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정정순 전 청주부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놓고 말들이 많다. 급기야 여당 소속 청주시의원 14명이 정 전 부시장의 입당을 반대하는 연판장까지 돌렸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정 전 부시장은 현재 여당에 입당했을 뿐이지, 내년 청주시장 후보를 약속받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당 소속 시의원들이 발끈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옹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공무원 출신의 여당 입당 고위 공무원을 역임한 사람들은 왜 여당에 줄을 설까. 불과 몇개월 전까지 자유한국당 후보로 거론됐던 일부 공무원들의 여당 줄서기 사례는 전국적으로 부지기수다. 물론, 여당 소속 후보자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프리미엄을 얻을 개연성은 높다. 그래서 여당 후보로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런데 민심(民心)은 갈대와 같다. 언제든지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의 상황만 갖고 여당을 선택한다고 내년 선거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여당은 반드시 경선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여당에는 많은 후보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만약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경쟁자
10월은 축제의 달이다. 추석, 지역 축제, 단풍 나들이로 나라 전체가 활력이 넘치고 한껏 들떠 있다. 특히 올 추석 10일간의 긴 황금연휴는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가을 정취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이런 시기일수록 무너지기 쉬운 것이 바로 나와 우리 주변의 안전이다. 모두가 사는 데 바빠서 안전은 뒷전으로 밀어놓거나 남이 알아서 해 주겠거니 했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이라도 나와 내 가족에게 재난이 닥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공무원이, 구조대가, 아니면 재난전문가가 즉시 달려와 위기에서 구해 줄 것이라고, 혹은 사는 동안 별일이야 있겠느냐 하는 식의 안이함이 재난을 키우는 주범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100년, 200년 빈도를 넘어서는 각종 재난이 급증하고 있다. 홍수, 가뭄, 폭염, 폭설, 지진 등 자연재난이 잦아지고 세월호 침몰사고, 메르스 사태, 산불, 조류인플루엔자(AI), 대형교통사고 등 각종 사회재난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재난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올 뿐만 아니라 유형도 매우 다양해서 실제로 재난이 닥칠 때는 복합재난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와 충북도에서는 재난으로부터 도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중환자가 병원에 가면 의사가 맨 먼저 하는 게 눈동자에 플래시를 비춰보는 것이다. 불빛에 반응하면 살아 있는 것이고, 반응이 없으면 살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요즘 국정원의 상태는 응급환자와 비슷해 보인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더니 실신한 것처럼 보인다. 국정원을 무력한 상태로 방치하면 국가안보에 구멍이 생긴다. 국정원은 안보와 관련된 정보 수사 보안업무를 담당하기 위해서 대통령 소속하에 둔다고 정부조직법에 명시되어있다. 안보관련 업무는 경찰 검찰 군 등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다. 여러 부처가 분담하고 있는 업무가 중복되거나 사각지대로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정원이 기획·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일들은 국민의 전폭적인 신임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정원 요원이 북한에 가서 정보를 수집하다가 붙잡히면 돌팔매를 맞는 게 당연하지만, 국내에서도 타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간첩을 쫓던 국정원 요원이 간첩이라고 소리치면 시민이 합세해 주는 게 당연하다. 인근 경찰이나 군부대에 협조요청을 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돕는 게 안보태세다. 문제는 국정원에 대한 불신이 너무 깊어서 이런 협조를 받을 수 있
