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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개방과 청와대 공원화의 연관성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17.05.16 13:20:54
  • 최종수정2017.05.16 13:20:54

최종웅

소설가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문 대통령의 표정은 밝고 친절하지만 그가 바꾸려는 세상은 무섭게 보인다. 그가 임명하는 관료들도 한결같이 젊고 역동적이지만 전력을 따져보면 하나같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았으니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도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아무튼 문재인의 공약 중에서 충북인들의 눈길을 끄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청와대를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대통령 집무실이나 관저를 광화문으로 옮기고, 청와대와 북악산은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근처에 있는 경복궁과 광화문 서촌 일대는 역사 문화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것은 단순히 득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경호실장도 이를 실현할만한 인물로 선임했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게 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청남대 개방이다. 청남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남쪽의 청와대라고 해서 전두환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애용하던 시설이다.

그런 청남대가 어떻게 개방됐느냐는 얘기를 하자면 전두환 정권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대청댐이 생기고 청남대가 들어섰던 배경부터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청댐이 생김으로서 정든 마을과 땅을 수몰 당한 주민들은 문의에 이주단지를 만들고 대청댐이 호반관광지로 개발된다는 꿈에 부풀어있었다.

막상 댐이 완공되었지만 청남대라는 대통령 휴양시설이 들어섬으로써 관광개발은커녕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게 됐다. 이웃 마을에 가려고 해도 검문검색을 받아야 했으니 관광객이 올 리가 만무했다.

은행융자에 사채까지 얻어서 상가를 지었던 주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쳤지만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시절 통할 리가 없었다. 이럴 때 문민시대가 열렸다. 김영삼 정권이 들어섰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못지않게 청남대를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보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등장했어도 마찬가지였다. 주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했다.

어느 날 느닷없이 청남대를 방문해서 이원종 충북지사에게 청남대를 이양하고 올라갔다. 그 역사적인 날 이원종 지사와 함께 청남대에 나타나 청남대를 충북도에 이양하겠다는 연설을 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방에 대통령을 위한 휴양시설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정하지만 원성을 받고 있는 이상 당연히 주민들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15년 세월이 흘렀다.

인근 주민들의 원성은 사라지고 청남대는 매년 수백만 명씩 찾아오는 관광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공원화 공약을 생각해 보면 뭔가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무현의 위민의식이나 문재인의 탈 권위의식이 비슷해 보이지만 청남대와 청와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상시 근무하는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점이다.

일 년에 몇 차례 다녀가는 휴양시설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편의성의 문제지만 청와대는 안보와도 관련되는 사안이다. 특히 청와대는 특정 대통령이 없앨 수도 있을 만큼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는 특성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려고 하다가 위헌 판결을 받고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이유다. 청와대는 수도서울을 상징하는 시설이라는 의미가 있지는 않은지도 검토해 봐야할 문제다. 그럼에도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기대하는 것은 역사는 갈등을 겪으면서 전진하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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