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딸아이가 준 커피 한 잔을, 운전하면서 차에다 두고 다 마시지 못한 채 며칠이 지났습니다. 아깝지만 조금 남은 커피와 일회용 커피 컵을 버리려다가 컵 종이홀더에 쓰여 진 시를 보았습니다. 봄이 너에게... 이 환 천 벚꽃들도 피워주고 봄바람도 불어주고 분위기 다 잡아줘도 연애한번 못해보고 진짜 정말 이럴꺼냐 먹고 무심코 버려지는 종이 홀더에 봄이, 불안정한 청춘이 담겨있었습니다. 바쁘다고 계절이 오고가는 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내게 쉼표 같은 느낌이 드는 내용이었습니다. 버리려던 종이를 손에 들고 한참을 읽어보다가 문득 주위를 보니 벚꽃이 지고 형광빛 연두색 잎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쟁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달리는 젊은 청춘들에게 이 시는 어떻게 읽혔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4포 세대'라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연애는 사치입니다. 무한 경쟁시대 열차 속에서 고군분투 중이거든요. 경쟁사회에서 뒤쳐진다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이 자기보다 앞서나가지 못하도록 발목을 붙잡기도 하고 끌어 내리기도 합니다. 잘하든 못하든 우선 끌어 내리고 보는 것입니다. 그때 주로 사용하는
"바르게 줄서서 다른데 보지 말고 앞을 보고 걸으세요." 라고 말해 놓고 아차 하고 나를 돌아본다. 내가 지금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걸까. 나는 또 딜레마에 빠진다. 다른 곳은 보지 말고 앞을 보고 걸으라니. 옆도 보고 뒤고 보면서 주변의 사물들에게 눈도 떼어주고 꽃들의 향기도 맡아보고 걸음을 멈추어 바람의 살결도 느껴봐야 하는 거 아닐까. 해마다 현장학습을 갈 때 면 일주일 전부터 줄을 서보곤 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로서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목적지 까지 안전하게 가서 출발지로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현장학습에 가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얻어올까도 고민을 하지만 그보다는 안전을 더 우려한다. 왜냐하면 정작 안전사고가 난다면 얻어오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연 무엇을 위해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유목민들은 떠나기 위해서 정착하고, 농경민들은 정착하기 위해 떠난다고 했던가. 현대인들은 어디를 가든 목적지를 정해 놓고 간다. 중간에 무엇이 있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잠시 스치는 것 일뿐. 목적지까지 가장 빨리 가장 안전하게…
[충북일보]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보다 58분 먼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서비스 품질 불만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너무 많다. 충북 등 지방 소외는 심각하다. 부족한 5G 기지국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기지국 확충은 더디기만 하다. 이동통신업체는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 달이 흐른 현재까지 5G 사용이 어렵다. 아직까지 '충북=5G 오지(奧地)' 신세다. 4월 현재 충북도내 5G 기지국은 512곳이다. 한 달 전 364건 보다 40.6%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5G 기지국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정부마저 지방의 상황을 제대로 고려치 않고 있다. 그저 '5G 시대 도래' 홍보에만 주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스마트 이노베이션(SMART INNOVATION)'을 주제로 '월드IT쇼 2019'를 개최한다. 5G 이동통신 기술과 새로운 응용 상품·서비스 등의 전시가 주요 내용이다. '5G 상용화'도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축제 분위기'부터 만드는 모양새다. 실제로 그런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5G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메아리 김옥배 충북시인협회 나는 산 메아리예요. 아무리 연습을 하여도 아기도 아니건만 걸을 수가 없어요. 혼자서 말하기는 더욱 못하고요 저기 저 산과 손잡고 싶어 가능한 소리를 길게 만들어 보내고 내게 오는 말에 꼭-꼭 대답은 하여도 도무지 만날 수가 없어요. 눈보라치는 겨울나무의 정상과 눈이 시리도록 보고 또 보는 단풍 산 아래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과 진달래꽃 붉은 봄의 길목에 서서 나는 오늘도, 단지 똑똑하게 들었다가 되돌려 보내 줄 연습을 합니다. 불평불만은 잊은 지 오래 두 귀를 산 이슬에 씻으며 제자리 지키기, 오로지 잘 듣는 연습을 합니다. 내일 찾아줄 그 누군가를 위해서.
