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복병은 교육정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정부의 교육정책에 비해 개선된 게 없기 때문이다. 최근엔 수능 절대평가 전환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교육부는 얼마 전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 22일까지 4차례 여론 수렴을 거쳤다. 오는 31일 최종적으로 '8·31 수능개편안'을 발표키로 했다. 하지만 교육단체와 일선교사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교육관련 시민단체와 학부모, 정치권까지 1안(일부과목 절대평가)과 2안(전과목 절대평가) 모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마치 양자택일을 고집하는 자세다. 정부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교육개혁의 본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개혁을 시행하는 교육부가 우군 하나 없는 사면초가 상황을 맞고 있다. 개편안 발표를 둘러싼 긴장감이 치솟고 있다. 물론 교육부가 자초한 일이다.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시간을 정하고 양자택일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독불장군식 태도가 분란을 일으킨 셈이다. 교육개혁 이슈 중 가장 파급력이 큰 데도 경험보다 '코드'를 중시했다는
돌연 가을이다. 가을이 느닷없이 왔다. 내게 가을은 바람으로, 우연으로 왔다. 지난여름엔 감당하기 힘든 폭우가 수시로 왔다. 비가 지나가면 쨍한 하늘이 농담처럼 드러나곤 했다. 가을로 변신하기 위해 그렇게도 많은 비가 필요했다. 한 번씩 비가 내릴 때마다 영원할 것 같던 여름이 조금씩 지워졌다. 지난 계절에 미처 내뱉지 못한 말, 가슴을 치는 아쉬움, 주체 못할 간절함, 억누르지 못한 뜨거움도 함께 지워졌다. 여름과 가을이 교집합으로 겹치는 지점에서 난 비로소 시간의 질감을 실감했다. 계절 사이를 관통하는 시간은 왜 이리도 가볍고 단순하고 투명한지, 비발디의 가을을 음미하듯 난 계절의 간주곡, 두 계절을 통과하는 여린 바람 속에 온몸을 맡겼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난 서재의 책과 노트들을 정리했다. 그건 한 계절을 마감하고 다른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매번 반복하는 통과의례였다. 버려야 할 것과 간직해야할 것을 구분하는 절차, 망각해야 할 것과 기억해야할 추억을 갈무리하는 일이었다. 시간을 구획하고 매 순간에 의미부여하고 정의하는 작업, 하지만 이제 그 일을 하지 않는다. 단념하는 법을 알아 버린 것일까· 사람살이를 달관해 버린 것일까· 아니면
지난달 14일부터 16일 기간에 청주지역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16일 오전 일부지역에서는 시간당 100㎜에 육박하는 물 폭탄으로 무심천이 한때 범람위기에 처하는 등 곳곳에서 침수피해도 크게 발생했다. 청주지역에 1995년 293㎜의 강우량을 기록한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니 그 피해가 적지 않았음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주민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정부는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청주시와 괴산군, 충남 천안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통해 피해복구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발 빠르게 재난 복구 지원체계를 가동했다. 이 사이 군·경과 일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활동에 구슬땀을 흘리는가 하면, 전국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도 잇따라 답지하면서 집중호우 피해지역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닥쳤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할 것이다. 하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의 상처는 깊고 원상을 회복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도움이 절실한…
[충북일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과 함께 권력의 무상함을 경고한다. 레임덕(Lame duck). 지도력 공백 사태를 뒤뚱거리는 오리에 빗댄 말이다. 들 다 정치의 부정성을 표현한 경구다. ***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이승훈 청주시장이 화무십일홍으로 회자되고 있다. 레임덕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주시 공직문화에 영(令)이 안 서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레임덕 징후는 본청과 구청을 넘고 있다. 시 산하기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조직 내 불만과 갈등이 다양한 루트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이 지난 21일 공직자들에게 한 사려 깊은 당부도 무색해졌다. 한 마디로 고강도 감찰마저 무색한 청주시다. 얼마 전엔 공무원들의 타시도 출장 낮술이 문제가 됐다. 동료 직원의 승진 축하를 위한 의리의 맞춤 출장이었다. 그런데 청주시 감사관실의 암행감찰 첫 날 벌어져 충격을 줬다. 레임덕은 보통 대통령 등 권력자의 집권 후반기 발생하곤 한다. 그런데 청주시에선 이 시장의 재판 때부터 시작됐다. 시장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2심 재판에서 자격 상실형을 받자 더욱 심해졌다. 이 시장이 공무원 조직 장악에 실패해 생긴
