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서의 첫날,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출근해 민원대에 앉았다. 그날 이후로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나의 천방지축 공무원 생활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출근 첫날을 회상한다면 한마디로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업무 시작 준비부터 민원 응대, 여러 가지 제증명(증명서 신청), 전화 응대, 복사, 팩스 송신 등 모두 처음이었다. 신규 직원이라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아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나의 실수는 감출 수가 없었다. 첫 출근 날 내 자리에 앉아 민원을 보는데 내 옆에 있는 팩스에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다. 왜 아무도 받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던 나는 전화응대 배웠던 것을 떠올리며 자신 있게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민원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잘못 했나 다시 한 번 전화 응대 방법을 생각하고 들어보려 했지만 왜 이렇게 민원인이 과묵한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나를 쳐다보는 공익근무요원을 쳐다보면서 "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공익근무요원은 나에게 팩스 전화기 받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해주며 팩스 전화는 안 받아도 된다고 말해줬다. 그
흔히 돼지풀 또는 도둑풀·말비름·쐬비눔·씨엄씨풀·마치현(馬齒莧)·오행초·마치채(馬齒寀)·장명채(長命寀)라 부르는 쇠비름은 전국의 산과 들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중세 아랍에서는 워낙 잘 자라서 '미친 풀'이라고 부를 만큼 끝없이 자기 영역을 잘 넓히고 생명력을 가진 풀이다. 한국과 중국보다 서양에서 더 잘 알려진 쇠비름은 1만6천 년 전 그리스의 한 구석기 시대의 동굴에서 쇠비름의 씨가 발견되어 뉴스로 알려지면서 인류가 가장 먼저 먹기 시작한 식물 가운데 하나로 이해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주 무대였던 지중해의 크레타섬에 사는 사람들은 4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식을 먹는 습관이 똑같다고 한다.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세계에서 심장병이나 관상동맥질병으로 인하여 죽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 하는데, 크레타섬의 주민들이 밭에 잡초로 자라는 쇠비름을 늘 먹는다는데서 원인을 찾았다고 한다. 쇠비름을 나물로 한 끼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E, C 베타카로틴, 글루틴 같은 것이 충분하다고 한다. 암브로시아(ἀμβροσία)을 먹고, 넥타(nectar)를 마시던 그리스 올림포스산의 신들과 같이 영원한 생명
미국의 어느 전화 회사에서 골치 아픈 고객을 하나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걸핏하면 고객 상담실로 전화를 걸어 핏대를 세우며 시비를 걸곤 했지요. 요금이 지나치게 부과되었다고, 안내전화에 대한 응대가 늦다고, 계약서에 명시된 서비스가 엉망이라고, 수시로 시비를 걸었던 것입니다. 상담원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면 해 줄수록 더욱 흥분할 뿐이었습니다. 상담원과의 말싸움에서 밀리면 아예 전화선을 뽑아버리기도 했고요. 그것에 그치지 않고 몇몇 신문의 독자란에 투고를 했는가 하면 법원에 고소까지 했던 모양입니다. 견디다 못한 회사는 능숙한 상담 전문가 한 명을 고용해 그 고객을 만나도록 했습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수시로 트집을 잡던 고객의 항의 전화가 뜸해지는가 싶더니 이윽고는 사라진 것입니다. 상담실 직원들은 그 이유가 궁금해 전문가를 초대해 비결을 물었습니다. "비결이요· 글쎄요. 고객이 끊임없이 불만을 말할 때 그저 공손히 들었을 뿐입니다. 세 시간 이상을." 머리를 절레절레 내두를 정도로 골치 아픈 고객을 세 시간 이상 인내함으로써 어렵지 않게 해결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참을성을 강조하는 예화는 주변에 참으로 많습니다. 어떤 상인이…
