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교육부가 건전한 사학 운영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들었다. 건실하게 운영되는 대학에는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하지만 비리나 부실운영 대학엔 가혹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당근과 채찍을 함께 든 셈이다. 교육부는 사립학교 비리 척결을 위한 부총리 직속 전담 기구를 설치키로 했다. 구체적인 사무는 사학혁신위원회 아래 실무추진단에서 처리하게 된다. 재단비리 등으로 '비리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사학 혁신에 나서기 위해서다. 교육부에 따르면 사학혁신위원회는 법조계·회계법인 전문가,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등 외부위원들과 교육부 내부위원(기획조정실장, 대학정책실장, 감사관) 등 15인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당근보다 채찍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실무추진단 산하에는 각기 다른 성격의 TF 2개가 꾸려진다. 하나는 사학 지원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법령 등 제도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사학발전·제도개선 TF다. 다른 하나는 비리 사학을 조사·감사하는 사학비리조사 TF다. 실무추진단은 사학 발전을 위한 국민제안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이곳에서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해 건의사항과 사학 비리 관련 제보를 접수한다. 비리 제보가 구체적이거나 사안이
지난겨울 쯤 방송에서 산자락 마을에 사는 어느 분이 눈 덮인 겨울에 먹이를 찾는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이 나왔었다. 그 분은 얼마 동안 새들과 친숙해졌었던지 그분의 손바닥에 새들이 날아와 낟알을 쪼아 먹는 광경은 시청자들 모두를 감동케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유사한 사례로 어느 분은 심지어 자신의 입에 물고 있는 낟알을 새들이 받아먹는 기인한 모습도 있었다. 필자의 집에 비교적 큰 나무 몇 그루가 있어 도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늘 새들이 모여와 놀곤 한다. 눈이 내리면 먹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염려한 나머지 앞 베란다에 즐비하게 놓여 있는 분재들 사이 공간에 눈을 헤치고 먹잇감을 주어왔더니 서너 종류의 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먹곤 해왔다. 뒤울안 나무와 건물이 어우러진 곳에도 새 먹이를 자주 놓아두었더니 똑같은 일이 목격됐다. 물론 처음엔 경계하느라 먹이를 냉큼 먹지 않더니 며칠이 지난 후 드디어 먹이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두 마리가 오더니 점차 새들 숫자가 늘어났다. 새들끼리도 인간이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나· 개체 수가 늘고 있는 걸보면 분명 새들 간에 정보를 알려줬기 때문일 것 같다. 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쪼아 먹는 모습
가수 김광석씨는 사망했지만 그의 노래는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대 초반 군대 갈 나이가 되면 '이등병의 편지'를, 사랑할 시기가 되면 '사랑했지만'을, 30대가 가까워지면 '서른 즈음에' 빠진다는 것이다. 젊은이들만 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죽음의 문턱에 선 부부의 자식 사랑 이야기가 눈물을 흘리게 하여 노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32살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지만 21년이 지난 지금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 2008년 12주기 추모 콘서트 때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에 노래비가 세워졌으며 2010년 그가 태어난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김광석 거리'가 만들어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김광석의 삶과 노래를 주제로 다양한 벽화와 작품이 있어 대구의 명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광석'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광석씨는 당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영화는 타살의 의혹이 짙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김광석을 만든 이상호 기자는 "전깃줄로 목을 매어 죽었다고 하나 누군가 뒤에서 조른 흔적이 있고 우울증을
약속에 관한 소중한 일화는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Ranke 1775-1886)에게서 배웁니다. 랑케가 어느 날 연구에 몰두하다 피곤한 눈을 식힐겸 하여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나가게 됩니다. 그가 동네 골목을 돌아서 가는 길에 한 소년이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유 배달을 하는 그 소년은 실수로 깨뜨린 우유병의 배상 문제 때문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던 겁니다. 랑케는 자신이 소년 대신 배상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얘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내가 산책중이라 가진 돈이 없지만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나오면 내가 우유 값을 배상해 주마" 하고 소년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아 주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랑케는 한독지가의 편지를 받습니다. 랑케 당신을 만나 본 후에 역사학 연구비로 거액의 후원을 하고 싶으니 내일 당장 만나자는 것이었습니다. 랑케는 무척이나 기뻤지만 그 순간 소년과의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그 독지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당장 짐을 꾸려 먼 길을 떠나야 하지만 랑케는 소년과의 약속이 더 소중했습니다. 랑케는 망설임 없이 편지를 썼습니다. "당신의 제의는 너무나 귀중하고 고마운 일이나 저는 그 시간
