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는 의미는 5일간 열심히 일을 하고 몸과 마음을 쉬는 날이라 할 수 있는데, 요즘의 현상을 보면 가정에서 쉬는 사람보다는 차를 몰고 자연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특히 징검다리 휴일이 있으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인파가 공항으로 몰리고 있다. 우리의 삶이 향상되었고 여가를 즐기려는 추세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주말이 되면 자가용이 고속도로에 몰려들어 저속도로가 되어 고생을 감수하면서도 명승지나 휴양지를 찾아가기 때문에 다시 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엔 소위 월요병을 겪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 같다. 일요일 늦게 귀가하거나 무리한 일정 때문에 월요일 아침에 공항에 도착하여 곧바로 출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하니 몸을 혹사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몰려 살아가기 때문에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대자연속에서 쉬고 싶은 마음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이사를 한 딸이 휴식을 갖기 위해 평일에 콘도를 예약했다며 엄마 아빠와 함께 삼척으로 여행을 가자고 전화가 왔다. 전날 우리 집에 와서 유치원에 다니는 외손자 두 명과 차 한 대로 출발했는데 수요일이라서 고속도로는 비교적 한산하여 쾌적한…
사람의 생은 자동차와 닮은 점이 많다. 차량등록사업소에 인사 발령이 나기 전 주민센터에서 민원인들의 출생·사망 신고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부부가 손을 잡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첫아이의 주민번호를 등록하는 모습, 사고 또는 병으로 생을 마감한 부모의 사망신고를 하러 온 자녀의 슬픈 얼굴 등 수많은 모습들이 현 업무를 하면서도 불현 듯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사람이 태어나 생을 마칠 때까지 출생·사망 신고를 하는 것처럼 자동차 역시 출고·말소 신고를 하는 곳이 차량등록사업소이다. 한 해 동안 수많은 자동차들이 새 번호판을 부여 받고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도로로 나선다. 최근 들어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자동차의 주요 구매층으로 꼽히던 3040세대의 신차 구입이 줄어든 반면 중고차 구입은 오히려 늘고 있다. 중고차 매매를 위해서는 이전 등록을 해야 하고 차량등록사업소 방문은 필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 명의 이전을 어렵게 생각해 하루에도 수 십 통의 상담전화를 하는데 알고 보면 사실 어렵지 않다. 개인 자가용인 경우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직접 신분증만 지참하고, 양도증명서와 이전신청서를 작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논란 속에 공개됐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언론시사회에서다. 예상대로 기자들은 영화 투자업체인 넷플릭스의 로고가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자 휘파람과 조소를 날리며 영화 생태계를 위협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옥자'는 극장 개봉용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 작품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논란과 반발을 사고 있던 터다.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성한 넷플릭스(Netflix)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작년부터 국내에도 들어 와 있다. 가입자가 한 달에 7.99달러의 요금을 내면 넷플릭스가 전송권을 확보한 디즈니, 타임워너 그룹을 비롯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HBO 같은 네트워크 방송망의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다. 영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의 우정을 다룬 SF 어드벤처다. 넷플릭스는 이 영화에 5,000만 달러(약 579억 원)라는 통 큰 투자를 했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옥자' 시사회는 설상가상, 스태프의 실수로 영화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
공부가 끝나갈 봄날에 인적 휑한 연구실에 동그마니 있는데 생각이 줄을 잇는다. '공부 끝나면 뭐하지· 그래! 그동안 공부하느라 엄두도 못 냈던 여행도 하고 고불선생처럼 대금을 항시 잡아 스스로 즐겨 보리라 마음먹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무대에 서 봤으나 그 뒤에는 어쩌다 노래방에만 가도 가슴이 울렁거리니 내게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는 할 수 없는 터이다. 그러나 가까이 접하기만 해도 음악 덕에 향기로운 경험이 될 듯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 나의 반려처럼 가까이 있는 대금이다. 그닥 잘 불지도 못하나 이로써 국악의 운율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대금을 잡고 나서야 우리의 음악이 깊고 오묘한 이치를 갖고 있음에 놀랐다. 음이 음과 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조선왕조는 인(仁)을 바탕으로 한 유가 사상에서 출발하였기에 예(禮)와 악(樂)은 치정의 요체요 국시로 가름되고 있다. 예는 예의범절이요 악은 음악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인간의 가치를 최고로 하는 형이상학적인 상징성과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음악은 인간 사회의 부드러운 조화를 추구한다. 인간은 조화를 우선해야 하며 서로 화목하게 살아야 한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도 마찬가지로 서