우리 몸의 구성 성분 중에는 결체 조직이라는 것이 있다. 성상이 다른 구조물을 서로 결합하여 분리되지 않도록 체결하는 역할을 한다. 힘줄과 인대가 바로 인체의 대표적 결체조직에 속한다. 힘줄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고,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구조물을 단단히 붙들어 매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어느 정도의 움직임을 허용하면서 근골격계 특히 관절 가동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서로 분리가 되지 못하게 하는 '안정성'과 맞닿은 두 조직에 일정 부분 움직임을 허용하는 힘줄과 인대의 '동력학적 물성'은 콜라겐 섬유소의 분자 수준에서의 배열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며, 오랜 기간 우리 인류가 움직이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체득(體得)한 진화론적 자연선택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런 결체조직의 특정 부분에 작은 외력이 누적되거나, 순간적이면서도 강력한 부하가 걸리게 되면 콜라겐 섬유소의 규칙적인 배열에 변화가 나타나고 결체조직으로서의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심한 경우 힘줄이나 인대의 파열이 발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구조·기능적으로 취약한 조직 주변이 부어오르고 주변 피부조직까지 붉은색을 띠며 통증과 압통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는 '지자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녹지,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사유재산 침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이듬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20년간 원래 목적대로 개발되지 않은 도시계획시설은 2020년 7월 1일을 기해 해제한다'는 규정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1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정부와 지자체의 미온적 대처, 열악한 지자체 재정상황 등으로 당장 1년 뒤면 도시숲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으로 분류돼 소유주의 재산권 행사를 통해 개발되거나 사유지로 봉쇄될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도시공원 일몰제를 통해 개별 토지주의 재산권을 보호해줘야 하는 동시에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난개발 및 녹지 감소 등을 해결해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해있다. 2010년 착공한 4대강 작천보는 노후화로 그 기능을 잃어가던 보를 개비함으로써 농업용수 공급의 안정화와 홍수예방, 자전거도로 등의 편의시설 확충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강이 흘러 지류를 모으고 바다에 가까워지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2007년 필자는 삼성창원병원 재활의학과장으로 봉직 차 경남으로 이주했다. '전국
약 2년 전 추석 때의 일이다. 차례를 지내고 마당을 걷고 있는데 아침햇살이 서쪽의 오래된 부엌문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 오른쪽에는 어릴 적 태엽을 감으며 놀던 괘종시계가 있었고 녹색 고무호스가 그 위에 걸쳐서 길게 늘어져 있었다. 부엌문 왼쪽에는 연노란 우비 두세 벌이 모서리에 걸려 있었고 그 앞의 조그만 수돗가에는 갈색의 고무 양동이와 파란 물뿌리개가 엎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밝게 빛나는 황토색 부엌문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널린 사물들이 시골의 번잡한 풍경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SNS 계정에 사진을 올리면 멋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충주로 돌아와 아침에 찍은 사진을 이리저리 확대해가며 보다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사진 속 물건들은 아무 이유 없이 그 자리에 놓여 있는 게 아니었다. 부엌 앞 수돗가는 부모님이 들에 나가기 전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곳이자 해 질 녘 손발을 씻으며 마무리하는 공간이었고, 괘종시계가 마당을 향해 걸려있던 이유는 농사철에 바삐 움직이며 시간을 바로 확인하기 위해서, 호스가 괘종시계에 걸쳐 있었던 이유는 안에 물이 고이지 않