[충북일보] 개 때문에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엔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에 물린 50대 여자가 숨지는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반려견에 대한 관리와 규제는 여전히 소홀하다. 급기야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맹견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일파만파 커졌기 때문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반려견 관리소홀로 인한 인명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은 주인은 최대 1차 5만 원, 2차 7만 원, 3차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농식품부는 이 금액을 1차 20만 원, 2차 30만 원, 3차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공공장소에서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을 하지 않는 경우 현행법이 정한 과태료 상한선은 50만 원이다. 하지만 그동안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경우에만 부과했다. 앞으로는 목줄 미착용 개 주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속칭 '개파라치'로 불리는 신고포상금제도 내년 3월부터 운영된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3월 법이 통과됐다. 현재 세부 포상금 기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대한 진리를 찾아 여행을 떠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 순간이 언제인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궁금해했다.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마침내 세상의 진리를 다 알고 있다는 사람을 만나게 된 그는 기쁜 마음으로 물었다. "도대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언제입니까. 그 사실만 안다면 삶을 정말 멋지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리를 다 알고 있다는 사람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여행자는 조급해져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왜 대답을 안 해주시는 겁니까.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언제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세상 진리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이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내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언제냐고 물으면 나는 대답할 수가 없다네. 삶에서 어느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기 때문이지" 토마스 드라이버는 우리가 왜 지금이라는, 오늘이라는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만일 우리가 인생을 즐기기 원한다면, 내일이나 다음 해, 혹은 죽은 후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이 바로 그때다. 다음 해의 더 좋은 인생을 맞이하기 위한 최선의 준비는 올해에 완벽하고 조화로우며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
요즘 사회·경제적 문제를 살펴보면 매우 다양한 이슈를 볼 수 있다.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서 사망케 한 가슴 아픈 사연, 예약을 한 가게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현상를 통해 나타난 경제적 문제, 한 의대에서 나타난 의사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의대생들을 잔인하게 폭행한 문제 등이 그것이다. 사회적 이슈, 경제적 이슈, 법적 이슈 등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지만 살펴보면 배려라는 작은 행동을 통해 우리가 막을 수 있었던 문제인 것 같아서 가슴아프다는 생각이 든다.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서 사망케 한 가슴 아픈 사연에서는 이제 반려견의 주인을 좀 더 엄하게 다룰 수 있는 법을 만들려고 하며, 사람을 문 반려견의 안락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견의 주인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입마개를 했었다면 안타까운 한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고, 반려견에 대한 혐오여론이 일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쇼현상과 의대생들의 폭행사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게나 상점을 조금만 배려하여 예약취소를 하거나 자신이 의대생이었을 시기를 고려하여 의대생들을 조금만 배려하였다면, 경제적 손실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고, 실질적인 의대생들의 폭행을 통해 나타난 신
요즘 살인개미로 불리우는 붉은 불개미가 부산 간만부두에서 발견되어 전국이 시끄럽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 외래종'에도 이름이 올라 있는 붉은 불개미는 남미가 원산지로 강한 독을 지니고 있어 가축이나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원래 한국에 없던 생물이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정착한 종을 외래종이라고 부른다. 주로 연구용이나 국민정서용 등으로 직접 도입되거나 수입되는 곡물이나 대형 선박에 묻어서 들어온 뒤 국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간다. 이렇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외래종은 우리의 자연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생태계의 보고인 민통선까지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국내 생태계를 교란하는 대표적인 외래종으로는 최근 급속히 확산돼 양봉상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아열대 외래종 등검은말벌 외에 황소개구리,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뉴트리아, 가시박, 블루길, 배스, 붉은귀거북, 미국쑥부쟁이 등이 있다. 등검은말벌은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등 아열대 지역에서 건너와 전국으로 퍼지고 있어 양봉농가들이 초비상이다. 블루길과 배스도 급속히 확산되어 토종 민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있어 그 피해가 심각하다. 그리고 꽃매