충주 탄금대(彈琴臺). 그곳에 반세기를 상징처럼 서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 충주문화원이다. 그 입구에는 작은 화단이 하나 있다. 반세기 동안 그 화단에 살다간 풀이며 나무들이 몇 가지나 될까? 지금은 개나리를 중심으로 여러 꽃풀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간다. 하트 모양으로 매어 놓았던 개나리는 봄 내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2017년 봄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갔다. 꽃이 지고 잎이 나며 새 가지도 돋아 제법 무성하다. 그 아래에 초롱꽃이 움터 이제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 사이 패랭이와 데이지 모를 얻어 심어 붉거나 노란 꽃단지가 하나 늘었다. 그리고 몇 개 목화씨를 넣어 둔 것이 봄비에 하나 둘 돋아나 목화밭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겨울 그 화단에는 왕겨를 깔았었다. 수도 계량기 동파를 막기 위해 방앗간에서 얻어온 왕겨. 그 빈 쭉정이를 후벼파며 뒤지는 녀석이 있었다. 쥐다. 조그맣고 앙증맞은 녀석은 찾아보니 '등줄쥐'라고 한다. 화단은 녀석의 앞마당 쯤 되는가 보다. 겨울을 나며 추워도 나와 돌아다니며 빈 쭉정이 왕겨를 후비는 것이 안쓰러워 배추며 무 껍질이며 먹을 것을 녀석이 다니는 길목에 놓아 주었다. 긴 겨우내 틈틈이
[충북일보] 이역만리 말레이시아에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모델로 한 인프라가 구축된다. 오송첨복단지 모델이 수출 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정부와 합의해 오송첨복단지 모델을 수출키로 했다. 운영 노하우 전수와 함께 말레이시아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컨설팅 등 상호 협력 방안 논의키로 했다. 조호르 주정부는 지난해 9월 바이오 의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할랄(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이나 물건) 중심의 바이오메디컬 단지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요청해왔다. 오송재단은 다음 달 중 조호르 주정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확정키로 했다. 8월부터는 업무협약을 맺어 의약복합단지 완공까지 전문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의료산업시장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에너지신산업 수출에 집중해 왔다. 한전이 대표적으로 이 분야 비즈니스 모델로 해외수출 길을 열어 왔다. 2016년 1월엔 부탄 수도 팀푸 현지에서 부탄전력청(BPC)과 '지능형 변전소 EPC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도 진출했다. 2015년 10월 메릴랜드 주정부와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
오늘도 타이타닉 찬미가를 듣는다.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가 대서양 한복판에서 가라앉을 당시 바이올린 곡에 맞춰 모든 사람이 불렀다고 해서 더 알려진 노래다. 타이타닉 바이올린은 곧 침몰하기 직전 공포에 떨고 있는 선객들을 위해 감동적인 연주를 했던 하틀리 월리스의 유품이었다. 세기적 유람선의 침몰사고 후일담으로 충분히 아름다웠던 하틀리 바이올린의 비화. 당시 그는 타이타닉 호에서 8인조 단원을 지휘하고 있었다. 2012년은 침몰 100주년이 되는 해였고 유품이 공개되면서 경매를 실시했다. 그 결과 90만 파운드(약 15억 원)에 낙찰되었다.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던 하틀리와 단원들의 연주라서 더 감동적이었을까. 그 즈음 호화 여객선은 악단까지 모집했는데, 빙산에 충돌한 뒤 물이 차오르자 바이올린 케이스를 등에 묶은 채 몇몇 단원들과 더불어 타이타닉 호와 운명을 같이 했다. 얼마 후 뒷수습을 위해 부근을 탐색하던 사람들이 하틀리의 사체와 바이올린을 발견했는데 뚜껑을 열자 '마리아'라고 쓴 이니셜이 있었고 주변인물을 탐색해 본즉 마리아가 약혼 기념으로 준 기념품이었던 것. 당연히 마리아가 유품으로 소장하게 되었고 죽은 뒤 경매에 붙여진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뭉쳐 어려운 역경을 딪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달성한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대국 대열에 진입했다. 2016년 기준 세계 11위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건물은 고층화 대형화 됐다. 자동차량 등록대수는 2016년 통계기준 2천100만대를 넘어섰다. 