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탈 원전 선언에 따라 정부는 신고리 5, 6기공사 일시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3개월간의 공론화 기간을 거쳐 시민배심원으로 하여금 최종 중단여부를 결정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노조와 지역주민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으며, 참여 업체와 관계자들도 반대하고 있다. 또 찬성 단체의 시위와 겹쳐 국론분열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무회의의 토론을 거쳤다고 하고, 비전문가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여론조사와 토론을 거쳐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자칫 '졸속결정'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고리 5,6기 총사업비는 8조6천억 원으로 4억9천억 원이 업체와 이미 계약되었으며 1조6천억 원이 집행된 상태이다. 현재 신고리 5,6기는 4월초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고 10%의 시공률을 보이고 있으며 설계, 구매, 시공포함 사업종합공정률은 5월말 현재 28.8%이다. 만약 사업이 중단될 경우 1조원의 계약해지 비용이 추가되고 연간 6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며 760개의 기업의 경영악화와 소송비용 포함 해체비용으로 10조원이 추가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원설비 구성은 원자력 23.6%, 석탄 32.7%, 가스…
[충북일보] 정부가 '부자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있는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없는 사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부자증세'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오롯이 '부자증세'에만 몰두하면 대기업의 시장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수 효과 5조5천억 원에 그쳐 정부는 최근 고소득자와 대기업에게 세금을 더 걷는 증세 방안을 확정했다. 6년 만의 결정이다. 연소득 5억 원 이상의 소득세율은 40%에서 42%로, 3억 원에서 5억 원 이하는 38%에서 40%로 높아진다. 연봉이 5억5천만 원인 대기업 고위 임원이라면 소득세를 400만 원 더 내야 한다. 대상자는 무려 9만3천 명이다. 근로자의 상위 0.1%, 자영업자의 상위 0.8%가 해당된다. 이를 통해 연간 2조2천억 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였던 대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도 28년 만에 인상된다. 연간 영업이익 2천억 원이 넘는 기업의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다. 과세 대상은 대기업 계열사 130곳 안팎으로 연간 2조6천억 원의 세금이 늘어난다. 정부·야당은 그동안 법인세 인상을 '부자증세'
청주시에서 생산되는 문서는 대부분 전자화지만 해마다 5만 권 정도의 비전자기록물(인허가, 보상, 소송, 회계서류 등)도 생산되고 있다. 이 기록물들은 현재 청주시 2곳과 지북동, 연초제조창, 상당구청 등 5곳에 분산(약 29만 권) 배치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기록물 수용 능력 한계에 다다라 문서 약 55만 권이 해당 사무실에 보관돼 중요 문서가 멸실·훼손될 우려로 통합기록물보존소의 필요성이 커졌다. 통합기록물보존소 설치는 약 55만 권의 기록물을 보존할 수 있는 1980여 ㎡ 공간의 부지 확보돼야 한다. 청주시 시청사 신축을 통해 부지를 확보할 경우 기록물 하중 문제로 지하, 1층 1980여 ㎡ 정도를 배치해야 하지만 공공시설과 사업비 분석 및 검토 결과 청사 내 설치 방안 보다 독립된 기록물보존소 건립이 효율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천안시(지하 1층, 224m2), 용인시(지하 1층, 847m2)도 시청사 신축 때 청사 내에 기록물 보존 공간을 뒀으나 현재 문서고 공간 부족으로 외부로의 이전을 계획 중이고 입지 또한 국제표준의 보존시설입지조건에 따라 안전성, 접근성, 확장성, 공해와의 격리성, 유사기관 연계성 등을 고려해야 했다. 이
오제세 의원이 충북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오 의원도 이를 사실상 인정하는 듯이 행동하고 있다. 지역사회도 그가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부터 도지사 출마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수구초심이라는 말이다. 여우는 고향을 바라보고 죽는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고향을 잊지 못하는 본성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오제세 의원도 4선까지 했지만 행정가 출신이라는 본직에 대한 애착을 금할 수 없는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청주에서 출생해 청주중, 경기고를 거쳐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니 보기 드문 수재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행정고시에 합격해 쭉 엘리트 공무원의 길을 걸었다. 총리실, 청와대 등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대천·온양·청주·인천광역시 부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행정가로 성공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을 것이다.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정계에 진출하여 청주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중진이다. 그가 진로변경을 하지 않으면 5선에 도전할 수밖에 없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국회에서 5선 의원은 원로에 해당한다. 300명이나 되는 의원 중에서 7, 8명에 불과할 정도다. 5선 의원이 할 수
