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떠나는 길 여행인지라 들뜬 마음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잔잔한 바다 위를 20여 분 동안 아주 편안한 자세로 지심도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범바위에 우아하게 앉아있는 인어공주가 우릴 반겨주는 듯하다.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산 입구부터 동백꽃이 빨갛게 핀 것을 보고 아주 적기에 잘 왔다고 생각하며 지인과 느린 걸음으로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길바닥은 미끄럼방지용 마대를 깔아놓아 안심하고 편하게 걸을 수 있어 좋았다. 길 양옆으로는 빽빽하게 자란 키 큰 동백나무가 마치 수문장처럼 우람하게 서 있다. 짙은 푸른 잎 사이로 활짝 핀 붉은 꽃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 동백 숲은 우리나라에서 원시 상태로 가장 잘 유지되어온 곳이라 한다. 남쪽바다 위에 자리한 이 곳은 그야말로 원시림 그 자체로 천혜의 보고를 간직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백나무 아래에는 핏빛 동백꽃잎이 수북이 쌓였다. 동백의 붉은 꽃들이 연속으로 피어났다가 미련 없이 꽃송이 채 떨어지는 마지막 모습을 보고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교하며 동백꽃의 삶을 예찬해 보았다. 숲속에는 어린 동백나무들과 아이비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식물들도 눈에 많이
며칠째 날리는 먼지처럼 인도를 떠돌고 있다. 인도의 거리와 공기와 사람들에 익숙해지고 있다. 뭐라 정의할 수 없는 흐릿한 나라, 경계가 없는 마블링처럼 질서 없이 마구 뒤섞인 나라. 그 걸쭉한 뒤섞임에 내가 섞이고 있다. 오늘은 무굴제국의 건축물인 파테푸르시크리성과 아그라성을 눈에 담기로 했다. 마음으로 찍어야 눈을 감아도 떠오른다고 했던가. 카메라도 없이 가볍게 나선다. 가는 동안 길에서 만난 노새의 초롱한 눈과 길거리를 활보하는 돼지들의 통통한 엉덩이가 시선을 베어간다. 당근 빛으로 물든 엉덩이를 가진 원숭이도 사람들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니고 있다. 성을 둘러보는데 이번에는 다람쥐다. 자그만 다람쥐들이 사람들 주변을 맴돌고 있다. 다가가도 경계하는 흔적이 없다. 오히려 사람들이 내민 손 위로 팔위로 제집 드나들 듯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다람쥐의 재롱에 잠시 멈춘 길, 지붕을 올려다본다. 비둘기들이 앉아 있다. 한참을 지붕위의 비둘기를 보고 있는데, 한국말이 불쑥 허공을 걸어 내 귀로 날아든다. "저게 문제야?" 여자의 목소리가 고요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귓전에 떨어진다. "저 비둘기를 잡아야해!" 깜짝 놀라 귀를 쫑긋 세웠다. '왜 비둘기를 잡아
[충북일보]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의 행복 추구 열망은 커진다. 윤택한 삶에 대한 꿈도 많아진다. 개인과 사회, 국가 모두가 추구하는 바다. 복지 개념도 이때 등장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예전보다 좋은 환경이다. 두 말 할 것도 없다. 하지만 경제적 차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나라 전반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의 불평등에 복지 불평등까지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증평에서 발생한 모녀 사망사건은 사회적 안전망의 한계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4년 전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다. 다시 한 번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세 살 배기 딸과 함께 숨진 40대 여성은 남편과 사별했다. 그 후 경찰에 사기 혐의로 피소되면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녀는 숨진 지 석 달이나 지나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 숨진 이유 등은 아직 불분명하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이웃의 관심이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상태의 비극임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데이터 상으로 분류하는 사회 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공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조사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취임 후 7~80%대의 지지율은 70% 전후를 유지하며 상승도 하락도 없는 부동의 행진을 취임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 있어서도 가히 일당독재라고 볼 상황이 지난 1년간 유지되고 있다. 모든 야당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50%대의 여당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30%를 기타 군소 야당들이 나누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러한 정치적 대안세력의 부재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야권 후보들은 이미 묵시적으로 패배를 전제하고 이름 알리기, 혹은 지방선거 이후의 각 정당에서의 당권경쟁을 위한 정치적 계산이 앞서 있을 것이다. 제1야당이라고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의 지역별 선거 전략은 더 가관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 재건, 문재인 정부 견제라는 기치를 내걸고 큰 소리치던 당대표는 최우선적으로 인재영입과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전국을 누비며 종횡무진 활거하였다. 지역별로 새로운 보수, 개혁적 인물로 선거승리를 통한 국민 재신임을 받겠다는 자유한국당의 혁신의 몸부림은 선거를 얼마 남지 않은 현재 공염불이요 자기들만의 리그로 끝날 것 같