국민의 물질적 경제적 질 또한 많이 향상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률은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자동차 증가로 화재, 구조, 구급 등 유사시 소방차량의 통행로 확보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졌다. 소방에서는 소방차량 출동시 통행로 양보를 매일 같이 홍보하고 당부하고 있다.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 도로 여건이 어렵고 자동차량 증가로 긴급차량 통행이 어렵다. 아파트 단지나 시장, 상가밀집지역, 골목주택가 등 불법 주·정차량으로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한 곳이 많다. 각종 안전사고시 초기에 대응해야 할 소방은 사고는 증가하고 소방차량 통행 여건은 더욱 어려워지는 2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고현장까지 신속한 출동을 위한 소방통행로 확보가 더욱더 필요하게 됐다. 최근 지역에서도 모세의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증평에서 출산이 임박
1. 정장에 따른 스타일 ① 키가 크고 체격이 큰 여성 베이지나 연한 회색 정장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이 좋다. 큰단추의 장식을 피하고 단색으로 심플한 디자인이 어울린다. ② 키가 크고 체격이 작은 여성 진한 계통의 단색으로 부피를 더해주는 소재의 옷을 택한다. 넓은 세로 줄무늬는 더 길어 보이므로 피하고 더블 상의로 볼륨감을 주어도 좋으며 프릴 등의 장식이 있는 것이 좋다. ③ 키가 작은 여성 정장·원피스·드레스는 한 벌로 단색이 좋고, 길어 보일 수 있도록 상하의 색을 같이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어깨가 강조되는 것을 피하고, 스타킹과 구두도 같은 색의 계열로 택하며, 액세서리는 너무 크지 않은 것이 좋다. 서류 가방·핸드백은 작은 것으로 준비하여 시선을 끌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④ 살이 찐 여성 몸에 잘 맞아야 한다. 감청색, 밤색, 회색 계통의 정장, 원피스가 좋고, 신발과 스타킹까지 같은 색의 계열로 맞추는 것이 날씬해 보인다. 블라우스의 프릴과 소매가 강조되는 디자인은 피하는 것이 좋고, 체크 무늬 등은 덩치가 커 보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예쁜 색깔과 무늬는 분위기 연출에 도움이 된다. 서류 가방은 중간 크기로
[충북일보] 문 대통령은 국정업무 착수 다음날인 지난 11일부터 국가기획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조기대선으로 가동 못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국가기획위의 주요 기능은 문 대통령 공약의 현실성 점검이다. 이미 당장 추진할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로 구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기획위 활동은 최장 70일로 예상된다. 여기서 결정되는 정책과 사업이 우선 시행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충북도의 대응 역시 다르지 않다. 국가기획위가 문 대통령의 충북공약을 국정 과제로 반영할 수 있도록 나서고 있다. 국정기조 변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물론 전국 지자체와 경쟁 현실에서 쉽지 않다. 충북도는 지난 16일 이시종 지사 주재로 대선 공약 반영 과제 사업 실행 보고회를 열었다. 새 정부에 요구할 구체적인 사업계획안과 중앙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사업 추진 논리 등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였다. 17일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5명의 자유한국당 지역국회의원 보좌관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24일에는 3명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좌진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충북 공약은 오송∼충주
일본 문학의 정형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긴 여운을 준다는 하이쿠(俳句)가 있다. 기본적으로 5.7.5의 글자 수를 기본으로 17자 안에 인생의 희로애락과 허무함에서 자연을 대하는 감성, 삶에서 느끼는 깨달음까지 문학적 표현의 정수가 들어있다. 대표적인 하이쿠 작가인 마쓰오 바쇼 [松尾芭蕉] (1644~1694)의 '우리 두 사람의 생애 / 그 사이에 벚꽃의 생애가 있다.' 마사오카 시키 [正岡子規] (1867~1902)의 '한밤중 / 소리에 놀라 잠을 깨니 / 달꽃이 떨어졌다.'와 같은 하이쿠들은 그 짧은 17자 안에서 일본 문학의 감성을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짧지만 강한 여운이 현대인들의 감성마저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짧은 글귀의 시작은 '광화문 글판'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광화문에 위치한 교보생명 사옥 외부에 내걸린 대형 글판이 대중의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이다. 1991년 교보생명 창립자인 신용호 회장의 제안으로 처음 등장하였고, 매년 계절마다 총 네 차례씩 문구를 변경하며, 유명 시인들의 작품 중 한 구절을 인용해 꾸며낸 식으로 제작되어 왔다. 처음으로 걸린 글귀는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장인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명장의 밑에 들어가 몇 년을 참고 배우려는 사람들도 드물다고 한다. 