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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재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노후준비서비스 팀장

직장인들 중에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58%가 현 직장에 불만족이라고 한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겨우 20%, 그중에서도 '매우 만족'은 7%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같은 직장인인 나는 어디에 속할까· 이 질문에 나는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매우 만족하는 7% 속에 들어간다고. 왜냐하면, 나는 매일 두 번씩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일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은 강사다. '노후준비 전문강사'. 사람들에게 노후준비와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직장 내부직원이 아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다. 우리 공단에서는 국민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노후준비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나는 강사로서, 아니 강사를 하기 위해 공단에 입사한 것은 아니다. 일반직으로 입사해 여느 직원들처럼 국민연금 관련 업무를 해왔다. 특히, 연금 업무 중에서도 직원들이 가장 맡기 싫어하는 보험료 징수업무를 10년도 넘게 했다. 미납된 보험료를 징수하는 일은 체납자와 대립과 마찰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나 역시 이 때까지만 해도 불만족하는 58%의 무리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대외교육 강사 공모'공고가 났다. 노후준비 교육을 위한 전문강사를 모집하는 사내공모였다. 도전해보고는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타고난 능변가 이거나, 남들 앞에서 나서서 말하기를 잘하는 것도 아닌 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남들 앞에 서면 떨려서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더듬거리는 성격이었다. 직장생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기회였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도전'과 '포기'로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런 나에게도 어릴 적부터 가슴 한편에 간직해온 꿈이 있었다. 교사가 되고 싶었던 꿈, 가정형편 탓에 기술계통으로 진학하는 바람에 접어야만 했던 그 꿈, 교사가 된 친구들을 무척이나 부러워하게 했던 꿈이다. 이번 도전은 이루지 못한 그 꿈을 실현해 볼 좋은 기회였다.

오랜 고민 끝에 무모한 도전장을 던졌다. 막상 지원해 놓고도 '선발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경합도 없이 선발되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단다. 순간, '잘한 선택일까·' 하는 회의감이 밀려왔다. '남들은 다 안 하려고 하는 일을 나만 하려고 한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그렇게 강사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강사 10년 차인 지금, 내 일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노후준비와 연금제도를 전파하는 일은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다. 어릴 적 꿈도 이루었고, 남들 앞에 나서기 두려워했던 약점도 극복하게 됐다. 대신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콘텐츠가 진부화되지 않도록 매일 밤늦게까지 강의준비를 위한 공부와 교안 작업을 하고 있다. 어느새 강의는 나의 일이자 취미가 되었고, 은퇴 후를 위한 준비과정이 되었다.

자신의 직장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58%의 직장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만족하지 못 하는 일이라면, 조직 내에서 조금만 눈을 옆으로 돌려보자. 그럼, 그곳에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을지도 모른다. 운이 좋다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설사 그 일이 어렵고, 힘든 일이라서 모두가 기피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나에게는 재미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긴 직장생활 중 잠깐의 방황은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길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져 보자. 지금의 직장을 그만두고 나가서 더 힘든 도전을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없이 다니는 직장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변화를 위한 도전이 필요한 때다.

나는 오늘도 강의 시작과 끝 두 번의 박수를 받고 나오며 10년 전 나의 도전에 별 다섯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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