인터넷 중독이란 인터넷에 대한 과다한 사용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금단 및 내성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대한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를 의미하며, 스마트폰 중독 또한 과다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금단과 내성, 일상생활 장애가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올 초에 여성가족부가 전국 청소년 141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습관 실태조사를 한 결과, 20만 2천여 명이 '위험.주의사용자군'으로 나타났으며, 위험사용자군은 중독의 정도가 심해 관련 기관의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 주의사용자군은 경미한 중독 수준이지만 과의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연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로 최근 3년간 고등학생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위험군은 다소 감소했지만, 초등학생은 큰 증가세를 보였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고등학교 1학년은 올해 5만8천여명으로 감소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은 같은 기간 동안 1만명이상 증가한 것이다. 인터넷 중독 역시 고등학교 1학년은 3만9천여 명으로 줄었지만 초등학교 4학년은 3만8천여 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은 인터넷에 여학생은 스마트폰에 더 중독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
[충북일보] 대청호 길목의 문의대교에 '자살대교'란 이름이 붙은 지는 이미 오래다. 이곳에서 자살(自殺)을 했거나 시도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벌써 두 명이나 이곳에서 안타까운 생명을 버렸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5년 내 10명이 이곳에서 투신자살했다. 1980년 문의대교가 생긴 이래 40여 명이나 된다. 불명예스러운 장소임에 틀림없다. 청주시가 나섰다. 자살예방을 위해 지난해 9월 문의대교 양쪽에 CCTV 2대를 설치했다. 교량 양측에는 추락감지 센서를 부착해 CCTV 카메라가 교량 펜스에 접근하는 사람을 자동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1천500만 원을 들여 회전형 카메라를 다리 중앙에 설치했다. 양방향으로 근접촬영이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의교 길이는 255m로 회전형 카메라가 다리 양끝에 있어 그동안 촬영이 쉽지 않았다. 투광기도 2대를 설치해 야간 촬영도 가능해졌다. 다리 난간에는 감지센서 8개와 스피커 일체형 경광등 6개를 설치했다. 청주시 통합 관제센터와도 연계돼 모니터 요원이 문의대교를 관찰하다 특이한 경우 경찰에 신고토록 했다. 자살은 인간의 생명과 행복을 파괴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
[충북일보] 영화 '택시운전사'의 열기가 뜨겁다. 영화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다. 37년 전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관객들의 분노를 키우고 눈물샘을 자극한다. 감정이입도 많다. *** 진실은 감추려 해도 드러난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세가 무섭다. 수작이 아닌데도 성적이 좋다.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43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영화'가 될 거란 예측도 나온다. 역사와 실화가 영화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영화 속 만섭(송강호 분)은 한 '이방인' 기자를 서울에서 태워 광주까지 간다. 영화는 전형적인 생계형 택시 기사 만섭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외지인' 만섭의 눈으로 보는 광주의 참상이다. 이런 참상을 취재하는 이방인 기자의 이야기다. 나는 현직 기자로서 취재를 위해 이 영화를 봤다. 배우들과 감정이입을 되풀이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만약 내가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죽기를 각오하고 취재에 나섰을까. 위르겐 힌츠페터(Jurgen Hinzpeter)는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였다. 다시 말해 외신기자였다. 그런데도 이역만리 이국에서 벌어진 부