요즈음 헌법재판관 임명에 따른 논란으로 국회가 마비되고 야당은 장외투쟁으로 길거리로 나가서 시위를 하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쪽은 비난하고 한쪽은 감싸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데 국민들은 피곤하다. 헌법재판관은 모두 9인이며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9인 중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3인 임명해야 하고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장(長)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엄연한 법이 있는데 인사청문회가 채택되지 않은 재판관을 임명해서 이 사달이 난 것 이다. 과거 정권때부터 인사청문회를 통과 못해도 장관으로 임명하는 일은 종종 있어 왔지만 법을 다루는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마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못하고 임명한 것은 아무리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법을 다루는 재판관을 법에서 지정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조항이 엄연히 살아 있는데 이를 거치지 않은 재판관이 우리나라법의 위헌성과 정당해산,탄핵권을 갖는다는 자체가 보통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시정잡배들은 금방 한 약속도 깨버리고 마구잡이로 행동할 수도 있지만 헌법재판관이 법에 있는 청문회를 거치
지난 주말 벚꽃길 걷기에 다녀왔다. 벚꽃보고 왔으면 겨울옷은 들여보내도 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집어넣었던 옷들을 세탁하여 넣었다 도로 꺼내기를 반복하게 된다. 올 봄도 영락 없이 성급히 집어넣은 옷을 다시 꺼내 입었다. 벚꽃으로 봄과 겨울을 구분하여 옷 정리를 한다. 겨울 외투를 정리를 하면서 늘 너무 많이 사들였다는 반성을 하지만 계절마다 반복되는 생각이고 언제나 똑같이 그 생각을 잊는다. 이러다 벌 받지 싶다가도 해마다 늘어나는 체중을 감당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고 있는 중이다. 한 계절을 보내며 세 번 이상 입지 않은 옷은 없어도 되는 것이란다. 한 번도 꺼내 입지 않으면서 버리지 못한 옷들로 옷장이 그득하다. 어떤 것은 비싼 것이라서 못 버리고 어떤 것은 귀한 사람이 선물한 것이라 버리지 못하고 어떤 것은 정이 들어서 버리지 못한다. 지난겨울에 30년 가까이 쓰고 다니던 베레모를 잃어버렸다. 내가 다녔던 길들을 되짚어 며칠을 찾아 다녔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털도 빠지고 종이처럼 얇아진 모자지만 제일 아끼고 많이 쓰고 다니던 것이기에 아직도 그 아쉬움을 잊지 못하겠다. 해마다 옷장에서 불려 나왔다 다시…
[충북일보=청주] 수많은 도시인들이 자연과 멀어진 채 살고 있다. 그런 도시인들에게 숲과 나무가 있는 숲길은 선물과도 같다. 심신의 휴식을 위해 더 없이 좋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정비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제주 올레길에서 시작된 걷기 열풍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걷기 길을 만들어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도내 각 시·군엔 호수나 강, 산과 연계한 둘레길이 많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도 있다. 반면 찾는 이들이 별로 없어 예산 낭비의 사례가 되는 곳도 있다. 청주시가 최근 대청호 인근에 둘레길 조성 계획을 세웠다.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행위 제약을 받는 문의면 대청호 주변 길을 이을 예정이다. 상당구 문의면 문산리 일원에 3㎞ 규모로 조성된다. 예산은 16억 원이 투입된다. 이름은 가칭 '대청호 문산길'이다. 문산리 지명과 문의문화재단지 내 조선시대 관아인 '문산관(文山館·도유형문화재 49호)'을 참고해 이름을 정했다. 청주시는 이 길을 청남대와 연계한 수변 관광자원으로 만들 방침이다. 수도법으로 피해를 받는 문의면을 활성화 시킬 요량이다. 가칭 문산길은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에서 시작해 대청호 미술관을…
술값 김동원 전 제천문인협회장 어쩌나 신발 끈 매는 척 써 먹었고 지갑 깜박 두고 왔다고 울거 먹었는데 끝잔에 언제나 주눅 든 내 주머니 "또 뭐여" "아니여 얼렁 뒷간 갔다 올 거여"