커피의 맛을 알아보고 표현하는 능력은 누구나 타고 난다. "커피 맛을 잘 모른다"고 손사래를 치던 대학생들에게서도 이런 면모는 어김없이 관찰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양과목으로 서원대학교에 개설된 커피인문학(Coffee Humanities)에서는 이채로운 과제가 부여된다. 학생들은 10분 가량 한 잔에 담긴 커피의 향미를 평가하고 묘사하는 법을 배운 뒤 카페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카페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서민이 홀로 운영하는 작은 커피전문점, 이른바 '원맨카페(One Man Caf·)이어야 한다. 학생들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강의실에서 배운 대로 맛을 본 뒤 느낌을 적고 바리스타와 대화를 나눈다. 질문은 미리 준비되는데, "아메리카노의 맛이 이채롭네요, 이런 맛은 어떠하다고 표현하나요·" "이 커피는 한 종류로 만든 것인가요, 여러 산지의 것을 섞은 건가요·" "매장에서 제일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메뉴가 무엇이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등이다. 학생들은 아메리카노의 맛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적고 100점 만점의 점수를 부여해 제출해야 한다. 대체로 스무 살 안팎인 학생들은 그 동안 커피를 습관처럼 마셔왔지, 굳이 맛을 따지거나 더욱이
[충북일보] 국가장학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해당대학 학생들의 생활 사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대학별 국가장학금 지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고소득층 자녀의 서울지역 명문대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국가장학금은 저소득층 자녀만 신청이 가능하다. 소득 8분위 이하여야 한다. 소득 9분위(월소득 922만~1천384만원)와 10분위(월소득 1천384만원 초과)는 제외된다. 국가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적을수록 가정형편이 좋은 학생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런 대학은 대부분 서울 소재 대학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in) 서울' 대학에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자녀들이 많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우수한 학생은 고소득·전문직이 될 수 있다는 이른바 '교육 사다리'의 붕괴 조짐이다. 무너진 교육현장의 민낯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2년간 전국 대학별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자료'에 따르면 재학생이 국가장학금을 적게 교부받은 대학은 주로 서울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자료는 288개 대학과 전문대학 본교를 대상으로 삼았다. 상위 7개 대학 재학생들의 국가장학금 지급비율은 평균 22% 수준이
머무는 것은 잠시 있는 것이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했던가. 그녀를 천안 터미널에 내려 줬다. 인파 속에 섞이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미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가슴이 둔탁한 무엇인가로 짓눌려 으깨지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신음을 토했다. "이제 다시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네요. 교장 선생님도 안 계시니. 선생님 건강하게 잘 살아요."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 내 눈 속에 물이 차올랐다. 그녀와 나는 만리포에서 처음 만났다. 25년 만에 복직한 그녀와 신규 발령 난 나는 삼 년 동안 시골 관사에서 함께 살았다. 첫 발령 당시 내 나이 삼십 중반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으니 난 신규가 아니라 그야말로 쉰규였다. 25년 만에 복직을 한 그녀나 뒤늦게 신규로 발령이 난 나나 업무가 서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다행인건 나는 컴퓨터를 그녀보다 조금 더 잘 다루었고, 그녀는 학부모와 직원들 간에 소통법을 나보다 더 잘 알았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보완해 가면서 낯선 타지에서 학교생활을 했다. 그런 우리가 안쓰러웠던지 당시 교감 선생님은 둘을 불러 닭백숙도 사주시고 오리 훈제도 사주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다. 업무적으로 부족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2015년 영국 대중매체 이코노미스트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호모 사피엔스(Home Sapiens)'에 비유해 스마트폰에 의해 삶이 변화될 인류를 표현한다. 2007년 스티븐 잡스가 스마트폰(iPhone)을 출시한 후 세상은 급속도로 변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70억 인구중 40억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2000년대 초반 집집마다 가지고 있던 비디오카메라, 디지털카메라, 비디오플레이어, 내비게이션 이제 모두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전화기도 사라지고 있다. 1인 1대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전화기가 필요 없다. 