우여곡절의 긴 진통을 겪고 문을 연 청주시립요양병원이 오늘 개원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시립요양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승훈 청주시장을 비롯해 의료법인청주병원 조임호 이사장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또한 어려운 기간 같이 힘을 모아 병원 정상화에 노력해 준 병원 식구들과 특히 늘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아낌없는 질책과 조언, 격려를 해주신 이 병원의 주인이자 운영자인 시민 한 분, 한 분께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이 아득히 오랜 기간으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원장인 나만의 생각은 아니다 라는 마음이다. 모든 시민이 지켜봐 잘 아시겠지만 시립요양병원이 재개원하기까지 긴 시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러한 과거의 아픔을 딛고 지난 이맘때 개원을 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병원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해 운영해 온 결과 현재 환자 91명, 직원 86명으로 시립요양병원 정상화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첫 번째, 기존 직원들의 우선 채용이다. 시민에게 불편을 드린 지난 일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겠으나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폐업 전 근무
식물에게 물을 주실 때에는 우리 집의 물이 어떠한 유형인지 먼저 판단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물을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상수도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화학적인 방법으로 정수처리한 물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식물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물의 성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레카 야자나 테이블 야자 종류는 잎 끝에 염소가 축적이 되기 때문에 물을 하루정도 받아두셔서 염소성분이 날아가도록 한 뒤에 물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염소가 누적되면 잎의 중간이나 중간이 노랗게 황금빛으로 반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중습도가 건조해서 나타나는 잎끝마름 증상과는 다른 양상을 띕니다. 둘째, 경수는 식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성분 속에 칼슘과 마그네슘이 다량함유되어 있는 물을 말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지하수를 이용하실 경우 우리집 물 성분이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을 경우 식물에게 해로운 영향을 줍니다. 우리집의 물로 세차를 하고나면 차에 물때가 심하게 낀다거나 비누로 손을 씻을 때 미끈함이 잘 가시지 않는다면 경수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뀌어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권력을 쥔 사람들이 과거청산, 부패 청산을 한다고 서슬이 시퍼렇습니다. 아! 이제 지도자의 탈을 쓴 나쁜 사람들이 척결되고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어 살기 좋은 나라가 되겠구나!' 하고 기대를 해 봅니다. 그런데 그건 물거품입니다. 무엇에 홀린 듯 헤매다가 깨어보면 공허로움만 남습니다. 이어 분노로 변합니다. 척결하겠다고 나섰던 사람들이 다음 정권 때는 척결 대상이 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국민을 절망에 몰아넣습니다. 애당초 기대를 하지 말아야 했는데 설마 이번만은 다르겠지 하면서 반복적으로 실망과 분노를 느낍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과거 청산에 앞장섰던 그 사람이 바로 청산대상이란 것입니다. 누가 누굴 척결하겠다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방에서도 지역 유지분들, 지방의회 의원님 중에 많은 분이 그 선친이 친일로 부를 축적했거나 자신이 독재정권과 영합해 일신의 영달을 꾀했습니다. 문제는 혼란의 역사 속에서 그걸 이용해 돈과 권력을 얻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데 있습니다. 난세가 되어야 영웅이 나타나고 위험한 장사가 돈이 많이 남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그들은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었다. 환경의 변화로 온난화 현상이 심하더니 여름이 한 달 정도 길어 졌다고 한다. 