환절기라 그런지 노인들이 며칠 사이에 여러 명이 죽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가 사망시간에 맞춰 찾아가서 저승으로 안내하는 것이 통례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여러 명이 사망할 경우는 매우 난감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금도 사망자를 안내하는 중에 아직 사망할 때가 아닌 자가 죽었다. 이럴 경우 내가 도착하기 전에 망자가 사망 장소에서 벗어나 배회하다가 길을 잃을 우려가 있다. 이런 망자의 혼은 잘못하다가는 떠돌이 혼령이 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 전에도 이런 일이 종종 생겨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나서 텔레파시로 동방에게 부탁을 했다. "동방. 날세." "아, 네. 사자님."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겠나?" "당연하죠. 그럼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는 거죠?" "로은리 756번지에 사는 89세 장두세 노인이 조금 전에 죽었는데 내가 지금 다른 자를 안내하는 중이라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 자네가 먼저 가서 망자가 사망 장소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해주게." "좋아요! 그동안 심심해서 죽을 뻔 했거든요. 헤헤." 동방에게 부탁을 해 놓았으니 안심하고 먼저 사망한 자를 저승세계에 안내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돌아
소설 춘향전의 이도령은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에 잠입한다. 그가 제일 먼저 살핀 것은 무엇이었을까. 절개를 지키려다 관장 능욕 죄를 뒤집어 쓴 연인을 구출하기보다는 민생(民生)을 우선 다뤄야 했다. 사또 생일잔치 마당에 들어간 어사는 시를 지어 연회석상에 던지고 나갔다. 그 시는 탐관과 민생을 살피지 않는 지방관장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다.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일만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았더라(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이도령은 암행어사 출도를 외치면서 제일먼저 부(府) 관아 창고를 봉쇄했다(封庫). 그리고 민생을 도외시한 사또를 무릎 꿇려 죄상을 문책했다. 암행어사는 임금이 비밀리 파견하여 지방에 내려가 관장의 비행을 조사하는 제도다. 탐관오리의 색출과 선행자를 발굴하고 포창하는 일도 했다. 그러나 가난한 백성들의 굶주림을 해결해 주는 일이 가장 먼저였다. 다산(茶山) 정약용도 한 때는 정조의 밀명을 받고 경기도 암행어사로 나가 지방관아를 살폈다. 그가 암행하는 동안 지역실정을 눈
사월이 되면 가슴 한편에 늘 묵직하게 매달려 아프게 가슴을 치는 일들이 많습니다. 거리엔 봄날의 차가운 슬픔이 옷깃 여미며 흐릅니다. 미처 뒤 돌아볼 수 없는 팍팍한 날들 속에 더는 주체할 수 없는 고통과 분노의 덧없는 날들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사월은 명령을 내립니다. 기억하라고. 더 이상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이 사월에 동백꽃이며 유채꽃, 개나리, 진달래, 벚꽃, 산수유, 복사꽃까지 한꺼번에 피었다 집니다.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은 내 마음 탓일까요. 요즘은 주변 사람들이 허망이 떠나는 모습들을 자주 봅니다. 며칠 전 오랜 지인의 죽음 앞에서 참 서럽게 울었습니다. 나보다 연배이기도 했던 그는 나와 80년대에 분단시대라는 동인지 활동을 같이 했던 참 고운 시인이었습니다. 그는 늘 아팠지만 한결같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시대에 부끄럽지 않으려 살았습니다. 그리고 봄 햇살처럼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우리는 참교육이라는 시대적 정당성을 무기 삼아 해직 교사로 거리에 내 몰았습니다. 또한 문학의 열정에 시만 생각하던 그에게 문화운동이라는 엄혹한 현장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비겁하게 그를 위한답시고 뒤에서 박수만 쳤