한여름밤 마을 어귀 느티나무 아래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부채를 들고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으레 노래를 시켰다. "노래 한 자락 해봐라." 아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얌전히 동요를 부르기도 했지만, 넉살 좋은 아이들은 '바다가 육지라면'이나 '검은 상처의 블루스'를 천연덕스럽게 불러 열띤 환호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 어른들의 타령조 노래들로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그 시절 시골마을의 여름밤은 매일이다시피 노래의 향연이 펼쳐졌다. 느티나무 아래가 자연 그대로의 친환경적 노래방이었다. 노래에 '자락'이 있다는 것은 곧 삶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는 뜻이다. 노래에는 생의 애환이 서려 있고, 시정(詩情)과 서사(敍事)가 녹아 있다. 또한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노래에는 삶의 선한 의지가 깃들어 있다. 나쁜 일을 다짐하는 내용이 있을 리 없다. 젊은 날의 고모는 어린 나의 손을 잡고 곧잘 산책을 나갔다. 앞 시냇가에 발을 담그거나 둑방 풀밭에 앉아서 나즈막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처녀의 감수성이 한창 피어오르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고모는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들을 주로 불렀다. 고모에게서 처음 '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슬프고도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제천 박달재 고개는 국민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6개월간 북부출장소장 임기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마주한 박달재는 더욱 아쉽고 애틋하다. 필자에게 북부출장소장 취임 후 보낸 6개월은 공직생활의 많은 보람을 느끼게 해 준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북부지역 도민들의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취임 후 지역의 다양한 유관기관, 단체들과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스킨십을 강화했다. 청사시설을 개방해 상반기에만 4천여 명의 도민들이 시설을 이용했고, 주요 민원과 현안사업 점검을 강화해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으며 틈나는 대로 농촌일손돕기와 사회복지시설 위문 등 나눔과 소통행정을 실천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수자원과 아름다운 관광자원이 풍부한 북부권이지만 관련시설의 재해재난 예방도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산림, 전기, 광업 등 주요 사업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했다. 환경기술인 간담회와 환경관리 멘토링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도민들의 여론을 반영하고 관련사업장에 대한 맞춤형 기술지원과 법령교육 등을 실시함으로써 기업의 환경관리 역량을 제고하는
[충북일보] 공무원에게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게 뭘까. 공무원들은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민원'이라고 답한다. 공무원의 애환이 뒤섞인 시대적 답변이다. 현대사회는 다양성으로 정의되는 사회다. 당연히 관청이나 기업 등에 제기하는 민원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래서 민원의 처리는 행정의 시작과 끝이라고도 한다. 민원행정은 아주 오래전부터 민본을 중심으로 한 소통의 수단이었다. 조선시대의 구언제도, 상언, 격쟁, 신문고 제도 등이 그 예다. 그 중 신문고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민의상달제도다. 오늘날 '국민신문고'로 이어지고 있다. 단군 이래 이어져온 우리의 인간 존중 사상이다. 최근 청주시의 행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 지원 대책 현실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의 모습이 획기적이다. 피해신고를 하지 못한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접수가 대표적이다. 당연히 호응도 크다. 재난지원금도 추가 접수된 피해 신고에 대해서는 국비가 아닌 시 자체 재원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수해를 통해 드러난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적극적인 행정 사례다. 청주전역은 지난 7월16일 폭
디자인 분야에 10년 넘게 종사하면서 느끼는 것 중에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를 꼽자면 다방면으로 여러 분야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많든 적든 어느 정도의 지식 등을 배울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전문분야의 병원에 웹사이트 구축을 한다면 그 분야에 대한 의료기기 정보나 시술 방법, 용어 등의 자료를 찾아보고 페이지에 관련 정보가 쉽게 잘 전달되고 보기 좋게 웹페이지를 디자인한다. 즉, 가독성이 좋게 디자인을 하려면 담당 디자이너가 어느 정도의 지식은 숙지하고 있어야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판매활동을 위한 광고디자인, 전문지식을 전달, 위험한 곳의 안전 수칙, 기기 사용 방법 등과 같은 디자인에서는 디자이너의 실수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자이너의 한 문구, 이미지 표현이 매출 및 안전과 같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는데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하다. 수업시간 내내 수업을 듣기는커녕, 교과서, 노트에는 온통 낙서와 장난스러운 그림뿐이었던 필자의 학창시절 누구 하나 숙제와 성적에 대한 잔소리 해주시는 분이 없었다. 부모님께서 맞벌이하신 덕에 잔소리 없이 학창시절을 마음대로 보낸 것 같다. 중학교 시절 농구가 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있