양성산(養性山)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위치한 해발 297m의 나즈막한 산으로 큰 도시의 인근에 있어서 찾는 이가 많은 명산이다. 문의면의 진산으로서 여러 가지 역사유적과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오랜 옛날부터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산이다. 산자락에 문화재단지가 조성되었고 맞은편에는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도 있으며 산 아래 푸른 대청호가 펼쳐져 있어 조망도 매우 좋다. 양성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청소년수련원 좌측 능선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므로 이곳을 출발하여 독수리 바위를 지나 정상에 있는 국태정(國泰亭)이라 현판이 붙어 있는 팔각정에 올라 막걸리 한 잔에 땀을 식히고 전망을 감상하고 내려와서는 양성산 정상을 다녀왔노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는 양성산이 아니라 378봉이라 지칭하여 구분하고 있다. 현재 진짜 양성산은 주차장의 화장실 건물 옆으로 오르는 해발 297미터의 낮은 봉우리로 문의면사무소가 있는 미천리 마을 뒷봉우리를 말한다. 따라서 양성산은 상봉인 378봉과 주봉인 양성산을 잘 구별하지 않으면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이처럼 양성산은 이름에 대한 혼란이 많아서 '작두산'이 정확한 명칭이라고…
[충북일보]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났다. 1592년 임진왜란에 이은 7년의 전쟁이다. 올해는 정유년이다. 조선시대 정유재란 발발 후 딱 420년이 지난 세월이다. 420년을 십이간지로 따지면 불과 35번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최악의 북·미 관계 속에서 임진왜란·정유재란 발발 과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 않다. 국운 외면한 東西 당쟁 1583년 율곡 이이는 선조를 찾아가 '10만 양병설'을 건의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얼마 뒤 일본의 조선 침략설이 확산되면서 선조는 황윤길과 김성일을 일본 사신으로 보냈다. 여기서 황윤길은 침략 가능성이 높으니 전쟁에 대비하자고 했지만 김성일이 반대했다. 그리고 10년 뒤 일본은 20만이 넘는 군사를 이끌고 한반도를 침략했다. 당시 집권세력은 동인이었다. 동인 서울 동쪽을 중심으로 추후 영남세력을 포괄하는 정치 세력을 말한다. 당시 동인은 개혁적 성향을 가졌고, 서인은 수구 세력으로 간주됐다. 동인과 서인이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놓고 당쟁에 몰두하면서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다. 급기야 인류 최악의 적폐인 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 여기서 특징적인 사례는 당시 동인의 핵심이었던 서애 류
뜨거웠던 태양이 자취를 감추고,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늘도 티 없이 맑고 푸르다. 더없이 결혼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신랑·신부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답다. 결혼식에 참석한 이들이 예비부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런 행복한 결혼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결혼 비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30대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이 4천600만 원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제일 비싼 '집값'을 제외했음에도 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혼수 비용인데, 1천460만 원으로 32%라고 한다. 이 조사에서 결혼비용만큼이나 눈여겨 볼 점은,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과다한 혼수와 예물·예단 등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라는 점을 우리나라 결혼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몇 년 전부터 이른바 '작은 결혼식'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작은 결혼식을 하려면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하객을 적게 불러서 예식 규모는 줄였