올해는 4.19혁명 59주년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학생들이 중심이 돼 정권교체를 이룬 일은 4.19혁명이 유일하다. 정부는 4.19당시 청주시를 비롯해 전국 5대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군의 무차별 공격에 맨주먹 맨손으로 저항하던 186명의 꽃다운 생명이 숨졌다. 6천400여 명이 다쳤다. 청주에서도 4월18일과 19일에 청주대학교를 비롯한 청주공고, 청주상고, 청주농고, 청주고, 세광고, 청주여고, 청주여자고등학교 등 수천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3.15부정선거 다시 하라. 독재정권 물러가라."고 외쳤다. 충북도청을 향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당시 청주대학교 학도호국단 간부였던 김현수, 오세억, 박종희, 박상기 등 4학년과 권인식, 심만보 등 2학년들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1960년 4월14일부터 수차례 비밀회의를 갖고 시위를 결의했다. 살포할 전단지를 프린트 하는 등 밤을 지새우며 준비했다. 마침내 4월19일 결의한대로 나섰다. 시위에 나선 대학생 500여명은 윗저고리 겉옷을 벗고 머리에 수건을 매고 열을 지어 질서 정연하게 나섰다. 학도호국단 간부들이 선두에 서고 권인식, 심만보가 구호를 선창하면서 교문을 나왔다. 시민
남편은 보살사의 물이 좋다며 언제부턴가 생수를 떠오기 시작했다. 2주일 전 오랜만에 함께 물 뜨러 갔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아 잠시 보살사 경내를 둘러보고 오니 우리뿐이다. 물통박스를 내리고 물을 받기 시작하는데 연세 지긋한 아저씨 한 분이 오셨다. 순서를 기다리며 남편이 물 받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시더니 허허 웃으시며 "요건 백산수팀, 저건 삼다수팀이네요." 하셨다. 표현이 재미있어 우리 집 물통 박스를 쳐다보니 하늘색과 흰색뚜껑 병들이 박스 두 개에 나뉘어져 있었다. 남편은 1.5L 병이 아홉 개 들어가는 박스 두 개에 물을 길어오는데 하나는 하늘색 뚜껑 백산수 물병들을 또 하나에는 흰색 뚜껑 삼다수 물병들을 넣어둔 것을 보고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정리정돈을 잘 하는 사람답다 생각하며 남편이 물을 채우는 과정을 바라보았다. 먼저 뚜껑을 다 열어 약수터용 파란색 국자에 넣어 두고 물병을 담은 채 박스만 살짝살짝 돌리며 물을 조금씩 받는다. 한 바퀴 다 돌려 아홉 개에 씻을 물을 다 받으면 물병 하나를 깨끗이 흔들어 씻은 후에 먹을 물을 채우기 시작하고 다 채울 동안 나머지 물병을 씻는다. 물을 받는 것도 물병을 들거나 하지 않
요술버선을 신어본 경험이 있는가· 아마 요술버선이 대체 뭐냐고 되묻는 분이 더 많을지 모르겠다. 우리에게는 '할머니 버선', '할머니 덧신'으로 기억할만한 화려한 꽃무늬의 두툼한 버선이 그것이다. 나도 어릴 적 본 기억이 있는데, 화려한 몸빼바지에 더 화려한 요술버선까지 장착한 동네 할머니들이 경로당에 모여 만만치 않게 화려한 화투장을 들고 둘러앉아 계신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에게는 추억의 물건인 요술버선이지만, 누구에게는 핫 아이템이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가 일본인 회원을 대상으로 '한국 재래시장에서 쇼핑하고 싶은 아이템'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요술버선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저렴하지만 따뜻하고 디자인도 다양해서 선물하기 좋다고 한다. 그 밖에도 스틱커피(봉지커피), 일바지(몸빼바지), 다시○과 같은 향미증진제 등도 높은 순위에 등극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왜 팔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제품들이 외국인들에겐 '대박' 상품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생산된 4천원짜리 '호미'가 2만원도 넘는 가격에 팔리며 원예 관련 제품 판매 10위권 안
