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4월이 덥다. 청주의 한낮 온도가 28도를 웃돈다. 그래도 사람들은 춥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으니 한숨이 나온다. 지갑에 돈이 없으니 갈 데가 없다. 실업 공포가 점점 더 커진다. *** 기업이 주연 맡도록 지원해야 인간은 잘 살기를 꿈꾼다. 그런데 대한민국 현실에선 잘 살 수가 없다. 일을 할 수 없으니 돈을 벌 수 없다. 무엇하나 만만한 게 없다. 충북의 고용률은 허리가 꺾였다. 청장년층 고용률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 전체 고용률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에 쏠려 있다. 청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중장년의 노후대책은 위험할 정도다. 일찌감치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는 이미 '5060 신(新)중년'이 됐다. 하지만 각종 복지 정책 등에서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가장(家長)은 부모를 섬기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국가 최고통치자의 공통적인 책무다. 최저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군주시대나 민주시대나 변치 않는 공통의 가치다. 그런데 그러기가 어렵다
4월 23일은 '책 드림 날'이자 '세계책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정부가 '책 드림 날'로 정했다. 책 드림은 영어 Dream에서 따 온 것으로 책을 통해 꿈과 소망 희망을 찾는다. 라는 의미를 함축, 그런 뜻에서 정했다.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1995년 세계적인 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사망한 날인 4월 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월 11일을 '독서의 날'로 '9월을 독서의 달'로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정하여 책읽기를 권장하고 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데카르트가 독서의 중요함을 강조했으며 스티브잡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책'이라 했다. 몽테뉴는 '독서만큼 값이 싸면서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프랑스 작가 샤를만치는 책에 조언을 구하지 말고 책 속의 보물을 훔치라고 했다. 그는 또 독서는 죽음과 벌이는 결연한 전투라고 했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모가 유아기에 책을 읽어주는 것 일상화돼 있다. 유대인들은 수 천 년 전부터 매일
지금부터 450년 전인 1569년 음력 3월 4일 따뜻한 봄날에 퇴계 선생은 69세의 연세로 벼슬에서 은퇴하여 마지막 800리 귀향길에 오르셨습니다. 곁에 두고 멘토로 삼고 싶었던 선조임금도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강한 귀향의지를 존중하여 귀향길을 허락하셨습니다. 경복궁을 나서 동호 몽뢰정에서 1박을 하고 배를 타고 봉은사에 도착하실 때 조정의 동료와 한강변에 운집한 백성들도 아쉽지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생께서 어떤 마음으로 귀향하셨는지 되새겨보는 재현행사가 지난 4월 9일 서울 봉은사를 출발하여 도산서원까지 11박 12일간 대장정으로 엊그제(21일)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도산서원 원장(김병일)이 재현단장을 맡아 24명의 실무진행 팀과 참여자 23명(유학자, 선비수련원, 도산서원 참 공부모임)으로 의관을 갖춘 선비복장을 하고 걸으면서 참여했습니다. 행사 날짜도 450년 전 귀향길에 맞추어 봄 향기 짙은 남한강 옆 강변길을 봄꽃들이 어우러진 충주, 청풍, 단양을 거쳐 죽령 옛길을 선생께서 이동하신 노정(路程)에 최대한 접근하여 이동하였습니다. 4월 9일 오후 2시 봉은사 보우당에서 개회식에 이어 퇴계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의 의미라는 주
법정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는 삶의 지침서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무소유가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우물쭈물하고 대답을 못합니다. 어렴풋이 그림은 떠오르는데 단정 지어서 대답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산도 가족도 뒤로 하고 산속으로 들어가 사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나의 재산을 자꾸만 덜어내어 단출해지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또 아무런 소유물 없이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다니는 나그네 같은 삶을 그릴 수도 있을 겁니다. 생각에 따라 다양해집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물질적으로 점점 가난해지는 삶이 아닐까요. 다시 말해 '현대인에게 부담스런 삶'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소유'를 동경하면서도 '나하고는 상관없는 삶'이라며 등을 돌리고 맙니다. 그리곤 항변합니다. '삶은 경쟁이잖아. 이 경쟁시대의 소유욕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 욕망이 없다면 결국 어떤 성취도 이룰 수 없지 않겠어' '무소유는 도인이나 성자의 일이지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과연 그럴까요. 요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자면 많이 가진 사람은 자칫 큰 코 다치기 쉽습니다. 나는 절대 투기하지 않았고 노력해서 벌었다고 항변하지만 양파껍질처럼 벗겨보면 썩은 속살이 보입니다. 정직하
