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럽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이나 물건을 보고 나 자신도 그런 일을 이루거나 그런 물건을 가졌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부럽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란다. 여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누군가에게 부럽다는 말을 전할 때의 뉘앙스는 '너의 그 상황이 좋아 보이니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또는 '나도 그렇게 되어야겠어!'라는 강한 의지가 따라붙는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오히려 '부럽다'는 단어 뒤에 울음을 표시하는 채팅어 'ㅠㅠ'가 붙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나는 너처럼 못할 것 같아'라는 부정적인 마음이 출발점이 되면서 말이다. '부럽다'는 단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쓰던 독자분들이 이 글을 읽고 나서 '부럽다'는 말을 쓸 때마다 나의 좌절감을 드러내는 단어가 아닌가 싶은 괜한 고민을 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싶다. 하지만 내가 '부럽다'는 단어를 꺼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송도와 판교를 부러워해야 할 것인가의 고민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국제시장에서도 바이오산업의 성장세에 따라 정부 주도로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충북 오송과 대구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 것 외에도 전국 대부분의
지난 2017년 8월 대통령께서는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를 선언하며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고액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을 방지하기 위해 2022년까지 5년에 걸쳐 완성하기로 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언론에서는 이를 '문재인 케어'라고 불렀고 이제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정책의 의의와 성과를 돌아보며 미래를 가늠해 본다. 우리나라는 1977년 7월 의료보험을 시작한지 12년 만인 1989년 7월 국민 모두가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전국민 의료보장을 달성했고 올해는 전국민 의료보장 30주년이 되는 해다. 세계에서 최단기간에 보편적 의료보장을 실현해 국민들의 의료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켰고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국민건강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 시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보편적 건강보장의 롤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1989년의 개혁은 불완전한 의료보장이었다. 모든 의료서비스를 건강보험에 넣지 못하고 비급여를 남겨두어 보험적용을 받은 후에도 본인부담금은 부담스러웠고 상한선이 없는 고액진료비는 중산층을 위협하고 있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정책은 이러한 '전국민의료보장'의 불완전성에서 시작됐다. 건
돌돌 말아진 작은 편지봉투를 노란 고무줄로 튕긴 하얀 뭉치가 교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이게 뭘까·' 엄지와 검지로 누르며 비벼보니 작은 씨앗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반대쪽으로 돌려보니 편지 봉투에는 서투르고 투박한 글씨로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관기교장님, 학교 옆 할머니네 꽃씨" 봉투를 펼쳐 안을 들여다보니 좁쌀보다 작은 까만 씨앗들이 한 움큼이나 들어 있었다. 그제야 학교 옆 할머니가 떠올랐다. 6학년 여학생들이 교육감기 동아리 축구 군대표로 선발되어 도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아이들은 중간놀이 시간이면 학교에서 그리 멀리 않은 동네 풋살 경기장에 달려가서 연습을 하곤 했다. 그 날은 학교 숲에서 풀도 뽑고 나뭇가지도 정리하다가 나도 따라 나섰다. 아이들은 쏜살같이 달려가 금방 뒷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서둘러 따라 붙으려는데 학교 운동장 옆 아담한 집 텃밭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할머니가 보였다. 할머니는 제법 연세가 있어보였는데 텃밭 울타리 여기저기에 소담스럽게 꽃을 심어놓으셨다. 석죽 패랭이였다. 흰색, 분홍, 진분홍, 빨강 등 다양한 빛깔의 석죽패랭이는 흰머리의 할머니를 볼 빨간 소녀같이 보이게 했다. "할머니, 꽃을