[충북일보] 최근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변화가 심상치 않다. 자꾸 19세기말 조선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이 강해진 것과 남북이 나뉜 것만 빼곤 거의 흡사하다. 주변 열강들의 거취가 예사롭지 않다. *** 아베, 북핵 사태 이용 총선 승리 '일본의 양심'으로 불렸던 아라이 신이치 명예교수(이바라키대)가 지난 11일 별세했다. 향년 91세였다. 일본의 우경화를 걱정한 일본 지성이었다.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선 "나치즘을 떠올리게 한다"며 비판하곤 했다. 아라이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열하루 만에 아베 총리가 중의원 총선에서 압승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을 합할 경우 개헌안 독자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465석 중 310석)을 확보했다. 역대 최장수 총리 관측설이 벌써부터 나온다. 아베 총리는 무엇보다 우경화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궁극적으로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한 개헌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본의 개헌은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집권과 동시에 우경화 행보를 보였다. 집권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설립했다. 그런 다음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을 서둘렀다. 외교·안보적 측면
나는 내가 근무하던 학교 근처에 산다. 퇴직 후 1년까지는 그 곳을 지날 때 한 번 쳐다보면서 내가 근무하던 학교구나 했었다. 2년 차에 접어 들면서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었다. 오늘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순간 나는 너무 놀랐다. 과거에 집착한다는 그 자체가 병이다. 가끔 아무도 없는 빈 방에 앉아 핸드폰을 기웃거린다. 전화 한 통 없다. 기다리지 말고 내가 해 보는 게 낫겠다 싶어 전화를 걸지만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 별로 없다. 모두 무엇인가에 바쁘다. 갑자기 차오르는 분노, 상실감, 관계 파괴감 등 복잡한 생각이 머리에 들어온다. 40년 직장 생활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일만 하다가 쉴 줄 모르는 바보가 된 것은 아닌지 나를 돌아본다. 나다운 나, 아내로서의 나, 엄마로서의 나, 우리 엄마의 딸로서의 나 등 내가 자리 잡아야 할 위치는 많다. 토마스 머튼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내가 나답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면서 모순된 시간만 헛되게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필요하다. 역할에만 충실하다보면 자신의 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인묵객들은 가을날에 유난히 걸작을 많이 남겼다. 시성 두보는 순챗국(蓴菜羹)에 관한 소회를 시로 풀었고, 다산 정약용은 '(어느) 절에서 맛본 순채나물'을 노래했다. 진나라 장한과의 일화를 바탕으로 한 순채 이야기다. 늦은 봄철에 나는 순채가 왜 가을날 애틋하게 생각되는 걸까. '순채의 가을 맛'이란 의미는 '순갱노회'란 고사에서 유래하는데 찬바람이 불어올 때 죽마고우들과 나눠먹던 순챗국, 즉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情)이 담겨 있다. 순챗국은 고려의 계관시인 이규보의 시에 처음 등장한다. 그의'동국이상국집'에는 "항상 먹던 순채는 가늘고 가벼워서 은실 같다"고 했다. 순채를 '군자의 음식'으로 비유한 목은 이색의 이야기는 순챗국에 담긴 은자들의 청빈한 삶을 은유적으로 소회한 것이다. 1548년 김인후의 '소쇄원 48영'에도 순채가 등장하는데, 연못에 돋아난 순채의 싹으로 만든 시절음식과도 같다. 율곡 이이는 '순채나물로 국맛을 내어 손님의 밥상이 향내 가득했다'고 하였고,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순채를 맛보는 것을 '신선의 취미'로 소개했다. 그가 '순나물을 좋게 여김은 그 맛이 시원한 데에 있는 것이다'라고 만들어