요즘 제천시가 충주호를 청풍호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면서 '청풍'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고 있다. 제천 지역민은 "제천이 충주호 담수면적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충주댐 건설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니 충주호를 청풍호로 개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교통이 불편했기 때문에 강을 하나의 수계로 인식하지 않았다. 따라서 같은 수계이면서도 지역마다 부르는 지명이 달랐다. 청주의 젖줄인 미호천도 무심천과 만나는 부근은 작천(鵲川, 까치내), 석남천과 만나는 곳은 망천(輞川)이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충청도와 강원도 사람들도 남한강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렀다. 강원도 정선지역에서는 연촌강(淵村江), 강원도 영월은 금장강(錦障江), 그리고 제천지역에서는 황강(黃江)이라고 불렀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 제천 한수면 일대에는 황강서원과 황강역이 존재하였고, 그리고 권상하(權尙夏)의 조카 권섭(權燮, 1671~1759)은 황강 구곡(九曲)을 설정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제천지역은 "청풍명월의 청풍을 따서 '청풍호'로 하는 것이 충주·제천·단양 등 지역간 합의점을 찾는데 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천지역민들은 과거부터 충청도를 청풍명월이라고 불렀고
[충북일보] 불법 도급택시가 다시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여전히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적이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최근 도급택시 기사 138명에게 불법 택시영업을 하도록 한 청주의 A택시회사를 적발했다. 이 회사는 도급택시 기사를 통해 정부가 지원하는 유가보조금 4천100만원도 불법 수령했다. 도급택시 기사는 다른 정규 기사들보다 낮은 사납금을 내고 택시를 운행했다. 회사가 이들을 위해 월급과 4대 보험, 운행경비를 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도급택시는 불법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택시 운전 자격이 없는 사람까지 택시 운전을 할 수 있게 돼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급택시 기사가 종종 강력 범죄와 연관돼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2010년 청주 무심천 안남기 사건이다. 안남기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택시 승객을 상대로 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중 3명을 살해했다. 2004년 서울 강남 부녀자 택시 강도사건, 2005년 분당 여승무원 살해사건 등도 도급택시에 의해 일어났다. 도급택시는 택시회사가 정규 직원을 고용해 운영하는 게…
2018년 4월 13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년을 맞은 날이다. 일제 36년 식민통치에 항거 국내외에서 임시정부형태로 조직 독립운동을 한 단체로는 1909년 미국에서 박용만 이대위 김홍균이 주도하는 북미지방총회, 윤병구 박성하 정원명이 이끄는 하와이지방총회를 합해 결성한 대한인국민회가 있었다. 1919년 3월 1일 서울파고다공원과 종로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이 있은 후 3·1독립운동의 주체세력 중심으로 전국 13개 도 대표가 국민대회에서 선포한 한성임시정부도 있었다. 한성임시정부에는 집정관총재에 이승만 국무총리 총재에 이동휘 외무부 총장에 박용만 등 미국 중국 해외에 거주한 독립 운동가를 선출하는 등 대비를 철저히 했다. 국내 거주자로는 내무부 차장으로 한남수를 임명해 국내외 연결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1919년 7월 11일 제5회 의정회 회의에서 임시정부 소재지를 중국 상해에 두되 한성임시정부법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또 임시정부로 노령의 대한국민회의가 있었으며, 중국 상해에서 수립한 임시정부 등 국내외에 수개의 임시정부가 조직 활동했다. 그 외에도 신한민국임시정부, 조선민족임시정부, 대한민간정부 등도 있었다. 그들 임시정부는 독립운동대
[충북일보] 각 정당의 6·13 지방선거 공천을 위한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유권자 알 권리 차원에서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동안 정당 공천은 늘 잡음이 있었다. 아무리 심사숙고했다고 해도 말썽을 빚곤 했다. 유권자의 눈높이와 정치의식은 아주 높아졌다. '개혁'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공천'이 실행되지 않으면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각 정당들이 지방선거 후보 공천 전에 경선후보자 공개토론회를 여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민사회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당원들의 관심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주관 충북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가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CJB청주방송을 통해 충북 도내 전역에 생중계됐다. 이날 토론회는 이시종(70) 현 지사와 오제세(68·청주서원) 국회의원이 맞붙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지사는 노련한 선장론을 내세우면서 연임을 호소했다. 