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가는 작은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걷다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발이 걸려 휘청한다. 뒤이어 '아, 아침부터 운이 없네, 이런 건 바로바로 처리를 했어야지'라는 내 탓과 네 탓을 동시에 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지금을 정의하는 많은 말 중 하나가 '위험사회'일 것이다. '위험사회'란 현 사회가 위험하다는 직접적인 의미보다 위험 여부가 모든 결정의 우선순위에 놓이는 사회를 의미한다. 위험사회에서는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안전에 대한 책임(내 탓)과 권리의식(네 탓)이 저절로 생겨나게 된다. 사회가 점점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조심한다고 해서 조심할 수 없는 사회, 안전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사회가 돼간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개인이 위험과 안전함의 여부를 알 수 없다. 개인의 조심 만으로는 감당할 수도 없다. 개인이 아닌 누군가가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그 안전장치에 의한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 식물의 성장에는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지만,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제일 취약한 부분이 충족됐는지에 달려 있다는 리비의 법칙이 있다. 안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안전하고 튼튼한 곳의 안전이 아닌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에서 사고가 발
[충북일보] 옥천군의회가 지난해 정례회에서 "효과 없다"며 전액 삭감한 정지용 해외행사 예산을 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전액 부활시켰다. 집단으로 몰려와 항의하면 예산을 세워준다는 선례를 남긴 꼴이 됐다. 예산 부활 배경과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옥천군은 얼마 전 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중국항주지용제와 일본 동지사대지용제를 중국지용제와 일본지용제로 사업명칭을 바꿨다. 예산도 800만원과 500만원을 각각 증액한 3천300만원, 2천200만원을 세워 군 의회에 제출했다. 옥천군의회는 이 예산을 추경에 반영했다. 심의과정에서 논쟁도 있었지만 예산은 다시 살아났다. 추경예산은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예산 부족이나 특별한 사유로 본예산을 변경해 다시 정한 예산이다.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 정부가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추경이 편성되면 이를 토대로 각 지자체는 순차적으로 추경예산을 편성하게 된다. 다시 말해 추경은 꼭 필요해 추가로 편성되는 예산이다. 추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개는 추가 부담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은 불요(不要)해서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 자체를 불허하기도 한다. 어떤
마중물 사랑 장병학 충북시인협회 빠알갛게 녹이 슬은 펌프에 살며시 물 한 바가지 부어본다 펌프대를 아래 위 힘을 주면 하이얀 물줄기가 좔좔좔 어느새 메말랐던 거친 세상을 펑펑펑 시원스럽게 적시운다 마중물 친구는 나의 마음이야 해맑고 천사 같은 마중물 사랑. 상큼한 마음으로 겹겹이 감싸며 초록빛 세상으로 물들이는 마중물 도란도란 이웃끼리 웃음 꽃 피우며 저마다 얼싸안고 두둥실 둥둥 하이얀 마음 한올 한올 엮어낸다 해님처럼 멋스러운 나의 친구 마중물 친구는 나의 거울이야 어느새 내 마음도 마중물 사랑.