그 만큼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도 사계절이 있는 금수강산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겠다. 노란 개나리가 봄소식을 안고 오면 앞산뒷산에 진달래가 피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시골길을 걸으며 '고향의 봄'을 부른다. 눈부시도록 화사한 벚꽃이 피면 축제를 열어 가족들이 봄나들이에 나선다. 겨우내 웅크렸던 몸에 활력이 솟아난다. 시냇가 버들가지 눈 녹은 계곡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덧 산 벚꽃이 봄 동산을 물들이며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마음을 설레게 한다. 봄꽃이 지고 물오른 나무에 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한낮은 덥다는 느낌을 주는 여름이 시작된다. 올 여름의 시작은 모내기철에 비가 내리지 않아서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가뭄이 심했다. 기우제를 지내며 비를 뿌려달라고 빌어 보았지만 하늘은 무심하기만 했다. 탄핵과 대선정국이 이어지면서 동포인 북한정권은 핵실험을 하면서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다. ICBM 발사에 성공했다며 자축연까지 열며 미국을 향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폭염에 불을 지르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저비용항공사(LCC)를 발판 삼아 다시 뛰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에어로케이㈜의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 발급 여부를 9월 13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늦어도 이날까지 면허 발급 여부를 에어로케이에게 통보해야 한다. 에어로케이가 면허를 발급받게 되면 국내 일곱 번째 LCC다. 에어로케이는 2년 이상 사업을 철저히 준비해 왔다. 그런 만큼 면허 취득 요건을 충분히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항공사들의 의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면허 발급 여부를 결정하는 데 반영되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LCC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잘만 되면 이용객들이 저렴하고도 수준 높은 항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게다가 도내 10개 대학 22개 학과 학생들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청주공항은 그동안 중국 노선에 편중됐다. 충분한 배후 수요를 갖췄음에도 다른 국제노선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외국 LCC들이 2차 공항을 중심으로 성공했다. 에어로케이의 청주공항 모기지 LCC 성공 가능성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청주공항 부활은 LCC 모기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
"잎과 꽃 중에서 어느 쪽이 소중할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답이 나누어지는 경향이다. 꽃이 아름다우니 더 소중하다는 의견이 우선 나온다. 같은 내용의 답이 이어지는 중에 시간이 흐르면서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잎과 꽃 모두 소중하다 할 수 있다. 꽃이야 피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무엇보다 번식 능력을 독점함으로써 그 개체의 연속적 존립을 가능하게 한다. 꽃은 무엇으로 피며 그 맵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일까. 그 근원인 영양분은 잎으로부터 나온다. 정확히는 잎의 부지런한 광합성 작용을 통해 제공되는 포도당 등의 먹거리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잎을 보러 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소위 상춘기 등에 꽃을 보러 수많은 인파가 길을 가득 메워도 그 꽃이 피도록 헌신하는 잎을 보러 가는 이는 드물다. 산을 찾는 이들이 종종 있지만 잎을 만나기 위함이라기보다 등산의 과정 중 여분의 상견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잎은 시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탄소동화작용이 있어야 제대로 나래 펴는 꽃을 보기 위해 인산인해 이루더라도 질투하지 않으며 오히려 흐뭇한 미소
