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호텔에서 살다 죽는 것이 로망이라면서 "서울이나 제주의 호텔에서 내게 방을 제공한다면 내가 홍보 끝내주게 할 텐데"라는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려 비난과 동정을 동시에 받은 최영미 시인은 참 특별한 사람이다. 1994년 출간한 그녀의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대단한 충격이었다. 1980년대식의 삶에 종말을 고하면서 일상의 중심인 섹스를 화두로 삼았다는 시집은 '마지막 섹스의 추억'같은 도발적인 작품들이 입소문 나며 50만 부 이상 팔리는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현재까지 52쇄를 찍었다고 한다. 작가는 인세를 10%정도 받는다. 1만 원 정가의 책 한권을 팔면 1천원이 작가에게 인세로 가는 셈이다. 50만 부가 팔렸으니 최영미가 받은 인세가 어느 정도인지는 금방 계산이 나온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평생 꿈도 못 꿀 어마어마한 액수의 인세다. 그런 그녀가 현재 생활보호대상자라고 한다. 연간 소득 1천300만 원 미만의 무주택자라고 스스로의 재정 상태를 밝힌 것이다. 투자를 잘못해 낭패를 당하지 않았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씀씀이다. "자신이 죽은 뒤엔 자신이 살던 호텔 방을 '시인의 방'으로 이름 붙여 문화상품으로 만
[충북일보] 충북도내 일반 대학들의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하다. 급변하는 산업사회와 사회 트렌드에 맞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서원대는 내년도부터 10개 학과를 중점 관련분야로 통합해 운영한다. 신설되는 통합 학부 명칭은 경영학부와 국제학부, 화장품학부다. 중원대는 국내 4년제 대학 중 최초로 '말산업융합학과'를 신설한다. 오는 15일까지 신입생 25명을 모집한다. 극동대는 드론전문가 양성을 위한 무인기산업학과를 신설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18학년도부터 신입생 30명을 모집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 할 수 있는 드론운용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이다. 지방대가 서울의 유명 대학과 경쟁하기엔 아주 버거운 상황이다. 지방대에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 있다. 도내 몇몇 사립대의 변신은 아주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지방사립대는 전반적 학내외 상황을 고려해 선택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위험하다. 자율 통폐합이나 대학 간 공유 및 협업체계 구축 등이 위기돌파를 위한 자구책이 될 수 있다. 지방대 문제를 지방대 문제로만 접근하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예컨대 간판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세외수입의 세입은 102조 4천억 원으로 전체 세입의 30%를 차지한다. 2016년 우리 시 세입 2조 2천300억 원 중 지방세, 세외수입은 6천774억 원으로 전체의 30.3%를 차지하는데 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지향하는 지방분권 강화에는 세입 구조 변화가 있을 것이다. 국세 80%, 지방세 20%의 비율에서 국세 비율을 과감히 줄이는 것이 지방분권 강화의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자체 수입은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왜 자체 수입을 늘려야 할까. 자치 사무를 수행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 70%에 머무는 세외수입의 저조한 징수율, 전국 세외수입 체납액 5조 3천억 원, 자체 수입으로는 직원들의 봉급마저 주기 어려운 자치단체들이 있기 때문에 세입의 중요성은 현시대의 흐름이다. 우리 시 2016년 지방세는 5천299억 원이고, 세외수입은 1천475억 원인데 세외수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세외수입은 법령과 조례의 규정에 따라 부과·징수권을 행사해 얻게 되는데 재원 발굴이나 세입 증대할 수 있는 잠재요소가 무궁무진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제공하는 공물의 사용이나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해 이용자나 수혜
화성시 동탄의 에듀밸리사랑으로 아파트가 지난 3월에 사용검사하고 6개월 만에 일반 아파트보다 2∼3배 많은 8만7천892건의 하자가 접수되었다. 아산시 풍기동의 이지더원 아파트는 균열·누수 등의 하자 논란에 입주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리고 제천시 강저동의 롯데캐슬프리미어 아파트에는 지상에 출입구가 없는 동이 있어서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러한 하자는 부실시공이 원인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에서는 후분양(後分讓)을 대안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2017년 9월 5일 정치권에서도 부실시공 벌점 등급이 높은 건설회사는 선분양(先分讓)을 제한하고 후분양을 유도하는 주택법 일부개정안을 이원욱 국회이원이 대표 발의했다. 후분양이 조명을 받는 이유는 선분양이 부실시공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후분양을 하면 부실시공이 없어지고, 하자발생율도 줄어들까. 선분양과 후분양 모두 건설공법에는 차이가 없다. 그리고 사업계획승인이나 시공방법·공사감리, 사용검사 절차까지 모두 같다. 따라서 후분양이라 해서 부실시공과 하자 발생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다. 공동주택의 분양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선분양·후시공 방식이다. 다른…