[충북일보] 혈기왕성한 30대 기자였던 20여년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진보언론이라 불리던 한겨레신문,기자는 대표적 보수언론 중 하나인 J일보 소속이었다. 기자실 한 구석에서 묵묵히 날카로운 기사를 쓰던 그는 기자를 포함한 선배들에게 신망을 얻던 후배였다고 기억된다. 신문사의 성향은 달랐지만,그가 그 후 쓴 여러 글 중에도 개인적으로 공감가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다음은 2011년 3월 15일 그가 쓴 '왜 아직도 박정희인가?'라는 제목의 칼럼 내용 중 일부다. "…난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값이 몇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고, 난 애들 학원 하나 보내기도 벅찬데 누구는 자식들을 외국어고나 미국 대학으로 보내고, 똑같이 일하는데도 내 봉급은 누구의 반밖에 되지 않는 비정규직의 삶 등등. 가진 자와 힘있는 자들이 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초원에서 초식동물로 살아가야 하는 비애는 '도대체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낳게 한다.…" 기자는 아직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청와대이지만, 작년 2월 그가 그 곳의 대변인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잘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화마가 강원도 고성, 강릉, 속초 등 동해지역을 휩쓸고 갔다. 화재를 입은 곳곳마다 애절한 사연들이다. 어느 마을 에서는 동심 마당인 '책마을'이 소실돼 3천여권의 도서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도시를 떠나 자연생활을 위해 귀농한 가정들의 피해가 컸다. 화재지역에 있던 천년 고찰 영혈사와 지난 2005년 화재로 소실됐던 낙산사는 다행히 불길을 피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야 했다. 망망한 동해 바다를 지킨 낙산사 해수 관음이 이번은 재해를 막아주신 것인가. 봄철이면 강원도 지역에서는 산불이 자주 났다. 태백산맥에서 일어나는 푄현상(Fohn phenomenon)에 의해 바람맞이 사면에서 비를 다 쏟게 되고,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불게 되어 자연발화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조선 시대 강원도 지역 산불을 분석한 한 연구 논문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한 시기는 조선 후기 헌종과 순조 때였다. 헌종 때 14건, 순조 시기는 13건이나 됐다. 계절별로는 봄철 산불이 46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피해는 현종 13년(1672) 산불로 65명이나 사망했다. 순조 4년(1804) 산불은 사망자 61명,
아이들이 교무실 앞을 기웃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이게 무슨 냄새예요· 고소한 냄새가 나요." 선생님들이 웃으며 대답한다. "빵 굽는 냄새지~~" 제빵기를 학교에 가져갔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간식 만들어주기 위해 샀던 제빵기인데 언제부턴가 손에서 멀어졌다. 교육청에서 근무할 때 몇 번 직원들 간식으로 만들어 줬더니 다들 좋아했던 생각이 나서 학교에 갖다놓았다. 식빵용 가루믹스를 사고 우유와 집에 배달시켜 먹는 친환경 계란도 기꺼이 협찬했다. 처음 제빵기를 본 선생님들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우르르 몰려들어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 했다. 작동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용기에 물이나 우유 200ml 정도 넣고, 계란 1개, 가루와 이스트를 넣고 "식빵"을 선택하고 "동작"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3시간 40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기계는 혼자서 휙~휙~ 돌아가면서 반죽을 하고 발효하고 휴지시간을 가졌다가 다시 공기를 빼고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쑥~~하고 부풀어 오른다. 조그맣던 한 덩이의 반죽이 부풀어 올라 유리뚜껑을 뚫고 나올 듯 커지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그 때 쯤 되면 그 색깔과 빵 굽는 냄새에 모두들 와아~ 하고 감탄할…