[충북일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벌이는 '묻지마 범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함께 병력자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개인의 불만으로 인한 생존권 위협 요인을 줄이는 방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살인 범행 당시 정신장애가 있는 비율은 2015년 7.5%, 2016년 7.9%, 2017년 8.5%로 늘고 있다. 이번 진주사건의 범인도 과거 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살인사건에서 사회 불만이 표출된 우발적 살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다. 2015년 37.7%, 2016년 38.8%, 2017년 41.9%로 증가세를 보이고 나타났다. 범행은 잔혹했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대피하는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12세 여자 어린이 등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범인은 미리 준비한 흉기 2개를 사용했다. 그런 다음 어린이와 여자, 노인 등 약한 사람만 골라 살해했다. 범인은 이미 1년 전부터 수차례 난동을 부리고 주민을 위협·폭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위층에 살던 최모(18)…
목련 도연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바람 난 햇살에 메마른 가슴마다 수줍은 듯 몽올 터뜨리는 백치미의 첫 정 봉긋이 얼굴 내밀다 어느 결 누렇게 탈색하는 짧은 만남 긴 여운 너와 나의 그 사랑
모처럼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모임에 가려는 참인데 어깨 부분이 약간 틀어져 보인다. 지난 겨울에 만든 원피스로, 꿰맬 때부터 아물려지지 않아 속 썩이던 부위가 막상 입으려니 또 그렇게 어색하다. 평소 옷을 고쳐 입는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해 왔다. 재단이며 바느질도 쉽게 했건만 이음매가 어렵다. 다른 부위는 그냥 드르륵 박으면 되는데 어깨와 팔꿈치 부분은 재단할 때부터 까다로웠다. 마땅치 않아 뜯고 고치다 보니 뜻밖에 오래 걸렸다. 일례로 메이커 옷은 대부분 원단이 좋고 디자인이 예쁜 줄 알고 있다. 하기야 그런 면도 없지는 않으나 어깨선과 허리의 연결 부분이 매끄러워 입기가 편하다. 적절한 이음매는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표방한다. 우리 보는 풍경만 해도 어우러지지 않고 겉돌면 삭막할 뿐이다. 흐르는 물줄기와 울멍줄멍한 산세의 경계가 자로 잰 듯 뚜렷하면 참으로 어색할 것이다. 언제 냇물로 강물로 합쳐졌는지 모를 정도의 유연성이 아니면 우리 늘 보는 풍경이 나오기는 힘들다. 엊그제 친정을 다녀오면서 본 달래강도 그랬다. 물 오른 버드나무가 물에 푹 잠겼는데 치렁치렁 늘어진 가지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찰박이는 물소리에 뒤섞여 달천강 합수머리가…
금년으로부터 450년 전인 1569년 음력 3월 4일에 69세의 퇴계선생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왕 선조로부터 귀향 허가를 받아냈다. 도산서원에서는 겨레의 참 스승이신 퇴계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이 땅에서 스러져 가는 정신문화를 다시 세우고자 귀향길 재현행사를 개최하였다. 예전 귀향과 똑같은 일정으로 음력 3월 4일부터 17일 즉, 양력으로는 2019년 4월 9일부터 21일까지 장장 11박 12일 간 800리 길을 걷는 여정이다. 선생이 고향으로 돌아갈 때 장안의 명사들이 분분이 한강변에 나와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선생을 전송했다. 작별의 마당에 시를 빼 놓을 수는 없는 법이라 고봉 기대승 송강 정철 등 기라성같이 운집한 선비들 모두 솜씨를 뽐내어 한 수씩 읊어 드렸다. 이 가운데 으뜸으로 뽑혔으며 선생도 당신의 소회를 잘 읽었다 여긴 작품은 고담(孤潭)의 시(詩)이다.漢江送退溪先生(한강송퇴계선생-한강에서 퇴계 선생을 전송하며) 고담 이순인(李純仁:1543~1592) 한강물 유유히 밤낮없이 흐르는데(江水悠悠日夜流)외로운 돛단배는 길손 위해 머물러 주지를 않누나(孤帆不爲客行留)고향 산 가까
해가 바뀌어 나는 열네 살이 되었다. 한 살을 더 먹어도 달라진 건 없었다. 일력을 찢어 새날을 여는 일도, 가득 찬 요강을 비우는 일도 여전히 내 일이었다. 하나 보드레한 일력을 찢을 때마다 손이 곱았고 곱은 손만큼 마음이 시렸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이 점점 다가왔기 때문이다. 방학 중인데도 하릴없이 학교에 갔다. 찬바람이 웽웽 부는 운동장을 맥없이 돌다 심심하면 애먼 돌멩이를 툭툭 차며 긴 하루를 보냈다. 행여 병태 꼭뒤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어느 날은 그 애 집이 있는 한약방 골목길을 잔바람에 일렁이는 그네처럼 바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겨울 방학이 끝나가도록 병태를 만날 수 없었다. 그 애를 처음 본 것은 세 해 전이었다. 