세월 참 변화무쌍하다. 어느새 가을이 가슴에 스민다. 언제 이렇게 절실하게 계절을 맞이한 적이 있는가. 자문해 본다. 계절이 흐른다. 이제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해야 한다. 세월 가며 나도 조금씩은 무너져 가는가 보다. 하늘엔 구름만이 무심하다. 가만 귀 기울여 본다. 하늘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하늘에 강이 흐르나 보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젊은 시절 문화 판에 뛰어들 때를 생각해보면 저 하늘 꼬리만큼 까마득하다. 언제 그리도 세월이 흘렀는지. 이제 귓가에 쌓이는 허연 머리만큼이나 나를 뒤 돌아보게 한다. 나에게는 문화예술은 시대를 비껴가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기에 엄혹한 시절, 문화예술로서 세상을 바꾸는 꿈을 꾸곤 했다. 어쩌면 시를 알기 전에 세상을 먼저 안 때문이기도 하다. 그 당시 문화운동연합이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작은 힘이나마 문화로서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보태고자 하였다. 이 당시 나와 같은 많은 이들이 노동판에서 문화예술패들을 구성하여 노동운동의 선봉에 서고, 모든 잡지가 폐간되었을 때 비정기 간행물인 무크지를 만들어 게릴라 식으로 시를 발표하던 때가 있었다. 민요보급운동, 노래운동, 현장 미술운동, 마당극 운동 등 문
시댁 동네는 사방으로 각종 나무들이 빽빽하게 채워진 구곡산천(九曲山川)이다. 오른쪽 산을 몇 개 넘으면 원주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산을 몇 개 넘으면 제천으로 연결된다. 하늘과 닿은 능선에 구름이 쉬어 가는 곳, 바람소리, 새소리가 도시에서 찌들고 지쳐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도닥여 주는 곳이다. 동네 입구에 저수지가 있는데,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싼 능선들이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풍광은 한 폭의 수채화이다. 호숫가엔, 한가로이 앉아 부스러기 상념들과 절제되지 않는 열정들을 다스리며 세월을 던져 놓고 얼마쯤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 낚시꾼들이 늘 있다. 이십여 년 전, 낯선 사람들이 내가 사는 청주까지 찾아왔다. 남편의 고향 산에 채석장이 들어온단다. 그들은 획기적인 거금을 제시하며 우리 산을 팔라고 했다. 당시 우린 알뜰하게 주택부금을 부어 내 집을 장만하는 과정이었는데 잔금이 턱없이 부족해 대출을 받아야할 형편이었다. 나는 빠르게 계산이 앞서면서 설레었다. 갑작스런 횡재에, 남편이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얼굴은 뵌 적 없지만, 산을 유산으로 주신 할아버지께 감사했다. 차를 준비하면서 이미 분홍색 꿈을 그려갔다. '그 정도 거금이면 대출받지 않고도 아파트
수백 년전 유럽에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을 비롯한 모든 행성과 별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천동천문학'이 있었다. 수천 년을 그렇게 믿어 왔는데 어느 날 여러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기록하던 과학자들은 일단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돌지 않고,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원운동을 한다는 관찰결과를 이론으로 주장하게 되었다. 이를 '지동천문학'이라고 하였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수많은 과학자들이 아무리 관찰하여도,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움직인다는 것을 반박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천동천문학'은 과거의 이론이었던 '천동설'로 남고, '지동설'은 가설적 이론이 아닌, '천문학'으로 자리를 잡게되었다. 요즘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이 어느 장관 후보자 덕분에 뜨겁게 언론을 달구고 있다.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공개적 논쟁이다. '창조과학'이란 말도 대부분의 국민은 처음 들어보았을 것이다. 수백년전까지 전 세계의 그 누구도 각자가 믿는 신에 의하여 인간은 창조되었다고 수만년, 수천 년을 믿어왔다. 누구라도 남태평양의 고립된 섬에서 산다면, 그 조상신의 천치창조론을 믿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나 다윈도 그런 환경에서만 살았다면 마찬가지 었을 것이다. 근현대 들