미원에서 청주로 들어오는 길은 4차선 도로가 개통된 이후 교통량도 꽤 많아졌다. 미원의 먹골 고개를 넘자마자 낭성 가는 길과 갈라지는 관정삼거리가 나오고 이어서 만나는 첫 마을이 낭성면 관정리다. 4차선 도로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그대로 통과하지만 옛날 도로는 관정리 마을을 지나게 되어 있었는데 가을이면 도로변의 은행나무 가로수가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조선시대 숙종 2년(1676)에 신 각(申覺)이라는 선비가 세상의 풍진을 피하여 지었다는 백석정(白石亭)이라는 정자가 감천(紺川) 개울가에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지나가는 길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관정리(官井里)는 본래 청주군 산내이상면(山內二上面)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호산리(浩山里), 묵정리(墨井里), 관기리(官基里), 호동(浩洞) 일부, 감당리(甘棠里) 일부를 병합하여 관기와 묵정의 이름을 따서 관정리라 하여 낭성면에 편입되었다. 관정리를 지나면서 낭성면 추정리로 넘어가는 큰 고개를 넘게 된다. 이 고개 이름이 추정리로 가는 고개라 하여 추정재라 하는데 원래의 자연 지명은 '머구미고개'였다고 한다. '머구미'라 하면 '먹다'라는 말이 연상되므로 현재 머구미고
[충북일보] 2021년부터 고등학생 전원이 무상교육을 받게 된다. 물론 올해 2학기 고등학교 3학년부터 단계적으로 혜택을 받게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9일 이 같은 고등학교 무상교육 방안을 발표했다. 고등학생들은 앞으로 2021년부터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을 내지 않아도 된다.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과 서민의 교육비 지출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다. 현 정부가 포용 국가 실현을 위해 교육 분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무상교육과 의무교육의 개념은 다르다. 의무교육은 학령아동의 완전취학을 목적으로 한다. 보통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무상교육의 형태를 취한다. 그러나 의무교육이 반드시 무상교육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무상교육은 취학을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수업료·입학금, 학교운영비, 교과서대금을 면제해 준다. 학교 현장에는 아직도 여러 이유로 수업료를 미납하는 학생들이 있다. 납부 독촉은 대개 담임교사가 맡는다. 무상 교육은 수업료에 대한 교사의 잡무 하나가 제거된다는 점에서 또한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학교의 공공적 기능 강화를 예측할 수 있다. 교사가 자신감을 갖고 교육
오늘의 소유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잡고 있는 것이 많으면 손이 아프고 들고 있는 것이 많으면 팔이 아프다 이고 있는 것이 많으면 목이 아프고 지고 있는 것이 많으면 어깨가 아프다 보고 있는 것이 많으면 눈이 아프고 듣고 있는 것이 많으면 귀가 아프다 품고 있는 것이 많으면 가슴이 아프고 생각하는 것이 많으면 머리가 아프다 때론 있는 것이 걸림돌이고 많은 것이 늘 아픔이고 보면 헐거운 마음은 한 알의 씨앗이다
나와 내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이고 분망(奔忙)한 듯 하면서도 단조로운 생활을 매일 반복한다. 가까스로 자기들 삶을 영위해가는 우리들의 고착되고 단편적인 시각과 사고영역에선 우리들의 삶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것인가를 직접 피부로 느끼거나 감정에 뚜렷하게 와 닿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요즘 신세대의 현란하고 화려한 전광판엔 구시대적인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의 의미가 진부하고 고리타분한 구습답보의 매너리즘으로 비춰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상'이란 보편적이고 무의미한 내용의 실체는 우리가 느끼는 것만큼의 가치척도는 아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현자의 냉철하고 고뇌의 산물인 낭중의 보석 같은 지혜보다 내겐 소중하고 값진 것이다. 나에게 할애돼 주워진 인생이란 의미 이전에 평범한 삶이라는 그 자체에 부여된 의미가 너무도 크다. 사실적인 사람들이 이어가는 생명전승의 면면한 인간실존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추구해온 삶의 방식이며 너무도 인간다운 자연의 이치에 걸 맞는 지순한 순천의 방식이며 욕심 부리지 않는 소박한 진실이 담긴 자기성찰의 시민적 방식이다. 나의 이런…