[충북일보] 의료용 방사선 관리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충북에서도 방사선 장비를 다루는 일부 대학 보건계열 학과의 '방사능 안전관리' 소홀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비례) 국회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원안위 출범 이후 올해 8월 현재까지 방사선 이용기관의 '원자력안전법' 위반 건수는 모두 474건이다. 도내에선 청주대학교와 충북보건과학대학교가 포함됐다. 이번에 적발된 도내 두 대학은 모두 보건계열 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수강하는 학생들의 안전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다행히 도내에서 의료기관과 공공기관은 적발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안전지대가 아닌 게 분명해졌다. 의료방사선 노출은 이제 너무 흔하다. 의학·보건계열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들도 너무 쉽게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병·의원을 찾는 누구나 한번쯤 방사선 노출을 경험한다. 외과든 내과든 치과든 방사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방사선은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구원자이면서 파괴자다. 방사선은 각종 암 등 질병 치료에 획기적 공을 세웠다. 반면 과다 노출로 인한 신체 파괴의 부작용을 노출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는 방사선을 1급 발암물
지난 8월 어느 날, 마침내 '전공노'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전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노인이 된 것이지요. 알고 보니 65세가 됨으로써 갖게 되는 혜택이 몇 가지 있더군요. 국립공원의 입장료 면제, 국내 여객기의 할인 등.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공식적인 노인으로서의 혜택으로 받아들여 선뜻 반길 수가 없었답니다. 노후(老後)가 지니는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지금은 하늘나라로 가신 필자의 어머니께서 요양병원에 누워 계실 때 몇몇 환자의 배우자들이 매일 찾아오는 모습을 보며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가졌답니다. 월탄 박종화 선생이 생전에 남긴 말씀을 되새겼던 것이지요. '어릴 때의 옛 친구로는 내 곁의 늙은 아내 한 사람뿐'이라며 조용히 뇌인 말씀을 상기했던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친구며 지인들이 하나 둘 운명을 따라 직장을 따라 먼 곳으로 떠나버리고 종국에는 곁자리에 아내만이 남게 되었다는 술회(述懷). 살아가며 수시로 되새기는 교훈이 되었답니다. 소설가 김주영도 말합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먼저 술값을 못 내 안달이 났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기분을 위해서였지요. 만나기 싫
이해찬 민주당 의원을 검색해보면 그 경력이 자못 화려하다. 우선 7선 의원이라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20대 국회의원 299명 중에서 7선 의원은 다선 순위 2위다. 경기 화성 출신의 자유 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8선으로 1위다. 김영삼 김종필 등이 세운 9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진기한 기록이 분명하다. 국회에서 다선 의원은 좌석배치 등에서 예우를 받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해찬 의원은 친노 좌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고, 통합민주당 대표도 역임했으니 핵심 요직은 다 섭렵한 셈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해찬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주류라는 사실이다.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도 치렀으니 운동권의 대부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운동권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원로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이를 반영하듯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중국 특사로 파견되어 사드 문제 등 한중 갈등을 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중앙정계에서 이런 정도의 위상이니 지역사회에서도 당연히 원로로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충청권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세
우물물에 둥근 달이 떠올랐다. 두레박을 내려 달을 건져보려 하지만 슬쩍 닿기만 해도 노란 달은 파문만 일으키며 사라졌다. 어릴 적 우리 집 우물은 동네에서 가장 물이 많았다. 물이 귀하던 시절, 마을에 몇 개의 샘과 우물로 물을 대던 시절이었다. 저녁 무렵만 되면 동네 아낙들이 물동이 하나씩을 이고 우리 집에 들락거렸다. 늙은 아낙이든 젊은 아낙이든 모든 여자는 수다스럽고 발걸음은 재발랐다. 물을 긷는 내내 아낙들이 내뱉는 말소리와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다. 우리 우물은 퍼내고 또 퍼내도 물이 마르지 않았고 젊었던 엄마는 그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우리 집 물로 더운 저녁밥을 짓고 땟국이 흐르는 애들을 씻기고 마루에 걸레질을 할 거였다. 무엇이든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엄마는 뿌듯한 듯 했다. 하지만 용납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간간이 마당가 뒷간에 볼일을 보는 아낙들을 눈에 거슬려 했다. 갓 시집온 아낙이나 젊은 여자들의 달거리 흔적을 뒷간에서 발견할 때마다 엄마는 역정을 내셨다. 그건 내 탓이 컸다. 여자들의 달거리를 몰랐던 나는 아낙들이 물을 긷고 다녀가기만 하면 재래식 화장실 바닥이 발갛게 물드는 것이 기이했던 것이다.