[충북일보] 혁신학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두고 공방이 뜨겁다. 충북에선 김병우 도교육감이 공을 들이는 '행복씨앗학교'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혁신학교 고교생의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는 분석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자유한국당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혁신학교 학업성취 수준' 자료를 보면 충북도내 혁신학교 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평균 22.3%다. 충북 전체 평균(2%)보다 11배나 높다. 중학교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평균 4.2%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북 전체 평균(2.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고등학교나 중학교 모두 혁신학교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분석결과를 반박한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는 도내 혁신학교 고교 2곳 중 단 1곳에서 진행됐다. 때문에 도내 전체 혁신학교의 학력 수준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평가 또한 혁신학교 지정 후 2년 만에 이뤄졌다. 시기적으로 성과를 내기에 부족한 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한 해 1개 학교에 대한 평가 결과가 혁신학교 전체의 보편적인 잣대로 여겨져선 안
충북대 로스쿨의 교무행정을 책임지게 된 지 어언 한학기가 넘어서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우리 로스쿨이 도내 유일 법조양성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역학생의 입학률과 출신 변호사의 지역사회 기여도에 초점을 맞춘 비판들이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먼저 지역에 기반을 둔 거점 국립대학 로스쿨을 평가함에 있어 해당 지역 거주자의 진학률에 중점을 두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전북, 강원, 제주, 충북은 도세와 소재 대학들의 상대적 열위성으로 인해 지역인재 영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평면비교를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우리 로스쿨 출신 법조인의 역내 점유율은 낮은 편이 아니다. 20여명의 변호사가 충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법률시장의 규모, 포화상태에 있는 법조인의 수를 고려해 보면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법률시장'이라는 표현 자체에는 수요공급의 조절이라는 경제학적 원리가 내재되어 있다. 도내 법률시장의 규모에 따라 점유율은 증감변동할 것이다. 지난 3월 법학전문대학원장 업무를 시작하면서 우리 로스쿨의 아퀼레스건이었던 검사 임
[충북일보] 98회 전국체육대회가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 충주에서 지난 20일 성대한 막을 올렸다. 올해 전국체전은 '생명중심 충북에서 세계중심 한국으로'를 구호로 충주와 청주 등 도내 일원에서 26일까지 7일간 열린다. 벌써 나흘 째 전국 17개 시·도 선수단이 46개 종목(정식 45·시범 1)에서 소속팀과 고장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국외 18개 나라에서 온 1천123명의 해외동포 선수들도 함께 기량을 겨루고 있다. 전국체전은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국내 최대의 스포츠제전이다. 이번 충북체전 역시 최고의 대회가 돼야 한다.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은 1990년과 2004년에 이어 3번째다. 충북도와 도내 시·군 모두 성공체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전국체전 유치를 확정지은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빈틈없이 준비했다. 우선 충주종합운동장과 청주스쿼시경기장을 신축했다. 이어 33개 주요 경기장의 개·보수도 완료했다. 숙박과 교통, 안전 등 각 분야에 대한 준비도 세심히 했다. 해외동포 선수단을 위한 나라별 전담반도 편성·운영하고 있다. 이번 체전은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가을이 꽤 많이 걸어 왔나봅니다. 초록의 무리들을 온힘을 다해 봄을 밀어냈고 무성한 여름을 잘 지냈건만 자연의 시간은 어쩔 수 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생명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제 혼자 스스로 자라 싱싱한 봄 그리고 여름을 지나 이제 서야 시들어진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는 가을입니다. 가을은 설악산 단풍으로 시작하여 오대산으로 흘러 치악산을 넘어 월악산까지 왔다고 합니다. 굽이굽이 울긋불긋 오색의 파도를 일렁이며 이제 속리산을 넘어 남으로 흐르다가 바다건너 한라산에서 정점을 찍고 내장산에 돌아와 빨갛게 타오를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가을은 한층 깊어지겠지요.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한 요즈음 숲속의 생명들도 바빠졌습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자기의 색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투명한 햇볕과 서늘한 바람이 숨겨둔 색을 모두 찾아내면 가을은 끝나겠지요.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해살이풀들도 다음 해를 위하여 씨앗을 만들고 나무들도 떨 켜를 만들고 수분 조절을 하고 겨울눈을 만들고 모두가 바쁘기만 합니다. 