올해도 산수유, 개나리, 벚꽃이 차례로 봄을 전하고 있다. '푸른 바다 건너서 봄이, 봄이 와요. 제비 앞장세우고 봄이, 봄이 와요.' 내 유년 시절에는 봄이 온다는 것은 곧 제비가 온다는 의미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해 봄에도 제비는 우리 집 대들보에 집을 짓고 새끼를 길렀다. TV도 라디오도 없던 시절 제비 가족의 지저귐은 마냥 즐거운 음악이었고 평화의 메시지였다. 한창 새총 놀이에 재미 붙인 동생이 새총으로 장 항아리를 깨뜨리더니 급기야는 막 날기 시작한 제비까지 쏘아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파르르 떨면서 죽어가는 제비가 가여워 동생과 나는 소리 내어 울었다. 놀부에게 내렸던 재앙이 올 것 같은 두려움에 섬뜩하기도 했다. 엄마는 나물 바구니에 조심스레 제비를 담고 철퍼덕 앉아 울고 있는 동생 손을 이끌고 뒷산으로 올라가셨다. 나는 큰언니가 예쁘게 수놓아 만들어 준 새하얀 손수건을 찾아 들고 따라갔다. 양지바른 곳에서 걸음을 멈춘 어머니는, 동생에게 새총도 함께 묻어주면 제비 가족이 안심할 거라고 하자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손수건을 내밀자 어머니는 제비가 고마워할 거라며 곱게 싸서 묻어 주었다. 아까워서 쓰지 못하고 서랍 속에 간직해
우리 집 봄은 송아지의 계절입니다. 소에게도 봄은 새끼 낳기 딱 좋은 때이지요. 농장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화르르 피어나는 꽃을 시샘하듯, 연이어 태어난 어린 송아지들이 축사에 북적거립니다. 난 지 두어 달쯤 되면 송아지들의 저지레는 절정에 이릅니다. 성긴 칸막이 사이로 빠져나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볏짚이나 건초 위에 실례해 놓고 뭉개기도 합니다. 젖을 뗄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지요. 남편을 도와 덩치 큰 놈들을 골라 송아지 축사로 옮겼습니다. 그저 신난 송아지들은 포장으로 유도해 놓은 길을 따라 후다다당 몰려 들어갑니다. 칸막이 문이 닫히는 순간에도 천방지축 뛰어다닙니다. 저녁 무렵 어미에게 젖을 먹으러 가는 길이 막혀 있음을 알았을 때, 그제야 큰일이 일어난 걸 알아차린 듯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어미를 부르는 송아지들의 "오옴메~!" 소리가 점점 높아집니다. 어미 소들도 애가 타는지 젖은 목소리로 송아지를 부릅니다. 평온했던 농장에 때아닌 이별의 소용돌이가 불었습니다. 한데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젠 아기가 아니라 어른으로 대접받고 살 시기가 되었음을, 어른이 되는 길에는 이별이 먼저 존재한다는 것을 송아지들도 곧 알게 되겠지요. 어미와
자식을 낳는 이유는 뭘까? 노후에 의지하고 싶어서다. 자식을 낳아서 독립할 때까지 보살피는 것은 일종의 품앗이다. 내가 널 보살폈듯이 너도 날 봉양하라는 계약일 수도 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칠순을 넘기면 예전 같지가 않다. 어떤 사람도 팔순을 넘기면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어떻게 사느냐는 것만큼 어떻게 죽느냐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얼핏 돈을 벌어야만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보다 죽는 게 쉬워 보일 수도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죽는 문제도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수명을 정확하게 알지를 못하는 게 문제다. 수명을 모르니까 재산을 어떤 속도로 얼마큼 쓰고 얼마를 남길 것이냐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셀프식당이 떠오른다. 곳곳에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경구가 붙어있다. 사람도 쓸만큼 돈을 벌어서 보람있게 쓰는 게 현명한 것이다. 너무 많은 음식을 갖다가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면 그 음식은 쓰레기가 된다. 돈도 너무 많이 벌려고 애를 쓰면 헛고생 하느라 정작 삶은 즐길 수가 없다. 이보다 중요한 게 거동이 불편한 노년에 누구를 의지하고 사