요즘 아이들은 전화기 그림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나 자신부터 살펴보겠다. 10년전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가서 기저귀, 분유, 화장지와 식료품을 잔뜩 사서 집으로 돌아오면 "휴~"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지금은 모든 생활용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오늘 밤에 주문하면 내일 아침이면 현관 앞에 와 있다. 의류와 과일도 댓글 꼼꼼히 확인하고 주문하면 실패확률 제로다. 오프라인 매
동양화에 물고기 세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다. 삼여도(三餘圖)라고 하는 그림이다. 무릇 동양화는 서양화와 달리 그림의 소재들이 의미하는 바가 있어 지조와 절개를 나타내는 대나무 그림이나, 벼슬이나 관직과 연관되어 입신출세를 기원하거나 축하하는 의미인 학, 청춘을 나타내는 장미 등 저마다 뜻이 있는데 이 중 물고기 세 마리는 학문에의 정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그러니 삼여도(三餘圖)는 자식의 공부방이나 서당 등 글을 읽는 선비 방에 걸려 있다. 본디 물고기는 유유자적 노니는 생물이라 세 마리의 물고기 그림인 삼여(三餘)란 세 가지 여유를 말한다. 전시장에서 동양화를 관람하다 보면 중국은 물론이고 우리 조상 중 유명한 여러 화가들이 그린 수많은 삼여도(三餘圖)를 만날 수 있다. 삼여도(三餘圖)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에 동우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비록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책 읽기를 좋아하여 늘 책을 끼고 살았다. 학문이 날로 발전하여 경서를 강의할 수준에 이르렀고, '대사농'이라는 오늘날로 하면 장관에 해당하는 높은 벼슬을 지냈다. 이렇게 되자 그에게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각지에서 몰려들었는데
갑자기 한국어 교실이 조용해졌다. 대신 손놀림이 바빠졌다. 방금 전까지 소란스럽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간간이 "학교 그려도 돼요?", "아파트 그려도 돼요?", "선생님, 병원 그려도 괜찮아요?" 등 질문이 들릴 뿐이다. 한국어 교실에서 이번에 배우는 단원이 '우리가 사는 곳'이다. 한국어 교재에서 비교적 어려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지구본을 놓고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찾아보며 궁금증을 갖도록 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고향을 찾게 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흥미로운 출발이었지만 우리 고장의 모습과 환경에 대한 낯설고 어려운 어휘가 등장하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며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걱정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교재에는 위치와 자연환경, 인문 환경 등 평소 자주 접하지 않던 어휘가 등장하고 문장도 길며 내용도 길게 구성되어 있다. 한국어 교실 친구들은 한국어 수준에 따라 편성 되었으며, 2학년부터 6학년까지 함께 어울려 한국어 공부를 한다. 한국어 수준도 수준이지만 가끔 전반적으로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이 이해도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일 때가 있다. 우리는 그럴…
너무 높이, 멀리 있어 반드시 올려 볼 수밖에 없는 게 구름이다. 구름을 직접 만져 보았다거나 냄새를 맡아 본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아직까지 들은 적이 없다. 구름을 숭배한다거나 일생을 구름처럼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헤르만 헤세는 수많은 작품에서 구름을 예찬했고 불교에선 구름을 덧없는 인생으로 비유하면서 자연 자체보다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해마다 추석 성묫길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먼 집안 뻘 가족이 있다. 우연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올해도 역시나 또 만나게 되었다. 형님은 다리가 아파서 못 오고 두 부자(父子)만 왔는데 유난히 얼굴이 밝아보였다. 노총각인 조카가 다음 달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며 싱글 벙글 입을 다물지 못하신다. 딸 다섯 낳고 막내로 태어난 아들이 결혼을 하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모두 축하의 말을 건네며 각자의 산소를 향해 오른다. 잠시 서서 두 부자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평생을 구름 아래에서 방황하던 아주버님의 굽은 등이다. 아내인 형님은 그 먹구름을 이고 수시로 불어오는 찬바람과 서리속에서도 절뚝거리며 살아야했고 그렇게 늙었다. 어찌 생각하면 방황의 밑바닥에 한과 울음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하는 짐작 뿐. 운명