모두 참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속성으로 배우고 속성으로 일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장거리 인생경주에서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는 것이다. 길게 보고 달려가야 하며 끈기와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인생이라는 마라톤 경주에서 중요한 것은 성실함과 인내인 것이다. 그래서 간장막야(干將莫耶)라는 고사성어를 생각해본다. 배경은 오(吳)왕 합려가 대장간의 명장(名匠)인 간장(干將)에게 명검 두 자루를 만들라고 명령하자 간장은 정선한 청동만을 골라 주조를 시작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이 청동은 3년이 지나도 녹지를 않았다. 그러자 그의 아내인 막야(莫邪)가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라 용광로에 집어넣은 다음 어린 소녀 3백여 명에게 풀무질을 시키자 그때서야 비로소 청동이 녹기 시작했다. 그 후 이들 부부는 명검을 만드는 데 성공하자 그 의미로 한 자루에는 「간장」 그리고 또 다른 자루에는 「막야」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에 순자는 서악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나라 환공의 총(蔥), 강태공의 궐(闕), 주문왕의 녹(錄
정유년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7년도 중반을 향하고 있다. 요즘 들어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를 고르자면 '소통'일 것이다. 크게는 국민과 정부와의 소통, 작게는 공무원과 민원인과의 소통,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까지. 일방적인 외침이나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양방향에서 상대방의 소리와 의견을 귀담아 들을 줄 아는 것이 소통일 것이다. 지방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세관청의 일방적인 세금 부과·징수에서 벗어나 납세자와 과세관청의 소통이 중요하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세금고지서를 반가워할 납세자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납기보다 하루 늦게 세금을 내거나 자진신고 기간에 신고하지 않았을 때, 또 세금을 잘못 계산해서 신고 납부할 경우에는 가산금이나 가산세를 내라고 하니 납세자 입장에서는 '세금' 자체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어디를 찾아가서 상담을 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필자가 기업을 대상으로 지방세 세무조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기업들이 지방세에 대해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었다. 기업에서 취득한 물건이 취득세 과세대상인지, 취득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들 중에서 과세표준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지방세를 감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입니다.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진실을 일깨운 지난 9개월이었습니다. 관료제의 창시자 M. Weber는 공무원의 공평무사를 매우 강조했습니다. 공공조직의 생명은 법에 의한 행정임을 그의 관료제이론에서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Weber는 왜 법치주의를 강조했을까. 짐이 곧 국가였던 왕정국가 시대, 왕은 절대권력을 행사했습니다. 짐의 말은 곧 법이었습니다. 자신의 혈족과 연고에 따라 무소불위의 차별적 통치를 휘둘렀습니다. 왕은 언제나 전쟁을 일으켜 영토확장에 골몰했고, 궁궐에서는 일년 내내 축제가 열렸지만, 왕정은 하다못해 콧수염, 턱수염에 까지도 세금을 거두어 들였고, 국민생활은 전쟁과 굶주림으로 파탄이 날지경이었습니다. 백성들의 존엄과 인권, 그리고 자유는 왕정의 관심이 아니었습니다. 1%의 왕족 및 귀족과 99% 노예사회였습니다. 모든 통치의 특권은 1%에 집중되었으며, 그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99% 백성들은 수탈과 노역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국가는 그들에게 괴물이자 사나운 폭력배 그 자체였습니다. 거대 왕정권력을 무너뜨린 영국의 명예혁명,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의 대혁명은 절대권력 그 자체인 왕정
[충북일보] 같은 사안을 놓고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새로운 사실과 자료가 추가될 경우 다른 판단을 하기도 한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러나 오해를 살만한 일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뒤늦게 자세한 과정을 아무리 설명해도 변명으로 들리기 쉽다. 오해받기 십상이다. 최근 청주시의회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 아주 오해받기 딱 좋은 행동이었다. 청주시의회 A의원은 청주시의 제2쓰레기 매립장 조성방식 변경과 관련해 줄곧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랬던 A의원이 해당 업체 관계자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A의원은 "친구와 머리 식힐 겸 여행을 다녀온 것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여행지에서 제2매립장과 관련해 서로 얘기를 나누지도 않았고, 술자리나 카지노에도 동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오해가 확산되면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진위논란이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 업체관계자든 해당 의원이든 나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게 우선이다. 제기된 내용은 정말 오해일수