[충북일보] 4·3일 실시된 보궐선거. 국회의원 2곳과 기초의원 3곳 등 5곳에서 치러졌다. 공교롭게도 영·호남에 국한된 선거였다. 이번 보선(補選)을 놓고 향후 정국을 진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몇몇 사례는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 모두에 다소 민감한 흐름을 시사하고 있다. 후보 양보한 집권당 여야 정치권은 제각각 해석을 내놓았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선거구를 지킨 점을 불행 중 다행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창원 성산구에서 박빙의 대결을 펼친 데다, 통영 고성군 승리로 압승했다고 자평한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여당 참패는 분명하다. 국회의원 2곳과 기초의원 3곳 중 민주당 당적을 가진 후보가 당선된 곳은 아예 없었다. 정의당과 후보연대를 선언한 창원 선거는 애초부터 오판이었다. 비록 정책적 공조를 통해 두 정당 간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으나 민주당과 정의당은 엄연히 다른 정당이다. 각종 노동·경제정책을 바라보는 시각만 보아도 그렇다. 이럴바엔 민주당은 차라리 정의당과 통합하는 것이 맞다. 간혹 정의당은 민주당의 2중대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럼에도 후보단
[충북일보] 강원도 산불은 꺼졌다. 사흘 밤낮으로 축구장 넓이 742배에 달하는 산림 530㏊를 태웠다. 주택 401채가 불타고 창고 77채, 관광세트장 158동, 축산·농업시설 900여 곳이 소실됐다. 사상자도 2명이나 나왔다. 피해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망·부상자 등 피해 주민 구호, 주거용 건축물 복구비 지원, 고등학생 학자금 면제, 농·임·어업인 자금 융자 및 상환기한 연기, 세입자 보조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다. 국세·지방세·건강보험료·연금보험료·통신요금·전기요금 등의 경감 또는 납부유예, 농·임·어업 등 생계수단 시설 복구, 공공시설 복구 등도 지원할 수 있다. 그 외 응급대책, 재난구호,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상의 특별지원도 가능해진다. 불은 꺼졌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산불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3~4월 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208건이다. 연간 발생 건수의 48%를 차지한다. 특히 청명·한식 전후 3일간(4월4~6일) 평균 1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충북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10년간 도내에서 청명과 한식에 연평균 1.2건의 산불이…
진달래 김민정 전 여백문학회장 드디어 가는 곳마다 촛불 잔치가 열렸다 모두 꺼내 쏟아 부은 저 붉은 몸짓 눈이 시려 차라리 감는다 거덜 내며 버텨온 지난겨울 터트린 세속을 아니 갈 수 없어 싸리꽃 같은 햇살 한방에 성년식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금장문향, 은장문향 자개장 속 박혀 반들거림을 멈추지 않는다 4월의 들꽃은 고스란히 박혀있는 잣알처럼 기쁨으로 가득 찼다 소월(素月)의 진달래 꽃이 깨어났다 나도 같이 깨어났다.
이번 연재에서는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 신경 써야 할 2가지 요소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화원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식물은 열대산 내지는 아열대산 식물들입니다. 이런 종류의 식물들은 연중 기온이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잘 자라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식물이 놓일 위치에 따라 적합한 식물을 선택하거나 이미 구매한 식물을 적합한 위치에 놓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이 잘 자라나기 위한 온도의 범위는 15도에서 24도 사이입니다. 종류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정과 사무실에서 식물이 잘 적응하면서 사람과 함께 공존하기에 적합한 온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식물이 24도의 온도에서 자라나는 중이라면 쟁반이나 접시에 물은 받아놓고 그 위에 식물을 올려놓는다거나 잎에 직접 물을 분사해서 식물 주변 공기 중의 습도를 올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잎에 물을 분사해주시는 것은 정기적으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높은 온도에 따른 잎 마름 증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고온건조한 공기가 식물이 시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내온도가 24도 이상이라면 실내 식물에는 너무 뜨거울 수 있습니다.