요즈음 자유 한국당 단합대회에서 '엉덩이춤'을 추었다고 여론이 난리다. 엉덩이를 흔든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바지를 내리고 내년 총선 승리 문구를 넣은 것이 문제가 됐다. 엉덩이 춤은 유죄일까, 아님 퍼포먼스에 불과한 것일까. 중국 측 문헌에 보면 적군에 대한 최고의 모욕은 엉덩이를 까고 치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당 태종이 안시성(安市城)을 공격할 때 고구려 군사들은 이 같은 행동을 했다. 적군을 약 올리는 행위였다. 극도로 약이 오른 당나라 군사들은 총 공격 명령을 하달하면서 성안의 남자들을 한사람도 살려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당군은 안시성을 끝내 점령하지 못하고 통한의 퇴각을 한다. 전쟁에서는 먼저 화내는 측이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한국영화에서도 소재로 삼았다. '거시기'를 주제로 한 황산벌(이준익 감독)에서 백제군은 엉덩이를 보여주며 신라군을 약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배우 이문식이 신라군을 향해 퍼부었던 욕지거리가 웃음을 주었다. 이 같은 모욕적인 표현은 상대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려는 심리전의 양상으로 이용됐을 것으로 상정된다. 이미 고인이 되신 공옥진의 장애인 춤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지역은 본래 청주군(淸州郡) 산외일면(山外一面)과 북강내일면(北江內一面) 지역으로 청주군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1914년 군면 폐합에 따라 청주 읍내의 북쪽 지역을 북일면(北一面)과 북이면(北二面)으로 나누면서 내수 지역은 북일면이 되었다. 그후 북일면이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로 발전하면서 2000년 1월 1일 내수읍(內秀邑)으로 승격되고 2014년 7월 1일에는 청주 청원이 통합되면서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으로 행정 구역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청원군이라는 이름은 자연지명을 근거로 만들어진 명칭이 아니라 원래 청주군이었는데 청주시가 승격되면서 청주시 외의 청주군 지역을 청주시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이라 하여 청원군이라 한 것이다. 따라서 청주와 청원의 통합은 통합이라기보다는 원래의 명칭으로 되돌린 것인데도 청주와 청원이 하나로 통합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옛 청원군 지역이 청주시의 어느 구에 속하는지를 알기가 어려워 지도를 찾아 확인하게 되니 습관이란 참으로 고치기가 어려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청주 지역은 고종(高宗) 33년(1896)에 지방 제도의 개정으로 전국을 13도(道)로 개편하면서 충청북도(忠淸
[충북일보] 전국의 전통 재래시장마다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장 환경의 변화로 촉발된 재래시장의 위기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의 입점으로 기존 소규모 상인들의 피해는 회복불능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언제까지 인위적으로 전통시장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다국적 기업의 대형마켓은 기존 상권에 지각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대기업들도 합세해 기업형 슈퍼마켓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다. 골목상권은 붕괴됐고, 중소상공인들은 빈곤층으로 추락했다. 청주에도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여러 개의 대규모 점포가 성업 중이다. 롯데슈퍼 등 준 대규모 점포도 동네마다 널려 있다. 편의점까지 합친다면 이미 기존 골목상권까지 대기업들의 손에 거의 다 넘어간 셈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확장은 전통적 재래시장에 치명타를 날렸다. 전국 곳곳에서 절규했다. 청주 서문시장도 그 중 한 곳이다. 청주 서문시장은 누가 뭐래도 60여 년의 역사가 있는 청주의 1호 시장이다. 변할 것 같지 않던 청주의 핫 플레이스였다. 하지만 1999년 고속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활기를 잃어버렸다. 그 뒤 상인들이 과거
고향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오늘 하루만이라도 내 기억의 온실에 포근한 정 당신을 초대하고 싶소. 오늘 하루만이라도 내 기억의 창가에 사랑의 정 당신을 초대하고 싶소. 삭막한 세상, 신호등은 분주히 내심을 바꾸어도 너는 언제나 달빛 같은 천심, 천심을 바꾸랴. 모두가 떠나 탕 빈 세상이지만 너는 언제나 내 안에 살아남아 이삭 줍는 밀레, 오늘 하루만은 결코 당신의 손을 놓을 수가 없소. 아니 영원한 둥지 당신 곁을 떠날 수 없소.