[충북일보]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1년이다. 오는 28일로 시행 1주년을 맞는다. 부정청탁 금지를 무기로 사회 변화를 유도했다. 언론도 그 규제 안에서 부침을 거듭했다. *** 취지 좋다고 무작정 옳지 않다 김영란법은 부정청탁금지법이다. 꼭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부작용도 많았다. 김영란법은 가장 먼저 식사비에 제한을 뒀다. 그 바람에 관공서 주변의 웬만한 식당들이 울상을 지었다. 많은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도 했다. 선물비와 경조사비 제한은 화훼 농가들을 아우성치게 했다. 농축산 농가들은 추석을 앞두고 한 숨을 쉬고 있다. 원활한 선물을 걱정해서다. 사회 곳곳에서 김영란법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모두 경제와 관련된 얘기다. 한 번 쯤 따져 물어야 할 시간이 됐다. 바르지 못한 문화는 일부러라도 바꾸는 게 맞다. 변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진통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 생활조차 법규 저촉 여부를 일일이 신경 써야 하는 건 마뜩지 않다.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담임교사에게 캔 커피 하나 건넬 수 없는 현실이다. 맑고 깨끗한 사회를 만든다는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법에도 고칠…
민족 대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10일 간의 황금연휴와 가을 날씨는 야외활동이나 여행가기에 최적이다. 하지만 9~11월은 진드기가 옮기는 감염병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쯔쯔가무시증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이 가능하며 농작업, 특히 추석을 맞아 벌초나 성묫길에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긴 팔, 긴 바지 복장을 하고 풀숲에 옷을 벗어 놓거나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아야 한다. 또한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다니지 않고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포천에 거주하는 40대 군인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려 숨졌다. SFTS는 쯔쯔가무시증과 함께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옮긴다. 구토와 고열, 소화기 증상 등을 일으키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SFTS와 쯔쯔가무시증은 모두 예방 백신이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야외활동을 마친 뒤에는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는지 바로 확인하고 입고 있던 옷은 세탁해야 한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 것이 확인될 경우 무리하게 진드기를 제거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충북일보] 단풍이 예년보다 5일 정도 빨라졌다. 충북지역 유명산을 찾는 산객들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 그만큼 각종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충북의 응급구조체계는 허술하기만 하다. 우선 산악사고 등 응급상황 발생 시 가장 필요한 '닥터헬기'가 한 대도 없다. 닥터헬기는 '하늘의 응급실'로 불리며 골든타임 확보에 필수적인 장비다. 하지만 충북엔 한 대도 없다.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 도서·산간지역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치료제공을 위해 도입됐다. 당연히 산악사고만을 위한 의료장비가 아니다. 도서·산간지역 우선 배치 원칙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충북에 1대도 없다는 사실이다. 중증 응급환자는 신속한 응급처치와 빠른 이송이 중요하다. 하지만 수도권 및 대도시에 응급의료 자원이 집중돼 있다. 상대적으로 도서 및 산간지역 환자들은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렵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중증 외상의 골든타임은 1시간으로 보고 있다. 심혈관 질환은 2시간, 뇌혈관 질환은 3시간 이내에 최종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만큼 신속한 이송과 신속한 치료가 생명과 직결된다는 얘기다. 충북에 닥터헬기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난 주말이면 등산을 위해 야외로 떠납니다. 산야에 펼쳐진 풍경을 보노라면 인위적으로 규격화한 시설에서 재배되는 작물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닐 하우스에 작물이 갖힌 채 사람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규격으로 원하는 시기에 생산해내야 합니다. 