3월부터 근무하게 된 새 근무지인 이 곳 청주교육지원청 행복교육센터는 무심천 바로 옆, 서문교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평소 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년 벚꽃 구경은 빠지지 않고 해 왔는데, 올해는 본인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무심천 벚꽃의 피고 짐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다. 몇 달 째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와, 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벚꽃을 구경하고 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비록 퇴근길 교통 상황이 만만치 않을지라도 말이다. 이성부 시인의 '봄'이라는 시는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라는 첫 구절로 시작한다. 어느 계절이나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계절은 주로 봄이다. 하지만 나는 더위를 굉장히 싫어하는 터라, 겨울의 종결을 알리는 동시에 여름의 시작과도 같은 봄이 오는 것이 반갑지 않던 때가 있었다. 추위 끝의 따스한 정취가 아닌, 더위 전의 예열 같은 느낌으로 봄을 받아들인 것이다. 기다리지 않았는데 덜컥 다가오는 계절이었다. 굳이 기온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봄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더 있었다. 업무적으로 봄이란 겨울방
만우절(萬愚節)로 시작되는 4월이 열린지 상순(上旬)을 지나고 있다. 앞산 뒷동산에는 개나리 진달래가 봄소식을 안고 사뿐히 찾아왔는데 꽃샘추위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먼 산에는 노파의 머리처럼 춘설(春雪)이 희끗희끗하고 심술쟁이 봄바람은 양쪽 볼을 때리며 스치고 지나간다. 미세먼지까지 숨 막히게 하는 회색하늘만 보이는 봄철이다. 4월의 첫 절기인 청명(淸明)이 되면 화창해 질것인가· 기대했건만 식목일과 청명이 겹치고 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찬밥을 먹었던 한식(寒食)이 되었는데, 강원도 동해안은 강풍에 불덩이가 날아다니는 도깨비불이 화마(火魔)가되어 수십 년 자란 수목들과 모든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난을 일으켜 검은 잿더미만 남기고 말았다. 들판에 파릇파릇 돋아난 달래, 냉이, 씀바귀, 쑥, 돌나물 등이 동상(凍傷)이라도 걸릴까 걱정이 앞선다. 이런 봄날에 딱 맞는 글귀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않다 ' 이 명구(名句)는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叫)가 왕소군(王昭君)의 슬픈 사연을 노래한"소군원(昭君怨)"이라는 한시(漢詩)에 나온다. 왕 소군은 중국의 4대미인중 한사람으로 절세의 미인이었으나 슬픈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한(漢)나
몇 년 전 친한 지인과 격월로 여행을 다니는 것을 목적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그동안 우정을 나누며 만남을 이어오는 가운데 청산도로 여행을 떠났다. 예전에 TV에서 청산도 소개를 할 때, 계단식 밭에 심은 노란 유채꽃이 바다와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화면을 보았다. 언제든 꼭 한 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다녔었다. 우리는 아침 6시에 관광차에 몸을 싣고 청산도를 향해 출발했다. 부부, 친구, 모임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 대의 관광버스 공간에서 같이했다. 4시간여 만에 완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바다의 비릿한 냄새가 여행객을 먼저 맞이한다. 여객터미널에는 청산도로 가려고 배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붐볐다. 긴 기다림에도 모두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다. 검표가 시작되고 문이 열렸을 때 설렘과 떨림의 진동이 동시에 가슴을 울렸다. 섬으로 여행 갈 때만 보던 커다란 여객선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승선을 한다. 여객선은 50여분 뒤 목적지인 청산도 도청 항구에 데려다주었다. 몇 년을 가슴에 품고 다녔던 청산도에 안겨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동행한 친구들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가득했다. 우리는 여러 코스 가운데 봄의 왈츠와 서
[충북일보] 정치가 국민을 속인다. 권력이 덩달아 국민을 속인다. 국회의원들의, 고위공직자들의 속임수가 이어진다. 왜곡에서 사기까지 범죄 수준을 들고난다. 오늘도 속고 또 속인다. *** 내로남불 전형 돼서야 "창피한 줄도 모른다." "미안함도 없다." "늘 남 탓이다." "내로남불이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최근 벌어진 장관 후보들의 국회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나온 말들이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청문회 풍경은 늘 비슷하다. 세월을 지나 공수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쌍둥이처럼 같다. 이익을 좇은 흔적이 역력한 장관 후보자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요즘엔 부동산 사랑 공직자가 특히 많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25억 원 건물 구입' 논란으로 물러났다. 그 후 변명은 그를 더욱 궁색하게 만들었다. 불법과 탈법적 수단까지 동원한 장관 후보자도 있다. 범법자 수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사랑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11년 전 자진 사퇴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똘똘한 3채'로 유명세를 탔다. 재테크 달인으로 인정받았다. 공직생활 동안 부동산 투자로 흙수저