[충북일보] 공공기관과 집권여당이 동해는 일본해로, 독도는 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마디로 얼이 빠졌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엄중경고 하고 나섰다. 정부는 내달 4일까지 긴급점검에 나선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한국바로알림서비스 현황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가정보, 문화, 역사, 동해 표기, 독도 표기, 도시나 지리 등과 관련해 잘못 표기·오류 신고가 지난달 말까지 모두 3만1천647건 접수됐다. 이중 시정이 완료된 건수는 9천695건으로 전체의 30.6%에 불과했다. 특히 동해를 '일본해'로 잘못 표기하는 등의 오류가 1만8천857건이나 됐다. 25%인 4천706건만 시정조치 됐다. 독도의 경우 '일본영토' '다케시마' '리앙쿠르' 등으로 잘못 표기된 경우가 671건이었다. 223건만 시정 조치됐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 대상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434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도자료로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5곳이 안내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했다. 국립현대무용단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경북
마음의 번민 임호일 충주문인협회 이 세상 한 생명체로 태어났으나, 어찌하여 삶이 이리 고달프던가! 번민이 번민을 낳고 내게는 필경 정과 사랑이 문제로 다. 내 안의 수컷 욕정을 다스릴 줄 알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어떤 고요처럼 산사에 홀로 앉아 필시 깨달음을 얻고 있으리라
지난밤에 내린 비는 단비였다. 이제 산과 들은 날이 갈수록 짙푸른 정경을 펼쳐 보이리라. 오늘처럼 무성한 나뭇잎들이 피고 지듯이 하루해가 뜨고 지기는 다름이 없고, 내일도 오면 지나갈 시간이 분명하다. 소소하지만 매일 다르게 일어나는 일상 속에 둔덕이라고 여겨졌던 날들이, 돌아보니 강물에 소 지나간 자리처럼 흔적이 없다. 나는 팔월이 오면 다시 둔덕 앞에 서게 된다. 생전 경험하지 못한 공동주택 건물인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사람의 심사는 왜 이런지, 겨울에 집 앞 인도와 주차장에 쌓인 눈을 쓸 때 면 아파트로 이사 가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했는데 막상 이사계획을 한 날로부터는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엮고 있다. 정월에 장을 담으며 사방이 트이고 햇볕 바른 옥상에서 '언제 또 장을 담으랴' 마당의 돌나물을 뜯으면서도 '내년 봄에는 즐겨볼 수 없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진한 나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키다리 꽃, 옥상의 텃밭, 가뭄에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던 수고로움으로 얻어지던 토마토와 상추 싱싱한 고추 몇 개를 따서 유기농이라고 강조하며 식탁에 올려놓았다. 구석구석 나의 손길이 안 간 곳이 없는 집. 인생이 연극처럼 일, 이, 삼 막으로…
나는 종갓집의 대종손으로 태어났다. 내 나이 30세란 젊은 나이에 가정 살림의 모든 책임을 맡게 되니 앞날이 막막했다. 아직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동생들의 학업 문제와 집안의 경제적 뒷받침도 큰 걱정이지만, 종갓집의 대종손의 역할에다 건강이 쇠약하신 어머님을 모셔야 하고 거기에다 아내와 내 자식까지 도맡아 살아갈 생각을 하니 어깨가 무겁고 앞이 캄캄했다. 매월 받는 교사의 월급으로 많은 식솔들을 어떻게 감당해 나갈까.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걱정이 태산과 같았다.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사는 동안 산도 만나고 파도도 만나는 험한 길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꽃길을 만나는 순탄하고 행복한 길도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았다. 그렇게 집안 전체를 살피다 보니 우리 가족은 항상 셋방살이 신세를 벗어날 기회가 없었다. 