과일나무도 자기가 자라고 싶은 대로 선형을 잡지 못하고 사람이 관리하기 좋게 다듬고 잘라내고 묶어서 성장을 시킵니다. 주역의 계사하전 5장 곤패(困卦)에 나오는 困자 형상입니다. 갇혀 있는 모습 그대로지요. 기형이 된 나무엔 과일이 빼곡이 매달립니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잔뜩 짐을 지워준 모습 그대로 입니다. 포도, 사과 나무는 쇠파이프가 십자가로 세워져 서 있고 나무들이 기대어 서서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두팔처럼 가로대에 동여매져 있습니다. 그런 과일나무에 꽃이 피면 멀리서 바라보는 이들은 아름답다고 바라보지만 나무는 제가 피운 꽃도 제맘대로 결실을 맺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선별해서 솎아 냅니다. 남은 열매도 비바람에 견디고 농약 샤워도 수차례 해내야 합니다. 나무는 생명체라기 보다는 생산하는 제조기일 뿐입니다. 어려움 속에서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의 과일을 먹여 살리
식물이 실내에서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히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중 '햇빛'을 다루겠습니다. 먼저 식물을 기르시면서 제공해주는 햇빛의 양을 '광량' 이라고 합니다. 이 '광량'은 크게 4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차폐되지 않은 직사광선은 대부분 실내 식물에게 좋지 않습니다. 요즈음의 아파트는 베란다 창문에 조차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창을 열어놓지 않는 이상 직사광선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광량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사광선은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직사광선을 쬐일 경우에 잎이 탄다거나 한 낮에 물을 줄 경우 토양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식물이 상할 우려가 있습니다. 단,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 종류는 예외입니다. 또한 창이 남향일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이 되어 있을지라도 해가 식물에게 너무 강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해가 하루에 2-3시간 정도 경우를 반양지라고 하는데 꽃이 핀 식물이나 해를 좋아하는 식물을 두시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동향 또는 서향의 창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셋째, 해가 거의 들지 않거나 항상 그늘인 장소를
9월 28일은 동방의 성인(聖人)인 공자의 탄강일이다. 본명은 공구(孔丘) 자는 중니(仲尼)로 노(魯)나라에서 태어났다. 공자가 가장 마음에 든 제자는 배움을 좋아하는 안회(顔回)였는데 일화(逸話)하나를 소개한다. 하루는 공자의 심부름으로 시장에 들렀는데 포목점 앞에서 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었다. 손님이 "큰 소리로 3 x 8은 분명히 23인데 당신이 왜 나한테 24전(錢)을 요구하느냐." 그 사람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 후 "3 x 8은 24인데 어째서 23 입니까. 잘못 계산한 것입니다." 라고 했다. 손님은 안회의 코를 가리키면서 "누가 너더러 따지라고 했냐. 도리를 평가 하려거든 공자님을 찾아야지 옳고 틀림을 정확한 판단 내릴 수 있다!" "좋습니다. 그럼 만약 공자께서 당신이 졌다고 하시면 어떻게 할 건 가요." "그러면 내 목을 내 놓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제가 틀리면 관(冠)을 내 놓겠습니다." 두 사람이 내기를 걸고는 공자를 찾아갔다. 공자는 사유를 듣고 나서 안회에게 웃으면서 "네가 졌으니 이 사람에게 관을 벗어 주거라" 안회는 순순히 관을 벗어 주었다. 손님은 의기 양양히 관을 받고 돌아갔다. 안회는 공자의 판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지금까지도 1만5천 관람석을 꽉 채웠던 제37회 전국장애인체전 개회식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개회식과 육상 등 각종 경기가 열렸던 충주종합운동장은 지난 2012년 충주시가 제98회 전국체전 주 개최도시로 선정된 후 그해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이듬해 6월 편입용지 보상과 함께 본격적으로 조성공사에 들어가 총 1천203억원을 들여 5년 만에 완공됐다. 위용을 드러내며 지난 1일 시민과 기관단체장, 체육계 인사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준공식은 체전추진단장인 나에겐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 새로 건립된 종합운동장은 30만 7천㎡ 부지에 1만5천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1천400대 규모의 주차장 등으로 조성됐다. 충주종합운동장은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육상 공인 1종 국제규격을 갖췄다. 특히, 사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기장을 사각 형태로 조성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태양광시설, 친환경 녹색주차장, 빗물 재활용 등 자연친화적 시설을 갖춘 친환경 경기장이다. 이곳은 무장애 환경설계가 반영돼 장애인들이 보조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경기장 내·외부를 이동할 수 있어 호응이 높았다. 또한 필드레벨 개념을 도입해 운동장 바닥과 관람석