숲에 깃들어 사는 곤충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알로 또는 애벌레로 아니면 번데기로 그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정시에 출근과 퇴근을 하는 기업문화로의 변화를 위해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시차출퇴근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다. 시차출퇴근 제도는 유연근무제도 중 하나로 주 5일 근무를 하면서 1일 8시간 주 40시간의 근무시간은 지키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인데, 이 제도를 통해 부서나 직무의 특성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를 다양하게 정하여 근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런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 일정 금액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어린 자녀를 양육 중이라면 이른 아침 여유 있게 아이들 밥 먹이고 어린이집까지 등원 시킬 수 있는 시간을 확보 할 수 있기도 하고, 콩나물 시루 같은 교통지옥 때문에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는 제도이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시차출퇴근제 도입으로 근퇴 관리에 더욱 손이 갈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확한 시간동안 회사에 머물되, 회사에 머무는 한정 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일 하도록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직원들을
한 고등학교의 급식반찬 갈치조림에서 고래회충이 나왔다. 학생이 SNS에 올린 사진을 확인하니 회충들이 엉킨 실타래 같다. 불쾌함을 넘어 소름이 돋는다. 아이들이 용케 발견한 기생충은 어류에 주로 기생하는 고래회충으로 밝혀졌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바다 생선에서 흔하게 발견하는 기생충이란다. 생각해보니 갈치구이 등의 살을 바르며 가느다란 실 같은 이물질을 종종 걷어냈던 것도 같다. 그러나 이처럼 다량의 기생충이 우글대는 모습은 처음이다. 상온에 방치됐다 냉동처리한 생선이라는 의심이 든다. 사태 파악에 나선 학교 측은 고래회충 갈치를 납품한 유통업체와 생산업체에 급식 공급 중단과 향후 입찰중지를 발 빠르게 조치했다고 한다. 학교 관계자는 "부식 공급업체가 갈치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잡아 뽑는데 문제의 회충은 냉동인 상태 그대로 학교에 넘어왔다. 9명의 급식 담당자들이 갈치를 해동하고 세척하는 과정에 1마리에 내장이 남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행이 이 회충을 먹은 학생은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 많은 갈치를 세척하며 1마리만 내장을 제거 하지 않았다는 말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회충을 먹은 학생이 단 한명도 없다는 변명도 의심스럽다.…
'부관참시'는 제일 끔찍한 과거지향의 형벌이었다. 죽은 사람의 시신을 꺼내 참시하는 것이다. 조선왕조는 대역죄를 지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이 형벌을 단행했다. 연산군은 어머니 윤씨의 사사에 연루됐다고 하여 죽은 한명회의 목을 잘라 저자거리에 효시하는 끔찍한 형벌을 시행했다. 죽은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무오사화의 발단이 되자 연산군은 또 그의 시신을 꺼내 참시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한국처럼 과거에 매달려 살아온 역사를 가진 나라도 없을 것 같다. 미래를 여는데 열정을 쏟아야 함에도 과거의 틀에 항상 갇혀 일어설 시기를 잃어왔다. 조선의 과거 지향은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엿 볼 수 있다. 응시자들은 시험지 상단에 아버지부터 5대조 까지 이름을 적어야 했다. 행여 선조가운데 문제가 있으면 급제의 영예를 차지하지 못했다. 아무리 훌륭한 성적을 얻었어도 낙방되었다. 당쟁 승리자들은 자당의 자제에게만 급제의 영광을 주고 몰락한 당의 후예들이 출사하는 것을 막았다. 많은 인재들이 한을 품고 낙향하거나 울분을 참지 못하고 죽었다. 사회개혁을 부르짖었던 허균은 소외 된 인재들과 교우하며 개혁의 선봉에 서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다. 과거 지향의 낡은 틀을
출근길 가을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따사롭다. 산성터널을 지나 낭성에서 미원으로 이어지는 산성로를 오갈 때면 차창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린다. 어느 날 뉴스 채널을 눌렀는데 강원도 양양의 모 펜션에서 젊은이들 4명이 동반자살을 했다는 보도다. 경기도와 충북의 모 펜션에서 집단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매스컴을 통해 들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젊은 청춘들이 또 세상을 등졌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는 그런 뉴스를 접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멘붕' 상태가 된다. 질병, 사고사도 그렇지만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 청춘들이 세상과 이별을 고하였다는 소식엔 더욱 마음이 아프다. 혼자 죽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으면 인터넷에서 함께 죽을 사람을 구했을까. 그들을 알지 못하는 나도 마음이 아픈데 그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본다. 2017년 9월 21일 통계청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연간 고의적 자해(자살자)는 1만 3천92명이며 하루 평균 35.8명이고 인구 10만 명당은 25.6명이다. 여기서 10~30대 사망 원인 1위는 질병이나 교통사고가 아니라…