여기를 찾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망설였다며 딸의 고민을 털어 놓은 어느 엄마의 하소연은 최근 청년세대의 일상용어가 되어 버린 취업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15년에 지역의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딸은 적어도 50여곳의 기업체에 문을 두드렸지만 취업에 실패했다고 했다. 졸업 후 몇 번의 서류전형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는 온 가족의 축복과 기대 속에 계절별로 정장도 준비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메이크업도 받으면서 면접에 응했지만 번번히 최종합격자 명단에는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하루는 딸이 아침 일찍 쇼핑백을 들고 나가길래 뒤따라 가봤더니 상가 화장실에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어딘가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봤는데 오후에 집에 들어올 때는 평상복의 모습으로 태연히 들어오는 딸의 모습을 보고 어디를 갔다 왔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싶지 않아 서류전형도 면접도 가족들 모르게 진행하고 싶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이웃주민이 딸을 중매하겠다면서 첫 질문이 무슨 일하고 있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중이라고 하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요즘은 맞벌이를 원해 직장이 없으면 중매가 어렵다는
대구 골목 투어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 이렇게 여러 번 가게 된 것은 해설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분은 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펼쳐 놓는 마술사와 같았다. 대구 중구 동산동 '90계단길'을 오르면 왼쪽으로 청라(靑羅)언덕이 있다. 스트레스도 많고 향수병에 걸리기도 했던 그들은 안락하고 평안한 보금자리를 찾아 언덕을 사들이게 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햇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고요하고 아늑한 언덕에서 고단함을 잠시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여름이 오면 언덕의 주택은 담쟁이 덩굴로 장식된다. 청라는 푸른 담쟁이라는 뜻이다. 청라언덕을 떠올릴 때마다 의료 박물관에서 받은 감격은 내 마음을 뭉쿨하게 한다. 시력 측정기, 마취기 등 크고 작은 의료기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외모만 보아도 반감을 갖는 우리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방법은 의료가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 곳을 떠올릴 때마다 그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여행이든 예술 작품 감상이든 해설을 들어야 제대로 감상을 할 수가 있다. 수목원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둘러보면 될 성 싶지만 해설을 들어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보인다. 천리포 수목원에 갔을 때도 나무의 특성을 한 가지…
폭우 피해를 입은 수재민과 복구 작업 참여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감염병과 각종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와 안전한 음식물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리를 하거나 식사하기 전, 화장실 사용 후, 청소 작업 후, 오염된 물건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비눗물로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각종 수인성 감염병과 유행성 눈병 등의 예방을 위해 음식물은 되도록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고,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으며,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하지 않아야 한다. 침수된 주택의 경우에는 각종 분변 또는 오물에 오염됐을 것을 고려해 처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침수로 인해 오염된 물이 닿았던 음식은 절대 먹지 말고 버려야 한다. 집이 오랫동안 침수됐던 경우에는 환기를 위해서 창문과 문을 적어도 30분 정도 열어놓았다가 들어가야 한다. 되도록이면 빨리 집안의 물건들을 말려야 한다. 