단 칸 방에서 두 칸 방으로 몇 번을 옮겨 다니며 살다보니 내 집 한 채 장만한다는 것은 아주 포기한 채 내 평생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때 당시 얼마나 경제 형편이 어려웠으면, 나는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다. 남동생 대학 수업료가 없어 아내의 결혼 패물을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고, 힘겨운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경험한 뒤에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다. 비록 마음 한편에 아팠던 상처의 흔적이 평생토록 남게 됐지만, 이후 인생을 살아가면서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처음과는 달리 어렵지 않게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우리 신체 기관의 세포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뼈가 부러진 경우, 분리된 골절 단의 양 끝으로 가골(假骨, callus)이 형성되면서 골유합(骨癒合)이 진행되는데, 우리 몸은 골절 부위에 손상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끔 스스로 골절이 있기 전보다 더욱더 튼튼하고 두텁게 가골을 만들어 그 자리에 재골절을 예방하게 된다. 또한 수술 창이나 피부 연부조직의 열상(裂傷)이 회복되면서 찢어졌던 부위가 반흔조직으로 채워져 딱딱하게 그 성상이 변한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것이다. 이처럼 신체 상처의 정상적인 치유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반흔조직이 손상 이전 조직 상태보다 더 튼튼해진다는 사실에 입각한 치료 방법들이 있는데, 체외충격파치료(ESWT)가 그중 하나다. 체외충격파치료 도입 초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혹시 술한잔 먹고 실수가 있더라도 곧바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면 상대방이 수긍을 하고 용서를 해주고 관계를 원점으로 돌리는 일이 종종 있다. 이렇듯 실수를 범했을 때 빠른 사과는 실수를 덮는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다. 요즈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들에게 사과의 시간을 놓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전전긍긍인 사람이 있어 보기가 민망스럽다. 보통 고위급 인사청문회를 열면 위장전입이나 직불금 불법수령, 논문표절, 재산 미등록 등 소소한(?) 문제가 청문위원들에게 걸려 혼쭐이 나고 미안하다며 사퇴하는 사람도 있고 버티며 임명장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욕을 먹고 임명되어도 일단 임명이 되면 조용해 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사청문회의 관행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지금 조국 법무부장관은 임명 되기 전부터 논란이 시작 되더니 청문회 내내 시끄러웠고 임명이 되고난 지금까지 온 나라가 들먹거릴정도로 논란거리는 점점 더 산더미처럼 늘어나고 있다. 여러 가지 논란거리가 많지만 그중에 온 국민들의 화를 돋운 일은 딸에게 가짜 스펙을 쌓아서 시험 한번 안 보고 의대 대학원까지 보내고 장학금까지 독식을 취해서 상대적으로 피해자를 양
[충북일보] 국가기준점(國家基準點·Control Point)은 국토사랑과 국토수호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기준점이 사라졌다는 건 국토관리에 소홀했다는 반증이다. 정부나 해당 지방자치단체 모두 반드시 반성해야 한다.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지역에 설치된 국가기준점 4점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삼각점 122점, 수준점 43점, 통합기준점 71점 등 지역 국가기준점 236점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삼각점 3점, 통합기준점 1점이 원래 놓여 있어야 할 위치에서 사라졌다. 시는 사라진 기준점 4점의 망실 내용을 국토지리정보원에 전달해 다시 설치할 계획이다. 국가기준점은 모든 측량의 기준이 된다. 지도제작과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각종 건설공사 등의 기준점으로 사용된다. 여기엔 국토지리정보원의 측량에 따라 설치한 위치와 표고 등이 표시된다. 좁게는 삼각점, 수준점, 다각점 등을 총칭한다. 넓게는 중력점과 지자기점 등을 포함한다. 삼각점은 삼각 측량에 의해 엄밀하게 위치를 결정한다. 화강암으로 표석을 만들어 매립한다. 정확도에 따라 1등 삼각점으로부터 4등 삼각점까지 구분된다. 수준점은 수준 측량에 의해