지난달 중학교 동창생들과 부부동반으로 태국여행을 다녀왔다. 중학교 동창생 부인들이 모임을 갖고 몇 년 동안 계를 모아 자금을 마련해서 신랑들 회갑을 기념해서 부부동반으로 태국 방콕과 파타야로 여행을 떠났다. 모두가 같은 나이이고 동창생이라는 점에서 예의를 갖추는 다른 모임과 달리 모든 것이 자유로웠고 서로 거리감이 없었다. 다른 어떤 모임보다도 서로 이해하고 가는 곳마다 마음이 풍성하고 양보하는 미덕으로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모처럼 부담이 없고 웃음이 넘치는 좋은 여행이었다. 햇수를 세는 계산법에는 10천간과 12지간이 있어 조합에 의하여 60년이 되는데 자기가 태어난 해와 같은 해의 간지가 되려면 60년의 한 사이클이 돌아와야 한다. 세상이 한 바퀴 돌 만큼 산 것이니 천수를 누렸다고 하여 60세를 이르는 말로 '환갑' '회갑'이라고 하였다. 환갑은 우리나라 나이로 예순 한 살을 의미하며 자손들이 큰 잔치를 베풀어 경하를 드렸다. 먼저 조상에 인사하고 형제자매와 함께 자손들로부터 헌주를 받고 이웃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권주를 하여 베풀고, 음주가무를 즐기었다. 멀리서 손님이 찾아오면 이웃집 방이라도 빌려 정성껏 접대를 하고 권주가를 청하기도 하였
지지난주 5월 첫째 주 일요일 안산거리극축제에 다녀왔다. 그곳 구석진 청년장터에서 수줍게 매달려있는 카네이션 꽃을 발견하였다. 일명 '뜨개질 카네이션' 꽃이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을 앞두고 누군가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귀한 꽃이었으나 그 누구도 쉽게 눈길을 주지 않고 지나쳤다. 군중 속 외로움이라 했던가. 단 한 송이도 팔리지 않은 듯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부모님 가슴에 꽃한송이 달아드리는 게 쑥스러워 꽃을 생략한 채 당당히 돈 봉투로 대신했던 세월이 생각난다. 금방 시들어질 꽃 대신에 돈 봉투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족을 붙이면서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릴 적 아버지께서는 어버이날에도 쉬지 않고 일 나가시면서 자식들의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주렁주렁 매달고 집을 나섰었다. 마찬가지로 동네 어르신들 가슴에도 자랑스런 빨간 카네이션이 훈장처럼 따사로운 봄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났고, 아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상대방이 묻기도 전에 어버이날을 맞아 누가 더 효자 자식을 두었는지 내기라도 하는 양 서울서 자식들이 내려와 용돈도 주고 꽃도 달아주었다고 자랑에 여념이 없으셨다. 이상하다. 어버이날 노랫말이 생각이 안 난다. 물론 스승의 날 노
십자봉은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와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귀래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겨울에는 설경, 가을에는 단풍과 낙엽, 그리고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으로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산으로 들어서면 등산로마다 잡목수림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기 위한 장소로 그만이다.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원덕동에서 이 산의 서쪽을 바라보면 산 모양이 촉새 부리처럼 뾰족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고 하여 촉새봉이라 불리었다고 전해진다. 옛 기록에 나타나는 불영대산(佛影臺山)이라는 이름은 불교가 융성한 고려 이후에 산자수려한 이 지역에 절이 들어서면서 지어진 불교적인 명칭으로 지명으로 정착된 것은 아닌 듯 하며 촉새봉이라는 이름이 이곳 주민들이 예부터 조상 대대로 불러온 이름으로 아직도 덕동리 주민들은 이 산을 촉새봉이라 부르고 있다. 십자봉이라는 이름을 언제 누가 지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지형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촉새봉을 한자로 표기하기 위하여 촉새의 일본식 이름이면서 자신들의 애조인 '십자매'로 바꿔치기한 것이라는 설이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요즈음 등산하는 사람들에게 산을 소