침수 후 집안이나 주변을 청소하고 건조시키면서 작업을 하는 경우 반드시 방수장갑과 장화를 사용하고 몸에 상처 부위가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일을 하면서 15~20분마다 물을 마시는 등 작업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런던 서부 지역 마을 노팅힐은 헐리웃 영화 한 편으로 유명해졌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노팅힐'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설정되었던 서점은 없어졌지만 영국적인 풍취에 젖어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환상에 빠진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가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를 돌아보는 투어가 있다. 이 도시는 수도 빈에서 서쪽으로 300km 거리에 있다. 독일어로 '소금의 산'이라는 뜻을 지닌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중의 하나인 볼프강, 푸른 옥빛호수, 알프스 만년설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와 자녀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던 아름다운 미라벨 정원도 있다. 이미 40년이 지난 영화지만 아직도 많은 영화 팬들의 머리에서 잊혀 지지 않는다. 독일 라인강변의 명소 '로렐라이'는 독일말로 '요정의 바위'라는 뜻. 미모의 요정이 아름다운 노래로 사공을 유혹해 물에 빠트려 죽게 한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저편 언덕 바위 위에 어여쁜 그 색시 황금빛이 빛나는 옷, 보기에도 황홀해 고운 머리 빗으면서 부르는 그 노래 마음 끄는 이상한 힘, 로렐라이 언
만 6세 이상 13세 미만의 연령대에 속한 작은 사람을 어린이라고 부른다. 만 13세라면 중학교 저 학년까지 포함되겠지만, 초등학교 졸업 전의 아동을 어린이로 분류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린이는 부모가 동의한다 해도 혼인이 불가하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만 15세가 되지 않으면 일을 할 수도 없다. 죄를 저질러도 형벌을 받지 않는다. 종교적인 금식이나 단식의 의무에서 제외된다. 연약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는 가장 먼저 보호해야할 대상이다. 그러므로 절대 범죄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악한 성인들에게 가장 쉽게 희생되는 피해자가 어린이다. 최근 초등학교 6학년 때 임신하여 딸을 낳은 군산 여중생의 사연이 '현대판 민며느리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는 꼴을 본다. 법적으로 명백히 어린이였던 만 12살의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한 상대는 아이를 담당했던 아동센터의 복지교사였다. 14살 연상남이다. 어린이가 임신을 한 사실에 경악한 주변 사람이 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에 남자를 신고했고, 아동성폭행범은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 기소됐다. 그러나 남자의 행위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처벌을 면한 것이다. 13세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한…
얼마 전 서울에서 처음 들으면 언 뜻 이해하기 힘든 대회가 열렸다. 이른바 '멍 때리기 대회'라 불리는 이 대회는 2014년부터 시작 된 나름 역사를 가진 대회이다. 이 대회의 우승 조건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대회가 시작되면 말을 할 수 없으며, 참가자들에게 심박 측정기를 나눠주고 심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람이 우승을 할 수 있다. 이 대회의 목적은 간단하다. '한국인의 뇌를 쉬게 해주자' 로, 그저 그냥 아무 생각 없 이 '멍~'하게 있으면 된다. 마라톤 대회는 42.195km를 완주해야 하고, 미술대회에 나가면 예쁜 그림을 그려내야 하고 수학 경시대회에 나가면 미친 듯이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내야만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대회라니... 처음에 접하면 언뜻 그 의미와 목적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수업시간 중에 쏟아지는 햇빛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떨어지는 낙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지나가는 청초한 여학생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선생님께 화끈한 뒷통수를 맞아본 경험들이 있으리라. 그동안 우리는 수업시간에 빽빽하게 적어내려 간 칠판에 필기내용을 한글자도 놓침 없이 받아 적어 내야 하고, 아침에 출근하면 퇴근할 때 까
한 손으로는 어림없다. 조심조심 두 손으로 감싸야 들린다. 여러 번 이사에 많은 것들을 버렸지만 아직도 거실 장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이 돌이다. 굳이 이 돌의 이름을 붙인다면 목숨 수(壽)자를 쓰는 수석(壽石)이 아니고 물(水)수자인 수석(水石)이라 부른다. 흔히 생각하듯 수석에 취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물처럼 흘러 온 물속의 돌이니 단순하게 그렇게 부르는 것이며 어쩌다 보니 돌이 내게로 왔고 한 지붕 아래 여태 머물고 있는 것이다. 39년 전, 직장을 따라 머문 곳은 강물이 마을을 돌아 흐르는 남한강변이었다. 그 해 여름, 한차례 장마가 지나자 다시 햇빛이 사나워졌다. 탁했던 물빛이 말개지고 물밑이 환히 보이면서 여기저기 강바닥이 드러났다. 휴일, 남편은 강으로 바람을 쐬러가자며 나를 이끌었다. 그런데 바람을 쐬러 가자던 남편의 시선은 오로지 강바닥 돌에 있었다. 몸체가 드러난 돌들을 뾰족한 갈쿠리로 뒤적이고 발로 툭 건드려 보거나 손으로 뿌리를 뽑아도 본다. 이리보고 저리 보며 갸웃거리거나 미소를 짓는다. 그날 남편은 늦도록 그야말로 돌에 미쳐있었다. 어둑어둑 사방이 어두워질 무렵 이젠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지친 상태였다. 그때였다 저