요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빈 점포 광고다. 아무리 선전을 해도 나가지 않으면 파격 임대란 광고가 나붙는다. 주목할 만한 현상은 일부 임대되는 건물은 대부분 노인보호시설로 나간다는 점이다. 그런 간판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보면 노인보호시설도 종류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장 흔한 게 노인요양원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건 노인주간보호센터다. 특히 요즘 갑자기 증가하는 게 주간보호센터다. 이런 것들만큼은 흔치 않지만 간간히 눈에 뜨이는 게 노인요양병원이다. 눈만 뜨면 늘어나는 게 빈 점포인데, 그 중에서 몫이 좋은 곳은 대부분 노인보호시설이 들어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 정도로 수익성이 좋은 것일까? 예로부터 고아나 노인을 돌보는 사회사업은 돈이 많은 부자들이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그만큼 사회봉사를 하는 부자들이 많다는 뜻일까? 문제는 그와 정 반대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2,3년만 운영을 잘하면 임대한 건물을 통째로 살 수 있는 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100병상 규모의 노인요양원을 1,2년 운영하면 5,6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다. 그래서 아들
"우산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왜 우산을 만들었을까·" 어떤 이가 대답했다. "자기만의 지붕을 갖고 싶어서···." 사람들은 가끔 혼자 있고 싶어 하고, 가끔은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예닐곱 개의 가느다란 살이 모여 둥그런 지붕이 된다. 엄지로 손잡이의 버튼을 누르는 순간 비와 바람은 물론이고 타인의 시선까지 막아주는 아치 모양의 아늑한 공간이 하늘로 두둥! 펼쳐진다. 우산은 비 오는 거리를 이리저리 떠돌며 유영하는 길 잃은 큐피트의 화살이다. 뼈대 사이 지느러미를 너풀거리며 하늘을 떠다니다 갑작스러운 빗방울에 운명처럼 뛰어드는 빗물 냄새 풀풀 나는 사랑을 꿈꾼다. 한쪽 어깨가 젖어 휘감기고 축축해지더라도 기꺼이 좁디좁은, 좁아서 더 행복한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눈물이 비처럼 흐르던 젊었던 날, 세상을 모두 잃은 듯한 상실감은 무시로 아프게 했었다. 온몸으로 비를 철철 맞아도 상처는 아물지 못하고 덧나기를 반복하던 때 자연스레 검은 우산을 펼쳐 들었다. 타인의 시선을 피할 공간이, 몸을 숨기고 마음을 숨길 곳이 필요했다. 그 지붕 아래서 여름이 다 지나도록 비를 가렸고, 해를 가렸고, 눈물을 가렸고, 사람들의 시선을 가렸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오송 바이오헬스산업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강호축 발전을 언급했다. 강호축은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축으로 경부축과 X자로 교차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토 발전이 경부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앞으로는 강호축과 균형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충북을 찾아 대통령이 인사치례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대통령 발언 전에 충북도가 중앙정부에 제안한 호남고속철도와 충북선 연결 고속화사업이 예타(예비타당성조사)면제사업으로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충북선이 호남고속철과 이어지면 목포에서 오송을 거쳐 충북을 관통해 강릉까지 이어지는 강호축 철도 동맥이 완성된다. 통일이 되면 목포에서 청주를 지나 강릉과 원산을 지나 청진과 블라디보스톡으로 연결되는 철로가 개통된다. 강호축 개발이 진전되면 그야말로 충북은 X자 발전 동맥의 중심에 놓여 교통과 물류 등에서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북인으로서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그러나 시야를 충북 내로 좁혀 우리 고장 옥천을 중심으로 영동·옥천·보은 등 남부3군에 주목하면 결코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개발과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상황에서 충북 도내에서도 '내놓은…
[충북일보] 정전협정 66년 만에 북한 땅을 처음으로 밟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그는 지난달 30일 세계가 주목하는 북미회동을 연출했다. 다음날 7월 1일 전국의 모든 언론은 이 소식을 1면 톱으로 다룰 정도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행보는 매우 파격적이었다. 그런데 세계의 주목을 덜 받은 트럼프의 또 다른 회동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대기업 총수 20여명 참석 트럼프는 6월 30일 오전 10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20여 명의 재계 총수들과 회동했다. 트럼프의 요청은 매우 간단했다. 먼저 미국에 투자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재계에 따르면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기업이 총 360억달러(약 40조원)를 투자했다고 한다. 이어 한국기업이 미국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도 높게 평가했다. 전형적인 세일즈 외교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 3조6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날 백악관에서의 트럼프 면담 후