[충북일보] 취임 100일을 넘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여당 의원 전원과 당·청 협력을 다짐하는 오찬을 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많은 얘기를 쏟아냈다.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희상 의원은 당·정·청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정·청이 하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잘하고 있을 때 정신 차리고 조심해야 한다면서 교만에 빠지면 희망이 없다고도 했다. 다른 의원들은 한·중 관계를 언급했고, 또 다른 의원은 소득주도의 새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을 언급했다. 우리는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의견을 제시한 의원으로 청주 출신의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을 꼽고 싶다. 오의원은 이날 대통령의 국정은 결국 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으로 통과시켜야 실현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탄핵 통과에 4개 야당이 협심했듯, 예산과 입법도 야당과 협심해야 통과가 가능하다며 협치를 주문했다. 이어 국회를 우회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식을 했고 당일 각 정당을 방문했듯 오는 9월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도 국회와 함께 모든 일을 시작하기 바란다고 건의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 우표첩이 추가 발행된다. 역대 대통령 최초다. 이쯤 되면 대통령우표첩 사재기를 열풍 수준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우표첩과 함께 문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 역시 이틀 만에 완판 됐다. 물론 역대 대통령의 취임기념우표 대부분이 완판 되기는 했지만 최단시간 완판기록이다. 모든 대통령이 취임기념우표를 발행했던 것은 아니다. 4·19혁명 후 취임한 제4대 윤보선 대통령은 취임기념우표대신 새싹과 혁명 학생들을 우표에 담은 새 정부수립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대통령 취임기념우표와 우표첩의 인기는 투자가치에 대한 기대가 한몫했다. 지지하는 대통령의 기념우표를 소장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단 소문이 돌며 인터넷 우체국의 홈페이지 접속 장애가 일어나는 북새통을 치른 것이다. 대통령 우표의 가격은 희소가치와 발행연도, 대통령의 인기도 등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 현재 가장 고가로 거래되는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는 1948년 8월, 5만매가 발행된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취임기념 우표다. 액면가 5원인 이 우표는 사단법인 한국우표상협회가 산정한 평가액 기준 70만 원으로 우표수집 커뮤니티 등에서 장당 30만
금년에 학생과 함께하는 마지막 체험학습은 반크 동아리와의 독도방문이다. 국제 정치적으로 소유권 시비가 나오는 독도방문은 연례행사로 추진하고 있다. 사실 장학사 시절에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여 울릉도에서 천안함급 군함으로 독도에 입도한 뒤에 포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독도 가는 것을 시도했었다. 호기심 많은 사람답게 조타실에도 두어 시간 올라가서 이것저것 물어도 보고, 우리 일반인에게 배려해 준 하사관급 침실에서 잠도 자 보는 등 해군과 똑같이 생활한 것은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울릉도에서는 잔잔하던 바다가 독도 부근에서는 파고가 꽤 높다. 큰 군함으로는 접안이 어려워 더 작은 해경경비함으로 옮겨 타야 입도하는데, 두 배에 그물을 설치하고 뛰어내리려니 함장이 말린다. 이런 파도에는 능숙한 해병대원도 자칫 배 사이에 끼어 다칠 수 있다며 일행으로 여자도 있으니 대신 독도를 세 번 근접 항해할 동안에 사진이나 잘 찍으란다. 경비함으로 내린다 해도 돌아올 때 더 높은 군함으로 다시 올라야 하니 그 말이 타당하다. 불구를 각오하고 호기 부릴 수는 없어 지척에서 돌아서는 심정이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번에는 8월 9일에 포항에서 민간 유람선 선플라워호
포도 하면 남국의 태양이 떠오른다. 둑에서 바라보니 까맣게 잘 익은 포도송이. 타오름 달 8월 땡볕은 눈이 부시고 그 위로 수 백 송이 열매가 터질 듯 빛난다. 불현듯 포도나무 가지에 묻어나는 알싸한 기억 한 자락. 포도가 익을 즈음이면 시원한 그늘에서 책을 보다가 닿는 대로 따 먹는 게 일이었다. 눈 감으면 입안에 고이던 향취가 금방이라도 잡힐듯하던 그 느낌. 더불어 생각나는 우화 한 컷.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이 멀리 포도나무를 보고는 재빨리 들어가 숨었다. 사냥꾼은 하릴없이 돌아갔고 사슴은 포도나무 순을 잘라 먹었다. 곧 이어 간단없이 흔들리는 덩굴. 터벅터벅 돌아가던 사냥꾼이 그걸 보고는 급히 활을 쏘았다. 그러자 사슴은"내가 잘못이었어. 포도나무 덕분에 살아났거늘 배은망덕하게도 순을 잘라먹다니…"라고 탄식하면서 죽었다는 이야기. 사냥꾼으로서는 은혜도 모르는 녀석이라고 나무랄 수 있지만 그래서 다 놓친 사슴을 잡을 수 있었다. 단지 은혜를 모르는 녀석 이전에 스스로의 처신 문제라는 생각. 숨어 있는 동안도 무척 불안했을 텐데 감히 순을 따 먹다가 들켜 버렸으니 아무리 맛이 있고 배가 고파도 일단은 포도나무 밭을 벗어나야 했거늘 참 어리석다.…