학기 중간에 전학 온 나는 새 학교가 낯설었고 매사가 어설펐다. 그중에서도 짧은 시간 내 으슥한 변소에 다녀오는 일은 늘 아슬아슬하고 무서웠다. 그날도 변소에 가려고 긴 복도를 재바르게 걷다가 7반 교실 앞에 서 있는 한 남자애를 보았다. 힐끔 쳐다보다 그만 눈이 마주쳤다. 여물지 않은 가슴께가 감전이라도 된 듯 찌릿했다. 우리는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자주 맞닥뜨렸다. 그렇다 보니 말 한 번 나눈 적 없는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자기까지 하루가 참 짧다. 긴 인생에 있어 하루는 정말 점과 같은데, 그 점들이 모여서 선이 되고 면이 되고 입체적인 내 인생이 된다. 늘 울타리에서 살다 보니 그 울타리를 끊임없이 벗어나고 싶다. 자유를 꿈꾼다는 것은 자유롭지 못해서 또는 자유가 그립기 때문에 그렇게 오매불망 매달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유를 꿈꿀 때, 나에게 찾아온 한 문장이 있었다. 올해 3월 1일자 충북도교육청 조직개편 사전 설명회에서 들은 한 문장이었다. "나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다" 변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잘 정리해 주는 한마디이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이 문장이 실린 책은 1883년 지금의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출생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전적인 장편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이다. 익숙한 것은 참 편하고 좋다. 그게 나에게 독이 될지라도 익숙한 것은 모든 것을 정당화시켜 준다. 마약처럼 내 삶의 가장 약한 부분을 치고 들어와서 조금씩 조금씩 병들게 한다. 그렇게 나는 익숙함에 익숙해져 버렸다. 나에게 낯선 것은 악이고, 익숙한 것은 선이 됐다. 낯선 것은 두렵고, 왠지 정답이 아닐 것 같고, 잘못 된…
바람꽃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나지막한 꽃들이 하늘을 향한다 봄볕을 받으며 하루 종일 춤을 추고도 신명을 다 하지 못했는지 달빛 쏟아지는 폭포 아래 밤새 어깨춤이다 조릿대 긴 그림자 붉은 물로 색칠할 때 달빛에 목욕한 바람꽃 잠시 휴식 중이다
[충북일보] 사이비(似而非)는 겉은 제법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것을 뜻한다. 사시이비(似是而非)의 준말이다. 진짜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짜다. 인터넷 언론들이 난립하면서 사이비 기자들도 늘고 있다. 스스로 애국자라고 떠드는 사이비 애국자들도 많다. 어이없게도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언론 보도를 미끼로 기업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뜯어낸 사이비 기자가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연주 판사는 최근 공갈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 판사는 "2008년께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일 수법으로 범행을 반복해왔다"며 "동종 범죄 누범기간 중 범행을 재차 저지른 점을 고려할 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건강과 미용을 한번에" "비타민보다 효과 뛰어난 젊어지는 물" "무색무취무미의 보약…"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누린 일부 수소수 제품의 광고다. 이 정도는 약과다. 수소수는 아토피와 천식, 호흡기 질환, 당뇨, 치매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숙취 해소, 소화, 혈액 정화, 심지어 미세먼지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쯤 되면 수소수는 음료가 아니라 만병통치약이다. 그런데…
따스한 봄날과 함께 학교에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학교폭력 또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학생, 학부모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학교폭력의 추세는 점점 다양해지고 흉악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언어폭력으로 시작해 폭행·협박·고문·따돌림·성폭력 등 각종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특정인을 괴롭히는 행동으로 SNS, 카카오톡을 통해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 등의 신종 학교폭력이 등장했다. 단체 대화방에 특정 학생을 초대해 단체로 욕설을 하거나 그 학생만 남겨두고 단체로 나가버리는 행위, 단체대화방에서 나가도 끊임없이 초대해 괴롭히는 이른바 '카톡감옥' 등 메신저로 괴롭히는 방법과 스마트폰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피해학생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빼앗아 금전적으로 피해를 주는 'wifi 셔틀' 등 최근에는 물리적인 폭력행사보다는 상대방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주는 정신적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학교폭력은 학교 내에서뿐 아니라 방과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은 단순히 장난이라고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텃밭에 이른 봄볕이 가득하다. 