[충북일보] 세상의 시선이 다시 한반도에 집중됐다. 역사적인 남·북·미 판문점 '깜짝 3자 회동'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 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53분 동안 '사실상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연출이다. 이번 남북미 정상의 회동은 많은 변화를 예상케 한다.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다시 떠오르게 했다. 제자리걸음만 해온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켰다. 실제로 국민들 사이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이 두 가지 사안을 미국에 줄기차게 요구했다. 게다가 이날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북한이 적극 응한 만큼 한 가지라도 대가로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북미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올스톱 상태다. 재가동을 위해 남북경협이 급한 건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기업인 등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북경협은 결국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상징된다. 향후 1년 안에 금강산 관광 재개가 가
저 숲에도 김호숙 새터초등학교장 저 숲에도 휴대폰이 있다 바람에 뒤집히는 잎 새들 웅성거리며 기다리는 전화가 오지 않는다고 맘 태우고 누구 전화한 사람 없냐고 부재중 전화가 있어 궁금하다고 수신음을 보내온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종합 평가에서 청주시가 4등급을 받았다. 칼을 빼 들었다. 비위 공무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처벌하고 비리 없는 청주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직원 서로가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를 국가 청렴도 아시아 1위로 만든 리콴유 총리가 생각났다. 리콴유 총리는 인구 300만의 작은 나라였던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작은 용으로 만든 인물이며 냉철한 현실 감각과 능수능란한 정치술을 가진 20세기 뛰어난 세계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총리 직속으로 부패행위 조사국(CPIB)을 설치하고 막강한 권력을 부여해 공직자의 부정을 엄단했다. 당시 국가개발부의 장관이 건설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정황이 부패행위 조사국에 포착됐고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장관이 리콴유 총리에게 구명을 요청했으나 총리가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싱가포르 공직사회에서 뇌물이 사라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도 지난 2016년 9월부터 '김영란법'을 실시해 오고 있다. 제안부터 법안이 시행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조금씩 개정을 하면서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듯하다. 비록 싱가포르에 비해 급진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주말 저녁을 혼자 보내고 있다. 집이 적막강산이다. 남편과 아들은 친구를 만나고 내일 오겠다며 대문을 나섰다. 종일 비가 쉬지 않고 내리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 실외기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만 정적을 깨는 중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낯설다. 그 낯섦이 외롭고 허전하다고 가슴이 전한다. 내 마음은 곧바로 시골에서 홀로 사시는 시어머님을 소환(召還)한다. 사슴 같은 눈망울이 떠오른다.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어머님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혼잣말을 하고 계실 것 같다. 지난주에는 시댁의 조부모님과 큰아버님의 산소를 이장하였다. 요즘은 이장 업체에서 모든 절차를 진행해 준다. 가족들은 조상님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할 일에 대해 은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참석하는 마음이 훨씬 가벼웠다. 시동생과 동서와 함께 장지가 있는 선산으로 향했다. 뒤늦게 도착한 선산에서는 벌써 포크레인 작업이 끝나고 몇 명의 인부들은 묫자리를 평평하게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남편을 포함하여 시댁의 친척들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나무 그늘에 앉아계시는 시어머니와 시 큰어머니가 계시는 곳으로 갔다. 왔느냐며 맞아주시는 두 분의 얼굴이 어둡다.
채근담(菜根譚)에 나오는 산거청쇄(山居淸洒)라는 문장은 "산중에 살면 가슴이 맑고 깨끗하다."라는 내용이다. 봄철 내내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미세먼지를 피해 숲이 우거진 산중으로 들어가면 정말로 가슴이 맑아지고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명문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산중에 살면 가슴이 맑고 깨끗하여 접촉하는 사람마다 모두 아름다운 생각이 든다. 외로운 구름과 들에 나는 학(鶴)을 보면 속세를 초탈한 생각이 일어나고 돌 틈으로 흐르는 샘물을 만나면 씻어버릴 생각이 든다. 늙은 향나무와 매화나무를 어루만지면 굳은 절개가 치솟고, 백사장의 갈매기와 사슴을 벗하면, 번거로운 이름을 다 잊게 된다. 만일 한번 속세로 뛰어들면 사물과 상관하지 않는다 하여도 곧 이 몸도 무용지물에 속하리라"(山居,胸次淸洒,觸物皆有佳思。見孤雲野鶴,而起超絶之想,遇石澗流泉,而動澡愛吃·,撫老檜寒梅,而勁節挺立,侶沙鷗麋·,而機心頓忘 若一走入塵寰,無論物不相關,卽此身亦屬贅旒矣) 이 문장의 요점은 자연 속에서 참된 삶을 모색(摸索)하라는 내용의 글이다. 한반도 주변의 정세가 수시로 요동치는 뉴스를 보다가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가슴이