목마와 숙녀를 읊조리고, '별이 빛나던 밤에'를 밤새워 애청하던 스무 살 가을, 바다가 태양을 삼키듯이, 낙조처럼 찬란하게, 그윽하게, 그는 나를 찾아와 내 마음에 별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 날, 낯모르는 군인으로부터 분홍꽃봉투가 날아왔다. 정갈한 필체로 쓴 편지를 외울 정도로 읽고 읽었다. 그는 서울에 있는 K대학을 졸업한 후 늦깎이로 입대를 했다 했고, 제대를 일 년 앞둔 육군병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미지의 사람이지만 마음을 나누고 싶다면서 답장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나는 얼굴도 모르는 그에게 편지를 썼다. 여자가 겁 없이 편지를 보내서 가벼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나쁜 사람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여울지는 시냇물이었다면 미지의 사람과 펜팔교제를 하고 싶다는 호기심은 밀려오는 바닷물처럼 감정을 휩쓸어 버렸다. 어느 날 "선생님 편지 왔어요!" 집배원이 주는 편지를 유치원 꼬마들이 받아 가지고 왔을 때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다. 공연히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구석으로 가서 편지를 뜯었다. 첫 편지의 내용은, 본인의 편지를 반송시키지 않고 답장해준 것이 고맙다고 했다. 유려한 문체와 약간 흘림의 정자로 쓴 또
하늘이 깊다. 가을이 저 혼자 흔들리며 운다. 참 쓸쓸하고 외로워서 좋다. 이럴 때면 더 외로워지기 위해 멀리 노을이 지는 바다를 보며 괜한 상념에 잡히기도 하고, 소식 없던 친구에게 전화 한통화하며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한다. 창가에 기대어 새벽이 되도록 칼칼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혼자 술 마시는 것도 좋고, 젊은 시절 붙잡아둘 수 없었던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하는 것도 너무 좋다. 가을은 망설임 없이 나에게 들어온다. 저녁안개가 흐른다. 낮게 깔린 희뿌연 안개 숲을 지나다 보면 위태로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난감할 때가 많다. 아무도 손 내밀어주지 않는 컴컴한 길을 헛발디디며 지금껏 용케 살아왔다. 돌아보면 이렇게 세상을 더듬거리며 살아왔다. 무엇을 어떡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았다. 비상등조차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험천만하게 살아왔다. 그렇게 사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저 혼자 가을 중 싸대듯 위태롭게 살아왔다. 살며 무슨 욕심이 그리 많았던지 악다구니로 살아왔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붙잡으며 허영에 가득 찬 세상을 살아왔다. 남들보다 먼저 가야했고 내가 우선인 것들을 위해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실수투성
지난 추석에 '의사 없어요. 수술 못 받고 3시간 헤매…. 응급의료 구멍'이란 제목의 기사가 포털을 달구었다. 어느 시에서 깨진 유리에 오른손 인대와 신경을 다친 환자가 2곳의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손가락의 신경과 혈관을 잇는 미세접합수술을 할 의사가 없어서 옆 도시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형외과 의사에서도 일부만 할 수 있는 수술이라 24시간 당직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그 다음부터 기사의 말과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인터뷰가 오늘의 백미다. 기자는 '현행 응급의료센터에 10개 과목 전문의가 휴일과 야간에 근무하도록 규정하지만, 안과나 미세접합 수술 등 일부 전문 분야는 필수 근무에서 빠져 수술을 받기 어렵다'고 하였고,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떻게든 병원을 조이면서 일을 해라 하는데….'라고 하였다. 요즘 주당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인다고 한다. 주 40시간 노동을 하여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정부는 홍보를 한다. 그런데 대학병원의 전공의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168시간 중에 120시간 가까이 일을 하고있다. 그나마 전공의 특별법이 만들어져, 전공의가 주당 8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