푸석해진 흙을 한 삽 가득 떠서 뒤집었다. 상큼한 흙냄새와 함께 밝은 햇살아래 드러난 것은 진갈색 흙속의 하얀 풀뿌리들이었다. 봄의 시작이 그곳에 있었다. 겉으로는 지난 가을에 말라비틀어진 고갱이들 밖에 보이지 않지만 땅속으로는 연노랑 줄기와 새잎을 밀어 올릴 준비가 끝나 있었다. 저렇게 가느다란 실뿌리들로 인해 텃밭 가득 피어날 온갖 풀과 꽃들을 상상하니 봄이 코앞에 어른거렸다. 올봄은 그렇게 텃밭을 파 엎으며 만났다. 옛날 친구네 텃밭에서 무 구덩이를 파며 캐냈던 그 봄처럼…. 중학교 1학년 때 사귀었던 그 친구에게는 죄를 지은 것 같은 아픈 기억이 나의 가슴 한편에 얹혀있다. 그와는 쌍둥이 형제마냥 죽고 못 살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번갈아 가며 친구 집에 들락거리며 무엇이든 똑같이 나누려고 했고, 늘 함께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무관심으로 인해 오해와 다툼이 있었고 그 후 서먹해지기 시작했는데, 그걸 되돌리지 못하고 아주 헤어지고 말았다. 세월이 지난 후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은 그렇게 똑똑하고 정이 많았던 친구가 청년기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했다는 것이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고사성어가 있다. 산중에 사는 아낙이 시아버지와 남편, 자식까지 호랑이에게 잡혀 먹어 살기가 무섭지만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 당하거나 못된 벼슬아치에게 재물을 빼앗기지는 않는다며 마을로 내려가 살지 않겠다고 고집하자 이를 본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 가르침을 주셨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즉,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는 고통보다 무섭다는 말로 잘못된 정책, 특히 조세정책을 이야기 할 때 많이 인용되는 문구이다. 요즘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에 대해 말들이 많다. 공시가격이 지역별 균형이 맞지 않고, 토지, 주택, 아파트등 유형별로도 형평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조세의 불형평성이 야기되고 있다 비판하며 그 결정과정과 내용을 공개하라 야단이다. 또 누구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너무 낮으니 더 많이 올려야 된다는 사람부터 내가 집값을 올린것도 아닌데 왜 세금을 더 내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까지 정말 말이 많다. 여기에 국민의 민심에 민감한 정치권까지 가세하니 문제제기의 정도는 점점더 커져가는 양상이다. 필자는 공시제도의 한축을 담당하는 감정평가사들의 집합체인 한국
지난해 무술년의 기운이 저물어갈 때 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던 나는 기독교 방송의 한 장면에 눈이 꽂혔다. 열일곱 살과 열세 살 난 두 아들이 뇌성마비와 지체장애아인 엄마가 한 말 때문이었다. "왜 사람들은 나를 딱한 눈으로 보는지 몰라요, 나는 행복한데." 그때 '행복'이란 단어에 생각이 멈췄다. 행복이란 큰 산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이웃집 가죽나무 높은 가지위에 걸린 별도 아니라는 거였다. 초등학교시절 소풍가서 보물찾기 하듯이 숨어있는 행복을 찾아왔는데 그녀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지금 행복하다'고 했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혹자는 종교를 갖는 목적이 행복을 얻기 위해서라고 했고, 즉문 즉설의 법륜스님은 '행복을 찾고 싶다'는 문(問)자의 답(答)으로 '괴로움이 없으면 행복'이라고 했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해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기에 '이것이 행복이다'라고 할 수 없으며 행복의 가치도 같을 수 없다고 했다. 살아오면서 실체 없는 행복을 찾았고, 남과 비교를 하며 행복의 크기를 쟀다. 돌아보면 어린 시절 어머니의 투박한 손길로 눌러 퍼주시던 반 식기 밥을 먹던 때가 행복이었던 것 같고, 늦은 공부에 빠져 있던 날,…
기계가 만든 창작물이 과연 창작물인가 하는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미래의 잣대 중 하나이다. 인간의 표현물도 여러 가지 자신의 경험만이 아니라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절대적 창작은 존재하지 않다고 본다. 인간이 가진 창작도 결국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조합한 표절의 연장으로 본다. 인공지능 AI의 알고리즘에 의한 창작도 여러 정보를 통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창작의 방법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인간의 창작을 인정해야 한다면 인공지능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에도 창작품이라는 명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작품 소유에 대해서 기계가 가질 수는 없으니 기계의 주인이 창작의 주체라 한다. 그런 논의의 시작인 알고리즘은 아랍의 수학자인 알고리즈미(Al-Khowarizmi 780-850) 이름에서 유래됐다. 중세 유럽에서는 알고리즈미의 책을 교재로 삼아 수학을 공부했다. 그로인해 실용 수학을 알고리즘으로 불렀다. 이 책에는 수학을 실용적 상황에 적응하도록 문제해결을 유도했고 이 문제 해결의 방법을 책으로 쓰고 가르쳤다. 방정식으로 불리는 공식은 무게를 맞춰 상업적 거래를 공평하게 하려는 것에서 시작되며 이것은