[충북일보] 바야흐로 가을이다.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을은 사계절 중 축제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밖으로 눈을 돌리면 예쁜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다. 충북지역 곳곳에서 축제와 박람회가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다. 향토축제에서부터 산업박람회까지 각종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가 다양하다. 눈 돌리는 곳마다 먹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충북에선 해마다 30~40개에 달하는 축제가 열린다. 투입되는 예산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 올해 도내에서 열리거나 열릴 36개 축제 예산은 211억 원에 이른다. 국비와 도비 지원은 각각 14억과 12억 원이다. 나머지 169억 원은 지방비로 충당해야 한다. 영동에서는 이미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50회 난계국악축제와 와인축제가 열렸다. 음성에서도 같은 기간 설성문화제와 고추축제가 열렸다. 제천에선 한방바이오엑스포가 지난 22일 개막해 오는 10월 10일까지 열린다. 청주 청원생명축제는 지난 22일 개막해 오는 10월1일까지 계속된다.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은 오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충주에선 충주세계무술축제가, 단
예전에 직원들과 학천탕을 갔을 때였다. 사우나 독크에 어린애가 혼자 땀을 빼고 있어서 물으니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데 살이 찐 정도가 아니라 터질 지경이다.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궁금하여 "너는 운동 같은 것은 안 하니" 하고 다시 묻자 그 아이는 "전 땀내기 싫은데요!"라며 귀찮은 듯이 대답하였다. 이 아이는 운동으로 나오는 땀과 사우나에서 고온으로 우려내는 땀을 퍽이나 다르게 여기고 있다. 정기 인사로 남자 직원이 발령인사를 오면 옆에 있던 교감을 픽 웃게 하는 질문을 하곤 하였다. "선생님은 무슨 운동을 잘 하세요" 수인사에 교장이 수업이나 업무가 아닌 운동을 물으면 대부분 당황한다. 그런데 젊은 선생님 중에 운동을 좋아한다는 분들이 별반 없다. 내가 젊었을 때 테니스를 못 하게 될까봐 토요일 밤에 자다가 말고 나가서 구름 낀 하늘을 살피기도 했었고, 공강 시간이면 학생들과 축구를 같이 했더랬는데 요즘은 그런 선생님도 별로 안 보인다. 일본의 모 축구 감독이 선수들을 산으로 뛰게 하여 공격적으로 달리면 수비선수로, 요리조리 몸을 움직여 나무를 피하면 공격수로 삼았다는 것처럼, 담임을 맡으면 토요일 오후에 반 고등학생들에게 축구공 2개로 1시간 동안
드물게 찾아오는 충만의 시간이 있다. 지난여름의 여행이 그러했다. 내게는 '오래 가까이 사귄 벗'이란 친구(親舊)의 의미에 그대로 부합되는 두 친구가 있다. 중학교 1학년 열세 살 시절에 만난 친구들과 그동안 가끔 만나왔지만, 이번처럼 다소 긴 여행을 함께 떠나보긴 처음이었다. 40년 전 경주에서의 수학여행 사진 속에서도 우리 셋은 늘 함께였다. 공교롭게도 셋 모두 또래들보다 한 살 어렸던 탓인지 사진 속 우리는 다른 아이들보다 작고 왜소했다. 오랫동안 앓아 한눈에도 작고 허약한 몸피로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친구, 두터운 안경에 수학여행사진 곳곳에서도 한 손에는 늘 수첩을 들고 지적 탐구심이 넘치던 친구, 그 가운데 햇살에 눈부셔 어리버리한 모습의 나…. 우리는 그야말로 빛바랜 흑백사진을 들고 열 시간을 넘게 날아가 낯설고 벅찬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열흘 넘게 숙식을 같이하다보니 우리는 다시 그 시절의 여중생들이 되어 있었다. 누구의 아내, 엄마가 아니라 온전히 드러나는 '나'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도 놀라웠다. 친구들 또한 그때의 버릇, 유머, 감성은 사십 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내가 그때 왜 이 친구와 친해졌는지 그 시절의 장