[충북일보] 충북도의회의 '물난리 외유' 이후 도내 지방의회 해외연수가 잇따라 취소됐다. 가장 먼저 해외연수를 취소한 곳은 충주시의회다. 청주시의회도 오는 25∼31일로 예정된 복지교육위원회 해외연수를 취소키로 했다. 청주시의회와 충주시의회의 해외연수 포기는 일단 잘한 결정이다. 아직 지역마다 수해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폭염마저 이어져 이중 삼중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은 내 지역의 재난대책에 집중하는 게 옳다. 제천시의회는 다른 결정을 했다. 오는 25일부터 9월2일까지 8박9일로 예정된 미국 연수를 원안대로 강행키로 했다. 다만 연수를 떠나기에 앞서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면 취소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어떤 결정이 더 낫다고 하기는 쉽지 않다. 제천시의회의 결정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다만 지금은 제천시의회가 해외연수 취지대로 해주길 바랄 뿐이다. 공무 목적에 어긋나지 않게 진행하길 기대할 뿐이다. 지방의회 의원의 해외연수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연수 방법과 내용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많다. 효과도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
"생수를 하루에 1.5리터 정도 마시면 좋다고 해서 두달동안 마셨더니 요로염이 생겼습니다. 물많이 마시면 좋지않나요" "아닙니다. 생수나 정수기물을 하루에 1.5리터정도 마시되, 45도정도의 따뜻한 온도로 마셔야 됩니다. 차갑게 마셨기 때문에 염증이 온 것이고, 당장은 대변도 잘 보는것 같지만 결국 변비가 심해지고 장운동성이 떨어져 장독소와 부패가스가 증가합니다." 육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첨가물 등의 산성음식은 장독소(질소잔류물) 대장균 부패가스를 증가시키고, 장벽을 느슨하게 만든다. 느슨해진 틈사이로 유해균과 세균, 음식물찌꺼기, 장독소 등이 인접장기나 혈관, 임파로 흘러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다. 서구화된 식단은 장내 유해균을 증가시키고, 채식·한식위주의 알칼리식단은 유익균을 증가시킨다. 장내세균총이 유익균우위의 상태로 되면 면역력이 증가하고, 유해균우위의 상태로 되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유익균이 많으면 항균·항바이러스와 항염증능력이 증가한다. 장내세균총의 상태와 장누수증후군은 면역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체내에 잠재된 세균과 바이러스가 활동성이 강하게 되면 염증이나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충북일보] 지난달 중순부터 충북지역엔 폭우가 쏟아졌다. 피해도 엄청났다. 청주시와 괴산군 등은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됐을 정도다. 이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가뭄과 폭우, 폭염이 번갈아 덮치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폭우 뒤에 폭염이 닥쳐 이중 삼중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수해로 방치된 폐기물들이 곳곳에서 썩고 있다. 죽은 가축은 부패하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파리·모기 등 해충이 들끓는 곳도 많다. 물론 수해지역 자치단체가 방역과 폐기물 처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방치하는 곳이 많다. 충북도도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TF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안심할 수가 없다. 폭염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주로 온열질환과 냉방기기 과열로 인한 화재 등이다. 밭작물 피해에 이어 가축폐사도 이어지고 있다. 자칫 전염병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대응체계는 여전히 한가해 보인다. 폭염이 어떤 심술을 부릴지 두려운 시기다. 기상변화가 일시적인 기상이변을 넘어선 지도 오래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폭염과 홍수가 뒤따르게 돼 있다. 생명과 재산 피해는 불을 보듯 훤하다. 자연 환경 훼손 또한 불가피