냉방병 신승희 충북시인협회 어제까지 여름의 심술을 달래려 에어컨과 선풍기를 혹사시킨 결과 심한 목감기를 앓아야 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아침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열 감기까지 전해주고 갔습니다 어제는 뜨거운 손길이 오늘은 냉랭한 눈길이 꼭 그대의 마음인 듯하여 난 그저 서러움의 이불을 끌어 덮고 돌아 눕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했다. 다음날 파주농장에서 30㎞ 떨어진 연천에서도 추가 발생하여 방역 당국을 초긴장시키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조사 결과 두 곳 모두 양성으로 확진되었다. 9월 16일 오후, 파주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 신고되었다. 즉시 경기도 가축위생시험소가 시료를 채취하여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보냈다. 정밀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진되어 발생 원인과 경로를 파악 중이다. 방역 당국에서는 즉시 가축 질병 위기경보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신속한 초동조치를 완료했다. 가축위생방역 지원본부에서는 2개 팀 6명을 초동방역 현장에 즉시 투입했다. 우선 발병 농장의 농장주, 가축, 가축차량,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그리고 발생농장 돼지 3천900여 두를 즉시 살처분했다. 48시간 전국 일시 가축이동 중지명령을 내리고 축산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 차량의 이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국의 지자체와 농가들에 신속한 현장 방역 조치가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필자가 옥천군 농정을 책임지고 있던 2014년
어릴 적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동생을 돌보는 일은 나에게 늘 하기 싫은 숙제였다. 그러다보니 한참 어린 동생은 호기심이 샘솟을 시기로 뭐든 새롭고 해보고 싶은 일이 천지였는데, 나는 늘 그 앞을 가로막으며 "하지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래야 내 몸이 편하고 신경 쓸 일이 줄어들테니. 그날도 평소처럼 동생이 뭔가 작당을 꾸미는 눈치라 당당하게 그 앞에서 "너 그거 하면 혼난다. 하지마!"를 외치는 순간, 오랜만에 일찍 퇴근하신 아버지께서 나를 안방으로 부르셨다. 그러시고는 하신 첫마디가 "이제부터 '하지마'는 우리집에서는 없는 말이다!"였다. 지금도 막내가 언니들 눈치 보느라 아무 것도 못하는데 더 커서 너희가 동생의 인생 곳곳을 매번 결정해줄 수 있냐는 꾸중도 함께였다. 그때 생각해보니 동생은 늘 망설이고 쉽게 포기하는 게 일상이었다. 저 녀석은 왜 저럴까 답답해했던 부분이 언니들의 무서운 '하지마' 한 마디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왜 나는 몰랐을까 하는 충격과 미안함에 사로잡힌 밤이었다. '하지마'라는 말로 다른 사람의 발목을 잡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그럴싸한 이유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상대방
조선 유교 사회에서 추상같은 정신을 소유한 관리들을 보면 대개는 사헌부(司憲府) 출신들이었다. 사헌부는 오늘날 검찰로서 당시에도 긍지가 높았으며 권한도 막강했다. 기강도 엄격했고 선후배에 대한 예우도 깍듯했다. 태종 때 공신 조준(趙浚)은 사헌부 감찰을 정의하여 '이목지신(耳目之臣)'이라고 했다. 임금의 눈과 귀라는 뜻이다. 임금도 사헌부 관리들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잘못하면 사정의 칼날이 총애하는 권속들을 겨눴기 때문이다. 연려실기술을 보면 사헌부에는 임금이 자주 주식을 하사했으며 풍악이 그치지 않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날마다 술이 취하게 하여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려 한 의도였다. 사헌부 관리들의 신입관원 환영회였던 신래(新來)는 조정에서도 말이 많았지만 이 풍속은 지금까지도 명맥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 출신가운데 애주가는 물론 말술도 마다 않는 이들이 많은데 그 전통이 내려온 것인가. 사헌부 관리들이 입는 관복의 흉배도 달랐다. 문관은 학, 무관이 호랑이 흉배를 사용한 대신 감찰들은 해태 흉배를 착용했다. 해태는 궁성에서 불을 진화한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궁궐문을 통과할 때도 다른 관리들은 쪽문을 이용하였지만 사헌부 관