오 의원은 이 지사의 용퇴와 충북도정의 환골탈태를 역설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경제와 복지, 지역균형발전 등 도정 운영을 놓고 벌인 공개적인 설전이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날선 토론은 이어지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노동-목소리들의 풍경' 이라는 영화가 있다. 2년 전 우리 지역에서 돌봄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아낸 다큐영화이다. '그들의 일터', '그들의 일터: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테랑'을 지나 다시 '그들의 일터'로 돌아오는 영화는 돌봄 노동의 현실과 돌봄 노동자들의 일상을 찬찬히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말처럼 노동의 현장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지만 무심하게 흘러가는 사람들, 건설 중인 초고층아파트, 단정하게 깍여있는 잔디밭 등 평화로운 일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노동이 우리 삶을 지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인간은, 남성과 여성 할 것 없이 돌봄을 필요로 한다. 우리들은 모두 누군가의 돌봄으로 태어났고, 타인의 친절한 돌봄속에 생을 마감하고 싶어한다. 돌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듯이, 돌봄이 필요한 타자에게 응답할 의무가 없는 사람도 없다. 그렇듯 인간은 돌봄을 통해 공정하고 평등하게 관계를 맺는다. 사회의 공정한 원리란 돌봄을 행하고 돌봄을 받는 것을 사회에서 보장하는 것이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저마다의 요구에 따라, 돌봄을 행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또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자원과 기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정책이…
오랜 세월 동안 유목민들이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던 아시아 지역에 벼농사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정착하게 되고 땅을 지키기 위한 부족 국가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재배 볍씨가 발견된 소로리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인정을 받을 만큼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로리라는 지명과 쌀농사와는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그 어원을 찾아 보기로 하였다. 우선 다른 지역의 동일 지명을 찾아보니 유일하게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에 소로리(小魯里)가 있는데 한자 표기도 동일하였다. 부족국가시대에 소라국(召羅國)이 있었다는 유래로 보아 소로리(小魯里)의 '로(魯)'를 중국의 노나라와 연관지은 것은 중국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선비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뿐 음차한 것에 불과한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소로, 소라'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동군 황간면은 본래 신라 시대에는 소라현(召羅縣)이었는데 이 지역에 '소계(小溪), 실티'와 같은 지명이 있으며,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소로리(小魯里)에 '가는골(細谷)'이라는 지명은 좁은 길을 따라…
봄이 어느 새 우리네 주변으로 다가왔군요. 겨우내 숨죽였던 모든 사물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길고 추웠습니다. 동물들에게 긴 겨울은 먹이를 구하기도 힘들고 체온 유지 또한 어려운 법이지요. 때문에 깊은 잠을 자면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물들이 생긴 것이겠지요. 개구리나 뱀 같은 변온동물들 말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것은 에너지를 가장 적게 소비하는 생존 형태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잠을 자는 동안에도 숨은 쉬어야 하고 심장도 뛰어야겠지요. 체온 또한 정상범위로 유지되어야 하고요. 오랜 기간 영양 공급이 끊긴다면 겨울잠은 죽음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가을이면 그들은 몸에 지방을 축적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겠지요. 겨울잠은 식물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목련은 겨울철에 유난히 꽃눈이 두드러져 보이지요. 꽃눈들은 가을에 미리 두꺼운 털옷으로 갈아입고는 그 속에 커다란 꽃망울을 숨긴 채 포근하게 겨울을 보내다 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이 꽃눈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 이미 여름부터 가을까지 준비한 것입니다. 한 해 전부터 형성된 꽃눈이 개화하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의 생활환경이 필요합니