수십만년전부터 인류가 삶의 근거를 마련한 곳은 대부분 강변이었다. 강자갈을 떼어 연모를 만들어 쓰던 구석기부터 돌을 갈아 쓰던 신석기, 무기를 만들어 쓰던 청동기 유적들이 대부분 이런 강변에서 찾아진다. 충북의 달천, 남한강은 선사시대부터 삶의 터전이었지만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전쟁터였다. 험준한 소백산은 자연히 삼국의 경계가 되어 쟁패지로 부상했다. 고대사 기록에 이 일대 지명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5세기 중반 남하하는 고구려와 북상하는 신라가 충돌한 것은 바로 달천의 상류였다. 달천 상류인 괴산 청천(薩水)에서 백제세력을 몰아낸 고구려는 속리산을 넘어 상주까지 넘보게 된다. 남한강변 충주를 점령한 고구려 세력은 달천으로 거슬러 올라가 상주로 남하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제동맹(羅濟同盟)의 대응으로 상주 땅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웠다. 6세기 중반 신라 진흥왕은 고구려군이 남하했던 달천을 통해 국원성을 점령했을 가능성이 크다. 죽령이나 계립령보다는 달천 길이 용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천 주변은 고대사 유적의 보고를 이룬다. 충주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고구려비가 찾아진 곳이다. 만주 지안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감안
낭성면 관정리는 자연지명인 관터와 머구미(먹우물)를 한자로 표기한 '관기(官基)'와 '묵정(墨井)'에서 한 자씩 따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머구미는 산으로 막힌 지형을 가리키는 '막은 뫼(산)'에서 변이된 것으로 추정되며 관터는 활미 옆에 있는 마을인데 백제 시대에 낭비성(娘臂城)의 고을터라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관터라는 지명은 '관청이 있던 터'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일까? 남일면 고은리의 '관터'는 고은 삼거리의 북쪽 국도변에 있는데 옛적에 관청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영동군 상촌면 임산리의 관터는 현(縣)의 현사(縣舍)가 있던 곳이라 한다. 그밖에도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를 비롯하여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쌍수리, 음성군 생극면 병암리, 충남 서산시 해미면 관유리, 충남 청양군 화성면 신정리, 경기도 아산시 둔포면 관대리,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경북 상주시 낙동면 유곡리,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전북 완주군 운주면 금당리, 강원 횡성군 안흥면 상안리 등에 널리 퍼져 있는 '관터'의 유래도 관청이 있던 터라는 데는 다름이 없다. 또한 관터와 같은 의미와 유래를 지니고 있는 '관골'이라는 지명도 너무나 많이 찾아볼 수가 있다
[충북일보] 숱한 논란을 낳았던 청주시 청원구의 '건축허가 사전예고제'가 폐지됐다. 좀 더 일찍 그렇게 했어야 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다 억지로 멈춘 꼴이 됐다. 청원구는 지난 2월12일부터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시행했다. 지역 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사업주의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명분을 달았다. 하지만 법령상 근거가 부족한데다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로 시행 초기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엔 불필요한 규제 및 소극행정을 없애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지역 건축업계의 반발을 크게 샀다. 급기야 청주시는 지난 12일 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첫 안건으로 '사전예고제'를 상정했다. 내부 논의를 거쳐 결국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다만 행정의 투명성 확보와 주민 알권리 충족을 위한 노력은 이어가기로 했다. 사전심사청구제도와 도시계획위원회 등 각종 심의제도 운영도 더 강화키로 했다. 복합민원실무협의회 활성화 등 기존 제도도 보강해 정책의 취지를 살려나가기로 했다. 청원구가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시행한 까닭은 분명히 있다. 먼저 대형건축물 공사현장 인접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주된 이유다. 주민들도 모르는 사
캐비닛 삶 백초 임호일 충주문인협회 뽀얀 먼지 다닥다닥 안고 찌그러진 캐비닛 삐걱거리는 손잡이는 덜컹 한탄의 괴성을 남기며 부서지는 가슴 언제 적부터 이곳에 외로운 폐물이 되어 부식된 각질을 떨구고 있었던가 젊은 날 튼실한 삶 채우던 꽉 찬 가슴 하나씩 비워지더니 빈속의 무게 없는 삶이 되어 있었던 캐비닛 빛바랜 날엔, 허리까지 버거워지고 머리 위 뽀얀 먼지는 희다 못해 백발이었다 캐비닛 인생 이제는 내 이름조차도 생소하게 잊혀가고 있는 우리 모두 캐비닛 인생이지.