가뭄의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요 며칠 비가 자주 내린다. 도서관 창밖으로 요란히 때론 조용히 내리는 비가 요즘의 내 마음을 닮았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을 피하고 싶어 밖에 나가는 것조차 꺼려했었는데, 이제는 날씨의 꿉꿉함과 빗길운전의 고통을 토로하고 있으니 참으로 내가 간사해 보인다. 오늘도 사무실은 냉방중이다. 습도로 불쾌지수가 높아 여름이 다간 지금도 나에겐 냉방기와 선풍기 바람은 절대적이다. 누가 에어컨을 발명했는지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람들은 올 여름에도 미친 더위를 피해 산과 계곡이나 바다로 몰려나간다. 작열하는 태양 앞에 국토순례를 하며 이열치열로 더위를 극복하느라 사서 고생하는 젊은이들과 생계를 위해 굵은 땀방울로 등줄기를 적시는 숭고한 노동자들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피서지의 절정은 도서관이다. 올 여름에는 특히나 몸도 정신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도서관이 교통체증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자연보다 더 좋다. 그 공공도서관이 진천에는 4곳이 있다. 교육청 산하의 진천도서관(1988년 개관)을 비롯하여, 지자체 산하의 진천군립도서관(2012년 개관), 진천군립광혜원도서관, 올해 개관한 생거진천혁신도시도서관이다. 진천
올 봄에는 유난히 비가 내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단비를 애타게 기다리며 한 해를 보냈을 것 같다. 가뭄이 극심한 농촌지역에서는 밭작물이 타들어가 말라죽고 물대기가 빠듯한 논에서는 논농사조차 포기해야 할 지경으로 힘겨운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었다. 당시 산불에 대비해 비상근무 중이었던 나도 가문 땅에 단비가 내리기를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당연히 반가운 비 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쏟아 붓는 듯 콸콸.. 하늘에 구멍이 난 것만 같았다. 그토록 많은 비가 순식간에 집중적으로 내릴 줄 몰랐다. 높은 지대의 주택들은 그래도 안심이 됐으나 낮은 지대의 주택들은 내리는 비에 물속에 잠기고야 말았다. 어렸을 적 장마철에 무심천 제방 옆까지 넘실대며 흘렀던 냇물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 당시 서문대교 다리 중앙 한 가운데가 주저앉은 처참한 광경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무시무시한 장마 비의 위력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 간선 도로 위를 흐르는 빗물이 동네 골목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어른 배꼽아래에 까지 물이 차면서 저지대의 주택들은 방 안까지 물이 차올라
한탕주의란 단 한번의 시도로 큰 재물을 얻거나 높은 지위, 혹은 권력을 쟁취해 성공하려는 태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일단 얻고자 하는 바를 얻기만 한다면 온갖 부정한 방법이나 부실한 과정을 눈 감아주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사회심리현상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 사례들로는 여름철 피서지의 바가지 요금, 사행성 게임 중독, 주가 조작단 일명 작전세력들, 스포츠 승부조작, 농수산물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해 폭리를 취하는 상인 등등으로 이러한 사건사고들이 많은 한국 사회는 한탕주의가 만연된 사회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물론 한탕주의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훨씬 많기도 하지만 이러한 모험으로 졸부나 권력자가 되는 사람들도 있기도 한건지 심심찮게 언론을 통해 동종 범죄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한탕주의 범죄나 시도가 밝혀질 때 마다 한 개인의 이탈로 언론과 여론은 비난의 화살을 맞추고 그러한 한탕주의를 눈 감아주고 오로지 결과만을 중시하는 사회적 방임, 더 나아가 한탕주의를 장려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한국 정치에 있어서도 한탕주의는 역대 선거때 마다 이념과 상관없이 만연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아니면 말고 식
아로마 오일은 단독으로도 사용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성질로 한 종류만 사용할 때보다 2∼5가지의 오일을 블렌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월등하다. 블렌딩은 각각의 에센셜 오일을 혼합하거나 다른 매개물에 섞는 행위를 말하며, 매혹적인 향기 오일과 치료적인 오일을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향은 분자 크기에 따라 휘발되는 속도가 다른데 이러한 휘발성과 성질에 따라 상·중·하향으로 구분한다. 향기요법은 치료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에센션 오일들을 혼합해서 사용할 때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는데, 좋은 향을 만들고 향기의 지속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향을 균형 있게 혼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아로마오일 블렌딩 방법은 에센셜 오일의 선택 시 향의 선택이 중요하다. 향에 따라 다른 에센셜 오일을 더욱 강화하며 균형을 잡거나 조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식물종 계열의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하면 무난하며, 상·중·하향을 균형 있게 조합하면 균형 있는 향이 만들어진다. 둘째 블렌딩 비율은 에센셜 오일의 블렌딩 비율은 일반적으로 2∼5% 정도로 블렌딩하여 사용한다. 얼굴에는 3% 이상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에센셜 오일은 반드시 황갈색이