일상에서 접하는 식물을 이해하기 쉽게 3가지로 분류하겠습니다. 첫째, 관엽식물은 잎을 감상하기 위한 식물을 말합니다. 관엽식물은 배수가 잘되는 흙에 심어졌다는 가정하에 겉흙에 살짝 마르면 물을 주시는 것이 일반적인 관리법입니다. 간혹 물을 자주 주실 필요가 없는 관엽식물의 경우에는 손가락 한 두마디 깊이의 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시면 됩니다. 물을 주는 간격은 성장이 한창인 봄부터 여름까지는 충분히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에 식물이 휴면하는 시기인 가을부터 겨울 동안은 겉흙이 바짝 마른 뒤에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냉방과 난방 바람이 식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냉/난방 바람은 습도가 40% 이하로 식물에 치명적입니다. 특히 상점이나 사무실에서는 일과 후 냉/난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정상적인 물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간신히 연명할 정도로 물을 주시고 흙이 마르는 정도를 항상 확인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둘째, 꽃을 감상하기 위한 식물은 토양이 수분을 머금고 있도록 유지해 주시되 항상 젖어있지 않도록 약간의 간격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꽃에 따라
[충북일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을 냈다. 지난달 30일 1분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월경했다. 넘지 말라고 그어놓은 '금단의 선'을 넘었다. 정전협정 66년의 벽을 깨는 순간이었다. *** 역설의 성취 이룰 수 있다 넘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넘지 못할 선(線)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과 극이 통한다는 역설을 현실화 했다. 전쟁과 평화가 위태롭게 공존하는 공간에서 증명했다. 한계를 뛰어넘는 리더십이 만든 '역설의 성취'였다. 선을 넘자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역설의 성취는 남북관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비핵화처럼 묵직한 주제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국내 문제에도, 충북의 현안에서도 나올 수 있다. 충북의 명문고 설립 문제가 제자리걸음이다. 본격화 된 논의에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과 전인교육에 대한 가치 조율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일단 두 기관은 충북의 명문고 설립에 동의했다. 어떤 명문고를 어떻게 언제 만드느냐만 남은 셈이다. 중요한 건 한 가지다.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원칙을 지키고 정당성에 집중하면 된다. 단 한 번 만나서 해
[충북일보]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재개발이나 재건축 분위기가 심상찮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려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백지화 등 좌초 위기로 치닫고 있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청주 운천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백지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곳은 지난 4월2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주민 찬반 의견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재건축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우편 접수를 모두 마감해야 최종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조사서만을 가지고 찬반을 분석한 결과 재건축 반대가 과반 이상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운천 주공 재건축 사업이 백지화되면 우암1구역과 함께 정비구역에서 빠지게 된다. 우암1구역 재개발은 소유자 44.9%가 정비구역 해제를 요구했다. 지난 16일 주민 공람을 마무리하고, 의회 의견 청취도 마쳤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시 공고만 이뤄지면 우암1구역 재개발 사업은 취소된다. 이렇게 되면 청주지역에선 주건환경정비 2곳(영운·모충2), 재개발 8곳(탑동2·사직1·사직3·사모1·사모2·모충1·복대2·사직4), 재건축 4곳(율량사천·봉명1·봉명2·사창2공구B블록) 등 14개 구역만 남게 된
잠귀 밝은 아이 이의희 충북시인협회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있었네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지 보름달이 뜬 날 밤 엄마는 간절히 기도를 했어 잠자는 아이 머리맡에 앉아 신발이 작아질 때 까지 만 머리를 묶을 수 있을 때 까지 만 잠귀 밝은 아이는 귀가 밝은 나무를 향해 밤마다 뜨는 별이 되길 까만밤 엄마 곁을 지키는 반짝이는 별이 되길 간절히 기도했지
직장인들 중에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58%가 현 직장에 불만족이라고 한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겨우 20%, 그중에서도 '매우 만족'은 7%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같은 직장인인 나는 어디에 속할까· 이 질문에 나는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매우 만족하는 7% 속에 들어간다고. 왜냐하면, 나는 매일 두 번씩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일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은 강사다. '노후준비 전문강사'. 사람들에게 노후준비와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직장 내부직원이 아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다. 우리 공단에서는 국민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노후준비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나는 강사로서, 아니 강사를 하기 위해 공단에 입사한 것은 아니다. 일반직으로 입사해 여느 직원들처럼 국민연금 관련 업무를 해왔다. 특히, 연금 업무 중에서도 직원들이 가장 맡기 싫어하는 보험료 징수업무를 10년도 넘게 했다. 미납된 보험료를 징수하는 일은 체납자와 대립과 마찰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나 역시 이 때까지만 해도 불만족하는 58%의 무리 속에 들어가 있었다.