그동안 우리가 창지개명의 청산을 위해 전혀 노력해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전 국민의 호응으로 정부에서 적극 나선 것이 아니라 일부 단체에서 호소하거나 일회성에 그치고 말아서 그 결과가 아주 미미하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서울의 인왕산은 창지개명의 피해자다. 인왕산(仁王山)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서울의 우백호에 해당하는 명산이므로 일제 강점기에, 가운데 있는 '왕(王)'자를 '일본(日)의 왕(王)'으로 교묘하게 바꿔치기하여 인왕산(仁旺山)으로 쓰다가, 창지개명의 청산을 위한 노력으로 1995년에 인왕산(仁王山)으로 본래 이름을 되찾게 되었다.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도 그 최고봉이 장군봉인데 일제가 대정 일왕의 재위기간에 사용했던 연호인 대정(大正)을 사용하여 대정봉(大正峰)으로 변경하였으나 해방후 북한측에서 해석은 달리 했더라도 하여튼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우리나라 국보 제1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누구나 남대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남대문은 일제가 붙인 이름이고 본래의 이름은 '숭례문'이며 보물 제1호인 동대문도 마찬가지로 '흥인지문'이 본래의 이름이었다. 남대문, 동대문이 우리 고유의 이름이 아니라 일제가 사용하던 이름이므로 조선시대에
"어? 교장선생님, 왜 하얀 옷을 입으셨어요!" 계단으로 올라서는데 2학년 지환이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그때서야 어제 현서와 지환이가 교장실 앞에 멈춰 서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교장선생님, 내일은 까만색 옷을 입고 오셔야 해요. 왜냐하면 자장면 먹는 날이니까요. 흰색 옷을 입으면 안돼요." 아무 생각 없이 골라서 입고 온 옷이 하필이면 흰색이었다. "아이쿠! 잊어버렸어. 어떡하지? 큰일 났네." 난처한 얼굴을 했더니 지환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날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으면서 흰옷에 까만 점이 튈까봐 온통 신경을 써야 했다. 급식식단표를 다 꿰고 있는 학생들의 배려 깊은 말을 까먹은 죄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과 교직원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럴 줄 알고 나는 까만 색 옷을 입었지요." 라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어떡해! 난 밝은 색 옷을 입었어."라며 아이들의 충고에 부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탄식의 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이들은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의 그런 반응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웃으며 한 마디 더한다. "오늘은 조심해서 드세요. 다음엔 꼭 까만색 옷을 입으셔야 해요." "그래, 그래. 알았어.
[충북일보] '강호축 발전포럼'이 활동을 시작했다. 이 포럼은 지난 23일 강원도 강릉시 리카이 샌드파인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강원·충청·호남권의 8개 시·도가 참여했다. 강호축 의제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지역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구성됐다. '강호축 시대'의 서막을 연 셈이다. 충북도가 강호축 발전포럼을 만들어 연 이유는 분명하다. 골든타임을 잡아 강호축 개발의 절대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강호축은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호남과 충청, 강원을 연결하는 국가발전전략이다. 당연히 포럼의 중심 주제는 강호축이다. 가장 먼저 전문가들이 보다 단단한 강호축 논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까지 주장했던 국토균형발전론으론 좀 부족하고 진부하다. 중요성과 필요성이 좀 더 강조돼야 한다. 강호축 개발 이유에 설득력을 보태야 한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논리로 정책화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주장에는 언제나 증거와 증명이 있어야 한다.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히 따질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점에서 잘못됐는지를 파헤쳐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서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덜 익은 모과를 딴다 김호숙 새터초등학교장 반가운 사람이 온다는 전화 받고 아직은 나무에 매달려서 자신의 자태를 익혀야 할 즈음인 모과를 딴다 제일 크고 실한 놈으로 골라 담으며 나머지 것은 내가 보내는 마음으로 익으렴 그렇게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직은 덜 익은 모과를 딴다 이 가을 나는 어디쯤에 서서 해마다 정겨운 이들에게 미리 따서 보낸 모과를 생각하는 것인가 가만있어도 전해지는 것이 있을 나이가 되어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