의료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 세상에도 정말 치유하기 힘든 병이 바로 '치매'이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치매환자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관련 실종사고 또한 잇따르고 있다. 치매환자는 본인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혼자서는 생활하기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종되었을 경우 이동경로가 불명확하고 신체나 생명에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때문에 보살피고 있는 가족들의 마음은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다.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어르신은 2016년 68만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2024년경에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천869건의 치매환자 실종신고가 접수돼 치매환자의 실종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치매 노인 가족들을 위한 '효도감지기'라는 배회감지기(복지용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배회감지기 보급사업은 치매환자의 실종 예방을 위해 배회감지기를 2013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 급여품목으로 적용해, 국민건
문의에 있는 청남대는 그동안 근접할 수 없었던 대통령의 별장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데 비하여 청남대의 관문인 문의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대청댐 공사로 인한 수몰로 피해를 입은 문의 지역으로서는 관광 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기대한 만큼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청주시민들에게는 건강을 위해 간단한 산행을 할 수 있는 양성산이 있고 문의 문화재단지라는 볼거리도 있으며 대청댐 공원을 가는 길목이라서 호반 도시라는 좋은 이미지를 품고 있다. 이곳 문의에는 양성산을 오르거나 문의문화단지를 관람하는 사람들을 위해 넓은 주차장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 골짜기를 예로부터 불당골이라 불렀고 지금도 인근 지역 사람들은 불당골이라고 해야 정확한 위치를 전할 수가 있다. 그런데 불당골이라는 지명은 옛날에 절이 있었다고 하여 불당골이라 전해지지만 같은 지명이 주변에 너무 많아서 혼란을 일으키게 되므로 원래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불당골이라는 지명은 청주시 지역에만 해도 낭성면 지산리의 불당골, 가덕면 내암리의 불당골, 가덕면 청용리의 불당골, 내수읍…
부산 여중생 사건에 이어 강릉, 아산, 전주 등 전국에서 여중생들의 끔찍한 폭력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 이재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학교 폭력 적발 및 조치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학교 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6만3천429명에 달했다. 한해에 평균 1만2천여 건의 청소년 폭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올 들어서도 이미 7천476명이 적발됐다. 학교 폭력 예방에 대한 교육과 전담 경찰관 배치 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들에 대한 처벌도 관대했다. 전체 학교 폭력 사범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649명에 그쳤으며 불구속 4만2천625명, 법원 소년부에 송치 5천838명, 훈방 등 기타 1만4천410명 등으로 조사됐다. 현행 소년법은 만 18세 미만 소년범에게 특례 규정을 적용하여, 가능하면 구속 처벌을 면하게 하고 있다. 이같은 법이 청소년 폭력을 부추기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준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의 주범 A양(14)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피의자가 혐의 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
사진도 세월을 따라 변화무쌍한 길을 걸어왔다. 근간 신문지상에 게재된 사진에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순간 또 데모하나 하는 의문에 불안해 진다. 걱정이 돼서 자세히 기사를 읽어보면 외래어 중 하나인 '파이팅'을 하는 내용의 사진이다. 현재 우리 국민들은 거의 매일 데모에 시달림을 받고 있는 셈이라 주먹을 쥐고 찍은 사진을 볼 때면 섬찟하기까지 해진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해괴한 말이 떠돌았다. '사진을 찍으면 혼이 빠져나간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지금은 사진(영정)을 모셔놓고 제례를 올리는 경우가 흔하지만 과거에는 사진을 찍을 만한 형편도 되지 못 했었기에 전통을 따라 지방(위패)을 써서 모시고 제례를 지내는 일이 다반사였다. 1993년 필자는 모범 공무원으로 선정돼 해외 여행길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중국과 우리나라는 외교가 단절돼 있었을 때로 서서히 교류 개방정책이 무르익어가고 있던 때다. 해서 첫 방문지로 북경을 가는데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북경으로 직행하는 게 아니라 홍콩을 거쳐 상해에 다시 기착한 다음 북경에 들어갔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배가 넘게 돌아간 셈이다. 북경 천안문광