대학구조개혁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비전을 설계하고 구체적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모든 '언사(言辭)의 핵'이 되었다. 하지만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진지한 성찰 그리고 분명한 개념정립이 되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조금은 늦은 듯하지만, 대학구조개혁 개념 자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심도 있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당초 대학구조개혁 문제가 대두된 원인은 대학의 입학자원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인구정책학적 예측이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가 향후 10년 동안 급격히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으로 인해 대학 입학정원 조정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급기야 2023학년도에는 대학입학 예정자 수가 2014년 현재 대학입학 정원에 비해 16만 명 정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게 되었다. 입학정원과 입학자원의 심각한 불균형에 대한 예측은 미래 대학에 발생할 재앙 수준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미리 대학의 체제와 구조를 변경하고 혁신하여야 한다는 대학구조개혁 당위론으로 귀착되었다. 따라서 대학구조개혁 당위론의 핵심은 대학의 입학정원 감축이 되었다. 이 당위론에 근거한 정책이 양적 구조개혁이다. 그러나…
[충북일보] 중부고속도로 호법~남이구간 확장 사업에 다시 빨간 불이 켜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충북 대표 공약임에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 23일 서울정부종합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났다. 이 지사는 이날도 중부고속도로의 중요성과 호법~남이구간 확장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인 배려를 요청했다. 이 사업은 새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포함돼 있다. 대선 공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늦어지는 타당성 재조사로 인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결국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추가로 포함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타당성 재조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고 나오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충북도가 벌이는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 사업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되려면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나와야 한다. 물론 새 정부의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회간접자본) 감축 기조를 모르는 바 아니다.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엄연히 국가 발전 사업
[충북일보] 최근 '블랙리스트(blacklist)'란 외래어가 유행하고 있다. 세상을 뒤흔든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어 모 방송사에서도 노조가 블랙리스트 문건을 폭로한 뒤 파문이 일고 있다. 어감부터 좋지 않은 이 단어는 국어사전에 "감시가 필요한 위험인물들의 명단. 흔히 수사 기관 따위에서 위험인물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마련한다"라고 정의돼 있다. 우리말로 요약하면 '감시 대상 명단' 또는 '요주의자 명단'이다. 기자는 최근 우연히 입수한 세종시의회의 2가지 문건을 세종시판 '언론 블랙리스트'라고 부르고 싶다. 첫째 문건은 '홍보 광고비 집행 기준'이다. 이에 따르면 2017년 세종시 본예산에 책정된 홍보 광고비는 2억원이다. 의회사무처 전체 예산(49억원)의 4.1%나 되는 '큰 금액'이다. 그런데 기준에는 '충격적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매체를 유료부수 등 영향력에 따라 4등급으로 구분,광고비에 차등을 둔다는 내용은 기본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보도 수용률,긍정 기사 등을 고려해 ±20%를 적용한다"라는 예외조항이 있다. 수용률이 50%이상이면 20%,50%미만~30%이상이면 1
