이라는 것을 설명해 드렸다. 실랑이를 하던 중 민원인이 이렇게까지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중히 사과를 드린 뒤, 사정을 들어보았다. 이 민원인은 옆에 대전에서 청주로 전입을 왔다고 한다. 대전에서는 자동차 요일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에 동참하는 시민들에게는 자동차세를 10% 할인해 준다는 것이었다. 이는 연납과 중복 적용이 가능해 결과적으로 총 19%의 할인이 가능한 것이었다. 민원인은 주소지를 대전에 등록하고 차량은 청주시에서 타고 다니시겠다며 돌아가셨고, 나에게 건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자동차 요일제가 시행된다면, 자동차세 할인 외에도 다양한 좋은 점들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자동차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차별을 받지 않고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원하다. 여기서 말한 차별이란, 장애인을 비천하고 가치 없으며 비정상적인 존재로 보는 태도, 장애인을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장애인들을 우리사회 주류에서 배제시키려는 태도도로서 장애인이 사회와 통합되는 것을 거부하는 태도,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명문으로 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을 정당화하는 태도, 장애인들은 사회적 기여도가 떨어지는 대신, 사회에 부담을 안기는 존재로 보는 이해 타산적 입장에서 불이익 처분(거부 혹인 관심부재)을 정당화하는 태도, 장애인에 대한 지나친 배려는 그들의 의존성과 사회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는 태도,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우열의 관계로 파악하면서, 장애인은 자립생활이 없으므로 비장애인의 배려가 제한된 범위에서도 불가피하다는 태도, 음모적 성격을 가진 태도 등을 말한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입장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갖고 교육환경에서 기본적 권리를 갖고자 한다. 교육기관에서 이동 및 접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은 이동과 접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동이란 특정 장소(건물이나 공간)와 장소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
[충북일보] 걸핏하면 서로 핏대를 올린다. 저녁 술 자리에서도 큰 소리가 난다. '5·9대선' 후보와 연관된 친구나 동료 간 설전이다. 선거 때면 나타나는 진풍경이다. *** 이미지가 전부는 아니다 애초부터 선거는 축제가 될 수 없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그랬다. '민주주의의 축제'란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그 정도로 선거는 축제와 거리가 멀었다. 그저 유권자들이 주기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숙제였을 뿐이다. 그런데도 선거의 존재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선거가 숙제라면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 푸는 건 선거의 성공이고 철저한 검증으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후보를 상대로 한 유권자의 노력으로 결정된다. 물론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유권자보다 더 치밀하게 준비한다. 선거 전 일찍부터 세력을 모으고 발판을 다진다. 유권자들에게 선보일 각종 공약을 채집하고 확정한다. 그게 기본이다. 선거가 준비된 후보들의 각축전인 이유도 여기 있다. 7개월 빨라진 이번 대선도 다르지 않다. 주요 대선 후보 5명 중 3명은 이미 대선출마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 도전장을 던졌던 재수생들이다. 4년4개월간 절치부심한 뒤 돌아온 자칭 '준비된 후보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