습관은 오랜 기간을 두고 어떤 버릇이 몸에 밴 나머지 그 사람만의 버릇 내지는 고착돼 있는 자신은 그게 나쁜지 좋은 건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는 맹랑한 것이다. 습관이라는 것은 짧은 기간에 몸에 배는 것도 아니거니와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는, 어찌 보면 묘한 느낌의 존재라고나 할까· 습관을 더러 버릇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그런데 버릇을 다소 비난조로 말할 때 버르장머리라고 한다. 이 용어를 보면 결국 습관은 나쁜 경우에 더 많이 말하는 조건이지 싶다. 아무튼 버릇이라거나 습관이라고 하거나 좋은 습관이나 나쁜 버릇도 냉큼 바꿀 수는 없기에 애당초 버릇이 들 때까지 처음부터 조심을 다하는 자세에 대해 모두들 일컫기도 한다. 습관의 하나로 일상생활 중에 절약하는 생활습관은 누구나가 지녔으면 하는 아주 좋은 습관의 하나라고 하겠다. 현재 70~80대들은 가난에 찌들려온 세월을 살아오느라 절약이 아예 몸에 밴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물론 현재 60대들 중에도 가난하던 세월의 끝자락에서 실제 가난을 겪어온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게다. 1950년대로부터 60년대에는 어느 것 하나도 넉넉한 것이 없었다. 특히 그 중에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유독 청주시장 선거에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란 의미뿐만 아니라 사실상 충북을 좌지우지하는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행자부 차관, 청와대 행정관, 충북도 부지사, 도의회 의장, 청주시 의회 의장 등 전·현직 관료 11명이 난립함으로써 후보의 비중이나 숫자에서도 다른 지역을 압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 사람을 시장으로 뽑아야 할까?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시장의 역량에 따라서 시정이 변하고, 그것은 금방 시민에게 파급되어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임각수 전 괴산 군수였다. 그가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괴산은 해만 떨어지면 인적이 끊길 정도로 정체되었다. 임 군수가 취임하면서 산막이 옛길에 관광객이 몰려들더니 대학이 개교하고 군부대까지 들어오면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청주에서도 이런 변화를 몰고 올 시장은 누구일까? 더욱이 지금 충청권은 신행정수도권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 세종시에 빨려들면 청주는 특성 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겠지만 행정수도의 관문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 중부권의 핵심도시로 성장할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이런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시장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길 위에서 나는 작아졌다. 한치 앞의 풍경조차 가늠 못하던 나는 길에서 오랫동안 왜소하였다. 난 스스로를 납득할 때까지 걸었다. 외로움이 끝나는 곳, 그 길을 충만하게 느낄 때라야 난 생의 욕구가 솟구쳤다. 봄만 되면 난 그리움으로 벅찼다. 섬진강의 반짝이는 강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배꽃과 매화, 그리움이 넘쳐 주체하지 못할 때 훌쩍 길로 나섰다. 구례를 지나 하동에서 말간 재첩국에 뜨거운 밥을 말아 목구멍으로 꿀꺽 삼킬 때 나는 비로소 안도했다. 복사꽃 만발한 섬진강변의 길은 봄빛마냥 아득했다. 연분홍 꽃잎마다 발육 좋은 여인의 살갗처럼 달큰한 관능의 내음을 뿜어냈고 난 아찔하였다. 섬진강 길은 살아야겠다는 삶의 생명력을 마구 충동질하는 길이었다. 여명 무렵에 달리는 동해안 7번국도, 힘차게 날아오르는 갈매기들의 날갯짓 너머로 항구의 아침이 붉게 물들었다. 감색바다로 출항하는 배들이 모두 만선으로 돌아오길 나는 바랐다. 어로를 마친 배들이 갈매기 떼의 영접을 받으며 의기양양하게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을 나는 꼭 보고 싶었다. 어구를 손질하고 집어등을 닦는 어부들의 굵은 팔뚝과 이마의 땀방울을 바라보며 난 그 노동하는 호모 파베르들을 경외하지 않을 수…
햇살 좋은 3월의 마지막 날 오송 호수공원에 갔다. 호수는 아무도 없는 틈에 구름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잔물결 이는 수면에는 구름의 날개가 어리고 흰 구름 두둥실 노니는 하늘에는 푸른 호수가 일렁인다. 마주 보는 둘은 '너 안에 나 있다.' 하며 마냥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마주 본다는 것은 관심이고 끌림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담임선생님은 우리 중 누구라도 싸움을 하면 마주 앉혀놓고 눈싸움을 시키셨다. 웃어도 안 되고 울어도 안 되고 움직이지도 말고 서로의 눈만 마주 보게 했다. 나도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내 짝 영식이와 눈싸움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분이 풀리지 않아 씩씩거리며 다하지 못한 싸움을 눈으로 계속했다. 그렇게 한참을 쏘아보다가 영식이 눈동자 속에 들어있는 동그란 내 모습을 발견하였다. '내가 왜 저 애 눈에 있지.' 어이없어하며 눈에 더 힘을 넣었다. 내 짝도 내 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일까. 한참을 마주 보던 우리는 겸연쩍게 씩 웃고 말았다. 언제 싸웠냐는 듯이 제풀에 풀어진 것이다. 특별 처방을 내리셨던 선생님 덕분에 왠지 그 애가 좋아졌던 것 같다. 그때, 영식이 눈 속에 들어있던 동그란 내 모습을