[충북일보] 대한민국이 '네 탓' 공방으로 시끄럽다.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설에 여야 정치권은 네 탓만 하고 있다. 최근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부결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충북에선 자성 없는 충북도의회가 연일 네 탓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그 사이 충북도의회의 실추된 위상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대의기관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에도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지난 7월 물난리 속 유럽 연수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지탄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 후 충북도의회의 사태 처리과정은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 지역민심을 더 악화시켰다. 우려했던 대로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는 '솜방망이 징계'로 끝났다. 충북도의회의 이런 태도는 도의회의 자정능력 상실을 보여준 것과 다름없다. 제 식구 감싸기를 통해 도민 신뢰 회복 기회까지 날려 버린 셈이다. 충북도의회는 신뢰 회복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지금은 잘못에 대한 수습과정이 더 큰 논란거리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돌아가는 사정이 갈수록 '가관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도의회 스스로 만든…
1975년에 제작돼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는 어딘지 모자라 보이는 고양이 톰과 재치 있고 매력적인 생쥐 제리가 등장한다. 제리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여운 캐릭터지만 현실에서의 쥐는 애물단지이다. 오죽했으면 나라에서 '쥐 잡는 날'을 정해 골목마다 벽보를 붙이고 같은 시간에 쥐약을 놓아 쥐를 잡는 행사를 하던 시절이 있었겠는가. 특히 쥐는 신증후군출혈열 등 많은 감염질환을 매개하기도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의 분변, 타액 등이 공기 중에 노출돼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10~12월에 발생률이 가장 높으며, 농촌은 직업적인 특성, 도시는 일회성 야외활동 등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무증상에서부터 사망까지 증상도 다양한데 주요 3대 소견은 발열, 출혈, 신부전이다. 그 외 오한, 근육통, 심한 경우 의식저하나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다행히도 예방백신이 있는데 군인, 농부 등 직접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집단, 야외활동이 빈번한 사람 등이 주요 접종대상이며, 지역 보건소에서 접종을 실시한다. 백신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방수칙을 준수해 위험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충북일보]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팀 워크'를 중시해야 한다. 리더는 여러 성향으로 구분된다. 선두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가 있고, 맨 뒤에서 부하들에게 지시만 하는 리더가 있다. 정치인 중 지시만 하는 리더는 조폭 같은 보스에 불과하다. 레밍 신드롬 레밍은 집단생활을 하는 나그네쥐를 말한다. 한 마리가 바다에 뛰어들면 나머지 레밍들도 뛰어든다. 이를 '레밍 효과(The Lemming Effect)' 또는 '레밍 신드롬'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일각에서 레밍은 시야가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바다를 건널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해 앞에 있는 레밍이 가니 나머지도 따라 간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 '레밍 신드롬'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김학철 도의원의 '레밍 발언'은 전후 사정 모두를 감안해도 매우 부적절했다. 설령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해도 국민들에게 안겨준 씻을 수 없는 상처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레밍형 리더'와 '늑대형 리더'와 관련된 설명이라고 해명했다. 그가 말하는 레밍의 리더(우