4월 7일은 세계보건기구가(WHO) 창설된 1949년 4월 7일을 기념하는 '세계보건의 날'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973년에 이날을 기념하고자 '보건의 날'로 정해 올해 47회째를 맞이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날에 맞춰 매년 그해의 중요한 보건 문제를 강조하기 위해 주제를 선정하고 인간의 건강증진을 위한 중점과제나 해결방법 등을 강구해 각국에 보건위생 활동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보편적인 건강 보장, 모든 사람들, 모든 곳에'로 정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 '예방하는 건강생활, 당신의 평생행복'이라는 과제로 세부주제를 정했다. 올해 주제를 이와 같이 정한 것은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은 기본 권리이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건강한 삶이 보장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우리 보건인들은 의료사각지대가 없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 사전적 의미는 '건강을 지켜 나가는 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을 추구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을 희망하면서 가끔은 어디까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건강일까 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건강이란 정신과 육체가 건강한 상태를…
[충북일보] 4월7일, 63회 신문의 날이다. 그런데 정말 아쉽다. 신문이 독점했던 뉴스 시장은 이미 죽었다. 신문은 각성하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 한국신문협회가 지난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문의 날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의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효과 및 실행방안'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도 있었다. 신문 구독료에 소득공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문이 국민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공공 콘텐츠인 만큼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견이 있을 리 없다. 신문 구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게 있다. 신문사가 먼저 해결할 할 일이 있다. 기존의 모든 기자들이 생산해온 기사시스템과 기사콘텐츠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니체의 화법으로 전하면 신문 뉴스는 이미 죽었다. 신문사가 종이신문을 통해 독점 공급해온 뉴스 시장은 없어졌다. 신문사가 죽은 게 아니라 뉴스가 죽었다. 그러다 보니 뉴스를 팔아먹겠다는 신문사가 죽을 지경이 됐다. 이걸 살리겠다고 없는 힘 있는 힘 다 써도 안 된다. 이제 신문 뉴스가 있던 위치를 옮겨야 한다. 가장 먼저 포털의 뉴스…
벚꽃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연분홍 속살 비밀을 간직한 순결 봄빛 물결 비친무지개 동그랗게 매달려 있다 하늬바람에 살랑이는 소녀의 순정 차라리 담고 있으렴 피면 꺽이는 법 비밀은 풀지 않고 간직해야 하는 우주 촌각을 버티고 있는 저 찬란한 외침을
지난 4월 2일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서 지정한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이다. 사이버범죄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을 고려하여 사이버범죄의 예방에 동참을 호소하기 위하여 지정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이 많이 증가한 만큼, 그 공간에서의 범죄도 그만큼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수십억 대 이상의 컴퓨터와 모바일기기, 태블릿PC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쉽고 신속하게 서로 소통하고 함께 일하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처음 도입되어 대중화의 첫발을 디딜 때, 인터넷을 소개하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앞으로 인터넷이 우리들의 삶과 세상을 놀랍게 변화시키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그 예상대로 인터넷은 세상을 많이 변화시켰고, 이제 우리는 인터넷 없이는 단 하루의 생존도 어렵지 않을까 한다. 실제 대중화된 스마트폰을 통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상의 접속이 이루어져서 통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업무를 처리하거나, 물건을 구매하거나, 멀리 있는 사람과 만남이나 대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편리하게 인터넷을…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