학창시절과 얽힌 이야기들은 우리 개개인 모두의 것이다. 학교는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학생신분을 거친 우리 국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소재의 본산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 폭력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본 일이었고,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사의 성추행 사건들도 직접 피해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또래 집단들 사이에서 흔히 겪었던 일들이었다. 우리가 지난 시절 거쳐 온 학교 문화와 지금 우리 10대들이 겪는 학교생활이 그리 다를 바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핵심은 나이든 동창들끼리의 추억소환 정도로 치부하기엔 최근의 관련 사건들은 누군가에게는 치명적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한편 더 큰 사회 범죄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와 관련된 사람들의 문제차원을 넘어서 그 자체로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최근의 학교폭력은 더욱 어려지고 더욱 다양하고 은밀해져 가고 있다. 교육부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실태조사의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육체적 폭행에 비해 정신적 폭행의 비율이 3배 가까이 나타나고 있고, 학교 안보다 학교 밖이나 사이버공간에서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학교 폭력은 점
콩팥병을 진료하다보면 여러 안타까운 분들을 만나는데, 작년에 만났던 한 아들과 어머니가 생각난다. 40세 아들은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보니 제대로 건강검진도 못 받다가 우연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검사를 해 본 결과 만성신부전이 진행해서 투석을 할 상태가 되었다. 사정이 어땠는지 아직 결혼도 안 하고 혼자라고 하였다. 가슴이 답답했지만 차분하게 투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던 중 어머니가 울면서 이식수술에 대해물으셨고 당장 공여자 (기증자)가 없으니 몇 년간은 대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70대 중반의 어머니는"나는 늙어서 곧 죽을 테니 내 신장을 떼서 수술해줘요"라고 하셨으나 요즘은 뭐든 솔직히 설명해 드리는 입장이어서 "어머님 마음은 알겠는데 죄송하지만 신장도 어머니처럼 연세가 들어서 수술해도 오래 갈 것 같지가 않네요. 더구나 수술하고 기증하신 분 몸이 나빠질 것이 예상돼서 진행할 수가 없어요"라고 설명하니 실망이 큰 눈치셨다. 가족에게 신장을 기증 하려면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없어야 하고 몸의 다른 상태가 완전해야 진행할 수가 있으며 요즘은 기준이 많이 넓어지기는 했으나 되도록 55세 이상은 되도록 기증을 권하지 않는다…
[충북일보] 상급종합병원 선정 작업이 시작됐다. 지정 기준은 까다로워졌다. 그럼에도 경쟁은 더 치열하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3차 병원'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은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이다. 이번 지정 평가에서는 감염관리 능력 및 의료 서비스 질 등 평가 항목이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얼마 전 제3기(2018~2020년) 상급종합병원 지정신청을 마감했다. 그 결과 기존 43개보다 많은 51개 기관이 신청했다. 복지부는 신청 병원을 대상으로 9월 중 현장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12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관을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병원부터 '명예 회복'을 자신하는 병원까지 여느 해보다 열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북에선 단 한 곳도 신규 신청하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기존 상급종합병원이었던 충북대학교병원이 자격유지를 위해 다시 신청했을 뿐이다. 이로써 충북은 강원과 함께 전국에서 상급종합병원이 1곳뿐인 광역자치단체가 됐다. 충북은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
옥천군은 공무원의 직무능력 향상과 국내외 선진행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내외 벤치마킹을 시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행정환경 시대에 부응하는 능동적인 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함이다. 3년 전부터 계획했던 국외 벤치마킹을 금년에야 신청해 선정되는 행운이 따랐다. 팀명을 '온고지신'으로 정한 우리팀(4명)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등 동유럽 3개국의 전통 건축물과 문화유산 보전 실태, 도시기반 편의시설 등을 둘러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부다페스트, 비엔나, 프라하의 전통 건축물은 아름답고 웅장함에 감탄을 자아냈고, 편리한 도시기반 시설은 부러울 뿐이었다. 이번 벤치마킹을 통해 느낀 소회를 적어 본다. 첫째, 전통 건축물에 대한 자부심과 보전하려는 민관(民官)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전통건축물은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건축양식을 활용해 건축미를 뽐내며 도시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문화재 보전지역에서 개인 건축물의 신축이 불가했으며, 노후· 훼손으로 개축하고자할 경우 시(市)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되 기존 건축물의 범위와 높이를 벗어날 수 없는 제약이 있었다. 그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