가을입니다. 멀리 날개를 펼친 듯 보송보송한 새털구름. 유들유들하게 올라온 풀은 또 얼마나 푸른지 둔덕이 다 풍성하군요. 어딘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을 얼룩말들이 스쳐갑니다. 바야흐로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었거든요. 온통 영글기 시작하는 들녘은 가을 풍경의 백미라 해도 손색이 없고 씻은 듯 푸르러지는 하늘 때문이었을 거예요. 허나 중국 사람들이 흉노에게 시달릴 걱정 때문에 나온 걸 보면 전혀 생소한 말이었지요. 흉노는 북방의 유목민족으로, 초가을 풀이 무성해지면 말은 살이 오르고 흉노족은 그걸 타고 곧장 쳐들어가는데 그 와중에 생긴 숙어랍니다. 여느 때도 두통거리였지만 가을이 되어 하늘이 높아지면 또 일제히 쳐들어오겠구나 라는 탄식이었죠. 가을이면 습관적으로 천고마비를 떠올리던 걸 생각하면 느낌이 묘했지만 당연하지 싶기도 합니다. 명색은 가을이되 늦더위가 계속되는 날씨야말로 아직은 더 익혀야 할 때라는 의미. 엊그제 무더기로 쓰러진 벼 또한, 다 익은 것 같지만 아직은 멀었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요. 폭양에 장마에 시달리다가 모처럼 가을볕에 익어가던 중 태풍을 만났습니다. 일으켜 세운다 해도 수확은 떨어집니다.…
김광석은 아직도 죽음이 믿기지 않는 가수다. 1989년 10월 솔로로 데뷔하여 인기의 정점에 있던 그는 1996년 1월 6일 새벽, 자택에서 이유도 없이 전깃줄로 목을 매 자살했다. 너무도 아까운 33세 푸르디푸른 나이였다. 그가 남긴 노래 '서른 즈음에'는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11년 후인 2007년, 음악 평론가들이 뽑은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됐다. 그리고 7년 뒤인 2014년엔 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장이 추서됐다. 쓸쓸하기 짝이 없는 영예다. 김광석을 모르는 사람도 그의 노래는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서른 즈음에'가 특히 그렇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 만한 내 기억 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은 이 노래를 발표하고 나서 한동안 부르지…
충북중앙도서관은 근40년 동안 청주시민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면서 성장해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발판으로 삼아 직장의 꿈을 이루었으리라.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각까지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어린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평일은 물론 공휴일에도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방학기간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람 공해로 도서관이 몸살을 앓는다. 나는 아이들과 같이 주말엔 가끔씩 이곳에 들러 책을 빌리거나 자료를 찾기도 하고, 때로는 책과 즐거운 씨름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사랑하는 자식과 도서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곳에서 땀방울의 의미를 되새겨 보곤 한다. 시간은 아끼되 피와 땀과 눈물은 아끼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입장을 한다. 이곳에서는 약육강식의 원리가 통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례를 지켜 자신의 권리를 보장 받는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평범한…
얼마 전 우연찮게 텔레비전에서 '행복을 찾아서'란 영화를 보게 됐다. 이 영화는 모두가 경제난에 허덕이던 1980년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지독하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한물간 의료기기 세일즈를 했으나 실적이 부진해 부인은 가출하고, 어린 아들과 노숙을 전전하다 주식중개인으로 정규직 사원이 돼 투자전문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된다는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어린 아들을 보살피며 성공한 그의 이야기는 분명 특별한 경우라 볼 수 있었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 그의 열정은 보는 내내 감동적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잠시 먹먹했지만 현실의 나를 돌아보며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우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나 자신과 나의 가족이 건강해야 한다. 또 가족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장이나 사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필요하고, 좋아하는 취미와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등도 필요하다. 이런 것들 외에도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또 하나의 중요한 덕목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바로…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