얼마 전 치매에 걸린 90대 노부부가 판자 집 골방에서 죽은 지 보름 만에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부부가 복이 많아서 해로하고 같이 갔다."고 했다. 젊은 시절 남편은 공장일로, 부인은 파출부로 일을 하며 아들을 대학에 졸업시키고 장가를 보내서 살림을 내고 살았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아들에 재산을 따 뺏기고 관절이 아파 매번 며느리한테 병원비를 타 쓰던 부부는 결국 집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판자촌으로 나왔던 것이다. 부부는 아들이 가끔 던져주는 만 원짜리 몇 장으로 살아가다가 숨을 거둔 것이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부모 재산상속에 대하여 사후에 상속 보다는 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에 증여를 많이 기대한다. 한 사람이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집을 사도 사십이 넘어야 한다. 이때쯤이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업을 마쳐도 취업하기가 어려운 요즘의 시기에는 부모의 지원은 큰 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부모가 장수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상속을 기다리다보면 아들에게 상속하기 보다는 그 상속의 혜택을 보는 사람은 손·자녀 들이다. 반
봄철 해빙기는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시기로 어느 때보다도 사전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봄철 산은 일교차가 심해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 온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좋고, 일기예보를 통해 미리 날씨 정보를 정확히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3~4월이라도 높은 산은 곳곳에 얼음이 녹지 않은 경우도 있고, 낙엽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 반드시 등산화와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봄꽃이나 산나물을 채취하려다 길을 잃고 조난당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정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등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 봄철 등산에는 특히 뼈와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가벼운 충격에도 심각한 부상을 입기 쉽다. 평상시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 특히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워밍업은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전에 실시하는 가벼운 준비운동이다. 운동하기 좋은 상태로 체온을 적당히 올려 주는 것이다. 워밍업을 실시하면 근육과 관절이 유연해지고 강한 운동을 수행하기 적당하도록 대뇌흥분 수준이 높아지며 심폐기능도 함께 좋아진다. 운동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반드시 워밍업을 한다. 자
'꿈'이란 명사에는 사전적으로 여러 가지 뜻이 내포돼 있다.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과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그리고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을 꿈이라고 한다. 주말에 가족들과 영화관에 들렀다. 최근 영화관에서 국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2004년 일본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한국형으로 리메이크한 영화다. 이 영화는 남편 우진(소지섭 분)과 어린 아들 지호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지호는 비가 오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엄마의 약속을 잊지 않고 비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날, 지호와 우진은 터널에서 쓰러진 한 여자를 발견한다. 수아와 똑같이 생긴 여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우진은 그 여자를 집으로 데려와 수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자신이 남편이라고 말한다. 여자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집안 곳곳의 사진에 분명히 자신의 얼굴이 있기에 믿지 않기도 어렵다.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하는…
[충북일보] '선공후사(先公後私)'는 사(私)보다 공(公)을 앞세운다는 뜻이다.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먼저 챙긴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오늘 날 우리 정치에서는 선공후사를 빗댄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말을 자주 쓴다. 개인의 이익보다 당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선공후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정치 분야가 대표적이다. 공천하와 사천하 '여불위(呂不韋)'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 나라의 정치가다. 장양왕 때 승상이 됐고, 이후 최고의 상국(相國)이 됐으나 태후 간통사건에 연루된 뒤 자살했다. 여불위는 세상의 질서와 무질서, 혼란과 통일이 바로 공공성에서 갈린다고 봤다. 여불위는 군주가 공공성에 기반을 두고 통일 제국을 이끌어가도록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군주 중심의 공은 자기 정당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했다. 군주의 공이 사(私)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는 힘의 측면만이 아니라 사와 질적으로 구별되는 특성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여불위는 공천하(公天下)와 사천하(私天下)의 틀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주의 공은 군주라는 지위로부터 생기는 공