[충북일보] 헌법재판소장의 공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공백이 길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어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해 표결했다. 재적 의원 299명 중 293명이 참석했다. 찬성 145표, 반대 14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임명동의안은 부결 처리됐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충족돼야 통과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두 가지 요건 가운데 가결정족수(147표)에서 두 표가 부족했다.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부결은 현 정국에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 우선 야당이 반대하면 여당 혼자의 힘으로는 국회에서 어떤 것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여소야대 국회 지형이 만든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앞으로 정기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개혁입법과 내년 예산안 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부와 여당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다. 국정 운영을 위해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협치의 자세로 전환이 시급하다. 물론 국회의 이번 부결 결과와 관련해 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야당이 3개월 이상 표결을 미루고 있
텔레비전 화면에 개그맨 정재환과 아나운서 조윤경이 나와 재미있는 낱말풀이를 합니다. '개밥에 도토리'가 주제군요. 둘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낱말의 유래를 밝힙니다. 옛날에는 나무 밑에서 개를 키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가 우연히 개밥그릇에 섞이게 되는데, 도토리는 특별한 냄새도 없고 씹기도 딱딱해서 개는 그것을 한쪽으로 밀어 놓고는 다른 것만 먹기 마련이지요. 결국 도토리만 남게 되는데, 이것이 도토리가 따돌림을 당하는 모습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무리에 끼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을 '개밥에 도토리'로 지칭했다고 설명하는군요. 듣다보니 이거 재미있다 싶어 해당 방송국의 홈페이지를 찾아들어 지나간 이야기를 들추어 봅니다. 그 중 재미있는 몇 가지를 공유하고 싶어 소개합니다. '건방지다'의 유래입니다. 시골에서 저수지처럼 물을 저장하는 둑을 방죽이라고 지칭하는데, 고종 13년 병자년에 큰 가뭄으로 인해 조선 팔도의 방죽이 다 말라붙었다고 하는군요. 방죽은 원래 물을 가득 담고 있어야 하는데, 물이 마른 건(亁)방죽은 자기 역할을 전혀 못하므로, 제 역할도 못하면서 나대기만 하는 사람을 '건(È
센 강 물길을 따라가는 바토무슈 유람선에서 사진을 보내왔다. 선상에서 찍은 점등한 에펠탑과 노트르담 대성당의 야경사진도 이어진다. 인천공항에서 파리까지 13시간이 걸리지만 그들이 부부가 되는데 꼬박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들은 어떠한 사랑의 시선으로 시작했을까. 서로의 시선 안에서 얼마나 눈부셔했을까. 이제 부부로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얼마만큼 깊어졌을까. 지난 10년간 그들이 거닐었던 무수한 거리와 캠퍼스, 여행길 바닷가는 달콤하고 애틋했을 것이다.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준 날 그는 수많은 시간을 골목의 어둠속에서 서성였을 것이다. 10년,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난 그들을 지켜보았다. 20대를 시작하던 무렵, 그 둘은 봄꽃처럼 화사했다. 그녀는 중간고사 기간 중에 내 집에 와서 깜빡 잠을 자기도 했고 라면을 삶아 먹기도 했다. 그는 비록 그녀보다 한 살 연하이지만 오빠처럼 염려하고 챙겨주었다. 셋이 함께 떠난 여행지마다 화보촬영 흉내를 내며 추억의 순간을 남긴 것이 내게 큰 추억이 되었다. 그들의 조연으로 동행한 시간들이 내게 이리도 큰 기쁨으로 머물 줄 몰랐다. 여행지에서 따스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걷던 강가의 장미 길은 또 다른…
아침마다 책 한 권 분량의 신문이 온다. 그 방대한 양을 다 읽을 수 없어서 중요한 기사의 제목만 훑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칼럼이나 사설만은 빼놓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신문의 1면은 그날 기사 중에서 중요한 것만 골라서 진열해 놓은 쇼윈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고객을 유인해서 가게 안으로 발을 들여놓게 한 다음 다양한 기사들을 정독하게 만드는 상술이다. 그중에서 칼럼은 사용 後記(후기)와 비슷한 것이다. 전문가의 해박한 경륜을 빌려서 독자의 판단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핵심적인 내용을 추려서 결론을 내놓은 게 바로 사설이다. 며칠 전 한 중앙 일간지의 사설을 읽었다. 우리의 경제 현실이 얼마나 심각하고, 정부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향후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안에서 밖에서 경제 덮치는 악재들, 정부는 왜 있나' 라는 사설의 일부를 소개한다. '…(전략)…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조선·섬유·금속·가전 등 주력 제조업들이 정체에 빠졌다. 반도체와 함께 부동의 '투톱'이던 자동차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와 생활 경제도 어둡다. 몇몇 경제 지