[충북일보] 올해로 청주국제공항 개항 20년이다. 하지만 중국 발 사드 여파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충북도는 오는 2025년까지 청주공항 활성화 목표를 단계별로 정하고 추진 중이다. 중부권 거점공항, 세종시 관문공항, 수도권 대체공항으로서 역할 담당이 최종 목표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암초와 복병이 많다. 사드 여파는 복병 중의 복병이다.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을 뚝뚝 떨어져나가게 했다. 청주공항은 사드 영향으로 국제 여객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모기지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운송면허 취득 지연도 활성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에어로케이(주)는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취항하기 위해 항공운송면허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아직 면허 취득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의견수렴 절차인 자문회의와 별개로 항공업계가 참여하는 비공개 토론회가 남았기 때문이다. LCC 면허는 11월이나 돼야 발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발급이 돼도 취항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하다. 이래저래 충북도의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엔 차질이 예상된다. 충북도의 중장기 대책이 지연되는 셈이다. 충북도는 2025년 청주공항 연 이용객 500만 명 시대를 목표로 하고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범죄자가 누구인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에만 관심이 쏟아지고, 정작 범죄 피해자는 어떤 지원과 도움을 받고 사건 이후 정상적인 사회복귀가 되었는지 등 피해자의 고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범죄피해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범죄로 인해 생명과 신체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가족에 대한 구조(救助)가 본격화 되었다. 경찰도 지난 2015년을 '범죄피해자보호 원년'으로 선포하고 피해자 인권보호와 범죄피해 회복을 위해 범죄피해자 전담 체계 마련 및 기반 조성을 위해 각 경찰서별 청문감사실에 피해자 전담경찰관을 배치해 피해자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강력사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및 아동학대와 심지어 교통사고 피해자까지 폭넓게 보장해 주는 '범죄피해자보호제도'라는 법안이 마련되어 있다. 이 제도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되어 범죄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에게도 생계비, 의료비 등의 금전적 지원, 법률적 지원, 사후 모니터링 등 다양한 피해회복을 해주고 있다. 경찰에서도 가해자로부터 2차 보복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위치추적장치(스마트워치) 보급을 포함한 '신변보호제도' 및 '피해자임시숙소' 제공을 비롯해 심야
[충북일보] 참여정부 이후 어느 정부도 '위원회 공화국'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각종 위원회가 생기고 늘어났다.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방선거가 끝나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각종 위원회가 생겼다. 정부와 다를 게 없었다. 충북도 지자체 산하 전체 위원회도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963개, 2013년 1천36개, 2014년 1천23개, 2015년 1천105개, 2016년 1천138개로 4년 새 175개가 증가했다.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그러나 숫자에 비해 운영은 엉망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1년에 단 한 번의 회의도 열지 않은 충북 지자체 산하 위원회가 수두룩하다. 2012년 221개(22.9%), 2013년 250개(24.1%), 2014년 250개(24.4%), 2015년 243개(22%), 2016년 248개(21.8%) 등이다. 전체의 25%가 1년 동안 한 번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셈이다. 바꿔 말하면 전시 행정적 성격의 무의미한 위원회로 없어도 된다는 얘기다. 재정비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
기나긴 추석 연휴 동안에 딱히 하릴없을 땐 텔레비전과 벗하기 마련이다. 추석명절을 기해 우리 고유의 씨름대회가 연일 성황을 이루었다. 채널을 돌리다 보니 '2017청주직지월드컵당구대회'를 중계하고 있었다. 필자는 군에서 마침 당구장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친구 덕에 조금 쳐본 적이 있다. 해서 당구대회 중계에 잠시나마 심취돼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무슨 대회든 자연 우리선수가 이기고 있을 때 관람할 기분이 더 커진다. 이번 '청주직지세계당구대회'에서는 김행직 우리 선수가 우승했다. 대담을 하는 아나운서의 말에 의하면 김행직 선수는 세계대회에 연이어 두 번째 우승이라고 축하하며 우승 소감과 오늘의 영광을 전하는 인사를 당부했다. 김행직 선수는 아직 젊어보였다. 30세 전후로 보인다. 그는 우승소감으로 주변에서 그간 성원해 준분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는데 어림잡아 15~20명은 충분했다. 김행직 선수의 기량은 출중했다. 당구에서 3쿠션치기란 필자도 경험해 본바 상당한 기량을 지녀야 가능하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겨루는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건, 그의 숨은 노력의 결과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그를 지켜본 주변의 지인들이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