[충북일보] 청년 일자리 정책은 무수한데 청년들이 갈 곳이 없다. 청년들을 살리려는 일자리 정책에 청년들이 되레 죽어난다. 일자리가 아무리 많아도 늘 부족하다. 왜 그럴까. 일자리 선택과 관련해 좋고 나쁨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근본처방 없이 땜질처방만 계속하고 있다. 그 사이 청년 실업과 취업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공직 관련 직장이 '신의 직장'으로 인정된 지는 이미 오래다. 공무원은 단연 최고로 꼽힌다.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공무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공시족(공무원시험준비생)' 폭증은 시대의 현상이 됐다.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게 문제다. 매년 공무원시험 응시율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7일 치러진 올해 9급 국가공무원직 필기시험 경쟁률은 41대 1이다. 모두 20만2천여 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4만7천여 명이 시험을 보지 않아 응시율은 77%를 기록했다. 충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충북 지방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평균 18.6대 1이었다. 1명을 뽑는 환경연구직엔 무려 64명이 몰렸다. 환경직과 보건직은 각각 38.3대 1, 3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행정직은 20.7대 1의 경쟁
[충북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이다. 공소사실 18가지 가운데 16가지가 유죄다. '박의 몰락'이다.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 보수의 가치 재정립해야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었다. 냉전 시대엔 군부 독재자의 딸이었다. 공주로서 퍼스트레이디도 겸했다. 얼마 전까지는 보수 기득권의 아이콘이었다. 보수의 향수였다. 하지만 결말은 또 비극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독한 스캔들 속에 물러났다. 탄핵과 구속은 역사를 바꿨다. 지울 수 없는 흠을 하나 더 만들었다. 기막힌 몰락을 불렀다. 물론 시간이 더 흐른 뒤 역사적 평가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 어쨌거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박의 몰락'은 보수의 추락을 불렀다. 곧바로 보수의 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그렇다고 박의 몰락과 함께 보수가 금방 무너진 건 아니다. 각종 선거를 치를 때마다 조금씩 무너졌다. 그동안 보수의 정치적 방향은 지방분권과 궤를 달리했다. 정당의 목소리도 지방분권이나 지방자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 되레 수구적으로 이념적 퇴행만 거듭했다. 지방분권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데도 보수의…
지난 연재에 이어 봄맞이 식물 분갈이법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식물에 알맞은 크기의 화분과 놓아두실 장소에 알맞은 종류의 화분을 선택하셨다면 적절한 방법으로 분갈이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면 관계상 나누어 다루겠습니다. 1)분갈이 준비단계 식물이 심겨질 화분을 물로 깨끗하게 씻어 주시고 식초나 염소(10%) 등의 살균효과가 있는 용액으로 소독을 해줍니다. 소독을 하는 이유는 식물에게 올 수 있는 감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시중에 나오는 각종 살균제를 사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분갈이 하시려는 화분이 토분일 경우 물에 잠시 담가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 화분의 건조함을 없애주고 새로운 흙과 토분이 잘 어우러지게 됩니다. 다음은 화분의 물구멍을 배수가 잘 되도록 하기 위해 양파망 또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플라스틱 망을 적절한 크기로 잘라 막아줍니다. 화분의 바닥에 깔아준다는 느낌으로 넉넉하게 잘라서 놓아주시면 됩니다. 배수는 되지만 흙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깔아준 망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을 해줍니다. 고정을 함과 동시에 배수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배수층을 만들어줍니다. 통상적으로 화분의 10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