[충북일보]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할당제가 취업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이미 지역인재 의무 채용 선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공기관은 물론 취업준비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지역인재 30% 할당제'와 서로 상충되는 게 많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지역인재 채용을 위해서는 출신 지역과 대학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블라인드 채용은 성별, 출신, 대학 등을 묻지 않고 채용하는 방식이다. 사전에 지역 인재를 가릴 수가 없다. 공공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은 바로 여기 있다. 충북지역 공공기관과 연구소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아주 저조하다. 지난 2014~2016년 충북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9.9%다. 전국 12개 광역시·도(평균 12%) 중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지난해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도 8.5%에 그쳤다. 전국 평균(13.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정부는 지역인재 할당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역인재 할당제가 지역의 청년 취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한다. 궁극적으로 지역에 새
[충북일보] 북한의 핵전략이 무섭게 달라지고 있다. 미·중·일·러 등 패권국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열강에 둘러싸인 대한민국 현실이 엄중하다. 망전필위(忘戰必危)의 의미를 곱씹는다. *** 역사적 사건은 반복된다 역사적 사건은 반복되는 특징을 갖는다. 100년 전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을 떠올린다. 오늘의 정세와 상당한 유사성을 갖는다. 한반도 주변 강국들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남북 분단의 현실이 첨가된 게 다르다. 한반도 상황이 자꾸만 어렵게 흐르고 있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통로와 동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실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수치보다 더 치욕스러운 게 망각이다.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정부는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다. 최고 강한 응징방안을 천명했다. 실망과 분노도 표명했다. 하지만 이런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자못 의심스럽다. 북한의 핵 폭주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계속돼왔다. 북핵 레드라인이 깨진 지도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북핵은 여전히 일기예보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안보불감증이다. 북핵 위협의 최대 피
삼겹살과 베이컨의 차이는 아마도 돼지의 같은 부위에서 나오는 고기로서 양념(절임)의 여부일 것이나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쓰임에는 활용 범위에서 차이가 많아 보인다. 삼겹살과 베이컨의 세부 특징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삼겹살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안주로, 베이컨은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에서 많이 찾는 음식의 재료로서 인정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삼겹살'하면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가 떠오르곤 한다. 삼겹살은 언제부터인지 석쇠(불판)에 얹어 왕소금을 뿌리거나 간장에 찍어 먹던 소금구이(일명 시오야키)에 파무침 등을 곁들여 먹는 데서 인기를 얻어왔고, 서문시장도 이를 스토리텔링 삼아 명소화하고 있다. 삼겹살 거리를 외식형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상인회와 관계 기관에서는 각종 시설사업(LED 패널, 주차장조성, 아케이드 설치 등)에 공을 들여 지역 명소로서 어느 정도는 인지돼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아쉽게 느껴지는 사실은 삼겹살은 술안주이고 술 한 잔 하기 위해 저녁 시간에 주로 방문이 이뤄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점심시간을 포함해 낮 시간대에 삼겹살 거리를 방문하면 시장이라고 보기도, 식당가라고 보기도 어려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언론은 '전원구조'라는 초대형 오보를 만회라도 하듯 '예견된 인재'와 각종 의혹을 쏟아내며 속보경쟁을 벌였다. '설마'했지만 결국은 참사였다. 대한민국 재난사가 '세월호 전후'로 재편되는 계기가 된 날이었다. 사고 당시 필자는 경향신문 기자로 안전행정부를 출입하며 세월호 사고 특별취재팀장을 맡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고책임을 물어 안전행정부 해체를 선언했다. 전광석화처럼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민안전처가 설립됐다. 해양경찰청은 물론 애꿎은 소방방재청까지 해체됐다. 세월호 사고 이후 6개월. 우리는 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경기 성남 판교에서 환풍구 붕괴 사고로 16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고귀한 이웃은 우리 곁을 계속 떠났다. 아마도 설계와 시공 담당자는 '설마 누가 여기에 올라 가겠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2017년, 세월호가 인양되고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 물밑에 있던 각종 의혹도 규명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0일까지 화물칸에서 362.7톤에 달하는 철근을 꺼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철근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세월호 '복원력