무심한 찌르레기 계절 끝에 울어 쌓고 갈 길 머다하는 상여꾼 조바심에 선소리가 구성지면 요령잡이 한 손엔 노자봉투 또 한 손엔 낭랑한 쇠 요령소리.가슴을 후벼파던 장례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 수년. 엊그제 새 떼를 입히며 사초를 하였다. 이승에 지은 매듭 올마다 한 두시고 그예 떠나시던 정월 초하루! 해토머리 재촉하는 궂은비도 설운 데 순 돋는 뗏장을 다지는 심경이야 억장이 무너져라. 모여선 마을 사람들과 친지들의 서로 엇갈린 주장 속에 봉분이 제 모양을 갖추고 제절을 다듬으니 그래도 모질게 춥던 장일의 그 을씨년스럽고 답답했던 마음이 봄눈처럼 녹아내리며 자질구레 얽혔던 마음의 사슬들이 풀린 것 같다. 진정 석관에 뉘인 시신이야 "좌청룡 우백호"인들 당신 뜻일 수 있으리까? 나 한 몸 살아가는 게 훨씬 더 바쁘고 소중해서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편찮으시던 석 달 동안 몇 밤을 지켜드린 것 외엔 병든 육신을 위해 편안함과 기쁨을 드린 게 없다. 정성이니 효행이니 하기 쉬운 말들이 내겐 그리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밖에 없어 뒤늦은 회한의 눈물이 또 아스므레 앞을 가린다. 눈 들어 세상을 바라보면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하고,핵가족화…
지나온 세월 내가 흘린 눈물을 생각해본다. 뛰어놀다 넘어져서 무릎이 깨졌을 때 흘리던 눈물과는 다른 내 영혼 깊은 곳에서 만났던 눈물을 떠올린다. 어릴 적에 잃어버렸던 동생을 찾아 안고 우시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내 속에서 뜨겁게 솟구치던 눈물, 사랑하는 이들을 놓고 기도하면서 흘린 눈물, 부모님께서 세상을 떠나셨을 때 흘린 눈물이 그런 눈물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엉뚱하게도 친구 딸 결혼식에서 또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아름다운 음악가 신부와 멋있고 능력 있는 의사 신랑을 축복하는 남성 이중창의 아름다운 하모니는 축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순간, 순백의 웨딩드레스가 가늘게 떨리는가 싶더니 신부의 고운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이 조명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신랑이 장갑 낀 손을 들어 가만히 닦아주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만 울어버렸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원앙이라고 흐뭇하던 마음이 애잔한 아픔에 닿은 것이다. 곱게 단장하고 신부 어머니 석에 앉아 있는 표정 없는 내 친구를 본다. 딸이 결혼한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어머니! 아기가 되어버린 어머니 대신 혼수는 물론 폐백 음식까지도 손수 준비한 딸아이의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에 집착하는 것을 볼 때마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성공한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위기와 분단의 비극까지 끝내고 단군 이래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룰 것이다. 그 반대일 경우에는 적잖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테고, 북핵 위협 앞에서 전전긍긍해야할 것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게 될 텐데 문 대통령은 지도력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을 하면서 왜 문 대통령은 아무런 안전대책도 강구하지 않고 몰빵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령 대북 문제가 잘못되더라도 경제나 외교에서 만회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도 강구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생이 불안하다는 사실이다. 경제가 살아나야 북한을 도울 수 있는 국력이 생기는데, 우리도 먹을 게 없는 처지에 어떻게 북한을 돕겠는가, 국내 사정이 이렇다면 주변 국가와의 관계라도 좋아야만 유사시 도움이라도 받을 게 아닌가. 우리는 주변 4강 중에서 어느 나라와도 관계가 좋지 않다. 만약 문 대통령이 비핵화에 실패한데다 민생불만까지 폭발하면 주변국이 돕는 게 아니라 반길 것이