[충북일보] 학생들의 교육 전반을 위해 써야 할 대학의 교비회계가 엉뚱한 곳에 쓰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공립대에 비해 주로 사립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재판부(고승일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손석민 서원대 총장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비 회계를 엄격히 관리하는 사립학교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한 것이며 학교 재정을 관리감독 해야 할 총장의 의무를 망각한 행위”라며 “교비에 의한 관리비 지출은 관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손 총장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관사 관리비 4천620만 원을 교비 회계 등으로 납부한 혐의다. 검찰은 당시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대학의 교비회계 부정이나 남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경우 교비 사용과 관련해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정선오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총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용도가 정해져 있는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죄질이 좋지 않지만 횡령
고로쇠 수액 이재숙 충북시인협회 사람의 피가 달다하여 누군가 그대의 동맥에 빨대를 꽂고 갈증을 풀고자 한다면 어떠하겠는가 그 맛에 배인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고로쇠 수액
최근 도시화․산업화와 이로 인한 시설물의 증대로 인해 생활 곳곳에 위험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안전 점검을 하고 안전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재해 사고에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토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 2014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등을 계기로 대형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지난 2015년부터 정부 주관의 국가 안전 대진단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 안전 대진단은 정부, 지자체, 민간 전문가 뿐만 아니라 국민도 모두 참여해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 실태를 집중 점검하는 예방활동으로, 위험성이 높은 시설물들을 점검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안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안전교육․홍보․캠페인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국가의 안전을 사전에 지키기 위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의 기관 중심의 안전진단으로 우리 사회에 발생한 대형 재난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제는 시민이 참여하는 형태의 진단활동을
잿빛 하늘을 머리에 인 채 벚나무가 꽃비를 흩뿌린다. 따스한 봄볕에 화사한 자태를 드러냈던 벚꽃이련만,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에선 왠지 모를 비애(悲哀)가 엿보인다. 밤사이 세차게 쏟아진 봄비에 멍이 든 듯 낙화(落花)는 본색을 잃었다. 쾌청한 날 봄바람에 ‘하늘하늘’ 공중 비행(飛行) 하던 꽃잎이 아니었다. 소리 없이 낙하(落下)하는 꽃잎을 눈여겨보니 연약한 잎들이 빗줄기에 강타 당한 듯 으깨어졌다. 순간 그 꽃잎에 어느 할머니 모습이 겹친다. 노인에게도 한 때는 푸른 시절이 있었을 터. 그러나 퍼런 힘줄이 툭툭 불거진 마른 나무 등걸 같은 앙상한 손, 굽은 등, 주름살로 뒤덮인 얼굴은 지난날 고단했던 삶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노쇠는 젊음의 상실, 고립, 단절, 고독이 삶을 지배한다. 그것을 벗어나려고 안간힘 쓸수록 쇠에 달라붙는 자석처럼 노화(老化)엔 질병, 가난도 뒤따르기 마련인가보다. 흡사 봄비에 멍이 든 꽃잎과 같은 처지의 어느 할머니다. 그를 우연히 만난 것은 며칠 전 하늘이 오늘처럼 낮게 내려앉은 날이었다. 호수 둘레 길을 산책 하다가 의자에 잠시 쉬고 있으려니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한 분이 내 옆에 풀썩