얼마 전 김형석 교수의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김형석 교수는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를 60부터 75세라고 했다. 필자는 얼마 전에 이 좋은 시기인 60번째의 생일을 맞아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전엔 가까이 사는 동생들만 함께 했는데, 이번엔 시어머님과 시골에 계시는 친정엄마도 모시고 아들 내외까지 불렀다. 마침 다른 행사와 겹치는 바람에 좀 늦게 도착한 필자에게 생일선물을 여기저기서 건넨다. 이런저런 선물을 받는데 엄마가 준 선물이라며 막내 동생이 편지와 작은 보석함을 내민다. 엄마가 한 달 용돈을 다 털어 샀다는 그 상자에는 한 쌍의 귀걸이가 들어 있었다. 올케가 옆에 있다가 내 귀에 걸어주고는 엄마가 쓴 편지라며 내손에 쥐어 준다. 엄마가 이 편지를 일주일 동안 썼다고 했다. 편지를 쓰며 많이 우셨다고 했다. 편지를 펼쳐들고 읽으려는데 목이 메어 읽지 못하자 아들이 얼른 받아 읽는다. 편지의 서두는 필자인 딸이 좋은 시어머니 만나서 고생 안하고 살게 해주신 사돈께 감사하다는 인사부터다. 맏딸로 태어나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하셨다. 부모님 대신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납부해줘서 지금 생활에 많은 보탬을 주고 있다고
[충북일보] 박근혜 정부 시절 사람들은 청와대와 내각을 독점한 영남 우대, 호남 홀대를 비판했다. 그러나 충북은 인사상 큰 혜택을 받았다. 물론, 박 정부에서 혜택을 받았던 지역 인사들이 고향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를 따지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어쨌든 수치만 놓고 볼 때 전 정부에서 충북 인사들의 입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인사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와 철학부터 다른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호남 출신 인사의 중용이 두드러진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와 임종석 비서실장 등으로 대표되는 호남 인사들은 이제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충청 인사는 상대적으로 몇 되지 않는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수현 대변인 등이 충청이지만, 정책실장(이명박 정부)과 비서실장.고용복지수석(박근혜 정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왜 그럴까. 이시종 충북지사가 처음으로 네이밍한 '영·충·호'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호남 출신 우대가 곧 탕평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호남보다 인구가 많은 충청에서 더 많은 인재가 발탁되어야 이치에 맞는 얘기다.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다수의 국민들은 최근의 청와대 인사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는 뜻으로 만든 날이다. 여기서 스승이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뜻만을 내포하는 것이 아닌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길을 안내해주는 진정한 선생님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라는 스승의 노래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승의 존재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참 많은 영향을 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교육기관을 거치면서 필자는 많은 은사를 만났다. 지금의 행정학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해 주셨던 은사님, 대학원에 진학하도록 용기를 주고 도와 주셨던 은사님, 지치고 힘들 때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시고 고민을 상담해 주셨던 은사님,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끌어주셨던 지도교수님이셨던 은사님까지 참 많은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 만약 그들 중 누구라도 없어서, 행정학분야를 선택하지 않았거나, 대학원에 진학을 포기했거나, 대학원 생활이 힘들어 포기했다고 상상해보면 필자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만큼 은사님들의 영향은 개개인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필자에게
[충북일보]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미세먼지 응급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8기의 가동이 6월 한 달간 일시 중단된다. 충북에서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아주 높다. 충주에서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진 열병합발전사업 설명회가 열린다. 충주시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충주시청 남한강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지난달에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충북도에 미세먼지 저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같은 달 청주 산남동에서 열린 환경한마당 축제에서는 '미세먼지를 잡아라'라는 주제로 행사를 펼쳤다. 모두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날이 갈수록 미세먼지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한반도 전체에 미세먼지가 낀 날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 당국의 대책은 뒷걸음치고 있다. 