[충북일보] 보수(保守)는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고 한다. 진보(進步)는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전통은 곧 수구(守舊)로 인식된다. 변화와 발전을 지향하는 20대의 경우 당연히 진보적 정치세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요즈음 20대들은 무조건 진보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 2020 총선 앞둔 공천룰 21대 총선이 불과 1년 남았다. 여야 4당 모두 당연히 공천룰을 놓고 당 안팎에서 실랑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전략공천 실시 여부다. 전략공천은 늘 사천(私薦) 논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정치사에서 '물갈이 공천'을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은 전략공천 밖에 없다. 여야 지도부는 신인들에게 늘 당당하게 경선에 임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가산점을 준다고 한다. 많게는 30%, 적으면 10% 정도다. 신인들은 좌절한다. 자신의 득표 대비 10~30% 정도로 막강한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에 맞서 경선에서 승리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이다. 과거에는 수억 원의 정치
[충북일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공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의 공원 396.7㎢가 일몰제 시행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1일, 앞으로 1년 3개월 남았다. 청주도 예외가 아니다. 일몰제 시행 전 해제시점이 앞당겨질 것 같은 도시공원 내 토지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청주 구룡공원은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그런데 도시계획시설 해제 시점이 일부 앞당겨질 것 같다. 구룡공원에 포함된 성화동 일원 전답 등 8필지, 1만3천361㎡가 일몰제(2020년 7월)와 별도로 도시공원 해제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청주시 자체 예산이든, 민간개발을 통한 기부채납이든 용지 확보를 서둘러야할 시점이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난개발을 막을 기회마저 잃게 될 수 있다.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도시계획시설 결정 후 20년이 지날 때(실효)까지 집행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는 관리계획 입안권자(청주시장)에게 계획시설 해제를 신청할 수 있다. 이 8필지도 토지 소유자의 해제 신청으로 시작됐다. 입안권자는 해제 신청이 들어오면 3개월 이내에 해제 수립 여부를 소유자에게 알려야 한다. 6개월 이내에 의회
몸짓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한 송이 꽃으로 날아드는 나비의 몸짓을 보셨나요. 연한 나비의 무게일지라도 출렁, 꽃잎의 흔들림에 부담될까봐 살포시 내려앉는 긴장. 내 눈짓이 들킬까봐 두렵고 미안했습니다.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받아들이는 순간의 고요 꽃 피고 열매 맺는 절정이지요. 그 과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다치지 않게 살갑게 이룩됩니다. 누군가 사랑하려거든 그토록 다가가십시오.
"역경이 사람한테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아름답구나!" 셰익스피어가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서 노래한 이 대목은 우리를 명상으로 이끈다. 시련은 사람을 단련시키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려움을 이긴 사람이 갖추게 되는 덕목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연민'이겠다. 역경을 맞이할 때 배려심과 삶에 관한 깊은 사랑이 진정 우리의 마음에 스며드는 지를 살펴볼 일이다. 커피가 그렇다. 향미가 화려한 커피가 관심을 끌게 하지만, 우수함을 견주는 마지막 순간에는 깨끗하면서도 입에 오래 맴도는 잔잔한 면모를 지닌 커피를 이기지 못한다. 자신을 과도하게 드러내는 것은 주변과 어울리기 힘든 탓이다. 최고의 커피가 지녀야 할 가치는 '어울림',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감'이다. 커피를 두고 둘러 앉아 향미를 이야기하며 행복을 나누는 '공감하는 기쁨(Sympathetic joy)'이 커피가 인류에게 선사하는 최상의 선물이다. 커피는 생각할수록 사람과 같다. 씨앗에서 한 잔에 담기기까지(Seed to Cup) 정성을 다한 커피는 고매한 인격을 마주한 것만큼이나 감성을 훈훈하게 해준다. 어느 한 구석 모난 곳 없이 은은하게 다가오는 향기와 매만지는 듯…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