“바둑 한 판에 6개월 두던 시절이 그립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조훈현 9단이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어린 시절 10년 동안 일본에서 바둑을 공부한 그는 담담하게 그 시절의 바둑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가 스승 세고에 겐사쿠를 만난 인연부터, 스승이 자살하게 된 동기, 그리고 그 스승과 함께 죽은 강아지‘깽깽이’소식까지 바둑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선연히 되살아났다. 본가에 가면 50여년의 나이를 먹으며 낡아가는 책장이 있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우리 형제들이 즐겨 읽던 책들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계시는데, 거기에는 70년대 나왔던 한자투성이 시리즈가 지금도 꽂혀 있다. 노르스름한 반상 위에 희고 검은 바둑돌의 그림과 그에 대한 해설은 어린 내게 감칠 맛 나는 무협지처럼 흥미진진했다. 은 일본의 바둑기성전을 해마다 엮어낸 바둑기보였다. 고등학생이었던 형이 바둑에 빠져 해마다 출시되는 기성전시리즈를 모아놓았던 것이다. 일본의 3대 기전인 명인전, 본인방, 기성전 시리즈가 횟수별로 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었다. 형은 기보를 통해 바둑공부에 여념이 없었지만, 난 바둑을 두기 전 풍경이나, 바둑에 얽힌 사람들의 소소한 에피소
‘강호축(江湖軸)’, 아마도 이 단어를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충북을 연고로 하는 내 자신도 이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된 것도 최근이었으므로... 어제 충청북도의회를 방문했을 때 도청 앞에 걸린 여러 현수막 중에서 가장 크게 내 눈에 들어온 글귀도 바로 ‘강호축(江湖軸)’이었다. ‘강호축(江湖軸)’은 그간 우리나라 국토개발정책이 ‘경부축(京釜軸)’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강원, 호남, 충청 등의 지역을 연결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충청북도에서 제안한 국토개발정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강원도의 강(江)도 아니고 전라도를 뜻하는 호남(湖南)도 아닌 충북에서 ‘강호축(江湖軸)’ 주창한 이유는? 언뜻 보면, 경부축의 시점(始點)인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종점(終點)인 부산을 잇는 대부분의 교통망이 지리적인 이유로 충북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경부축 중심의 국토개발정책에서 소외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국가차원에서 육성했던 제대로 된 기간산업(基幹産業)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을 보면 강호축을 처음으로 주창한 충북도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리고 다른 시․도와 비교해서
곤충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농사일을 하는 농부들은 곤충을 대부분 성가신 존재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나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많은 곤충애호가와 어린이들은 곤충을 친근한 대상으로 좋아한다. 농업기술원에서 농업해충을 연구하던 나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농약을 이용하는 방법,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였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향긋한 맛이 일품인 딸기는 해충들이 가해하여 어려움이 있는데, 천적으로 활용되는 칠레이리응애는 저온 다습한 환경을 선호해서 겨울철 작물인 딸기에 매우 효율적으로 점박이응애를 방제해 친환경적이고, 때로는 농약을 이용한 방제보다 더 효율적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해를 주는 곤충도 있지만 익히 잘 알고 있는 누에, 꿀벌 등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도 많다. 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열리는 축제마다 곤충전시는 단골메뉴로서 애완곤충인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곤충애호가들이 사육하는 다양한 곤충을 애완곤충 경진대회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 추세는 식용곤충과 환경정화곤충이 대세다. 식용곤충은 현재 7종(메뚜기, 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와 장수풍뎅이 유충과 쌍별귀뚜라미 약충
[충북일보] 청주시가 드디어 자연환경과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생태적인 토지이용 및 환경관리를 통해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도시생태현황지도를 제작키로 했다. 이미 도비 2억, 시비 3억 총 5억 원의 사업비를 올 예산에 확보했다. 오는 5월부터 용역을 착수해 2021년 4월에 사업을 완료 할 예정이다. 도시생태현황지도는 자연환경의 생태적 특성과 가치를 반영한 정밀한 생태정보 지도다. 공간적 경계를 가지는 특정 생물군집의 서식 공간을 생태 유형별로 분류하고 보전가치 등급 등을 표시한다. 2000년 서울시가 가장 먼저 도시생태현황지도를 작성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청주시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06년 이미 도시생태현황도를 구축했다. 도시지역의 공간적 경계를 생태적 특성에 따라 구분했다. 각 지역별 유형과 보전가치도 등급화 했다. 토지이용현황도·토지피복도·지형주제도·현존식생도·동물상주제도 등으로 나눴다. 단절된 녹지·습지 등을 연결시켜 도시의 생태적 기능을 높이는 기능을 하게 했다. 청주시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