앞 다퉈 내놓는 관련 대책들이란 게 별 수 없다. 재탕 삼탕 수준이다. 정부는 그동안 주로 중국 탓만 했다.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대기환경 개선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 그 사이 미세먼지는 더 심해졌다. 환경 당국의 예보와 경보체계 등 관련 정보에 대한 불신이 커진 건 불문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문 대통령의 표정은 밝고 친절하지만 그가 바꾸려는 세상은 무섭게 보인다. 그가 임명하는 관료들도 한결같이 젊고 역동적이지만 전력을 따져보면 하나같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았으니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도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아무튼 문재인의 공약 중에서 충북인들의 눈길을 끄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청와대를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대통령 집무실이나 관저를 광화문으로 옮기고, 청와대와 북악산은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근처에 있는 경복궁과 광화문 서촌 일대는 역사 문화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것은 단순히 득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경호실장도 이를 실현할만한 인물로 선임했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게 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청남대 개방이다. 청남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남쪽의 청와대라고 해서 전두환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애용하던 시설이다
/ 건강한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화 확산 고용노동부(2015년)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 기준으로 약 22만 여명의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15~18세 중.고등 학생은 1/3이상이, 동일 연령대 학교 중단 청소년들은 10명중 6명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980년 이래로 매해 청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2만 여명이라는 적지 않은 규모의 근로청소년의 수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일하는 청소년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동시에, 단순 경험이나 추가적인 소비를 위한 일시적인 아르바이트가 아닌, 일상생활과 생계유지 또는 자립생활을 위해 상시적으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근로청소년의 비율이 일정 수준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과거에는 일부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생계형 아르바이트에서 물질문화의 확산과 함께 높아진 소비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주체적 소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향도 높아졌고, 청소년기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간주되어 노동시장 참여를 꺼려왔으나 아르바이트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로 청소년의 노동시장 참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4
어제는 스승의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교사 대상 폭행·성희롱, 교권침해 심각하다'는 제목으로 교사들의 고충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는 2012년 7971건에서 2016년 2574건 까지 5년간 총 2만3576건에 달했다. 교권침해 행위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교권침해의 형태는 폭언·성희롱 등 다양해지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학생들의 폭행과 성희롱을 강조해서 그런지, 출근 길 옆 좌석의 50대 후반 남성은 홍보전광판의 교권침해 소식을 보자마자 생면부지 필자에게 '학생들이 문제'라며 강력한 체벌을 통한 학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혼잣말을 하신다. 물론 지위나 장소를 막론하고 폭력은 절대 관용할 수 없다. '분노로 인한 폭력'이 문제인 것처럼 '폭력이 아니라 장난이거나 친밀감의 표현'이라도 절대 안 된다. 피해자들은 폭력 인지 아닌지의 경계를 느낌으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성희롱 예방은 학생들 규제나 관리가 아니라 실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폭력 원인에 따른 교육이다. 예를 들어 교사 대상의 성희롱이 최근 5년간 459건(1.9%)인데 주 피해자가 비정규직 여성교직원이라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