증평에서 괴산을 가는 길에는 터널이 뚫리고 4차선의 포장도로가 생겨 빠르고 쉽게 갈 수가 있지만 이 길이 생기기 전에는 그야말로 괴산이 산골 마을임을 알게 하려는 듯 산굽이를 돌고 돌아서 높은 재를 넘어가는 험로를 가야만 했다. 이 길이 비포장도로인 시절에 시외버스를 타고 가노라면 초행길인 사람들에게 가장 혼란을 주는 곳이 바로 사리와 대사리였다. 증평을 출발하여 한참을 가다보면 첫 번째 버스가 정류하는 곳이 사리이다. 사리를 출발하여 달리다보면 버스가 뒤로 미끄러질 것만 같은 험한 모래재를 힘겹게 넘어 굽이굽이 돌아 내려가면, 괴산 종점에는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는데 괴산에 다 왔다고 하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 곳이 바로 대사리라는 곳이다. 괴산중학교와 괴산고등학교를 가려면 사리에서 내리지 말고 대사리에서 내려야 한다는 충고를 여러 번 듣고도 초행자들은 아무 생각없이 사리에서 내렸다가 다음 차를 기다려 다시 가야 하는 수고를 겪게 되는 경우가 빈번했던 것이다. 이렇게 혼란을 야기하는 사리와 대사리라는 지명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만들어진 이름인지 이곳을 지날 때마다 항상 궁금하게 생각해 왔고 또 그런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되어 그 궁금
1905년11월19일 하야시공사는 각부 대신을 일본공사관으로 불러 을사조약 승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신들이 반발함에 따라, 일본군대의 엄호 하에 다시 고종이 게시는 덕수궁 별채 중명전으로 불러 을사조약 승인을 종용했다. 이날 회의에 참정(총리)대신 한규설, 탁지부대신 민영기, 법무대신 이하영, 학부대신 이완용, 군부대신 이근택,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농공상부대신 권중현 등 8명이 참석했다. 한규설과 민영기, 이하영은 적극적으로 반대하였으나 다른 사람들은 공포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찬성도 반대도 아닌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같이 참석했던 이토 히로부미는 "각 대신들의 의견이 확실히 반대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신 8명중 5명이 찬성하였으니 조약 안건은 가결되었다"고 선언했다. 고종은 묵시적으로 승인했다. 을사조약은 일본 군대를 앞세워 강제로 체결된 것이며 조약문의 공식명칭도 없고 황제의 도장도 없다고 한다. 외부대신 박제순과 하야시공사간에 체결되었다. 일본의 압박으로 민영기와 이하영은 결국 친일파로 변절하고 말았다. 이날의 결정으로 인하여 조선은 외교권을 일본에 넘겨주게 되고 한일합방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조선
필자는 올해 신임 순경으로 지구대에 배치받아 신호위반·중앙선 침범·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등 교통사고 예방 활동에 한창이다. 교통 위반 차량을 정지시켜 도로교통법 위반 사실을 고지하다 보면 위반을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불법 유턴을 한 운전자는 '무엇을, 왜 위반했는지' 모르는 일이 많았다. 이들은 대체로 "적색 신호에 유턴했는데 왜 단속을 하느냐", "비보호에 유턴했는데…", "녹색등(직진신호)에 유턴했는데…" 등의 질문을 필자에게 하곤 했다. 불법유턴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고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의 도로는 도로교통법 13조와 18조에 따라 유턴을 비롯한 도로 중앙을 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유턴위반으로 범칙금이 부과되며, 상황에 따라 신호위반·중앙선 침범으로 단속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유턴 구간은 중앙선 구간에 흰색 점선의 표기가 돼 있다. 해당 구간 전면에는 유턴이 가능한 구간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설치돼있다. 또, 표지판 하단에는 유턴이 가능한 신호 조건까지 적혀있다. 유턴이 가능한 표지판 별 신호조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좌회전시' 죄회전 신호 점등 △ '보행자신호시' 횡단보도 보행신호 점등 △'좌회전신호…
[충북일보] 문화예술계 발전의 필요조건 중 하나가 소통이다. 협력관계의 유지는 충분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충북 문화예술계가 보인 모습은 아주 긍정적이다. 충북예총과 충북민예총은 충북 문화예술계의 양대 산맥이다. 충북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두 단체의 이념적 성향은 확연히 다르다. 그러다 보니 진정한 소통과 화합을 이루지 못했다. 서로 반목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최근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났다. 두 단체가 정책연대를 약속했다. 지난 22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협약식을 갖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오롯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충북도민의 폭넓은 문화향유를 위해서다. 두 단체의 성향은 아주 다르다. 그런 두 단체가 정책연대를 하기로 했으니 상생의 계기가 마련될 것 같다. 두 단체에서 선발된 인력으로 기획TF팀을 구성하면 더 좋은 효과를 낼 것 같다. 1년 365일 문화가 있는 충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두 단체가 추구하는 이념적 지향점은 다르다. 충북예총은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다. 1962년 1월 설립됐다. 회원은 4천500여 명에 달한다. 충북민예총은 진보성향이다. 1994년 3월 창립됐다. 회원은 700여 명에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