"생명 중심 충북에서 세계중심 한국으로"라는 구호로 오는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펼쳐지는 98회 전국제육대회가 대한민국의 중심고을 충주에서 개최된다. 아름다운호수가 많아 물의 도시라고 불리는 충주의 도심에 위치한 호암지(虎岩池)옆에 지난 1일 준공을 한 충주종합운동장 특설무대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다양한 문화행사가 어우러지는 중원문화의 대제전으로 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새로 조성된 충주종합운동장은 30만7천㎡ 터에 총공사비 1천200억 원을 들여1만5천석 규모의 관람석과 보조경기장, 1천400대 규모의 주차장 등을 갖춰 공원과 어우러진 명당에 자리 잡았다. 충주종합운동장은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육상 공인 1종 국제규격을 갖췄다. 행사 후에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기장을 사각 형태로 만들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태양광시설, 친환경 녹색주차장, 빗물 재활용 등 자연친화적 시설을 갖췄다. 문화재 발굴조사 중 출토된 청동기 유물 19점은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종합운동장 건물 내에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했으며, 적석목곽분도 운동장 부지 내에 이전 복원해 방문객들이 역사와 문화의 중심 충주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금까지는 전국
작년에 발표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성인이 1년간 읽는 책은 평균 9.1권이며, 하루 평균 독서량은 23분으로 나타났다. 독서율은 평균 65.3%로 성인 3명 중 1명은 1년에 한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충북지역은 59.2%로 전국 광역단체 중 꼴찌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여가시간 활동은 TV시청이 46.4%, 인터넷 검색이 14.4%로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독서는 1.2%로 조사 순위의 맨 끄트머리에 자리했다. 그동안 책이 지식이나 정보 획득의 가장 큰 수단이었으나 인터넷이나 언론매체 등 경로가 더욱 편리하고 다양화되면서 그 자리를 차지해 왔다. 여기에 스마트기기가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이를 이용한 여가시간의 증가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독서가 이 정도로 외면 받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제4차 산업혁명이 요즘 화두다. 인공 지능이나 사물 인터넷, 생명공학,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도 따지고 보면 다 책의 산물이다. 독서를 통해 영감을 얻은 과학자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고 그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공무원! 60~65세 정년인 직업 안정성과 평생 연금에 따른 노후 보장성, 관(官)을 벼슬로 우러르는 문화와 사회적 평판까지 갖춘 흔치 않은 직업이다. 그래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이시대 모든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열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해 청년 실업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에 밝은 사람이라면 늘어나는 공무원이 나라 경제에 끼치는 세수 부담을 염려하겠지만, 내가 걱정하는 이유는 좀 다르다. 공무원은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남을 배려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직업이다. 개인적 이해와 사회적 이해가 충돌할 때 후자를 앞세우는 '공동체 의식(public mind)'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은 기본이다. 사회적 규범을 지켜야 하고,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것도 합리적이고 신중해야 한다. 자기가 속한 사회의 이상을 그리며 시장 원리가 해결하지 못 하는 일을 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도의 훈련과 교육을 받은 품성 바른 인재가 필요하다. 반면 우리 사회는 어떤가. 당장 교육제도부터 공적 마인드보다 경쟁력 함양의 입시 위주다. 협동심보다 개인기가 인정받고, 봉사활동은…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