크고 작은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건배사인데 그 종류가 많아 연말이면 작은 수첩이나 파일로 된 정리본이 나돌아 다닐 정도이다. 당일 모임의 구성을 감안하여 한 두개의 건배사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재치 있다는 소리라도 들을 수 있다. 건배사에 노래가 등장하기도 하고 儒者의 모임에서는 기소불욕에 물시어인으로 화답하는 등, 모임의 성격에 따라 건배사는 더욱 다양하게 변화한다. 이제 초기의 문장 식 건배사가 시일이 지나면서 머리 문자인 이니셜에 막대한 의미를 담거나 각종 사연을 축약하는 모양새로 유행하니 외우기도 어렵고 잔을 들어 배운 건배사의 의미를 새기기조차 쉽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자 필자는 잠깐 웃게 만들며 머리를 혼란하게 하는 것보다는 평범하더라도 서술형 건배사가 차라리 더 낳겠다는 생각이다. 대다수의 건배사는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자리가 파하기도 전에 이미 잊어버리는 것들이 태반이라 단지 스쳐 지나가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더 많다. 그 와중에 머리를 강하게 때리는 건배사가 하나 들어왔다. '우리가 남이가!' 경상도 식이니 충청도 표현으로는 '우리가 남인가!'라는 말이다. 이거야 말로 매우 심오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우리는 나와 너로 성립되
하늘만 보아도 행복해질 때가 있다. 수술을 받거나 해서 거동이 불편한 병자, 또는 감옥에 갇혀 있는 수인들은 명주 이불 흩뜨린 것 같은 공간이 얼마나 간절할까. 새라도 날아가면 가슴이 뛴다. 하지만 날갯짓은 겨드랑이가 빠질 것 같은 아픔이리라. 그래도 거침이 없으니 새들조차 허공을 거부하지 않는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절망한다. 얼마나 치열한 삶인데 투정이나 일삼고 지낸다면 너무 억울하다. 내일을 보면서 산다. 날개 때문에 내일을 포기했던 하루살이를 보면 아무렇게나 보낸 오늘이 곧 어제 죽은 사람이 염원했던 내일이라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아름다운 날개도 내일이 없는 절망에는 역부족이듯, 내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걸 참아야겠지 싶다. 하필 내일과 맞바꾼 날개로 불길로 뛰어드는 게 하루살이의 본성이다. 경거망동이라 해도 그 속내는 오죽했으랴 싶다.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은 그 하루를 위해 목숨을 걸기 때문이라 쳐도 그 몸짓은 처절하기만 했다. 오늘만 안다고 도대체 오늘만 알고 내일을 모른다고 비난할 수 없는 심정이다. 오늘보다 중요한 게 있다면 내일에 거는 소망이다. 그런데도 하루살이는 날개를 택하였다. 그에게는 오늘이 전부였던 것이다. 내일의…
[충북일보] 2014년 7월 1일 통합청주시가 출범했다. 오는 7월 1일이 5주년이다. 청주·청원 통합은 지역 최대 숙원이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주민주도형 통합'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옛 청주시와 청원군은 1994년 1차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의견 조사에서 실패했다. 지역사회 각계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에도 두 번이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마침내 2012년 6월 21일 청주시의회 의결과 같은 달 27일 청원군 주민투표로 확정됐다. 3전4기의 성과였다. 통합청주시 효과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났다. 우선 재정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청주시 예산은 2조3천353억 원이다. 2013년 청주시(1조958억 원)와 청원군(4천984억 원)의 예산을 합한 액수(1조5천942억 원)보다 46.5%나 증가했다. 전국 220여 개 시·군·구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재정 규모다. 경제 규모가 커지는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인구수 증가세도 비교적 뚜렷했다. 2013년 말 82만4천939명(청주 67만246명, 청원 15만4천693명)이던 인구는 올해 5월 말 현재 83만7천606명으로 1만2천667명(1.5%)이 늘었다. 투자유치 성과도 눈부시다. 2
연애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 자가운전하는 예쁜 여자가 내가 달리는 차선으로 얌체 같이 끼어들기 하고는 차창 밖으로 흔드는 하얀 손을 보면 무 베어먹듯 그냥 한잎 물고 싶다 눈 마주치면 눈 흘레나 하고 싶다 뒤에서 들이받을 생각 아예 말고 살가운 접촉사고나 내고 싶다 지금쯤 억새밭 물녘에서는 무지개도 뛰어넘을 만한 힘센 황소가 녈비에 황금빛 털이 간지럽겠다 밤길에 잽싸게 끼어들기하고는 점멸등 깜박이며 달아나는 차를보면 반딧불이가 반딧반딧 짝을 찾는 것 같다 나도 한 마리 반딧불이가 되어 하늬바람에 공중제비 하고 싶다 홰친홰친하는 낚싯대 펴고 동동거리는 형광찌 불빛따라 얄미운 붕어 한 마리 잡고 싶다 지금쯤 고향집 지붕에는 하양 박꽃이 환하게 피어 은하수까지 다 물들이겠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